걸그룹 팬픽 - 다이아 기희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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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2 

 


 아침일찍 여관방을 나왔다. 원래 애초에 당일치기로 갈지 1박2일로 갈지는 결정하지 않고 떠났다가 뜻하지않게 하룻밤을 묵은것이기 때문에 다음날은 그냥 서둘러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아침식사도 돌아가는길에 적당한 식당이 있거나 하면 거기서 먹을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서둘러 짐을 챙겨 여관방을 나오는 것 외엔 더 할 일이 없었다. 

 헌데 뜻하지 않은 사달이 벌어졌다. 실은 그 여관주인의 딸이 나나와 같은 1학년 동기생이었던 것이다. 우연치고도 참 공교로운 우연이었다고나 할까. 사실 승호,소리등이 다니는 대학이 그 특성상 한 절반이 수도권이라던가 타지역에서 살다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학생들이고 나머지 한 절반이 해당대학 소재 도시인 OO과 그 인근지역에 사는 학생들이었는데 OO시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근교지역 관광지에 위치한 이 여관집 주인의 딸이 하필 그 학교 대학생. 그것도 나나와 같은과 동기였던 것이다. 

 여관주인의 경우 살림집은 따로 있어서 딸은 이따금 볼일이 있을 때 부모님이 일하시는 여관에 들르곤 하는데 그날따라 하필 그것도 일요일 이른아침에 용건이 있었는지 여관에 들른 것이다. 그녀 역시 승호나 소리등과는 면식이 있는 동기생이었고 그래서 소리와 승호가 함께 이른아침에 여관방에서 나오는 것이 목격이 된 것이다. 그나마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어긋나 그 대학생과 승호,소리가 직접 마주치진 않고 승호,소리가 여관에서 나오는 것을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여관으로 다가오고 있던 여학생이 본 것을 다행으로 봐야하는것인지. 여하튼 그 여학생 입장에선 참으로 기가막히고 어처구니없는 한 광경이었을터. 다음날 학교로 가자마자 나나에게 이 일을 알렸던 것이다. 

 “ 나나야 너 3학년 승호선배랑 4학년 소리선배 알지 ? ”  

 “ 네, 알아요. 근데 그게 왜요 ? ” 

 나나와 평상시 그렇게 가까운 동기생은 아니었는지 나나가 존댓말로 대꾸하고 어쨌든 그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 동기생은 가슴까지 쳐가며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고했다. 

 “ 어이구 등신아. 너 도대체 뭐니 ? ” 

 “ 왜요 ? 도대체 무슨일인데 ? ” 

 “ 나 어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단말이야. 소리선배와 승호선배가 둘이 같이 손잡고 

  여관방에서 나오는 것을 !!! ” 

 “ 뭐...뭐라구요 ? ” 

 듣고보니 기가막혔던 나나가 바로 기숙사의 소리 숙소로 찾아가 진위여부를 물었고 소리는 당황했지만 굳이 숨길일은 아니라 생각했는지 바로 시인해버렸다. 그러자 나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 내가 바보였어...내가 바보였다구. ” 

 “ 나...나나야...너 왜 그래 ? ” 

 그제서야 일이 뭔가 잘못 꼬이고 있음을 깨달은 소리가 물었고 허나 나나는 소리를 뿌리쳤다. 

 “ 됐어요. 이제보니 내가 순 천치,바보,등신이었어. ” 

 “ 무슨말이야 ? 도대체 너 왜 그러는건데 ? ” 

 소리가 이렇게까지 나나가 화를 내는 이유는 모르지 않을터인데, 다만 이 상황을 여전히 오해라고 생각한것인지 이렇게 나오고 있었고 나나는 이미 울음까지 터트리고 있었다. 

 “ 바보...이 천하의 바보,천치,등신 !!!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하고 있었을까 ? ” 

 “ 나...나나야 도대체... ” 

 “ 그동안 재미있었죠 ? 둘이서 나 갖고 노느라 재미있었죠 ? ” 

 그렇게 울면서 따지기까지 하는 나나. 소리는 여전히 당혹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가운데 나나의 울부짖음이 계속되었다. 

 “ 생각해보니 승호선배와 소리선배는 1학년과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2-3년을 같이  

  어울렸던 사이. 하지만 난 1학년 신입생이 되어서야 처음 승호선배를 알게된거잖아 

  . 그러니 아무렴 두 사람이 더 가까운 인연이고 그런 사이였겠지...나하고 그런 사 

  이가 될수나 있었던거냐구. 엉엉엉~~~!!! 세상에...이미 2-3년이나 가까이 지내며  

  어울린 사이인건데 왜 내가 그걸 진작에 깨닫지 못했나몰라. 어어어엉~~~!!! ” 

 “ 나나야. 아냐아냐. 그건 정말 오해야. ” 

 솔직히 아직까지 승호와 소리에게 어떤 공식적인 연애감정이나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심지어 소리 입장에서도 승호의 얼마전 그와같은 커밍아웃(?)이 있기전까진 승호는 소리에게 그저 친한 대학후배이자 동생.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니었다. 심지어 승호조차도 ‘솔직한 감정을 말해보라’는 소리의 말에 확실한 답은 하지 않은채 ‘일단 군대부터 가겠다’는 식으로 나오지 않았던가. 따라서 아직 사귀는 단계라고 보긴 분명히 어려운 승호와 소리. 따라서 나나의 이러한 반응은 소리로선 그저 오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허나 나나는 이미 소리가 어떤 변명이나 해명을 해도 들어줄 것 같지 않은 태도다. 심지어 둘이 같이 관광지 여관방에서 함께 나오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있는판에 여기서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곘는가. 나나는 그저 자신이 승호와 소리 두 사람에게 철저하게 우롱당한 기분이라 분하고 억울해 견딜수가 없을 따름이다. 

 “ 그동안 저 갖고 노느라 얼마나 재미있었어요 ?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멍청한 

  1학년 후배...갖고 노느라 얼마나 재미있었냐구요 ? ” 

 “ 아냐, 나나야. 그런거 정말 아니라니까. ” 

 “ 세상에 그런것도 모르고 난...그러고보니 나같은 바보,등신도 세상에 없어. 세상에 

  ...둘이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걸 뻔히 알고 봤으면서...세상에 거기다 대고 

  누굴 소개시켜달라 그딴 애원이나 하고 있었으니...솔직하게 말해봐요 선배. 나 처 

  음에 승호선배 소개시켜달라 애원했을 때 진짜 기도 안차고 어이없었죠 ? ‘뭐 이 

  런 천하의 바보,또라이같은게 다 있나 ?’ 그런 기분이었죠 ? 그래서 갖고 논거죠 

  ? ” 

 “ 아니야 나나야. 그건 정말 아니래두. 난 진짜 승호를 친한 후배나 동생 그 이상 

  생각해본적이 없어. ” 

 사실 정확히는 공교롭게도 그 친한 선후배사이에서 한단계 더 발전할수도 있는 뭔가가 이루어질수도 있는 그 단계에서 나나가 이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변명하기도 해명하기도 이렇게 난감한 경우가 세상에 없을 것 같다. 그것도 하필 두 사람이 관광지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온 모습까지 목격이 되었다니. 어떤식으로 변명을 해도 모양새만 더 이상해질것같다. ‘사실은 그게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다시 확인하고파서 잠시 여행을 간것뿐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무일도 없었어’라던가 ‘원래 당일치기로만 다녀오기로 했는데 어쩌다보니 하룻밤 같이 자게되고 일찍 여관에서 나온것뿐이야’ 이런식으로 해명(?)한다고 생각해보라. 듣는 상대방이 볼 때 더 어이없는 해명일뿐더러 더 오해하기 딱 좋은 이야기. 그러니 이런 변명이나 해명을 지금 나나한테 어찌 한단말인가. 그래서 소리로선 자신 앞에서 ‘속은 기분’이라느니 ‘우롱당한 기분’이라느니 별의별 넋두리를 다 늘어놓고 있는 나나를 어떻게 제대로 달래지도 못하고 그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나나를 달랠수 있었던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그 와중에 소리가 고민하다가 승호의 군대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 생각해봐 나나야. 우리 둘중에 승호가 ‘군대간다’는 이야기를 누구한테 먼저 했는 

  지를... ” 

 원래 여름방학 직전에 승호가 나나한테 ‘그만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 나온 이야기가 ‘군대도 가야하고...’ 대충 이런 이야기 아니었던가. 물론 승호 입장에선 나나를 떼어내기 위해 오만가지 핑계를 대느라 그런 이야기까지 한것이지만 그후 방학때 소리가 나나집으로 찾아와 울고불고 하소연을 했고 승호가 군대갈 의사가 있임을 소리한테 보다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바로 그 문제를 들먹이며 일단 나나를 설득해 보려는 소리.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거봐. 승호가 군대간다는 이야기 나보다 너한테 먼저 했어. 난 솔직히 승호가...3 

  학년 마치고 군대갈거란 이야기 최근에야 들어서 안거야. ” 

 “ 듣고보니...그건 그러네요. ” 

 “ 거보라고. 그것만 해도 승호의 마음이 나보다는 나나 너한테 가까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 ? 안 그러면 왜 그런 이야기를 나보다 너한테 먼저 했을까 ? ” 

 이런 상황에서 나나가 고작 그 정도의 이야기에 납득을 했을련지는 모르겠지만 울며불며 한바탕 난리를 치는 나나를 겨우 상황을 수습해 돌려보낼수 있는 구실은 되었다. 그렇게 한숨을 돌린 하루. 나나도 나나지만 소리로서도 머릿속에 더더욱 복잡해지는 일이었다. 

 그리고 승호는 확실히 3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간 것이다. 나나든 소리든 그런식으로 자연스럽게 문제가 정리될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소리는 이때 4학년이었으니 승호가 군대갈 무렵에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한편 승호가 제대해서 복학했을때는 어느덧 3년이 지나 나나가 4학년이 되어있어야 맞다. 헌데 어쩐일인지 나나가 보이지 않았다. 승호는 사실 제대해서 복학한 상황에선 나나고 뭐고 일절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막상 나나가 보이지 않으니 궁금해서 다른 4학년 학생들에게 묻지 않을수 없었다. 3년전에는 1학년 후배였고 복학해서 돌아와보니 어느덧 4학년 동기가 되어있는 그 여학생들에게. 

 “ 나나...휴학했어요. 아니 편입한다고 했던가... ” 

 “ 나한테는 유학간다고 했던거 같은데...아마 호주로 간다고 하던가... ” 

 일단 나나의 소식을 아는 동기가 의외로 없었는데 다만 편입이든 휴학이든 유학이든 그 외 무엇이든 현재 이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는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승호는 나나문제는 그렇게 정리가 되었으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휴학을 했든 그 외 다른 무엇을 했든 적어도 그런식으로 자신에 대한 감정도 정리하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그렇게 결심한것인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헌데 그 나나가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그것도 아버지의 재혼상대인 ‘새어머니’가 되어있으니 그 황당함이 어떻겠는가. 일단 아버지로부터 재혼을 하고픈 상대 여성이 있고 아직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채 이미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살고 있다는 언질은 집으로 돌아오기전에 아버지로부터 받았다. 헌데 그 대상이 다른 사람도 아닌 나나라니. 자신을 보고는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악수를 청하는 나나를 보면서 승호는 황당하기 그지없을 따름이었다. 

 “ 도대체...어떻게 된건가요 ? ” 

 어쨌거나 명색이 ‘새어머니’이기도 하고 3년의 시간이 그녀에 대한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는지 말을 놓기도 쉽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가 출근을 하시고 난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나 해보려고 했다. 나나도 일단 그런 생각은 있는지 1층 거실에 승호와 함께 마주 앉았다. 

 “ 술이나 한잔 할래요 선배 ? ” 

 “ 아침부터 술은 무슨... ” 

 승호도 그렇지만 기억에 나나도 그리 술을 즐기거나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한 몇 년사이에 사람이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신입생 환영회때 맥주 한모금도 못 넘기고 켁켁거리던 나나의 모습을 승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헌데 그런 나나가 그것도 이른아침에 술을 권하다니. 상황이 상황인지라 전혀 이해 못할일은 아니지만 더 어이없고 기가막힌 듯 나오고 있고 나나는 어느덧 소주병과 함꼐 간단한 마른안주까지 준비해오며 그렇게 다시 마주앉는다. 

 “ 오해는 하지 말아줘요, ” 

 “ 오해라구 ? ” 

 “ 정말 우연이었다니까. 처음엔 선배 아버지인지도 모르고 시작된 관계였어요. 그 

  런데... ” 

 “ 그런데 ??? ” 

 확실히 그 이야긴 나나가 이미 간밤에 했다. 원래 통역 알바를 하다가 어찌어찌하다보니 중소기업을 하는 김준성 사장이란이의 통역일을 돕게 되었고 그러다가 시작된 정분. 허나 그때까지만 해도 그 김준성 사장이 승호 아버지일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허나 그걸 생각해보니 더더욱 기가막혀서 승호가 이렇게 묻는다. 

 “ 설사 처음엔 몰랐더라도...나중에 알았으면 중간에 그만두었어야 하는거 아냐 ?  

  도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해괴한 짓이야. ” 

 “ 선배... ” 

 그런 승호를 나나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소주 한잔을 따른뒤 한모금 마시는 나나. 그러고보면 확실히 맥주 한잔도 못 마시던 신입생 시절에 비해 술 실력이 늘어난 것은 분명해보인다. 나나는 뭔가 안타까운 한숨을 쉬는 듯 하더니 다시금 승호에게 말을 건넨다. 

 “ 그보다 진심으로 궁금한게 있었어요. ” 

 “ 궁금하다니 ? 대체 뭐가...아니 뭐가요 ? ”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새어머니가 되어있는 상황인 나나가 아닌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계속 반말로 대응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그만 존댓말로 수정해보인다. 나나가 그모습이 재미있는지 잠시 깔깔 웃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다 일단 좀 진정을 시킨뒤 다시 승호에게 말을 건넨다. 

 “ 솔직히 궁금했었어요. ” 

 “ 글쎄...도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하시냐구요 저에 대해서. 새어머니 !!! ”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짐짓 강조라도 하듯 ‘새어머니’란 단어를 입에 붙여보는 승호. 생각보다 이 단어가 입에 쉬이 잘 붙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새어머니’란 소리를 들으니 나나가 순간 눈빛이 묘하게 흔들리기까지 하는데, 일단 나나가 하고픈말을 건넨다. 

 “ 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왜곡된거였어요 ? ” 

 “ 왜곡되다니...아니...대체 뭐가 왜곡되었다는건데요 ? ” 

 “ 선배의 여성관이요... ” 

 그런식으로 말하는 나나의 말투엔 뭔가 승호를 진심으로 안타까와하는 감정이 담겨있는 듯 했다. 일단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 사실 그때만해도 선배에 대해 잘 몰랐을때니까 이해를 못했는데... ” 

 어쨌든 너무 이쁘거나 공주병 같은 그런 스타일의 여자는 싫고 오히려 털털한 성격이라던가 보이시한 매력을 갖춘 여성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좀 활발하고 명랑한 성격. 그런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한다던 승호가 아니던가. 어쨌든 보편적인 평범한 남성의 여성관과는 뭔가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해보이는 승호.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 솔직히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배의 여성관이 그렇게 비뚫 

  어진 것 자체가... ” 

 “ ??? ” 

 “ 혹시 선배의 가정사의 상처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그 생각이 들었어요. ” 

 어쨌든 이혼가정에서 자라난 승호가 아니던가. 어려서부터 엄마없이 아버지하고만 살아온 아이. 거기다가 공교롭게도 2대째 무녀독남의 독자라서 승호는 누이는 고사하고 고모라던가 사촌조차 없다. 이래저래 여성과 가까이 지낼만한 환경이 아니었을 그런 성장기. 따라서 오히려 무슨 여군이나 여자 운동선수 이런데 관심이 많고 오히려 여성중에서도 지나치게 이쁘거나 아름다운 여자보다는 오히려 남성적인 성격을 가진 그런 여성에 더 관심이 끌리는 승호의 여성관. 이런 비뚫어진(?) 여성관이 혹시 승호의 상처있는 가정사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나나 나름의 심리분석이라고나 할까. 물론 나나와 승호,소리등은 영문과 전공이지 심리학이나 그런쪽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 나나는 그렇게 학교를 그만두고 난뒤 통역알바를 해왔다.) 허나 어찌되었거나 막상 이렇게 승호의 새어머니가 되어있을 정도로 승호의 집안 가정사에 대해 확실히 알고나니 승호에 대해 자세히 몰랐던 대학 신입생 시절에는 이해가지 않았던 승호의 여성관이 이젠 좀 이해가 갈수 있다는 듯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나나의 물음이 이어진다. 

 “ 어차피 이렇게 된거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봐요 선배. ” 

 “ ??? ” 

 “ 아직도 나같은 여자는 별로에요 ? ”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몰라 승호가 망설이고 있는데 나나는 소주 한모금을 더 음미하고 난뒤 다시 이렇게 말을 걸어온다. 

 “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에요. ” 

 “ 뭐...뭐가 궁금하다는건데요 ? ” 

 “ 너무 이쁜 여자는 싫고 부담스럽다면서요 ? ” 

 승호는 말이 없었다. 솔직히 꼭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누구한테 어떤식으로 이런 질문을 받았다해도 대답하긴 난감할 것이다. 어쨌거나 너무 이쁘거나 공주병 같은 여자는 별로고 오히려 남성적이거나 털털한면이 있는 그런 여자를 좋아한다는 승호의 취향. 후자는 뭐 그럴수도 있다 치더라도 전자는 확실히 이해 안가는 부분.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도 그 부분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어느 드라마 대사마냥 ‘저는 단지 싫어서 싫다고 한것뿐인데...’ 이런식으로 대답해야하는것인지. 나나가 한숨을 다시한번 내쉬고는 다가온다. 

 “ 이리 와봐요 선배. ” 

 “ 왜...왜 이러세요 새어머니... ? ” 

 순간 진심 나나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승호가 당황한 가운데 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미 승호에게 바짝 다가와 있었다. 

 “ 그래서...진심 선배가 불쌍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 제...제가 불쌍하다구요 ? ” 

 “ 진정한 여성의 매력이 어떤건지도 모르고...오히려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 

  고있는 선배. 그걸 알고나니 더 불쌍해 지더라구요. ” 

 그리고는 진심인 듯 제법 승호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나나.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제가 제대로 일깨워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거에요. ” 

 “ 네에 ? ” 

 “ 진정한 여인의 매력이 어떤건지 제가 제대로 가르쳐드리고 싶어졌다구요. 그래서  

  선배 새어머니가 될 결심을 했던거에요. ”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정한 여인의 매력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새어머니가 되어줄 생각을 했다 ? 뭘 어떻게하면 그런걸 일깨워줄수 있다는것인지. 머릿속이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가운데 나나가 어느덧 승호의 뺨을 살짝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 선배... ” 

 “ 허헉...왜 이러세요 새어머니 ? ” 

 차라리 이게 진짜 무슨 이상야릇한 꿈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마저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 그래서 더욱 어쩔줄을 모르며 당황하고 있는 승호. 자신을 살짝 안아보려는 나나를 결국 밀쳐내고 만다. 

 “ 아앗... !!! ” 

 결국 뒤로 밀려나면서 넘어지는 나나. 그 바람에 옆에있는 소파 모서리에 살짝 찍히기까지 했다. 그러고보면 나나의 현재 실제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주 한두잔 갖고 그렇게까지 취하진 않은듯한데 당혹스러운 가쁜숨을 겨우 돌리면서 승호가 그런 나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 집에선 알고 계세요 ? ” 

 “ 네에 ? ” 

 “ 그렇게 나이많은 노인네랑 결혼하겠다는데 집에서 쌍수들어 환영하진 않았을거 아 

  니에요 ? 집에선 부모님이...새어머니가 이런 선택을 하신거 뭐라고 하시더냐구요 ? 

 ” 

 그제서야 승호 말뜻을 알아차린듯한 나나. - 헌데 아무리 그렇기로 자기 아버지를 두고 ‘나이많은 노인네’라 칭한것도 좀 아닌 것 같다. - 이 상황이 재미있기라도 한걸까. 또 한번 씨익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느덧 원래 제 자리에 바르게 앉은 자세로. 

 “ 아아...참 그러고보니 선배가 아직 모르는구나. ” 

 “ 네에 ? ” 

 “ 저희 어머니 돌아가셨어요. ” 

 “ ??? ” 

 “ 그러게...그때 진작 그렇게 빨리 헤어지지 않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조금 

  만이라도 더 마련해주었더라면...자연스럽게 서로의 집안에 대해서도 알게되었을거 

  아니에요. ” 

 “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거에요 ? 집에서는 이러고 있는거 알고 있느냐 

  니까 ? ” 

 그러자 되려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어보이는 나나.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지금 말했잖아요. 어머니는 한 2년전에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아버지랑은 오래전 

  에 이혼하셨기 때문에...그 뒤로 어머니가 혼자 절 키우신거죠. 그 외 다른 형제는 

  없고요. ” 

 뭐 그렇다면 가족들의 반대나 이런 문제 없이 자신의 아버지 김준성과의 결혼을 성사시킬수 있었다는점이 그런대로 이해는 간다. 나나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그러고보니 선배나 나나 둘 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처지네요. 선배는 아버지랑 단 

  둘이 살았고 난 엄마랑 단둘이 살았고... ” 

 역시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그렇게 된 상황. 허나 오히려 이런 상황이 재미있기라도 한지 나나는 다시금 씨익 웃어보이고. 그리고 이번엔 승호에게 술을 한잔 따라준다. 

 “ 그러지말고 선배도 한잔 해요. 그러고보니 나만 마시고 있었네. ” 

 이 상황 자체가 당혹스러워서인지 그러고보니 나나가 소주를 두어잔 하는동안에도 술 한방울 입에 대지못한 승호. 그래서 되려 딱해보이는지 한잔 따라준 나나. 이걸 내쳐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그조차도 혼란스러운 가운데 나나가 다시금 말을 건넨다. 

 “ 선배... ” 

 “ 말씀하시죠 새어머니. ” 

 일부러라도 ‘새어머니’란 표현을 힘주어 입에 담고있는 승호. 좀 어이없는건지 아니면 재미있기라도 한것인지 다시금 피식 웃어보이기까지 하는 나나. 그리고 이번엔 이렇게 묻는다. 

 “ 소리선배하곤 지금도 자주 만나요 ? ” 

 결국 궁금한게 그거였던건지. 하긴 소리와는 일단 자신이 군대가고 소리가 졸업을 하면서 한동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긴 했다. 허나 이후 소리가 궁금해졌는지 승호에게 면회를 온적도 두어번 있고 그렇게 제대후에도 쭉 소리와는 연락은 주고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니 사실상 사귀는 단계라고 봐야하는것일까. 참 이 상황에서 무슨 대답을 어찌해야할지. 승호는 그저 모든 것이 당혹스럽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 솔직히 저 지금도 진심으로 선배가 이해안가요. ” 

 “ 뭐가 또 이해 안간다는건데요 ? ” 

 “ 어떻게 그렇게...이쁜 여자는 싫다고 하고...무슨 그런 이상한 여자...무슨 또...운동 

  하는 여자가 좋다고 헀던가... ” 

 여하튼 그 시절에 승호가 했던말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듯한 나나. 어찌보면 그만큼 상처가 컸던것인지. 나나가 다시 이렇게 묻는다. 

 “ 선배...다시한번 물어볼께요. ” 

 “ 뭐를요 또 ? ” 

 “ 아직도 나같은 여자는 별로인거에요 ? ” 

 승호는 다시 한숨을 내쉰다. 정말이지 이런 상황에서 무슨 대답을 어찌해야할지. 아닌말로 나나같은 스타일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건 그렇다치고, 혹여 그렇지 않다면 또 어쩌자는 것인가. 그 경위나 이유야 어찌되었든 나나는 이미 승호의 아버지 김준성과 결혼한 몸 아닌가. 아직 정식으로 혼인식만 올리지 않은것일뿐 혼인신고는 이미 마쳤다는데 그런 여인을 두고 뭘 어쩌겠는가. 그래서 거듭 한숨만을 내쉴뿐인 승호. 그런 승호에게 아무래도 이혼가정에서 자라나고 여자를 가까이할 기회가 별로 없었기에 여성관이 왜곡되어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진심으로 여인의 진정한 매력을 일깨워주고 싶었노라고 말하는 나나. 대체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것인지. 소주 한잔을 더 기울이고나서 나나가 다시 다가온다. 

 “ 이리 와봐요 선배. ” 

 “ 왜 이러세요 새어머니 ? ” 

 “ 어쨌든 이제 선배 엄마잖아요. 그러니 걱정말고 이리와요. ” 

 그 말에 기겁할 지경인 승호. 나나가 어느덧 다가와 양팔로 승호의 목을 살짝 감싸기까지 한다. 

 “ 이제부터 이 엄마가 잘해줄게. 그러니 이리와요 선배. ” 

 “ 대...대체 뭘 어쩌곘다는건데요 ? ” 

 “ 말했잖아. 승호. ” 

 “ 허헉~~~!!! ” 

 “ 진정한 여인의 매력이 어떤건지 일깨워주고 싶었노라고. ” 

 

5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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