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팬픽 - 다이아 기희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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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2 

 


 승호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거실 한복판에 서 있었다. 7년만에 돌아온 집이 그리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물론 승호가 무슨 가출을 하거나 식구들중 같이 지내기 불편한 사람이 있어 – 가령 무슨 새엄마라던가 이복동생이라던가 – 따로나가 살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지방에서 대학을 다녔고 거기에 군대에서 보낸 2년. 대략 집을 떠난지가 7년 가까운 시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방학때나 군대 갔다와서 복학을 준비하며 집에서 쉴때등은 서울의 집에 머물러 있었을테니 7년만에 처음으로 자기집에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그렇게 지방에서의 대학생활도 군대생활도 모두 마무리하고 돌아온 집. 그 자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학교인근지역에서 하숙을 하며 학교를 다니기위해 집을 떠나던 7년전의 모습과 그리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그래도 그런대로 잘사는편에 속하는 사람들이 사는 한 주택가(* 대략 성북이나 중량정도 ?). 그 한쪽에 있는 역시 그중에서도 잘사는 집에 속하는 2층짜리 단독주택. 이 집에 승호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어릴때부터 대략 20년을 살아온 집이다. 그 집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대학을 가기위해 떠났다가 7년만에 돌아온것인데 여하튼 집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다만 달라진게 있다면 집안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 새어머니였다. 대략 20대 초반이나 중반정도로 되어보이는 깔끔한 외모의 젊은여성이 차분하게 승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 나나라고 해요. ” 

 “ ...... ” 

 “ 아버지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어요. 만나서 반가와요. ” 

 그렇게 제법 정중하게 자신의 이름까지 밝히며 자신을 소개하는 여인을 보며 승호는 머릿속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물론 승호의 아버지 김준성 사장 역시 승호가 유치원도 들어가기전에 이혼을 해 이후 20년 세월을 승호는 엄마없이 살았다. 게다가 어릴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사춘기때는 혼자사는 아버지의 모습이 안되고 딱해보여 ‘차라리 재혼이라도 하시지’ 하는 바램을 가져본적도 있다. 허나 그때는 그야말로 사춘기 청소년의 혼란스러운 감정답게 일시적으로 해본 철없고 막연한 생각이었을뿐. 그 아버지가 막상 재혼을 하셨다니 그 자체도 뜻밖의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집안에 들어온 젊은 여성 나나는 승호를 더더욱 혼란스럽고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 방이 2층이신거죠 ? ” 

 “ 네 ? 아...네에... ” 

 어쨌거나 아버지로부터 대충 그런 언질은 받았는지 그런식으로 묻고있는 나나. 얼떨결에 승호도 ‘네’ 하고 대답을 하고 말았다. 식은땀이 다 흐를 지경. 나나가 가방을 들어다주려 하는데 그럴필요까진 없다며 손을 툭 친뒤 승호는 자신의 가방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여하튼 2층의 자기방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만에 다시 돌아와보는 방. 나나가 미리 청소를 해놓았다더니만 역시 방안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승호는 여러 가지 착잡한 감회에 사로잡혀 침대에 벌러덩 눕는다. 

 “ 어서오너라. ”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실때가 많지만 오늘은 그래도 7년만에 돌아온 외아들을 생각해서인지 오후늦게 제법 일찍 퇴근하셨다. 그리고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승호를 격려하고 위로하듯 한번 안아주시기까지 하는 준성. 나나가 저녁을 차리고 그런 자리에서 어색한 가운데서도 되려 차분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그렇게 부자간의 대화가 이어진다. 

 “ 너한테 미리 언질은 주긴 했다만...보다시피 이렇게 되었다. ” 

 “ 알고있어요 아버지. ”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 아버지 준성에게 여자가 생겼고 그녀와 재혼의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아들 승호에게 미리 말해준 듯 하다. 다만 구체적으로 그 상대가 이렇게 젊은 여자고 어떤여자인지 까지 구체적으로 말할 기회는 없었던 듯. 그래서 준성의 설명이 이렇게 이어진다. 

 “ 한 1년여전부터 내 통역일을 도와준 여자인데 일을 참 똑부러지게 잘 해. 그래서 

  그렇게 가까이 지내다가 그만 이런 사이가 되었지 뭐냐. ” 

 쑥스럽기도 한 듯 머리를 한번 긁적이기까지 하는 준성. 승호가 흘깃 나나를 바라보았다. 나나는 그런 부자사이에서 다소 어색하기라도 한지 약간 긴장되어보인다.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뭔가 억지스러워 보인다는 것이 승호에게도 느껴졌다. 준성이 시선을 돌린다. 

 “ 어쨌든...결혼식만은 너도 있는 자리에서 가급적 성대하게...게다가 나야 재혼이지 

  만 이 사람은 초혼이고 나이도 젊으니... ” 

 “ ...... ” 

 “ 그래서 결혼식은 양쪽 친지,지인 정도는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축복속에서 성대하 

  게 치르고 싶어 시기만 좀 미뤄두었지 혼인신고는 이미 한 상태란다. 그러니 이미 

  정식으로는 부부란 것을 명심해두었으면 좋겠구나. ” 

 어쨌든 아들 승호에 대한 배려때문에라도 결혼식의 시기만 좀 미뤘고 이미 혼인신고는 해놓은 상태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미 집으로 들어와 준성과 함께 살고있는 상태라는 나나의 모습. 준성의 말이 이어진다. 

 “ 어쨌든 그러니...너한테도 새어머니가 된다는것만은 잊지말고 행여 무례하게 굴거 

  나 하는일은 없었으면 한다. 알겠지 승호야 ? ” 

 그래도 아들이 걱정되어 제법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묻고있는 준성. 승호의 답이 이어진다. 

 “ 알고있어요 아버지. ” 

 어쨌든 그리하겠다는 소린지 이와같이 답을 하고있는 승호. 묵묵히 식사자리가 이어지고 식사가 거의 다 마쳐갈때쯤 준성이 다시 승호에게 묻는다. 

 “ 맛은 좀 어떻더냐 승호야 ? ” 

 “ 예 ? ” 

 아버지 말뜻을 잘 못알아들은것인지 이렇게 되물은 승호. 준성의 설명이 덧붙여진다. 

 “ 새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입맛에 맞는지...그게 걱정되어서 말이다. 어떠냐구 ? ” 

 “ 뭐...전 괜찮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가...감사합니다 새어머니. ” 

 어색한 가운데서도 자신도 모르게 ‘새어머니’란 호칭을 쓰고만 승호. 나나의 눈빛이 살짝 흔들린다. 준성의 설명이 다시금 이어진다. 

 “ 사실 나도 좀 걱정은 했었어. 여하튼 나이도 젊은 사람이고 하니까...혹시 지나치 

  게 입맛이 서구적이거나 해서 안 맞으면 어쩌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 

 “ ...... ” 

 “ 근데 뜻밖에 된장찌개라던가 이런 전통음식도 잘 만들고...무엇보다 매사에 성의가 

  있어보여요. 뭐 그건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거지만...넌 어떨지 모르겠어서 하는말이 

  다. ” 

 “ 네 뭐...저도 괜찮다니까요. ” 

 그저 얼떨떨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승호. 긴장의 표정이 역력하다. 준성은 준성대로 어린 나나가 기특한 듯 한번 쓰다듬어주며 이렇게 말한다. 

 “ 대학을 졸업한뒤엔 집에서 쭉 신부수업을 했다고 했던가 ? ” 

 “ 네, 실은 전 어릴때부터 현모양처가 꿈이었는걸요. ” 

 ‘ 커억~~~!!! ’ 

 나나가 해맑게 웃으며 답하는데 그때 무슨 재채기인지 기침소리인지 승호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 잠시 그렇게 손을 입으로 틀어막고 사래들린 몸을 진정시키려는듯한 모습까지 보이는 승호. 당황한 아버지가 묻는다. 

 “ 아니 왜 그러냐 승호야 ? 어디 불편한게냐 ? ” 

 “ 아...아니에요 아버지. 잘 먹었습니다. 전 그럼 이만 올라가보겠습니다. ” 

 그리고 도망치듯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가버리는 승호. 상황을 알길없는 준성은 일단 아내는 달래주려는 듯 어깨를 한번 툭툭 쳐주고 나나의 뭔가 의미심장해보이는 눈빛이 번득이고 있다. 

 


 한밤중. 김준성은 서른살 어린 젊은 아내 나나와 잠자리에 들고 있다. 사정상 정식 결혼식은 아직 올리지 못했지만 이미 혼인신고도 올렸고 한 집에 같이 살고있기까지 하니 명백한 부부가 분명한 이 두 사람. 다만 대학,군대등의 이유로 따로 살던 아들 승호가 7년만에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함께 살게된 첫날이라서일까. 준성도 나름 여러 가지 감회가 있겠지만 준성의 젊은 아내 나나도 뭔가 좀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아내의 그런 심리를 이해해서일까. 준성이 한번 다독여준다. 

 “ 여보...나나... ” 

 그렇게 다정하게 아내의 이름을 불러보는 준성. 나나가 살포시 고개들어 남편을 바라본다. 

 “ 혹시...불편한겐가 ? ” 

 “ 네 ? ” 

 마치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사람처럼 되물은 나나. 준성의 말이 이어진다. 

 “ 어차피 여긴 우리 둘뿐이니까 그냥 솔직하게 말해봐요. 내 아들하고도 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게 불편한거냐고. ” 

 “ 아...아뇨 그런건 아니고... ” 

 진심인지 일단 그렇게 대답하는 나나. 말꼬리를 좀 흐리긴 했지만 일단 그렇게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할지 난감해 하는듯한 표정의 나나가 살짝 화제를 돌려본다. 

 “ 그보다는... ” 

 뭔가 떨리는 눈빛의 나나. 긴장한 탓일까. 일단 그녀의 물음이 이어진다. 

 “ 실은 궁금했었어요. ” 

 “ 궁금하다니 ? 뭐가 ? ” 

 “ 사장님 아드님...어떤분인지 궁금했었다구요. ” 

 원래 중소기업 사장과 그런 준성의 통역일을 해주는 관계로 인연이 시작된 두사람이라 했던가. 그래서인지 나나는 아직 준성을 ‘사장님’이라 부르는게 더 익숙한 듯 하다. 일단 그런 가운데 준성이 너털웃음을 한번 지어보고는 말을 이어간다. 

 “ 허허...글세... ” 

 나나의 눈빛이 사뭇 번득이는 가운데 준성의 말은 이어진다. 

 “ 그늘이...좀 있는 녀석이지. ” 

 “ 그늘이 있다구요 ? ” 

 준성의 그와같은 말에 좀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놀라는 반응의 나나. 준성의 말이 이어진다. 

 “ 어쨌든 어려서 내가 이혼하는 바람에 엄마없이 살아온 그런 녀석 아닌가. 상처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는 준성. 준성이야 자신의 잘못을 자책하느라 그렇다 치지만, 나나는 공연한 분위기 탓인지 같이 표정 어두워지는 듯 하다. 준성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게야.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녀석의 상처를... ” 

 “ ...... ” 

 “ ‘얼굴이 어둡다’던가 ‘그늘이 보인다’던가 그런말들은 사실 따지고보면 늘 가까이 

  서 지내는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거거든. 가령 이따금씩이나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라던가 그런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문제지. ” 

 그런 상처가 있는 아들이니 이해해 달라는것인지. 나나가 살짝 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가운데 준성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솔직히 내가 낳은 아들이지만...가끔은 나도 녀석의 속을 모를때가 있어. ” 

 “ 어떤면에서 그렇다는건가요 ? ” 

 사뭇 궁금함이라도 치밀어올라서인지 나나의 목소리 톤이 살짝 높아졌다. 좀 과잉반응인가 싶어 나나가 살짝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아내의 손을 잡아보며 준성의 말은 이어진다. 

 “ 여보...나나... ” 

 그렇게 다정히 젊은 아내를 바라보며 말을 건네는 준성. 그의 말이 계속된다. 

 “ 당신보고 내 아들녀석을 굳이 이해해달라는 말까진 하지 않을께. 다만... ” 

 “ 여보... ” 

 뭔가 불안한 듯 준성을 그와같이 부르고 있는 나나. 준성의 말은 계속되고 있다. 

 “ 어쨌든 그런 상처가 있어 그늘도 있고 얼굴빛도 좀 어두운 아이. 그런건 조금은... 

 ” 

 조금전 ‘굳이 이해해달라고까지 하진 않겠다’고 한 준성이 아닌가. 그리고나서 다시 ‘이해해달라’고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말을 이어갈까 준성이 망설이는데 그러자 나나가 뭔가 답답한듯한 표정이 된다. 그런 나나의 심리가 읽혀지기라도 한걸까. 아내를 달래려는 듯 한번 안아보는데. 준성의 숨소리속에 나나는 잠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뭔가 슬픈 느낌이다. 

 “ 헌데 나나... ” 

 피곤해서인지 더 말은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려고하는 두 사람. 근데 그러다 문득 다시 생각나는 무엇이 있는지 준성이 아내를 불렀다. 나나가 준성을 바라본다. 

 “ 헌데 그런 나나의 경우는 어떤가 ? ” 

 “ 뭐가요 ? ” 

 “ 어쨌든 젊은 나이에 나이많은 나를 선택했다는 것은 평범한 선택은 아니지 않는가 

  . 그래서... ” 

 “ 여보... ” 

 혹시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의심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일까. 나나가 사뭇 억울하다는듯한 말투로 남편을 불러보고 준성이 그런 아내를 다시금 다독인뒤 말을 이어간다. 

 “ 실은 그래서 궁금했었어. 그런게 아니라면...혹시 나나에게도 남모르는 상처가 있 

  는건 아닌가 하는... ” 

 “ 그...그런건 없어요. ” 

 당황한 듯 일단 그와같이 둘러대는 나나. 허나 바로 사랑하는 남편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이라도 드는것인지 의외로 나나의 입이 술술 열린다. 

 “ 첫사랑에 실패했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잖아요. ” 

 어쨌든 한 몇 달이든 1-2년이든 교제한 사이라면 굳이 상대방이 이런걸 알려고 강요하지 않아도 대화도중 자연스레 나오거나 은연중에 언급했을수도 있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즘은 여자의 과거가 그렇게 책잡힐만한 시대도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 이미 준성부터가 나이많은 자신을 어린 여자가 선택했을진대 혹시 남모를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짐작하는 상황이다. 나나가 숨길 이유는 없는 듯 하다. 

 “ 좀...특이한 사람이었어요. ” 

 “ 특이한 사람이라니 ? ” 

 어떻게 답을 해야할까. 망설이는듯한 나나. 허나 공연히 말돌리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인지 그녀는 바로 직설적으로 말해버린다. 

 “ 제가...너무 이뻐서 싫다고 하더라구요. ” 

 “ 뭐...뭐라구 ? ” 

 진지하게 한번 나나의 상처를 알고파서 물어본것인데 순간 ‘이 여자가 지금 장난하나’ 싶은 생각까지 드는 준성이다. 설사 첫사랑과 어떤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헤어졌다고 치자. 허나 남자 입장에서 상대 여자가 ‘이뻐서 싫다’는게 말이 되는 소린가. 혹시 이 여자 공주병이라서 뜬금없이 자기 미모를 자랑하거나 내세우는게 아니라면. 도대체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지. 준성은 살짝 화도나고 나나의 의도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까지 한데 일단 나나의 솔직한 고백이 이어진다. 

 “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지만...그 사람 그런 사람이었어요. 여자보는 눈이 좀 특 

  이했다고나 할까... ” 

 새삼 그 옛날 인연에 대한 원망이라도 솟구치는것일까. 살짝 눈물짓는 표정의 나나. 준성이 말없이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운동하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 

 “ 그건 또 무슨소리야 ? 운동권 출신을 사귀는 남자였다는 말인가. ” 

 “ 그런게 아니라요. 저도 처음에 그런 이야길 들었을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보 

  니까 진짜...여자핸드볼이나 여자배구...이런걸 즐겨보는 그런 사람이더라구요. ” 

 “ 여자 운동선수를 사귀고 있더란 말인가. ” 

 답답한 듯 나나의 언성이 살짝 높아진다. 

 “ 그런게 아니라요...운동선수를 실제 사귄게 아니라...그냥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취 

  향의 남자인가봐요. 뭐 또 한편으로는 여군이나 그런데 관심이 많다나... ” 

 누군지는 모르지만 세상에 별스런 취향이나 취미를 가진 남자가 다 있나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김준성이라고나 할까. 헌데 나나의 말의 뉘앙스를 보면 그런 남자와 한때 사귀었다는것인지 아니면 그런 남자에게 차였다는것인지 아직은 내용이 분명치가 않다. 그래서 준성이 한층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 제가 싫은 이유가...그거라 하더라구요. 여하튼 저처럼 너무 이쁘거나 공주같은 그 

  런 스타일은 싫고...차라리 운동선수나 여군...그런 여자를 사귀어보고 싶다나 뭐라 

  나... ” 

 새삼 그런 남자에게 차인 자신의 과거가 떠올려져서일까. 살짝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까지 솟구치는 나나. 당황한 준성이 그런 어린아내를 달래보기까지 하고 그리고는 나나를 위로한다. 

 “ 진정해 여보... ” 

 “ 죄송해요. 흑~~~!!! ” 

 “ 허허허...아니야 그 무슨...젊은시절에 그렇게 한두번쯤 좀 이상한 X한테 채여보기 

  도 하고 그럴수도 있는거지 뭐.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내가 나나곁에 있지 않는 

  가. ” 

 왈칵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은 나나의 얼굴. 준성이 오히려 그런 나나를 안타까움에 품에 꼭 안아보고 나나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인걸까. 고마움인걸까. 엉엉우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 죄송해요. 죄송해요 사장님~~~!!! ” 

 “ 아냐아냐 무슨 그런말을...지금은 이렇게 나나가 내 귀한 아내인 것을. 그거면 되 

  었지 그런 말도 안되는 사소한 과거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 

 “ 죄송해요 사장님. 흑흑흑~~~!!! 하지만 제 마음만은 믿어주세요. 사장님에 대한 지 

  금 제 마음만큼은 진심이에요. ” 

 “ 그래그래 알아요. 나나가 날 사랑하고 나도 나나를 사랑하니 이렇게 결혼까지 한 

  게 아니겠나. 이제 이 김준성이 우리 나나의 사랑이고 남편일뿐이니 이제 아무걱정 

  하지 말아요. 알겠지 ? 우리 깜찍한 달링~~~!!! ” 

 그렇게 애교섞인 애칭까지 한번 불러보는 준성. 나나의 표정이 살짝 밝아지는 듯 한다. 준성이 직접 나나의 눈물을 닦아준다. 

 


 밤늦은 시간이니만큼 복잡한 생각은 그만두고 일단 잠부터 청하기로 했다. 어쨌든 승호 입장에서도 7년만에 돌아온 집이고 7년만에 다시 잠자리에 들게되는 자기방이 아니던가. 물론 대학에 다니면서도 방학때라던가 군대갈 준비를 할때등 집에 돌아와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군대도 제대하고 대학과정도 졸업까지 모두 마치고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다만 아까 집안에 들어섰을 때 정말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상황 때문에 머릿속이 어지럽긴 했지만 지금은 그래서 더더욱 복잡한 생각은 접고 잠이나 청하고 싶었다. 솔직히 아까 낮에나 특히 아버지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선 머릿속이 혼란스러은 정도가 아니라 현기증까지 일어 진짜 쓰러질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하루를 보내고 난 뒤라서라도 지금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잠이나 청하고 싶었다. 

 솔직히 술이라도 한잔 마시고 싶지 맨 정신으로는 고이 잠들 것 같지가 않았다. 사실 승호는 평상시 술을 즐기거나 하는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심란한 상태 때문에라도 맨정신으로 잠을 청하기가 쉽지 않았다. 까짓거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집에서 나가 인근 편의점에서라도 소주 한두병 사오는 것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지만 이제 1층에 ‘젊은 새어머니’까지 계시다는 생각을 하니 더더욱 눈치가 보여서 밤에 몰래 그런 행동을 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놓고 술을 사러 나가지도 못하고 그저 자기방에서만 심란하게 뒹굴고 있는 승호. 대충 이렇게 시간 보내다보면 저절로 잠이 들겠지 거기에만 기대하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었다.  

 ‘ 철컥~!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렇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지만 잠은 오지 않는 가운데 있는데 노크소리도 아니고 누군가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궁금해서 이불을 살짝 들춰보았는데 놀랍게도 방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은 나나였다. 

 “ 선배... ” 

 승호와 단둘이 방에 있는 상황. 그렇게 마주하게 된 나나는 마치 그리웠던 연인이라도 재회한양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덧 그렁그렁한 눈물. 그래서 더 얼떨떨하고 황당한 승호는 어차피 이렇게 된 것 궁금한것이나 물어봐야겠다는 듯 작정하고 입을 열았다. 

 “ 선배... ” 

 “ 너...도대체 뭐야 ? ” 

 그렇게 작정하고 물어본 승호.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는중이다. 나나는 이미 승호에게 바짝 다가와있다. 

 “ 오해하지 말아줘요 선배. ” 

 “ 오해를 하지 말라구 ? ” 

 그게 이 상황에서 나올수 있는 말일까. 오해가 아니라 대체 뭐가 어떻게 된것인지 일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뭔가 설명이나 해명이 있어야할 것 아닌가. 허나 아무리 아버지도 계신 자리라고해도 그저 야릇한 미소만 지어보인채 아무런 말도 없던 나나. 그런 그녀가 지금 이러고 있는 것이다. 

 “ 처음부터 의도된건 아니었어요.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그게...어떻게 하다보니 이 

  렇게 되었어요. ” 

 “ 뭐라구 ? ” 

 나나 나름대로 해명한답시고 하는 이야기 같은데 그게 더 승호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나나는 사뭇 어떤 안타까움을 담아 승호를 바라보고 있고 입술을 한번 지그시 깨물어본뒤 어차피 할말은 해야겠다는 듯 이와같이 나온다. 

 “ 어차피 처음부터 선배도 저 마음에 없었던거잖아요. ” 

 “ 뭐 ? ” 

 더 어이없고 황당해서 나온 승호의 되물음.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 선배가 그랬잖아. 난 원래 처음부터 선배 스타일 아니라고. 나같은 앤 보면 볼수 

  록 짜증만 난다고 그랬던거 선배였잖아 !!! ”  

 “ 이...이것봐... ” 

 나나는 나름대로 그간 쌓이고 맺힌게 많은 듯 마치 작심하고 토로하고 있고 그래서 더욱 당황해진 승호. 일단 나나의 입부터 막아보려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큰소리가 나오다 행여 아버지가 깨시는날엔 ? 그래서 이 모든 사태를 알게되시는 날엔 ? 진짜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일단 나나를 진정시켜보려는 승호. 헌데 나나가 돌연 울음을 터트린다. 

 “ 흑~~~!!! ” 

 “ 아...아니 도대체 ? ” 

 허나 이런 나나의 태도가 승호를 더 이해할수 없게 만들고 그래서 짜증스럽게 외친다. 

 “ 아니 이판국에 대체 울기만 하면 어쩌자는거야 ? 그러지말고 대체 뭐가 어떻게 돌 

  아간 일인지 납득이라도 가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보란말야. ” 

 “ 선배 엄마라도 되어보고 싶었어. 왜 ? ” 

 그러자 갑자기 나나가 작심이라도 한 듯 승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순간 더 황당해진 승호. 나나의 말이 이어진다. 조금전 작심하고 속내를 털어놓는듯한 말투와 달리 살짝 가라앉아있다. 

 “ 어차피...선배의 여자가 될수 없다면... ” 

 “ 뭐 ??? ” 

 “ 선배 여자가 될수 없는 처지라면...선배 엄마라도 되어보고 싶었단말야. 그래서 이 

  런 선택을 한거야. 이제 됐어 ? ” 

 무슨 투정부리는 철없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런 황당한 소리를 그야말로 칭얼대는 어린아이처럼 내뱉고 있는 나나. 정말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승호는 진짜 판단도 서지 않고 뾰족한 대책도 나오지 않는다. 이 상황. 정말 어찌 대처하면 좋을까. 정말이지 아까 낮에 집에 들어와서 ‘젊은 새어머니’가 되어있는 대학후배 나나와 마주쳤던 순간보다도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던 그 살떨리던 순간보다도 더 극심한 현기증을 느끼며 다시 쓰러질것만 같은 심정인 승호. 헌데 그러잖아도 바짝 다가와있던 나나가 한걸음 더 성큼 다가와있다. 그야말로 둘이 포옹을 하는 자세가 되든 키스를 하는 모양새가 되든 신체접촉이 일어나지 않을수 없는 가까운 거리다.  

 “ 왜...왜이래 ? ” 

 그런 상황에서 승호를 끌어당기는 나나.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 내가 키스해줄게 선배. ” 

 “ 뭐...뭐라구 ? ” 

 “ 엄마가 아들한테 해주는 키스라고 생각해. ” 

 “ 이...이봐 지금 제정신으로 이러는거야 ? ” 

 더욱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 있는 승호. 차라리 이게 진짜 사춘기때 한두번쯤 꿀법한 그런 이상하고 야릇한 꿈속의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 허나 지금 이 순간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승호가 가까스로 몸을 요리조리 피하며 뒷걸음질치는데 그러다 그만 침대쪽으로 넘어지고 만다. 

 “ 선배... ” 

 “ 이...이러지말아요. ” 

 “ 엄마가 아들한테 해주는 키스라고 생각하라니까. ” 

 “ 마...말도 안돼. ” 

 “ 이건 순결하고 맑은 키스야. 엄마가 아들한테 해주는 키스. 그러니 그냥 받아주면 

  돼. ” 

 안되겠다 싶어 결국 나나를 거칠게 밀쳐내는 승호. 이번엔 나나가 저쪽으로 나동그라지고 가파오르듯 하던 숨을 겨우 고르면서 승호가 나나한테 이렇게 말한다. 

 “ 그래, 원하는게 결국 이거였니 ? ” 

 “ 선배... ” 

 다시 안타깝게 바라보는 나나. 승호의 말이 이어진다. 

 “ 알았어. 원한다면 니가 원하는대로 해줄게. ” 

 “ 선배... ” 

 “ 이제 그만 들어가 주무시죠. 예 ? 밤도 늦었으니까요...새어머니. ” 

 그렇게 ‘새어머니’린 단어를 강조라도 하듯 입에 담고있는 승호. 막상 자신의 입에서 이런 단어가 별다른 망설임 없이 술술 나오자 승호도 순간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나나가 다시 뭔가 안타까운 듯 승호를 바라보는데 그런 나나를 바라보며 승호가 이렇게 말한다. 

 “ 원하시는대로 해드릴테니 아무 걱정 마세요. 그러니 일단 오늘은 방으로 들어가서 

  주무세요. 원하는게 결국 이거 아니었어요 ? 예 ? 새어머니...... ”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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