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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강예빈 (프리스틴 레나) (8.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 아...아저씨들, 어르신들...왜 그러세요 ? 진정하세요. 여기 종원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 ” 

 민정과 미숙이 문상객들한테 식사대접 하는 일이라도 한두시간 거들어드리고 돌아갈 생각으로 있었기에 그때까지 빈소에 머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녀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더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었다. 여하튼 민정과 미숙이 종원과 그들사이를 떼어내며 진정을 시키긴 했다. 정확히 종원의 이름을 듣고 격분하여 그의 멱살을 잡고 두들겨 팬 사람들은 혜진의 오빠들이었는데, 종원이야 혜진의 오빠든 부모님이든 전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민정과 미숙은 아끼는 대학후배 혜진의 오빠들을 이전에 한두번이라도 본적이 있었던 듯 하다. 그러나 친한 사이라곤 할 수 없고 어찌어찌 하다못해 혜진의 집에 한두번쯤 들르는일이 있거나 했을 때 얼굴을 본게 전부일뿐이니, 이런 상황에서 호칭을 어찌해야할지도 난감해 ‘아저씨’라고도 했다가 ‘어르신’이라고도 했다가 왔다갔다 하고 있긴 했는데, 여하튼 이들에 의해 겨우 진정이 된듯한 혜진의 오빠들. 다만 종원에 대한 오해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은 듯 한참을 그를 노려보며 이를갈고 있었다. 

 어차피 여기서 이야기나눌 상황과 분위기가 못된다고 판단했는지 민정과 미숙이 종원을 데리고 영안실을 나왔다. 어차피 빈소 접대실에서 편한 분위기로 식사하며 이야기나눌 분위기는 아니라 병원 인근의 작은 식당에서 같이 식사라도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날 모든 자초지종을 알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시간이 한참 지난뒤에 그동안 혜진에게 대체 무슨일들이 있었던것인지를 알수 있었다. 

 혜진은 집안에선 4남1녀중 막내로 위로 오빠만 넷인 막내딸이었다. 혜진의 오빠들은 이때 이미 나이 서른을 넘긴 사람들이고 혜진의 부모님인 어느덧 연세 칠순을 바라보시는 분. 그런 부모님이 나이 40을 훨씬 넘겨 얻은 늦둥이 막내딸이니 그만큼 집에서는 곱고 귀하게 키워졌을 것이다. 다만 그래서 그만큼 세상물정을 모르고 인간관계에 미숙한 것이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결정적인 요인이라면 요인이랄까. 어쨌든 혜진 입장에선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의 몸으로 그 1학년이 거의 마쳐갈 무렵인 가을쯤부터 알게된 3학년의 복학생 이종원 선배를 짝사랑하게 된것이고 그 이종원 선배 자체가 여자에 별 관심이 없어 혜진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다가 일이 결국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게다가 좀 뜻밖인 것은 사실 혜진의 아버지는 경남지역에선 그런대로 이름난 사업가로 그런대로 잘사는집에 속하는 편이었다. 이것도 어찌보면 서울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의 편견이자 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인것일까. 종원은 그렇다치더라도 대학시절 그녀와 절친하게 지낸 학교선배인 민정과 미숙조차도 한동안은 지방출신인 혜진이 자신들보다 당연히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일것으로 지레짐작해왔던 것이다. 혜진이 그만큼 잘사는 집 딸인 것을 티를 안내고 돌아다닌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 그리고 그런건 어쩌면 혜진도 그녀 나름대로 집안에서 아버지나 오빠들로부터 ‘잘사는 집 딸이라고 너무 으스대고 가난한집 아이들을 상처주거나 무시하면 못쓴다’ 이런식의 교육을 받고 자라 그런 사고가 몸에 밴 탓일수도 있겠다. - 여하튼 실제로는 서울에서 중소업체 직원으로 수십년간 근무해오신 민정의 아버지나 또는 소규모 자영업을 하면서 1녀2남 총 3남매(미숙이 장녀)를 키워온 미숙의 부모님보다 훨씬 잘사는 집안이 실은 혜진의 집안이었던 것이다. - 대충 주식투자로 대박난 사업가인 종원의 아버지와 비슷한 규모의 생활수준에서 자라왔다고 보면 된다. - (* 헌데 그런 민정과 미숙이 그런 혜진이 서울에 올라왔을때는 직접 모텔방값까지 직접 내주고 심지어 창원으로 내려갈 KTX표까지 대신 사주고 그랬으니, 나중에 모든 것을 알고나서 생각해보면 실로 어처구니없고 어이없는 짓을 한것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이때 이미 나이 30대인 혜진의 네 오빠도 모두 그런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그런 직업군에 속해있는 사람들이었다. 장남은 의사, 차남은 지방신문 기자, 삼남은 공인회계사 그리고 사남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 정도면 그야말로 오빠들도 제법 만만찮은 직업군. 그동안 대체 무슨일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던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문상을 온 종원의 멱살을 잡고 ‘네X이 우리집안을 대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몰라도 너따위한테 무시당하고 조롱당할 그런 집안이 적어도 아니다’ 라며 호통을 치고도 남을만한 그런 분위기의 집안인 것은 틀림없다. 

 헌데 중요한 것은 혜진의 종원에 대한 감정이 그야말로 종원은 전혀 혜진에게 관심도 없고 자신의 이상형에서 거리도 멀어 오히려 싫기까지한데 혜진이 일방적으로 짝사랑을 해왔다는게 문제였다. 그리고 인간은 어쨌든 모든일을 자기 입장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마련. 따라서 꼭 혜진이 거짓말을 했다기보단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실제상황에 약간의 살과 상상을 덧붙여 오빠들에게 이야기한 것이 사태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든 것이다. 가령 어느덧 대학 3학년이 된 혜진(* 이때 종원,민정,미숙등은 모두 졸업을 해 서울로 돌아간 상태)이 문득 오빠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하루는 이렇게 말했다. 

 “ 오빠들 나...대학 졸업하면 서울에 올라가 그이랑 같이 작은 레스토랑이라도 하며 

  살고싶어. ” 

 “ 그게 갑자기 무슨소리야 ? ” 

 혜진은 그때 그런식으로 오빠들에게 자신이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는식으로 말했던 것이다. 비록 일방적인 짝사랑이라도 그런 상대를 두고 결혼을 생각하든 뭘 생각하든 그건 자기 마음이니 그 자체까진 나무랄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말을 아무런 대책없이 무작정 오빠들에게 구체적인 자신의 인생 설계이기라도 한양 말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일단 오빠들이 궁금하고 의아해서 이렇게 묻는다. 

 “ 그래서 뭐...우리보고 너 레스토랑 열 자금이라도 지원해달라 그 소리냐 ? ” 

 “ 아니야 무슨...내가 언제 오빠들한테 손 벌리겠대 ? 꼭 그렇지는 않아도 우리 오 

  빠(종원을 두고 하는 표현)도 서울에서 그런대로 잘 나가는 사람이고...그리고 나도 

  원래 아빠,엄마가 내 몫으로 물려주시기로 한 주식 있잖아. 그렇게 팔고 하면...서 

  울에서 괜찮은 레스토랑 정도는 하나 열 기반은 마련할수 있을거야. ” 

 “ 나 원 녀석...어쨌든 부모님한테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건 똑 

  같은 소리아냐 !!! ” 

 허나 어찌되었거나 혜진으로선 나름대로 구체적인 자신의 인생설계를 그렇게 세웠다는 이야기다. 여하튼 (* 실제 종원의 입장과는 별개로) 지금 마음에 둔 사람이 있으니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그 사람과 결혼해서 서울로 올라가 거기서 레스토랑을 하든 뭘하든 그렇게하면서 둘이서 잘 살아보도록 노력하겠다는 것. 그게 나름 혜진의 인생구상이었다면 구상이었는데 오빠들로선 오히려 다행스럽고 막내동생을 기특하게 여겨야할 판이었다. 

 어쨌든 그만큼 잘사는 집에서 경제적 어려움도 모르고 부모님과 오빠들로부터 귀한 대접 받고 살아온 그런 철부지 막내딸이 아니던가. 허니 그런 막내가 나중에 제대로 온전한 사회생활이나 할지 제 앞가림이나 제대로 할지 오빠들은 물론 부모님도 걱정이 태산같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도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나이. 물론 오빠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동안 어느정도 돌봐주거나 하기야 하겠지만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헌데 안 그래도 그런 걱정을 하던 부모님과 오빠들인데 혜진이 되려 제 스스로 학교를 졸업한뒤 어찌 살아가겠다는 구상을 해왔고 밝히니 더 반갑고 기특하게 여길뿐. 오빠들은 혜진이게 이런 축하의 말까지 건넬 지경이었다. 

 “ 다행이다 정말 혜진아. 우린 진짜 너 학교 졸업하고나면 이후의 일들을 어찌 해결 

  해야할지 그게 걱정이 태산같았는데...너 나름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졸업후  

  어찌 살아갈지까지 혼자 구상하고 있었다니 정말 다행이고 기특하구나. 그래 니가 

  좋아한다는 그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냐 ? ” 

 “ 그리고 혜진아...그 사람과 결혼하면 이 다음에 자녀는 한 열명쯤 낳아라. 안 그 

  래도 요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인데...솔직히 우리도 어릴땐 잘 몰랐는데 

  나중아 나이들어보니 알겠더라구. 사람은 진짜 나중에 자손이라도 많이 보는 그게 

  진짜 다다익선인거야. 그러니 애는 무조건 열명까지 낳아라. ” 

 “ 오빠는...아무리 그래도 나 혼자 무슨 애를 열명씩이나 낳아. 말도 안돼 !!! ” 

 옛날같으면야 다산의 덕담이 진짜 축복의 말이겠지만 요즘 여자들한테야 말도 안되는 소리로 여겨질일이고, 게다가 어쨌든 ‘둘만낳아 잘기르자’니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가 초만원’이라니 그런게 범 국가적 계몽운동이었던 그런 시대도 있었던 그런 나라가 아닌가. 허나 나이 이미 서른을 넘긴 혜진의 오빠들은 혜진이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또 그 사랑하는 사람과 대학졸업후에 서울로 올라가 레스토랑을 열든 뭘하든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행복하게 잘 살아보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게 기특하게면 여겨져 그런 덕담을 건넨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혜진은 수줍은 듯 그저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종원이야 애초부터 혜진에게 마음도 관심도 없었으니 하물며 그런 그녀의 부모가 되었든 오빠들이 되었든 그런 가족들을 만나볼 이유 자체가 없는 사람이지만 만약 종원이 이런 혜진과 오빠들의 나누는 대화장면을 보았다면 그야말로 황당하고 기가막혀서 혜진을 싸이코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유포,명예훼손 기타등등의 이유로 고소라도 하고 남을 심정이 되었을 것이다. 허나 굳이 혜진 입장에서 옹호를 해 보자면 어쨌든 혜진은 대학을 졸업 한뒤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그 뒤에 이런이런 생활과 삶을 일구어가고 싶노라는 자신의 구상을 말한 것 뿐이다. - 가령 굳이 달리 비유를 하자면 ‘난 한 20대 후반쯤 나이에 비슷한 연배의 친구같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이 정도 수준의 구상을 주위 동료나 지인들에게 말하는것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이야기다. - 헌데 문제는 혜진의 오빠들이 그런 동생의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덕담과 격려삼아 나중에 결혼해서 애를 그렇게 많이 나으라는 식의 다산축복형 덕담의 말을 건넨 것이다. - 역시 같은 비유를 하자면 어떤 사람이 ‘20대 후반쯤에 대충 비슷한 연배의 마음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개인구상을 주변 지인이나 동료들에게 밝혔는데 그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주변 지인,동료들이 이 다음에 결혼해서 결혼생활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식의 이야기를 덕담겸 격려와 충고를 해줄수도 있는 것 아닌가. - 혜진이 오빠들과 나눈 대화를 굳이 혜진의 입장에서 해명을 해보자면 그런 상황과 별로 다를것이 없는것이지만 여하튼 오빠들 입장에선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았고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고 순진한 어린 막내동생처럼 여겨졌던 혜진이 제법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인생구상과 계획,설계를 그와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기특함에 나눈 그 정도 수준의 대화로 이해하면 된다. 

 여하튼 그런 혜진이 대학 3학년도 어느덧 후반에 접어든 가을에 종원이 그립고 보고싶어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간것이고 그 난리가 벌어진뒤 혜진을 학창시절부터 아껴준 민정과 미숙 두 선배가 ‘이제 그만 종원선배는 잊고 너만의 인생을 찾아가라’는 충고를 해가며 창원으로 돌려보낸 것 아닌가. 허나 민정과 미숙은 아무래도 이대로 그냥 혜진을 떠나보내는게 미덥지 못해 ‘자신들을 신이라 생각하고 그 앞에서 맹세하라’는 식의 굳은 다짐까지 받아두고 떠나보낸것이지만 혜진의 심리상태는 그렇지 못했다. 

 서울역을 출발 창원까지 가는 KTX에 몸을 실은 혜진은 그저 망연자실하게 창측좌석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평일 오전이니만큼 승객도 그리 많지않은 객실안이긴 하지만 혜진은 그저 허망하고 허탈한 그런 심정이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조금전까지 어떤 이상야릇한 꿈을 꾸다 현실로 돌아가는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 또는 혹은 하이텔 동아리 모임에 참석했다 자신의 현실 생활로 돌아가는 회원의 심리도 대충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pc통신 동아리는 온라인을 통해 교제를 나누는곳이니 비록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다 하더라도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일정부분 자신의 신분이나 신상을 거짓으로 밝힌다 하더라도 그들과 사귀고 어울리는데 큰 문제는 없다. 허나 현실로 돌아가면 거기서야 늘 일상에서 만나고,부딪히고,어울리는 사람들과 다시 생활하게 되는 것 아닌가. 달리 말하자면 어떻게든 종원선배와 다시금 잘 해보고 싶어서 울고불고 그 난리를 치던 조금전까지의 모습은 어떤 이상야릇한 꿈속같은 공간이었고 마치 자신의 신분과 신상을 일정부분 속이고 만난 하이텔 동호회 회원들과의 오프라인 정모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 자신이 다니는 학교도 있고 가족도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 바로 그런 순간의 혜진의 심리. 어찌보면 이대로 현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꿈속이었으면, 일상으로 복귀하지 말고 계속 하이텔 동아리 속이었으면 하는 그런 심리상태에 있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혜진의 생각일뿐, 야속한 시간은 그리고 창원으로 달려가는 KTX 열차는 혜진을 영원히 그런 꿈속에 놓아두지 않는다. 어느덧 창원역에 도착 기차역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야할 버스를 탄 혜진. 한동안 망연자실하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앉아 학교도 가지 않고 울고만 있었다. 

 “ 혜진아, 너 어디 아프니 ? 학교도 안 가고 대체 왜 그러는거야 ? ” 

 혜진의 네 아들은 이때 이미 다 결혼을 해 제각기 따로 살고 있었고 아직 막내인 혜진만 어느덧 나이 70이 다 되어가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헌데 언제는 제 오빠들 앞에서 학교졸업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서울로 올라가 레스토랑이라도 하며 살고싶네 어쩌네 그런 구상까지 밝혔다는 아이가 이러고 있으니 부모님도 오빠들도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을터. 그런식의 시간이 한두달정도 지나고 어느날. 혜진의 부모님이 각기 일이 있어 외출을 하고 혼자 집에 있을 때 약국에서 극약을 사서 그것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 종원오빠...전 바보인가봐요. ” 

 혜진이 남긴 유서에는 긴말없이 그렇게 짧은 한줄의 글만 적혀있었다. 한편 혜진의 오빠들이나 부모님이 그때까지 이종원이란 사람하곤 일면식도 없었지만 혜진의 대학선배인 민정과 미숙은 혜진의 오빠들을 두어번 만나본적이 있고 그래서 오빠들중 민정과 미숙의 연락처를 아는 이들이 있었다. 그래서 민정과 미숙에게 연락을 취한것이고 대체 종원이란 사람이 누구고 무슨일이 있었던것인지 전혀 상상조차 못했던 갑작스러운 혜진의 자살도 충격이지만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것인지 진상이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두 사람에게 창원으로 좀 내려와달라는 말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민정이나 미숙 입장에선 문상 정도가 아니라 혜진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대해 알고있는데까지 경위설명이라도 해야할터. ‘도대체 종원오빠란 사림이 누구냐 ? 듣기로 혜진이가 학교 졸업하고나서 결혼하기로 한 남자가 있었다는데 혹시 그 사람이냐 ?’ 이런식으로 물어오는 오빠들 앞에서 민정과 미숙은 충격적이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야하고 그러는 가운데서도 아끼던 후배 혜진이 이렇게 불행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마당에 그런 혜진의 명예와 체면은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에 가급적 중립적 표현을 써가며 이렇게 경위설명을 했다. 

 “ 이종원 그 사람...아니에요. 그냥 혜진이가 일방적으로 짝사랑만 한거고...그리고 

  그 이종원 선배란 사람은...저희도 얼마전에 서울에서 만나보긴 했는데...그 사이 

  이미 결혼하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까지 생긴 상태인걸요. ” 

 그렇다고 혜진의 오빠들한테 이종원 집안의 복잡한 가정사까지 일일이 다 말할수도 없으니 애초에 혜진을 단념시키기 위해 지어낸말을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종원이란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겼다. 헌데 이런식으로 표현을 하면 종원의 아내가 되었든 애인이 되었든 임신을 한 상태라는것인지 이미 아이를 출산한 상태란것인지 그 조차도 불확실해진다. 그래서일까. 혜진의 오빠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이종원이란 사람이 애초엔 자신들의 동생 혜진이와 깊이 사귀다가 배신하고 서울로 가서는 다른 여자와 결혼한것으로밖에 이해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딴에는 그래도 한때 자신이 좋다고 쫒아다녔던 혜진에 대한 딱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문상까지 간 종원이 막상 오빠들앞에서 자신을 소개하자 그렇게 불같이 격노한 혜진의 오빠들로부터 흠씬 두들겨맞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이와같은 경위를 전혀 알길없는 종원으로선 그야말로 날벼락같은 상황이었고 그런 종원을 병원에서 데리고 나와 인근 분식집에서 간단한 식사라도 시켜 그것을 들며 종원은 민정,미숙과 대화를 나눈다. 아무래도 이래저래 술이라도 한잔 들어가지 않고는 온전히 이야기나눌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민정이 인근 편의점까지 가서 소주도 한두병 사온 상태에서 종원은 민정,미숙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 어떻게 하시겠어요 종원씨  ” 

 “ 돌아가야죠 뭐. ” 

 일단 혜진의 집에서 있었던 그런 구체적인 일까진 아직 알지 못해도 아까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내며 종원을 구타한 사람들이 혜진의 오빠들이고 자신들이 전한 이야기에 혜진의 오빠들이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는 민정과 미숙의 해명에 종원은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종원 딴에는 혜진이 불쌍하고 딱해서 그리고 혹시 장례식장이 너무 쓸쓸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어 먼 서울에서 창원까지 문상을 하러 와준것인데 되려 이런 봉변까지 당하고 말다니. 이래저래 혜진과는 그저 악연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민정과 미숙이 번갈아 따라준 소주를 종원은 말없이 벌컥벌컥 들이킨다. 

 “ 가시게요 ? ” 

 “ 가야죠 뭐...어쩌나요... ” 

 “ 종원씨... ” 

 “ 솔직히 저도 마음같아선 혜진이 그 아이 마지막 영정사진이라도 한번 더 보고 가 

  고싶긴 해요. 하지만... ” 

 “ ...... ” 

 “ 그...혜진이 오빠라는 사람들이 무서워서라도 지금 다시 빈소로 찾아간다거나 하지 

  도 못하겠네요. ” 

 어쨌든 비록 종원은 마음도 관심도 없었다 할지라도 한때 자신을 좋다고 쫒아다닌 여자가 그 지경이 되었으니 불쌍해서라도 마지막 가는길이라도 지켜주고 싶었는데 그렇게도 못하게 된 처지. 이래저래 혜진이란 아이가 불쌍하긴 불쌍하다는 생각에 종원은 소주한잔을 더 들이킨다. 민정과 미숙은 다음날 날이 밝으면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라 종원 혼자서만 밤기차라도 타고 착잡한 심정을 담아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새벽녘에 귀가한 종원. 예빈은 종원이 대학동창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연락을 받고 문상을 다녀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한편으로 그녀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수 없는 부분이 있어 편치못한 얼굴로 종원을 맞이한다. 

 “ 이제 오세요. ” 

 “ 네, 방금 이렇게 들어왔네요 새어머니. ” 

 여전히 예빈을 정중하게 ‘새어머니’라 부르고 있는 종원. 한편 예빈은 예빈대로 여전히 걱정되는 눈빛으로 이렇게 묻는다. 

 “ 근데...대학 동창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했는데... ” 

 “ 아...저 그게요... ” 

 종원이 대학을 창원에서 다니기야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자살한 친구가 있다며 거기까지 다녀오는일은 사실상 처음있는 일이라 – 그리고 자살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평상시 주위에 많아봐야 얼마나 많겠는가 – 아무래도 예빈 입장에서도 그런쪽으로 신경이 쓰여서인지 거듭 종원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고 종원은 일단 머쓱한 표정으로 엉거주춤 서 있다. 

 “ 혹시...그 한혜진씨던가...그분이 자살한거에요 ? ” 

 어떤 대학동창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내려가는것이든 여하튼 예빈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두달전 그 난리를 쳤던 혜진의 일이 신경쓰이지 않을수 없을터. 허나 종원은 그런일로 예빈까지 신경쓰게 하고싶지 않아서인지 결국 거짓으로 둘러댄다. 

 “ 아...아니에요 그런건...그건 진짜 아니에요. 실은 전화를 해온 임미숙 그 친구가 

  뭔가 착각을 했었나봐요. 자살한 친구는 한혜진이 아니고 김희진이란 동급생 대학 

  생이에요. 아마 학교졸업하고 취직이 잘 안돼고 그래서 이래저래 정신적 스트레스 

  가 많았나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그 젊고 발랄했던 친구가 그렇게 갑자기 목 

  숨을 끊다니. 그리고 임미숙 그 친구도 참...이름도 별로 비슷하지 않고 성도 다른 

  데 왜 그런 혼동을 다 했나몰라. ” 

 종원이 전날 창원에 급히 내려가야한다고 예빈에게 말했을 때 정확히 어떻게 말했는지가 기억나지 않아 ‘전화를 해온 미숙이란 친구가 혼동을 한 모양’이라는 식으로 둘러댄 것이다. 무엇보다 고민정,임미숙이라는 혜진과는 친한 선후배사이였다는 그 종원의 두 동급생 이름은 예빈도 종원이 혜진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들어 알고있는터라 그런식으로 둘러댄것이고, 예빈 입장에서 여전히 석연찮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인지라 다만 지금은 종원이 하는말을 액면그대로 믿는수밖에 없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종원은 천천히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간다. 

 허나 막상 집으로 돌아와서도 심란한 마음에 종원은 쉬이 잠을 이룰수 없었다. 1층 부엌으로 내려와보았다. 마침 부엌 진열대에 쓰다남은 부침가루가 있어 김치라도 좀 꺼내 김치부침개라도 두어조각 만들어 그것을 술안주 삼아 술을 한두병 마신다. 그렇게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술에 취해 곯아 떨어지고 만 것이다. 

 얼마나 또 시간이 지났을까. 임신중인 예빈이야 이제 차츰 배가 불러와 임산부의 표가 날때이기도 한데, 대충 그쯤 되었을 어느날. 종원이 잠을 못 이루는지 혼자 밤중에 1층 베란다 창가에서 서성이고 있다. 그 모습을 예빈이 발견했는지 다가오며 말을 건넨다. 

 “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계세요 ? ” 

 “ 아...아니에요. 생각은 무슨... ” 

 실제 그냥 아무생각없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것이었는지 궁금해하는 예빈의 물음에 이런식으로 둘러대는 종원. 한편 예빈은 예빈대로 종원에게 여전히 의아하고 궁금한게 있는지 이렇게 묻는다. 

 “ 근데 종원씨는 정말 결혼이든 연애든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는거에요 ? ” 

 이미 자살해버린 혜진과의 문제와는 별개로 어쨌든 종원은 젊은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된지 얼마되지 않은때 아버지 기석 앞에서 이미 그런식으로 말했고 어느덧 예빈 입장에서도 종원을 지켜본지 반년이상 1년 가까이가 되어가는데 확실히 종원은 그런 문제에 별 관심이 없어보였다. 뭐 한혜진이란 여자야 원래 종원이 관심이 없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라 그랬다 치더라도 한참 혈기왕성한 젊은 나이에 연애든 결혼이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않아 이렇게 물은 것이다. 종원이 머쓱해하며 머리를 한번 긁적인뒤 입을 연다. 

 “ 뭐...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다기 보담은요... ” 

 “ ...... ” 

 “ 그냥 제가 자신이 없어요. 여자문제든 연애든 결혼이든 제가 과연 그런것들을 정 

  상적으로 잘 해낼수 있을지 그게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문제는 저하곤 

  별개의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거죠. 뭐 그렇다고 딱히 공부라도 열심히 한 것 

  은 아니지만... ” 

 물론 학업이나 일에 또는 어떤 자신의 신념이나 소신같은 것을 따르며(가령 무슨 민주화운동이나 독립운동을 하든 혹은 시민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하든) 그것에 혼신의 열정을 다 바치다 혼기를 놓치는 사람은 세상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 또 그런데 열정을 다 바치는 사람들을 보면 결혼이나 연애같은 문제는 애초에 관심부터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종원이란 사람은 그런쪽하곤 분명 거리가 멀다. 다만 그는 결혼이나 연애에 관심없는 이유에 대해 거듭 이와같이 자기 입장을 밝힐뿐이다. 

 “ 여하튼 그냥...별 관심이 없다보니 그렇게 된거라고 이해해주시면 돼요. 여하튼 그 

  냥 제가 자신이 없었어요. 또 괜시리 섣불리 그런 젊은 시절의 철없는 사랑의 열정 

  이나 불장난 같은 것을 함부로 저질렀다가 제가 행여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몹 

  쓸짓을 해서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주변을 실망시키게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되었고... ” 

 “ 그럼 앞으론 이제 어떻게 하실 작정이에요 ? ” 

 어쨌든 종원이 결혼이나 연애에 별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그쯤에서 대충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예빈이 그쯤에서 말을 끊고 진심으로 종원이 걱정되는 말투로 물어본 것이다. 종원이 그런 예빈을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솔직히 지금 그냥 이대로... ” 

 막상 이야기를 꺼내자니 좀 난감하고 민망한것일까. 자칫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도 있고. 그래서 한참을 망설이던 종원이 어렵사리 입을 연다. 

 “ 차라리 이대로 그냥 새어머니랑 친한 친구처럼 살며 쭉 같이 사는건 어떨까...그 

  생각을 하던중이었어요. ” 

 “ 예 ? ” 

 순간 좀 황당한 듯 이와같이 되물은 예빈. 종원이 일단 손을 잠시 내저어보이며 해명하듯 이렇게 말한다. 

 “ 아...하하하...제 말뜻을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전 그냥 그야말로 친한 새어머니와 

  아들의 관계. 딱 그 정도만의 사이로 함께 살자. 그런 의도로 말씀드린거에요. ” 

 “ 도대체...뭘 어쩌자는건지... ” 

 “ 어쩌긴 뭘 어째요. 솔직히 전 이미 여러번 말씀드렸듯 결혼이나 연애에 관심은 없 

  었고...그래서 차라리 그냥 혼자 살자 그 생각도 많이 해보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 

 “ ...... ” 

 “ 솔직히 새어머니를 만나게 되기 전까진 그런 생각까진 못 했었어요. 근데 아버지 

  가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그게 실감이 나더라구요. 아버지도 안 계신 이 넓은 집에 

  서 앞으로 몇십년을 혼자 산다 ? 그걸 생각하니 좀 두렵고 무서워지더라구요. 그러 

  니... ” 

 아직 종원의 의도를 알듯말듯해서 예빈은 여전히 불안하게 종원을 바라보고 그런 예빈을 보면서 종원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그러니까...어차피 새어머니도...이렇게 젊은 나이에 아버지 아이를 가진채...아버진 

  이미 돌아가셨고...새어머니 혼자 젊은 나이에 그 아이를 키우기도 쉽지 않을거 아 

  니에요 ? 그러니 우리 둘이 그냥 친한 친구같은 사이로...그냥 친한 젊은 새어머니 

  와 아들같은 사이로...그렇게 함께 그 아이 키우며 살자구요, 왜요 ? 안되나요 ? ” 

 “ 아뇨 뭐...안되는건 아니지만... ” 

 사실 오갈데 없는 처지인건 예빈도 마찬가지고 게다가 이미 나이많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앞으로 혼자 어찌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할지 예빈도 그건 막막한 심정이긴 마찬가지였다. 헌데 종원이 아예 자처해서 이 집에서 그냥 같이 계속 함께 살면서 그 아이 키우며 살자. 그냥 친한 새어머니와 아들같은 사이로 그냥 친한 친구같은 사이로 살아가자. 이런식으로 나오니 예빈으로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기까지 할 것이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네, 그럼 그렇게 해요.’하고 바로 대답하긴 난감한 일이라서인지 그저 얼떨떨하게 잠시 종원을 바라본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예빈이 자신의 몸을 종원의 어깨에 기대본다.


 

 “ 새어머니... ” 

 정중하게 예빈을 부르고 있는 종원. 예빈이 화답하고 종원의 말이 이어진다. 

 “ 근데...세상 이치는 왜 그런걸까요 ? ” 

 “ 뭐가요 ? ” 

 “ 실제 사례들을 쭉 살펴보아도...가령 이혼,재혼 가정 같은 사례를 살펴봐도...남 

  자가 재혼해서 아이들이 새어머니와 사는 경우는 행복하게 잘 사는 경우가 많지 

  않고 여자가 재혼해서 아이들이 새아빠랑 함께 사는 경우가 그래도 무난하게 잘 

  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 

 “ 그런걸 다 찾아보셨어요 ? ” 

 물론 지금 종원은 이미 다 큰 성인이니 ‘새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수는 없다. 허나 환경이 이렇다보니 자신도 관심이 가서 그간 알게모르게 그런 사례들을 찾아본것일까. 다만 뜻밖에 예빈이 아직 그런 고민까지는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답을 망설인다. 그런 예빈을 보며 종원의 말이 이어진다. 

 “ 아무래도...남성과 여성의 근본적 본능차이가 아닐까. 그 생각을 해봤어요. ” 

 “ 그건 또 무슨말인가요 ? ” 

 “ 왜 그런말 있다면서요. 남자는 여자의 ‘과거는 용서해도 못생긴건 용서못한다’고  

  그러니 남자는 여자만 이쁘고 사랑스러우면 이혼녀든 미혼모든 그런 과거 전혀 개 

  의치않고 그 여자의 아이까지 전부 사랑으로 감싸안게 되지만...여자는 아무래도  

  자기가 직접 배아파 아이를 낳게되는 존재이다보니 자신이 직접 배아파 낳은 아이 

  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보는 눈과 감정이 달라지는게 아닐까. 그 생각을 하게 되었 

  어요. ” 

 “ 그게...그렇게 되는건가요 ? ” 

 종원의 말에 수긍을 하는것인지 못하는것인지 일단 예빈은 이렇게 묻고 너무 어렵고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가 되어서일까. 종원이 살짝 화제를 돌린다. 

 “ 새어머니, 그럼 차라리 이렇게 한번 여쭤볼께요. ” 

 “ 뭐가 또 궁금한데요 ? ” 

 “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차이는 뭘까요 ? 뭐 다른말로는 플라토닉러브다 뭐 

  다 그런말도 있지만...아유 전 어쨌든 그런 이상한 외국말 말고 이런건 그냥 우리말 

  썼으면 좋겠어요. 그런다고 뭐 뜻이 달라지는것도 아니고 뜻이 안 통하는것도 아닌 

  데... ” 

 “ ...... ” 

 “ 가만보면 인간과 인간의 감정은 참 복잡다양하고 정말 한두마디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수천수백만가지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 것 같아요. 가령 사랑이니 우정이니... 

  이런 한두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가령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던가 또는 자녀 

  의 부모에 대한 마음, 형제간의 우애. 또는 직장동료라든가 또는 그 외 어떤 신념 

  이나 소신같은 뜻을 같이해서 함께 일을 하게되는 그런 동지 – 가령 삼국지의 유 

  비,관우,장비나 초한지에서 유방이나 항우를 따르는 패거리 같은 – 그런 감정들... 

  사랑,우정,동지애,동료애...그런 한두마디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든 참 무수한 감정 

  들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것 같아요. ” 

 “ ...... ” 

 “ 어쩌면 사랑과 우정사이 플라토닉과 에로틱사이에 한두마디 단어로 다 표현하기 

  힘든 무한한 우주가 담겨있고 숨겨져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 

 “ 그래서 뭐 어쩌자구요 ? ” 

 이 밤에 무슨 철학적인 깊은 담론이라도 나누자는것인지 예빈이 어이없다는 듯 종원을 바라보고 그런 예빈을 보며 종원이 이렇게 말한다. 

 “ 그럼 지금 우리사이의 감정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 사랑 ? 우정 ? 그런 

  식으로 표현할수 있는 사이는 분명 아닐 것 같고... ” 

 “ 어머낫...갑자기 왜 이래요 ? ” 

 갑자기 예빈을 번쩍 안아올리는 종원. 예빈이 그 품에서 버둥거리는데 종원이 이렇게 말한다. 

 “ 하하핫...예전에 누군가가 그러더라구요. 너무 머릿속이 복잡하고 온갖 잡념이 떠 

  오를땐 복잡한 생각 그만하고 차라리 힘든 노동을 하던가 모든걸 단순화시켜서 생 

  각해 보라구요. ” 

 “ 아휴 참...그래서 뭐 어쩌자는 건데요. ” 

 그런 예빈을 안아올린채 침실로 들어가는 종원. 예빈을 살며시 침대에 눕힌다. 

 “ 아니, 도대체 뭐 어쩌자는거에요. ” 

 “ 편히 주무세요 새어머니. ” 

 “ ...... ” 

 “ 그리고 우린 그냥 친한 친구같은 그런 새어머니와 아들사이로 지내기로 해요. ” 

 “ 아...아니 저... ” 

 당황한 예빈이 무슨말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그런 예빈에게 종원이 살짝 입을 맞춰본다. 그리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며 이렇게 말한다. 

 “ 사랑해요...나의 귀여운 새어머니...... ” 

 

                                  -   끝   - 

 

 p.s : 걸그룹 팬픽 시즌 2 연재(2018.3-2022.2.5.)연재를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관심가져주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후기는 내일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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