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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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 정치,시사


 ① 정보기관은 늘상 남북관계와 관련 어떤 음모를 꾸미는곳으로 나오고 ② 탈북자는 정보기관의 이용물로 전락하거나 남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제3지대’의 이방인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③ 군사정권이나 혹은 보수정권등으로 설정된 극중 한국정부나 기득권 세력은 그저 이러한 남북관계를 이용 자신들의 정권이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악의무리’로 묘사된다.
 

 

 지난 20여년 탈북자나 남북관계 혹은 정보기관을 묘사한 드라마의 설정이 대략 저와 같았다. 영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잘 안보는편이라 모르지만 대충 북한이나 정보기관,탈북자등을 다룬 것으로 알려진 몇몇 작품의 시놉을 살펴보니 그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정보기관은 늘상 남북관계를 이용 어떤 공작을 꾸며 당시 정권이나 기득권세력의 정권이나 기득권을 유지하게 하는 그런 집단으로 묘사되고 탈북자는 대개 그런 정보기관의 이용물로 희생되거나 남한사회에서 기득권 집단의 멸시와 차별로 핍박받고 살아가는 그런 인물들로 묘사되곤 한다는 점이다.  

 

 헌데 미안하지만 현실에서 탈북자나 정보기관과 정권의 상관관계는 정 반대다. 가령 탈북자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한 진보정권이 묘사된 드라마가 있었는데(* 아마 이 드라마 원작인 미국드라마에선 중동난민이 백악관 대변인을 하고있는 설정이 있어 그 원작설정을 국내판에선 이와같이 변형시킨 듯 하다.) 실제로는 오히려 보수정당에서 지금까지 탈북자를 국회의원으로 공천,당선시킨 사례가 한두번 있었고 진보진영은 오히려 그런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을 불편하게 보거나 심지어 마치 북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온 사람처럼 북한측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서 음해한 경우도 있었다. 또 드라마에선 보통 나이많은 사람들이나 보수 혹은 기득권층에 해당되는이가 탈북자를 멸시하거나 심지어 ‘빨O이’라고 조롱하지만 현실에선 특히 실향민 출신들일수록 탈북자를 더더욱 북에 두고온 자식처럼 생각하며 애틋하게 감싸주곤 한다. 실제 90년대 방송에 종종 출연하던 몇몇 탈북자를 마치 북에 두고온 친자식이나 친조카를 보는 듯 하다며 실향민 출신 현 모, 남 모, 전 모 같은 원로 배우,가수들이 끔찍이도 아껴주고 챙겨주었던 유명한 사례가 있다. - 당사자들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 것 같아 실명언급은 않겠지만 심지어 탈북여성을 양녀로 삼은 전직 보수정당 국회의원도 있다. 

 

 허나 반면 진보성향의 시민운동이나 재야운동을 왕년에 좀 해봤다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한다’, ‘나중에 통일되면 북한가서 이런이런 사업이나 교류를 해보고 싶다’ 말로는 그렇게 하면서 정작 탈북자의 이야기라면 뭔가 꺼리거나 불편하게 보며 심지어 특정 케이블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탈북자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던 진보단체도 있었다. 

 

 

 실제로는 탈북자를 끔직이 아끼고 위하는게 대개 보수쪽 사람들이고 탈북자를 불편하게 보거나 심지어 ‘거 웬만하면 방송나가서 쓸데없는 이야기(* 가령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다던가) 좀 안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눈치주는게 진보쪽 인사,지식인들이다. 아무리 드라마와 영화는 가공의 세계라지만 그래도 일정부분 현실을 반영해가며 만드는게 드라마고 영화고 소설인데 드라마와 영화에서 탈북자를 묘사하는 방식과 현실이 실제 알고보면 이렇게 극과극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음모론이란게 사실 드라마나 영화소재로는 꽤 구미가 당기는 소재이긴 하다. 눈에 보이는 사건의 실체가 전부가 아닌 어떤 뒤에 숨겨진 흑막이 있을수 있다는식의 이야기나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제3의 정부’나 ‘그림자 정부’가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는식의 설정 역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꽤 흥미로운 낚시밥이 된다. 그러나 그런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창작품이 자칫 어떤 실제 존재하는 현상이나 계층을 왜곡하려들때도 그저 단순히 ‘표현의 자유’만을 들먹이는 ‘자유지상주의’로 옹호하는게 온당한 일일까. 

 

 따지고보면 음모론 자체가 어떤 특정 대상을 지극히 혐오하고 불신하는데서 나오게 된다. 어떤 특정집단이나 계층은 자신들의 권력이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는 무슨짓이라도 하고말 ‘악의무리’라는 편견에서 이런 음모가 나오게 된다. 허나 편견은 ‘엉뚱한 분석’을 낳고 ‘엉뚱한 분석’은 ‘엉뚱한 결론’을 낳게된다. 

 

 그 대표적인게 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그 당시 집권세력이 소위 북풍공작같은 어떤 음모를 펼쳤을것이라는식의 음모론이다. 허나 막상 당시의 정세를 다시 살펴보면 이런 ‘북풍공작 음모론’이 얼마나 그 당시 정치상황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엉뚱한 결론인지를 깨닫게 된다. 솔직히 그 당시 집권세력이 직선제를 받아들이는 ‘6.29 선언’을 결단한 것은 나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직선제로 대선을 치르면 소위 ‘양김’이라 불리는 두 야당지도자는 분열할것이 뻔하고 게다가 당시는 언론이나 재벌,검찰,공무원사회 같은 사회 주류세력이 정권에 무척이나 우호적이었던 시절이었다. (* 바로 그 시절 언론이나 검찰등이 군사정권과 한통속으로 움직였다는점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소위 ‘언론개혁’이니 ‘검찰개혁’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는 것 아닌가.) 게다가 정말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당시엔 70-80년대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형성된 ‘보수중산층’이란게 있었다. 이들은 글자그대로 먹고살만한 계층이고 따라서 사회가 너무 지나치게 변혁의 길로 가서 혼란이 오는것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는 그게 당시 ‘보수중산층’의 정서였다. 따라서 (1) 야당은 분열할게 뻔하고 (2) 언론,검찰등 주변환경이 우호적이고 (3) 여기에 보수안정층에게 ‘국정안정론’으로 호소하면 충분히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는게 당시 집권세력의 대선판세 분석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당시 10월 정도에 이미 여당 후보가 분열한 양김후보를 무난히 따돌리고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있었다. - 당시엔 여론조사 공표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었으나 주요 정당에는 다 여론조사 결과가 자료로 보고되었을 것이다. - 이미 충분히 승산있는 판세라는게 결론이 났는데 뭐하러 무리수를 둬서 심지어 북한하고까지 손잡고 소위 ‘북풍공작’ 같은 것을 벌이겠는가. 대선을 앞두고 집권세력이 정권연장을 위해 북풍공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정치권 판세를 모르는 정세분석의 오류에서 나오는 엉뚱한 결론인지가 이와같이 입증되는 것이다. 

 

 따지고보면 2010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음모론도 마찬가지다. 물론 결론적으로 ‘여론조사 대참사’가 벌어진 2010년 지방선거이긴 했지만 여하튼 선거직전까지 대다수 지역에서 여당후보가 야당후보를 무난히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던 선거였다. 충분히 지방선거에서 이길수 있는 판세가 나오고 있는데 ‘북풍공작’ 같은 바보짓을 꾸밀 이유가 있는가. 만약 지고있는 정파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어떤 음모나 조작같은 것을 벌인다면 그건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다. 허나 충분히 이길수 있는 정파가 그런 음모나 조작같은 것을 꾸며 얻을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뭐가 있겠는가. ‘북풍공작 음모론’의 상당수가 알고보면 ‘정치적 편견’에서 나온 ‘정세분석 오류’고 엉뚱한 분석이 결국 ‘엉뚱한 결론’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이런 음모론들의 실체다. - 따지고보면 ‘5.18 광수’ 같은 이야기가 자꾸 떠도는것도 ‘정치적 편견’이 만든 ‘엉뚱한 결론’에 해당되는 사례다. 

 

 드라마나 영화에선 흔히 보수적인 어른이나 이른바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이들이 탈북자를 북한에서 왔다고 싫어하거나 기피하는것처럼 묘사한다. 허나 실제로는 가령 80년대 후반 동구권 유학생들의 수기만 읽어봐도 실향민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가 유학생 출신 탈북자들을 북에 두고온 친척을 보는 기분이라며 종종 초대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하셨다는 경험담 어렵지 않게 접해볼수 있다. - 심지어 탈북자의 한국행을 돕는 민간단체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준 이들도 대개 반공 보수 기독교단의 어르신들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선 정보기관이 탈북자를 이용해먹거나 심지어 고문,살해까지 하는 내용이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이만갑이나 모클에 단골로 출연하던 탈북여성들이 하나원은 물론 조사기관인 대성공사에서의 경험담을 말하던때에도 ‘그곳에서 날 조사하던 정보기관 요원 아무개 오빠 진짜 잘생기고 근사하고 우리한테 엄청 잘해주고 챙겨줬었다’ 하는식으로 말하는거 요즘은 탈북여성들이 자체제작하는 유튜브 방송에서조차 어렵지 않게 접할수 있는 증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탈북자나 정보기관에 대해 저런식으로 묘사하는 것 자체가 드라마나 영화 제작진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취재나 자료조사도 안하고 순전히 ‘자신들만의 상상’으로만 드라마에서 정보기관이나 탈북자를 묘사하는지 알 수 있는 충분한 증거다. 

 

 우리는 흔히 ‘표현의 자유’를 말한다.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에서야 맞는 이야기지만 표현의 무한정 자유의 허용이 과연 어떤 특정한 계층이나 기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낳았을때도 우린 이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 방치해도 되는걸까 ?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은 심지어 중학교 사회시간때부터 배우게 되는 상식이다. 우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만악 ‘5.18 광수’를 밑바탕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제작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 그때도 이 글을 읽는 귀하는 표현의 ‘무한정 자유’를 인정할수 있을까 ? (* 사실 5.18 광수는 워낙 그 스케일 자체가 방대(?)햇 드라마나 영화 소재로 삼기 쉽지 않은게 진짜이긴 하지만...-.-)  

 

 

 


덧글

  • 2022/02/04 12:0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2/02/04 17: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광주폭동론 2022/02/04 23:29 # 답글

    이념 경쟁은 이제 승부가 났으니 애써 탈북자들을 데려올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주로 기독교인들이 포교의 목적으로 데려오는 듯한데 의도가 불순하죠.
    탈북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경제제재를 풀어주어야 하고 경제제재를 풀어주자면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비핵화가 이루어지려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합니다.
  • 냥이 2022/02/05 11:12 # 답글

    이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02656#home )만 보더라도 진보계열이 불편해 하죠.
  • 훼드라 2022/02/06 04:00 #

    맞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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