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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강예빈 (프리스틴 레나) (7)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 아니, 근데 얘가 보자보자하니까 정말...당장 떨어지지 못해 ? 이게 대체 점점 뭐 

  하는짓이야 ? ” 

 종원은 불같이 화를내며 자신에게 안겨드는 혜진을 거세게 밀쳐냈다. 그 바람에 저만치 나동그라지는 혜진. 허나 혜진은 여전히 종원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고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종원은 그래서 그 가슴을 손으로 두어번 쳐보기까지 한다. 한숨을 내쉬며 말을 건넨다. 

 “ 도대체 너 정말 나한테 왜 이래 ? 그리고 나 애초에 여자고 연애고 그런거 관심 

  없다고 몇 번을 말했니 ? 그런데 도대체 여기까지 찾아오면 어쩌자는거야 ? 그것도 

  졸업한지가 벌써 언젠데 이제와서...그것도 이 먼 서울까지 올라와서 이 난리를 치 

  니 ? 너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애길래 하는짓이 이렇게 갈수록 막장이야 ? ” 

 “ 저 여자 도대체 누구야 ? 오빠 집에서 같이 사는 저 여자 도대체 누구냐고 ? ” 

 종원의 말을 들을 생각이 있는것인지 없는것인지 예빈에 대한 정체부터 묻는 혜진. 헌데 막상 혜진이 이와같이 나오니 종원이 다시금 난감해진다. 사실 민정이야 혜진이 종원을 단념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거짓말을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아무리 그렇기로 종원조차도 어쨌거나 자신의 새어머니고 아버지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두고 ‘저 여자가 내 아내다’ 이렇게 말할수야 없는 일 아닌가. 사실 그 진위여부도 그렇지만 대학때는 그렇게 여자고 연애고 관심없다는 식으로 말하던 종원이 졸업한지 불과 반년만에 그 사이에 여자가 생겨 결혼을 하고 심지어 그 여자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가졌다는것도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사실을 그대로 밝히기도 난감하거니와 오히려 그렇다면 그건 혜진한테 종원이 결혼을 아직 안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가. 그러니 만약 그래서 혜진이 더 필사적으로 자신에게 들러붙으면 어찌하나. 그걸 생각하니 종원으로서도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한편 예빈은 막상 ‘두 사람끼리 해결하라’고서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리긴 했지만 자신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궁금해서라도 방문을 살짝 열고 혜진과 종원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헌데 보아하니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쯤에서 종원을 지원사격해줘야겠다는 다급함에 바로 방에서 뛰쳐나온다. 그리고 혜진에게 이렇게 말한다. 

 “ 이봐요 !!! 이 사람 내 남편이에요. 근데 내 남편한테 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되 

  는 행동이에요 ? 게다가 나 지금 임신 초창기라 신경도 많이 예민해요. 그러니 제 

  발 여기서 나가줘요 당장 !!! 어서 빨리 !!! 경찰을 부르기전에 !!! ” 

 “ 어엇... ??? ” 

 사실 조금전 방으로 들어가기전에도 예빈이 마치 자신이 종원의 아내라도 되는듯한 연기를 해주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예빈이 자신을 도와주리라곤 생각 못했던것일까.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어차피 지금이 그걸 따질 상황은 못된다. 일단 맞장구를 쳐주듯 혜진에게 이와같이 나온다. 

 “ 어서 내 집에서 나가거라. 내 집에서 자꾸 이러는 행동 나 더는 용납못한다. 그리 

  고 나 너한테 아무런 관심 없다구 분명히 말했어. 그러니 어서 내 집에서 나가. ” 

 “ 엉엉~~~!!! 말도 안돼. 언제는 여자고 연애고 관심 없다면서...어떻게 그 사이에 여 

  자도 생기고 아이도 생기고 그럴수가 있어. 이게 대체 말이 되는소리야 ? 어떻게  

  대학때는 나한테도 관심없고 연애에도 관심없다고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 어떻게 그 

  사이에 여자가 생길수가 있냐구 !!! 도대체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수가 있어. 어어 

  어엉~~~!!! ” 

 혜진은 여전히 이 상황이 믿겨지지가 않고 그래서 더더욱 속상하고 서럽고 억울하고 분한 듯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한편 종원은 더는 안되겠다는 듯 바로 민정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혜진을 데리고 가라는 의도이긴 하지만 너무 밤늦은 시간에 민정과 미숙을 여기까지 오라고 하기도 그래서 일단 어색한대로 혜진을 하룻밤이라도 여기서 자게하고 민정과 미숙에게 내일 아침이라도 와서 혜진을 데리고 가라고 말을 전했다 예빈이 혜진에게 이렇게 말한다. 

 “ 이것봐요. 정말 우리가 마음씨가 좋아서 이러는줄이나 알아. 아무리 그래도 당신 

  대학 선배인지 뭔지 하는 그 사람들에게...이 밤중에 여기까지 오라고 하기가 그래 

  서 내일 아침 일찍에라도 와서 데리고 가라고 한거니까...여기서 말썽 부리지말고  

  조용히 자고 내일 아침 떠나. 무슨말인지 알았어 ? 정말이지 무단침입으로 고소하 

  지 않은걸 다행인줄이나 알아. ” 

 “ ...... ” 

 “ 그리고 설마 그런일이야 없겠지만 내 집의 물건 손하나라도 까딱했다간 그땐 알 

  아서해. 무단침입에 그땐 기물파손죄까지 덮어쓰는 수가 있어. 그러니 내 집에 있 

  는 물건 내 허락없이 아무것도 함부로 손대지 말라구. ” 

 그렇게 말하고는 이불이라도 하나 대충 가져다줘서 거실 소파에 누워서 그걸 덮고 혜진이 자도록 배려해주었다. 혜진도 그쯤되니 좀 풀이 죽었는지 더 이상 어떤 반항도 무슨 말도 하진 않고 있다. 다만 이대로는 분해서 잠을 못이루겠는지 어떤 기물도 손하나 까딱하지 말라는 예빈의 엄명이 이미 있었음에도 종원에게 부탁해서 술이라도 한병 가져다 달라고 했다. 하는수없이 종원이 거실 진열대에 있는 양주 한병을 꺼내서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헤진은 그것을 벌컥벌컥 마시고 잠이 들었다. 

 “ 종원씨...정말 죄송해요. 저흰 원래 어떻게든 혜진이를 잘 달래서 돌려보내려고 했 

  는데...일이 이렇게 될줄이야... ” 

 다음날 아침 일찍 민정이 친구 미숙까지 데리고 혜진을 데리러 왔다. 만약 혜진이 안 돌아간다고 반항이라도 할 경우 도와줄 여력이 필요해서라도 이래저래 미숙까지 데려오긴 했는데 이래저래 두 사람 다 놀라고 황당해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밀히 말해 민정이 혜진에게 종원의 집주소나 이런걸 가르쳐준적은 없다. 다만 민정이 혜진을 단념시키기 위해 ‘종원을 최근 보긴 했는데 결혼을 한 것 같더라’ 이런식의 거짓말을 한 것을 그 단서를 놓치지 않고 민정이 종원을 만나보았다는 재래시장까지 혜진이 직접 찾아온 것 아닌가. 그래서 시장을 보러 나온 종원을 발견하고는 그 뒤를 밟았던 것. 그러니 일이 이 지경까지 오리라곤 민정도 미숙도 예측을 못한터라 거듭 종원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고 혜진의 행동이 가면 갈수록 막장이 되는 모습도 선배가 된 입장에서 두고볼수만 없어 그녀들도 어느정도 화가 나 있었다. 그래서 간밤에 독한양주를 마셔서 이른아침까지 아직 곯아 떨어져있는 상태인 혜진을 깨우기까지 하면서 이렇게 다그친다. 

 “ 혜진이 너 당장 어서 일어나지 못해 !!! 도대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종원선배 집에 

  서 이게 대체 무슨 무례한 짓이야 ? 당장 일어나서 우리집으로 가자 !!! ” 

 엄밀히 말해 집은 아니고 혜진을 임시 머물게 해준 모텔방으로 가야겠지만 지금 중요한게 그런 것은 아니고 여하튼 혜진을 거듭 흔들어 깨워 정신을 차리게 한다. 사실 혜진 성격에 이대로 민정과 미숙이 무작정 혜진을 데리고 나가려 할 경우 한바탕 반항도 할법한데 간밤에 양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아직 술이 덜 깬 상태라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끌려나간다. 미숙이 어느덧 택시 한 대를 불러 그 차가 어느덧 집앞까지 와 있고 혜진은 술기운을 달래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민정과 미숙에게 이끌려 집을 나서게 된다. 민정과 미숙이 혜진을 태운 택시가 집밖 저만치로 사라지자 종원과 예빈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 괜찮으세요 새어머니 ? ” 

 혜진이 돌아가고나자 종원은 예빈의 안위부터 걱정되어 묻지 않을수가 없었다. 다른건 몰라도 예빈이 현재 아직 임신 초창기로 태아와 임산부의 안정이 중요한때인것만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 헌데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도안되는 소동을 겪었으니 그 정신적 스트레스와 충격이 어땠겠는가. 따라서 더더욱 걱정되어서라도 묻지 않을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종원 입장에서 예빈에게 죄송한 마음과 함께 고맙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예빈이 나름 기지를 발휘해 마치 자신이 종원의 아내라도 되는양 연기를 해준 것이 혜진이 어느정도 상황을 단념하게 만들어 돌아갈수 있도록 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친것만은 사실 아닌가. 무엇보다 예빈이 그런 기지를 발휘한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상식적으로도 아무리 피치못할 사정이 있기로 그리고 젊고 나이가 많고를 떠나서 새어머니보고 자기 아내 행세를 해달라는게 어디 가당키나 하고 할 수 있는 부탁이나 될 수 있는 일이던가. 만약 예빈이 종원의 가짜아내 행세를 하지 않아서 혜진이 종원이 결혼을 했다는게 거짓말인 것을 알고 더 끈질기게 들러붙었더라면 상황은 또 얼마나 복잡하게 전개되었을것인가. 그래서 이래저래 예빈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수 없는 종원. 이렇게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 근데 진짜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하셨어요 ? ” 

 그제서야 예빈도 간밤에 자신이 대체 무슨짓을 저지른것인가 하는 자각이 된 것일까. 아무리 급한 상황에서 나온 임기응변이었기로 어제 자신의 언행을 생각하니 예빈도 괜시리 씁쓸하고 묘한 미소가 지어진다. 무엇보다 말로만 듣던 종원이 대학때 그를 짝사랑하며 끈질기고 귀찮도록 쫒아다녔다는 혜진이란 여자를 자신도 직접 만나본 것이라 그 1년여동안 종원의 심정과 처지가 어땠을지 그걸 생각하니 예빈도 종원의 처지가 한층 더 이해가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예빈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많이 힘드셨겠어요. 도대체 어쩌다 그런 여자와 엮여서...얼마나 대학생활이 힘드 

  셨겠어요 ? ” 

 다만 처음 혜진에 대해 종원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종원이 그냥 단순하게 ‘못생겼다’고 말해 혜진이 싫고 마음에 들지 않은 이유가 그것 때문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허나 막상 그렇게 직접 만나보게 된 혜진은 막연하게 상상했던 같은 그런 비호감의 외모는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얼굴은 좀 큰 편이었고 이목구비가 좀 균형되게 잡혀있지 않다고나 할까. 뭔가 좀 한쪽으로 쏠린 느낌도 들고. 굳이 남자입장에서 선자리나 소개팅자리에서 마주하게 된 그런 여자같은 상황의 상상까진 아니더라도 가령 대학 선배의 입장에서 처음 만나보게된 신입생 여자애였다면 ‘좀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긴 여자애가 하나 우리학교에 들어왔네’ 그 정도 생각은 했을법한 그 정도 수준의 외모를 가진 것이 한혜진이란 여자였다. ‘못생겼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어도 확실히 미인에선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그 정도 수준의 외모. 그게 한혜진이었다. 물론 사람을 외모만 보고 평가할수야 없는 일이지만 사람 됨됨이가 어떤지는 이미 지난 하룻밤동안 예빈도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경험한 터 아닌가. 아무리 짝사랑하는 남자가 자기 마음을 안 받아줘 몸이 달아오를대로 안달난 그런 여자라 할지라도 너무 상식밖이기만 했던 지난밤의 혜진의 언행. 솔직히 예빈의 입장에서도 생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하룻밤이었다. 임산부이기도 한 예빈은 그래서인지 자신의 아랫배를 한번 어루만져보며 고개를 잠시 절레절레 흔들어본다. 

 “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돼요 새어머니. ” 

 종원의 대학생활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예빈의 말에 대한 종원의 대꾸다. 그녀의 손을 한번 살짝 잡아보면서 종원의 말이 이어진다. 

 “ 그래봤자 한 1년여 정도의 시간이었는데요 뭐. 사실 군대가기전 대학 1,2학년은  

  그런대로 무난하게 보냈고 – 게다가 그땐 혜진이는 입학도 하기 전이고 – 그리고 

  군대 갔다와서 3,4학년도 큰 탈 없이 그런대로 무난히 지나가겠다 생각했는데...하 

  필 3학년 거의 끝나갈 무렵에 그런 여자애와 엮이게 되어가지고... ” 

 그리고 그런 혜진으로 인해 한 1년여 진저리가 나는 시간을 보냈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딱히 거처를 마련할곳도 없고 해서 이미 젊은 여자와 재혼한 상태인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들어와 살게된 종원이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와 젊은 새어머니 예빈과 함께 살게된지 얼마되지 않은때 ‘여자친구나 애인이 없느냐 ?’며 아버지 기석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장래가 걱정되어 한 물음에 ‘관심없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종원.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여하튼 종원이 여자나 연애에 관심이 없는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런 끈질긴 스토커같은 여자애를 피해 달아나다시피 서울로 올라온 상태에서 나온 종원의 답이 그와같았음을 생각하면 종원의 마음고생도 그동안 어땠을까 그걸 생각하니 예빈 입장에서도 종원이 딱하고 애처로와보이기까지 하다. 그래서일까. 예빈이 종원의 양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어보며 이렇게 말한다.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젠... ” 

 “ ??? ” 

 “ 제가 종원씨를 지켜드릴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셨죠 ? ” 

 무슨 의미인지 이렇게 내뱉은 예빈. 종원이 말없이 그런 예빈을 바라본다. 

 한편 그때 혜진은 민정과 미숙에게 이끌려 그녀들이 마련해준 혜진의 임시 거처인 모텔방으로 돌아와있었다. 술은 그래도 이제 그 사이 거의다 깬듯한데 다만 이렇게 허망하게 종원의 집에서 나와 모텔방으로 돌아온 것이 너무 허망하고 분한지 혜진은 한바탕 서럽게 울고만 있었다. 허나 혜진의 서러움을 그냥 무작정 받아주고만 있을 상황도 아니라 민정도 미숙도 번갈아가며 그녀를 나무라는 말을 한마디씩 한다. 

 “ 도대체 너 어쩌자구 자꾸 이렇게 사고를 치니 ? 도대체 거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가. 찾아가기를 ? ” 

 나무라는 두 사람을 혜진은 노려본다. 언니들도 내 마음을 이해 못해주느냐는듯한 사뭇 그런 원망의 의미가 담긴 눈빛이다. 민정은 자신의 가슴까지 쳐가며 혜진을 책망한다. 

 “ 내가...(종원선배와 마주쳤던) 재래시장 이야길 언급한거 자체를 지금 후회하는 중 

  이야. 아니, 도대체 아무리 그렇기로 그걸 다 알아내서 거기까지 찾아가니 ? 도대 

  체 이게 말이 되는짓이야 ? ” 

 무엇보다 종원이나 민정,미숙등은 원래 서울 출신이지만 혜진은 경남지역에서 나고 자라 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닌것이기 때문에 대학생이 될 때까지 서울에 와본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여학생이다. 헌데 그런 여대생 혜진이 생전 처음 와본 서울길에서 그런 무모한짓까지 저지르다니. - 물론 요즘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지도찾기 기능등으로 작정하고 어느 특정 위치를 알아내려 하면 알아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 사실 애초에 서울 지리를 잘 알지도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무조건 임미숙 선배를 찾아가 일시적으로 그녀의 집에 의탁하려 했던 혜진임을 생각해보면 이번에 벌인일이 정말 엄청난 일이고 게다가 그녀의 집요함과 집념에 혀를 내두를 지경인 일이 아닌가. 여하튼 민정과 미숙은 혜진의 일을 더 이상 이런식으로 방치해둘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혜진을 타이르며 설득하려 든다. 

 “ 혜진아...그리고...거듭 말하지만 이제 그만 종원선배는 잊어버려. 거듭 말하지만 

  ...세상에 남자는 많고 얼마든지 좋은 남자 만날 기회는 있어. 그러니 이제 그만 

  종원선배는 잊으라구. ” 

 원론적으로야 맞는 말이지만 한번 짝사랑의 늪에 빠진이가 거기서 헤어나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야말로 벗어날려고 발버둥치면 더더욱 수렁으로 빨려드는 늪이나 뻘같은 그런 감정의 공간 같다고나 할까. 그것도 철없는 어린나이에 빠진 짝사랑의 감정이라면 그 상태는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그 사람 아니면 이 세상이 모두 끝나버릴것만 같은 그런 절망스러운 감정. 그런 수렁에 빠진 철없는 여대생을 어떻게 하면 헤어나게 만들 수 있을까. 그걸 생각하니 민정도 미숙도 그저 눈앞이 캄캄한 지경이다. 

 “ 그리고 너도 가봤으니 알거아냐 ? 종원선배 이미 결혼했어. 유부남이라고 !!! 너 

  유부남을 사랑하는거 불륜이야. 아직 그거 몰라 ? 종원선배 이미 결혼한거 알면 

  서도 계속 이러면 어떡하냐구 !!! ” 

 헌데 적어도 그것은 민정이 혜진이 종원을 단념시키게 만들기 위해 만든 거짓말이 아닌가. 게다가 미숙은 몰라도 민정은 종원이 직접 말해줘서 그 예빈이란 젊은 여자와 종원과의 관계를 이미 알고있는 여자다. 헌데 그런 상태에서 혜진을 단념시키기 위해 이런식으로 종원과 예빈이 마치 진짜 부부사이라도 되는양 기정사실화시키는 말을 하자니 민정도 좀 마음속이 복잡해진다. 혜진은 민정의 말마저 믿을수가 없다는 듯 마치 마지막 희망의 끈이라도 놓치 않으려는 심정으로 미숙에게도 묻는다. 

 “ 언니, 정말 사실이에요 ? 정말 종원오빠 결혼한거에요 ? 그럼 제가 그 집에서 본 

  그 젊은 여자가 진짜 종원선배 부인이냐구요 ? ”  

 “ 나...난 아무것도 몰라. 그리고 민정이가 아무렴 너한테 거짓말 하겠어. 그러니 민 

  정이가 한 말이면 다 사실이겠지 뭐. ” 

 미숙이야 이미 민정으로부터 언질을 받았을터이고 그래서 적당히 이렇게 말을 맞춰주는 상황. 그래서 혜진은 더더욱 분하고 서러워 한바탕 뜨거운 울음을 터트린다. 정말 이대로 종원선배를 단념해야 하는것인가, 포기해야하는것인가. 그 생각을 하니 너무 절망스럽고 눈앞이 캄캄해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것만 같은 그런 기분을 느낀다. 혜진은 지금 절망의 감정 그 극한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혜진을 잘 설득하고 타일러서 집으로 돌려보내던가 해야할일이기에 민정과 미숙은 그렇게 다시 혜진을 잘 타일러보기로 했다. 간밤에 종원의 집에서 이미 그 지경이 되도록 술을 마신 혜진이지 술을 더 먹일수도 없고 속이라도 달랠 간단한 인스턴트 국이라도 사오고 시원한 음료수와 함께 들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 혜진아... ” 

 참 보면 볼수록 딱해보이는 듯 민정이 혜진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본다.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지금 이런말 너한테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을거란거 잘 알지만...니 인생에서 중요 

  한게 무엇인지 그걸 생각해봐. 그러면 사랑이니 남자니 그런거 인생에서 별거 아니 

  라는거 머잖아 깨닫게 될거야. ” 

 ‘여자는 시집이나 잘 가면 그만’ 이라는 식의 인식이 통상적이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여하튼 요즘은 여자들도 다 자신들만의 인생의 꿈이나 목표 같은게 있을 것 아닌가. 그러니 그런식으로라도 첫사랑 혹은 짝사랑의 상처를 잊도록 노력해보라는 식으로 유도할 생각인듯한 민정과 미숙. 이번엔 미숙이 민정을 거든다. 

 “ 그리고 다른건 몰라도 학교는 졸업하고 봐야할거 아냐. 세상에 아무리 그렇기로 

  이렇게 학교까지 땡까고 서울까지 올라와서 이런짓을 벌인다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나 되는 소리냐구 ? 우선 학교는 졸업하고 봐야될거아냐. ” 

 허나 미숙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것인지 아니면 나름 그 부분(학업)은 이미 체념을 한 상태라서인지 혜진은 사뭇 항변이라도 하듯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제가 무슨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도 되는줄 아세요 ? 어쨌든 대학생인데... ” 

 “ 대학생이면 대체 뭐가 다른건데 ? 아니 뭐...중학생,고등학생때는 대학가기위해 열 

  심히 공부해야 하는때니까 수업 땡까면 안되는거고...대학땐 수업 땡까고 판판이 놀 

  아도 되는건줄 알았어 ? 대체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해 ? 대학생은 공부 안해도 되 

  는걸로 알았던거야 너 여태 ? ” 

 행여 진짜 혜진의 지금까지 사고방식이 그와같았던 것 아닌가 해서 더더욱 염려되어 민정이 당치않은 소리라는 듯 노기까지 띠며 언성을 높이고 이번엔 미숙이 다시금 좋은말로 타일러보려 한다. 둘이 서로 애초부터 의도하고 작전을 짠것도 아닐텐데 그야말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환상의 궁합조처럼 죽이 척척 잘 맞는 그런 분위기다. 그야말로 강온(强溫) 양면의 전략을 번갈아 구상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미숙의 말이 이어진다. 

 “ 학업이 되었든...정 대학공부가 내키지 않거든 차라리 다른일을 찾아보든 여하튼  

  네가 열중할수 있을만한 다른 뭔가를 찾아보라는 소리야 우리 이야기는...무슨말 

  인지 알겠어 ? ” 

 “ 그래 그건 미숙이 말이 맞아. 정말이지 첫사랑이나 짝사랑의 상처는...뭐 흔히 시 

  간이 약이란 말도 있지만 솔직히 그건 거짓말이고...뭔가 다른일에 열중할 때 자연 

  스럽게 그걸 잊게되더라. 공부에 전념하든 어떤 일에 미치든...그러니 니가 열중할 

  수 있을만한 다른 것을 찾아보라고. 종원선배를 잠시만이라도 잊고 니 몸과 마음 

  을 다 바칠수 있을만한 뭔가를 찾아보란말야. ” 

 아직은 ‘종원을 잊으라’는 식으로만 설득하고 있는 민정과 미숙 두 선배의 말이 내키지 않는것일까. 혜진은 풀죽은 표정으로 여전히 대꾸가 없고 그런 혜진을 바라보며 미숙의 안타까운 음성이 다시 이어진다. 

 “ 그게...살면서 생각해보니 진짜 그렇더라구. 사람은 진짜 뭔가 힘든 육체적 노동을 

  하든...꼭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뭔가 일이든 공부든...그런거에 한참 열심을 바칠 

  때 그때 다른 잡념이나 이런게 싹 없어지는거더라. 방구석에서 혼자 끙끙앓으며 고 

  생해봤자 온갖 번뇌망상밖에 안 생겨. 쓸데없는 잡생각만 계속 드는거라니까. 그러 

  니 차라리 니 몸과 마음과 열정을 다 바쳐 할수 있을만한 그런걸 찾으면서 종원선 

  배를 잊어보도록 하란말야. 그럼 언젠가 깨닫게 될거야. 내가 정말 내 인생에서 별 

  것도 아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종원 그 사람 때문에 괜히 한때 헛된생각을 했었 

  구나. 쓸데없는 짓까지 벌였구나. 그걸 깨달으면서 그땐 오히려 지금 이러던 시간 

  들이 되려 부끄러운 기억이 되버릴거야. 그러니 부디 니 몸과 마음과 열정을 다 바 

  칠수 있는 그런 뭔가를 찾아보도록 하란말야. ” 

 헌데 그래봤자 겨우 2년정도 선배인 민정이나 미숙이 마치 인생의 모든 것을 다 통찰한 사람인마냥 이런식의 충고를 한다는 것은 좀 우습긴 하다. 어떻게보면 민정이나 미숙은 벌써 그런 사랑의 홍역이나 열병같은 것은 다 진작에 앓아보았고 이미 극복한 것 같은 모양새마저 되는것이고. 여하튼 민정과 미숙은 아끼던 후배 혜진이 이런식으로 망가지는 것은 더는 볼수 없다는 생각에 이런식으로 설득을 하고있는 것이다. 

 “ 그...가끔 TV 토크쇼 같은데 나와서 이야기하는 연예인들도 그런말 하잖아. 실 

  연의 상처를...차라리 노래부르면서 가수일 하면서 잊었다던가 연기에 전념하면 

  서 그 상처를 극복할수 있었다던가...그게 다 따지고보니 그런 이야기들이더라구. 

  사실 그 사람들도 다 우리와 비슷한 연배인 20대 초,중반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 

  긴 하지만 그 사람들도 다 그런식으로 한때 알았던 첫사랑이나 짝사랑의 홍역이 

  나 열병을 극복할수 있었다는 이야기인거야. 그러니 너도 그런 방향으로 이종원 

  선배를 잊도록 해봐. ” 

 “ 또 그런 이야기도 있잖아. 신앙의 힘으로 사랑의 상처를 극복할수 있었다던가... 

  뭐 우리야 종교문제 같은건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지만...가만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도 결국 그 이야기들이더라구. 무슨 봉사활동을 하든 종교동아리나 써클 

  같은데서 활동을 하든...그렇게 그 사람들도 뭔가 자신이 열정을 다해 혼신을 바 

  칠수 있는 뭔가를 찾아서 그렇게 사랑이나 실연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할수 있었 

  다는 이야기가 되는거야. 언니들 말 이제 무슨말인지 알겠지 ? 그러니 이제 그만 

  종원선배는 잊고 너만의 인생을 찾아갈 방도를 생각해보도록 해. ” 

 민정과 미숙의 이와같은 설득이 혜진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허나 혜진의 입장에서도 종원의 문제와는 별개로 너무 서울에서 장기간 머물며 이렇게 자신에게 잘해주는 민정선배와 미숙선배에게 폐는 끼칠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일까. 이만 학교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집도 원래 경남쪽이지만 여하튼 이래저래 원래 살고 학교도 있던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혜진. 다음날 결국 짐을 챙겨 모텔방을 나섰다. 

 “ 혜진아... ” 

 이래저래 안심이 안 돼서 혜진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는 모습까지는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이는것인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월차까지 내서 민정과 미숙은 혜진을 배웅하러 나왔다. 기차역 앞에서 두 사람은 혜진에게 다시금 다짐을 받으려 한다. 

 “ 너 우리랑 분명히 약속했다. 첫 번째 남은 대학과정 다 마칠 것 그리고 둘째로 이 

  종원 선배는 그만 잊고 너만의 열중할수 있는 다른 일을 찾거나 다른 새로운 인생 

  을 찾아가 보도록 할 것. 우리랑 분명히 약속한거야. ” 

 “ ...네...알겠어요. ” 

 마지못해 대답을 하는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워낙 풀죽은 목소리라 영 미덥지 못한것일까. 미숙이 한마디 거든다. 

 “ 우리가 선배언니가 아니라 신이라고 생각하고 그 앞에서 맹세하듯 약속해. 분명히 

  약속한거지. 첫째 돌아가서 나머지 대학과정 모두 마칠 것, 두 번째로는 공부가 되 

  었든 일이 되었든 다른 열중할만한 무언가를 찾아서 거기에 니 혼신을 다 바치면서 

  그런식으로 이종원 선배는 잊도록 할거. 그렇게 약속하는거야. 우리가 신이라고 생 

  각하고 우리가 보는앞에서 맹세해. 어서 !!! ” 

 민정이든 미숙이든 – 따지고보면 혜진까지도 – 종교문제엔 별 관심없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런 코스프레도 가능할 것 같다. 여하튼 인간에겐 누구나 한번쯤 살아가면서 – 가령 소위 멘토라던가 – 자신에게 의지가 되는 인생의 선배나 스승이나 그런 존재를 한번쯤은 갖게되기 마련이다. 어찌보면 혜진에게 지금 민정선배나 미숙선배는 그런 존재나 다름없을 터인데, 그러니 그런 민정이나 미숙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다짐과 약속을 꼭 지킬 것. 첫 번째, 남은 대학과정 마저 밟고 두 번째로는 자신만의 열중할 뭔가를 찾아 그러면서 이종원을 잊도록 할 것. 그런 다짐을 – 마치 자신들의 입장을 신에 대입까지 하면서 - 받아두려는 것이다. 그만큼 그냥 적당한 말로만 돌려보냈다가는 혜진이 또 무슨짓을 저지를지 몰라 안심이 안 돼 불안한것일수도 있고. 민정과 미숙은 자신들이 직접 구매해준 기차표까지 혜진에게 직접 쥐어주며 그렇게 혜진을 돌려보냈다.  

 “ 불쌍한 혜진아. 기운내서 잘 지내야돼 부디. ” 

 그리고 이래저래 혜진이 안타깝고 안쓰러워서 번갈아 그녀를 한번씩 안아주기까지 하는 미숙과 민정. 선배들의 그런 마음씀에 새삼 혜진이 감격 눈물이 왈칵 솟구치기까지 한다. 그렇게 두 선배의 배웅을 받으며 혜진은 개찰구로 향하고 있었다. 

 



 시간이 좀 더 흘렀다. 대충 시간의 흐름을 말하자면 종원은 대학을 졸업한후 한두달 정도는 마땅한 거처가 없어 여기저기 좀 떠돌아 다니다가 결국 아버지가 젊은 새어머니와 살고있는 집으로 돌아온게 5월쯤의 일이고 그로부터 석달쯤 지난 8월에 종원의 아버지 기석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예빈이 자신의 임신사실을 안게 한달여 정도의 시간이 지난 10월 초쯤의 일.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혜진이 서울로 올라와 그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것이다.
 

 그리고 대략 두달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어느덧 연말인 12월. 예빈은 어느덧 임신 4-5개월 정도의 상태. 아직 배가 확연히 불러오거나 할 때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안정을 취해야 하는 시기임이 맞다. 종원이 그런 예빈과 차라도 한잔 나누며 연말 정취를 만끽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몸은 좀 어떠세요 ? ” 

 “ 종원씨가 염려해주신 덕분에 그런대로 괜찮아요. ” 

 여하튼 생각보다 종원은 참 괜찮고 자상한 남자라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라고나 할까.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예빈이 잠시 종원을 바라본다. 허나 한편으로는 걱정되고 우려되는 면도 없지는 않아 예빈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 

 “ 근데 종원씨. ” 

 “ 네, 새어머니. ” 

 차분한 음성으로 예빈을 새어머니라 부르고 있는 종원. 사실 두달전 혜진이 집까지 쳐들어와 그 난리를 쳤을때는 두 사람이 일시적으로나마 부부행세를 하지도 않았던가. 찰거머리 같은 스토커 혜진을 떼어내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긴 했지만 새삼 그때의 일을 상기해보면 지금 이렇게 예빈을 꼬박꼬박 ‘새어머니’라고 부르는 종원의 모습. 괜시리 우습고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예빈의 말이 이어진다. 

 “ 우리 그런데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는거에요 ? ” 

 “ 뭐...그래야겠죠. ” 

 어쨌거나 예빈이나 종원이나 이 집을 나간다고 딱히 갈곳이 있거나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처지. 허나 여하튼 예빈에겐 남편이고 종원에겐 아버지였던 이기석이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는 상태에서 임신을 한 젊은 새어머니 예빈과 종원이 이렇게 함께 산다는 것. 좀 어색하다면 어색하고 남들이 볼 때 오해할수도 있는 그런 모습이기도 하다. 허나 기왕 이렇게 함께 살기로 한 이상 다른 대안이 없으면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듯 종원이 예빈의 손을 잡아보며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새어머니. ” 

 “ ??? ” 

 “ 어쨌든 아버지와 결혼하셨던 분이고 이렇게 아이까지 생긴분인데...그런 새어머니 

  를 야멸차게 쫒아내거나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 

 “ ...... ” 

 “ 제가 힘 닫는데까지는 앞으로도 계속 쭉 곁에서 새어머니를 지켜드릴께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새어머니. ” 

 적어도 종원의 예빈을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은 진심인 것 같아 예빈이 새삼 감격 눈물까지 솟구친다. 종원이 그런 예빈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런 예빈을 자신도 모르게 한번 살짝 안아보는 종원. 그런대로 훈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원은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일단 혜진의 두 대학선배중 고민정은 아니고 임미숙이었다. 민정이나 미숙이나 어쨌든 대학시절 그와같은 인연 때문에 종원의 연락처는 알고 있었지만 혜진과 관련된 문제가 아닌 다음에는 이들의 사이는 그리 딱히 전화할만한 용건이나 이유는 없는 사이다. 그래서 다소 뜻밖에 받게된 종원의 전화. 미숙은 일단 망설이고 있었다. 

 “ 저어...이 말씀을 어떻게 전해드려야할지. ” 

 “ 왜 그러세요 미숙씨 ? 갑자기 무슨일이라도 있어요 ? ” 

 일단 종원은 궁금하고 의아한 가운데 묻고 있긴 하지만 뭐 별일이야 있겠냐 대충 그 정도의 심리상태다. 혹시 또 지난번처럼 혜진이 무작정 종원을 만나겠다고 서울로 올라와 난리를 치는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는한 혜진의 일이나 문제라면 자신이 관심가질 사안이 아니라는 태도와 입장인 종원의 모습. 헌데 미숙이 놀라운 사실을 전해준다. 

 “ 실은 저도 많이 충격을 받았는데...혜진이가 자살을 했대요. ” 

 “ 뭐...뭐라구요 ? ” 

 “ 저도 방금 혜진이 가족되는 분한테서 전화를 받고 많이 놀랐어요. 일단 저희는 아 

  직 믿겨지지 않아서...이래저래 확인도 해봐야할 것 같아서 내려가긴 하겠는데...종 

  원씨한테 그래도 소식은 전해드리는게 나을 것 같아서 알려드리는거에요. 죄송해요 

  종원씨. ” 

 어쨌든 민정과 미숙 입장에선 대학시절 아끼던 후배였고 따라서 그런 혜진에게 그런 변고가 발생했다면 모르는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확인을 하러 가든 문상을 하러가든 바로 내려갈 기세인듯한 두 여자. 다만 이 소식을 종원에게 전하는게 어떨지 몰라 좀 망설인 듯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난뒤에 차분하게 알려주는것보단 지금 바로 알려주는게 좋다는 판단을 한것인지. 어쩌면 그만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급히 전화를 한 것일수도 있고. 일단 미숙은 종원에게 굳이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도 이렇게 덧붙이긴 한다. 허나 종원도 마냥 모르는체 넋놓고 있을일은 아니라는듯한 태도를 이미 보이고 있다. 

 “ 부담스러우시면 종원씨는 문상까진 안 오셔도 돼요. 저희도...괜찮으니까요. 저야 

  뭐 바로 민정이랑 KTX 열차라도 타고 급히 내려갈 생각이지만... ” 

 허나 종원은 굳이 부담스러우면 안오셔도 된다는 것이 두 사람의 입장인 셈이다. 허나 이미 종원은 그 혜진의 빈소를 미숙에게 묻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직은 혜진의 자살소식이 믿겨지지 않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수 없어서라도 직접 내려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이 일을 굳이 예빈에게까지 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냥 대충 대학다닐 때 좀 알고 지내던 친구가 사고로 죽었다는식으로 둘러댔다. 그리고 종원도 바로 기차를 타고 경남으로 내려갔다. 

 빈소는 경남 OO시에서 그런대로 이름난 병원에 위치해 있었고 한편 혜진이 4남1녀중 막내딸로 늦둥이었다는 사실도 종원이 뒤늦게 알게 되었다. 병원에는 밤늦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민정과 미숙이 이미 도착해서 혜진에게 문상을 하고 상을 치르는 뒤치닥꺼리를 좀 도와주는 상태였고 그때쯤 종원이 도착했다. 사실 종원이야 혜진이만 알지 그 가족들에 대해선 아는바가 전혀 없는 상황. 빈소에 도착한 종원은 막상 검은 천이 드리워진 혜진의 영정사진을 보자 그제야 실감을 하는 듯 했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동안 혜진과의 인연이든 악연이든 일어났든 모든 일들이 한편의 영화 하이라이트처럼 스쳐지나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일단 차분한 마음으로 혜진의 영정사진앞에 절을 올렸다. 그리고 유가족들에게도 인사를 드렸다. 

 “ 저어...혜진이 대학 선배로 OO대 OO학과 OO학번이었단 이종원이라고 합니다. ” 

 여하튼 종원이야 혜진의 가족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혜진의 가족들도 종원을 지금까지 직접 만나보거나 한적은 없을터이니 누군지 잘 모를터. 그러니 어차피 자신을 소개하는게 예의일것이라 생각 그렇게 밝힌것인데 헌데 이종원이라고 이름을 밝히자 차분하게 인사를 받던 남자 유가족중 몇몇이 순간 눈에서 불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렇게 외친다. 

 “ 네...네X 이름이 이종원이라구 ? ” 

 종원 입장에선 혜진의 가족이야 혜진의 대학 선배든 동료든 대충 그쯤되는 남자가 소식을 듣고 문상을 온것이려니 그 정도로만 생각할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온 것이다. 종원이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제가 이종원이라고 혜진이 학교선배가 맞습니다만...’ 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다시 덧붙이기까지 했는데 유가족 몇몇이 그런 종원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주먹으로 종원을 후려쳤다. 

 “ 너...이종원 너 이 X 잘만났다 !!! 네가 어떻게 우리 혜진이한테 이럴수가 있어  

  !!! ” 

 “ 왜...왜이러세요 ? ” 

 종원으로선 영문을 알길없어 그저 황당하기만 하고 혜진의 유가족들은 그런 종원을 보면서 더더욱 열통이 터지기라도 하는 듯 종원의 멱살을 거세게 쥐고 흔들기까지 하고 주먹과 발길질로 몇 대를 더 후려치기까지 하며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 너 이 X 자식...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 !!! 이종원 네 X이 무슨 낯짝으로 

  여길...그래 우리 혜진이 신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밥은 목구멍으로 제대로 

  넘어가더냐 이 X만도 못한 자식아 !!! 이 천하의 더러운 자식 !!! 이 천하의 찢어 

  X여도 시원찮을 자식 !!! ” 

 “ 왜...왜 이러세요 도대체 ? ” 

 “ 뭐가 어쩌구 저째 ? 왜 이러냐구 ? 이 뻔뻔스러운 자식아 !!! 니가 뭔데 감히 우 

  리 혜진이를 농락해 !!! 니깢게 뭔데 감히 우리집을 우롱하느냐고 !!! 야 !!! 이 X 

  만도 못한 자식아...그래 네 X이 얼마나 잘난집에서 사는 X인지 몰라도 우리집도 

  절대 네X따위한테 함부로 우롱당해도 될만한 그런 집은 절대 아냐 !!! 근데 어디서 

  감히 너 따위가 우리 금쪽같은 혜진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 어디서 우리 혜진 

  이를 농락하려 들어 !!! 이 천하의 X만도 못한 자식아 !!!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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