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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강예빈 (프리스틴 레나) (6)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얼마후, 종원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화가 있었다. 다름아닌 종원보다는 세 살어린 대학시절 동급생 고민정의 전화다. 여하튼 민정과 미숙도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상태고, 또 둘 다 종원처럼 서울출신이라고 하니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든 뭘하든 그러고 살고 있을터. 그러다 어찌어찌해서 민정이 종원이 예빈과 재래시장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낸 모양인데, 종원 입장에서도 여하튼 해명할일은 해명해야겠기에 민정에게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만남자리. 뜻밖에 민정이 정중하게 사과를 건넨다. 

 “ 지난번엔 정말 죄송했어요. 제가 너무 경솔하게 굴었던 것 같아서... ” 

 “ 아...아니 저... ”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과를 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종원이 더 당혹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민정은 그녀대로 궁금한 것을 묻는다. 

 “ 근데...원래 그럼 사귀던 여자분이 있었던거에요 ? ” 

 우려했던대로 민정은 역시 그날 재래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예빈을 종원의 부인이라도 되는줄로 착각하고 있는 듯 했다. 허나 어쨌거나 대학시절엔 순전히 ‘여자고 연애고 그런데 관심없다’며 단지 그런 이유로 혜진과의 만남은 회피하고 거부했던 것 아닌가. 헌데 그런 종원이 만약 사귀는 여자가 따로 있었다면 친구가 되었든 그냥 동급생이 되었든 뒤늦게 사실을 알고 황당하거나 놀라긴 했을 것이다. 다만 민정이나 미숙 입장에서도 의아한 것은 아무리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라 하더라도 느낌에 그때(대학시절에) 종원이 따로 사귀는 여자가 있거나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한 2년정도 동급생으로 함께 학교를 다니고 강의를 듣다보면 사귀는 사람이 있건 없건 그런 정황 정도는 어느정도 눈치를 채지 않을수가 없게 되어있다. 헌데 민정이나 미숙의 느낌에 종원이 그때 혜진 이외에 다른 여자가 있었던 정황은 없었던것 같은데 그래서 더더욱 의아해져 민정이 이와같이 묻는다. 

 “ 그냥 궁금해서 여쭤보는거에요. 도대체 언제부터 만났고...결혼까지 하게되신건데 

  요. ” 

 여하튼 혜진이나 민정으로선 자신의 아끼는 후배 혜진과도 연관이 있는 문제니 구체적으로 안 물어볼수 없는 상황. 이래저래 답답하고 머릿속이 복잡하기까지 한 종원은 결국 모든걸 사실대로 밝히는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바른대로 말하기로 했다. 

 “ 실은 그날 민정씨가 만나본 그 여자분은... ” 

 “ ...... ” 

 “ 엄밀히 말해 제 아내는 아닙니다. 여자친구도 더더욱 아니구요. ” 

 “ 네 ? ” 

 이건 또 무슨소린가. 순간 황당해지는 민정. 그럼 자기 아내나 연인도 아닌 그런 여자와 마치 연인관계라도 되는양 – 그것도 대화내용으로 봐선 누가봐도 여자가 아이를 가진듯한 그런 눈치와 분위긴데 – 그러고 있었단말인가. 결국 종원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었고 민정으로서도 적잖이 놀라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 아...아니 그럼...그때 그 여자분이... ” 

 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재혼을 하셨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태에서 새어머니가 임신을 한 상태라 하는수없이 그런 새어머니와 현재 함께 살고있는 상태. 누가봐도 놀랍고 황당하지 않을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민정은 더욱 놀라고 기가막혀 하고 종원은 종원대로 설명을 좀 더 이어간다. 

 “ 사실 그날일로 새어머니도 저에게 많이 미안해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새어머니야  

  저한테...대학때 어떤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시니까...자신으로 인해 제가 마치 원래 

  알고 지내는 여자나 그런 사람한테 오해를 받은걸로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구요. 이 

  래저래 제 입장에서도 양쪽에 다 죄송한 일이 되어버렸네요. ” 

 “ 선배... ” 

 어쨌든 민정이나 미숙은 대학때도 자신보다 세 살많은 동급생이고 그러나 별로 친하지 않은 그런 사이였기에 종원을 여전히 ‘선배’라고 호칭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민정은 민정대로 종원을 잠시 딱하다는 듯 바라보았고, 이 상황에서 대체 뭘 어찌해야하나 민정도 머릿속이 좀 복잡해지는 눈치였다. 한참 뭔가 고민을 하더니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 혜진이와는 어쨌든...졸업후엔 연락 않고 산거죠 ? ” 

 종원이야 어쨌든 대학시절 여자든 연애든 별 관심 없었고 게다가 혜진은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았던 그런 스타일의 여자였다. 헌데 그런 여자가 집요하게 스토킹이라도 하듯 자신을 쫒아다녔으니 그런 혜진에게 넌덜머리가 날대로 났을터. 무엇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오게 된 종원 입장에선 그런 혜진에게서 벗어나는 기분이었으니 그야말로 끈적끈적해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늪이나 갯벌에서라도 헤어나온듯한 그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판에 혜진과 다시 연락을 취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럴 이유가 없는일. 허나 그래서인지 민정은 한층 더 안타까와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사실 선배는 모르겠지만...저흰 졸업하기 전에 혜진이를 별도로 만났었어요. ” 

 어쨌든 민정과 미숙에게는 혜진은 친하게 지내는 후배였으니 종원의 문제와는 별개로 자신들끼리 간단한 석별의 파티라도 가졌을법 하다. 무엇보다 지난 1년넘게 종원을 끈질기게도 쫒아다니며 무엇보다 이종원 선배가 자신의 마음을 안 받아줘 그로인해 가슴아파하고 가슴앓이하던 그런 혜진을 누구보다 안타까와하고 가슴아파했을 민정과 미숙이 아니던가. 헌데 그런 상황에서 이제 민정과 미숙마저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그런 상황에서 혜진이 더더욱 걱정되어 함께 술자리라도 하면서 이야기를 안 나눌수가 없었다. 이런 자리에서 민정은 마치 리더라도 되는양 먼저 운을 떼며 이제 그만 혜진이를 타이르려 들었다. 

 “ 혜진아...나 솔직히...이런말 웬만하면 안하려 들었는데...이제 그만 이종원 선배는 

  잊어버려라. ” 

 “ 언니... ” 

 혜진은 다른 사람도 아닌 민정언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말을 할수 있냐는 듯 야속하다는 듯 나왔지만 민정은 차분하게 그런 혜진을 타이르려 했다. 

 “ 너무 원론적이고 흔해빠진 이야기지만...세상에 남자들은 많고 이 다음에 더 좋은 

  인연은 언제든지 네게 새로 나타날 수 있을거야. 그러니 이종원 선배는 그만 잊어 

  버려. ” 

 “ 언니... ” 

 혜진은 너무 하다는 듯 그 사이 술기운도 어느정도 오른 상태라서인지 울먹이는 목소리까지 되어 민정을 불렀다. 미숙도 그런 혜진을 더는 두고볼수 없다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 무엇보다 이제 이종원 선배도 대학 졸업하고 서울로 돌아갈거고...솔직히 사람은  

  어차피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야. 게다가 근본적으로 이종원 선배가 

  너한테 마음에 없는데...서울까지 올라가서 너한테 다시 연락하고 할 일이 뭐 얼마 

  나 있겠니. 그러니 이쯤에서 넌 그냥 마음 정리하고 니 인생을 새롭게 개척할 그  

  구상을 해. ” 

 “ 언니들...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는거 아니에요 ? ” 

 

 민정에 이어 미숙까지 이렇게 나오니 혜진은 원망과 야속함을 섞어 더더욱 이렇게 발끈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의 마음을 그런대로 잘 알거라고 생각한 민정선배와 미숙선배까지 이런식으로 나오니 혜진은 더더욱 분하고 화가나고 미숙이 그런 혜진을 다시금 좋은말로 잘 타일러보려고 했다. 

 “ 혜진아...내 말은 어쨌든 중요한건 니 인생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야. 니 인생에 

  서 진정 중요한 목표와 비전이 무엇인지 그걸 한번 생각해보라 이거지. ” 

 “ 그건 또 갑자기 무슨말이에요 ? ” 

 아직 미숙의 말이 이해가 안가는 듯 눈물을 겨우겨우 훔쳐가며 혜진이 묻고 미숙은 나름의 간곡함을 담아 하려던말을 이어간다. 

 “ 따지고보면 인생에 있어서 남자고 연애고 그거 별거 아니라는 것 곧 깨닫는 시간 

  이 올거야. 그리고 어쨌든 너도 너 나름대로의 인생의 꿈이나 설계,목표 같은게 있 

  을거 아냐. 그러니 그런걸 생각해보다보면 남자든 연애든...정말 인생에서 극히 일 

  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깨닫는 순간이 올거라고. 하물며 남자도 인생에 있어서  

  별게 아닌데 하물며 세상 그 수많은 남자중 하나에 불과할 그런 이종원이란 사람 

  이 뭐 그렇게 니 인생에서 중요한 존재가 될수 있겠니 ? 그래, 안그래. ” 

 짝사랑에 빠진 사람이나 실연을 당한 사람에게 흔히 하는 위로의 말이 ‘세상에 다른 이성은 얼마든지 있다’던가 ‘나중에 더 좋은 인연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식의 말이다. 허나 그것은 제3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일뿐 정작 그런 감정의 늪에 빠진 사람에게 쉬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아직 세상물정이나 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철없는 어린나이에 그런 감정에 빠졌을 경우 정말이지 그것 하나를 잃었을 때(짝사랑하던 상대게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세상 모든 것을 잃은것만 같은 절망적인 감정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혜진의 감정상태가 지금 딱 그런 상황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민정선배나 미숙선배의 이런식의 말이 혜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허나 더는 이래선 안되겠다는 듯 미숙은 거듭 혜진을 설득하려 나선다. 

 “ 야, 그리고 아닌말로 그까짓 남자 없이도 대학 4년은 얼마든지 잘 마칠수 있어. 

  야, 당장 날 봐라...나만해도 뭐 미팅이나 소개팅은 몇 번 나가봤어도 딱지만 맞아 

  봤지...제대로 남자랑 연결된적 단 한번도 없다.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4년제 대학 

  잘 마치고 직장도 서울에 좋은 직장에 취직해 다시 서울로 올라가게 되잖아. 그러 

  니 그런 날 봐도...그까짓 남자 없이도 대학생활 4년 얼마든지 훌륭하게 마무리할수 

  있다는건 충분히 증명이 되는거라고 !!! ” 

 급기야 미숙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까지 입에 담으며 혜진을 설득하는 지경에 이른다. 의도야 어쨌든 혜진을 달래기 위함이지만 아무리 그렇기로 굳이 그런말까지 입에 담는 미숙이 어이없다는 듯 순간 민정이 피식 웃고 민정이 다시금 혜진을 타이르려 든다. 

 “ 혜진아...그리고...그러고보니 너도 어느덧 대학 3학년이구나. 너 그러고보면 대학 

  에 갓 들어온 신입생이고 그때 우리가 3학년인데...그때 참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같은 널 보았을때가 엊그제 같은데...어느덧 우리는 졸업을 하게되고 너는 곧 3학년 

  이 된다는게...참 감개무량하다. 지나간 시간이 꿈같기만 하고... ” 

 “ ...... ” 

 “ 내 말은 이제 대학에서도 더 이상 신입생이 아닌 3학년,4학년 선배가 되어간다 이 

  거지. 선배언니들한테 언제까지 응석이나 부릴수 있는 그런 나이가 아니란말야. 그 

  러니 이제부터라도 나도 이제 상급학년이고 선배니까 좀 더 의젓해지고 좀 더 현실 

  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품고 그렇게 남은 대학시절을 마무리할  

  생각을 하란말이지. 이건 정말 선배언니들 입장에서 너를 위해 주는 충고이기도  

  해. ” 

 그러고보니 어느덧 곧 대학 3학년이 되는 혜진. 헌데 그런식으로 따지면 초등학교때도 신입생 어린 아이였다가 어느덧 5학년,6학년 상급학년이 되는때가 있고 그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 신입생이 된다. 또 중학교 3학년 선배였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면 또 거기선 신입생 후배가 되고. 비단 혜진뿐만 아니라 민정도 미숙도 아니 세상 모든 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것 아닌가. 그러고보면 인생이란게 결국 그런식으로 흘러가게 되는것인가 하는 그런 자각도 새삼 하게된다. 굳이 따지면 대학 4학년으로 이제 졸업을 하게된 민정과 미숙도 취직을 하게되면 그 기업체에선 또 맨 밑의 새까만 막내 신입사원이 되는 것 아닌가. 따지고보면 인생 자체가 그런식으로 흘러가는것일까. 그걸 생각해보니 혜진도 괜시리 기분이 묘해진다. 여하튼 화제가 좀 다른쪽으로 옮겨가는 것 같자 혜진의 눈물이 잦아드는 것 같고 다행이란 생각에 민정과 미숙이 혜진을 위로하려는 듯 품에 꼭 안아준다. 그야말로 4학년 선배 두명과 그들이 아끼는 후배 혜진 이들 세 사람의 훈훈한 우정이 느껴지는 한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원래 서울출신으로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었던 민정과 미숙도 대학은 졸업했고 취직을 서울에서 하게 되었기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고 그런 두 사람이 서울에 올라가는날 혜진이 배웅을 하러 나왔다. 민정과 미숙은 혜진이 여전히 걱정되는 듯 그녀의 손을 다시금 꼭 잡아보며 당부했다. 

 “ 혜진이 이제 남은 대학생활 정말 무사히 그리고 성실하게 잘 마쳐야한다. 이종원 

  선배는 이제 그만 잊고 너만의 성실하고 건실한 그런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도록 해. 

  언니들 말 알아듣겠지 ? ” 

 비유가 좀 과한 것 같지만 마치 정신이나 육신이 성치못한 자녀를 두고 차마 눈을 못감는 부모 심정이 이와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이제 이종원 선배도 없고 자신들도 없는 상황에서 혜진이 과연 남은 2년 대학생활을 제대로 잘 마무리할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 되어 민정과 미숙은 이렇게 당부를 한것이고 혜진은 눈물로 두 선배를 배웅했다. 이종원의 경우엔 – 종원은 또 종원 나름의 집안사정이 있기도 하지만 – 서울로 올라가는날 혜진에겐 연락조차 주지 않고 훌쩍 떠나버렸는데 민정과 미숙은 이렇게 후배에 대한 애틋한 걱정과 우려를 담아 이런 말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민정과 미숙마저 서울로 떠나자 혜빈은 기차역 대합실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고 그 눈물을 마저 채 닦아내지 못한 얼굴로 기차역을 빠져나왔다. 날씨야 어느덧 겨울을 지나 봄으로 접어드는 무렵이니 그런대로 추위가 좀 덜 느껴지는때. 혜진은 그렇게 혼자 조용히 기차역을 빠져나온 것이다. 

 민정이나 미숙이나 서울에서 제각기 취직을 해서 직장생활에 열중하고 있었고 그러면서 둘 다 어차피 각자 바쁜 일상을 보내다보니 두 사람 역시 대학시절 절친한 사이였음에도 연락조차 제대로 주고받지 못하는 그런 처지가 되어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각자의 일상에 바빠 잊고 살아왔는데 그러던 어느날 뜻밖의 전화 한통화가 걸려왔다. 다름아닌 그런 대학시절 절친이었던 임미숙이었는데 의아해하는 민정에게 미숙이 다급하게 용건을 전했다. 

 “ 민정아...이를 어쩌면 좋니 ? 이를 대체 어쩌면 좋아. ” 

 “ 왜 그래 ? 대체 무슨일인데 ? ” 

 “ 혜진이...혜진이말야. ” 

 “ 혜진이 ? 혜진이가 왜 ? ” 

 그정도 미숙도 어느덧 대학을 졸업한지는 최소한 반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어느덧 봄,여름 다 지나고 가을도 한참 무르익어갈때이건만 따라서 혜진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 자체가 여전히 경남의 그 대학에서 대학생활 잘 지내고 있으려니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숙의 전한말이 매우 뜻밖이었다. 

 “ 혜진이...지금 서울에 와 있어. ” 

 “ 뭐...뭐라구 ? ” 

 미숙의 말에 황당해하는 민정. 대체 혜진이 이 시점에서 하필 갑자기 서울로 올라올 이유가 무엇이 있단 말인가. 만약 자신들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설마 ? 그런데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 지금 우리집에 죽치고 앉아서 종원선배 소식을 알려주든 주소나 연락처를 가르쳐 

  주든 그렇게 해달라고 버티고 있어. 그러니 이를 어쩌면 좋아. ” 

 “ 뭐...뭐라구 ??? ” 

 일단 혜진이 민정과 미숙의 서울 집 주소는 알고 있었고 이종원의 집은 알지 못했고 종원 입장에서도 혜진은 물론 민정이나 미숙에게 서울 집주소를 알려줄 이유 자체가 만무하다. 헌데 그런 상황에서 혜진이 이렇게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그것도 민정보다 상대적으로 더 친했던 것이 미숙이라서 그런지 그 집에 죽치고 앉아 이종원 선배의 소식과 연락처를 묻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정과 미숙도 동급생이자 복학생이었던 이종원도 자신들과 같은 서울출신이고 대충 서울 집이 OO구에 있다 한다더라 하는것만 얼핏 들어 알고 있을뿐. 구체적인 주소나 연락처는 아는바가 없다. 헌데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임미숙 선배를 찾아와 종원선배 주소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면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난감함도 난감함이거니와 정신이 아찔해져서 민정도 순간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어쨌거나 다른건 몰라도 지금쯤은 혜진이가 종원에 대한 마음과 감정을 차분히 다 정리했으려니 그렇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그러고 있다니. 아니, 그러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서울까지 올라와 미숙이네 집에서 버티고 있다고 ? 생각하면 할수록 어처구니 없고 기가막한 일이라 아니할수 없었다.  

  

 사실 미숙이나 민정이나 둘 다 집안 형편은 그리 좋지 못하다. 게다가 그나마 민정은 집에서 외동딸이기라도 한데 미숙은 아직 학생신분(대학생,고등학생)이라 돌봐야 하는 남동생이 둘이나 더 있다. 헌데 그런 상황에서 혜진까지 떠맡는 것은 더더욱 난감한일. 일단 그 부분이라도 혜진을 잘 타일러 민정과 미숙이 돌아가면서 숙박비를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당분간 인근 모텔방에서 혜진을 묵게 했다. 그리고 일단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 혜진이 너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 도대체 서울에 왜 올라온거냐구 ? ” 

 “ 종원선배 보고싶었어요. 종원선배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었단말이에요. 그러니 차 

  라리 종원선배 집 주소라도 가르쳐줘요. 그럼 제가 직접 그리로 찾아가고 언니들  

  귀찮게 안 할께요. 어어어엉~~~!!! ” 

 사실 대학때 짝사랑 하는 선배가 있었든 뭐가 있었든 웬만하면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잊혀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헌데 혜진은 지금 이미 종원이 대학을 졸업하고 반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그 종원을 잊지 못해 이렇게 서울까지 올라왔다면 아무래도 혜진의 정신상태나 정서에도 뭔가 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안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미숙이나 민정도 종원의 집 주소는 모르기가 마찬가지였다. 다만 여하튼 그때 혜진의 문제로 몇 번 종원을 만나고 할 때 서울 집이 무슨구더라 하는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을 들은 기억이 있어 일단 민정이 그 인근을 한번 수소문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야말로 운이 좋은것인지 극적으로 그 일대의 한 재래시장에서 그렇게 종원과 재회하게 된 것인데 그때 종원은 웬 젊은 여자와 함께 있었다. 처음엔 민정은 두 사람 사이와 비록 먼발치에서나마 둘이 대화나누는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미 결혼을 한 부부사이가 분명하다 여겼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 그렇게 연애고 여자문제고 관심없다며 혜진의 속을 애태운 것은 물론 자신들의 처지까지 난감하게 하더니 – 너무나 기가막히고 황당한 일이라 분하고 화가나서 종원의 뺨까지 때린것인데, 그리고 일단 종원의 휴대폰 번호는 원래 민정이 알고 있던터라 며칠후 다시 전화를 해본것인데 일단 그렇게 다시만나 종원의 해명으로 그 문제에 대한 자초지종은 알게된 터. 그런 상태에서 민정은 아무래도 이쯤에서 혜진을 단념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 종원선배 잊어버려. 내가 직접 만나봤는데 그 사이 이미 결혼했고 보니까 부인이 

  임신을 했더라. ” 

 물론 그날 민정이 마주하게 된 젊은 여성은 종원의 아내도 여자친구도 아닌 종원의 아버지가 재혼으로 얻은 젊은 새부인. 즉 종원에게 새어머니가 되는 여자다. 그런 여자가 이미 종원의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 상태에서 임신이 된 상태라고 하지만 좀 황당하기까지 한 그런 종원의 가정사를 주절주절 혜진에게 말해주느니 차라리 이렇게 해서 혜진을 그만 단념시키고 학교로 돌려보내는게 낫겠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허나 혜진은 이미 민정이 일방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고 있었다. 

 “ 거짓말.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어요 ? 졸업하고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게다가 종원선배는 애초에 여자고 뭐고 그런데 일절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불과 6개월사이에 그런일이 벌어질수가 있어요 ? 말도안돼 !!! 말도 안된다구요 !!! 

 ” 

 “ 하지만 사실인걸 날더러 어쩌란 말이니. 그리고 남녀관계는 그 정도 사이면 충분 

  히 정분이 날수도 있는 시간이야. 그리고 어쩌면 그때도 종원선배가 실은 사귀는 

  여자가 있으면서 일부러 거짓말을 한것일수도 있고. ” 

 “ 아냐 !!! 민정선배가 거짓말 하는거야. 지금 나한테 일부러 거짓말 하는거죠 ?  

  나한테서 종원선배 떼어내려고 일부러 그러는거죠. 아냐. 절대 아냐. 종원선배 나 

  한테 거짓말할 사람 절대 아냐. 우리 종원선배가 나한테 그런 거짓말 할 사람 절 

  대 아니란말야. 으어어엉~~~!!! ” 

 사실은 오히려 정 반대로 실은 아르바이트를 나가는것도 아니면서 주말에 나가는 알바가 있다고 그런식으로 혜진의 만나자는 제안을 회피까지 하던 그런 종원이 아닌가. 헌데 지금와서 이렇게까지 말하며 민정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혜진. 물론 엄밀히 말하면 ‘종원이 이미 결혼했다’는 민정의 말이 거짓말이지만 지금 중요한 문제가 그게 아니지 않는가. 혜진은 자신이 직접 두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수가 없다며 민정을 조르고 졸라 결국 하다못해 민정이 직접 종원을 만나봤다는 문제의 재래시장 위치라도 알아내었다. 그리고 종원선배의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모텔방을 나가버린 혜진. 민정도 미숙도 참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대책이 서지 않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까지 한다. 

 “ 혜진이 쟤 진짜 어쩜좋냐. 어쩌면좋아. 근데 그나저나 민정아. 종원선배 그 사이 

  결혼을 했다는게 사실이야 ? ” 

 다른건 몰라도 이종원 선배의 근황은 지금 미숙도 민정에게 처음 듣는 이야기라 의아하기도 하고 그녀도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이렇게 말했고. 민정은 입술까지 한번 지그시 깨물어 보이며 사뭇 결연한 어조로 미숙에게 말한다. 

 “ 혜진이가 종원선배 단념할수 있게 하려고 만들어낸 이야기니까...미숙이 넌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채 잠자코 있어. ” 

 “ 응...어어...알았어. ” 

 이 판국에 이종원 집안의 그런 복잡한 가정사를 일일이 다 말하기도 그렇고, 미숙 역시 민정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는지라 더는 묻지 않았다. 허나 지금 이미 혜진은 종원을 직접 만나 확인을 해 보겠다며 모텔방마저 나간뒤다. 

 혜진은 일단 민정이 종원을 봤다는 문제의 재래시장을 며칠씩 배회하며 종원을 만나게 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 이 근방에 종원이 사는게 확실하다면 언제고 다시 이 시장에 들를게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얼마후 종원의 모습을 혜진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 민정이 말한대로 웬 젊은 여자와 함께 있었다. 무엇보다 먼발치서 보니 두 사람의 사이는 너무나 다정하기 이를데없어 아무것도 모르는채 보면 정말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하기 십상이었다. 무엇보다 혜진도 나름 그 사이에 꾀가 좀 생긴것인지 바로 종원에게 달려들지 않고 조용히 그 두 사람을 미행해보기로 했다. 최소한 이종원의 집이라도 정확히 알아내려거든 그 방법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식으로 종원과 의문의 여인의 뒤를 밟아 종원의 집을 알아낸 혜진. 비록 종원과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진 않았지만 마치 목적의 반은 이룬것인 것 마냥 어떤 희열감과 흥분감마저 느꼈다. 무엇보다 종원의 집을 이제 안 이상 종원을 만나는 것은 언제든지 시간문제다. 그 때문에 두근두근 흥분거리는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온 몸이 한껏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벨을 눌러 종원을 불러볼까 하다가 바로 생각을 바꾸어 그러지 않고 집 앞에서 종원이 나오기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마냥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한 가녀린 여인마냥 문앞에서 한없이 서성대고 있는 혜진의 모습. 그러면서도 몇 번이고 종원의 집을 한참을 기웃거려보기도 했다. 여기가 바로 이종원 선배가 사는 집. 종원선배가 아마도 어릴때부터 여기서 먹고자고 학교도 다니고 숨쉬고 했었을 종원선배의 숨결이며 향기가 곳곳에 묻어있을 그런 집. 그걸 생각하니 괜시리 기분이 묘해졌다.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어왔다. 마치 종원의 숨결이나 체취가 거기 묻어있기라도 한양 마치 종원을 느껴보기 위해 담벼락이나 철대문 앞에 한참을 몸을 기대보기도 하고 얼굴을 부벼보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마치 종원의 피부나 숨결이 느껴지는 상상이라도 되는지 혜진은 야릇한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 이봐요...거기 뭐에요 ? ” 

 쓰레기라도 버리기 위해 잠시 예빈이 밖으로 나와 봤는데 그때 결국 혜진과 마주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어두운 밤시간이다. 아직 임신 초창기인 예빈은 예민해진 몸으로 경계심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혜진은 혜진대로 그런 예빈을 잠시 바라보다 이렇게 묻는다. 

 “ 당신...누구야... ” 

 “ 뭐라구요 ? ” 

 “ 여기 우리 오빠집이야. 그런데 당신 누구냐고 ? ” 

 긴장한 탓일까. 혜진의 떨리는 목소리는 사뭇 정상이 아닌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는데 혜진이 예빈을 멍한눈으로 바라보며 거듭 이렇게 말한다. 뭔가 확실히 정상적이지 못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와 분위기다. 

 “ 여기 우리 오빠집이라구. 내가 사랑하는 우리 오빠집이야. 그런데 당신 뭐야 ? 당 

  신 누구냐고 ? ” 

 “ 이것봐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 여긴 내 집이야.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살던 내 집이라고. 지금은 명의도 분명 내 앞으로 되어있고. 여기서 자꾸 이상한  

  짓 하며 남의집 기웃거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거야. 어서 썩 꺼지지 못해 !!! ” 

 

 아무리봐도 정상적인 여자가 아닌 것 같아서 그런식으로 엄포를 내렸다. 헌데 원래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예빈 아닌가. 쓰레기봉투를 모아두는곳 까지 가서 그것을 두고 오는데 이미 혜진은 그 사이에 집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기겁한 예빈이 바로 혜진에게 달려들어왔다. 

 “ 이봐요. 지금 어딜 들어가는거에요 ? 여긴 내 집이라구요 !!! ” 

 “ 우리 오빠한테 갈거야...나 우리 오빠 만나러 왔어. ” 

 “ 뭐...뭐라구요 ? ” 

 “ 우리 오빠 만나러 왔다고...우리 오빠 어디있어 지금 ? ” 

 “ 이...이 여자가 대체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그리고 오빠는 무슨X의 오빠 

  !!! 여긴 내 집이라니까 !!! 당장 여기서 나가지 못해 !!! ” 

 마당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혜진이 생각보다 힘이 센 편이었는지 이미 예빈을 밀쳐내버리고 집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기가막힌 예빈이 바로 뒤쫒아갔고 혜진은 어느새 거실안으로 들어간다. 

 “ 이봐요, 대체 무슨 짓이에요 ? 대체 남의 집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구요 !!! ” 

 “ 그러는 당신은 누구야 !!!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누구냐고 !!! ” 

 “ 누구기는. 나야 여기 이 집 주인이지. 도대체 남의집에서 이게 무슨...무단침입으 

  로 고소하기 전에 당장 이 집에서 나가지 못해 !!! ” 

 “ 아냐, 여긴 우리 오빠 집이야. 사랑하는 우리 오빠집이라구. ” 

 “ 뭐...뭐라구요 ? ” 

 한편 종원은 아무래도 자기방이 2층이니 집안에서의 생활은 대체로 1층보다는 2층에서 지낼때가 많은데 아무리 그래도 거실에서 이런 소란이 벌어지고 있으니 안 내려와볼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 시간에 집안까지 들어와 이런 소란을 피울만한 사람이 없을텐데. 의아해서 1층으로 내려와본 종원은 혜진을 보자마자 바로 기겁하고야 만다. 

 “ 아...아니 너 ??? ” 

 혜진이 대체 서울의 자신의 집을 어찌알고 여기까지 찾아올수 있단말인가. 그저 기가막히고 황당해 어쩔줄을 모르고 있는데 종원이 바로 어떤 대응이나 대처를 하기도 전에 혜진은 바로 종원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 오빠...나한테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오빠 보고싶었는지 알기 

  나해 ? 그런데 오빠는 나한테 연락한번 주지를 않고. 어어어엉~~~!!! ” 

 마치 두 사람이 꽤나 깊은 관계이기라도 했던것처럼 나오는 혜진의 태도에 종원은 기겁할 수밖에 없고 일단 거세게 바로 혜진을 밀쳐냈다. 

 “ 이것봐 한혜진 !!! 대체 남의 집에서 이게 무슨 행패야 ? 학교다닐때도...그렇게 사 

  람 귀찮고 질리게 만들더니 졸업하고 나서도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해 ? 이게 대체 

  무슨 행패냐고. ” 

 이래저래 아무래도 예빈에게 이 의문의 여인 정체라도 일깨워줘야겠다는 듯 종원이 이와같이 말하고 종원의 말이 이와같자 예빈도 적잖이 놀란다. 그렇다면 이 여자가 그 말로만 듣던 한혜진이란 여자란 말인가. 일단 예빈의 입장에선 일전의 그 재래시장에서의 의문의 사건 이후 대충 대학때 일방적으로 종원을 좋아서 쫒아다니고 성가시게 만들었다는 혜진이란 여자의 사연에 대해 세세하게 듣기는 했다. 헌데 그때 종원은 혜진에 대해 ‘못생겼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해 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마주하게 된 혜진의 외모가 그렇게까지 비호감은 아니었다. 허나 이미 지금 이 혜진이란 여자의 언행 자체가 누가봐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고. 그래서 예빈이 거듭 점잖게 혜진에게 한마디 한다. 

 “ 이것봐요. 대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남의집에서 이게 대체 계속 뭐하는 짓이에요 

  이거 명백한 무단침입이고...경찰에 바로 고소하면 당신 현행범으로 그대로 잡혀가 

  는거 몰라요 ? 그러니 괜히 봉변당하고 싶지 않거든 우리가 좋은말로 할 때 어서  

  이 집에서 나가요. 당장 내 집에서 나가지 못해 !!! ” 

 “ 어어엉~~~!!! 오빠, 이 여자 누구야 ? 이 여자 대체 누군데 오빠랑 같이 있는거야 

  ? 대체 이 여자 누군지 말이라도 좀 해줘 오빠. ” 

 일단 혜진은 민정선배로부터 종원이 그 사이 이미 결혼도 했고 그 아내가 임신까지 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물론 민정이야 혜진으로 하여금 종원을 확실하게 단념하게 하려고 거짓으로 말한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혜진이 더더욱 민정선배의 그와같은 말이 안 믿겨져 이렇게 직접 집에까지 찾아온 것 아닌가. 헌데 다른 것은 몰라도 확실히 이종원 선배와 함께 살고 있는것만은 분명해 보이는 의문의 젊은 여성. 이래저래 혜진으로서도 제대로 사실관계나 확인하고 가고싶다는 그런 생각이 안 들수가 없다. 예빈이 거듭 안 되겠다는 듯 나름 기지를 발휘하려 든다. 

 “ 자기, 바른대로 말해봐. 대체 어떻게 된거야 ? 당신 대학때 일방적으로 쫒아다니 

  던 여자 있었다면서 ? 그 여자가 바로 이 여자인거야 ? ” 

 마치 자신이 진짜 종원의 남편이라도 되는듯한 말투로 나오고 있는 예빈. 종원도 일단 얼떨결에 그런 예빈의 말을 받는다. 

 “ 어...마...맞아. 그리고 말했었잖아. 나 원래 대학때는 연애에 관심도 없었다고...그 

  런데 혜진이 얘가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올줄은 몰랐네. 한혜진 너 도대체 자꾸 왜 

  이러니 ? 내가 대학때 너한테 관심 없었노라고 이미 몇 번이나 말했어. 그래도 그 

  때도 함부로 내가 하숙하는 집에까지 찾아오더니 기어이 이렇게까지...너 진짜 자꾸 

  왜 이러는거야 ? ” 

 어쨌거나 혜진을 집에서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거듭 이렇게 나오고 있는 종원. 허나 혜진도 혜진대로 이 상황이 여전히 믿겨지지 않고 무엇보다 사실관계나 제대로 확인하고 넘어가고 싶은 심산인건지 좀처럼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사실 대학시절에도 애초 연애고 여자고 그런데 관심 없었다면서 그런 사람이 졸업한지 반년만에 그새 여자가 생기고 결혼도 해서 아이까지 가졌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 아닌가. - 그래서 혜진도 이런 와중에서도 사실관계라도 제대로 확인하고 넘어가야겠다는 듯 이렇게 나오고 예빈도 그녀 나름대로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무엇보다 종원의 했던 말과는 달리 혜진은 마치 진짜 종원과 자신의 관계가 실제 사귀던 깊은 관계라도 되었던것처럼 말하고 있어 예빈으로선 과연 누구말이 맞는것인지조차 판단이 안가 혼란스러울 판이다. 여하튼 그녀 나름대로의 상황정리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종원에게 이렇게 엄포 놓는다. 

 “ 어쨌든 두 사람 문제니까...두 사람이 해결을 보든가 해요. 어쨌든 난 이 여자 내 

  집에 함부로 쳐들어와 이러고 있는꼴 못보겠으니까... ” 

 “ ...... ” 

 “ 아, 참 그리고 당신. 만의하나 이 여자랑 엉뚱한 생각이나 딴 생각하는 날에는 그 

  땐 나하고도 끝이고 이 집에서도 영원히 쫒겨나게 해줄테니 그렇게나 알아요. 그러 

  니 그렇게 알고 알아서 잘 좀 처리해줘요. ” 

 일단 예빈 입장에선 혜진을 어떻게든 이 집에서 내보내야겠기에 그리고 겸사겸사 종원과 혜진의 관계가 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사이인지 제대로 확인은 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여하튼 애초 종원은 혜진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짝사랑하며 쫒아다닌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지금 혜진은 마치 종원과 정말 깊은 관계라도 되었던것처럼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만약 애초 종원이 했던말이 거짓이었을 경우 마치 자신과의 관계도 끝장인줄 알라는 식으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허나 어차피 예빈의 의도야 어찌되었든간에 종원도 혜진에게 전혀 마음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은 변한 것이 없기에 그저 이 상황이 황당하기만 하고 공연히 짜증나는 일로 긴시간 허비하고 싶지 않아서라도 어쨌든 혜진을 빨리 이 집에서 내보내려 한다. 

 “ 도대체 너 정말 왜 이렇게 사람 피곤하게 만드니 ? 아니, 그리고...그보다 내 집  

  주소는 어떻게 안거야 ? 설마...고민정씨나 임미숙씨...그 사람들이 알려주진 않았 

  을터인데... ” 

 일단 민정과는 그렇게 연락처도 서로 알고 그날 재래시장에서의 일 해명을 위해서라도 둘이 만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민정에게 자신의 집안 복잡한 사연을 사실대로 말해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민정이나 미숙은 애초엔 혜진의 성화가 하도 심해서 어떻게든 두 사람을 한번 연결이라도 시켜주려고 종원에게 다가왔던것이지만 종원이 영 혜진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차라리 혜진을 단념시키려고 했던 선배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런 선배들이 굳이 혜진에게 종원의 집 주소까지 알려줄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해가 안간다는 듯 이렇게 묻는데 혜진은 그런 종원의 태도와 처지는 아랑곳없이 심지어 그를 와락 끌어안기까지 하며 이렇게 울부짖는다. 

 “ 사랑해 오빠. 나 정말 오빠 사랑한단말야...내가 얼마나 오빠 보고싶었는데...오빠 

  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나오면 어떻게 해 ? 나 정말 오빠 사랑한단말야. 그러니 나 

  버리지마 오빠. 어어어엉~~~!!! ” 

 “ 아니, 근데 이 여자가 정말 !!!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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