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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강예빈 (프리스틴 레나) (4)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부제 : (안) 귀여운 새어머니
 

 

 “ 괜찮으세요 새어머니 ? ” 

 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그날 바로 그렇게 급박하게 앰뷸런스를 부르고 하던 상황이라 안방의 그 전날밤 기석이 마신 술병등은 그대로 방치되어있는 상태다. 따라서 뒤늦게나마 방을 치우면서 그 사실을 알게된 종원. 의아해서 예빈에게 묻는다. 

 “ 술을...드셨던거에요 ? ” 

 그제서야 기석이 사망하기 전날밤 술을 그것도 독한양주를 제법 많이 마신 것을 알게된 셈인 종원. 허나 종원이 그렇게 묻자 예빈은 온 몸을 부르르 떨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종원에게 싹싹빈다. 

 “ 자...잘못했어요 아저씨...흑흑흑~~~!!! ” 

 “ 새...새어머니 왜 그러세요 ? ” 

 예빈이 그런대로 예민한 성격인 반면 뜻밖에 종원은 좀 둔한면이 있는것인지 기석의 사망 전날밤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것인지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듯 했다. 그래서 이렇게 잘못했다고까지 하며 싹싹비는 예빈이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 다만 장례식장에서 그런 자해소동이 있었던 것은 알고있는 종원이 아닌가. 그래서 예빈이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일단 그녀를 달래며 위로한다. 

 “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새어머니. 아무리 그래도...이제 기운차리고 일어나셔야죠. 

  충격이야 크시겠지만...그만 진정하세요. ” 

 “ 잘못했어요 아저씨...저...일이 이렇게 될지 정말 몰랐어요. 잘못했어요. 흑흑~~~!!! 

 ” 

 “ 네에 ? ” 

 아직까지도 어리둥절하기만 한 종원. 일단 안방에 그때까지 있던 술상과 그리고 방바닥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구토자국인듯한 얼룩들도 모두 치우고 종원도 나름 의아하긴 의아해서 예빈에게 다가와 차분히 말을 건네본다. 

 “ 아버지께서...과음을 하셨던거에요 ? ” 

 “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아저씨...흑흑~~~!!! ” 

 “ 진정하세요. 왜 자꾸 그러세요. 새어머니가 무슨 잘못한게 있다구. 전 그저 간밤의 

  상황을 알고싶은 것 뿐이에요. ” 

 50대 중반이라면 분명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평균수명이 보통 70-80 그 정도를 넘어 100세시대란 말까지 나오는 시절이 아닌가. 물론 요즘도 비교적 일찍 죽는 이들 중에는 나이 50-60 정도를 넘어 세상을 떠나는 이도 제법 있다. 어쨌거나 사람의 목숨이란 것은 결국 하늘에 맡겨져 있는것이고, 그 운명을 아무도 알수없다는 진리를 실감하게 되는 시대라고나 할까. 여하튼 나이 50대 중반에 그렇게 급성 알콜중독에 과로로 사망한 이기석. 예빈이 거듭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 것 같아 이러고 있고 결국 종원이 그런 예빈의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 한마디 한다.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새어머니. ” 

 “ ...... ” 

 “ 물론 저도 많이 충격받고 놀라긴 했지만...어쨌든 아버지 연세도 어느덧 그렇게 되 

  신거고... ” 

 “ 종원씨... ” 

 “ 어쨌든...건강이든 술이든 여러 가지로 조심하셔야하는데 부주의하신 아버지 탓도 

  있죠 뭐. 충격이야 뭐...아버지를 잃은 저에 비하겠어요 ?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 

  으셔도 돼요. ” 

 “ 종원씨... ” 

 차마 종원을 그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아저씨’라고 불렀던 예빈은 일단 종원의 태도가 이와 같자 조금 마음이 놓이는지 다시 호칭이 ‘종원씨’로 되돌아와있긴 하다. 허나 예빈의 거리끼는 마음은 그래도 쉬이 가시지 않을터. 일단 종원은 그런 예빈의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휴식을 취하라고 권하고 방에서 나온다. 종원이 방에서 나가고 나자 예빈은 다시금 한바탕 울음을 터트린다. 

 “ 뭐하고 계세요 새어머니 ? ” 

 밤늦은 시간에 노크소리가 들렸다. 어쨌든 이제 기석은 죽고 없는 사람이고 안방에서 혼자 잠들어야 하는 예빈. 헌데 종원이 들어온다. 

 “ 무슨일이세요 ? ” 

 의아해서 묻는 예빈. 헌데 막상 말 꺼내기가 쉽지 않아서일까. 종원이 머리를 한번 긁적이며 헛기침을 한두번 해보다가 이렇게 입을 연다. 

 “ 저어...이런게 적절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 ??? ” 

 “ 제가 당분간 새어머니를 지켜드릴께요. ” 

 이건 또 갑자기 무슨소리인가. 예빈이 의아해서 종원을 바라보는 가운데 종원이 한숨을 한번 내쉰다. 그리고 차분하게 입을 연다. 

 “ 실은...새어머니께서 너무 불안하고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서 걱정을 좀 했어요. 그 

  래서...이렇게 무섭고 불안해하시는 새어머니를 밤에 혼자 방치해두어도 될지...그래 

  서... ” 

 “ 예 ? ” 

 “ 어쨌든...아버지가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신데 대한 충격도 크신 것 같고...또 이제 

  아버지 없는 밤을 혼자 이곳에서 지내야 하실 것 아니에요. 그러니 많이 두렵고 무 

  서우실 것 같아서. ” 

 도대체 뭘 어쩌자는것인지. 예빈이 순간 좀 황당하고 어이없어지기까지 하는데 일단 종원의 말은 이어진다. 

 “ 제가 당분간 여기서 새어머니 곁에서 자 드릴께요. ” 

 “ 네에 ? ” 

 아무리 그렇기로 이게 무슨 ? 예빈이 순간 황당해하는데. 역시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는 말이긴 하다. 그래서 이 정도의 오해는 종원도 지레짐작한것일까. 슬몃 어이없다는 듯 웃어보이며 손을 내젓고는 해명한다. 

 “ 하하...걱정마세요. 뭐 어쩌겠다는...그런 이상한 의도가 있는게 아니라... ” 

 “ 뭘...어쩌겠다는건데요 ? ” 

 “ 제가 그냥 새어머니 주무시는것만 곁에서 지켜드리겠다구요. 아무래도 당분간 혼 

  자 지내시는게 너무 무섭고 두려우실 것 같아서...새어머니는 그냥 침대에서 주무 

  세요. 전 그냥 바닥에 이불깔고 자면서...그렇게 새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드리겠다 

  구요. ” 

 어쨌든 아버지뻘 되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젊은 아내. 무엇보다 사망 전날밤 있었던 일 때문에 그로인한 양심의 가책과 두려움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자살시도까지 하려든 예빈. 그래서 종원은 그런 예빈이 더더욱 걱정되어 이렇게 나온 것이다. 종원으로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밤 구체적으로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여하튼 아버지가 지나치게 과음을 하시고 그대로 쓰러져 돌아가신 것 같은데 그런 아버지의 과음을 말리거나 하지 못한 것을 예빈이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예빈의 두려움과 공포를 덜어주기위한 배려로 이렇게 나온것이긴 하다. 그러고보면 생각보다 제법 자상한 마음씀까지 있는 종원의 태도인 것 같은데 막상 종원의 말이 그와같자 예빈이 싫지는 않은지 허락하고 예빈이 살짝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기까지 하는데 종원은 준비해갖고 온 이불을 침대 옆에 깔고 종원이 그곳에 눕는다. 예빈은 침대에 앉은 자세로 그런 종원을 말없이 바라본다. 

 

 기석이 죽고 없는 상태에서 일단 예빈과 종원은 한 집에 그대로 기거하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종원이야 기석의 아들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사실 예빈도 이 집을 나간다고 해도 오갈데 없는 처지인건 마찬가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 종원이 이렇게 물었다. 

 “ 헌데 정말...가실곳이 아무데도 없는거에요 ? 하다못해 식구들이라도 ? ” 

 예빈을 집에서 쫒아내려는 것은 아니고 여하튼 아버지도 안 계신 상황에서 아버지의 젊은 후처였던 그녀의 앞날이 걱정되어 물은 것이다. 예빈은 짤막하게 답했다. 

 “ 없어요. ” 

 “ 다른 가족이 없다구요 ? ” 

 “ 실은 고등학교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그때 집을 나와서 한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었죠. 그러다 종원씨 아버님을 만난거고요. ” 

 사실 이건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예빈은 육상선수를 하다가 자신이 늘상 1등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라이벌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으로 (원래 교회도 다니지 않던 그녀였는데) 하루는 교회를 찾아가 이상한 기도를 했고 헌데 실제로 그 라이벌의 가족이 가스폭발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로인한 충격으로 육상을 그만두고 집을 나온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혼자 일용직 알바등을 하며 떠돌이 생활을 한것인데 따라서 지금 부모와 연락이 끊긴지 오래된것일뿐 돌아가신 상태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허나 예빈 입장에서 자신의 이 복잡한 사연을 기석의 아들 종원 앞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난감하다는 생각이 든 것인가. 따지고보면 기석에게도 차마 하기 쉽지 않았던 고백을 한참만에 하게된 셈이기도 하니 하물며 그 기석의 아들인 종원에겐 차마 그런 구체적인 사연까지 말할 용기는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일단 이런식으로 가족은 없다고 둘러댄 예빈. 다만 종원은 종원대로 자신이 이 집에 들어와 그녀와 함께 살게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밤중에 은밀히 자기방에 들어와 ‘자신을 이상한 여자로 보지 말아달라’며 이해해달라고 말하던 것이 기억나 일단 그 정도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물끄러미 예빈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많이 힘들게 사셨나보군요. ” 

 여하튼 그런 어린나이떼 부모님을 잃고 혼자 집을 나와 한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다면 그 시간이 순탄치 않았을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여하튼 젊은 새어머니 예빈에게도 남다른 사연이 있는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그런대로 그녀의 심리와 자아가 이해가 갈 것 같다는 듯 나오는 종원. 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이 이 집에서 동거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루는 예빈이 궁금해서 이렇게 물었다. 어차피 피차 앞으로의 진로나 이런 문제들 상의를 하던 궁금한 차원에서든 한번쯤은 나눠봄직한 대화다. 

 “ 종원씨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거에요 ? ” 

 “ 글쎄요... ” 

 그러나 자신의 미래나 진로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듯한 종원. 사실 그러고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이렇게 아버지와 다시 함께 살게된지 이후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이렇게 예빈과 단둘이 살게되기까지 백수의 시간이 된지도 이미 꽤 된다. 예빈 입장에서도 이런 종원이 딱해보이기도 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할터. 따라서 그런 예빈 앞에서도 이렇게 애매하게 답하긴 그래서인지 얼버무리듯 이렇게 답한다. 

 “ 사실 저도...차라리 통역사나 번역가...그런쪽으로 나가볼까 그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 

 여하튼 외국어를 전공한 종원이라니 그런쪽의 진로를 알아보는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긴 할터. 다만 지방대 출신인 그가 요즘같은 시대에 원만한 취직이 가능할지 그 또한 의문이긴 하다. 예빈이 궁금해서 이렇게 물었다. 

 “ 여자친구는 정말 없는거에요 ? ” 

 “ 없어요. ” 

 적어도 그 질문에 대해서만큼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하고 있는 종원.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예빈이 묻는다. 

 “ 어쩌다가요 ? ” 

 “ 그냥 뭐...살다보면...그럴수도 있는거죠. 여자친구나 애인...그런게 뭐 꼭 있어야  

  하는건가요 ? ” 

 “ 그건 그렇지만... ” 

 “ 그리고 저 스스로가 대학다닐떄도 연애든 여자문제든 그런데 별 관심어 없었어요. 

  그렇다고 아주 공부만 하고 산 그런 공부벌레도 아니지만...여하튼 제가 관심이 안 

  가더라구요. ” 

 여자문제든 연애문제든 관심이 없었다는데야 별다른 이의나 의문을 제기할일은 아닐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예빈이 공연히 종원을 사뭇 딱하다는 듯 바라보는데 일단 예빈의 궁금증이 다 풀리진 않은듯 그녀의 질문이 이어진다. 

 “ 연애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뭐...나름 좋아하는 이상형이나 스타일 그런건 있을거 

  아니에요.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해요. ” 

 “ 으음...글쎄요. ” 

 설마 그런것도 지금껏 별로 생각을 안해보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것일까. 뭐 그럴수도 있는 일로 볼수있긴 하지만 무슨 도닥는 스님이나 신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학문이나 일에 너무 열정을 쏟다가 혼기를 놓치는 그런 경우도 아닌데 그저 단순히 ‘여자에 관심이 없고’ 또 딱히 이상형이나 그런걸 생각해본적도 없다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이해가 안가는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 종원을 보며 예빈이 좀 안됐다는 듯 다시금 말을 이어간다. 

 “ 사실 아버지께서도... ” 

 “ ??? ” 

 “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어쨌든 종원씨 결혼 문제에 대해. ” 

 “ 아버지께서요 ? ” 

 사실 기석이 죽기 전날에도 대충 그런 대화를 주고받았던 것 아닌가. 물론 그때의 내용은 종원도 곧 결혼하면 분가해 나가살게 될것이라는 거기에 방점이 찍힌 대화이긴 하지만 여하튼 기석도 아버지로서 자기아들 종원의 결혼문제에 많이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던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홀아비였던 자신이 나이 50을 넘겨 새파랗게 젊은 여자와 재혼한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10년동안 따로 살았던 젊은 아들의 혼사문제가 어찌 신경이 쓰이지 않을수 있었을까. 허나 종원은 종원대로 다시금 착잡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어간다. 

 “ 아버지께서 어떻게 말씀하셨는지는 몰라도... ” 

 “ ...... ” 

 “ 전 여하튼 아직은 결혼이고 연애고 그런거 관심없어요. 지금은 그냥 이대로 혼자 

  사는게 편해요. ” 

 그리고는 말없이 예빈을 바라보는 종원. 그런 종원이 안되고 딱하다는 생각이 든 것인지 예빈의 표정이 괜시리 슬퍼진다. 애틋한 감정을 담아 자신도 모르게 종원의 손을 잡아본다. 그의 온기가 느껴진다. 

 얼마쯤 더 시간이 지났을까. 그러니까 기석의 장례를 치른지는 이제 한달이 좀 넘었을 무렵. 뭔가 몸에 이상을 느낀 예빈이 병원에 가 보았다. 일단 설마 그런쪽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몸살기운이나 현기증인가 싶어 그런쪽의 병원에 가보았는데 뜻밖에도 ‘산부인과’로 가보라고 병원 관계자가 말했다. 예빈은 순간 좀 놀라고 황당하기도 했다. 물론 여자가 임신 징후를 느끼는게 보통 4-6주가 지나서라니 아직 기석이 세상을 떠난지 한달여밖에 되지 않았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기석이 죽기 전날밤 예빈과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정사의 열정이라도 쏟아붓듯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그리고 세상을 떠났던 것 아닌가. - 허나 아무리 그래도 설마...그런 심정으로 산부인과에 가보았는데. 

 “ 축하드립니다. 임신입니다. ” 

 산부인과에서야 흔한 젊은 임산부에게 알리듯 이렇게 말했지만 지금 예빈은 그것으로 기뻐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그보다는 무척이나 놀라고 황당한 상황. 사실 가능성이 전혀 없을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좀 무리라는 생각이었다. 비록 그 무렵 남편 이기석과 관계를 가졌던것만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렇기로. 대략 그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정말 임신이라니. 예빈은 무척이나 놀라고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 저어...어떡하면 좋아요. ” 

 일단 예빈이 몸이 좀 불편해서 병원에 다녀오기로 한 것은 종원도 알고 있는터. 허나 아직까지는 그저 몸이 좀 안 좋은 것 정도로만 알고 있을뿐 그래서 그런쪽으로의 궁금함과 우려를 담아 종원이 묻는다. 

 “ 왜요 ? 건강이 많이 안 좋다고 하던가요 ? ” 

 “ 그런게 아니라... ” 

 예빈으로서도 막상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하면 좋을지 말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는 막상 사실을 말했을 때 종원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 우려하고 걱정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라는 생각에 예빈은 눈을 한번 질끈 감아보고는 사실을 밝힌다. 

 “ 실은...임신이라고 하더라구요. ” 

 “ 네에 ? ” 

 순간 충격을 받았다기 보다는 좀 놀라고 황당한듯한 반응을 보이는 종원. 물론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아직 한달여 정도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니 충분히 있을수 있는일이란 판단 정도는 종원도 할줄 안다. 허나 설마 진짜로 그런일이 벌어질수 있을거라고는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것일까. 아직도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듯한 멍한 표정으로 예빈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묻는다. 

 “ 아...아버지 아이인건 분명한거죠 ? ” 

 “ 뭐라구요 ? ” 

 얼떨결에 무엇보다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나온 질문이긴 하지만 따지고보면 한 여자의 인격을 매우 모독하는 질문이 될수도 있다. 그래서 순간 예빈이 불쾌하다는 듯 이렇게 묻고 실수를 깨달은 종원이 바로 사과한다. 

 “ 아...아니에요.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어쨌든 그러니...아버지 아이가 생긴 

  거군요. ” 

 “ 저 어떡하면 좋아요 ? ” 

 허나 예빈도 여전히 불안한 듯 종원에게 이렇게 묻고 종원도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쉽게 무슨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 불안한 눈빛으로 예빈이 이렇게 묻는다. 

 “ 혹시...종원씨가 원하시는게 있으면 차라리 그렇게 할께요. 그러니... ” 

 이 말은 종원이 젊은 새어머니 예빈이 아버지하고 사이에 – 그것도 아버지도 이미 돌아가신 상황에서 – 아이가 생기는걸 바라지 않을 경우 결국 그 생각대로 해줄수 있다는 말도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일까. 예빈 입장에선 마치 최악의 상황이라도 각오한 여인처럼 어떤 결연한 자세마저 보이고 있다. 헌데 그런 예빈을 말없이 바라보던 종원. 짧은 시간이지만 순간적으로 많은 고민을 한듯한데 그러다 종원이 예빈을 살짝 안아본다. 

 “ 걱정하지 마세요. ” 

 “ 조...종원씨... ” 

 갑작스러운 종원의 이와같은 행동에 순간 당황해 이와같이 이름을 부른 예빈. 한편 종원은 종원대로 예빈을 안심시켜주려는 듯 머리와 등을 한번 쓰다듬어주고는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어쨌든 저도 동생이 생기는거잖아요. 그리고... ” 

 “ 종원씨... ” 

 “ 원하시면...그냥 여기서 우리가 같이 키워요. 그렇게 하면 되는거잖아요. ” 

 여하튼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20대 중반의 종원이 동갑의 젊은 새어머니 예빈과 어색하다면 어색한대로 함께 살아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터.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예빈이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것이란 것을 한달여 정도의 시간이 지나 인지하게 된 두 사람. 그러니 어쩌겠는가. 종원의 결단이 그래서 이와같은 것이다. 그녀를 안심시켜주려는 듯 종원이 다시금 예빈을 안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 아무 걱정마시고 아이 낳으세요. 그리고 그냥 우리가 아이 키우면 되는거잖아요. 

 ” 

 마치 예빈의 아이가 자기아이라도 되는양 이렇게 말하고 있는 종원. 생각보다 이 상황을 그런대로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 같다. 허나 예빈 입장에선 종원이 이렇게 순순히 자기 아이를 인정할것이라곤 생각 못했던것인지 순간 그 마음씀에 감동하여 왈칵 눈물까지 쏟아진다. 예빈이 울면서 말한다. 

 “ 흑...고마와요 종원씨. ” 

 솔직히 한 몇초동안만이라도 아니 실은 병원에서 집에까지 오면서도 종원이 ‘그 아이 맡기 쉽지 않으니 아이를 지우라’는 말이라도 하면 어쩌나 그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예빈 입장에서도 비록 기석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가진것이니 그 아이를 지우고 싶은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만의하나 종원이 그 아이를 바라지 않을 경우 그때는 어쩐단 말인가. 혼란과 어지러움을 느끼며 그렇게 귀가를 했던것인데 종원의 반응이 이와같자 그 마음씀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 울지마세요. 바보같이 왜 우세요. ” 

 “ 종원씨가...종원씨가 이렇게 순순히 받아주시리라곤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흑흑 

  ~~~!!! ” 

 “ 바보... ”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듯 그렇게 종원이 내뱉고 그리고 우는 예빈의 눈물을 닦아주며 거듭 따뜻하게 품안에 안아준다. 여하튼 예빈의 심신을 좀 안정시켜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그녀를 데리고 1층 방으로 내려와 이불을 편안히 덮어주며 그녀의 이목구비를 살펴본다. 따뜻한 물이라도 한잔 갖다주면서 그녀에게 안정을 취할 것을 거듭 권한다. 

 “ 아휴, 되었어요. 누가 보면 내가 벌써 만삭이라도 다 되어가는줄 알겠네. 이제 겨 

  우 임신 초긴데... ” 

 물론 이때가 태아가 아직 작고 안정되지 못한때니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유난떠는 모습이 좀 우습기도 하다. 마치 예빈이 가진 아이가 자기 아이라도 되는양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종원의 모습. 괜시리 어이없는지 실소를 터트리기까지 하는 예빈. 종원이 그런 예빈의 손을 잡아본다. 

 “ 너무 걱정마세요 새어머니. ” 

 “ ...... ” 

 “ 어쨌든 우리 그냥 당분간은 이대로 함께 살기로 한거잖아요. 그러니까... ” 

 “ 종원씨... ” 

 “ 그러니 우리가 그 아이 함께 키우면 되는거지...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요. 그 

  냥 그렇게 하면 되는거잖아요. ” 

 하긴 생각해보니 굳이 고민할 필요나 이유가 없는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다. 무슨 정말 예빈과 종원이 극도로 사이가 나빠서 둘중 하나를 집에서 쫒아낼 작정이라도 하고 아귀다툼이라도 벌이는 상황이 아닌 이상, 그냥 이대로 당분간은 함께 살기로 한 이상 아이가 생겼든 다른 무엇이 생겼든 그냥 함께 키우기만 하면 되는 것을. - 다만 남들 보기에 모양새가 좀 이상해질수 있어 그게 문제일뿐. - 허나 어쨌든 예빈 입장에서 종원의 태도가 이렇게까지 쿨할지는 생각 못한지라 거듭 그의 마음씁에 감격해서 눈물을 흘릴 따름이다. 종원이 그런 예빈의 눈물을 닦아준다. 

 얼마후, 두 사람이 생필품이라도 사기위해 인근에 가까운 재래시장에 와 있다. 사실 어차피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상황이라서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장보는 일은 지금까지도 쭉 함께 해왔다. 적어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두 사람이 이렇게 함께 집안살림을 도와가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 어느덧 장을 거의 다 보고 하나가득한 장바구니를 두고 약간의 흐뭇한 실랑이가 벌어진다. 

 “ 이리 주세요. 너무 무거우면 위험하니까. ” 

 “ 아휴 되었어요. 아직 임신초기라 괜찮은데요 뭐. ” 

 “ 아니에요. 전문가들한테 저도 다 알거 알아보았는데...사실 임신초기가 더 위험하 

  고 조심해야 하는거래요. 그러니 이리 주세요. ” 

 “ 아휴 괜찮다니까요. 아직 충분히 혼자 들고 갈수 있어요. ” 

 그렇게 임신 초기의 젊은 여성과 함께가는 젊은 남자가 장바구니를 들고 벌이는 작은 실랑이. 아무것도 모르는채 보면 임신 초창기인 아내를 걱정하는 남편같은 그런 가벼운 사랑싸움 분위기 아닌가. 어찌보면 사뭇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분위기처럼 느껴질수도 있는데 그때였다. 

 ‘ 철썩~~~!!! ’ 

 그렇게 장바구니를 들고 약간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종원이 들고가는 것으로 대충 결론이 났을때쯤이다. 두 사람앞을 가로막는 뭔가가 있었다. 처음엔 그저 길가는 행인과 잘못 맞부딪힌 상황쯤으로 생각했는데 웬 젊은 여성이 두 사람앞에 서 있다. 순간 종원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데 여자는 그런 종원의 뺨을 냅다 후려갈긴 것이다. 

 “ 선배... ” 

 종원을 선배라고 부른 의문투성이의 여인. 예빈도 황당하고 놀라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한데 종원도 너무 갑자기 당한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를 못하고 그저 멍하니 있는데 여인이 소리를 한번 꽥 지른다. 어떤 원망의 감정이 가득담긴 목소리다. 

 “ 선배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요 ? ” 

 “ 아...아니 저... ” 

 “ 선배...결국 이런 사람이었던거에요 ? ” 

 

5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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