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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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블랙핑크 지수 (5)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써니 2020 
 

                                              - 우정, 그후 30년 

 

 어쨌든 현우는 풍규명의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최상진과 풍규명등이 예전 살던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봉명은 마치 이산가족 찾기 벽보를 연상케 하는듯한 피켓까지 큼지막하게 만들어서 최상진 오빠의 소식을 알기위해 그 동네를 돌아다니던중 극적으로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봉명으로부터 그동안 풍규명 5남매가 힘들게 살아온 일들과 그리고 규명이 지금 서울 병원에 입원해있고 무척이나 위중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는 바로 풍규명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 괜찮으시겠어요 ? ” 

 이미 날도 저물어 봉명이 걱정되어 한 말이다. 허나 그렇게 찾아다니던 옛 친구가 아프다는데 그걸 따질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혹시 시간이 너무 늦어 면회시간이 지났더라도 병원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해 잠시만이라도 규명을 만나보고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에라도 낮에 다시 시간을 내 찾아와보는 것으로 하고 일단 규명이 입원해 있다는 병원을 봉명의 안내를 받아 바로 찾아가보았다. 

 “ 오빠... ” 

 병실에 가보니 규명은 누워있었다. 무슨 산소호흡기라도 붙여야 할 정도로 아주 위급한 상태는 아니라도 초췌한 얼굴하며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 말이 아니었다. 동생 봉명의 부르는 소리에 겨우 게슴츠레 눈을 뜬 규명. 봉명이 설명을 덧붙인다. 

 “ 저기...정현우씨라고 오빠 고등학교 동창이래요. ” 

 원래 규명이 만나고 싶어하던 친구는 최상진이 아니던가. 헌데 상진이 아니고 현우. 규명은 봉명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기는 한것일까. 일단 가까이 다가와보라는 듯 손짓을 해보는 규명. 현우가 다가가자 그가 현우의 손을 잡아보고 그리고 입모양을 놀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했다. 그러자 당황한듯한 봉명이 다시금 설명을 해준다. 

 “ 오빠, 상진이 오빠 아니고 정현우씨래요. 뭐 예전에 ‘4인방’이다 하면서 같이 어 

  울려 다녔다는데... ” 

 “ 어어... ” 

 동생의 말을 알아들은것일까. 뭔가 알아들을수 없는 신음소리를 내뱉은 규명. 사실 순간적으로 뭔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그러나 와줬다는것만으로도 고마운것일까. 현우의 손을 잠시 잡아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비록 자신이 찾는 친구 상진은 아니었지만 4인방중 하나였던 정현우라도 찾아온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그렇게 표하는듯한 풍규명의 모습. 여하튼 면회시간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찾아온것이라 오래있지는 못하고 의료진도 그만 나가줄 것을 요구한다. 하는수없이 병실을 나올 수밖에 없는 정현우와 봉명. 현우가 걱정되어 병원을 나오는길에 의사에게 상태를 다시금 물어보긴 한다. 

 “ 제가 환자와 고등학교때 절친이긴 했습니다만...대체 지금 풍규명 환자 상태가 어 

  떤건가요 ? ” 

 “ 학창시절 친구셨다니 안타까움이 더욱 크시겠지만 지금 상태가 무척이나 안 좋습 

  니다. ” 

 “ 신경쇠약에 이런저런 합병증이 겹쳐진 것 같다던데... ” 

 봉명으로부터 이미 들은 이야기를 의사 앞에서 이렇게 언급하고 있는 현우. 의사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 저희가 여러차례 보호자와 가족들에게 수술을 권했습니다만...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 때문인지 쉬이 결정을 못하시더군요. ” 

 여하튼 환자의 친구라니까 어떤 경제적 도움을 환자 가족들에게 줄만한 위치라는 지레짐작이라도 한것일까. ‘경제적 문제’라는 말을 강조하듯 언급하는 의사.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을 덧붙인다. 

 “ 여하튼 지금 수술을 해보든가 아니면...상태가 더 위독해지면... ” 

 “ 그러면요 ? ” 

 “ 안타깝지만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단념하는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만약 가족 

  들이 연명치료를 더 원하지 않는다면...저희도 이 선에서 단념하는 것 밖에 다른 도 

  리가 없어요. ” 

 어찌보면 그만큼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도 될텐데 막상 그런말을 들으니 현우도 무척이나 답답해진다. 봉명은 다시금 북받치는 감정이 있는지 울음을 터트리고 현우가 그런 봉명을 달래며 일단 병원에서 나오긴 한다. 

 “ 상진이 오빠는 연락이 안 되는거에요 ? ” 

 “ 그게... ” 

 상진은 지금 독일 출장중. 물론 아예 이민을 갔다거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현우가 최근에 그렇게 상진,상훈등과 30년만의 재회를 한것이니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상진과 연락은 가능하다. 헌데 그런 상황을 현우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전에 봉명이 더욱 다급하게 현우에게 말한다. 

 “ 오빠가...상진오빠한테 꼭 전하고 싶은말이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 

 대체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꼭 최상진한테만 전해야할 말인것인지 그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한다. 어떻게보면 규명의 동생 봉명 입장에선 오빠의 초등학교때부터 절친이었던 최상진은 알고 있어도 정현우까진 기억에 없어서인지 거듭 이렇게 상진을 강조하는것일수도 있고, 일단 현우는 그렇게 다급하게 나오는 봉명에게 바로 한번 연락을 취하겠다는 말은 한다. 

 “ 지...지금 독일 출장중이라서...아마 한달후 온다고 들었는데...이...일단 연락은 취 

  해볼게. ” 

 그리고는 바로 전화통화를 시도해보는 현우. 헌데 어찌된 영문인지 상진이 받지 않고 있다. 현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일다 이렇게 봉명에게 양해를 구한다. 

 “ 지금 어쨌든 독일 출장중이라니까...독일이 우리나라와 시자차 여덟시간이니 아마 

  지금이 점심시간이 되기 직전쯤 될텐데...아마 일 때문에 지금은 많이 바쁠수도 있 

  을거에요. 그러니... ” 

 “ 오빠가...오빠가 꼭 상진이 오빠한테 전할말이 있다고 했는데... ” 

 다시금 그렇게 답답함과 어떤 안타까움에 울먹이는 봉명. 현우가 어쩔수없이 그런 봉명을 거듭 달래며 말한다. 

 “ 네네, 알았어요. 어쨌든 지금 독일에 있고 일 때문에 바쁠수도 있는거니까...그러니 

  제가 내일이라도 다시 상진이한테 연락을 취해보고 그리고 내일 저도 시간이 나면 

  다시 찾아와볼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자매님. ” 

 30년전 고등학교 동창의 여동생이지만 여하튼 원래 알고있던 사이도 아니고 – 현우가 봉명을 본 것은 30년전 그들이 고3때 규명의 막내동생 영명이 아파서 입원을 해 병문안을 왔을 때 그때 초등학생 봉명을 잠깐 본 것이 전부다. - 그래서 달리 적당한 호칭이 생각나지도 않아 일단 그녀를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현우. 어쨌든 다음날이라도 현우는 다시 상진에게 연락을 취해보려 하지만 상진은 아무래도 지금 많이 바쁜것일까. 현우가 몇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한 다음날에서도 다시 만 하루 이상이 지나서야 이런 문자가 도착한다. 

 ‘ 정현우. 미안하지만 나 지금 회사일이 바쁘니까 혹시 급한 용무면 문자를 주고 그 

  런게 아니면 한달후 한국 들어가서 만나서 이야기하던가 하자. ’ 

 

 한편 현우와 지현의 만남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원래 운동선수를 좋아하는 취향이었다는 현우에게 장로님 사촌동생이라는 지현이 막상 만나보니 그렇게 싫지는 않았는지 계속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것인데, 일단 아직은 가끔씩 만나 식사하고 차마시고 그러는 것이 전부다. - 코로나 사태중이니 영화관을 가기도 쉽자 않고 – 여하튼 주말 낮시간에 시내 찻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 한편 지현은 나름대로 어떤 구상 같은게 있기라도 한지 자기 생각을 조금은 들뜬 분위기로 늘어놓는다. 

 “ 어릴때부터 이런 구상을 해보곤 했었어요... ” 

 “ ...... ” 

 “ 정말 아이들을 사랑으로 헌신하고 감싸안으며 품어주는 그런 좋은 엄마. 정말 엄 

  마정을 모르고 자라온 아이들한테도 친엄마 못지않은 정과 사랑을 줄 수 있는... ” 

 원래 ‘엄마가 되고싶다’는 기도를 해왔다는 성지현이라 했던가. 그저 단순히 결혼해서 아이낳고 그렇게 여성으로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는 과정인 그런 ‘엄마’가 아니라 원래 어릴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고 그래서 이 다음에 엄마없이 자란 아이들도 사랑으로 잘 감싸안아 줄 수 있는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는게 지현의 바램이었고 기도였던 셈인데 헌데 오늘따라 현우가 지현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것인지 좀 멍한 표정이다. 그래서 지현이 좀 미심쩍어 이렇게 현우를 부른다. 

 “ 아저씨... ” 

 아무래도 나이많은 사람이라서인지 이름을 붙여 ‘OO씨’ 이렇게 말하진 못하고 ‘아저씨’라 부르고 있는 지현. 순간 현우가 화들짝 놀란다. 지현의 말이 이어진다. 

 “ 지금 제 이야기 듣고 계셨던거죠 ? ” 

 뭔가 아무래도 현우가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을 안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이와같이 나온 지현의 물음. 헌데 현우의 반응이 이와같다. 

 “ 저기 규명아...근데 말이야... ” 

 “ 네 ??? ” 

 현우는 지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일까. 고등학교 시절 4인방중 한명인 규명의 소식을 최근 소식을 좀 알아보려 하다가 몸 상태가 많이 악화되어 투병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기까지 한 현우. 그래서일까. 지현과 만나는 자리에서조차도 풍규명의 일을 걱정하고 있었던것인지. 얼떨결에 그만 지현을 ‘규명아’하고 부르고 말았다. 지현이 황당해서 묻는다. 

 “ 갑자기...뭘 규명해요 ? ” 

 “ 아...아니 저 그런게 아니라... ” 

 순간 현우는 자신의 실수도 실수거니와 지현의 반응에 실소를 터트릴뻔했다. 풍규명이란 이름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이렇게 잘못 들릴수도 있구나. 하긴 이름이 ‘규명’이니. 어쨌든 최소한 자신의 실수를 적당히 빠져나갈수는 있을만한 상황이라서인지 현우가 이렇게 둘러댄다. 

 “ 아...저 죄송해요 지현씨. 제가 잠시 다른 생각을 좀 하느라... ” 

 “ 네에 ? ” 

 허나 아무리 그래도 지현이 열과 성을 다해 자신의 구상을 말하고 있는데 그때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지현 입장에선 화가날 수밖에 없는 일이리라. 이 아저씨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기나 한것인지 의심까지 들 지경일텐데. 지현은 일단 화를 좀 누그러뜨리고 화제를 돌려보려한다. 

 “ 혹시 슬픈영화 좋아하세요 ? ” 

 “ 슬픈 영화요 ? ”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영화보러 가기도 쉽지 않은데, - 영화 외에 다른 공연도 마찬가지지만 – 난데없이 영화라니. 이게 더 엉뚱해보여 현우가 어이없다는 듯 지현을 바라보는데 지현이 아쉬움을 담아 이렇게 말한다. 

 “ 요즘은 여하튼...영화도 보러가기 쉽지 않아 참 많이 아쉬워요. ” 

 “ 아, 참 그렇죠. ” 

 그 부분은 현우도 확실히 공감을 하는지라 그 정도로 맞장구를 쳐주는 모습. 그러면서 자신의 말도 이렇게 덧붙이긴 한다. 

 “ 사실 전 영화보다...소싯적엔 연극관람 같은 것을 좋아했어요. ” 

 “ 연극을요 ? ” 

 좀 뜻밖이거나 의외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지현이 이와같이 묻고 그런 지현을 보며 일단 현우의 말이 이어진다. 

 “ 어릴때부터 고전을 좋아하다보니...동양쪽에선 삼국지나 초한지 이런 중국 고전소 

  설을 좋아했고...그리고 연극으론 실은 세익스피어 작품에 좀 심취해 있던 시절이 

  있어서요. ” 

 “ 아, 그러세요. ” 

 지현도 세익스피어에 대해 모르지는 않기에 이렇게 말하는 현우를 다시금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일단 현우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그때...혜화동에 있는 극장가에서 가끔 세익스피어 작품을 공연해주고 있던때가 있 

  어요. 그래서 그때 햄릿이라던가 오셀로 그 외 로미오와 줄리엣,한여름밤의 꿈...그 

  리고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몇편 더 보았던 것 같은데... ” 

 “ 그러시군요... ” 

 “ 저도 좀 비극을 좋아하는 편이긴 해요. 뭔가 무겁고 장중한 분위기의 그런...소위  

  말하는 카타르시스라던가...그런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건지...그래서 저도 세익스 

  피어 희곡을 좋아했지요. ” 

 “ 그러셨구나. ” 

 지현이 대체로 현우의 이런 취향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걸보면 여하튼 두 사람의 관계가 그럭저럭 잘 이어져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분위기이기도 한데 그러다 또 현우가 엉뚱한 실수를 하고야만다. 

 “ 사실 예전에 규명이랑 어울릴때는... ” 

 “ 예 ? ” 

 순간 ‘아차’ 싶은 현우. 도대체 왜 자꾸 풍규명의 이름이 그것도 지현 앞에서 나오는것인지 자기 스스로도 이런 심리상태를 이해 못하겠다. 아무리 규명의 상황이 위중하다고 해도 이런 자리에서 언급될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현우가 해명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진땀을 빼는데 그러자 지현이 결국 의심이 간다는 듯 묻는다. 

 “ 규명...이 사람이름이었어요 ? ” 

 허나 느낌이 일단 여자이름 같지는 않아서 지현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하긴 한데 그래도 궁금해지긴 해서 다시금 이렇게 묻는다. 

 “ 도대체...규명이란 사람이 누군데요 ? 친구인가요 ? ” 

 “ 아...아니 저 그런건 아니구요. 죄송해요 지현씨. 제가 좀 딴생각을 자꾸 하다보니 

  엉뚱한 이름이 계속 나오네요. 미안해요 지현씨. 내가 실수했어요. 다음부턴 안 그 

  럴께요. ” 

 그렇다고 풍규명이란 친구와의 관계와 현재 상태를 굳이 지현에게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것인지 규명의 이름이 두 번씩이나 헛나온 상황을 이와같이 얼버무린다. 지현도 굳이 그 문제를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화제를 돌려본다. 

 “ 아드님이 지금 고등학생,중학생이라고 하셨죠 ? ” 

 현우가 사춘기 아들 둘이 있는 이혼남이것은 알고 만나고 있는 지현. 무엇보다 ‘엄마가 되고 싶다’는 기도를 해온 지현이라길래 신상훈 목사가 상진의 부탁을 받아 특별히 소개해준 자매가 아니던가. 그런 지현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아이들이 엄마없이 자랐으니...여러가지로 많이 힘들고 외로왔겠네요. ” 

 “ 좀...그렇긴 하죠. ” 

 “ 안 되었어요. ”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현우의 두 아들이건만 ‘엄마가 되고싶다’는 기도를 해온 지현에겐 그런 두 아이의 감정이 벌써 전이되는 무엇이라도 있는것일까. 애틋한 감정을 담아 이렇게 말하고 그런 지현을 보며 현우는 솔직히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 여러 가지로 제가 아이들한테는 죄인이죠 뭐. ” 

 “ ...... ” 

 “ 어쨌거나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데 제 책임도 분명 있는거고...그런 상황에서 두  

  아이를 엄마없이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게한거니...이래저래 아이들에겐 그 

  저 죄스러운 마음뿐이지요. ” 

 “ 기운내세요 아저씨. ” 

 현우의 용기를 북돋아주려는 듯 이렇게 말하는 지현. 그리고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렇게 눈빛이 번득인다. 

 “ 조만간 한번... ” 

 “ ??? ” 

 “ 제가 아이들을 만나보는건 어떨까요 ? ” 

 “ 지...지현씨... ” 

 순간 당황하는 현우. 그러나 지현은 굳이 시간을 질질 끌 필요는 없다는 듯 이렇게 나온다. 

 “ 어차피 저도 아저씨 상황을 다 알고 만남을 시작한거고 그러니 굳이 미루는게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조만간 아이들과 식사자리라도 한번 가져봤으면 좋겠어요. 

 ”  

 

 한편 현우는 얼마후 봉명의 연락을 받고 병원을 가보았다. 규명의 상태가 많이 안 좋은 듯 했다. 

 “ 저기...상진이 오빠는 아직도 연락 안 돼요 ? ” 

 여전히 규명의 학창시절 가장 절친인 상진만을 찾고있는 봉명. 난감해진 현우가 답한다. 

 “ 말씀드렸잖아요. 상진이 지금 독일에 있다고... ” 

 “ 그러지말고 제발 좀 연락해봐요 !!! 한시가 급하단 말이에요 !!! ” 

 그렇게 현우를 다그치듯 나오고 있는 봉명. 하는수없이 일단 현우가 다시 상진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 보았다. 허나 연락이 안 되긴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 독일에 있다면서요 ? ” 

 계속 연락이 안된다는 말에 봉명이 납득이 안 가는 듯 이렇게 나온다. 

 “ 휴대폰으로 국제전화가 안될일도 없고...도대체 왜 안되는건데요 ? ” 

 “ 허...참. 봐요. 이렇게 방금전에도 전화를 했는데 이렇게 ‘부재중’ 메시지가 뜬거 

  안 보여요 ? 그리고... ” 

 사실 그보다도 상진이 독일에서의 일정이 바쁘다면서 급한일이면 문자를 주고 아니면 귀국한후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내용의 문자가 있지 않은가. 허나 현우는 그 문자를 보여주는게 적절할지 망설였다. 여하튼 규명의 상태가 지금 심각하다는 것은 동생 봉명의 이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병실 돌아가는 분위기를 봐도 짐작이 가능한데 그런 상황에서 30년전 절친이 세상 이런 사정을 전혀 모르는 듯 무사태평한 문자를 보낸 것. 이것을 규명도 아닌 그 동생 봉명에게 보여주는게 적절할지 좀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하는수없이 현우가 자신의 휴대폰을 직접 봉명에게 내어주기까지 하며 직접 통화해보라고 했다. 

 “ 자매님이 한번 직접 통화해보세요. 어차피 이래저래 그게 나을 것 같으니... ” 

 허나 봉명은 현우의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은 신뢰가 안가는지 자신에게 직접 상진의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하고선 자신의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사실 현우 입장에선 좀 화가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은 상진이나 상훈은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는 가운데 혼자 규명의 소식을 알아보려고까지 했던 사람이다. 헌데 지금 봉명은 그런 현우조차도 믿을수 없다는 듯 나오는 것 아닌가. ‘사람을 그렇게 못 믿겠냐 ?’고 한바탕 따지고픈 심정이긴 한데 일단 꾹꾹 참고 있다. 다만 봉명도 몇 번 현우가 가르쳐준 상진의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연결이 되긴커녕 ‘고객의 전화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중입니다’ 하는 메시지가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그러자 봉명이 이젠 현우에게 이렇게 나왔다. 

 “ 이 전화번호 상진이 오빠 번호 맞기는 한거에요 ? ” 

 “ 아니 근데 이 여자가 보자보자하니까 정말...아니 내가 지금 사기꾼으로 보여요 ? 

  내가 다른사람도 아니고 뭐하러 30년전 친구 연락처를 가지고 이런 사기를 치겠나 

  보자보자하니까 정말... ” 

 현우가 화를 내자 봉명도 순간 움찔하긴 하는데 어쨌든 지금 당장 최상진한테 연락취할 방법이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지라 봉명은 절망스러운 심정으로 병실 의자에 털썩 주저앉기까지 한다. 그리고 울면서 말한다. 

 “ 우리 오빠가...우리 오빠가...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 

 “ 아...아니 저 자매님... ”


 

 봉명에게 마땅히 붙일만한 호칭이 없어 그녀를 ‘자매님’이라 부르고 있는 현우. 한편 봉명의 흐느끼는 넋두리는 계속되고 있다. 

 “ 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우리 오빠가 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는데...그 말도 못 전하고 우리오빠가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상진이 오빠 

  한테 우리 오빠가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불쌍한 우리오빠...어어어엉 

  ~~~!!! ” 

 “ 아...아니 저 자매님... ” 

 어쨌거나 상진과 규명은 초등학교때부터 같은반이었던 절친이란 사실은 현우도 잘 아는터.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마치 곁다리 취급 받는 것은 좀 화가나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위급하고 엄중한 사안이라면 다른 방도로라도 길을 찾아봐야할 것 같아 조심스레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차라리 그럼 그걸 제게 말씀해주시는게 어때요 ? ” 

 “ 뭐라구요 ? ” 

 “ 저도 어쨌든 규명이,상진이랑 고등학교때 함께 어울리던 4인방이었고 신상훈 목사 

  나 상진이나 다 최근에 30년만에 연락이 닿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어쨌든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연락 취할수 있는것만은 사실이니 규명이가 상진이 

  에게 하고픈 전할말을 제게 말씀해주세요. 그럼 제가 나중에라도 상진이한테 전해 

  주면 되는거니까... ” 

 허나 봉명은 어림도 없는 소리라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 안돼요 그건...상진이 오빠 말고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전해줄수 없는 이야기에요. 

 ”  

 “ 아니, 도대체... ” 

 도대체 둘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무슨 비밀이 있길래 그러는것인지 – 아닌말로 무슨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다는 소린지 – 자신도 30년전 풍규명,최상진과 함께 어울리던 친구였던 것은 마찬가진데 자신은 안 되고 꼭 최상진이어야 한다니. 그런법이 어디 있는가 하는 생각에 도대체 풍봉명 이 여자는 자신을 어떻게 보고있기에 거듭 이런 태도를 취하나 하는 문제로도 다시금 화가 난다. 봉명은 강조하듯 다시금 이와같이 말한다. 

 “ 그 이야기는...아무한테나 함부로 전할수 없는 이야기에요. 반드시 상진이오빠한테 

  전해줘야 하는이야기에요. 상진이오빠만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는 사람아니까 

  요. ” 

 사실 규명은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현우는 물론 현우가 신상훈 목사에게까지 급히 연락을 취해 수술비를 보태줘 급한대로 수술을 받게 하기는 했다. 그 와중에 상훈도 결국 규명이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고 병문안을 오긴 했는데 그러나 수술을 하기에 이미 때가 늦은게 문제였다. 원래 불과 얼마전까지 경북 안동에서 규명은 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나이 50이 다 되도록 장가도 못가고 혼자 사는 몸으로 그리고 봉명은 어떤 개인사정이 있는지 이혼하고 혼자가 된 몸으로 그런 상황에서 봉명이 규명의 병수발을 했던 것이다. 헌데 날로 상태가 악화되는 규명을 안동의 병원에서 차라리 서울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으라고 여러차례 권했는데 병원비 문제 때문에 뒤늦게서야 서울에 올라와 정밀검사도 하고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런 수술을 받게된 것이다. 허나 너무 늦은 수술이라서일까. 수술의 성공여부는 둘째치고라도 규명이 그 뒤에 혼수상태가 되었다. 현우가 처음 규명의 소식을 알고 병문안을 갔을때만 해도 그래도 최소한의 의식은 있는 그런 규명이었는데 이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야하는 몸까지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밤늦은 시간. 담당의사가 봉명을 은밀히 불렀다. 

 “ 풍규명 환자에겐 동생되신다고 하셨죠 ? ” 

 “ 네. ” 

 청문회 질의같은 의사의 물음에 단답형으로 또렷하게 답하는 봉명. 의사의 질문이 이어진다. 

 “ 밑으로 동생이 더 있다고 하신 것 같은데... ” 

 “ 지금 감옥에 있는 오빠가 한명 있고요 동생중 한명은 대전에서 유치원 선생님을 

  하고 있고 막내는 전남 진도에 살아요. ” 

 어쨌거나 여러 가지로 상황이 쉽지 않은 집안이란 판단이 의사도 충분히 들어서일까. 안타까운 듯 봉명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차라리 가족분들이 모여서 결단을 해보시는게 어떨까 

  그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 그게 무슨말씀이신지요 ? ” 

 “ 실은 풍규명 환자...솔직히 때가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수술도 뭐 저희가 최선 

  을 다한다고 하긴 했는데...여러가지로 쉽지가 않아요. ” 

 무엇보다 그후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규명. 의사의 말이 이와 같았다. 

 “ 연명치료를 하실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실지 그걸 결정해주셨 

  으면 합니다. 물론 동생들이든 다른 오빠든 가족들이 가급적 다 모여 상의하시면  

  더욱 좋고요. ” 

 “ 안돼요 !!! 그건 절대 안 돼요 !!! ” 

 “ 풍봉명씨. 죄송하지만 지금은 냉정해지셔야 합니다. ” 

 의사야 이런일을 지금까지 흔하게 겪어봤을테니 침착하게 봉명을 달래보려 하지만 그러자 봉명이 더더욱 발악을 하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의사에게 처절하게 애원한다. 

 “ 한달만...한달만 참아주시면 안 되나요 ? ” 

 “ 예 ? ” 

 “ 한달후에...한달후에 상진이오빠가 온대요. 그러니 제발 그때까지만이라도. ” 

 어쨌던 규명의 절친 최상진이 지금 독일에 있고 한달정도 출장일정이 끝나야 올수 있다는 이야긴 현우로부터 듣지 않았던가. 원래는 뭔가 현우를 미심쩍어 하는 모습까지 보인 봉명이건만 지금은 마치 거기에 실날같은 희망과 기대를 모두 건 사람처럼 이렇게 울부짖고 있다. 

 “ 우리오빠가...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는데...그러나 한달만 좀 봐주 

  세요 의사선생님. 우리 오빠가 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대요 !!! 어어어엉~~ 

  ~!!! 불쌍한 우리오빠. 우리들 다 돌보느라 장가도 못가고 저렇게 죽어가는 오빠인 

  데...오빠가 제발 상진이 오빠 한번만 만나보고 가게 해주세요. 불쌍한 우리 오빠... 

  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어어어엉~~~!!! 선생님...제발 

  그러니...불쌍한 우리오빠...한달만이라도...한달만이라도 살려주세요 !!! 오빠가 상진 

  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단말이에요. 꼭 상진이오빠에게만 전할수 있는 

  이야기에요. 그러니 한달뒤...상진이오빠 올때까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한달만 살려 

  달라구요 선생님. 불쌍한 우리오빠...우리들 돌보느라 장가도 못가고 혼자 고생하다 

  저 지경이 되어버린 오빠...그렇게 불쌍하게 보낼수는 없어요. 상진이 오빠라도 한 

  번 만나보고 가야 한단 말이에요. 상진이 오빠한테 꼭 전할말이 있다고 했단 말이 

  에요 우리 오빠가...불쌍한 우리오빠가...상진이 오빠한테...꼭 상진이 오빠여야만 

  전할수 있는 말이에요. 그러니...제발 우리 불쌍한 오빠. 상진이 오빠가 한달뒤면 

  귀국한다니까...제발 그때까지만 살려주세요 선생님 !!! 어어어엉~~~!!! 불쌍한 우 

  리 오빠...상진이 오빠 한번만 만나보고...상진이 오빠한테 전할말도 전해주고 그 

  렇게 가게 해달란 말이에요. 선생님 제발 불쌍한 우리오빠...상진이 오빠한테 전 

  할말이 있다고 하니까...제발 상진이 오빠 돌아올때까지만이라도 살려주세요 선생 

  님 !!! 어어어엉~~~!!! ” 

 

 한편 이때 지현은 현우의 집에 와 있었다. 어차피 애딸린 이혼남, 그것도 사춘기 아들을 둘이나 키우고 있는 현우와의 교제가 시작된 이상 그 아이들과 먼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현우가 30년전 ‘4인방’으로 어울리던 친구 풍규명의 상태가 더 안 좋아져 그 병원을 방문한 날인데, 현우는 그날 의사선생님 앞에서 ‘상진이 오빠 돌아올때까지만이라도 오빠(풍규명)를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애원하는 봉명을 달래느라 밤늦게까지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헌데 그 시간까지 지현이 현우네 집에 있었던 것이다. 

 “ 누구세요 ? ” 

 일단 지현이 현우의 집을 방문한 것은 대략 저녁시간이 될 무렵이었다. 이때 현우의 큰 아들 경수가 고등학교 2학년, 둘쨰 경섭은 중학교 2학년인데 여하튼 둘 다 어린아이들도 아니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신다고 연락이 온 날. 저녁시간에 집 벨을 누른 낯선 젊은 여인을 경계하지 않을수 없다. 허나 지현은 미소띤 얼굴로 답한다. 

 “ 어, 아버지한테 아직 이야기 못 들었나보구나. 아줌마는 성지현이라고 하는데 아 

  버지 친구야. ” 

 일단 어리둥절해하며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오게 한 경수와 경섭. 허나 이 둘이 어린아이도 아니고 대충 봐도 젊어보이는 낯선 여자가 ‘아버지 친구’라니 그걸 곧이 믿을 리가 없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으로 별의별 상상이 다 들 순간이기도 하지만 이미 집안 거실로 들어선 지현은 경수와 경섭을 안심시키려는 듯 이렇게 말한다. 

 “ 저녁시간인데 밥은 먹었니 ? ” 

 “ 아...아뇨. 저...저희가 차려드릴까요 ? ” 

 여하튼 지현이 집에 찾아온 손님이면 이들이 대접하는게 당연한 상식 아닌가. 허나 지현은 그런 둘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 아냐, 조금만 기다려. 아줌마가 맛있는거 해줄게. ” 

 순간 황당해하는 두 아들. 확실히 지현은 계획적이었는지 무슨 식재료 같은 것을 잔뜩 사갖고 들어오긴 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경수와 경섭은 그게 자신들을 위해 준비해온 것일것이란 짐작은 못했는데, 지현이 되려 부엌에까지 들어서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당황한 경수와 경섭이 만류한다. 그래서 약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지현은 거듭 미소띤 얼굴로 말한다. 

 “ 괜찮대두. 아줌만 아빠 친구라니까. 오늘 한번 너희들을 위해서 특별히 맛있는 

  거라도 대접해주고 싶어서 찾아온거야. ” 

 “ 아버지 오늘 늦게 오신다고 전화왔는데... ” 

 “ 너희들 보러 온거라니까. ” 

 경수와 경섭은 거듭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지현을 바라보고 있고 그러다 중학생 경섭이 아무래도 지레짐작가는 것이 있는지 이렇게 묻긴 한다. 

 “ 혹시...저희 아버지랑 재혼하시는거에요 ? ” 

 “ 야 !!! ” 

 아무리 그래도 말이 좀 심하다 싶었는지 경수가 동생을 만류한다. 그러면서 지현에게 사과의 말까지 건네고. 허나 지현은 과히 불쾌하진 않다는 듯 되려 미소를 짓는 표정으로 둘째 경수에게 다가와 잠시 그를 바라보는 듯 하다 말을 건넨다. 

 “ 그러고보니 니가 정현우 의원님 둘째아들인가 보구나 ? 이름이 뭐니 ? ” 

 그러고보면 아직까지 현우에게 고등학생,중학생 두 아들이 있다는것까지만 알지 이름은 모르는 상태인 지현. 허나 이렇게 자연스럽게 통성명까지 하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지현은 준비해온 식재료로 간단한 볶음밥을 만들어준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사실 아줌마도 경수나 경섭이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긴 했어 

  . 너흰 어떤걸 좋아하니 ? ” 

 “ 저...저흰 상관없어요. ” 

 “ 그러지말고 솔직하게 말해보라니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또는 취미가 뭔지 괜 

  찮으니까 솔직하게 말해보래두. ”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는 지현의 모습은 누가봐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경수도 경섭도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 대처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한데, 여하튼 지현이 차려준 볶음밥을 그런대로 맛있게 먹으며 이들의 대화가 이어지게 된다. 

 “ 경수가 지금 고등학생인거지 ? ” 

 “ 네. ” 

 긴장이 되어서인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못하기까지 한 경수. 헛기침을 두어번 하다 겨우 답을 했다. 그런 경수를 보며 지현의 말은 이어진다. 

 “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 그럼 뭐...이제 대학갈 준비도 해야하고 한참 그래야 할 나 

  이겠네 ? ” 

 “ 그렇죠 뭐. ” 

 그런건 뭐 굳이 묻지 않아도 알만한 대한민국의 상식. 다만 어쨌든 자연스럽게 경수나 경섭에게 이 다음에 뭐가 되고 싶냐는듯한 질문이 안 나올수가 없다. 헌데 정작 얼마 안 있으면 고3이 되는 경수가 아직 구체적인 진로 생각은 안 해보고 있는지 바로 답이 나오지 않고 있고 중학생 경섭이 약간 철없이 답한다. 

 “ 전 대통령 되고 싶어요. ” 

 “ 뭐 ? 대통령 ? ” 

 순간 형인 경수가 철없는 동생을 나무라듯 한마디 하고 지현 입장에서도 안 그래도 이들의 아버지 정현우가 현역 국회의원인데 아무리 아직은 철없고 어리다고 봐야할 중학생이라도 그런 정현우의 둘째 입에서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니 순간 좀 황당하기까지 하다. 어찌보면 좀 우습기까지 하고. 경수는 경수대로 어린 동생이 너무 실례를 범하는 것 아닌가 싶어 지현에게 사과의 말까지 건넨다. 

 “ 죄송합니다. 실은 제 동생이 철이 없어서 그래요. ” 

 “ 괜찮아. 그런대로 개성있어보이고 좋은데 뭐. 그나저나 아줌마가 해준 볶음밥 입 

  맛에 맞는거니 ? ” 

 거듭 걱정을 담아 이렇게 말하고 예의삼아 하는 답인지 진심인지 경수와 경섭은 거듭 ‘네’라고 대답한다. 헌데 아무래도 상황이 이렇제 경수가 정면돌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이 이렇게 묻는데. 

 “ 근데 죄송하지만 저희 아버지하곤 도대체 어떤 사이세요 ? 정말 아빠 친구인거에 

  요 ? ” 

 “ 얘가 ? 그렇대두 그러네... ” 

 그러나 이미 고등학생,중학생인 이들이 지현의 이와같은 말을 곧이 믿는 것 같지는 않고 그러자 지현도 아무래도 이쯤에서 대충 힌트는 줘야겠다는 듯 운을 떼긴 한다. 

 “ 뭐...지금은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어쨌든 아줌마는... ” 

 “ ...... ” 

 “ 경수와 경섭이에 대해 차차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어 찾아온거야. 많이 놀랐니 

  ? ” 

 “ 아...아뇨. 그런건 아니지만... ” 

 현우가 귀가한게 바로 그때였다. 그런대로 지현과 경수,경섭 형제 사이에 마음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그런대로 편안한 대화가 오가기 시작할때쯤 풍규명의 동생 봉명을 겨우겨우 달래고 밤늦게 병원을 떠난 현우가 이제사 도착한 것이다. 허나 생각지도 못하게 지현이 자기집에 와 있는 것을 본 현우도 어지간히 황당하지 않을수가 없다. 

 “ 이...이게 대체 무슨짓이야 ? ” 

 “ 여...여보 오셨어요. ” 

 헌데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얼떨결에 잘못 나온 표현일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현이 현우보고 ‘여보’라니. 두 사람이 지금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도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현우는 더더욱 화가나 지현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집에서 내보내려 한다. 

 “ 아...아저씨 왜 이러세요 ? ” 

 현우의 생각지도 못한 과격한 행동에 당황한 지현이 이렇게 나오고 현우는 거듭 불같이 화를낸다. 

 “ 도대체 남의 집에서 그것도 애들한테...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냔 말이에요 !!! ” 

 “ 아...아저씨...전 그냥 경수,경섭이랑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 

 허나 현우는 무척 골치가 아픈듯한 표정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기까지 하고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거듭 지현에게 거칠게 나온다. 그녀에게 거듭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 어서 내 집에서 나가지 못해 !!! 도대체 우리 애들한테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야 !!! 

  당장 내 집에서 나가요 !!! ” 

 현우 입장에선 여하튼 병원에서 그런 일들을 다 겪고 밤늦게 집에 돌아온 상황에서 집에서 이런일이 벌어졌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기가막혔겠는가. 아무리 지현과 소개팅을 가진후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아무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지현을 거듭 거칠게 집에서 내보낸다. 현우의 이와같은 행동에 지현도 황망해져서 일단 집을 나온다.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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