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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채영 (7)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젊은 새엄마 4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1학년때 박영문과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인 이상보,강관식,홍수표,김세환,김기태등은 모두 영문과 다른 반으로 배정이 되었다. 헌데 더 공교로운일은 오히려 영문을 괴롭히던 패거리중 우두머리격이었던 김민기 그리고 배원재가 2학년에서도 같은반이 된 점이다. 학생 입장에서 이제와서 반 배정을 다시 해달라고 선생님들한테 조를수도 없는 일이니 영문은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한편 1학년때까지만 해도 지각은 할 지언정 결석까지는 하지 않았던 민기의 경우엔 2학년에 들어와서부터는 공부와는 완전히 담 쌓은 학생의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근본적으로 결석을 하는 날이 출석을 하는 날보다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학교에 와서도 2교시도 채 끝나기도 전에 소리소문 없이 보이지 않게 되는경우도 있었다. 

 허나 그런 민기에게도 2학년으로 올라와서 함께 어울리는 패거리가 한둘 더 들러붙긴 했다. 그중 하나는 진달방이란 학생이고 또 하나는 유병춘이란 학생인데 이 둘 다 공부안하고 노는 학생이긴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배원재의 경우엔 2학년에 들어와선 그래도 대학에 가야겠다는 – 솔직히 대학갈 성적이나 되는지도 의문이지만 – 의지가 새로 생겼는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하튼 그렇게 2학년들어 김민기와 새롭게 어울리는 친구가 된 유병춘과 진달방. 헌데 그중 유병춘이란 녀석이 난데없이 하루는 영문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 야, 야, 임마. ” 

 민기와 어울리는 녀석인 것을 영문도 대충은 알기에 가급적 녀석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 왔는데 그런 영문에게 다가와 시비를 건 병춘. 헌데 그 유병춘이 좀 뜻밖의 말을 건넸다. 

 “ 야, 너 니네 엄마 친엄마 아니라며 ? ”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사실 영문이 새엄마와 산다는 사실은 1학년때 절친했던 이상보,강관식등도 아직 잘 모르는 사실이다. 원래 강남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던 녀석이 대체 무슨 곡절로 이 먼 강북 북부지역의 학교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는지 그 곡절을 차마 제대로 이야기하지도 못했고 게다가 새엄마도 나이어린 이복동생까지 있는 자기집에는 친구들조차 제대로 초대하기 쉽지 않은 그런 처지에 있는이가 바로 박영문이었다. 그래서 이상보등 친한 친구들에게도 자기집엔 친구들을 부를수 없는 속사정을 적당히 거짓말을 해대가면서까지 이핑계,저핑계를 댔는데 헌데 아직까지 1학년때 절친했던 아이들도 모르는 사실을 2학년이 된지 한달밖에 안 된 시점에서 그리 친하지도 않은 유병춘이란 녀석이 대체 어찌 알고 있단 말인가. - 영문은 아직 필립(사실은 김민기)과 채영의 관계는 모르고 있다. - 이 난감한 상황에서 대체 어찌 대꾸해야 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런 영문을 보며 병춘은 거듭 씨익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 마, 아니긴 뭐가 아냐. 이미 민기한테 다 들었어. 지금 니네 집에 있는 여자 젊은 

  새엄마 맞지 ? ” 

 새엄마고 뭐고를 떠나서 무슨 말투가 이 따윈가. 박영문 입장에서 매우 불쾌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무엇보다 대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민기한테 무슨 이야기를 들었다는것인지. 그것도 하필 1학년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녀석을 언급하며 2학년때부터 새로 민기와 어울리기 시작한 유병춘이란 녀석이 이렇게 나오자 영문 입장에서 더더욱 황당하고 기가막힐 수밖에 없다. 일단 영문이 발끈하며 대꾸한다.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있어 아침부터 ?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저리 가 

  !!! ” 

 허나 유병춘이란 녀석은 이미 영문이 가란다고 순순히 물러갈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되려 무슨 재미있는 야설이나 막장드라마라도 현실에서 보는양 킥킥대며 계속 이상한 소리를 지껄여댄다. 

 “ 야, 임마. 뭘 계속 아니라고만 하고 있어. 우리 다 알고있어 임마. ” 

 “ ...... ” 

 “ 니 새엄마 김민기 깔치라며 ? ” 

 “ 뭐...뭐야 ??? ” 

 비록 새엄마 채영과 결코 편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여하튼 이 부분은 아직까지 영문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저 해괴망칙한 헛소리로밖에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어이없다는 듯 병춘을 보며 이렇게 대꾸한다. 

 “ 무슨...무슨 아침부터 말도 인 되는 소리를 계속...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고 어 

  서 저리 가지못해 ? ” 

 “ 이거 근데 이제보니 아주 웃기는 X일세 그려 ? 야 임마 ? 니가 뭔데 나더러 가라 

  마라야 ? 니가 내 형님이라도 되냐 ? 내가 니 부하라도 되냐 ? 어디서 가라마라야 

  확 그냥... ” 

 하면서 실제 영문을 때리려는듯한 시늉까지 보이는 병춘. 덕분에 영문이 본능적으로 흠칫한다. 

 “ 야, 근데...니네 새엄마랑 김민기가 그렇고 그런 사이면 도대체 너랑은 어떻게 되 

  는거냐 ? 생각해보니까 웃기네. 큭큭... ”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기가막힌 소리라 박영문은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아직 진상을 알길없는 영문 입장에선 김민기 이 자식이 하다하다 대체 새롭게 사귄 제 친구들한테 무슨 헛소리를 지껄인것인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분하고 화가나 뒤를 돌아서 민기를 잠시 노려보았다. 한편 민기는 앞쪽에서 벌어지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잠시 영문이 뒤돌아 자신이 노려본 것을 고깝다는 듯 이렇게 나온다. 

 “ XX끼야...꼴아보긴 뭘 꼴아봐. ” 

 “ ......” 

 “ 새아빠냐 ? ” 

 한편 민기와는 별개로 병춘이 거듭 이죽거리며 이상한 소리를 다시 입에 담았고 영문이 그런 병춘을 거듭 황당하다는 듯 바라본다. 그의 말이 계속된다. 

 “ 맞잖아. 니 새엄마랑 김민기가 그렇고 그런 사이면...킥킥...니가 민기를 새아빠라 

  고 불러야되는 그런거냐구... ” 

 “ 이...이... ” 

 들으면 들을수록 그저 기가막히는 소리일 수밖에 없어 영문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허나 아랑곳없이 병춘은 계속 엽기적인 말만 입으로 내뱉고 있다. 

 “ 그럼...혹시 니 새엄마랑 민기사이에 애새끼라도 생기면...너한테 이복동생이 되는 

  거야 뭐야 ? 이거 세상 웃기고 재미있게 돌아가네 그려 ? 그럼 뭐...니네 새엄마 

  니 늙은 아빠가 밤마다 해주는게 너무 불만족스러워서...늙은 남편이 잘 못해줘서 

  밤마다 자위하며...하아...하아...하다가 결국 밤에 몰래 민기를 깔치로 만나서 그래 

  서 둘이 모텔방에서... ” 

 “ 말 조심해 이 XX야 !!! ” 

 결국 도저히 참을수가 없던 영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병춘을 온 힘을 다해 후려쳤다. 이미 분노의 감정이 머리끝으로 두팔 두다리끝으로 온통 치밀어오르는 지경이기 때문에 그 힘이 셀 수밖에 없었다. 영문이 비록 일반 고등학생으로는 중간키고 싸움이나 운동을 잘 하는편에 속하지도 않은 녀석이었지만 극도의 분노와 화가 치밀어오르는 상태에서 나온 행동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의 강도는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 오해하실분들이 계실수도 있어서 설명을 좀 덧붙이겠는데 현행법상 새엄마든 새아빠든 만 

   약 자신의 친부,친모와 사별 또는 이혼했을 경우 이전 혼인관계쪽 자녀들(전처소생 자녀든     전남편 소생 자녀든)과의 친족관계는 소멸되게 되어 있습니다. - 막말로 혈연관계도 아닌 

   거잖아요. 따라서 하물며 새엄마든 새아빠든 자신의 엄마 또는 아빠와 이미 이혼한 상태에 

   서 다른 사람을 만나 재혼했을 경우 그쪽은 자신과는 아무련 관련이 없는 그냥 ‘남’일뿐입 

   니다. 따라서 여기서 유병춘이 박영문한테 ‘새아빠’ 어쩌구 한 소리는 그냥 X소리일 따름 

   입니다.)  

 

 영문이 원래 싸움을 잘 하는편은 아니었지만 워낙 분노가 극에 달해있던 상황에서 나온데다가 오히려 유병춘이 원래 몸이 좀 약한면이 있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영문한테 맞아 뒤로 나자빠지면서 뒷머리를 그만 저쪽 책상 모서리에 맞고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놀란 학생들이 바로 119를 불러 앰뷸런스가 달려왔고 병춘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필 일은 영문에게 계속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었다. 병춘이 그렇게 얻어맞고 병원으로 실려간 문제도 그렇지만 사실 병춘은 가정형편이 무척이나 안 좋은 학생이었다. 친엄마는 오래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아버지가 청소부같은 잡일이라도 하면서 겨우겨우 3남매를 먹여살리고 있었는데, 그 아버지마저 몇 달전 사고로 부상을 입어 집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실은 병춘의 아래로 중학생 남동생과 초등학생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런 처지에 있는 집안이었다. 차라리 오히려 병춘의 집안이 잘살거나 권세가 있는 집안이라서 영문의 집안에 어떤 압박 같은 것을 행사할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나았을수도(?) 있는 공교로운 상황이 된것이라고나 할까. 다음날. 그렇게 병원에 입원까지 한 신세가 된 병춘의 아버지가 아픈몸을 이끌고 학교에까지 찾아왔다. 

 병춘의 아버지가 병석에 누운지 몇 달 되긴 했지만 거동이 아주 불편한 정도는 아니라서 아는 친구에게서 휠체어라도 빌려서 그렇게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겨우 학교에 도착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영문도 교무실로 불려갈 수밖에 없는데 누가봐도 병약한 몸에 머리도 희끗희끗한 병춘의 아버지가 무릎까지 꿇어가며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다. 

 “ 여보게 학생. 그저 이 불쌍한 늙은이나 좀 가엾이 여겨주게. ” 

 병춘의 집안 사정을 알길없는 영문은 이건 또 갑자기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어리둥절해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담임선생님도 당황하긴 마찬가지라 우선 병춘아버지를 진정시켜 제대로 앉게 하고 아무리 봐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분명해 보이는 병춘 아버지는 담임 선생님까지 부둥켜안고 한바탕 대성통곡을 한다. 

 “ 다 제 죄입니다 선생님. 다 이 늙은이가 못배운 죄라구요 선생님. ” 

 “ 병춘 아버지. 그만 진정하시지요. 그리고 병춘 아버님께서 뭐 그리 잘못하신게 있 

  다고 그러십니까. 병춘이 아버님은 잘못하신거 하나도 없으니까 그만 진정하세요. 

  오히려 학생들 지도를 잘못한 저희가 사죄를 드려야할 판인데... ” 

 “ 다 이 늙은이 죄입니다. 다 이 늙은이가 못배운 죄라구요 선생님. 으흐흐흑~~~!!! 

 ” 

 사연은 대충 이랬다. 어쨌든 저학력에 집안 경제사정도 좋지않은 병춘 아버지는 나이 40넘어 그래도 다행히 인연을 만나 두 사람 사이에 장남 유병춘을 비롯한 총 2남1녀 3남매를 낳은것이고 그러나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랬는지 이미 병춘등 3남매 어머니는 집을 나간지 오래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까지 사고로 자리에 누운 신세가 되었으니 불가피하게 병춘이라도 직접 학교 끝나고 알바라도 뛰며 동생들 생계까지 책임져야할 판. - 다른 노는 아이들이 학교다니기 싫어 결석이나 조퇴가 잦은 반면 실은 병춘은 그런 사정이 있어 오전에만 학교를 나오고 오후와 저녁시간에 알바를 뛰는 그런 학생이었던 것이다. - 헌데 그렇게 집안 생계까지 책임져야하는 장남이 이런일로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까지 되었으니 나이 이미 60이 다 되어가는 병춘의 아버지 입장에선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겠는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렇게 몸소 교무실까지 찾아온 것은 다 그런 자신의 처지와 사연을 하소연하기 위함이다. 병춘 아버지는 영문의 손발까지 부여잡으며 이렇게 울며불며 애원한다. 

 “ 여보게 학생. 이 늙은이...솔직히 소싯적에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고...또 요즘애들 

  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학교를 다니고 어떤 부모님한테서 교육을 받는지 그런건 

  잘 모르겠네. 허나 그래도 우리집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저 가련하고 불쌍한 아이 

  병춘이 자네가 그 딱한 사정 좀 봐주면 안 되겠나. ” 

 상황이 진짜 난처하고 난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영문 입장에선 영문의 새엄마가 자기반 누구랑 붙어먹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를 하며 거기다 한술더떠 ‘새아빠’ 어쩌구 하며 그런식으로 놀린 불량끼 넘치는 아이를 화가 치밀어 한 대 때렸던 그런 상황 아닌가. 헌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 집안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연로하신 아버님을 돌보며 동생들을 보살피는 그런 소년가장을 자신이 두들겨팬 그런 모양새밖에 안 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니 영문에게도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모셔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가운데서도 영문의 새엄마 채영이 학교로 올 수밖에 없었다. 

 “ 아이고 선생님...어르신...박영문 학생 어머니...그저 다 이 늙은이가 못배운 죄니 

  이 늙은이가 세상물정 돌아가는걸 몰라서 이리된 것이니...그저 다 용서하시고 우리 

  불쌍한 병춘이 사정만 좀 봐주십시오. 네, 어머니 ? 우리 병춘이...정말 알고보면  

  무척이나 불쌍하고 약한 아이입니다. ” 

 “ 아...아니 저...일단 일어나세요 아저씨. 이러시면 제가 무안하잖아요. ” 

 채영도 천성이 아주 막된편은 아닌것인지 아무리 그래도 30대 초반인 자신에게도 대충 봐도 아버지뻘은 되는 50대 후반의 노인이 무릎을 꿇고 이렇게 애원하니 더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렇게 되니 미치고 환장하게 된 것은 결국 박영문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부모들 집안 형편은 중소기업을 하는 아버지를 둔 박영문은 물론 그런 영문과 함께 1학년때 어울렸던 이상보니 강관식이니 하는 아이들의 집안형편이 대개 좋은 편이었다. 홍수표,김세환,김기태등의 아버지 직업이 대학교수,공무원,골프장 사장 이랬었지만 이상보와 강관식의 아버지도 각기 대기업 부장급 간부와 육군 장교인 그런분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박영문이나 그의 친구들이 잘사는집 아이들이라고 그런걸로 위세를 부리거나 가난한집 아이들을 업신여기는 그런 아이들은 아니었지만 이건 그렇게 먹고살만한 집안 아이가 힘없고 가난한집 게다가 몸까지 약한 소년가장을 두들겨팬 그런 상황이 되었으니 진짜 난처하고 난감해진 것이다. 그야말로 차라리 부잣집 아이를 잘못알고 두들겨패 그 집안에서 항의가 들어온 상황이라면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이건 반대로 그런대로 먹고살만한 중산층 집안 아들이 힘없고 가난한 집 소년가장을 두들겨팬 모양새가 되었으니 만약 이런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알려진다면 사람들은 또 이 일을 어찌볼까. 이래저래 박영문도 그렇거니와 그 젊은 새엄마 채영도 거듭 학교측과 그리고 유병춘의 아버지한테 백배 사죄를 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 우리 이야기 좀 하죠. ” 

 따라서 채영도 이 문제를 영문한테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수가 없다. 원래 애초부터 고등학생 의붓아들을 자신이 거둬야 한다는점을 불편하게 여겼던 채영이기도 하지만 이미 고1때 여학교 창고 감금사건 때문에 난처하게 되었던 그런 경험도 있는 채영이 아니던가. 헌데 그랬던 영문이 2학년이 되어선 그것도 가난한집 불쌍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년가장을 두들겨팼다고 하니 채영도 너무나 기가막히지 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 ? 깡패에요 ? ”  

 “ 뭐라구요 ? ” 

 소위 학원폭력인 왕따니 하는게 사회문제가 된지도 이미 오래되었지만 하필 그것도 나이차이도 얼마나지 않는 의붓아들이 이런일로 새엄마인 자신을 학교까지 불려가게 만들었으니 채영으로서도 그런 생각이 안 들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혹시 깡패냐 ?’는 식의 채영의 물음에 더 기가막혀지는 것은 영문이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이게 다 누구 때문인가. 바로 그 유병춘이란 녀석이 김민기라는 녀석과 어울리며 도대체 그녀석한테 무슨 이야길 어떻게 들었는지 그런 헛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격분한 영문이 병춘을 때렸던것 아닌가. 무엇보다 그 이상한 이야기의 당사자가 바로 영문의 새엄마인 채영이니 되려 영문 입장에선 학교에서 그런 이상한 소문인지 괴담인지 분간조차 안가는 그런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경위부터 추궁을 해야할판이다. 헌데 그 괴담의 진위여부를 파악해보려 하기도 전에 채영으로부터 나온 이상한 말. ‘깡패’냐니. 영문으로 하여금 한층 더 반발심리가 생기지 않을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 앞으로 행동거지좀 각별히 조심해줘요. 안 그러면 저도 그쪽 친엄마와 상의해서 

  당신 신병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의논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도대체 말썽도 한두 

  번이야 말이지... ” 

 통보라도 하는듯한 채영의 이와같은 말이 영문의 화를 다시금 돋구었다. 게다가 얼핏 들으면 마치 영문이 공부도 안하고 허구헌날 말썽이나 부리고 다니는 그런 학생처럼 보이기 쉬운데, 일단 학교 성적이야 둘째치고라도(* 최소한 영문의 학교 성적도 서울의 4년제 대학에 들어갈수 있는 수준은 된다.) 어떤 말썽이나 사고를 쳐서 학교에서든 경찰서에서든 집으로 전화가 오는일은 작년의 여학교 창고 감금사건과 이번일 두 번이 전부였다. 물론 그 두 번의 사고가 친부모 입장에서 보더라도 절대 적당히 넘어갈수 없는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 그렇지, 그러나 채영의 영문을 대하는 이와같은 태도는 다시금 영문의 화를 돋구었다. 

 무엇보다 1학년때 있었던 창고감금사건이야 자신이 가당치도 않은 제안에 순진하게 속아넘어간 면도 있으니 어쨌든 자신의 불찰이고 내탓이라고 자책할수도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은 분명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 않는가. 게다가 자신이 무엇 때문에 유병춘이란 학생을 쳤는지 그걸 생각해보면 다시금 더더욱 참을수 없는 심정이 되어 영문도 채영에게 따지지 않을수가 없다. 

 “ 한가지만 좀 여쭤볼께요. ” 

 그래도 당일날 반발하듯이 나와봐야 말싸움으로만 번질 수밖에 없을 것을 알기에 한 며칠정도 자신의 분을 삭이고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은들 새엄마 채영이 정직한 답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나름 유도심문 방식도 좀 구상을 해 가면서 며칠이 지나 채영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 뭐 하나만 그냥 간단하게 물어볼께요. 도대체 요즘은 밤늦게 어딜 그렇게 나가는 

  거에요 ? 심지어 어떨땐 아버지가 안 들어오시는날 아예 외박을 하는 경우도 잦 

  은 것 같은데... ” 

 “ 뭐에요 ? 뭔데 남의 사생활에 간섭이에요 ? ” 

 채영의 지금까지 영문을 대하는 태도나 그에 대한 생각으로 볼 때 영문의 이런 모습은 그저 자신의 사생활을 캐는 모양새밖에 안된다. 허나 영문으로선 그냥 적당히 넘어갈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다시금 진지하게 묻는다. 

 “ 어쨌든 새엄마도 엄마잖아요. 그러니까...궁금해서 여쭤보는거죠. ” 

 “ 어차피 그쪽도 나 엄마로 인정 안하는거잖아요. ” 

 순간 영문은 실소를 터트릴뻔했다. ‘알긴아네’ 뭐 대충 그런 심리라고나 할까. 사실 영문 입장에선 채영이 어쨌든 자신의 엄마자리를 빼앗은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또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며 살아온걸 생각해봐도 채영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테지만 그렇다고 하필 이런 상황에서 그런걸 꼭 따지고 든단말인가. 영문이 잠시 채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 말을 건넨다. 

 “ 그럼 이렇게 한번 여쭤볼께요. 아니 그보다는 한번쯤 진심으로 진지하게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었어요. ” 

 “ 뭐에요 ? 도대체 무슨말을 하고싶은 건데요 ? ” 

 채영은 약간의 경계심까지 담아 이렇게 묻고 그런 채영을 바라보며 영문의 말이 이어진다. 

 “ 아버지 사랑하세요 ? ” 

 “ 뭐라구요 ? ” 

 순간 채영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듯 영문을 바라보고 있다. 글쎄, 지금 채영의 처지에서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게 합리적일까. 어쨌거나 나이많은 남편을 두고 바깥으로 나돌며 젊은 남자를 만나는 채영이라면 결코 지금 상태에서 남편을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남편의 아들에게서 나오는 이와같은 질문. 근본적으로 영문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이 상황에 어찌 대처해야할지 판단이 쉽지 않아 채영의 머릿속이 어질어질해진다. 그런 채영의 심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영문의 질문이 이어진다. 

 “ 어쨌든 두분 사랑해서 결혼하셨을거 아니에요 ? 그러니까 여쭤보는거에요. 아버지 

  지금도 진심으로 사랑하시냐구요. ” 

 한숨을 내쉬는 채영. 어찌 대답해야할지 참 고민이 된다. 허나 일을 괜히 복잡하게 만들거나 꼬이게 하고 싶지 않은것일까. 눈 한번 질끈 감고 단답형으로 짤막하게 대답한다. 

 “ 사랑해요. ” 

 “ 진심이세요 ? ” 

 “ 네, 진심이에요 사랑한다구요 !!! 도대체 제가 같은 답을 몇 번이나 해줘야 하는건 

  데요 ? ” 

 슬슬 답답함과 짜증이 밀려들어와 채영이 이와같이 나오고 있고 그런 채영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영문. 경고라도 하듯 나온다. 

 “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릴께요. 솔직히 제 입장에서 그쪽을 새어머니로 인정 

  해 드리는거 쉽지 않아요. ” 

 “ ...... ” 

 “ 하지만 만의하나...만의하나... ” 

 채영은 영문의 이런 말이 귀찮고 짜증이 나는지 그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영문의 말이 이어진다. 뭔가 작심한듯한 태도다. 

 “ 만의하나 저희 아버지를 우롱하거나 실망시켜 드리거나 배신하는 일이 있거든 그 

  때는... ” 

 침을 한번 꿀꺽 삼키는 영문.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간다. 

 “ 그쪽을 제가 정말 용서치 않을테니 그렇게 아세요. ” 

 그리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영문. 채영이 기가막힌 듯 그런 영문의 뒤를 바라본다. 무엇보다 이와같은 영문의 태도와 의도를 알 수 없어 채영은 불안해지기까지 하고 그런 심령을 달래려는 듯 잠시 나가 편의점에서 소주 한병을 사와 그것을 홀짝이기까지 한다. 

 한편 영문은 아버지 인배로부터도 꾸중을 안 들을수가 없었다. 어쨌든 새엄마 채영까지 학교에 불려갔고 그리고 굳이 유병춘의 집안에서 그런 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병춘이 그 지경이 되어 병원에까지 실려갔고 병춘의 집안 힘든 가정사정을 생각해서라도 손해배상 차원에서 일정부분 병원비를 안 물어줄수 없었던게 박인배 집안의 처지다. 그래서 인배도 인배대로 화가나 영문을 야단칠 수밖에 없었다. 

 “ 아니 도대체 너...도대체 넌...어쩌자구 학교에서 사람을 때려 ? ” 

 “ 아버지...그게... ” 

 영문은 아버지한테라도 억울하다는 호소를 하고 싶었지만 그 호소 자체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병춘이 자신에게 어떤말을 했건간에 새엄마 채영이 지금 도대체 무슨일을 벌이고 돌아다니고 있는것인지는 영문이 무슨 확실한 증거라도 잡은 것이 아니다. 일단 현재로선 영문 입장에선 병춘이 무슨 소문을 전한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괴담 수준의 이상한 말을 전한게 전부가 아닌가. 그러니 이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새엄마 채영을 의심하는 말을 꺼낼수도 없는 일이고 이래저래 답답해지기만 하는 영문. 일단 꾸중하는 아버지의 말씀을 묵묵히 듣는 것 외엔 다른 도리가 없다. 

 “ 도대체가...어쩄든 니 엄마가 경제사정이 안 좋아서 너 고등학교 보내고 대학보내 

  고 할 형편이 안된다고 해서...그래서 널 우리가 맡기로 한건데...나는 둘째치고라도 

  최소한 새엄마 눈밖에 나는일은 만들지 말았어야 할거 아니야. 그래야 너랑 새엄마 

  사이에서 중재를 하는 나도 좀 면목이 서고 체면이 서고 그러지...도대체 어쩌자구 

  그런일로 새엄마까지 학교에 불려가게 만들어 !!! ” 

 “ 아버지... ” 

 “ 게다가 다른건 몰라도 사람을 치다니. 이건 이 박인배의 인생 가치관으로 미뤄봐 

  서도 이건 절대 용납안되는 일이다. 이 녀석아 !!! 자랑은 아니지만...솔직히 애비 

  는 학교다닐 때 못된X들한테 돈 빼앗겨본 경험은 있어도 애들 돈 뜯은 적은 없 

  어. 그런데 넌 애들 금품을 갈취한것도 아니고...그것도 사람을 때려서 병원에 입 

  원까지 시켜 ? ” 

 “ 아버지... ” 

 듣자듣자하니 정말 참을수 없는 심정이 되는 영문. 억울함에 진짜 차라리 하늘에 신이 있다면 그 앞에 엎드려 기도라도 하며 울며불며 하고픈 그런 심정이다. 아버지조차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이제 영문이 의지할만한 곳이 하늘에 있는 절대자밖에 더 있겠는가. 그래서 더 답답해지는 영문. 허나 아버지의 꾸지람이야 어떻더라도 영문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수 없는 부분은 있어 인배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 한가지만 여쭤볼께요. ” 

 “ 뭐냐 또 ? ” 

 이 판국에 꾸지람을 들은 당일날이든 며칠후든 아버지가 밝은 얼굴로 아들 영문을 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 게다가 인배 자체가 사업상 늘 바쁜 사람이기도 하고 – 그래서 더욱 차갑고 냉정하게 들리는 아버지 인배의 목소리. 영문의 말이 이어진다. 

 “ 새어머니...믿으세요 ? ” 

 “ 누구 ? 네 새어머니 말이냐 ? ” 

 그냥 ‘어머니’도 아니고 ‘새어머니’라 불렀으니 그야 다름아닌 지금 인배의 젊은 새아내 채영을 말함일테고 헌데 도대체 이 판국에 이런 질문이 왜 나오는것인지. 영문이 아들의 의도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인배의 말이 이와같이 이어진다. 

 “ 뭐 너도 고등학생이니 더 이상 어린아이라고 할수야 없다만...어른들의 세계는 아 

  직 미성년자인 너희들이 모두 이해하기 힘든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그런곳이란다. 

  물론 네 입장에서 네 어머니는 물론 어쩌면 너까지 버리고 – 여하튼 양육권을 어 

  머니쪽에 맡겼으니까 – 젊은여자와 재혼한 그런 모양새겠지만 아버지도 그 당시엔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어. ” 

 “ ...... ” 

 “ 때가되면 아버지가 그때 왜 이혼하고 지금 사는 새어머니와 재혼할 수밖에 없었는 

  지 모든 것을 알게 해주마. 어쨌든 내가 지금 함께 살고있는 여자는 너는 불편하게 

  느낄지 몰라도...순수하고 착한 여자란다. ” 

 “ 네 ? ” 

 ‘순수하고 착한 여자’라니. 다른건 몰라도 이 표현만큼은 이 순간 영문이 황당해질 수밖에 없는 말이다. 게다가 다른건 몰라도 어떻게 한 침대를 쓰며 몇 년동안 같이 살았던 그런 여자에 대해 몰라도 이렇게까지 모를수 있는지 그걸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이렇게 사람보는 눈이 없나 실망스러워질 지경. 영문의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단 인배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적어도 내 입장에선 사업을 하는 내게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내조자의 역할을 해주 

  고 있는 그런 여자야. 그리고... ” 

 “ ...... ” 

 “ 너도 지금이라도 새어머니한테 마음을 열고 말이라도 좀 친절하고 따뜻하게 건 

  네던가 그래보렴. 그럼 새어머니도 자연스럽게 너에게 마음을 열어주시는 날이  

  올거야. 너무 고리타분한 말 같지만 새어머니도 어쨌든 어머니라 생각하고 진심 

  으로 효를 다하란 말이다. 무슨말인지 알겠지 ? ” 

 “ 아버지... ” 

 “ 사람과 사람의 사이란건 결국 자주 대화도 나누고 가까이 지내야 서로를 알게되 

  고 친밀해지게 되는거란다. 비단 새엄마와 의붓아들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인 

  간관계도 따지고보면 모두 마찬가지야. 그러니 네가 지금이라도 조금은 새어머니 

  한테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다가갔으면 하는구나. 그럼 언젠가 새어머니도 너를  

  바라보는 마음과 눈이 조금은 달라질수 있을터이니. ” 

 영문의 답답한 심정을 나는걸까 모르는걸까. 아들의 손을 한번 잡아보기까지 한 인배의 충고가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텔방에 채영과 필립은 함께있다. 그러고보면 이런식의 만남이 이어진지도 어느덧 1년정도가 지난 셈인데 무엇보다 나이트클럽에서 유부녀 꼬시는 전형적인 제비인 필립 입장에서 이런 만남을 1년씩이나 지속해오고 있다는것도 이례적인 일이긴 하다. 그만큼 채영의 경우엔 이전에 어쩌다 한두번 또는 길어야 한두달 정도 만났던 다른 여자와는 다른 묘한 매력이나 야릇한 재미 혹은 만족감 같은것이라도 있었던것인지. 그러나 채영은 채영대로 이전과 달리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있다. 채영이 필립을 보며 말한다.
 

 “ 필립... ” 

 “ 말씀하세요 누나. ” 

 채영에 대한 이런식의 호칭도 그러고보면 어느덧 익숙해진지 오래인 필립. 채영의 머리칼을 한번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허나 채영은 뭔가 심란한 고민이라도 있는지 침대에 대충 걸터앉아 슬리퍼를 신은 발을 공연히 까딱거리며 이렇게 말한다. 

 “ 우리...언제까지 이런 사이 지속해야해 ? ” 

 “ 왜요 누나 ? ” 

 채영의 이런 태도에 공연한 어떤 걱정이라도 드는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채영에게 뭐 잘못한것이라도 있나 싶어 지레 불안한것인지 이렇게 묻고있는 필립. 그런 필립을 보며 채영은 결국 하고픈 말을 꺼낸다. 

 “ 실은 남편 아들말야. ” 

 채영의 남편의 아들이라면 바로 다름아닌 박영문 아닌가. 그래서 공연히 긴장되어 침을 한번 꿀꺽 삼키는 필립. 채영의 말이 이어진다. 

 “ 아무래도 우리 사이 눈치챈거 아닌가 싶어. ” 

 “ 뭐라구요 ? ” 

 순간 당황하는 필립. 안그래도 2학년이 되어 친해진 유병춘이란 녀석을 박영문이 두들겨팬 일을 알고있지 않는가. 무엇보다 어떻게 그리된일인지 대충 알고있는 필립으로선 당연히 긴장이 되고, 한편 채영은 채영대로 그간 나름 고민한게 있는지 심각하게 말을 이어간다. 

 “ 아무래도 뭔가 눈치챈거 같아. 뭔가 나한테 하는말이 심상치가 않은 것 같아. ” 

 일단 채영으로선 영문의 유병춘 폭행사건이 정확히 진상이 어떤것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허나 지난번 영문이 ‘아버지를 진정 사랑하시냐 ?’ 어쩌구 하며 만약 아버지를 배신하거나 우롱하는일이 있거든 절대 용서하지 않을것이라는 말. 그냥 공연히 해보는 소리라고 보기엔 그간의 정황이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채영 입장에선 그간 필립을 몇 번 자기집에 직접 끌어들여 관계를 갖거나 노닥거린 일도 있었다. 그러니 그럴 때 혹시 영문이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을 가능성도 채영 입장에선 배제할 수가 없다. - 당장 필립을 처음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였을 때 오전시간인데 하필 집에 들렀던 영문으로 인해 후다다닥 필립을 집에서 내보낸적도 있지 않던가. 그래서 아무래도 뭔가 불안한 심정을 쉬이 떨치지 못하는 채영. 허나 필립은 당치 않다는 듯 손을 내젓는다. 

 “ 하하...아니에요 누나. 그자식 내가 봤을 때 그렇게 눈치 빠른 X 아니에요. 얼마 

  나 아둔하고 또라이 같은 녀석인데 그 자식 그거 눈치 못채요. ” 

 “ 뭐 ? ” 

 필립은 순간 자신이 어떤 실수를 한 것인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채영의 의붓아들 영문을 안다는 듯 말해버린 것 아닌가. 허나 아직 그 실수를 깨닫지 못한 필립. 허나 채영은 좀 놀랍고도 황당하다는 듯 필립을 보며 묻는다. 

 “ 가만...필립 방금 그게 무슨소리야 ? 필립이 우리 남편 아들을 알아 ? ” 

 “ 어...어억...아...아니에요. 그런게 아니라... ” 

 그제야 실수를 깨닫고는 황망해하는 필립. 허나 이런일을 겪어본적은 필립 입장에서도 사실상 거의 없는터라 이 사태를 어찌 수습해야할지 머리가 쉬이 돌아가지 않는 듯 하다. 무슨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있는데 채영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의혹을 쉬이 떨치지 못하고 거듭 묻는다. 

 “ 다시한번 말해봐. 방금 그 말...마치 박영문 그 녀석을 알고있다는 듯이 한 말이 

  잖아. 필립 그럼 알고 있는거야 ? 우리 남편 아들에 대해서 ? ” 

 “ 아...아니에요. 제가 누나 아들을 어떻게 알아요. 전혀 아니에요 전혀 !!! ” 

 황당해서 거듭 손을 내저으며 부인하는 필립. 허나 채영은 조금전 필립이 한말을 놓치지 않은채 거듭 추궁한다. 

 “ 방금 그랬었잖아. 아둔하고 또라이 같다느니...눈치빠른 애 아니라느니...그거 결 

  국 박영문이를 두고 한소리 아냐 ? 우리 남편 아들을 두고 한말 아니냐구 ? 대체 

  필립이 그 녀석을 어떻게 알아 ? ” 

 무엇보다 어쨌든 채영도 전처소생 아들 영문과 함께 지낸지가 1년 정도의 시간이다. 그간 관계가 불편했든 아니었든을 떠나서 최소한 성격이나 취미,기호 따위는 충분히 파악이 가능한 시간. 그런 채영 입장에서 아둔하다느니 또라이 같다느니 하는 필립의 박영문에 대한 평가가 동의가 될련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뭔가 심상찮음을 거듭 느낀 채영. 다만 필립이 이 부분을 쉽게 시인할 것 같아 보이진 않아서일까. 살짝 말을 돌려본다. 

 “ 근데말야 필립. ” 

 “ 네, 누나. ” 

 “ 근데 필립 나이가 어떻게 된다고 했지 ? ” 

 갑작스런 이와같은 채영의 물음에 당황하는 필립. 일단 채영의 말이 이어진다. 

 “ 그러고보니 나 여태 필립의 나이조차 모르잖아. 뭐 솔직히 우리같은 사이에 뭐 그 

  렇게 상대에 대해 깊이 자세히 알고 그런걸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그러고보니 나 

  여태 필립의 나이도 몰라. 근데 어쨌든 필립은 최소한 그건 알잖아. 내가 30대 초 

  반의 유부녀고 고등학생 의붓아들까지 있는 그런 몸이란 것을... ” 

 “ 누나... ” 

 “ 헌데 난 여태까지 필립에 대해 나이도 모르고 솔직히 집도 몰라. 뭐 연락처야 아 

  니까 피차 그동안 만난것이지만...사실 필립이란 이름도 실명은 아닐테구...대체 필 

  립 지금 나이는 어떻게 돼 ? ”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침착하게 필립의 구체적인 신원부터 파악을 해봐야 겠다는 듯 나오는 채영. 필립으로선 어찌 대답해야할지 몰라 그저 난감하기만 하다. 다만 채영도 어차피 필립에게서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쉬이 나오진 않을것이란 짐작을 한걸까. 살짝 말을 돌려본다. 

 “ 필립...그럼 차라리 이렇게 물어볼게. 설마...미성년자나 고등학생은 아닌거지 ? ” 

 어쩌면 지금 채영은 가능할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것일까. 일단 최소한 필립이 자신보다 연하라는것도 알고 나이차이도 적지 않다는것도 충분히 짐작 가능하지만, 여하튼 그 외에는 아직까지 모든 것이 분명치 않고 의문투성이인 필립이란 남자의 실체. 채영도 채영대로 불안하고 떨리는 가슴으로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묻는 것이다. 허나 필립은 결국 채영의 이런 물음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 내가 뭐...애송이들과 놀 그런 군번으로 보여요 ? ” 

 이게 갑자기 무슨말일까. 대체 누굴두고 애송이라고 하는건지 맥락상으로도 전혀 이해가 안가는 필립의 표현. 어쨌든 정확한 나이에 대한 물음도 미성년자나 고등학생인 것 혹시 아니냐는 물음에도 답은 하지 않은채 우뚝 서있는 필립. 다만 그도 난감하고 고민스럽긴 마찬가지인지 살짝 몸을 돌려 벽쪽을 바라보고 있다. 살짝 그쪽으로 다가가 말없이 벽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 내복바람으로 그렇게 서 있는 모습에서 문득 묘한 남성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허나 채영이 지금 그런 필립의 몸매나 감상하고 있을수는 없을터. 혼자 무슨 고민을 하다 갑자기 필립에게 와락 안겨든다. 

 “ 필립...혹시말야... ” 

 “ 왜...왜 이러세요 누나... ” 

 당황한 필립. 울먹이는 채영의 말이 이어진다. 

 “ 혹시 나...정말 필립의 실체가...혹시 어떤 끔찍한 그 무엇이라고 해도... ” 

 “ ??? ” 

 “ 나 필립 놓칠수 없어. 지금은 그만큼 필립을 사랑해. ” 

 “ 누나... ” 

 “ 나 필립 놓칠수 없어. 필립과 헤어지느니 차라리 지옥에라도 떨어질거야. 아니 필 

  립이 만약 지옥에라도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나 거기라도 따라갈거야. 그만큼 나 

  지금 필립을 사랑해. ” 

 울면서 그렇게 고백하는 채영. 필립이 그러 채영을 품에 안으며 어깨와 등을 어루만지며 다독여준다. 팬티바람의 두 남녀의 이런 모습. 이런 껴안음. 참 묘하고 야릇하게 흥분되는 조화로운 한 장면이기까지 하다. 

 

8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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