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젊은 새엄마 4
사실 채영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황당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전날 무슨 미팅을 나간답시고 아버지 양복까지 빌려입고 간 의붓아들이 경찰서에서 무슨 여학교 창고에서 발견되었다는식으로 연락이 왔고, 그렇게 전날 차려입고 간 녀석이 다음날은 경찰서에서 여경누나 제복(바지)까지 빌려입고 귀가한 꼴이 되었이니 이보다 더 황당한일이 세상에 어디 있을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러고보니 영문은 전날밤 집에도 안 들어왔던 것 아닌가. 일요일이지만 오늘도 바빠 아버지 박인배가 외출을 한 상태인 것을 다행으로 봐야할지 아닌걸로 봐야할지 그조차도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채영은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어루만지며 일단 이야기는 좀 해봐야겠다는 듯 영문을 불러세웠다. 아무리 지금까지 사춘기 의붓아들과 함께 사는 것을 불편해했던 채영이기로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그냥 넘어갈수 있는 사태가 아니지 않는가. 일단 영문은 그 사이 자신의 평상시 입는 실내복인 츄리닝으로 갈아입었고 목욕도 깨끗이 한 상태이긴 하다. 여하튼 그런 영문을 불러세운 채영. 한편 영문도 영문대로 억울하다는 듯 채영에게 하소연을 하려들었다.
“ 새엄마 저 진짜 억울해요. 저 진짜 나쁜X들한테 당한거라니까요. 학교에서 원래
저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나쁜X들이 있었는데... ”
“ 됐으니까 그만해요. ”
사실 그 변명과 경위설명을 경찰서에서도 충분히 하긴 했지만 그땐 경찰서에서 영문의 집으로 연락 채영이 달려오기 전의 일이고 게다가 영문을 괴롭힌다는 김민기 패거라도 각자 알바를 뛰느니 먼친척 문상을 간다느니 해서 모두 현재 집에 없는 상태라 오히려 그네들의 알리바이(?)만 증명이 된 셈. 따라서 채영은 영문의 구차한 변명은 더 듣고싶지 않다는 듯 다른 이야길 꺼낸다.
“ 어쨌거나 우리가 그쪽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는거잖아요. ”
영문이 지금까지 친엄마와 살다가 아버지와 새엄마와 함께 살게된 곡절을 피차 모르지는 않을터. 그런 상황에서 나온 채영의 이와같은 이야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것인지, 채영은 일단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꺼낸다.
“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대학 갈 생각이 있는거에요 ? ”
“ 네 ? ”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맡고 있어야 한다느니 대학갈 생각은 있는거냐느니 이런 질문이 왜 나오는것인지. 영문으로선 채영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기만 한 가운데 채영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내 말은 어쨌든...그쪽을 우리가 언제까지 맡고 있어야 하는건지 그걸 묻고 있는거
에요. 어떻게...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맡아야 하는거에요 ? 아님 대학까지 보내줘
야 하는거에요. ”
“ 대...대학은 가야죠. ”
아무렴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현실에서 아주 날라리가 아닌 다음에야 – 심지어 그런 아이들조차도 일상적으로는 마치 대학갈 의지가 있는것처럼 말하는 판에 – 대학갈 생각이 없다고 말할 학생이 얼마나 될까. 따라서 영문의 대답도 이와같고, 채영은 채영대로 여전히 고민거리고 두통거리라는 듯 다시금 이마를 손으로 짚어보는 시늉까지 해보이다가 다시 이렇게 말을 거넨다.
“ 그럼 앞으로 말썽은 좀 부리지 말아줘요. ”
“ 저...새엄마... ”
허나 다른건 몰라도 자신의 억울한 부분만큼은 분명히 해명을 해야겠는 듯 거듭 평상시 잘 부르지 않던 ‘새엄마’란 호칭까지 써가며 채영을 부르고 있는 영문. 그러자 채영의 태도가 이와같다.
“ 한번만 더 이런일 있으면 그땐 내가 그쪽 엄마랑 직접 상의할테니까 그렇게 알아
줘요. ”
“ 뭐...뭐라구요 ? ”
사실 영문은 정말 만약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성이 새엄마가 아니라 친엄마였다면 어땠을까. 엄마였다면 최소한 자신의 억울함과 하소연은 들어주었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차라리 엄마한테 달려가 그 품에 안겨 울며불며 하소연이라도 하고픈 그런 심정이다. 헌데 지금은 되려 채영이 자신의 친엄마를 부르겠다고 하는 그런 상황 아닌가. 영문이 더더욱 난감해져 이렇게 나온다.
“ 아...안돼요 그것만은...다른건 몰라도...저희 어머니한테만은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
허나 자신이 직접 엄마한테 하소연을 하는 문제와 새엄마가 친엄마한테 이 일을 전하는 것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그 점을 우려 더더욱 영문이 만류하고 그러자 채영도 영문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아무튼 한번만 더 이런일 있으면...그땐 그냥 그쪽 엄마랑 상의해서 그쪽 엄마한
테 보내던가 할테니 그렇게 알아요. ”
“ ...... ”
“ 아무리 그래도...나도 최소한의 정리를 생각해서...그래도 아직 나이어린 학생이고
미성년자인데...그래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만이라도 받아주자 그렇게 큰 마음먹고
결심한 일인데 자꾸 이런 말썽만 저지르고 돌아다니면 어떻게 하냐구요. 아셨죠 ?
앞으로 한번만 더 이런일 있으면 그땐 진짜 알아서 해요. ”
헌데 다른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박영문이란 자신의 이름을 지금은 새엄마 채영도 모르지는 않을텐데 이름을 부르는것도 아니고 계속 ‘그쪽’이라고 하고있는 그녀. 심지어 영문의 엄마에 대해서도 ‘그쪽 엄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채영의 태도만 봐도 영문 입장에선 그야말로 계모 밑에서 자라는 서러움과 울화가 한꺼번에 치솟을것만 같은 그런 심정이다. 허나 자신의 억울함이나 하소연조차 들어주지 않으려는 새엄마 채영의 태도에 그런 부분에 대한 기대는 접기로 하고 대신 자기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서럽게 울고 있다. 채영도 채영대로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고 있고 그렇게 집안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채영이 영문의 친엄마한테까지 전화를 하거나 하진 않았으나 아버지 박인배는 자연히 이 일을 알게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간밤에 영문이 집에 들어오지 않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 그 점이 적어도 아버지 인배 입장에선 걱정되지 않을수 없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 헌데 다음날인 일요일 자기 볼일을 보고 돌아왔을 때 채영이 모든 것을 말해버린 것이다. 듣고보니 아버지 인배 입장에서도 기가찰뿐이다.
“ 아니, 근데 도대체 이 녀석이... ”
“ 여보, 그냥 참고 진정하세요. 그리고 영문이도 뭐 이야길 들어보니까...무슨 이상한
불량배들한테 사기라도 당한 모양이던데요 ? 나갈때는 무슨 미팅을 나간다며 당신
옷까지 빌려달라고 하더니... ”
그래도 아주 단순무식한 정도는 아니고 채영도 그런대로 잔머리는 약간이나마 돌아가는 편인것일까. 여하튼 영문의 변명인지 해명인지 하는 이야기를 남편에게 전해주면서 나름 영문을 위하는척 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어떻게보면 영문이 지금 이 광경을 본다면 채영을 더 얄밉게 생각할수도 있는 그런 모습이기도 한데, 도대체 정확한 사건의 진상이 어찌되었건간에 아버지 박인배 입장에서도 그저 기가막히고 답답한 노릇이 될 수밖에 없다. 인배는 밤에 혼자 말없이 술잔을 기울인다.
한편 영문의 문제는 학교에도 소문이 안 퍼질수가 없었다. 일단 경찰에서 근본적으로 영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해당 학교에도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일요일이라 당직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허나 당직선생님도 박영문의 학급 담임 선생님과 직접적 친분은 없는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영문의 반 담임교사에게 연락을 취해 박영문의 해당학교 재학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두세단계를 더 건너 연락이 닿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생님에서 선생님을 통해 전해진 담임선생님과 경찰측의 전화연결.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자연스레 소문이 안 퍼질래야 안 퍼질수가 없는일이다.
“ 박영문 너 좀 이리와봐. 도대체 어제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 ”
어제가 아니라 정확히는 이틀전인 토요일 오후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담임 선생님이야 정확한 진상을 알 수 없는 마당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터. 영문은 하는수없이 선생님한테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밖에 없어 이렇게 말했다.
“ 뭐 ? 그 녀석들이 널 골탕먹이려고 꾸민일이라구 ? ”
영문은 차라리 잘되었다 싶은 듯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김민기 패거리의 일과 녀석들 이름을 줄줄이 다 댔다. 사실 담임교사 입장에서도 평소에 말썽많은 문제아들이 전부 언급된터라 그런대로 영문의 억울함이 어느정도는 이해는 가긴 했다. 헌데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도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분명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 아니, 넌 그런데 그런 녀석들이 미팅을 시켜준다는데 그걸 곧이듣고 또 졸졸 따
라나서 ? 그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소리야 ? ”
“ 전 그냥...녀석들이 그렇게 말해서 정말 미팅을 시켜주는줄만 알았죠. ”
볼멘소리로 대답하는수밖에 없는 영문이고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도 그저 기가찬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도 그런식으로 자기네 학교에서 거리도 먼 그 염광여상까지 무턱대고 따라가 창고안에 감금되고 그것도 다음날 오전이나 되어서야 그 학교 고적대 학생들에 의해 발견이 되다니 이런 기가막힌일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담임 선생님은 김민기 패거리란 애들이 저지른일도 저지른 일이지만 박영문 역시 한심하긴 별반 다를바 없다고 생각했는지 영문을 흘겨보며 혀를 끌끌차고 있었다.
“ 아니에요 선생님, 전 그날 먼 친척어른 상을 당해 다녀오는 길이었다니까요. ”
허나 진상조사를 위해 김민기 패거리를 불렀을 때 녀석들은 한사코 그 일을 부인하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그런 음모를 꾸며 일을 저질러놓고 순순히 불 녀석들도 아니지만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꾸민 작전이니만큼 이럴때를 대비한 알리바이는 다들 준비중이었다.
“ 맞아요 그리고 전 토요일엔 학교 체육관에서 연습하고 있었고 일요일엔 시 대항
전 형들 출전하는거 참관하러 가고... ”
그렇게 일요일은 물론 토요일 알리바이까지 적당히 둘러대며 말하고 있는 녀석들.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 평상시 말썽 피우는 녀석들이 작당을 하고 꾸민 일이라면 충분히 있을수 있다는 의심은 되었으나 그런데 그 문제의 여섯명이 한사코 부인하고만 있으니 증거도 딱히 없는판에 더 이상 추궁하기도 어려워졌다. 더욱이 개중 한둘 – 가령 먼 친척 문상을 갔다던가 운동부 훈련이나 시합참관중이었다는 – 은 그 알리바이가 어느정도 사실로 입증이 되기까지 해 더 이상의 추궁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사실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도 어쨌든 몇십명 학생들 일일이 지도하기도 쉽지 않은 판에 그 사건 하나에만 신경을 온통 쓰고 있을수도 없는 일이라 김민기 패거리에게 어느정도 경고 내지 주의만 주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하려 들었다. 이러니 더더욱 억울하고 기가막혀지는 것은 박영문이 될 수밖에 없다.
“ 야, 이 녀석들. 똑바로 말 안해 ? 니들이 나 데리고 갔잖아 ? 미팅을 시켜준다느
니 어쩌느니...게다가 그 쥬스엔 도대체 뭘 탄거야 ? 니들 똑바로 말해봐. 쥬스에
술탄거 맞지 ? 아니면 수면젠가 ? ”
사실 고등학교 1학년 영문이 아직 술을 입에 대본 경험이 없는지라 술을 마시면 정확히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제대로 알수는 없다. 허나 일반적인 쥬스의 맛은 분명 아니었던 이상한 음료. 녀석들은 긴장을 풀어주려고 일부러 특별한 쥬스를 사서 주는거라고 했지만 바보가 아닌이상 그 쥬스의 정체는 더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술이 되었든 수면제가 되었든 뭔가 이상한 것을 쥬스에 탄 것이 분명해보여 녀석들에게 따지려 했지만 이미 김민기 패거리들은 모든 것을 완강히 부인하려 들었다.
“ 이 녀석이 그런데 도대체 무슨 잠꼬대를 계속 하고 있는거야 ? 난 토요일,일요일
엔 아버지 가게 일 도와드리느라 눈코뜰새 없었다니까 !!! ”
“ 나도 원래 토요일,일요일엔 알바뛰고 말야. ”
이렇게 토요일,일요일 이틀 모두를 미리 알리바이를 만들어 부인하고 있는 김민기 패거리의 뻔뻔스런 태도. 따라서 딱히 무슨 증거나 목격자도 없는 마당에 영문 입장에선 그저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 니들이 알바를 뛴다구 ? 니들이 부모님 장사하시는걸 도와드린다구 ? 나 원 도대
체...믿을걸 믿으래야지. 그리고 그 쥬스에 탄건 도대체 뭐야 ? 설마 그것까지 부인
하진 않겠지 ? ”
“ 나 원 이 녀석이 도대체 뭘 잘못먹었나 ? 아님 어디서 이상한 소설이나 영화같은
거라도 보고와서 현실과 착각해서 혼동을 해 헛소리를 하나 ? 무슨 잠꼬대 같은 소
리를 하고 있어 ? ”
미팅을 시켜준답시며 영문을 꼬셔내 부른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마당에 심지어 문제의 쥬스 정체는 더더욱 시인할 리가 없는 녀석들. 오히려 한술 더 떠 부모님 일을 도와줬다느니 알바를 뛰러 갔다느니 먼 친척 문상을 다녀오는 길이라느니. 김민기 패거리의 평소 소행을 봤을 때 더더욱 말도 안되고 가당치도 않은 핑계거리를 계속 대고 있으니 영문은 더더욱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영문의 친구들은 친구들대로 걱정되어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뭐야 ? 박영문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 우리한테라도 제대로 말해봐. ”
이상보,강관식등 영문과 평상시 어울리는 친구들이 영문을 걱정하며 이렇게 말하고 있고 영문은 억울함에 울먹이기까지 하며 말한다.
“ 글쎄, 그 녀석들이 날 작정하고 속인거라니까. 그리고 쥬스에도 분명 이상하거 타
서 나 먹인게 분명해. ”
게다가 생각해보면 그날 그 문제의 쥬스를 마신 것은 박영문 한사람뿐. 다른애들은 쥬스를 마시지 않았다. 그러니 더더욱 그 쥬스의 정체와 의도는 의심이 갈 터. 허나 애초부터 염광여상 고적대와 미팅을 시켜준다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꼬신일 자체를 부인하는 녀석들이 하물며 그것을 시인할리는 더더욱 없고. 다만 이상보,강관식등 친구들은 애초에 영문을 말린적이 있었기에 되려 한층 더 답답함으로 영문을 나무라기까지 한다.
“ 그러게 우리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구만. 저 녀석들이 너 엿먹이려고 꾸민짓 같
다고 그렇게 경고하지 않았냐. ”
“ 그러게말야. 우리가 그렇게 말렸건만...아니 상식적으로 염광여상 고적대 여자애
들이 저런 깡패,날라리들과 미팅을 왜 갖냐구 ? 도대체 믿을걸 믿어야말아지. ”
어떻게보면 그나마 그동안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마저 영문의 아둔함을 나무라는 상황이라 영문은 더더욱 속이 상한다. 상한 심령을 주체할길없이 투덜거리며 하교시간에 학교를 빠져나온 박영문. 집에 들어와서도 속상한 듯 가방을 대충 방 한쪽 구석에 내던지기까지 한다.
“ 이봐요. ”
헌데 그런 영문을 좀 느닷없이 부르는 새엄마 채영. 설마 가방 좀 내던졌다고 그런걸로 잔소리를 할 참인가. 무엇보다 지난 몇 달간 적어도 채영은 함께 지내면서도 영문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다던가 하는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더욱 영문이 의아한 표정으로 채영을 바라본다.
“ 앞으로 행동 좀 주의해줘요. ”
“ 네 ? ”
순간 어리둥절해하고 의아해하는 영문. 채영은 채영대로 자신의 할말이 남아있어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내가 처음에도 분명히 말했죠. 저...딸도 있고 애기도 있으니까...행동 좀 각별히
유의해달라고...어쨌든 애도 있는데 조심좀 해줘야 할거 아니에요. ”
헌데 채영한테 무슨 아이가 많은것도 아니고 그래봤자 유치원에 다니는 서현이란 아이 달랑 하나뿐이다. ‘딸’이든 ‘애기’든 ‘애’든 무슨 애가 여러명인게 아니라 결국 자기 딸 서현을 지칭해서 쓰는 표현인데, 도대체가 영문이 지금껏 채영의 아이한테 무슨 해꼬지를 한적도 없고 괴롭힌적도 없는데 이런식으로 나오다니. 잔뜩이나 속상한 영문으로선 진짜 차라리 그동안 쌓여온 울분 때문이라도 채영을 한 대 치고 싶다는 충동마저 일 지경이다. 그런 영문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채영의 말은 이어진다.
“ 저 오늘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갔다 오니까 조심좀 해달라구요. 애한테 괜히 쓸데
없는짓 하던가 그러지말구. 알았죠 ? ”
헌데 그러고보면 채영이 지금까지 남편 영문이 야근을 한다거나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 종종 저녁에 외출을 한다던가 심지어 저녁에 그렇게 집을 나가서는 다음날이 되어서 들어오는일도 종종 있었는데 그런일을 지금까지 굳이 영문에게 사전에 말하거나 한 일은 거의 없다. 헌데 그런 채영이 오늘따라 갑자기 왜 이러는지. 게다가 자기딸 서현이에게 무슨 저녁이라도 대신 챙겨달라던가 내일 유치원에라도 대신 데려달라던가 이런 부탁을 하는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니. 나이어린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로 신경쓰는 일도 많고 걱정도 많이 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박영문을 무슨 파렴치한 범죄자라도 되는양 단정하고 나오는 것은 진짜 해도 너무하지 않는가. 이래저래 영문의 젊은 새엄마 채영에 대한 분노와 울분은 하루하루 쌓여가고 있다.
“ 필립... ”
모텔방에 채영은 필립과 함께 있다. 이미 관계는 즐기고 난 뒤 쉬고 있는듯한 분위긴데 그렇게 필립 품에 안겨 채영은 이렇게 말한다.
“ 나 정말 이대로 어디론가 데리고 멀리 떠나주면 안 돼 ? ”
“ 누나... ”
처음엔 채영의 이런말을 결혼생활이 권태로운 젊은 아줌마의 푸념정도로 여기고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허나 채영의 이런말이 계속 반복되자 필립도 뭔가 자신에게 진짜 원하는 뭔가가 있어보여 차츰 부담스러워진다. 어떻게보면 그저 흔한 나이트클럽 제비에 불과한 필립의 입장에서 채영과의 관계를 너무 길게 이어온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생기는데, 이쯤에서 채영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필립은 하는중이다. 다만 그런 내색은 하지 않은채 일단 채영에게 이렇게 말한다.
“ 남편이 여전히 잘 안해줘요 ? ”
헌데 무슨 의미인지 고개를 가로젓는 채영. 안 해준다는 의미인지 그게 아니라는 의미인지 좀 헷갈리는 동작이긴 한데 별안간 채영이 울음을 터트린다. 순간 당황한 필립이 묻는다.
“ 누나 갑자기 왜 그래요 ? 내가 뭐 실수한게 있는건가요 ? ”
채영의 갑작스러운 이와같은 행동에 필립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것이고 헌데 무슨 이유인지 또다시 고개를 가로젓는 채영. 모텔방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한바탕 흐느끼는 듯 하더니 그런 채영의 말이 이렇게 이어진다.
“ 남편보단 남편 아들이 문제야. ”
“ 남편 아들이요 ? ”
그러고보니 어쨌든 채영이 나이많은 남자와 결혼했고 중,고생 정도 아들이 있는데 그게 친아들이 아닐수 있다는 점 거기까진 필립도 채영이 굳이 말 안해도 짐작을 한바였는데, 헌데 그 남편 아들이 대체 뭘 어쨌다는것인지. 의아해게 채영을 보는 가운데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그 자식...아들...변태야. ”
“ 네 ? ”
순간 당황하는 필립.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잘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 채영이 설명을 덧붙인다.
“ 남편 아들말이야...고등학생인 전처소생 아들...그 자식...이제보니 완전 변태라구
요. ”
이게 대체 무슨말일까. 혹시 무슨 이상한 야설같은데서 종종 보는 설정처럼 한참 사춘기고 혈기왕성한 그리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져가는 고등학생 나이의 의붓아들이 서른살 젊은 새엄마에게 무슨 이상한짓을 했다는 소리인지. 2-3초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별의별 상상이 다 드는 필립인데. 그런 필립에게 채영이 얼마전 있었던 영문의 이야기를 대충 들려준다.
“ 가...가만...잠깐만요 누나. 뭐가 어떻게 된거라구요 ? ”
헌데 막상 채영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정말 놀라고 당황한게 필립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어지간한 필립도 무척이나 충격을 받고 당황한 순간이라고나 할까. 일단 채영의 설명은 이와같다.
“ 세상에 여학교 써클창고에까지 들어갔다는거 있지. 거기 있다가 옷이 다 벗겨진
채로 다음날 아침 발견이 되었다고...그래서 경찰에서 연락이 온거야. ”
영문은 그 문제는 확실히 자신을 괴롭히는 이상한 불량배들에게 사기를 당한것이라고 해명을 했다. 그러나 채영은 곧이듣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전해주는 채영의 말. 다만 우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필립이 확인차 이렇게 묻는다.
“ 도대체 언제 그런일이 있었다는건데요 ? 그리고 대체 어느학교에 갇혀있었다는
건데요. ”
‘갇혀있었다’는 표현은 채영이 안 한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확실히 필립이 실수한 것 같다. 허나 필립이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부분을 확인시켜주는 채영의 대답은 결국 이어진다.
“ 지난 토요일에 글쎄...무슨 미팅을 나간다더니 그러면서 지 아버지 양복까지 챙겨
입고 나가지 뭐야. 그러더니 그날밤에는 집에도 안 들어오더니 다음날 아침 경찰
에서 연락이 온거야. 무슨 염광여고 고적대 창고에서 발견이 되었네 어쩌네 하면
서... ”
“ 푸...푸우웃~~~!!! 으하하하하하핫~~~!!! ”
헌데 막상 모든걸 확인하고나니 당혹스럽다기 보단 되려 웃긴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갑자기 필립이 박장대소한다. 순간 채영이 당황할 지경이다.
“ 필립, 갑자기 왜 그래 ? ”
이 이해할 수 없는 필립의 행동에 채영은 당황하지만 필립은 생각할수록 너무 웃기기만 해 채영의 반응이고 뭐고 그런걸 신경쓸 수 있는 심리상태가 안 된다. 필립은 침대에선 내려와 바닥을 구르며 깔깔대며 웃고 심지어 벽까지 몇 번 벽으로 쳐대기까지 한다. 그만큼 재미있고 웃겨서 견딜수가 없었던 것이다.
“ 푸하하핫~~~!!! 으하하핫~~~!!! 푸하하하하하핫~~~!!! ”
“ 필립...도대체 뭐가 그렇게 웃기다는거야 ? ”
채영의 고등학생 의붓아들이 여학교 창고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 그렇게 웃기다는것인지.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화도 살짝 나 투정을 부리는듯한 말투로 채영이 말한다. 헌데 한바탕 그렇게 바닥을 구르며 깔깔대고 웃던 필립. 좀 진정이 된 듯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필립은 여전히 이 ‘웃기는 상황’에 대한 감정이 정리는 잘 안 되는지 능글맞은 미소를 띠며 채영에게 다가와본다. 그리고 살짝 그녀의 위,아래며 얼굴을 찬찬히 훑어본다.
“ 뭐야 ? 갑자기 왜 그래 ? ”
필립의 이런 행동이 이해할 수가 없어 채영이 이와같이 나오고 필립은 여전히 묘하게 야릇하게 능글맞은 표정을 띠어보며 채영의 얼굴하며 팔,다리,이목구비등을 다시금 찬찬히 살펴본다. 여전히 필립의 의도를 이해할수 없는 채영은 약간 신경질적으로 필립을 뿌리치기까지 한다.
“ 치워...두번씩이나 할 생각은 나 없으니까. ”
혹시 이미 관계는 가지고 난 뒤인데 또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러는건가. 그런 지레짐작까지 들어 채영은 이렇게 나오고 허나 일단 그런 의도는 아니니 필립은 그저 여전히 능글맞은 미소를 지우지 못하며 채영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 누나... ”
“ 왜 ? ”
어떻게 보면 필립이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진심으로 화도 나기도 하고. 허나 필립은 여전히 알 수 없는 태도를 보이며 이렇게 말을 건넨다. 살짝 채영의 양 어깨에 손을 얹어본다.
“ 우리 그러고보면 인연은 인연이네요 ? 낄낄낄... ”
“ 무슨말이야 갑자기 ? ”
적어도 난데없이 이런 말이 나올 분위기는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채영은 필립의 이런 태도를 더더욱 이해할수 없고, 필립은 그저 이 상황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기만 한지 채영을 보며 거듭 싱글벙글 미소를 지어보인다.
“ 누나... ”
“ 왜 그래 자꾸 ? ”
“ 우리 앞으로도 잘 해봐요. ”
“ 뭐라구 ? ”
“ 잘해보자구요. 누가 알아요 ? 앞으로 이러다 우리 근사한 옥동자라도 하나 생기게
될지 ? ”
“ 뭐 ? ”
황당하다는 듯 나오고 있는 채영. 필립은 여전히 묘한 미소만을 머금으며 그런 채영의 턱이며 뺨등을 공연히 손가락으로 툭툭 쳐본다. 마치 귀여운 연인이라도 어루만져주는듯한 남자의 손길처럼. 필립의 능글맞은 웃음은 좀처럼 가시지가 않는다.
한편 영문은 아버지 인배와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대화의 시간이 될련지 잔소리나 꾸짖음의 시간이 될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난리가 벌어졌는데 적당히 그냥 넘어갈 부모는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사업 때문에 늘 바쁜 인배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특별히 쉬는날을 만들어 아들을 불러세운 인배. 게다가 새엄마 채영도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하긴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난감하니 집에서 나와 별도의 장소에서 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냐 ? 그 자세한 이야기나 좀 들어보자. ”
“ 아버지 저 진짜 억울해요. 무슨 이상한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저 괴롭
히는 나쁜놈들한테 사기를 당한거라니까요. 저 정말 억울해요 아버지 !!! ”
사실 채영도 인배 앞에서 대충 딴에는 영문을 감싸준답시고 아니면 일을 너무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아서인지 영문 입장에서의 변명의 말도 대충이나마 전해주지 않았던가. 허나 여하튼 인배로선 아직 정확한 사건의 진상이 파악 안되는 터. 다시금 이렇게 아들에게 묻는다.
“ 그러니까 이를테면...니 말은 학교에서 널 괴롭히는 그런 애들이 있다 이 소리냐
? ”
사실 2010년 정도라도 이미 왕따나 학원폭력 같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지 이미 10년이 넘는 세월이다. 헌데 이 무렵 고등학생 아들을 둔 40대 중반의 아버지가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 또한 말이 안된다. 만약 정말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모른다면 그만큼 무심하거나 문제가 좀 있는 아버지로 봐도 될 터이고. 굳이 인배의 입장을 변명하자면 여하튼 이혼후 아들과 떨어져 산 시간이 있으니만큼 비단 아들 영문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요즘의 학교문화나 교육제도 이런것들에 대한 관심이 다소 멀어져있는 시간이었을수도 있다. 허나 이래저래 답답해지는건 별반 다를 것 없는 입장인 인배의 처지. 그래서일까. 피우는 담배를 대충 길바닥에 비벼끄면서 이렇게 말한다.
“ 아무튼 니가 좀 알아서 처신을 잘 해.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널 니 엄마한테
보낼수도 없는 일 아니냐 ? ”
“ 아버지... ”
사실 인배의 말이 이와 같은 것을 보면 채영이 영문과 계속 사는것에 대한 불편함을 그 사이 호소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 그날 집으로 돌아왔을때도 채영은 영문에게 대학갈 생각이 있느냐느니 이 일을 영문의 친엄마와 상의해도 되겠냐느니 이런말도 입에 담지 않았던가. 사실 생각해보니 이 사건을 친엄마가 알게 되는것도 영문 입장에서 더더욱 난감한 일이기도 해 그의 입장도 더더욱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인배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간다.
“ 니 엄마랑 이모가 어쨌든 지금 경제적 사정이 안 좋으니까...경제적으로 여유가 있
는 나한테 널 맡긴거 아니냐.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다시 널 니 엄마한테 보내면
어찌되는거냐구. 그러니 니가 좀 새엄마 눈밖에 나는일 없도록 처신을 좀 잘 해 !!!
알았어 이 녀석아. ”
사실 경제적 문제도 그렇지만 어쨌든 영문을 맡게된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영문을 다시 친엄마한테 보내는 문제가 불거지면 어찌되는가. 실제로 보내는 문제 이전에 이미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영문과 젊은 새엄마 사이가 그간 좋지 않았음을 입증하는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아닌가. 그래서 이래저래 인배도 답답하고 고민이 많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영문에겐 나무라면서 앞으로 더욱 삼가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 어쨌든...최소한 니 엄마도 너 대학은 보내야겠다는 그 생각도 있어 널 나한테 보
낸거 아니냐.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 들어가는 문제도 어쨌든 다 경제적 지원이 있
어야만 가능한 일이니까. 그래서 비록 새엄마랑 함께 사는 문제가 있을지언정 널
이리로 보낸건데. 그러니 제발 좀 니가 알아서 처신을 잘 해. 이런문제 두 번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
헌데 그러고보니 대체 ‘이런문제’가 뭘 두고 하는것인지. 새엄마가 영문을 불편하게 생각해 친엄마한테 보내는 문제를 불거지게 하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학교에서 불량배들한테 왕따나 괴롭힘을 당해 경찰서까지 오고가고 하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처신을 조심하라는것인지. 그 구체적 의미가 불분명해 영문을 다시금 헷갈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여하튼 인배는 인배 나름대로 자신의 답답함을 아들에게 호소한 것이 되기도 하고, 그러나 그런 인배의 태도가 아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거의 결여되어 있는 그런 말들이었기 때문에 영문의 울분만 한층 더 차오르게 만들고 있다. 아버지와 대화(?)의 시간이 대충 마무리된후 영문은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대충 아파트 단지를 나와 어느 구석진곳에서 한참을 울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 형, 무슨 또 좋은일이라도 있어요 ? ”
한편 민기는 자신이 노는 패거리들을 불러냈다. 당연히 학교는 아니고 학교에선 거리가 제법 떨어진 모처이긴 한데 다만 아직 학교수업은 파하지 않은 이룬 오후 시간이다. 헌데 대체 이런 시간에 무슨 작당을 하려는것인지. 헌데 민기의 표정이 뭔가 묘하게 싱글벙글이라 궁금해진 원재가 물었다. 민기가 이렇게 대꾸한다.
“ 니들 내가 언젠가 그런말 한적 있었지 ? ”
“ 어떤 이야기를요 ? ”
뭘 두고 한 이야기인지 바로 이해가 가지는 않아 원재도 건행도 이렇게 묻고 민기가 이렇게 답한다.
“ 묘한 조개국물이나 게살국물. 바다에서 막 꺼낸 해산물로 끓은 국물같은 느낌의...
그런 묘하게 달작지근한 맛이 나는 그런 여자를 만난적이 있다고. ”
민기는 마치 지금 이 순간 그 여자의 맛(?)을 느끼기라도 하는것처럼 헤벌어진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고, 그러자 순간 원석이 좀 집히는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지 이렇게 말한다.
“ 민기 너 그럼 그때 그 아줌마 아직도 만나고 있다는 소리야 ? ”
어쨌든 전형적인 나이트클럽 제비가 분명해보이는 김민기. 헌데 이런 녀석이 그런데서 건드리고 만나고 하는 여자라면 민기 입장에서도 적당히 한 몇 달 즐기며 돈이나 좀 뜯어내다 끝내고 말 그런 관계일텐데 그런 여자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면 친구인 원석 입장에서도 좀 걱정이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원석은 진심으로 친구를 걱정하는 생각에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민기야 너 그러지말구... ”
“ 뭘 ? ”
원석의 태도가 좀 이해 안간다는 듯 나오는 민기. 허나 원석은 진심으로 친구를 걱정하는듯한 충고를 건넨다.
“ 이제 그만 정신차리고 대학갈 준비도 좀 하고...여자도 좀 진실한 여자를 만나는
게 어때 ? ”
피차 이들은 다 공부 안하는 날라리들이란 것은 서로 알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진정성을 담아 ‘대학갈 준비도 하라’는 충고까지 잊지 않는 원석. 사실 대학갈 실력이 못되는 것은 원석도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사돈 남말하는 모양새가 되는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민기는 이런 친구의 충고를 귀담아듣는것인지 아닌것인지 그냥 자기 하고픈말을 이어간다.
“ 어쨌거나 일이 좀 재미있게 돌아가는거 같아서 그래. ”
“ 무슨소리야 그건 또 ? ”
비단 원석뿐만 아니라 원재든 건행이든 충국이든 민기의 지금 이 말은 이해 안가기 마찬가지라 이와같이 묻고 민기는 변태스런 야릇한 웃음을 거듭 흘리며 이렇게 말한다.
“ 잘하면 진짜 재미있는 꼴을 보게될 것 같거든. 큭큭큭... ”
“ 무슨소리야 그게 도대체 ? ”
“ 잘하면 진짜 기가막힌 막장드라마 같은 가족관계를 볼날이 올지도 모르니 니들도
기대해라. 으흐흐흐...키키키키~~~!!!! ”
- 7회에 계속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