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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채영 (5)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젊은 새엄마 4
 

 

 “ 무슨소리야 ? 갑자기 미팅이라니 ? ” 

 중간고사가 끝나고 얼마되지 않을때라서 아직은 대체로 여유로운 분위기일때이긴 한데, 그런 어느날. 이례적으로 학교에 일찍 등교한 배원재와 이건행등이 갑자기 박영문을 부르더니 이런 제안을 했다. 사실 그동안 김민기를 중심으로 한 이들 패거리와 영문의 관계가 어땠었는지를 살펴보면 이런 갑작스러운 미팅제안이 의심스러울법도 한데, 하지만 영문도 이제 한참 혈기왕성해지고 무엇보다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한참 많아지는 사춘기 청소년이라서일까. 그동안 김민기 패거리와 있었던 일들을 어느덧 머릿속에서 싹 잊어버린 듯 단지 ‘미팅’이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래지며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 너, 염광여상이라고 들어봤지 ? ” 

 70-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국가의 주요 행사나 이럴 때 연주를 하곤 하던 ‘염광여상 고적대(* 현재는 ‘염광 메디텍 여자 고등학교’로 바뀌어있긴 합니다만 편의상 그냥 염광여상이라고 하곘습니다.)’에 대해 한두번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염광여상 고적대’의 명성은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시들해진 것 같긴 하지만 여하튼 학교 이름 자체는 영문에게도 그런대로 귀에 익어서인지 한층 더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런 영문을 보며 배원재와 이건행은 내심 웃기긴 하지만 일단 침착하게 그 속내를 숨기며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실은 그 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우리가 미팅을 하기로 했거든. 그래서 거기 너 

  도 한번 끼워넣어주고 싶어서...그래서 부른거야. ” 

 “ 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미팅을 한다구 ? ” 

 다른건 몰라도 고적대로 한때 유명했던 그 염광여상 여자애들이랑 미팅을 한다는것에 더욱 호기심이 발동하는 영문의 모습. 헌데 아침부터 분위기가 심상찮음을 느낀것일까. 원래 평상시대로라면 배원재나 이건행같은 애들이 등교를 늦게 하고 상대적으로 박영문과 어울리는 이상보니 강관식이니 하는 애들이 일찍 등교를 하는 편일텐데, 여하튼 이례적으로 오늘따라 일찍 등교를 한 편인 배원재와 이건행. 그것도 영문을 에워싸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분위기라 이것들이 또 무슨 작당을 하고 박영문을 괴롭히려 하는것인가 하는 우려에 마침 방금 교실에 들어선 홍수표와 김세환등이 그런 이들에게 끼어든다. 허나 원재와 건행은 바로 손을 내저으며 부인한다. 

 “ 야, 왜 그래 ? 오늘은 우리 그런거 아니라니까. ” 

 “ 거 참...왜 자꾸 선량한 애는 괴롭히고 그러냐 ? 그러지들 말라니까 너희들. ” 

 ‘아니, 근데 이 녀석들이 정말 보자보자하니까...괴롭히긴 누가 누굴 괴롭힌다는거야 ?’ 평상시 같으면 또 이런식으로 시비가 붙었을만도 한데 허나 오늘만큼은 원재나 건행등도 나름 ‘큰 그림(!)’의 구상이 있기 때문일까. 그런식으로 시비를 걸지는 않고 음모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당히 좋은말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든다. 

 “ 하하...참...아니라니까. 영문아. 그럼 이따가 마저 이야기하자. ” 

 허나 미팅 어쩌구 하는말에 미련과 아쉬움이 쉬이 떨쳐지지 않아서일까. 이미 자리한 홍수표와 김세환등이 어서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데도 영문이 되려 쉬이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 이렇게되면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런 모습을 본다면 되려 배원재나 이건행등이 원래 영문과 어울리는 아이들이고 홍수표,김세환등이 영문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아닌가 오해라도 할것같은 다소 어색하고 이상한 광경이 벌어진셈인데, 일단 아쉬움을 쉬이 떨치지 못하고 홍수표,김세환등이 있는쪽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영문. 그러면서도 원재와 건행을 한번 흘깃 바라본다. 

 “ 뭐야 ? 도대체 아침부터 무슨일인데 그래 ? ” 

 뒤이어 도착한 이상보와 강관식등도 영문이 걱정되고 우려되는 듯 이와같이 묻는데 그런 친구들을 보며 영문이 이렇게 답한다. 

 “ 아니, 그런건 아니고...무슨 미팅을 한번 해보지 않겠냐구 해서. ” 

 “ 뭐 ? 미팅 ? ” 

 허나 순간 되려 황당하고 어이없다는듯하는 반응을 보이는 미팅. 사실 80-90년대만 해도 미팅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정도만 해도 종종 즐기는 문화가 있긴 했다. 허나 아무리 그렇기로 평소 친하지도 않는 녀석을 굳이 그런 미팅자리에 끼워줄만한 아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 아닌가. 그래서 이상보등은 더더욱 가당찮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 아냐, 아닐거야. 걔네들이 너한테 미팅을 왜 시켜주냐 ? ” 

 “ 그 뭐...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미팅을 한다던데 ? ” 

 일단 배원재등이 한 이야기를 곧이 믿는듯한 영문의 모습. 그러나 이상보,강관식은 물론 홍수표,김세환등도 더욱 가당찮다는 반응들이다. 

 “ 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 무슨 날라리 깡패인줄 아냐 ? 걔네들이 저런애들과 미팅 

  을 왜 해 ? ” 

 “ 한다고 하던데 ? ” 

 여전히 배원재등의 이야기를 곧이 믿는듯한 박영문의 모습. 허나 영문의 친구들은 더더욱 가당찮고 말도 안된다는 듯 영문보고 넘어가지 말라는 듯 계속 그를 설득하고 있다. 

 “ 아냐, 그리고...보통 그런 미팅같은건 학교 써클애들끼리 한다던가 하지 저런애들 

  하곤 그런거 안한다니까. 혹시 해도 그냥 쟤네들과 비슷한 날라리들이지...쟤네들 

  이 염광여상 고적대랑 미팅가질일은 더더욱 없어. ” 

 “ 그런...가 ? ” 

 친구들의 설득과 설명이 거듭되자 영문도 슬슬 반신반의하는정도의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허나 고등학교 들어와서 생전 처음 해보는 그런 미팅의 제안이자 경험이라서일까. 어떤 설레임과 호기심이 아직 쉬이 가시지 않아 결국 영문은 쉬는시간에 다시 김민기와 배원재등에게 다가가보았다. 

 “ 생각해보았어 ? ” 

 일단 민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인것마냥 저만치 한발 물러서있고 그런 상황에서 나온 배원재의 물음. 영문이 사실상 미팅에 응할 생각이 있는 사람인양 이렇게 묻는다. 

 “ 어...언제 하는데 ? ” 

 벌써 미팅장소에 나가는것도 아닌데 설레임에 그만 지나치게 긴장한 탓일까. 말까지 더듬는 영문. 그런 영문의 모습이 웃기기까지 한지 이건행이 순간 피식하며 실소를 터트리기까지 했다. 그런 건행을 원재가 살짝 만류하고. 원재가 영문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을 건넨다. 

 “ 그럼 이번 토요일 오후 두시에 하기로 했으니까 그때까지 OO 버스 정류장 근처의 

  OO 패스트푸드점 앞으로 와. 그 앞에서 만나서 다 같이 가기로 했으니까 일단 그 

  쪽으로 오기만 하면 돼. ” 

 

 결국 약속한 토요일이 되어 영문은 미팅을 나가게 되었다. 사업가인 아버지 인배는 토요일뿐만 아니라 일요일에도 바쁠때가 더 많고, 그래서 집에 영문과 젊은 새엄마 채영만 있는 상황에서 점심시간도 되기전에 이미 영문은 미팅을 나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저...저기요... ” 

 그러다 안방으로 들어온 영문. 의아해하는 채영을 보며 이렇게 말을 건넨다. 

 “ 그게 아니라...아버지 양복을 좀 빌려입을수 없을까 해서요. ” 

 “ 아버지 양복을 ? 왜 ? ” 

 의아해져서 채영이 묻고 영문 입장에서 젊은 새엄마 채영에게 굳이 숨길일은 아니라서인지 그냥 사실대로 말한다. 

 “ 그게...실은 미팅약속이 있어서요. ” 

 “ 뭐 ? 미팅 ? ” 

 미팅이 아니라 설사 – 물론 영문이 그럴 학생은 아니지만 – 여자애랑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한들 채영이 의붓아들 영문의 그런 문제에 관심둘 여자는 아니다. 다만 미팅을 나간다는것에 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정도인데 일단 별다른 의심은 없이 순순히 입을만한 양복 한 벌을 내어주긴 한다. 그걸 입고 제법 폼을 재보는 영문. 좀 어이없어 보이는지 채영이 잠시 실소를 터트리고 만다. 잠시후 영문은 외출준비를 다 마치고 서둘러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나가고 채영은 그냥 무심히 그런 영문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 형...형...왔어요 !!! ” 

 만나기로 한 버스정류장 인근 패스트푸드점에 기어이 영문이 나타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민기 패거리들은 사뭇 흥분이 되어있다. 잠시후 패스트푸드점에 들어선 영문이 민기 일행쪽으로 다가오고 다만 좀 의아해져서 이렇게 묻는다. 

 “ 미팅...한다면서...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 ” 

 미팅을 한다더니 여학생은 안 보이고 지금껏 자신을 괴롭혀왔던 김민기 패거리만 보이자 영문도 슬몃 의심도 들어 이렇게 물은 것이다. 허나 이미 사전에 미리 치밀한 준비를 한 김민기 패거리들이다. 이런식으로 영문을 안심시킨다. 

 “ 여긴 아니고 다른곳이지. 일단 같이 나가자. ” 

 장소가 다른곳이라며 영문을 재촉해서 함께 나가자고 하는 민기. 영문은 여전히 별다른 의심없이 그들을 따른다. 헌데 그러다 김민기 패거리중 하나인 이건행이 슬며시 영문에게 뭘 하나 내민다. 

 “ 참, 목마르지 ? 이거 하나 마셔라. ” 

 “ 뭔데 이게 ? ” 

 대충 평범한 물병 같은데 쥬스같은게 가득 담겨 있었다. 일단 별다른 의심없이 마시는 영문. 들키는 일이 없도록 배원재등도 이렇게 옆에서 거든다. 

 “ 임마, 그래도 우리가 다 너 생각해서 사주는거야. 그러니 쭉 마셔. ” 

 사실 지금 영문이 마시는 쥬스엔 술이 다소 담겨있다. 한마디로 쥬스에 술을 좀 탄것인데 실은 아까 그렇게 미리 그런 준비를 하는 장난을 치면서 자기네들끼리 약간의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 형, 뭘 그렇게 많이 따라요 ? 그러다 들키겠어요. ” 

 처음엔 적당히 쥬스 한병과 소주 한병을 사서 물병안에 그것을 적당히 배합(!) 시키려고 한건데 처음에 쥬스를 약 반병정도 붓고는 소주를 따르는데 너무 많다 싶은지 걱정이 된 패거리 한명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아무래도 주목적이 영문을 취하게 만들려는 의도 같은데, 만약 영문이 지금까지 술을 입에 대본 경험이 없다면 ? 과연 이 연극에 영문이 넘어갈지 일단 가능성은 반반으로 봐야하는데 현재로선 어느쪽도 확실치는 않다. 그래서 술을 너무 많이 따르는게 좋을지 적게 따르는게 좋을지 자기네들끼리 ’양조절‘ 문제로 고민을 좀 한 것이다. 그래서 기껏 따랐던 쥬스와 술을 다시 바깥에 쏟아붓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들락거리는게 사람들 눈에 뜨일 수밖에 없는터라 자기네들끼리 이런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 야야, 그냥 들어와. 그리고 차라리 화장실 같은데 내버리던가 해야지. 밖에서 그 

  러다 자칫 녀석이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 

 그렇게 준비과정에서 좀 해프닝성 실랑이가 좀 있기도 했는데 여하튼 양조절 문제에 여러차례 고민을 하다 만든 쥬스와 술을 반반씩 섞은 미묘한 음료다. 나름 쥬스와 술의 양 조절 문제를 놓고 제법 적잖은 시간을 고민하다 만든 작품인데, 과연 영문이 제대로 속아 넘어갈지. 일단 영문은 쥬스를 좀 마시는 듯 하다 좀 이상한지 이렇게 묻기도 한다. 

 “ 무슨 쥬스인데 맛이 이래요 ? ” 

 “ 아...그게 새로나온건데 청량음료 비슷한거라서 그래. 사이다나 콜라 비슷한 성분 

  이 좀 들어가 있어. ” 

 이런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영문은 약간의 의심은 하긴 했지만 일단 대체로 큰 의심은 하지 않고 쥬스(?)를 그대로 마시고 있다. 김민기 패거리가 그런 영문을 옆에서 거든다. 

 “ 자...자...어서 쭉 마셔. 곧 이쁘고 섹시한 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미팅해야 하 

  는데...긴장해서 실수하면 안 되잖아 ? 그러니 쭉쭉...잘 마셔. 그래그래 잘 마신다 

  우리아가... ” 

 “ 킥킥... ” 

 여전히 별 의심없이 그것을 마시고 있는 영문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기네들끼리 키득거리기도 하고, 그러다 들킬세라 서로 옆구리를 툭툭치며 주의를 주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여하튼 그렇게 물병에 거의 하나가득 담긴 쥬스+술을 반 이상 비운 영문. 좀 이상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한다. 

 “ 어...근데 왜 이러지 ? 뭐가 이렇게 기분이 이상하지 ? ” 

 “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가보다. 어서가자 영문아. 이러다 미팅시간 늦겠다. ” 

 그렇게 영문을 데리고 어디론가 계속 가는 일행. 헌데 간곳에 바로 문제의 염광여상 앞이다. 그쪽으로 들어가는 김민기 패거리를 보며 슬몃 결국 영문이 의심을 한다. 

 “ 뭐에요 ? 여긴 학교앞이잖아요 ? ” 

 아무리 지금까지 미팅이나 소개팅 경험이 없는 나이어린 소년 영문일지언정 그런 학생들끼리의 이벤트를 학교안에서 할리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의심을 안 할 수밖에 없는 영문. 하지만 이미 치밀한 계획을 세워놓은 이들이다. 적당히 속아넘어갈만한 핑계를 댄다. 

 “ 그게...염광여상 고적대는 늘 행사같은데 참가하는 일이 많잖아. 그 행사준비 회의 

  때문에...일정이 겹쳐서...자칫하면 늦어질수 있어서 그냥 학교안에서 미팅행사를 하 

  기로 했어. 염광여상 고적대 회의시간 끝나고 나면 바로하게 될거야. ” 

 이게 과연 액면그대로 믿어도 될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영문은 여전히 그대로 김민기 패거리를 따르고 있다. 다시금 패거리중 하나가 영문에게 물병을 내민다. 

 “ 긴장되지 ? 이거 마저 마셔. ” 

 걸어오는사이에 술이 깨기라도 했을까봐일까. 만일을 대비한 여분의 병을 하나 더 준비해놓고 있던 것이다. 영문에겐 거듭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마시는 음료라고 설득하긴 하는데 그러다보니 영문도 결국 의심이 안 될 수가 없다. 결국 이렇게 묻는다. 

 “ 도대체 무슨 음료순데...그리고 괜찮아요. 미팅한다면서 그냥 하면 되죠 뭐. ” 

 “ 허허...그러지말고 마셔두래두 그러네. 다 이 형님들이 너 생각해서 준비해둔건데 

 ”  

 “ 그...그럼 형들이나 마셔요. ” 

 일단 민기가 자신들보다 두 살 많다는 것은 이제 영문도 익히 알고 있고 게다가 배원재의 형 원석도 그런 민기와 동갑인 3학년 선배라고 하니 얼떨결에 ’형들‘이란 호칭까지 나와버린 영문. 그러면서 거듭 경계를 하고 있는데 그러자 김민기 패거리는 안되겠다는 듯 이제 강제로 쥬스와 술이 섞인 음료를 영문에게 먹이려 든다. 

 “ 악...악...이게 무슨 짓이에요 ? ” 

 “ 잔말말고 마시랬지 ? 그러게 왜 형님들 말 안 듣냐 ? ” 

 “ 싫어요 !!! 나 미팅 안 할래요 !!! 도대체 이게 무슨짓들이에요 ? 나 집으로 돌 

  려보내줘요. ” 

 “ 집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X같은 X끼... ” 

 어차피 이제 더 이상 영문을 속이긴 힘들어졌음을 깨달은 패거리들이 드디어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다. 발길로 영문을 걷어차서 자리에 넘어뜨린뒤 강제로 남은 음료수(술+쥬스)를 마저 다 먹인 패거리들. 정신이 어질어질해져있는 영문을 강제로 어디론가 끌고가는데 끌고가는데가 다름아닌 염광여고 고적대들이 평소에 악기를 보관해두는 악기창고다. 그러고보면 이들은 확실히 이 거사를 꾸미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답사를 한것만은 분명해보이는데, 우격다짐으로 고적대 악기창고 앞으로 영문을 끌고간 이들 패거리는 창고안으로 영문을 강제로 처넣어버린다. 이미 술도 많이 취한 상태라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은 영문. 그게 끝이 아니라 이들은 바닥에 쓰러진 영문의 바지며 팬티,신발,양말까지 전부 벗긴다. 영문이 혼자 어디론가 달아나지 못하게 만들려는 수작인지 그나마 상의는 그대로 남겨뒀지만 하의는 모두 벗겨버린 김민기 패거리. 바닥에 쓰러진 민기를 방치해둔채 벗겨놓은 바지와 팬티등은 모두 들고서 창고를 나온뒤 창고문앞을 의자등을 갖고와서 문을 쉽게 열지 못하도록 단단히 막아놓고, 그리고는 영문의 바지,팬티,신발,양말등은 모두 손에 든채 유유히 달아나버린다. 

 

 사실 김민기 패거리가 이웃의 여고 악기창고 자물쇠나 열쇠를 갖고 있을리는 없을텐데 그렇다면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창고문이 열려있을때쯤을 대충 알아보는등 사전에 무척 치밀한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쨌든 그렇게 영문을 창고안에 가둬놓고 자물쇠로 잠구는 고리 부분에는 미리 준비한 손수건으로 그곳을 묶어 제대로 열리지 못하게 해놓고는 그 앞에 아예 의자까지 몇 개 가져다놓아 영문이 빠져나올수 있는 방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달아나버린 것이다. 밖이 지금 어떻게 잠겨있는 상태인지 알길없는 영문은 그저 창고문만을 하염없이 두드리며 소리를 쳐댈 뿐이다. 

 “ 밖에 누구 없어요 !!! 사람이 갇혔어요. 제발 꺼내주세요. 어떤 나쁜X들이 절 이 

  곳에 가두고 달아났단말이에요 !!! 누구 없어요 !!! 사람이 갇혔어요 사람이 !!! ” 

 허나 아까 김민기 패거리들이 잔뜩 강제로 술을 먹여놓은 상태라 정신이 어질어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렇게 한꺼번에 들어간 술 때문에 오줌이 무척 마려웠다. 화장실을 갈수도 없는 상황이니 그 무엇보다 참기 힘든게 인간의 생리작용인지라 결국 창고안에서 그냥 오줌을 쌀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행여 악기들을 쌓아놓은곳에 오줌이 튀거나 흘러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긴 했지만 그게 어디 생각대로 되는일인가. 이미 몇몇 가까운곳에 위치한 악기들이 흠뻑 젖는 사태는 피할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이미 술에 취한 상태라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린 영문.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고 깨어보니 이미 한밤중. 다시한번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쳐 댔으나 그 한밤중에 학교에 사람이 있을리도 없고 그저 영문의 공허한 외침소리만 창고안에서 울려퍼질뿐이었다. 

 “ 여보세요 !!! 누구 없어요 !!! 제발 좀 꺼내주세요 !!! 여기 사람이 갇혔단 말이에 

  요 !!! 어떤 나쁜X들이 절 강제로 이런데까지 끌고와서 가뒀어요 !!! 밖에 누구 없 

  어요 !!! 사람 살려요 !!! 사람 살려요. 제발...여기 사람이 갇혔단 말이에요 !!! 누 

  구 없어요 !!! 제발 좀 꺼내주세요. 어어어엉~~~!!! ” 

 한참을 그렇게 창고문을 두드리다 지친 영문은 무엇보다 이렇게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너무 기가막히고 분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흐느꼈다. 대체 일이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 애초에 친엄마와 떨어져 아버지와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된것부터 일이 잘못 꼬이게 된 것일까. -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영문의 친엄마도 그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것이지만 이럴줄 알았으면 애초부터 아무리 그래도 죽어도 아빠랑 새엄마랑은 안 산다며 버텨볼걸 그랬다. 그런 후회까지 들 지경이다. - 아니면 학년초부터 그런 불량끼 넘치는 녀석과 시비가 붙어 그때부터 녀석들한테 찍힌데서부터 일이 잘못된걸까. 아니면 아무리 그래도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혀왔던 녀석들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 미팅을 시켜주겠다고 – 게다가 노원구 북부에 있는 영문의 학교에서 염광여상이 있는곳까진 결코 가까운 거리도 아니다. - 꼬실때부터 뭔가 의심을 해봤어야 하는것인데 순진하게도 토요일에 기어이 미팅에 가보겠다면서 녀석들이 만나자고 한곳으로 나가본 것이 잘못된것일까. 다른 이전의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최소한 그 너무 이상한 수작질에만 넘어가지 않았어도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진 않았을텐데. 그렇게 강남의 남부지역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엄마와 이모등의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강북에 사는 아버지쪽으로 거처를 옮겨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한편의 영화 하일라이트처럼 스쳐지나가 지금 자신의 처지가 생각하면 할수록 모든게 분하고 억울하고 서럽다는 생각에 한바탕 울음을 터트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사실 영문이 창고에 갇힌게 토요일 오후기 때문에 하마터면 월요일 아침까지도 그대로 갇혀있는 상태가 될수도 있는 정말 큰일날뻔한 일이기도 했다. 헌데 다행히도 일요일 오전에 학교에 들르는 염광여고 고적대원이 몇 명 있었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영문은 진짜 큰일날뻔한 처지. 일단 일요일에도 학교에 들러야 하는 염광여상 1학년 고적대원 두어명은 자기네들끼리 투덜거리며 창고로 향하고 있었다. 

 “ 아무리 그래도 일요일 아침부터 대체 무슨 악기손질을 하라는거에요 ? ” 

 “ 다음주에도 참여해야하는 행사가 있고 앞으로 일정들이 계속 빡빡하잖아. 그러니 

  청소고 손질이고 수리고 딱히 할 시간이 마땅찮으니 미리미리 하자는거지. ” 

 인솔자인듯한 2학년 선배가 불평을 터트리는 1학년 후배들을 달래며 그렇게 창고로 향하고 있었고 1학년 후배들은 아직 불만이 가시지 않은 듯 자기들끼리 계속 투덜대고 있다. 

 “ 학교가 공부하러 다니는데지 무슨 써클활동하러 다니는데에요 ? 우린 가만보면 어 

  떻게 공부하는 시간보다 써클활동 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 ” 

 “ 그래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 염광여상 고적대 아니냐. 이런 시절이 다 나중 

  에 영광스러운 추억이 되는거야. 그러니 너무 투덜거리지말고 어서들 가자. ” 

 “ 그리고 OOO 선배도 그렇죠. 아니, 창고 담당이 자기면 자기가 알아서 관리를  

  잘 하던가 할것이지 자신이 잃어버린 열쇠를 왜 우리보고 해결을 하라는거에요 ? 

  하려면 자기용돈으로 자기가 새로 열쇠를 맞춰갖고 오던가 할것이지... ” 

 “ 아니, 근데 얘네들이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 언제부터 이렇게 니들이 선배들한 

  테 대놓고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 진짜 한번 혼나볼래 ? 대 염광여상 고적 

  대 선후배 규율이 어떤건지 제대로 한번 보여줘 ? ” 

 대충 후배들의 불만을 이해해주고 넘어가려했던 2학년 선배가 결국 해도 너무한다 싶은지 한마디 하고 결국 후배들은 아차 싶은지 찔끔한다. 이렇게 일단 1학년 후배들의 불만은 그 정도에서 마무리되고 있긴 했지만 일요일 아침의 엄청난 사태가 이미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어...이게 뭐야 ? ” 

 그러고보면 원래 창고담당이었던 고적대원이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박영문이 창고에 갇히는일은 사전에 미리 치밀하게 계획된 일은 아니었을수도 있다는 이야긴데, 대체 정확한 곡절이 어찌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악기창고 앞의 평상시 같지 않은 이상한 분위기. 2학년 선배대원도 결국 의아해한다. 

 “ 이게 다 뭐지 ? 누가 이런걸 여기다 가져놓았어 ? ” 

 “ OOO 선배가 가져다놓은거 아닐까요 ? 창고열쇠 분실했다며 그 난리를 치더니... 

 ”  

 “ 그런가 ? ” 

 원래 창고담당이었던 고적대원이 열쇠를 분실하는바람에 일이 좀 이상하게 꼬이긴 했나본데, 여하튼 대체 창고문앞에 수건으로 자물쇠 고리부분을 묶고 그것도 모자라 앞에 의자며 책상까지 가져다놓은게 대체 누가 한것인지 알 수 없어 더더욱 의아해하는 고적대원들. 일단 수건을 풀고 책상,의자등도 치우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헌데 그런 이들에게 결국 경악스러운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 꺄아아악~~~!!! 이게 뭐야 ? ” 

 그래도 시간이 그쯤 지났으면 술은 깰법한 시간이긴 한데 술 때문에 그런것인지 아니면 밤새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하다 지친것인지 창고 한쪽에 대충 쓰러져 잠들어있는 영문의 모습. 게다가 김민기 패거리의 장난으로 인해 하의는 물론 신발,양말까지 전부 벗겨진 상태가 아닌가. 아직 나이어리고 예민한 여고생에 불과한 이들 고적대원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 변태야 !!! 변태 !!! 창고에 변태가 있어요 !!! 염광여고 고적대 창고에 변태가 들어 

  가 있어요 !!! ” 

 일요일이라 학교에 – 당직 선생님이야 계시겠지만 – 누가 있을리도 없으니 이들은 바로 경찰에 신고부터 했다. 잠시후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차. 일단 경위부터 파악한다. 

 “ 뭐야 ? 대체 무슨일인건데 ? ” 

 일요일에 그것도 학교에 있는 여학생들이 이런 신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 아닌가. 게다가 그것도 그 유명한 염광여고 고적대와 관련된 일이라니 경찰도 이래저래 관심과 호기심을 품지 않을수가 없다. 고적대원들은 방금전 보았던 창고안의 해괴한 풍경으로 인한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는지 계속 이런식으로 경찰에 호소한다. 

 “ 아저씨...변태에요 변태...변태가 창고안에 있어요. ” 

 “ 뭐...뭐라구 ? ” 

 “ 아니, 도대체 뭘 봤길래 이 야단들이야 ? 대체 창고에 누가 있다는거냐구 ? 나 원 

  귀신이라도 봤나... ” 

 학교에 가끔 있는 귀신소동 같은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일단 신고를 받은대로 학생들과 함께 고적대 창고로 가보는 경찰들. 그리고 이들 눈에도 곧 해괴한 광경이 눈에 들어오고야 만다. 

 



 “ 이봐요 학생...아니 학생인가 아저씬가...정신좀 차려봐요. ”
 

 그제야 술에서 깬것인지 잠에서 깬것인지 부스스 일어나긴 하는 영문. 허나 정신을 차리고보니 경찰까지 여기 들어와 있으니 더더욱 경악스러운 것 아닌가. 무엇보다 경찰 입장에선 하의가 다 벗겨진채로 양복정장 상의를 걸치고 있는 영문이 학생인지 성인인지 분명치가 않아 우선 신원확인부터 하려들고, 이거 정말 일이 잘못 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판단을 한 영문은 경찰아저씨들에게 울며불며 애원부터 한다. 

 “ 아저씨들 저 정말 억울해요. 저 진짜 억울하다구요. 저 이상한X들한테 당했어요. 

  이상한 나쁜X들한테 당한거라구요. ” 

 “ 뭐...뭐라구 ? ” 

 하의가 다 벗겨진채로 여학교 악기창고에서 발견된 남자가 이런 호소를 하고 있으니 경찰도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영문 입장에선 김민기 패거리들이 ’염광여상 고적대 애들이랑 미팅을 시켜주겠다‘는 식으로 꼬셨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할수도 없어 일단 있었던 사실을 이 정도 선에서만 이야기해준다. 

 “ 실은...학교에서 절 이유없이 괴롭히는 이상한 애들이 있어요. 그런데 주말에 다짜 

  고짜로 나오라고 하더니...무작정 술을 먹이고 절 여기까지 끌고와 가둔거에요. 아 

  저씨...경찰아저씨. 저 정말 억울해요. 저 정말 억울하다구요. 저 진짜 변태도 아니 

  구 이상한 사람도 아니에요. 오히려 이상한 나쁜X들한테 당한거라니까요. 엉엉엉엉 

  ~~~!!! ” 

 무엇보다 해당학교 여학생들한테 발견되어 신고까지 당한것이니 학생들이 자신을 변태로 오인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짐작할수 있을터. 게다가 어제 김민기 패거리들이 쥬스라고 속여 강제로 먹인 이상한 음료도 술이 어느정도 들어있음을 아직까지 술을 마셔본 경험이 없는 영문이건만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여기서 이럴수는 없어서 경찰서에 가서 자세히 이야기하자며 영문을 달래 데려가는 경찰관들. 무엇보다 하의가 다 벗겨진 영문을 그 차림으로 데려갈수는 없으니 여학생들에게 부탁해 수건이라도 하나 가져오게 해서 영문의 하체부분이라도 대충 가려서 경찰차에 태워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 그러니까...괴롭히는 학생들이 학생을 거기까지 일부러 데리고 갔다구 ? ” 

 “ 네, 실은 아까는 학교안이라 여러 가지로 난감해 말을 못했는데...실은 그 녀석들 

  이 절 무슨 염광여고 고적대 애들이랑 미팅을 시켜주겠다고 해서 순진하게 따라나 

  선건데...이제보니 제가 그 녀석들한테 속은거에요. 그러고보니 지금와 생각해보니 

  그 녀석들이 절대 저한테 미팅같은 자리에 끼워줄 녀석들이 아닌데...어휴...진짜 미 

  XX끼들... ” 

 무엇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막히고 화가나는일 아닌가. 그것도 여학교 창고에서 그런 모습으로 발견돼 변태로 오인까지 받았으니 그 당사자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정말 김민기 일당과 다시 마주치기만 하면 그 녀석들을 그 자리에서 때려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로 분노가 치밀고 있는 박영문. 일단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겠기 때문에 학생의 신분을 확인할겸 학교와 연락처등을 묻는다. 허나 졸지에 이렇게 되니 영문의 젊은 새엄마 채영이 경찰서로 달려올 수밖에 없다. 사실 영문의 아버지 인배는 일요일에도 바쁠때가 더 많아 결국 새엄마 채영이 달려올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 영문으로선 더더욱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한편 영문은 나름대로 자신의 억울함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을 꼬드겨 거기까지 데려갔던 학생들 이름을 전부 불기는 한다. 헌데 공교롭게도 전날은 몰라도 오늘 일요일은 그 패거리 여섯명의 알리바이가 모두 확인이 되어버렸다. 

 “ 보니까 배원석,원재 형제라는 학생은 지금 금은방에서 아버지 일을 돕는다고 하고 

  - 실제로 배원재 형제 부친은 금은방을 운영중이다. - 김민기 학생은 편의점에서  

  알바중이라는데 ? 그리고 이건행 학생은 연락을 취해보니까 전날 외가쪽 오촌당숙 

  친척상을 당해 지방까지 내려가 오늘 오후에나 집에 들어온다고 하는군. 그리고 백 

  충국은 무슨 유도부 학생이라고 했나 ? 서울 시대항 유도대회에 참가하는 선배,선 

  수들 응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거기 참관하러 갔다더군. ” 

 일단 경찰이 파악한 연락처대로 다들 연락을 취해보니 그런식으로 답변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그런식의 답변들을 대체 어디까지 진실로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다들 이 시간에 바쁘고 나름 바쁘신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든 일요일에 용돈을 벌기위해 알바를 뛰든 먼 친척 문상을 내려갔든 경찰 입장에선 그런대로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런 학생들로 보이기 알맞은 핑계거리가 된 셈이다. 영문이 기가막혀 항변을 한다. 

 “ 아저씨들, 하지만 전날 뭘 했는지 그 알리바이는 입증이 안된거잖아요 ? 지금 무 

  슨 금은방에 있는지 먼 친척 문상을 하러 갔는지 뭐가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전날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걸 확인해보셔야죠 !!! ” 

 “ 이것봐 학생 !!! 수사는 우리가 하는거지 학생이 하는게 아냐 !!! ” 

 이렇게 거듭 억울한 영문이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을 때 달려온 것이 새엄마 채영이다. 사실 채영 입장에서도 전날 무슨 미팅을 나간다며 아버지 양복까지 빌려입고 나간 의붓아들이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이런꼴로 대면을 하게 되었으니 보통 황당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일단 경찰은 달려온 보호자 신원 확인부터 한다. 

 “ 이 학생 보호자 맞습니까 ? OO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라는 박영문 학생 보  

  호자 되시냐구요. ” 

 “ 아, 저 그...그게... ” 

 채영 입장에서도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난감한 상황. 허나 괜히 일만 더 복잡해지게 만드는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 부분은 사실대로 대답한다. 

 “ 저...실은 이 학생한테 새엄마에요. 같이 산지도 얼마 안되고... ” 

 마치 자기 책임은 없다는 듯 빠져나가고픈 심리인걸까. 굳이 같이 산지도 얼마 안된다는 것을 강조해서 밝히는 채영. 영문은 영문대로 답답하고 억울하다는 듯 채영을 바라보고 채영은 괜히 일 크게 벌리느니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식으로 나온다. 

 “ 저기...선생님들 죄송합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 새엄마도 어쨌든 엄마인데...다 제 

  가 교육을 잘못시켜 이렇게 된거 같네요.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 

 대체 언제 이런 언변이 생겼는지. 사실 지난 몇 달동안 영문을 대하는 채영의 태도는 그야말로 귀찮은 고등학생 의붓아들 하나 떠맡게 되어 밥세끼 챙겨먹이는것조차 피곤하고 짜증난다는 그런 모습 아니었던가. 헌데 그런 채영이 경찰서에 와서는 정작 이렇게 말하면 영문의 꼴은 또 뭐가 되는가. 결국 영문은 자신의 억울함조차 제대로 호소할 길도 방법도 없어 답답함만 한층 더 가중되고 채영은 대충 경찰에게 벌금을 내고 앞으로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곘다는 각서까지 쓰고 영문을 데리고 경찰서를 나오려한다. 

 “ 이봐요... ” 

 채영이 황급히 영문을 데리고 경찰서를 나서려는데 부른 것은 웬 젊은 여경이었다. 대체 무슨 곡절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 여하튼 경찰서 입장에선 여학교 창고에서 하의가 벗겨진채 발견된 의문의 남성을 신고를 받아 경찰서에 데려온것이고 그 당사자가 ‘어떤 나쁜X들한테 속아넘어가 여학교 창고에 감금된 것’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있는 상황 아닌가. - 하의조차 다 벗겨졌다고 하면서 이런꼴로 집으로 돌아가야한다는 학생이 걱정이 되어 말을 건넨 것이다. 

 “ 그런꼴로 어떻게 집에 가려구요. 이거라도 입고가요. ” 

 게다가 엄마도 새엄마라니. 참 설상가상인 학생이 그래도 딱해보인다는 동정심과 측은지심이라도 발동한것일까. 자신의 여경제복 여분 하나를 운동화 한 벌과 함께 내주며 이렇게 말한다. 

 “ 일단 이거라도 집에까지 입고가요. 그대신 내일이나 모래까진 꼭 돌려주셔야 해 

  요. ” 

 어떻게보면 동네 경찰서 여경 누나가 젊은 새엄마보다 훨씬 더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그것도 어쨌든 새엄마는 한 몇 달이라도 같이 있은 시간이 있지만 여경누나는 오늘 처음보게 되는 사람인데. - 게다가 그것도 하의가 다 벗겨진채로 여학교 창고에서 발견되었다는 미심쩍은 청년 혹은 소년을 – 그런 여경누나가 이런 호의를 베풀다니. 물론 빌려주는것이니 내일이든 모래든 멀쩡한 옷차림으로 와서 바지와 운동화는 돌려달라는 말도 덧붙이긴 했지만, 어쨌든 잠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한 순간이다. 어떤 의미에선 몇 달이라도 같이 살았던 새엄마보다 생전 초면의 여경누나가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한순간이라고나 할까. 한편 채영은 빨리 나오라고 영문을 재촉까지 하고 어느덧 경찰서 앞에 택시까지 한 대 잡아 세워놓고 영문을 기다리고 있다.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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