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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채영 (3)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젊은 새엄마 4
 

 

 “ 무슨 지방출장을 이렇게 자주 다녀요 ? ” 

 채영이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중소기업가인 박인배. 그 직업적 특성을 생각하면 거래처 사람을 만나서 접대를 해야할일이 잦을수도 있고 일 때문에 지방은 물론 요즘같은 글로벌시대에 해외를 하루,이틀이라도 급히 나가야 하는일도 자주 있을수 있다. 사실 남편이 하는일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무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저런식의 남편에 말에 실제 잘 모르고 속아 넘어갈수도 있으나 일단 채영은 그런쪽하고는 좀 거리가 있다. 어쨌든 늘 일 때문에 늦거나 심지어 어떨땐 출장이나 기타 이유등으로 2-3일에 한번씩 집에 들어오는일까지 있는 남편인지라 채영이 슬슬 짜증이 나고있던중이다. 그래도 얼마전까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서현이를 키우는 재미로 그나마 부부생활의 권태로움을 달래는 중이었는데, 요즘은 고등학생 전처소생 아들까지 졸지에 떠맡게 된 처지라 그 부담은 한층 더한터. 그래서 그녀의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한 옥타브 더 높아진 것이다. 시간은 대충 아직 저녁때는 되지 않은 듯 한데 여하튼 지방출장을 급히 갈일이 있다며 집에 못들어간다는 연락이 온 남편. 채영의 짜증스러운 목소리에 놀라고 걱정이 된 영문이 방에서 나와볼 지경이다. 그리고 새엄마 채영에게 이와같이 묻는다. 

 “ 무슨일이세요. ” 

 “ 넌 알거 없어. ” 

 허나 나름 걱정이 되어 이렇게 물은 영문에게 채영이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헌데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채영이 영문을 부른다. 

 “ 아, 참 근데 영문아. 너 이름이 영문이라고 했지. ” 

 그래도 다행히 전처소생 아들 이름은 지금은 익혀두고 있는 상태인 채영. 그런 상태에서 새엄마 채영이 자신을 부르자 이런일이 웬만해선 잘 없는 그녀인 것을 알아서 영문은 좀 뜻밖이기도 하고 괜한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하는데 허나 채영은 뭔가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는지 손을 내젓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 아니다. 넌 그냥 방에 들어가 있어. ” 

 그리고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는 채영. 잠시나마 괜한 기대를 했던 영문은 그런 채영의 모습에 바로 실망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린다. 한편 채영은 채영대로 공연히 심란한 표정으로 거실 소파에 한참 있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돈을 대충 챙겨서 잠시 집을 나가본다. 그리고 잠시후 소주 두어병과 안주를 좀 사온 채영. 남편도 들어오지 않는 밤에 이렇게 혼자 한잔 할 생각이었나본데, 헌데 바로 이것도 내키지가 않는지 기껏 사온 술과 안주는 대충 저만치 치워놓고 갑자기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동네 마트에라도 다녀오는 그런 간단한 외출차림이 아닌 어디 정식으로 멀리 나가는듯한 제법 화려한 외출복이다. 

 “ 어디...가세요 ? ” 

 그런 요란스러운 채영의 분주함에 놀라기까지 한 영문이 이렇게 반응하지만, 채영은 그런 영문에겐 여전히 이렇게 퉁명스레 대꾸한다. 

 “ 니가 뭐 나한테 어디 관심 가져다준적 있기나 하니 ? 됐으니까 신경 꺼. ” 

 헌데 그런식으로라면 새엄마는 자신한테 관심 가져준적이 있기나 하나. 바로 그런 반발심이 날것같은 모습의 영문. 허나 채영도 공연히 이런 상황에서 의붓아들과 말싸움은 하고 싶지 않은지 바로 외면하고 훌쩍 집을 나가버리고 영문이 영문대로 어색한 자세로 혼자 공연히 거실을 서성거린다. 저쪽 구석에 조금전 새엄마 채영이 마시려다 관두고 치워놓은 소주병과 안주가 있긴 하나 아직 고등학생인 영문이 그걸 마실일은 아니기에 그냥 바라만보다 그 정도에서 외면해버린다. 영문이 방으로 들어가버리면 다시 고요해질 수밖에 없는 거실 분위기다. 

 한편 채영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거리가 제법 떨어진 나이트클럽에 와 있다. 대충 혼자 맥주를 시켜 안주를 좀 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사실 젊을때는 채영도 이런데 자주 들러 즐기긴 했다. 허나 열다섯살 많은 중소기업가 남편 인배와 결혼후엔 남편 뒷바라지 하랴 이후엔 애키우랴 도통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실로 몇 년만에 찾은 나이트다. 혼자 술도 좀 마시고 무대로 올라가선 춤도 신나게 춰보고. 헌데 채영은 실은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춤보다는 블루스 같은 조용한 춤을 즐기는 편이다. 헌데 그렇게 대충 춤을 추다 싫증이 난 듯 내려온 채영에게 다가오는 누군가가 있다. 

 “ 누나...혼자 오셨어요 ? ” 

 “ 어 ? ” 

 보니까 대충 고등학생인지 성인인지 – 설마 학생 신분으로 이런데까지 오기야 하겠냐만 – 바로 가늠이 안 되는 웬 남자가 다가와 서 있는데 그런대로 말끔한 정장차림이 살짝 채영의 마음을 끌리게 한다. 허나 이런데서 흔히 볼법한 남자의 수작이라 생각되어선지 피식 웃어보이는 채영. 그리고는 꺼지라는 듯 손까지 내저어보인다. 허나 남자는 제법 수완이 있는 듯 다시금 다가와본다. 

 “ 원래 시끄러운 춤 안 좋아하시죠 ? ” 

 “ 엣 ? ” 

 무슨 사람 심리를 꿰뚫어보는 점쟁이라도 되나 ? 설마 이런데서 그 무슨 ‘도를 아십니까’ 같은 종교 홍보를 하진 않을테고. 마치 정곡이라도 찔린듯해 순간 당황한듯한 채영.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남자가 다시 말을 건넨다. 

 “ 나이든 누나들 보면 그런분들 종종 계시더라구요. 시끄러운 분위기 별로 안 좋아 

  해서 그냥 이렇게 혼자 술만 드시는분... ” 

 “ 내가 나이들어보여요 ? ” 

 다른건 둘째치고라도 ‘나이가 들었다’는 표현이 귀에 거슬렸는지 이렇게 나온 채영. 헌데 남자가 거듭 그런 채영을 보며 손을 내민다. 

 “ 시끄러운 춤 안 좋아하시면... ” 

 “ ??? ” 

 “ 제가 조용한대로 한번 안내해 드릴까요 ? ” 

 이런식의 접근이 좀 의아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흥미가 느껴져서일까. 채영은 남자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남자는 인근의 다른 나이트로 채영을 데려갔는데 이곳에는 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좀 나이든 사람들이 들르는 듯 시끄러운 음악보단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서 남자가 채영을 무대로 인도한다. 

 “ 누나... ” 

 “ ...... ” 

 “ 블루스 춰보신 경험 있으세요 ? ” 

 “ 아...아니 저... ” 

 사실 젊은시절엔 채영도 나이트를 좀 즐기는 편이긴 했지만 그때는 채영도 대체로 비슷한 또래 젊은 친구들과 시끄럽게 소리 꺅꺅 지르며 춤추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했기에 무슨 블루스니 뭐니 그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춤은 춰본 경험이 없다. 헌데 남자의 나이가 대체 어느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채영을 거듭 ‘누나’라고 부르며 그는 이렇게 다시 말을 건넨다. 

 “ 제가 한번...주제넘지만 잘 가르쳐 드릴께요. ” 

 

 블루스를 춰본 경험이 있는것인지 없는것인지 채영은 남자가 리드하는 대로 함께 춤을 췄다. 블루스가 되었든 다른 종류의 춤이든 사실 이런종류의 춤의 진정한 매력(?)이 이 과정에서 남녀간 신체적 접촉이 종종 있을수 있는점 아닌가. 헌데 그저 춤동작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오는 실수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채영은 종종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을 보였다. 뭔가 비애서린 눈망울과 함께 그렇게 남자품에 안겨있는 채영. 다시 자리로 돌아가 남자는 의아한 듯 묻는다. 

 “ 누나... ” 

 “ 왜 ? ” 

 차분하게 남자에게 되물은 채영. 남자가 대꾸한다. 

 “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 ” 

 “ 글쎄... ” 

 하지만 막상 남자가 그와같이 물으니 답이 쉽지 않은것일까. 고민스러운 표정을 하면서도 채영의 무거운 입술은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다 채영이 공연히 비워진 맥주잔을 한번 흔들어보이며 말한다. 

 “ 여기 술은 싱겁다. ” 

 “ 네 ? ” 

 채영의 말의 의도를 못알아들은것인지 남자가 의아해서 되묻고 그런 남자를 보며 채영이 말한다. 

 “ 나 센술 사줘. ” 

 “ 어떤걸로요 누나 ? 소주요, 양주요 ? ” 

 “ 아무거나... ” 

 그렇게 답하고는 채영의 말은 이와같이 이어진다. 

 “ 나 오늘 취하고 싶어... ” 

 그런 채영을 데리고 나이트클럽을 나온 남자. 그리고 인근에 소주와 간단한 안주류를 파는 그런 술집에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술을 마시며 좀 더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일종의 ‘2차’라고나 할까. 그런 분위기속에 채영은 남자를 보며 이렇게 묻는다. 

 “ 그러고보니 자기 이름은 뭐야 ? ” 

 아직 그리 취기가 오른 것 같지는 않은데 마치 애인이나 친한 동료라도 부르듯 ‘자기’라고 호칭한 채영. 남자가 답한다. 마치 미리 준비되어있는 답처럼. 

 “ 필립입니다. ” 

 “ 필립 ? 교포인거야 그럼 ? ” 

 확실히 한국 이름은 아닌 외국 이름이 나온 남자. 허나 채영이 술기운이 살짝 오르기 시작하는 가운데서도 남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어보니 아무리 봐도 외국인 느낌은 안 들고 100% 토종 한국인 같은데. 헌데 필립이라니. 의아해하는 채영을 보며 남자가 이렇게 답한다. 

 “ 그냥 어릴때부터 제 주위에서 부르는 호칭이 이래요. 그러니 누님도 필립이라고  

  불러주세요. ” 

 과연 이렇게 답하는 남자의 대답이 정직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채영은 곧이 듣는 느낌. 어느덧 술잔이 몇잔 들어가고 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취하는듯한 채영의 모습. 그래서인가. 채영이 순간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 흑흑...나 어쩌면 좋아... ” 

 남자가 조금전 자신을 분명 필립이라고 소개했는데 그 이름은 그 사이 잊은것인지 일단 남자의 이름은 부르지 못하고 그렇게 울고있는 채영. 새삼 쌓였던 설움과 억화심정이라도 쏟아붓듯 채영의 말은 이어진다. 

 “ 나 이대로 떠나고 싶어...그렇다고 차마 죽을수는 없고...필립...나 이제 어쩌면 좋 

  아 ? 나 이제 어쩌면 좋냐구 ? 이대로 정말 확 죽어버리고 싶어 필립. 엉엉엉엉 

  ~~~!!! ” 

 “ 지...진정하세요 누님. ” 

 순간 당황한 남자가 거듭 채영을 진정시키려 하고 취기가 많이 올랐는지 희끄무레한 눈빛으로 채영이 남자를 바라보며 이렇게 지껄인다. 

 “ 나 어디로든 데려다주면 안 돼 필립 ? ” 

 “ 누님... ” 

 “ 나 이대로 아무곳이나 데려다 줘. 나 이대로 그냥 허망하게 집에 돌아가긴 싫어. 

  집에 돌아가면 난 그대로 행복끝, 불행시작이거든. 지금 내가 사는 모습은 완전히 

  지옥의 끝자락이야. 그러니 필립이 제발 나좀 어떻게 해줘. 알았지 필립 ? 응 ? 제 

  발...어어어엉~~!!! ” 

 이런 채영의 태도를 남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일단 남자는 가게주인한테 술값부터 지불하고 채영을 부축해 밖으로 나온다. 어떻게보면 이런 술취한 여자를 달래는데도 제법 익숙한 재주가 있는듯한 남자의 모습이다. 택시를 부른 남자. 채영과 함께 차에 타고 인근 모텔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 우웅...필립...나 정말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 ” 

 “ 진정하세요 누님. ” 

 “ 우웅...필립...이제 다 온거야 ? ” 

 아까 채영은 분명 남자에게 ‘아무곳이나 데려다 달라’고 비록 취중에 하는 횡설수설이긴 하지만 그렇게 말했고 그런 채영을 데리고 택시에 타서는 ‘모텔’로 가달라고 말한 남자. 한편 채영은 그 사이 잠시 필름이 끊기듯 곯아 떨어지기까지 했는데, 그래서 눈을 뜬 상황에서 아직 사태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취기는 많이 남은 상태. 그런 채영을 데리고 남자가 택시에서 내린다. 모텔앞이다. 

 “ 필립... ” 

 상황파악이 되는것일까 안 되는것일까. 채영이 약간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그런 채영을 남자가 한번 다정히 감싸준다. 그리고 의사를 묻는 듯 이렇게 말한다. 

 “ 전 그냥 오늘 하루... ” 

 “ ...... ” 

 “ 힘드신 누님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 

 채영은 망설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남자는 나중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를 대비해서 책임을 슬쩍 상대에게 떠넘기는 것 같긴 한데, 그런 남자의 노련함에 넘어갈만큼 채영은 생각보다 이런 상황에 그리 익숙치 못한것일까. 어찌되었든 뭔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는 채영. 남자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이렇게 말한다. 

 “ 싫으시면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누님 뜻대로 하세요. ” 

 “ ...... ” 

 “ 전 그냥 오늘 하루 누님을 편하게 대해드리고 싶었을뿐인데...여하튼 원치 않는걸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이만... ” 

 마치 자신이 대단한 결례라도 저지른것처럼 생각하는 듯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하고 발걸음을 옮기는듯한 모습까지 보이는 필립. 그러자 다급하게 채영이 남자의 팔을 붙잡는다. 

 “ 가지마 필립. ” 

 속된말로 ‘홧김에 서방질한다’는게 바로 이런 심리를 두고 하는것일까. 여하튼 여러 가지로 심란하고 속상한 상태에서 잠시 이런 일탈을 가져본 채영. 그러다 여기까지 왔으니 어차피 여기까지 온김에 그야말로 한번 ‘막가자’는 생각인것인지 결국 채영의 입에서 이런말이 나온다. 

 “ 나도 오늘은 집에 가기 싫어.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 

 “ ...... ” 

 “ 이 밤에 누군가가 내 곁을 지켜줬으면 해...  

 두 사람은 결국 모텔방으로 들어갔다. 취기가 아직 많이 남은 상태인 채영이 먼저 망설임도 수치심도 잊은채 적극적으로 옷을 벗는다. 남자 입장에선 나름 계산된 행동이겠지만 막상 생각보다 여자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니 순간 남자가 되려 당황할 지경이다. 일단 그런 채영을 진정시켜보려 하는데 채영이 되려 그런 남자에게 먼저 입맞춘다. 

 ” 필립... “ 

 ” ...... “ 

 ” 나...미치게 해줘. “ 

 결국 남자가 채영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채영은 이 순간만은 아무런 후회도 망설임도 없다는 듯 뜨겁게 남자를 안았다. 그야말로 이 순간만큼은 원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고 싶다는 그런 심리인걸까. 그렇게 진행되는 뜨거운 정사. 모텔방의 불은 꺼진다. 

 그리고 다음날. 날이 밝아 속옷차림으로 누워있는 채영. 이젠 확실히 술이 깬 듯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돌아본다. 그러고보면 간밤의 남자는 아직 세상모르고 쿨쿨 잠이 든듯한데 남자를 깨워봐야 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채영이 잠시 망설인다. 그러다 일단 자신이 먼저 욕실에 가서 대충 몸을 씻고 옷을 챙겨 입는데 그때까지도 아직 깨지 않은듯한 남자. 채영이 그런 남자의 뒤를 바라보다 알몸상태인 그의 어깨와 팔에 잠시 자신의 얼굴을 갖다댄다. 그렇게 기대듯 잠시 있으며 상념에 잠기는 모습. 그러다 몸을 뗀다. 

 이대로 나가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이던 채영이 지갑에서 결국 만원권 몇장을 꺼낸다. 이렇게 되면 어찌되는것인가. 여하튼 만원권 몇장을 봉투 대용으로 할만한 뭔가에 넣어 남자 머리맡에 올려놓은 채영. 그리고 나갈까 하다 아직 뭔가 아쉬움이 남는 듯 봉투에 뭔가를 더 적는다. 자신의 휴대폰번호와 함께 이렇게. 

 ‘ 연락해줘. 그리울거야. ’ 

 

 휘휘 휘파람을 불며 민기가 등교를 하고 있었다. 사실 김민기 같은 학생은 정해진 등교시간에 등교한다기 보다는 지가 등교하는 시간이 그냥 학교가는 시간으로 봐야 할텐데, 새학년이 시작된지 아직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 벌써 이모양인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면 차츰 초심을 잃게 되는 것이 인간의 성정이라지만 – 게다가 정말로 고등학교를 3수해서 들어왔든 아니면 다른 무슨 피치못할 곡절이 있었든 어쨌거나 고등학교라도 들어왔으면 하다못해 그 3년과정이라도 무사히 졸업하자는 정도의 다짐은 했을 것 아닌가. - 민기는 이미 공부 안하는 본연(?)의 날라리 자세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1교시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어서야 교실에 안착한 민기. 허나 비록 지각일지언정 늦게라도 수업을 준비할 생각은 안 하고, 적당히 뒷자리에 여유롭게 앉아있다. 헌데 아무래도 사람은 끼리끼리 놀기 마련인지 그런 민기에게 다가서는 두 녀석이 있다. 그런 민기와 대충 비슷한 수준으로 어올리는 노는 ‘패거리’들인 셈이다. 

 ” 형, 뭐 좋은일이라도 있어요 ? “ 

 자신들보다 두 살 많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까. 더러는 반 학생들중에서도 민기를 ‘형’이라고 부르는 녀석도 있고, 사정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그래도 같은 동급생을 형이라 부르긴 멋쩍은지 그냥 ‘민기야, 김민기씨’ 이런식으로 부르는 녀석도 있다. 다만민기와 어울리는 노는 패거리중 배원재란 녀석은 민기를 ‘형’이라고 부를수 없는 곡절이 좀 있기도 하다. 실은 배원재보다 두 살 많은 형 원석이 현재 이 학교 3학년이고 민기와도 동갑내기 친구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배원석,배원재 이 두 형제가 모두 민기와 노는 ‘패거리’인 셈인데, 원재는 그렇다치고 형 원석도 친구 민기가 늦게나마 등교한 사실을 알았음일까. 교실까지 찾아와서는 뭔가 알고있는것처럼 이렇게 말을 건넨다. 

 ” 김민기, 너 어제도 OO 나이트에 갔었냐 ? “ 

 아마 아직은 그래도 학생신분이고 미성년자인 김민기가 나이트에 자주 출입한다는 것을 친구인 배원석은 아는것인지 그렇게 묻고, 헌데 오늘따라 민기는 친구 원석의 물음에도 바로 대답은 하지않고 괜시리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 어느덧 민기 앞으로 다가온 또다른 노는 패거리인 이건행이란 녀석을 바라보며 민기가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니들 혹시 맑은 조갯국물맛 아냐 ? “ 

 ” 네 ??? “ 

 뜬금없이 이게 무슨 소린가. 난데없이 아침부터 조갯국은 뭐고 그것도 맑은 ‘조갯국물’이라니. 이건행은 물론 배원재,원석 형제도 모두 의아해 하는 가운데 야릇한 미소짓는 민기의 말은 거듭 이와같이 이어진다. 

 ” 간밤엔 참 야릇한 느낌을 맛봤어... “ 

 ” ...... “ 

 ” 뭐랄까...그냥 들척지근한 된장국 맛과는 뭔가 다르다고나 할까. 뭔가 살짝 달짝지 

  근하면서도 짭짤한...그 오묘한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할지...뭐랄까...소금에 절인... 

  그런 맑은 조갯국을 한웅큼 맛본 기분이랄까. “ 

 생각보다 묘사력이 좋은것인지. 아니면 그런 경험이 많다보니 성관계에 관련해선 여하튼 그런 비유의 노하우가 좀 생긴것인지. 여하튼 아직 1학년 배원재나 이건행은 민기의 하는 말 뜻을 잘 못알아듣는 듯 한데, 허나 3학년 원석은 뭔가 대충 눈치챈게 있는 듯 이렇게 말한다. 

 ” 너...어제도 젊은 유부녀 아줌마 데리고 결국 모텔까지 같구나 ? “ 

 그렇게 짐작하고 있는듯한 배원석. 허나 민기는 즉답은 하지 않은채 ‘뭘 또 그런걸 굳이 확인까지 하고 들려느냐 ?’는 듯 다시금 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원석은 원석대로 아무리 노는 날라리들끼이라지만 그래도 친구가 좀 걱정되긴 하는지 좀 우려스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적당히 좀 해라 녀석아. 녀석, 그러다 진짜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구 ? “ 

 ” 생기기는... “ 

 무슨 그런걱정을 다 하느냐는 듯 이와같이 나오는 민기. 헌데 그때 작은 사고가 하나 발생했다. 화장실에 다녀오던 박영문이 그만 발을 헛디뎌 김민기 패거리쪽으로 넘어지고야 만 것이다. 사실 영문 입장에선 얼마전 있었던 김민기와의 작은 마찰도 있었고, 게다가 이미 친구 이상보로부터 들은 민기에 대한 정보도 있고 하니 살짝 두려워하며 몸을 사렸다. 어차피 쉬는시간이 다 끝나가고 있어 종이 울리고 민기 패거리들도 바로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하고 3학년 원석 역시 후다다닥 자기 교실로 달아나듯 돌아가버린다. 영문도 대충 민기에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자기자리로 돌아가는데 민기 입장에서 그런 영문이 못마땅하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영문을 노려보고 있다. 다만 이미 수업이 시작되었고 잠시후 담당과목 선생님이 들어오셨기 때문에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영문이 자신을 쏘아보는 민기의 시선을 의식할 수는 없다. 그렇게 일단 2교시 수업은 평온하게 진행이 되었다. 

 헌데 점심시간에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민기 입장에서 지난번 작은 마찰도 있고 아무래도 박영문이란 녀석 손을 좀 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급식실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영문에게 결국 시비를 걸고 만다. 

 ” 야, 임마. “ 

 ” 왜 그래 ? “ 

 영문은 민기가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또 이유없이 시비를 거는게 좀 꺼림칙하다는 생각도 들어 이렇게 나온다. 허나 민기는 이미 뭔가 작심한 듯 이렇게 나온다. 

 ” 왜 그래라니 ? 어따대고 반말이냐 너. “ 

 ” 뭐 ? “ 

 사실 이상보로부터 이미 김민기가 두 살 많은 ‘형’이라는 정보는 들어 알고있는 영문 아닌가. 헌데 민기도 그걸 알고있는것인지, 아니면 그렇지는 않아도 결국 두 살 많은 형임을 굳이 강조라도 하며 유세라도 떨려는것인지 이와같이 나오고 있는데, 민기는 기어이 영문의 멱살을 잡고함ㄴ다. 

 ” 형님한테 왜 그래라니 ?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너. “ 

 ” 뭐라구 ? “ 

 허나 반발은 했지만 영문은 이미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솔직히 영문이 싸움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운동도 잘하는 편에 속하지는 않는다. 헌데 노는 날라리든 깡패든 제비족이든 그런 민기와 만약 싸움이 난다면 영문이 어디 그와 상대가 되겠는가. 아무래도 ‘잘못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이 위기를 모면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 그러나 이미 작심하고 영문을 자신의 그물에 걸려들게 만든 민기인지라 그에게서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도움의 손길은 있었다. 

 ” 야, 임마. 너 왜 그래 ? “ 

 아니나 다를까. 그런 민기에게서 영문을 구해주려고 다가온 것은 영문과 그동안 친해진 이상보와 강관식이란 친구였다. 관식도 아무튼 상보와 절친이면 그에게서 민기가 자신들보다 2년정도 늦게 고등학교에 입학한 ‘두살많은 형’이란걸 알고는 있을터인데. 허나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같은 동급생끼리 그런걸 따질일은 아니지 않는가. 어쨌든 그래서 작심하고 영문을 좀 괴롭혀보려는 민기의 생각은 좀 어긋나긴 한다. 아무리 민기고 게다가 평상시 그렇게 대여섯명의 비슷한 노는 패거리 무리를 데리고 다니는 민기라지만 혼자서 박영문은 물론 이상보,강관식까지 셋을 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만약 이런 상황에서 민기쪽 패거리가 오기라도 하는날이면 그야말로 ‘패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닌가. 피차 그렇게까지 번질 위험 정도는 자각하고 있을터. 결국 이 정도에서 일시적으로 대치했던 김민기와 박영문,이상보,강관식 1:3의 갈등은 대충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상보와 관식이 걱정되는 듯 영문을 위로한다. 

 ” 영문아, 괜찮냐 ? “ 

 ” 괜찮아...별일도 아닌데 뭐. “ 

 친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영문. 이상보가 거듭 그런 영문을 위로한다. 

 ” 그러게 내가 김민기는 조심하라고 했잖아. 아무튼 질이 안 좋은 녀석이라니까. “ 

 이래저래 그것도 머나먼 강남에서 어떤 집안사정이 있었든 이 먼 강북까지 와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영문이 걱정되어 위로라도 하듯 말을 건네는 상보. 친구의 마음씀이 고마워져서인지 영문은 순간 가슴한켠이 울컥해지기까지 한다. 일단 교실로 들어가는 세사람. 점심시간의 교정은 대체로 평온하다. 

 



 평일 오전시간. 남편이야 당연히 출근을 했고 고등학생 영문은 학교에 갔으며 심지어 여섯 살난 자신의 딸 서현도 유치원에 간 시간. 거실 소파에서 대충 TV라도 보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자동응답 시스템 비밀번호를 누르며 누가 집안에 들어온다. 대체 이 집 식구들 말고 집 비밀번호를 알만한 식구가 누가 있을까. 허나 채영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듯 화색이 도는 얼굴로 현관으로 달려간다.
 

 ” 달링~~~!!! “ 

 ” 누나 잘 있었어요 ? “ 

 집안으로 들어선 사람은 다름아닌 필립. 그러고보면 지난번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나 모텔방까지 가 하룻밤을 자놓고 채영이 ‘그리울거야’ 하는식의 쪽지와 함께 연락처를 적어주고 갔었는데, 그 뒤로도 한 두어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던것인지. 필립은 이미 채영의 집 비밀번호를 알고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채영은 눈물까지 글썽이는 얼굴로 필립에게 안겨들며 얼굴을 부며보며 이렇게 보채고 있다. 

 ” 왜 이렇게 늦었어 ? 보고싶어 연락하면 언제든 달려와주기로 해놓고선... “ 

 ” 하하 참...왔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누나... “ 

 이미 왔는데 뭐 어쩌라는 식으로 웃으면서 대꾸해주는 필립. 채영은 살짝 앙탈까지 부린다. 

 ” 몰라...아잉... “ 

 그리고는 심지어 바로 침실로 필립을 인도까지 하는 채영. 순간 필립이 되려 당황할지경이다. 

 ” 뭐...뭐에요 ? 설마 보자마자 바로 그것부터 하자는건 아니겠죠 ? “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성급하지 않냐는게 필립의 반응인 듯. 허나 채영은 참을수 없다는 듯 더 적극적으로 침대로 필립을 이끈다. 결국 이른 아침부터 정사를 나누게 되는 두 사람. 한바탕 뜨겁고 격렬한 신음과 동작이 오가고나서 침대에 나란히 누워 둘이 이야기를 나눈다. 

 ” 필립... “ 

 은근한 목소리로 그를 불러보고 있는 채영. 필립이 채영의 머리카락을 한번 쓰다듬어주기도 하는데 그런 필립을 보며 채영의 말이 이어진다. 

 ” 나...사랑하는건 아니지 ? “ 

 ” 저요 ? “ 

 순간 당황하는 필립. 아무리 그래도 채영도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쑥맥은 분명 아니다. 무엇보다 그런식으로 나이트 클럽에서 만나 바로 모텔방까지 갔던 그런 인연이라면 채영 입장에서도 필립이 그리 정상적인 온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란건 충분히 짐작할터. 그래서일까. 이렇게 묻고있고. 채영의 의도가 더 이해가 안가는 듯 필립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  

 ” 그러는 누나는요 ? “  

 ” 나 ? “ 

 필립은 나이트클럽에서 이렇게 젊은 유부녀를 꼬시는게 그동안 전문이었던것일까. 대체 그동안 필립을 스쳐간 젊은 아줌마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런필립도 이 순간만큼은 좀 당혹스러운 듯 하다. 그런 필립에게 안긴채 채영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 

 ” 만약...만약에말야... “ 

 ” ??? “ 

 ” 내가 만약 필립보고 날 데리고 어디로든 멀리 떠나달라고 하면... “ 

 ” 누나... “ 

 채영의 이런 태도가 좀 당혹스럽기도 하고 우려되기도 해서 이렇게 나오고 있는 필립. 허나 채영이 손가락으로 그런 필립의 입술을 살짝 막은뒤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나 데리고 어디 멀리 떠나줄수 있어 ? “ 

 ” 누나... “ 

 아무리 그래도 필립 입장에선 너무 당혹스럽고 부담스러운 요구라서일까. 난감하다는 듯 필립의 말투가 이와같고. 실망한 것일까. 안겨있던 필립의 품에서 몸을 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까지 하며 채영의 말은 이어진다. 팬티와 속옷을 챙겨입고 있다. 

 ” 어차피 나도 큰 기대는 안 했어. “ 

 ” 누나... “ 

 ” 필립에게도 지금까지 나같은 여자 한둘 아니었겠지 ? 그냥 나같은 여자 하룻밤 잘 

  해주며 즐기다 떼어놓는 필립도 지금까지 늘 그런식이었을거 아냐 ? 따라서 나도  

  필립에게 큰 기대는 안 해. “ 

 진심인것일까. 여하튼 채영이 보기에도 필립은 그렇게 나이트에서 젊은 아줌마 꼬시는 제비 그 이상으로는 안 봤던 듯 하다. 허나 막상 채영의 태도가 이와같자 필립도 좀 당혹스러운것일까. 달래줘야겠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한번 어루만져준다. 

 ” 남편이...잘 안 해주나보죠 ? “  

 ” 칫~~~!!! “ 

 그런것쯤이야 충분히 짐작할만한 사람 같은데 뭘 그런걸 새삼스레 묻느냐는 듯 채영의 반응이 이와같다. 그런 채영을 보며 필립이 이렇게 말한다. 

 ” 누나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절 고작 그런 남자로 보시면 저도  

  서운해요. “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아니면 자신의 제비본색만은 들키고 않은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의도가 있는것인지. 여하튼 필립의 태도가 이와같고, 채영이 지금 이 상황에서 별로 더 할말은 없는 듯 옷을 다 갈아입은 상태로 침대에 우두커니 걸터앉는다. 필립도 필립대로 좀 무안한지 헛기침을 두어번 해보고는 방을 나오는데 공연히 집안을 두리번거리던 필립이 순간 뭐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채영에게 돌아와서 묻는다. 

 ” 누나... “ 

 ” 어, 왜 ? “ 

 뭐 마실거라도 갖다달라는 부탁이것일까. 그런 지레짐작을 하는 채영인데, 일단 그건 아닌거 같고 필립이 의아한투로 이렇게 묻는다. 

 ” 누나, 근데 아들도 있어요 ? “ 

 그 사이 무료했는지 공연히 한번 채영의 집안을 한바퀴 돌아봤나보다. 당연히 채영의 전처소생 아들 영문의 방도 눈에 들어왔을거고 그러니 대충 한눈에 봐도 어린아이는 아니고 한 중,고생쯤 되는 사춘기 소년의 방처럼 느껴지는 그런 방이 하나 있다는것에 필립이 의아해진 것이다. 적어도 그런 아들이 있을만큼 나이많은 아줌마는 분명 아니었는데. 필립의 물음에 채영이 당황할 수밖에 없다. 

 ” 아...저...그...그게... “ 

 어차피 필립도 처음부터 자신을 유부녀로 지레짐작하고 한 접근이었을것이고, 게다가 채영 입장에서도 이런 남자와 하룻밤 또는 길어야 한 몇 달정도 즐기는 그 정도의 즐기는 파트너. 그 이상의 기대는 안했을터인데. 따라서 그런 남자에게 굳이 자신의 가정사 내역을 일일이 다 공개하는 것은 채영으로서도 부담스러울터이다. 그러니 방심하고 있다가 속절없이 들켜버리고 만 부분. 채영 입장에선 지금 학교가고 없는 의붓아들 영문의 방을 굳이 뭐 잠그거나 할 필요는 못 느껴 그냥 방치해둔것이겠지만 이런식으로 허무하게 들켜버린 상황에서 그녀는 더더욱 당황을 할 수밖에 없다. 실은 전처소생 사춘기 아들과 함께사는처지임을 그렇다고 다 밝히기도 그렇고, 조카나 동생이라고 둘러대기도 뭔가 좀 말이 안될 것 같다. 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당황한 기색만으로 서있는 채영. 필립은 일단 필립대로 자신이 지레짐작할수 있는 범위에서 묻는다. 

 ” 결혼을 일찍한거에요 ? 아니면 누나가 동안이었던건가 ? “ 

 사실 필립 입장에서 채영을 여하튼 그런데 흔히 들를만한 30대 초,중반 정도의 젊은 유부녀. 그 이상으로 보진 않았던 것이다. 헌데 어쨌든 고등학생 정도 아들이 있다면 아무리 나이를 적게 잡아도 40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 정말 그런 나이많은 여자를 젊은 여자로 착각을 했던것인지. 필립이 의아해서 거듭 묻자 채영은 손만 내저으며 적당히 얼버무리려한다. 

 ” 아휴 그냥...나도 몰라. 그냥 좀 그런게 있어. “ 

 이런 애매하다고 볼수도 없고 그냥 ‘이상한 표현’을 이해해줄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립은 필립대로 여하튼 채영이란 여자가 겉보기와는 좀 의외인 그런 여자인가보다 – 하다못해 동안이더가 결혼을 일찍 했다던가 – 일단 그렇게 지레짐작하고. 어색한 분위기속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영은 그쯤에서 적당히 핑계를 대며 필립을 집에서 내보내려한다. 결국 필립이 돌아가고나서 채영은 채영대로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조금전까지 당황했던 심정을 겨우겨우 진정시키고 있다.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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