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이야기 – 8. 솔파행성을 찾아온 E.T
“ 도...우...너... ”
엘리어트를 경계하는것인지 아니면 엘리어트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인지, 일단 엘리어트가 가져다준 음식은 먹긴 했지만 한동안 그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던 괴생명체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내뱉은 단어가 이와 같았다.
“ 도...우...너... ”
“ 뭐라구 ? ”
처음 괴생명체가 입에서 내뱉은 알 수 없는 단어 혹은 소리에 의아해한 엘리어트. 허나 괴생명체가 거듭 ‘도우너’란 단어를 반복하자 엘리어트도 대충 짐작이 가는지 이렇게 물었다.
“ 도...우...너 ??? 그게 혹시 니 이름이니 ? ”
물론 괴생명체도 엘리어트의 말을 알아들을리 없지만 그래도 뭔가 대충 짐작이 되는것일까. 도우너가 거듭 이와같이 반복한다.
“ 도우너...내 이름... ”
도우너가 스스로를 손으로 가리치며 이와같은 단어를 반복하자 그제서야 엘리어트가 ‘도우너’가 이 괴생명체의 이름이로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이어 도우너는 이런 단어를 내뱉었다.
“ 지...구... ”
“ 지구 ??? 그게 뭐야 ? ”
‘지구’. 엘리어트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도우너란 괴생명체의 입에서 나왔다. 대관절 지구가 뭔지 그것을 알턱없는 엘리어트. 헌데 도우너가 계속 이와같은 말을 반복했다.
“ 도우너...내...이름...지구...내가 사는곳... ”
“ 도우너...내...이름...지구...내가 사는곳 ??? 그러니까 도우너가 니 이름이고...혹시
그 지구라는데가 니가 사는곳이란 소리니 ? ”
일단 도우너가 여러차례 자신을 가리키며 자기 이름이라고 반복해서 그 단어를 말했으니 거기까진 짐작할수 있을테고, 엘리어트가 그런대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똑똑한 아이인지 여하튼 도우너가 이 괴생명체의 이름이고 ‘지구’가 대체 뭐하는곳이고 어느 대륙에 붙어있는 나라나 도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거기가 이 도우너란 아이(?)의 살던곳이구나 거기까지 짐작해볼수 있었다. 도우너가 다시 이와같은 단어를 반복했다.
“ 도우너...지구...돌아가야해... ”
“ 뭐라구 ? ”
다시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가 도우너에게서 나오니 엘리어트가 이와같이 물었고 도우너가 여러차례 이와같은 단어를 반복했다.
“ 도우너...지구...돌아가야해. ”
“ 돌아가야해 ? 그건 또 무슨말이야 ? ”
도우너가 이름이고 지구가 나라이름인지 대륙이름인지 도시이름인지 그건 불분명하지만 이 괴생명체가 사는곳이 분명한듯한테 초등학교 5학년 학생 엘리어트가 아는 지식 범위하에선 그런곳에 대해 들어본 사실이 없고. 헌데 이번에 나온 ‘돌아가야해’란 단어는 여전히 그 의미를 종잡을수 없는지 다소 답답해진 표정으로 엘리어트가 도우너를 바라보았다. 한편 도우너는 ‘도우너...지구...돌아가야해’란 말을 수도없이 반복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밤늦은 시간 어느때쯤. 이번엔 슬픈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 어쩌면 난...지구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몰라. ”
도대체가 무슨말을 하는것인지 엘리어트는 여전히 종잡을수가 없고 밤에 엘리어트가 혼자 방에서 잠들어있자 도우너가 잠시 방에서 나와 베란다 창가쪽으로 가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엘리어트가 사는 집 구조가 2층엔 엘리어트와 둘째누나 유라가 쓰는 방이 따로 있고 1층에는 엄마 에바가 쓰는 침실과 큰누나 라라의 방 그리고 부엌이 있고 그리고 1층과 2층에 욕실이 다 각기 따로 있긴 하지만 – 지난번 엘리어트가 밤늦게 흙투성이가 되어 들어와 1층 욕실에서 씻은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그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여하튼 도우너가 밤늦게 밖으로 나와있는 것을 보고 엘리어트가 놀라 도우너를 자기방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여하튼 둘째누나 유라라도 화장실에 가기위해 방에서 잠시 나왔다가 도우너를 보게되면 그땐 큰일 아닌가. 어서 빨리 도우너를 들여보내려하는데 도우너가 무슨 이유인지 그런 엘리어트를 뿌리쳤다. 도우너를 집에 데려온지 이제 하루밖에 안 지났지만 여하튼 이런 행동은 하지 않던 그였던지라 엘리어트도 적잖이 놀란듯한데 여하튼 도우너를 마냥 거실에 방치해둘수는 없어 거듭 이렇게 타이르듯 말했다.
“ 도우너. 그러지말고 일단 내 방으로 들어와. 누나한테 행여 들키기라도 하면 그땐
진짜 큰일이란말야. 어서 내 방으로 들어오래두. 내가 날이 밝으면 어떻게든 다른
조치를 취해보던가 할 터이니... ”
허나 이 엘리어트 혼자 지껄이는 장문의 말을 알아들을턱이 없는 도우너. 다만 슬픈표정이 되어 갑자기 엘리어트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흐느끼며 이렇게 말한다.
“ 도우너...집에 갈수 없을지도 몰라... ”
“ 도우너...왜 그래 갑자기 ? ”
도우너가 말한 ‘집’이란 단어는 일단 엘리어트가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 ‘지구’가 도우너가 살던곳이란것까진 짐작했지만 아직 ‘집’이란 단어까진 모른다. 여하튼 이렇게 아직은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는 상태인 도우너와 엘리어트. 여하튼 도우너는 엘리어트의 품에 안겨 거듭 이렇게 슬피 울며 이와같은 말을 되뇌일뿐이다.
“ 도우너 집에 갈수 없어...집에 돌아가지 못할지도 몰라...흑흑흑~~~!!! ”
“ 도우너...왜 그래 ?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 ”
여하튼 도우너가 우는 것은 확실하니 그런 도우너를 달랠 수밖에 없는 엘리어트. 그러면서 어떻게든 자기방으로 들여보내려 한다. 여하튼 유라든 라라든 누나들이 알게되면 큰일 아닌가. 그래서 자기말을 알아들을리도 없는 도우너를 거듭 설득하고 달래 겨우 방으로 들여보낸 엘리어트. 허나 도우너는 여전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이렇게 흐느낀다.
“ 도우너...집에 못가...집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몰라. 지구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몰라... ”
“ 지구...지구가 왜 ? ”
일단 다른건 몰라도 도우너가 내뱉는 ‘지구’란 단어를 확실하게 알아듣고 있는 엘리어트. 도우너가 허망하게 거듭 이렇게 흐느낀다.
“ 도우너 지구로 못 돌아가. 지구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몰라. 아니, 도우너 이제 정
말 지구로...집으로 못 돌아가는거야. 흑흑흑흑~~~!!! ”
공교롭게도 다음날이 그러고보니 일요일이다. 차라리 학교에 가는 평일이라면 어차피 초등학생 막내인 엘리어트가 학교에서 제일 먼저 돌아오게 되고 – 등교시간도 엘리어트가 상대적으로 가장 늦는 것 아닌가. - 그러니 학교에서 돌아올때까지 누나한테 들키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방에만 도우너가 틀어박혀 있으면 답답할수도 있으니 거실이나 베란다정도는 이용하고 화장실 정도는 쓸수있게 사용법이라도 가르쳐주고 갈수 있을텐데 일요일이라 누나 둘이 다 집에 있으니 그러기도 쉽지 않다. 또 도우너한테 먹을 것을 갖다주기 위해 부엌을 오가는것도 두명의 누나한테 들킬 위험이 너무나 크다. 솔직히 그동안 누나 둘이 있으면서도 없는것이나 마찬가지로 살아온 엘리어트이기도 했지만 누나가 둘이나 된다는 것이 이렇게 불편할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결국 밤새 혼자 고민과 궁리를 하다 날이 밝는대로 누나들한테 모든 것을 말하는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날이 밝고 아침식사가 거의 마쳐갈때쯤 엘리어트가 중대한 이야기를 할게 있기라도 한 듯 뜸을 들였다. 둘째누나 유라가 의아해서 먼저 물었다.
“ 왜 그래 엘리어트 ? 뭐 마실거라도 갖다줘 ? ”
“ 아니, 그런건 아니고... ”
그런식으로 도대체 누나들한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엘리어트. 누나들이 결국 슬슬 답답함과 짜증을 느끼기 시작하자 엘리어트가 결국 입을 열었다.
“ 실은 내가...어제 누구를 좀 데리고 왔어. ”
“ 누굴...데리고 왔다는 이야기야 ? ”
그러고보면 여태까지 집에 친구를 데리고 온다던가 하는일은 잘 없던 그런 엘리어트이기도 하다. 그런 엘리어트가 이렇게 나오니 누나 둘은 더더욱 어리둥절하고 의아해질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지금 엘리어트가 꺼낸 이야기의 내용이 대체로 불분명하다. 친구를 데려왔다는것까진 그렇다 치고 그 친구랑 어제 집에서 놀다가 친구는 자기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긴지 아니면 간밤에 같이 자고 지금 엘리어트의 방에 있기라도 하다는 소리인지 누나 둘의 짜증이 슬슬 커져가는 것 같은데 결국 큰누나 라라가 한마디 덧붙이며 나무란다.
“ 엘리어트, 친구를 집에 데리고 와 잤으면 그런걸 누나들한테 미리 말을 해주던가
해야지. 그래서 뭐 지금 그 친구가 니 방에 있기라도 하다는 소리야 ? ”
“ 그러고보니 나도 간밤에 엘리어트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걸 들은 것 같긴 한데
... ”
유라의 방도 역시 엘리어트처럼 2층에 있으니 도우너가 혼자 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든 방에서 엘리어트와 대화를 나누는 소리든 뭔가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긴 한듯하다. 허나 어차피 엘리어트가 제방에서 혼자 라디오를 듣곤 하는게 거의 매일같이 있는 일이니 라디오에서 나는 소리려니 하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모양인데, 여하튼 슬슬 유라도 좀 심상찮음을 느끼는 것 같은데 허나 그래도 기껏해야 학교 친구를 데리고 와 잔 정도려니 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까지 느끼진 못하는 듯 했다. (* 외계인이 자기집 안방...도 아니고 심지어 동생방까지 들어온 상황이다.) 결국 엘리어트가 누나들에게 직접 보여줘야 누나들이 믿고 이후의 사태를 수습할 방법이 생길 것 같다는 판단을 했는지 그때까지 방에 있는 도우너를 직접 데리고 내려와 누나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허나 라라와 유라는 도우너를 보자마자 기겁을 한다.
“ 끼야아악~~~!!! ”
사실 도우너(지구인)의 형상은 솔파의 지성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이 두팔,두다리 다 있고 직립보행을 하고 눈,코,입,귀 모두 솔파 지성체나 지구인이나 크게 다를게 없는데 그러나 도우너 자체가 워낙 심한 부상을 입어 형체가 심하게 일그러진 탓일까. 아니면 무슨 판단착오를 한것일까. 결국 큰누나 라라가 엘리어트의 등짝까지 쳐 밀어내며 다그친다.
“ 엘리어트 !!! 유기견을 봤으면 빨리 수용소에 신고를 하던가 해야할일이지 대체 이
게 무슨짓이야 ? ”
사실 솔파의 지성체들을 굳이 개념구분(?)을 하자면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개를 혐오하고 싫어하는 지성체들과 개를 좋아하는 지성체. 사실 에이핑크 대륙의 지성체들은 개를 좋아하는 반면 티아라의 지성체들은 개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혐오한다. 그 이유는 오래전부터 티아라 대륙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들개들이 종종 아이들을 물거나 병균이나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따금은 다 큰 개라면 모를까 이른바 ‘강아지’라고 해야할 새끼개들은 그런대로 귀여워 이따금 키우는이들도 있다. 허나 그런 강아지들도 자라면 아이들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는 그냥 일반 ‘들개’가 되어버리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던 이들도 개가 어느정도 자라 ‘들개’가 되면 그냥 내다버려 이런것들을 ‘유기견’이라 부른다. 여하튼 유기견이 되었든 그냥 일반 들개가 되었든 티아라 지성체들의 민가에 침입하여 음식을 훔쳐먹거나 아이들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는등 그런 ‘피해’를 입히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에 티아라 웬만한 나라들에선 각 시군단위별로 ‘유기견 수용소’를 두어서 민가에 침입했거나 아이들을 해치거나 병균을 옮기거나 또는 어릴땐 민가에서 길러졌으나 자라선 버려진 개들을 주민들의 신고를 받아 가두는 그런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니 유기견이 되었든 들개가 되었든 그런 개가 민가에 침입한 것을 발견하면 무조건 수용소에 신고하는게 티아라 대륙에선 가장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를 대하는 행동이다. 헌데 엘리어트가 정말 그런 들개나 유기견을 데리고 집안 깊숙이 들어와 그것도 자기방에서 데리고 잤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더더욱 엘리어트를 다그칠 수밖에 없는 라라와 유라. 일단 바로 수용소에 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휴일에는 ‘유기견 수용소’도 문을 닫기 때문에 전화한들 소용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라라와 유라는 다음날인 월요일 오전중에라도 수용소에 신고를 하기로 하고, 일단 유기견(?)은 마당 한쪽에 가뒤놓기로 했다.
“ 누나, 그런게 아니라 어쩌면 외계 생명체일지도 몰라. 외계에서 온 아이일지도 모
른다구. 유기견도 들개도 아니라니까. ”
“ 얘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자꾸 하고 있어 ? 당장 저리 꺼지지 못해. 들개는
누나들이 알아서 가둬놓을테니까 넌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저리 꺼져 !!! ”
근본적으로 개를 키우는 문화 같은게 없는 티아라의 지성체들이니 별도로 그런 개집이나 우리 같은게 있을리도 없고 – 물론 식용으로 기르는 소나 돼지,염소따위를 가두는 우리는 있으나 그런 것은 대개 목축을 하는 농촌지역에서 있는 일이고 이곳은 어쨌든 도시지역이니 그런일을 할만한 지성체도 그리 많지 않다. - 그러니 급한대로 라라와 유라가 마당의 창고 비슷한 공간에 대충 칸막이를 쳐놓고 도우너를 그쪽으로 끌고갔다. 순간 놀란 도우너가 반항을 하긴 했지만 되려 그런 도우너의 반항에 놀란 라라와 유라가 마당에 떨어져있는 나무몽둥이를 들고와 도우너를 마구 두들겨 팼다. 그리고 도우너를 창고 한쪽에 가둔 라라와 유라. 적당히 그를 밧줄로 꽁꽁 묶어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만들어놓고 다음날 월요일 오전중에라도 ‘유기견 수용소’에 신고를 하기로 했다. 그러자 엘리어트는 말도 안된다며 울부짖었다.
“ 누나 그런게 아니라 외계에서 온 아이라니까. 외계에서 온 아이일지도 모른다고.
어제 분명히 그랬어. 지구에서 온 도우너라구. 지구에서 온 도우너라고 나한테 말
했다니까 !!! ”
“ 아니, 근데 얘가 점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계속 하고 있어 ?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넌 어서 방으로 올라가지 못해. 한번만 더 쓸데없는 소리 계속하면 너 진
짜 누나들한테 아주 혼날줄 알아 !!! ”
사실 엘리어트 입장에서 도우너를 발견한 경위를 사실대로 말하기가 무척이나 난감하긴 하다. 사실 엘리어트 입장에서도 괴비행체가 추락했을 때 폭발하기 직전 그곳에서 허겁지겁 빠져나오는 생명체가 있는 것을 목격한 것은 아니다. - 어둠속이라 그쪽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뒤엔 흙투성이로 엉망이 된 엘리어트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으니 그때 무슨 괴비행체 목격담이고 뭐고 그런말을 할수도 없고, 지금이야 여하튼 괴비행체 추락현장에 정부 조사단도 파견되고 한바탕 시끄러워져 있지만 그래서 엘리어트로선 사정을 자세히 말하기가 더더욱 난감해진 처지다. 어쨌든 다른 주민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부당국이 칸막이까지 쳐놓은곳에 몰래 들어간 것이 되는것이고 그것도 모자라 그 인근 수풀에 쓰러져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인 ? 혹은 생명체를 자기 멋대로 집으로 데리고온 것 아닌가. 괴비행체 추락을 처음 목격하고도 지금껏 아무런 신고도 하지않고 가만 있었는데 설상가상 그 인근에서 발견된 괴생명체를 그것도 이틀이나 지나서 다시 그곳으로 가서 데리고 왔다. 누가봐도 석연찮고 의문과 의혹이 가득한 사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린 엘리어트라도 그 정도 판단은 되는지 여하튼 차마 도우너를 발견하고 집에까지 데리고 온 경위를 누나들한테조차 제대로 말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 여하튼 라라와 유라는 여전히 도우너를 유기견이나 들개로 오인했는지 일단 큰누나 라라가 내일 학교에 지각할 것을 각오하고라도 유기견 수용소에 신고부터 먼저해 도우너를 데리고 가도록 조치하기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엘리어트가 그것이 아니라 외계에서 온 생명체 즉 외계인일지도 모른다고 거듭 항변하긴 했지만 라라도 유라도 동생의 그와같은 말을 곧이 들어주지 않았다.
다음날 결국 라라가 학교 지각할 각오까지 하고 유기견 수용소에 신고를 해서 도우너를 데리고 가도록 조치하게 했다. 엘리어트가 안된다고 반항을 할만도 한데 ‘개가 아니라 외계생명체’라는 주장을 할 경우 결국 처음 괴비행체가 추락한 것을 목격한 이야기부터 토요일날 학교까지 조퇴하고 다시 그 장소로 가본것까지 다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겁이나 풀이죽어 라라와 유라누나가 하자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대로 도우너가 유기견 수용소(* 복잡하니까 그냥 티아라에선 유기견과 들개를 모두 통칭해서 ‘유기견’이라 부르는 것으로 설정합니다.) 에 끌려가도록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은 가득한채 그러나 도우너를 어떻게든 끌려가지 못하도록 도와줄 방법이 없어 그저 그 안타까움만을 간직한채로 학교로 갈 수밖에 없었다.
유기견 수용소가 열 시간쯤 되어 라라가 바로 신고전화를 했고 30분쯤 뒤에 관계자들이 당도했다. 컨테이너 박스가 뒤에 설치되어있는 트럭 한 대가 엘리어트 집앞에 당도했는데 남자 두명과 여자 한명이 그 안에서 내렸다. 대충 보니 여자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보여 조장격인듯했고 남자 둘이 개를 직접 붙잡아 끌고가는 실무를 맡는 듯 했다. 일단 들개든 유기견이든 발견한 경위는 관계자들이 기록을 해야하기 때문에 라라가 경위설명을 했다.
“ 그러니까 동생분이 토요일에 느닷없이 유기견을 한 마리 집으로 데려왔다 그 말씀
이신거죠 ? ”
“ 네, 동생이...이제 겨우 초등학생인데...안 그러던애가 갑자기 왜 그런짓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
“ 어린 학생이면 들개한테 물릴위험도 있고 감염위험도 있는데 정말 큰일날뻔 하셨
네요. ”
“ 그래서 저희가 뒤늦게 사실을 알고 개를 묶어서 이미 창고에 가둬놓았어요. ”
“ 잘 선택하셨어요. 여하튼 들개나 유기견이 특히 어린아이를 물거나 병균을 옮기면
큰일나는거거든요. 여하튼 유기견은 저희가 데려가겠습니다. ”
잠시후 라라가 수용소 관계자들을 도우너를 가둬놓은 창고로 안내했다. 사실 도우너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밧줄이라도 풀고 탈출을 시도할만도 했는데 라라와 유라가 생각보다 쉬이 도망 못가도록 단단히 묶어 놓았는지 그때까지도 도우너는 속수무책으로 있었다. 여하튼 유기견이라면 감염이나 상해위험이 있는 그런 짐승이 아니던가. 관계자들이 라라를 거듭 잘했다며 칭찬까지 하고 있었다.
“ 이 집에서 큰딸이라고 하시더니 누님께서 현명하게 잘 대처하셨네요. 아주 슬기롭
게 잘 묶어놓으셨어요. 사실 저희가 유기견 신고를 받고 데려갈 때 개가 반응을 하
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저희도 참 여러 가지로 힘든데...일단 그럴 위험이 없
어서 참 좋네요. ”
그리고 관계자들은 일단 도우너에게 묶여있는 밧줄은 풀어주고 그리고 대신 개의 입과 얼굴을 가리는 가리개를 씌워주고 목줄까지 채웠다. 그때 깜빡 잠이라도 든 듯 하던 도우너가 깨어나 잠시 반항을 했지만 남자 관계자가 마취주사를 놓아 바로 잠이 들었다. 조장격인 여성 관계자는 라라에게 주의사항을 마저 일러주듯 말한다.
“ 일단 큰 사고같은 것은 없었다니 다행이지만 혹시 집에 개가 지나간곳은 깨끗이
청소하시고 혹시 모르니 소독조치까지 하세요. 그래야 감염위험이 없으니까요. 참
그런데 다른건 몰라도 어린 학생이 왜 그런 엉뚱한짓을 했는지... ”
라라가 관계자들에게 보고한 유기견 신고 경위 자체가 ‘초등학생 동생이 느닷없이 집안에 데려왔다’는 것 아닌가. 헌데 티아라에서 근본적으로 들개나 유기견을 경계하는 이유가 아이들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나쁜 병균을 옮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어린아이에게 개가 다가오는 것은 경계하는 것이 티아라의 지성체들인데 되려 나이어린 초등학생이 그런 유기견을 집안에까지 끌어들였다는 것은 수용소 관계자들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관계자들은 자기네들끼리 이런말을 주고 받기도 한다.
“ 그러게 수용소가 토,일요일에도 열어두어야 하는거라니까요. 그래야 신고전화를
받죠. 유기견이 시도때도 없이 돌아다니는것이지 토일요일이라고 쉬는것도 아닌데
... ”
“ OOO씨, 괜히 쓸데없는 소린 하지 말아요. ”
유기견 수용소가 토,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아서 이때는 유기견이나 들개를 발견해도 신고할 수가 없다는 것. 그게 유기견 수용소의 치명적인 약점이라면 약점이라고 봐야하는것일까. 여하튼 그런 문제를 자기네들끼리 주고받으며 돌아가는 수용소 관계자들. 떠나는 트럭을 보며 라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티아라 대륙의 대다수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들개를 싫어한 이유는 다름아닌 개들이 아이를 물거나 나쁜 병균을 옮기는 문제들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국가나 사회체계가 갖추어진 이후론 대체로 이런 ‘유기견 수용소’를 각 나라들이 시,군단위마다 설치 아이들을 무는 들개들을 붙잡아 가두는 것으로 처리해오곤 했다. 대체로 웬만한 시군단위에 이런 ‘유기견 수용소’가 한두곳정도는 있다고 봐야하는데 지역마다 편차가 클 수밖에 없지만 아무래도 들개가 도시의 민가보다는 들판이나 야산지역을 많이 떠돌아다니다 민가를 습격하거나 들어오게되곤 하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도시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들판이나 야산이 많은 농촌지역에 개는 더 자주 출몰하게 된다. 여하튼 도시지역의 유기견 수용소에는 보통 한달평균 50-60마리 정도의 개들이 신고를 받아 잡혀들어오게 된다.
헌데 문제는 유기견들을 그렇게 붙잡아온뒤 처리하는 방식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티아라의 대다수 유기견 수용소들에선 개를 붙잡아와 대략 한 20-30마리 정도씩 하나의 우리에 가두어 한달정도 데리고 있다가 대개는 소각로에 넣어 태워버리거나 땅에 파묻어버린다. 근본적으로 개를 혐오하고 싫어하는 것이 티아라 대륙의 지성체들이니 붙잡혀온 개들은 이런방식 외에는 처리할 방법이 없다. 가령 티아라의 지성체들은 개를 ‘식용’으로도 쓰지 않는다. 티아라 지성체들이 식용으로 쓰는 동물은 대개 돼지나 들소,염소 이런것들이고(* 뜻밖에도 닭은 티아라 대륙에선 잘 없는 매우 드문 생명체다. - 다른 대륙에는 많이 존재하긴 한다.) 개는 원래부터 혐오하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가령 심지어 티얼스 부족들 사이엔 예부터 이런 욕설까지 있다. ‘개나 먹어라’ 또는 ‘개나 먹고 죽거나 뒈질X’ 같은...굳이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쓰레기나 배설물을 먹고 죽으라’는 식의 의미의 욕설이라고나 할까. 개를 워낙 혐오하는 지성체들이다보니 개를 먹거나 또는 ‘먹으라’고 권하는(?) 말 자체도 매우 싫고 혐오스러운 언사가 되는 것이다.
굳이 유기견 수용소에 붙잡혀온 개들의 용도가 있다면 ‘의료실험용’이다. 비록 혐오스러운 짐승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비교적 건강해 의약품을 먹인뒤의 반응이나 혹은 상처부위 같은 것을 치료하는 약품등. 이런것들을 실험하고 테스트해보는데는 딱 그만인 짐승이 들개이기도 하다. 또 경우에 따라선 생명체의 내부가 어찌 생겼는지 또는 그 내부의 화학,물리적 반응이라던가 이런것들을 실험하는데도 안성마춤인 짐승인지라 티아라 대륙 대다수 국가에선 개를 ‘의료실험용’으론 딱 안성마춤인 짐승으로 여기고 있다. 허나 그런 의료실험용으로 필요한 개가 굳이 많을 필요는 없으니 ‘유기견 수용소’까지 와서 의료나 과학 실험용으로 개를 사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실험용으로 과학자나 의사들이 개를 사가는 경우가 한 20% 정도 되고 나머지 개들은 티아라 지성체들 입장에선 거의 쓸모가 없는것이니 (심지어 식용으로도 쓰지 않는다) 그냥 없애버리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
사실 그나마 내륙국가들에선 땅에 파묻어버리거나 소각로에 넣어 태워버리는 방식을 쓰지만 더 잔인한 방법을 쓰는곳도 있다. 다름아닌 바닷가 인접 국가들인데 그런 나라들의 유기견 수용소에선 개를 바다에 내버리기도 한다. 개가 원래 헤엄을 잘 치기 때문에 바다 한가운데 내버리더라도 용케 육지까지 헤엄쳐 살아오는 경우도 제법 있는데 초창기엔 그런 부작용(!)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가급적 먼바다까지 가서 개를 버리곤 돌아오곤 했다. 보통 한번에 개를 10-20마리 정도를 우리안에 넣어 배에 태운뒤 대충 육지에서 배를 타고 30분 내지 한시간 정도 걸리는곳까서 거기에서 우리안에 가둬놓은 개들을 그냥 바다로 던져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개가 헤엄을 잘 쳐도 망망대해 한가운데 그렇게 버려지면 속수무책이다. 이렇게 버려진 개들중 덩치가 큰것들은 이대로 죽을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지 지성체들이 타고온 배를 머리로 받아버리려고도 하고 심지어 배 갑판위로 뛰어올라 보려고 무진장 애를 쓰지만 대개는 속수무책이다. 경우에 따라선 그렇게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 개들이 상어밥이 되기도 한다.
여하튼 그렇게 개의 입장에선 한번 갇혀지면 두 번다시 살아나올수 없는곳이나 마찬가지인 ‘유기견 수용소’. 그런곳으로 도우너가 끌려가게 된 것이다. 보통 시단위 수용소에는 한달 평균 50-60마리 정도의 개가 신고를 받고 잡혀오기 때문에 평균 20-30마리 정도로 나눠 하나의 우리에 가둔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이런 유기견 수용소에 개 우리(또는 감옥 ?)는 보통 2-3개 정도가 되는 셈이다.
그래도 한달동안 그곳에 있으면서 수용소에서 먹을 것을 주긴 한다. 어쨌든 가끔씩 의료나 과학실험용으로 개를 사러오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개를 팔려면 일정한 건강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먹을 것을 줄 수밖에 없다. 허나 개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대개 지성체들이 먹다남긴 ‘음식쓰레기’들이다. 그러니 그런 것을 먹고 멀쩡한 건강상태를 유지할수 있는 개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 이 미친 외계인들아 !!! 난 개가 아냐 !!! 사람이라고 !!! 미개한 짐승이 아니라 너
희랑 똑같은 고등생물이라구 !!! 너희랑 똑같이 직립보행을 하고 두팔,두다리 다 가
진 멀쩡한 사람이란말야 !!! 이 미친 외계인들아 !!! 어서 날 풀어주지 못해 !!! ”
개들과 같은 수용소 우리에 같히게 된 도우너가 하도 억울하고 분해서 있는대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대충 그런식으로 잡혀온 유기견들을 보통 20-30마리 정도 분산시켜 하나의 우리에 가두게 되어있는 수용시설. 그런곳에 들개든 유기견이든 그런류의 각종 잡종개 20여마리와 한 우리에 갇히게 된 도우너로선 그저 기가찰 수밖에 없었다. 있는대로 우리 철창을 손으로 마구 쳐대며 마치 도와달라는 듯 그리고 마치 억울하다며 풀어달라는 듯 있는대로 소리를 질러대고 있는 도우너. 허나 솔파의 지성체들이 그의 말을 알아들을수가 없다. 결국 사나운 개 한 마리가 있는대로 소리를 질러대는걸로 이해한걸까. 수용소 우리 괸라자 하나가 결국 간부급 관계자에게 보고를 한다.
“ 실장님, 실장님 이리로 좀 와보세요. ”
“ 무슨일인가요 OOO씨 ? ”
40대의 여성으로 보이는 실장급 간부. 그런 간부가 우리 관리자의 말을 듣고 와보았다. 있는대로 소리를 질러대는 사나운 개 한 마리가 있다는식으로 보고를 받은 실장. 대충 도우너의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고는 별일도 아니라는 듯 관리자에게 말한다.
“ 마취주사로 진정시켜놓으세요. ”
“ 예, 실장님. ”
별일도 아닌데 뭘 겨우 이런걸 가지고 보고를 하느냐는 듯 실장이 관리자에게 말했고 관리자는 사나운 개(?)를 끌어내듯 일단 우리 아랫문을 열고 도우너를 끌어냈다. 겨우 개 한 마리가 지나갈수 있을만한 작은 공간인 셈인데 그런곳을 통해 밖으로 끌어낸 관리자들. 이내 곧 도우너를 마취주사로 진정시키려한다.
“ 야 !!! 이 미친 외계인들아 !!! 그 더러운 손 치우지 못해 !!! 이 포악하고 저질스
런 미개한것들아. 그리고 너희들 지금 무슨짓을 벌이고 있는건지 모르나본데...여
기선 이런짓들이 다 용인되는지 몰라도 우리 지구에선 이런게 다 동물학대로 난리
가 날 일들이다. 이것들이 이런 큰일날짓을 벌이면서... ”
일단 도우너의 눈에도 여기가 그런 떠돌아다니거나 주인없는 개들을 강제로 수용시켜놓는 그런 시설이란 것이 충분히 짐작되는터라 더더욱 분하고 화가나 발악을 하며 소리를 친다. 그러나 이내 곧 관리자가 마취주사로 도우너를 기절시키고 그리고 도로 개우리안에 집어넣는다. 지금 개들의 눈엔 도우너가 어떻게 보일까. 일단 일시적으로 밖으로 끌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도우너를 에워싸고 자신들끼리 사뭇 처량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도우너가 마취에서 깨어났으나 우리에 개들과 함께 갇힌 처지는 달라질것이 없다. 무엇보다 실내고 사방이 어두컴컴해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분간이 안 가는 터. 다만 그런대로 잠시후 먹을것이 나오긴 했다. 허나 유기견 수용소에서 개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거의다 지성체가 먹다버린 음식물 쓰레기들이다. 사실 개들 입장에서도 이런곳까지 잡혀온 이상 자신들이 곧 죽을 운명이란 판단정도는 하는것일까. 사실 어떤개들은 그야말로 자기네들끼리 ‘개싸움’을 벌이며 한 며칠이라도 원없이 먹고 죽겠다는 듯 서로 먹겠다고 싸우기도 하고 오히려 어떤 개들은 되려 체념을 했는지 제공된 음식물을 쳐다보지도 않고 우리 한쪽 구석에 누워 미동도 하지 않는다. 개중 한두마리 상대적으로 착한(?) 개가 있는지 한두마리가 남은 음식물 몇 개를 좀 집어 그때까지 먹지도 않고 우리 한쪽구석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도우너에게 물어다 주기도 했다. 허나 지금 이래저래 도우너가 그걸 먹고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음식을 먹을 도우너도 아니지만 지금 이대로 나도 죽게되는것인가 하는 생각에 그저 모든게 기가막히고 허망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도우너의 상상력으로 과연 이렇게 여기까지 끌려와 갇혀온 개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것인가 그걸 생각해보니 더 기가막히고 소름끼쳤다. 사실 도우너는 혹시 이런식으로 전부 보신탕집으로 끌려가는것인가 그 생각이 든 것이다. - 허나 티아라 대륙에선 개를 식용으로 하진 않기 때문에 보신탕집으로 갈일은 없고 전부 파묻어버리거나 소각시킨다. - 바로 이 솔파라는 (* 도우너는 이 행성의 정식 명칭도 아직 모른다) 머나먼 안드로메다의 낯선 외계 행성에서 비록 얼굴이나 생김새는 자신들 지구인과 흡사하지만 아무리 봐다 살아가는 양식이나 문화,가치관등은 완전히 다른 것 같은 이들 솔파의 외계인들에게 속절없이 허망하게 ‘잡아먹히게’ 되는것인가. 그 상상을 하니 그저 기가막힐 따름이다. 여하튼 이곳까지 오게되어 한 며칠 솔파의 외계인들을 자기 눈으로 보지도 않았던가. 헌데 그런 외계인들의 식탁에 올려져 잡아먹히는 그 모습을 상상하니 진짜 소름끼쳤다. 울음이라도 왈칵 터트리고픈 심정이다. 그렇다고 지금 여기서 당장 빠져나갈 방법이 있어보이지도 않으니 도우너는 그저 개우리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뿐이다.
“ 도우너 !!! 도우너 어디있니 ? 그 안에 있니 ? ”
얼마후 엘리어트가 유기견 수용소를 찾아왔다. 사실 초등학교 5학년에 불과한 엘리어트가 자기네 나라에 그런 들개나 유기견을 데리고 가 한달여정도 수용시키다 없애버리는 ‘유기견 수용소’가 있다는것까진 알수 있으나 그 위치를 아는데는 한계가 있다. 허나 라라누나가 신고해서 이미 도우너가 유기견 수용소로 가버린 것을 알고있는 엘리어트는 기를쓰고 그 위치를 알아보려고 해서 가까스로 알아냈다. 이 시절 솔파행성엔 무슨 ‘네이버 지도’ 같은 기능이 있는 시대는 아니니 초등학교 5학년 어린아이가 그런 시설의 위치를 알려면 하다못해 ‘메이시’의 도시 지도책이라도 구입해 위치를 알아내는수밖에 없다. 헌데 이런 지방도시의 책방 같은데선 가령 앨리스란 나라 전체를 보여주는 전도(全圖)나 또는 앨리스와 주변국가 또는 티아라 대륙 전체 지도나 솔파행성의 세계지도 이 정도까지를 구할 수는 있어도 각 시군단위로의 세세한 행정구역 지도를 구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허나 엘리어트는 나름 메이시내 전 책방을 있는대로 다 뒤질 각오를 하고 천신만고 끝에 ‘메이시’ 지도를 하나 구해 그곳에서 유기견 수용소 위치를 알아낸 것이다. 허나 수용소 위치만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교통편도 알아야 갈수있는 것 아닌가. 헌데 엘리어트는(* 지구처럼 인터넷 검색기능 같은게 생기려면 아직 한참 먼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천신만고 끝에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유기견 수용소가 있는곳까지 가는 교통편까지 극적으로 알아내 결국 유기견 수용소까지 찾아온 것이다.
유기견 수용소는 밖에서 보면 대략 1층짜리 주택이나 상가건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 밖에서 얼핏 보면 그곳이 어떤 기능을 하는곳인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주위엔 담과 철조망이 쳐져있어 어린아이든 성인이든 함부로 들어가긴 쉽지 않게 되어있다. 무엇보다 민가나 상가(商街) 같은데선 제법 떨어진 외진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엘리어트가 주변의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은곳이다. 유기견 수용소가 외진곳에 위치한 이유는 아무래도 유기견을 한달에 한번 그런식으로 처리를 하거나 또는 판매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용이하게 할만한 위치에 세우다보니 일반 주민들이든 장사를 하는이들이든 그런 이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는곳에 세워놓은 것 같다. 메이시의 유기견 수용소는 모두 두곳이 있는데 북부와 남부 각기 한곳에 위치해 있다. 도우너가 끌려간곳은 남부 수용소인데, 뒤쪽으로는 산과 들판 그리고 흙무더기 같은곳이 있어 아마 한달에 한번 유기견을 파묻거나 소각행위를 하는곳이 그곳인 듯 하다. 엘리어트도 유기견들이 그런식으로 끌려가면 땅에 파묻게되거나 태워서 없애버리게 된다는 이야기정도는 귀동냥으로 들은 기억이 있기에 혹시 도우너도 그렇게 되진 않을까 싶어 어느덧 매일같이 유기견 수용소까지 찾아와 혹시 도우너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살펴보고 있었다. 사실 엘리어트의 집이나 학교에서 수용소까진 거리가 제법 되니 매일같이 수용소를 찾아오던 엘리어트는 언제부터인가는 아예 작심하고 인근에 있는 창고나 헛간 같은데서 며칠씩 기거하며 도우너를 구출할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 4회에 계속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