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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팬픽 - 김선신 (아나운서) (6)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 경환아 !!! 경환아 뭐하니 ? 빨리 일어나 !!! ” 

 코로나 사태로 다시 등교가 중단된 때. 게다가 토요일이기도 해서 경환이 늦잠을 자고 있는데 선신이 수선스럽게 올라오며 그런 경환을 깨우며 재촉한다. 의아해하는 경환을 보며 선신이 이렇게 말한다. 

 “ 경환아, 뭐해. 빨리 일어나 !!! ” 

 “ 왜요 새엄마 ? ” 

 아직 영문을 모르는듯한 경환을 보며 선신은 그저 천진난만한 얼굴로 이렇게 말한다. 

 “ 팬티사러가자 !!! ” 

 “ 네 ? ” 

 순간 황당해서 선신을 바라보는 경환. 세탁기가 고장이나 빨래를 할수 없어 경환이 학교에 가야하는데 급한김에 새엄마 팬티라도 빌려입고 가라는 선신의 말에 기겁을 하곤 그냥 노팬티(* 물론 바지는 입었고 혹시 모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내복바지를 챙겨입고 갔다. 다만 날이 아직은 더운때다.)로 등교를 했던게 불과 며칠전의 일이긴 하다. 물론 지금은 세탁기를 고쳐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또 경환의 여분의 팬티도 두어벌 정도가 늘상 있기는 하니 굳이 새로 사거나 할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며칠전과 같은 사태를 대비하기 위함일까. 여하튼 선신은 경환을 거듭 이렇게 보채고 있다. 

 “ 뭐해 ? 빨리 옷 챙겨입고 나오래두. 새엄마랑 팬티사러 나가자니까 !!! ” 

 뭐 시장을 가든 백화점이나 의류매장 같은데를 가든 가는김에 겸사겸사 필요한 다른 생필품을 살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굳이 마치 주목적이 경환의 ‘팬티를 사러 가는 것(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임을 굳이 이와같이 강조하다니. 젊은 새엄마라기 보단 진짜 이미 사춘기쯤 된 아이를 20년 가까이 키워 산전수전 다 겪은 것 같은 40대 아줌마 같은 말투로 말하고 있는 선신. 어안이 벙벙해지긴 했지만 일단 그렇게 수선을 피우며 천진난만하게 나오는 선신을 완강히 거부하거나 거절할수도 없어 그녀를 따라 나서긴 했다. 선신이야 차 운전을 할줄 모르니 인근 마트를 가든 백화점으로 가든 어차피 도보로 이동을 해야한다. 

 “ 언니, 여기 이걸로 살께요. ” 

 인근 그리 멀지 않은곳에 위치한 백화점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간 선신과 경환. 그리고 경환의 팬티등 평상시 갈아입을 속옷과 츄리닝 바지 그와 몇종류의 생필품을 더 샀다. 다만 백화점 여직원들은 아무리 봐도 모자간으로 보이진 않는 선신과 경환을 보며 이렇게 물었다. 

 “ 근데 두분은...여자분이 누나인건가요 ? 여기 이 학생의 ? ” 

 일단 남자는 대충 봐도 앳되보이는 10대 청소년같고 그런 사춘기 청소년과 몇 살차이 나 보이지 않는 젊은 여성. 그래서 이렇게 지레짐작한 듯 하다. 사실 누나랑 동생이 이렇게 사이좋게 쇼핑하는 경우는 웬만해선 잘 없을텐데. 그래서 정말 보기드문 풍경이라도 본 듯 의아해서 묻는 백화점 여직원들. 허나 선신은 제법 자랑스레 경환의 엉덩이를 귀엽다는 듯 톡톡 두드려가기까지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 제 아들이에요 !!! ” 

 너무나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답하는 선신의 모습에 여직원들도 놀랐지만 순간 경환도 당혹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런식으로 쇼핑을 하고 돌아온 경환과 선신. 헌데 좀 뜻밖에도 간밤에도 회사일로 바빠 집에 들어오지 않은 기철이 경환과 선신이 쇼핑을 마치고 돌아왔을때쯤 이미 집에 와 있었다. 기철은 오전에 집에 들어오니 아내도 아들도 보이지 않아 의아하고 놀라긴 했는데, 한두시간쯤 그렇게 집에서 혼자 기다렸다가 경환과 선신이 함께 도착하자 의아하고 화도 좀 난 듯 이렇게 묻는다. 

 “ 아니, 도대체 두 사람이...아침 이른시간부터 어딜 그렇게 다녀온거야. ” 

 “ 경환이 입을 팬티가 없어서 팬티 샀어요 !!! ” 

 “ 뭐 ? ” 

 기철도 순간 황당해하고 경환도 거듭 민망해진다. 아무리 그래도 ‘속옷’이라는 식으로 에둘러 말해도 될 것을 굳이 ‘팬티’를 강조하는건 또 뭔가. 새엄마고 뭐고를 떠나서 김선신이란 여자 너무 순진한건가 아니면 생각이 없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선신은 거듭 해명내지 설명삼아서 기철에게 이렇게 말한다. 

 “ 아이 참 여보...그...며칠전에 세탁기가 고장나는바람에 경환이가 학교갈 때 입을 

  팬티가 없었잖아요. 그래서 혹시 다음에도 또 이런일이 벌어지면 곤란할 것 같아서 

  비상시를 위한 여분의 팬티를 산 것 뿐이에요. ” 

 혹시 기철이 무슨 오해라도 했나싶어 애교스런 아양까지 떨며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 선신. 뭐 이야기를 대충 듣고보니 선신이 뭐 그렇게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할수도 없으니 나무랄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저 실소만을 터트리고 있다. 다만 기철은 기철대로 아내에게 할말이 있는지 어린 아내 선신과 단둘이 있을 때 이렇게 말한다. 

 “ 그...당신 행동거지좀 조심해줘. ” 

 “ 네 ? 뭐를요 ??? ” 

 여전히 남편 기철의 의도가 이해 안가서인지 어리둥절하게 묻고있는 선신. 기철의 말이 이어진다. 

 “ 그...그냥 애 입을옷이 없어서 사러갔다고 하면 될 것을...하필 그것도 팬티가 뭐야 

  ? 팬티가... ” 

 “ 아니 여보 전...그냥... ” 

 아무리 순진한 선신이라도 기철이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일단 해명은 해야겠기에 그녀도 정색을 한다. ‘이 아저씨가 지금 대체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 하는 심정으로 그녀의 항변이 이어진다. 

 “ 여보, 도대체 무슨 그런말이 있어요 ? 전 그냥...당신 아들 입을옷이 부족한 것 같 

  아서...그냥 비상시 여분의 옷 몇벌을 사주러 간것뿐인데... ” 

 “ 누가 뭐래 ? 앞으로 그런 표현은 좀 조심해달라 그 이야기지... ” 

 아직 어린 아내라서 철이 없는 것은 어쩔수 없는것인지. 확실히 적잖이 마음이 상한듯한 모습의 기철. 어떻게보면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가 거듭되면서 기철과 선신의 사이가 그런대로 회복되는 분위기 같았지만 그렇지도 않은듯하다. 여전히 뭔가 애매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기철과 선신의 모습. 마음이 상해서일까. 선신은 2층 경환의 방으로 올라간다. 

 “ 경환아. ” 

 “ 네, 새엄마. ” 

 헌데 막상 올라오고보니 딱히 할말도 없어서일까. 울적해진 표정으로 공연히 경환의 몸에 살짝 자신을 기대본다. 경환은 경환대로 아까 선신이 직접 인근 백화점까지 가서 옷을 사준것에 대한 고마운 인사를 다시금 전하고 그런 경환을 바라보며 선신의 말이 이어진다. 

 “ 경환아... ” 

 “ 네, 말씀하세요. ” 

 무슨 중요한 이야기라도 하려나 싶어 공연히 긴장까지 된 경환. 헌데 선신은 지금까지 종종 해왔던말을 새삼스럽게 반복하고 있다. 

 “ 경환아...새엄만 거듭 이야기하지만... ” 

 “ ...... ” 

 “ 널 그냥 아무런 편견없이 아들로 대해주고 싶은것뿐이야. 그 외 다른 의도는 없어 

  . ” 

 “ 네, 알고 있어요. ” 

 적어도 선신의 그와같은 진심만은 그동안 충분히 느껴져서일까. 그 마음 알겠다는 듯 경환이 이렇게 대꾸하고 선신이 그런 경환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공연히 눈물이 고이는 선신의 모습.  

 “ 사랑해 경환아...그리고... ” 

 “ ...... ” 

 “ 그 마음 앞으로도 변치 않을께...약속할게... ” 

 하면서 살짝 경환의 입술에 입을 맞춰주기까지 하는 선신. 경환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얼마후, 기철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고 그 옆 좌석에 그 아내 선신이 타고 있다. 원래 사업을 하는 몸으로써 아내의 내조가 중요하고 게다가 이혼한 처지로 부부동반으로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나 행사에 가기에 무척이나 난감했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던 그런 기철이 아니던가. - 꼭 그런 이유 때문에 재혼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 허나 이제 어쨌든 새로운 아내가 생겼기에 그런 자리에 참석할 면목이 생긴 기철이었는데 그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아내가 실은 명문 A여대를 졸업했고 게다가 간호사 혹은 간호조무사로 3년일한 경력이 있다는것도 모두 거짓임이 들통난 상황이 아니던가.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아내 선신을 데리고 그런 모임이나 행사장에 가기도 무척이나 난감해진 기철의 처지이기도 했다. 

 사실 기철이 선신과 결혼한지는 어느덧 두어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허니 그 짧은 시간에 참석할만한 모임이나 행사자리가 많아봐야 얼마나 많았으랴. 무엇보다 선신이 A여대 간호학과를 졸업한게 거짓이란게 들통난 것이 바로 결혼한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절친인 차민호 내외를 부부동반으로 초대한 그 자리에서가 아니었던가. 하필이면 바로 그 민호의 아내가 A여대 간호학과 교수로 10년을 재직한 사람이라서 들통나버린 선신의 학력. 게다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드라마속에서 간호조무사로 설정된 여주인공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선신이 기철의 질문에 대답하기가 난감해져 그마저도 거짓임이 들통이 나버려 이후 한두달을 별거나 이혼을 한것도 아닌 상태에서 애매한 부부관계가 지속되어왔다. 다시말해서 기철로선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직 그렇게 선신과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모임이나 행사장이 그리 많지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선신의 명문대 출신이라던가 간호사 출신이란 이력이 거짓이든 아니든 (비록 기철이 재혼한 사실까진 안다 하더라도) 그걸 알만한 사람이 주위에서 바로 결혼후 한달뒤에 초대한 차민호 내외 정도를 제외하면 그나마 거의 없다는 것이 기철로선 다행스러운 일일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어쨌든 기철이 젊은 여자와 재혼을 한 사실은 – 결혼식때도 비록 조촐하게 치렀을지언정 주위 가까운 친구,동료 정도는 초대를 했으니까 – 어느정도 알려졌을터. 이런 상황에서 선신을 그런 모임이나 행사장에 데리고 나가도 좋을지, 아니 따지고보면 기철 입장에서 이런 선신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합당할지 여전히 고민만 많고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기철은 일단 고민 끝에 꼭 참가해야하는 어떤 행사장에 아내 선신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 기철이 선신을 데리고 가는곳은 언론사 간부를 역임한뒤 5선 국회의원까지 지내고 지금은 특임교수로 일하면서 일종의 사회원로이자 저명인사 같은 위치에 있는 인사의 칠순잔치다. 중소기업을 하는 기철의 입장에서도 여하튼 교류가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한번 인사는 드리러 가볼 필요는 있는자리. 고민 끝에 기철은 한 일주일전쯤 이렇게 언질을 주었다. 

 “ 옷 좀 챙겨입을 준비해라. 내 일전에도 말한적 있지 ? 그런 모임이나 행사장에 입 

  고 나갈만한 어울리는 의상이 필요하다고. ” 

 그런말을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런 모임이나 행사장에 나갈 때 입을만한 의상이 마땅치않은 아내에게 나무라듯 충고하듯 그렇게 말한적이 있는 기철. 그리고 실제 그 얼마후엔 직접 아내를 데리고 쇼핑까지 하면서 그런 행사장에 입고 나가는데 어울릴만한 정장 몇벌을 사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 일들이었던지라 행사장 참석같은 내조역할이고 뭐고를 떠나서 근본적으로 기철과 선신의 결혼생활이 지속이나 가능할지조차 불분명했던 시간들. 헌데 그러다 문득 기철이 선신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 여하튼 나도 사업상 교류가 전혀 없는 어른이 아니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인사는  

  드리러 가야하는 그런 자리야. 그러니 나하고 같이 부부동반으로 가자고. ” 

 허나 뭔가 고민하는 듯 대꾸가 없는 선신. 그런 아내를 재촉하듯 기철이 이와같이 말했다. 

 “ 나랑 결혼생활 지속하고 싶거든 잔소리말고 시키는대로 해. 무슨말인지 알겠어 

  ? ” 

 여하튼 아내 선신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고픈 의지는 있는것인지 여전히 그 속을 알 수 없는 기철의 말이 계속되었고 일단 선신은 남편의 말에 순종키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임에 나가야 하는날에 이렇게 부부동반으로 함께 차를 타고 외출한 것이다. 

 “ 아, 참 그리고... ” 

 허나 행사장인 호텔 연회장으로 가다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듯 기철이 이렇게 한마디 한다. 뭔가 주의를 주는 모습이다. 

 “ 넌 그냥 거기선 내가 시키는대로 가만히 있어. 그냥 ‘네,네’ 그러기만 하라고. 괜히 

  쓸데없는 소릴 해서 산통깨트리진 말고. ” 

 많지는 않지만 여하튼 한두차례 정도 선신의 학력과 전력이 거짓이었던게 들통나기 전에 한두차례 정도 부부동반으로 가야하는 모임이나 행사장에 참석한적이 있기는 하다. 허나 그 자리에 입고온 선신의 옷차림이 영 보기 민망해서 ‘제 아내가 나이답지 않게 참으로 검소하고 소박하답니다’ 이런식으로 얼버무렸지 않던가. 허나 그 자리에서 무슨 A여대를 나오고 간호조무사로 3년을 일했다는 아내 선신의 학력이나 전력을 자랑스레 떠벌리기라도 했는지 그것은 기철의 기억에 정확치가 않다. 여하튼 절친 차민호와 식사자리때 민호가 이미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내의 학력이든 전직이든 그런 것을 언급한적이 없진 않았던 것 같은데, 따라서 이미 모든게 기철에게 들통이 난 상황에서 행사장에 참석하는 것이니 기철로서도 여간 난감한일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일단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이런저런 지인이나 동료들에게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임기응변을 해야할것같아 기철이 아내에게 이렇게 단단히 단속을 주는 것이다. 

 “ 가령 뭐 당신이 학교는 어디나왔고...이런말이 가급적 나오지 않도록 내가 그 자리 

  에서 적당히 임기응변을 해보긴 할게. 그러니 당신은 괜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산통깨거나 하는일은 없도록 주의하란말야. 무슨말인지 알겠어 ? ” 

 이제야 남편의 의도를 이해하겠는 듯 선신이 나지막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한다. 어쨌든 본의아니게 남편 기철까지 속인게 되었던 선신이 아니던가. 그리고 바로 그런 문제로 결혼생활까지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몰렸으니 선신으로선 정말 이 결혼생활이 파국으로 치닫는일이 없게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자리에 나갈 때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않고 남편이 시키는대로만 하는수밖에 없다. 여하튼 기철이 시키는대로 하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듯 답하는 선신. 기철은 그래도 여전히 안심이 안 되는지 불안한 표정이 쉬이 풀리지 않고 있다. 

 “ 허허...여기 인사나누시죠. 이쪽이 바로 OO실업 사장으로 있는 최기철 사장입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도 참 건실하게 회사를 잘 이끌고 나가고 있는 요즘 보기드문 훌 

  륭한 사업가이십니다. ” 

 “ 허허...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과찬이십니다. ” 

 행사장에서 만난 동료,지인들과 이렇게 인사 나누고 있는 기철. 물론 기철의 스무살 연하의 어린아내 선신도 인사를 나누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이들중에는 기철의 재혼사실을 아는이도 있고 모르는이도 있으며 혹 재혼사실을 안다 하더라도 기철의 부인을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이도 적지 않아 이렇게 젊고 아리따운 부인을 기철이 맞이했다는것에 무척이나 놀라고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식으로 행사장에서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 아, 참 최사장. 이쪽하고도 인사 나누세요. OO 복지재단의 이사장으로 계신 세실 

  리아 수녀십니다. ” 

 기철은 기독교든 천주교든 그 외 무엇이 되었든 종교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행사장이 사회원로급인 언론인이자 정치인 출신의 칠순잔치이다보니 그곳에 종교인이나 사회복지쪽에 관련있는 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일단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최기철과 무슨 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있다는 수녀 양쪽을 아는이가 서로를 소개시킨거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게 된다. 

 “ 최사장님도 아마 들어보셨겠지만 OO복지재단은 천주교에서 많은 고아원이나 보 

  육원들을 후원하고 운영하는 그런일을 하고있는 우리나라에선 특히 천주교계에선 

  꽤 유명한 복지재단입니다. 부모잃고 헐벗고 굶주리는 그런 아이들을 보살피는 아 

  주 훌륭한 봉사활동을 하는곳이죠. 그리고 세실리아 수녀님, 이쪽이 최기철 사장님 

  이시라고 OO업계에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사업가입니다. ” 

 “ 아, 예 그러시군요. 만나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최기철 사장님. ” 

 “ 그리고 이쪽이 아마 사모님이시죠 ? 아마 최근에 젊은부인과 재혼하신걸로 아는데 

  부인이 아마 명문대를 나온 꽤 훌륭한 재원(才媛 : 여성 인재,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란 뜻으로 주로 쓰인다)이시라 들었던 것 같은데... ” 

 

 소개를 받고 인사를 나누게 된 두 사람. 헌데 순간 선신의 표정이 굳어졌다. 사실 선신 못지 않게 무슨 복지재단 이사장을 한다는 수녀도 무척이나 놀라는 표정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를 눈치챌만한 사람은 주위에 별로 없었다. 허나 바로 돌발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선신이 기겁하며 쏜살같이 그 자리에서 달아나버린 것이다. 

 “ 아...아니 여보 왜 그래 ? ” 

 너무 순간적으로 벌어진일이라 기철은 적잖이 당황하고 다른이들도 무척이나 황당해하고 있는데, 한편 수녀는 수녀대로 좀 멍한 자세로 있다 일단 제 자리에 앉기는 했다. 다른이들도 놀라면서 수군거리기는 하지만 일단 분위기는 그런대로 차분히 안정을 되찾고는 있는데 다만 기철은 갑자기 달아나버린 선신을 찾기위해서라도 연회장밖으로 나가봐야할판이었다. 헌데 자리에 도로 앉아서 차분히 식사를 하는 듯 하던 세실리아 수녀라는 이도 갑자기 무슨 잊은 물건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연회장을 빠져나온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 김선신...김선신 어디있니 ? ” 

 마치 기철의 아내 선신을 원래 알고 있던 사람인양 이렇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찾고있는 세실리아 수녀. 한편 기철은 기철대로 연회장 밖 저만치 가령 무슨 화장실이나 경우에 따라선 호텔 주차장 이런곳이라도 찾아볼 기세인데 허나 세실리아는 마치 뭔가 짐작이라도 가는게 있다는 듯 능숙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 김선신...김선신 정말 이리 안 나올래 ? ” 

 연회장 뒤쪽에는 행사장에서 쓰고 남는 이런저런 조리도구나 테이블 같은게 쌓여있는 공간이 있고 먼지등 이물질이 묻지 않기위해 적당히 시트나 천같은 것으로 그 위를 대충 덮어놓은 상태다. 헌데 세실리아가 그쪽으로 다가가 아래쪽을 좀 살펴보는 듯 했다. 그러더니 뭔가를 발견한 듯 이렇게 말한다. 

 “ 김선신...거기 있는거 다 아니까 숨지말고 나와라 좋은말로 할 때. ” 

 사실 저만치 무슨 다리나 구두같은게 꿈틀거린 것 같긴 한데 이미 세실리아가 눈치를 채고 있는것일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 김선신 !!! 망신당하기 전에 좋은말로 할 때 나오는게 좋을거야. 안그러면 이 시트 

  확 젖혀버린다. 좋은말로 할 때 나와 !!! 하나 !!! 둘 !!! 셋 !!! ” 

 그러자 갑자기 역시 조리도구나 테이블 따위를 시트로 덮은 그 밑에서 기겁하며 나오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세실리아 앞으로 다가와서는 무릎을 꿇고 싹싹빈다. 

 “ 선생님 !!! 원장수녀님 !!!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살려주세요 !!! ” 

 그렇게 애원하는게 다름아닌 김선신. 세실리아가 어이없다는 듯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나 원...말썽부리고 나서 숨는 수법은 어떻게 OO 보육원에 있을때나 지금이나 하 

  나 달라진게 없냐 ? 그때도 사고치고 야단치려고 찾아내려 하면 꼭 보육원 식당의 

  테이블이나 조리도구 쌓아놓은곳 그 뒤로 가서 숨곤 하더니...그 수법 아직도 쓰고 

  있네 ? ” 

 “ 원장수녀님...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흑흑흑~~~!!! ” 

 무슨 진짜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게 있는 아이처럼 그렇게 싹싹빌고 있는 선신. 세실리아가 그런 선신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며 헛웃음을 터트린다. 그리고는 일단 선신을 진정시키려는 듯 이렇게 말한다. 

 “ 일단 일어나라...일어나서 차분히 이야기하자. 우리사이에 풀어야할 숙제가 한두가 

  지가 아니잖아 ? ” 

 “ 원장수녀님...그땐 제가 정말 아무생각없이 저지른짓이에요. 그러니 제발...그러니 

  제발...한번만...한번만 용서해주세요. ” 

 “ 용서하고 말고 이게 그냥 적당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잖아 !!! ” 

 세실리아는 마치 뭔가 맺힌게 적잖은 사람처럼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선신을 노려보고 있다. 선신이 잘못했다며 거듭 싹싹빌고 있는데 그런 선신을 보며 일단 흥분을 가라앉힌 세실리아가 말을 이어간다. 

 “ 그래도 내가...일단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그 뒤에 너 하고 싶은거 실컷 하라고...그 

  렇게 타일렀더니만...그걸 말 안듣고 기어이 고아원을 나가버리더니만...그리고 이렇 

  게 살았던거야 ? ” 

 “ 잘못했어요 원장수녀님. 흑흑흑~~~!!! ” 

 “ 이게 잘못하고 말고 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잖아 !!! ” 

 세실리아도 세실리아대로 뭔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듯 거듭 이와같이 말하고 있고 다만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일을 너무 크게 벌리고 싶진 않은지 적당히 좀 상황수습을 해보려는 듯 이렇게 나온다. 

 “ 우선 그전에 확인 한가지만 하고 넘어가자. 아까 보니까...그 최 무슨 사장이라는  

  이와 결혼을 했다는 소리 같던데 ? ” 

 조금전 분명 여하튼 요즘 한창 잘나가는 중소기업인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그런 사람의 젊은 아내라는 것 아닌가. 사실 세실리아 입장에선 오늘 처음 소개받는 최기철 사장이란 사람이지만, 설마 그 최기철 사장의 젊은 새 아내가 자신이 고아원 원장으로 있던 시절 그곳의 말썽꾸러기 소녀일줄은 어디 꿈속에서나 상상이 가능했겠는가. 따라서 세실리아도 적잖이 황당하고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것이고 그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겨우 진정시키며 이렇게 일단 선신을 찾아서 이야기나 해보려고 여기까지 나온 것이다. 한편 선신은 선신대로 나름 해명은 해야겠다는 듯 이렇게 말한다. 

 “ 네...그건 맞아요. 저보다 스무살 많은...거기다 중학생 아들까지 있는 이혼하신 아 

  저씨랑 결혼한거 맞아요. 허나...절대 나쁜뜻으로 접근한거 아니에요. 진심으로 사랑 

  해서 결혼한거라구요. 저 꽃뱀 아니에요 선생님. 사기꾼도 아니구요. 어디까지나 진 

  심으로 사랑해서 한 결혼이니 그것만은 믿어주세요 원장수녀님 !!! ” 

 이런 자리에서 과연 몇 년만의 재회가 되는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명하는 고아원 시절 그 말썽꾸러기 소녀의 말을 곧이들어줄수 있을련지는 모르겠다. 허나 그래서인지 더더욱 원장수녀님이 자신에 대해 오해해선 안되겠다는 듯 이렇게 해명하고 있는 선신의 모습. 여하튼 이곳은 비록 바깥이긴 하지만 연회장에서 가까운 뒷복도 아니던가. 어찌되었든 다른이들의 눈과 귀에 들어갈수도 있는 일이라 선신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이쯤에서 일단락 지으려한다. 

 “ 일단 어차피 이렇게 재회하게 된거...그러고보니 실로 4년만에 만나게 되는거네 ? 

  고등학교 2학년때 그렇게 고아원 뛰쳐나가 소식 끊겨지고나서 처음 보는거니까. 여 

  하튼 연락처라도 가르쳐줘라. 아니 그보다 내 사무실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주는게 

  좋을 것 같구나. ” 

 무슨 의도인지 이렇게 나오고 있는 세실리아. 일단 어쨌든 아까 소개받을 때 하던 이야기들로 봐선 세실리아 수녀도 더 이상 OO 보육원 원장은 아닌 듯 하고 오히려 그런 고아원,보육원들을 관리하고 후원하는 무슨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것 같다던데 여하튼 세실리아 나름 신분상 승차를 한 셈이기도 하다. 헌데 그런 몸으로 이렇게 4년전 고아원을 뛰쳐나갔다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소녀 김선신. 그 선신을 4년만에 재회한 자리에서 세실리아는 일단 연락처부터 주고받자고 하는 것이다. 

 “ 내 사무실로 찾아와라. 그래서 거기서 차분하게 처음부터 이야기하자. 단...분명히 

  말하는데 너 분명히 내 사무실로 한번은 인사하러 찾아와야해 !!! 안 그러면 바로 

  니네 집으로 찾아가서 니 남편이라는 그 최 무슨 사장이라는 이한테 니 실체며 과 

  거며 전부 까발려버릴테니 그렇게나 알라구 !!! ” 

 “ 워...원장님... ” 

 그러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것만 같아 사색이 된 선신. 그래선 정말 안된다며 거듭 세실리아에게 애원하고 세실리아는 그런 선신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어보인뒤 이렇게 말한다. 

 “ 그러니까 내 사무실에서 처음부터 차분하게 다시 이야기해보잔말야. 그러니 일단  

  니네집 주소부터 적어주고 그리고 내 사무실 주소와 연락처는 여기있다. 그러니 너 

  반드시 이리로 찾아와야해. 만약 어물쩡 넘어가는날엔 바로 내가 니네집으로 찾아 

  갈테니 그리알라고. ” 

 대충 주위에 보이는 쪽지나 메모지 대용으로 할수있는것에 적당히 자신의 사무실 주소와 연락처를 적어서 건네준 세실리아. 그리고 선신에게서도 그녀의 집 주소를 받아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 일단 어쨌든 여기서 일 복잡하게 만들수는 없으니 이 정도로 하고 자리로 돌아가 

  자. 아니다...그게 아니라...난 다른 급한 볼일이 있어 이만 가봐야할 것 같구나. 그 

  러니 넌 여하튼 니 그 최 무슨 사장이란 남편과 잘 지내다가 돌아가던가 해. 그리 

  고 여하튼 조만간에 내 사무실로 찾아오너라. 그래서 이야기하자. ” 

 어쨌거나 무슨 중소기업 사장의 사모님이 되어있다는 옛 고아원시절의 아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이쯤에서 적당히 자기가 자리를 비우는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듯 세실리아가 이렇게 나온다. 여하튼 그렇게 자신의 사무실 주소,연락처를 건네주고 선신의 집 주소까지 받아낸뒤 연회장으로 돌아가선 그곳의 다른 지인들에게 ‘급한 볼일이 있어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식의 핑계를 대고 연회장을 떠날 생각을 하고있는 세실리아. 허나 선신은 선신대로 연회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채 더 기겁을 할 수밖에 없는 장면과 맞닥뜨리고 만다. 언제부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던것인지 남편 최기철이 저만치 서있던 것이다.  

 



 “ 여...여보... ”
 

 기겁을 한 선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기철을 부르고 허나 기철은 기가막히다는 듯 선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는것인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듯 하던 기철의 입이 열린다. 

 “ 너...도대체 정체가 뭐냐 ? ” 

 “ 여보... ” 

 말하는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선신과 세실리아가 나누는 대화를 다 지켜본듯하다. 다만 거리가 좀 떨어져있기 때문에 선신과 세실리아의 대화내용이 100% 온전히 들리진 않았었을터인데, 허나 설사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더라도 선신이 뭔가 대단한 잘못이라도 한듯한 모습으로 수녀 앞에서 싹싹빌며 애원하는 모습은 충분히 지켜봤을 것 아닌가. 둘이서 연락처 같은 것을 주고받는것도 봤을테고. 무엇보다 그 무슨 복지재단 이사장이란 나이많은 수녀와 선신이 대관절 어떤 관계인지. 기철 입장에선 머릿속이 다시금 복잡해져오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기철은 가까스로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면서 차분히 대응해보려한다. 

 “ 일단 집으로 가자. 가서 이야기하자. ” 

 “ 여보... ” 

 “ 여기서 망신당하고 싶어 ? 나도 그러고싶지는 않으니 일단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고. ” 

 그러고보면 이미 세실리아 수녀도 적당한 핑계를 대고 연회장을 떠나는중인데 기철역시 적당히 사정이 있어 그만 가봐야겠다는식의 핑계를 대고 오늘 연회의 주인공인 칠순잔치 어르신과 그리고 몇몇 지인들에게만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고 바로 떠날참이다. 적어도 사람들 많은 연회장에서 이런 문제로 아내와 다툰다는 것은 기철로서도 망신스러운짓이니 차마 못할일. 일단 연회장에서 주인공인 어르신과 몇몇 지인들에게만 급히 인사를 건네고 이만 아내를 재촉해 주차장으로 간다. 그리고 차를 움직이는 기철. 아내 선신은 차안에서도 일단 무슨 변명의 말이라도 해보려고 한다. 

 “ 여...여보 그게... ” 

 “ 가만히 있어라. ” 

 “ 여보...그런게 아니라...드릴말씀이 있어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제발...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 

 뒤늦게라도 어떤 사죄든 해명이든 해볼 생각인지 이와같이 나오는 선신. 허나 기철은 그런 선신을 얼굴조차 보고싶지 않은듯한 모습으로 나오고 그저 ‘가만 있으라’는 말만 버럭 소리지르듯 다시금 입에 담고 그리고 묵묵히 차만 운전하고 있다. 선신도 무슨일이 이렇게 되어버릴수가 있나. 기가막히고 너무나 속이 상해 한바탕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집에 도착했을때쯤에야 선신의 울음은 거의 그쳤는데 일단 기철은 거세게 아내를 나꿔채서 집안으로 데려가고 방안에 그녀를 거세게 밀쳐낸다. 

 “ 도대체 너 뭐야 ? 바른대로 다 이야기해 !!! 날 도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속였던거 

  야 ? ” 

 “ 여보...그게... ” 

 선신도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대체 무슨말을 어디서부터 꺼내야할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기철이 그런 선신을 보며 굳이 더 무슨 해명이고 변명이고 들을필요 없다는 듯 이렇게 나온다. 

 “ 어쨌든 케이블사장의 무슨 숨겨놓은 딸...그딴건 다 거짓말이었던거지 ? 그렇지 ? 

 ” 

 “ 여보... ” 

 이제 바보가 아닌이상 무슨 중학교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후 케이블 사장인 아버지 집에서 큰어머니와 이복오빠들과 살았다느니 그 말을 곧이 들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선신을 추궁하는 기철. 그의 말이 이어진다. 

 “ 설마 무슨...그런 출생의 비밀이 있어 고아원에 버려진 것이다...그딴식으로 둘러댈 

  생각마라. 고등학교 2학년때 고아원에서 나왔다며 ? 도대체 그럼 너 뭐야 ? 그냥 

  부모없는 천애고아 출신인거야 ? 게다가 뭐 ? 무슨 A여대가 어쩌구 간호사가 어 

  쩌구 하더니...고2때 집도 아니고 고아원을 뛰쳐나와 ? ” 

 확실히 기철이 있는 위치에까지 선신이 세실리아와 나누는 대화중 대충 그 정도의 이야기는 들렸나보다. 이렇게까지 선신의 실체를 모두 알아버리고는 기가막히다는 듯 나오고 있는 기철의 모습. 선신은 그저 잘못했다고 비는수밖에 없다. 

 “ 여보...오해하지 마세요. 다른건 몰라도...억지로 의도적으로 당신을...아저씨를 속 

  일 생각은 없었어요. 정말 그럴 생각은 없었다구요 !!! ” 

 “ 이게 의도적인게 아니면 뭐가 의도적이 아냐 !!! ” 

 하긴 그렇다. A여대 간호학과를 나왔다느니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출신이니 그런 것은 어쨌든 SNS에서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자신의 출신과 학력을 다소 과장되게 말한 것을 기철과 진지한 교제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차마 그 진실을 밝힐 기회를 놓친것이라고 이해 못한다면 못할일도 아닐수 있다. 허나 가정사까지 전부 속였다는 것은 그야말로 ‘숨쉬는것빼고 전부 거짓말’인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데 바로 김선신이란 여자가 그런 여자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런 상황 아닌가. 도대체 지금까지 김선신이란 여자가 스무살 많은 남자 기철에게 밝힌 자신의 신분중 무엇하나 진실된게 있었던가. 학력도 전력도 심지어 가정사까지 전부 거짓말이었다. 심지어 어쨌든 그런 고아출신이면서 고등학교 2학년때 자신이 자라온 고아원마저 뛰쳐나온 그런 여자라는 것 아닌가. 그런 여자를 지금까지 천하의 최기철이 사랑하는 아내로 생각하고 맞이했다는 것 자체가 기철은 그저 분하고 기가막히고 속이상할뿐이다. 헌데 생각해보니 진짜 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문제가 남아있다. 기철은 그것도 따져든다. 

 “ 너 진짜...나이는 어떻게 되냐 ? 너 정확한 나이가 어떻게 되냐구 ? ” 

 “ 여보... ” 

 애초 기철이 짐작한 선신의 나이가 25-26세 정도. 어쨌든 4년제 대학을 나오고 3년을 간호사든 뭐든 그런 직장생활을 했다면 대충 계산을 해보면 그 정도 나이가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정도 나이면 자신의 아들 경환과도 열 살은 조금 넘게 차이나는것이니 그 정도면 그래도 큰 문제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비록 거리가 멀어서 선신과 세실리아의 대화내용을 100% 정확히 알아들을수는 없었어도 그렇게 고아원을 탈출해서는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이런곳에서 재회하게 되었다는게 두 사람의 곡절인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결국 기철을 더는 속일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에 선신은 결국 나이마저 솔직하게 자백한다. 

 “ 사실은 OO 보육원을 나온지 이제 4년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 

 “ 뭐...뭐라구 ? ” 

 “ 죄송해요 아저씨. 전 그저...SNS에서 너무 어려보이면 사람들이 무시할까봐 그래 

  서 학력도 전력도 그렇게 속여가면서 나이도 대충 거기 맞춰서 스물여섯살이라 거 

  짓말을 해왔던거에요. 사실 저 아직 20대 초반이에요. 스물한살이에요. 고등학교 2 

  학년때 OO 보육원을 나와서 이후 한동안은 일용직 알바를 전전하다 그러다 한 4 

  년만에 아저씨를 만난거에요. 그러니 제 나이 이제 겨우 스물한살이에요. ” 

 듣고보니 진짜 기가막힌다. 그러고보면 이제 중학교 2학년인 자기 아들 경환과도 불과 일곱 살밖에 차이 안난다는 소리 아닌가. 뭐 어떻게보면 기철 입장에선 그만큼 더 나이어린 여자를 만난 셈이니 속된말로 땡잡은것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지금 그걸 좋아할 상황은 분명 아니다. 어쨌든 학력,이력은 물론 가족관계며 나이까지. 최소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때 기본적으로 밝혀야하는 기본적인 신상과 신분을 모두 속인 이런 여자. 이런 여자와 어떻게 앞으로 결혼생활을 지속할수 있단말인가. 기철은 거듭 어이없다는 듯 선신을 바라보며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한번 어루만져본다. 선신은 거듭 자신은 꽃뱀도 사기꾼도 아니라며 절대 무슨 금품이나 재산같은 것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기철에게 접근한게 아니라며 다시금 울며불며 해명해보지만 지금 그 정도로 기철의 화를 풀리게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기철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막혀 그렇게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애원하는 아내를 방안에 그렇게 내팽개친채 도로 집을 나가버린다. 차라리 인근 편의점 같은데라도 가서 술이나 실컷 마시며 속상함이나 달래고 싶은게 지금 기철의 솔직한 심정인 것이다.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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