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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팬픽 - 김선신 (아나운서) (5)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얼마후. 

 일단 기철과 선신의 결혼생활은 어정쩡하게나마 유지되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기철 입장에서 이혼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처지라서인지 학력은 물론 전력까지 속인 김선신의 진정한 실체를 알 수 없어 아직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일단 결혼생활은 유지하고 있는 상태. 그런 상황에서 하루는 쉬는날. 기철이 일이 있어 외출을 한 상태에서 선신은 경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기철과의 관계는 많이 애매해지긴 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경환에게만은 여전히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는 선신의 모습이다. 그런식으로 아이에게 잘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철에게도 다시 점수를 따고 싶은 심산인것인지. 여하튼 선신이 차려준 식사로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경환과 선신의 대화가 이어진다. 

 “ 근데 새엄마... ” 

 문득 궁금한게 있어서인지 경환이 선신에게 말을 건넨다. 선신이 바라보는 가운데 경환의 말이 이어진다. 

 “ 근데...무슨 간호사로 일했다느니 그런건 도대체 무슨소리에요 ? ” 

 바로 얼마전. 그러니까 기철이 집을나가 한동안 안들어오다 열흘만에 돌아오고 그리고 그 얼마후에 선신이 직접 별식을 차려주어 남편 기철과 아들 경환을 대접하지 않았던가. 그때 기철이 선신이 그래도 음식솜씨는 괜찮은 것 같다며 ‘차라리 전직을 간호사라고 하지말고 요리사라고 하지 그럤냐 ? 그랬다면 오히려 다들 속아넘어갔을 것 같은데’ 이런식으로 놀린바 있다. 다만 그때까지 선신의 전력이나 이력에 대해 아는바가 전혀 없었던 – 물론 고아출신임은 경환 앞에서 자백한 셈이지만 – 경환 입장에선 여러 가지로 의아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 이렇게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이와같이 묻는 것이다. 선신은 경환에게서도 이런 질문을 받자 살짝 당황해하면서 그러면서도 일단 이렇게 해명삼아 덧붙인다. 

 “ 아...그건 사실...새엄마가 원래 SNS에서 장난친거였는데...그걸 아빠가 잘못 아신 

  거야. 그냥...SNS에서 장난친걸...아빠가 그냥 순진하게 곧이 곧대로 믿으실줄이야 

  ... ” 

 사실 장난수준이 아니라 ‘사기’를 친것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선신의 처지이건만 그걸 이런식으로 어물쩡 넘어가려하고 있다. 허나 그 가운데서도 자신의 말 실수를 깨달았는지 살짝 손으로 입을 가려보기도 하는 선신. 어쨌거나 ‘(경환의) 아빠가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믿으시더라...’는 말. 어떻게보면 그런식으로 경환의 아버지 기철에 대해 폄하하고 놀리는 소리로 들릴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뒤늦게나마 실수를 깨달은듯한 선신. 여하튼 거듭 당황해하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진심만은 전하고 싶은것인지 다시금 경환에게 이렇게 말한다. 

 “ 경환아... ” 

 “ 네, 새엄마. ” 

 다른건 몰라도 젊은 새엄마 선신이 자신에게 잘해주는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경환도 편견없이 온화한 목소리로 선신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선신의 그윽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새엄마는 어쨌든 어릴때부터...고아로 자라나서 많이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야. 그 

  리고... ” 

 “ ...... ” 

 “ 고아원을 나와서 혼자 힘들게 살면서...나름 뭐랄까...정신적으로 힘들 때...의지하 

  고 싶은 그런게 있었어... ” 

 경환도 경환대로 젊은 새엄마 선신의 진실과 진심을 알고싶은 심정인걸까. 진지한 표정으로 선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말은 계속되고 있다. 

 “ 경환인 모르겠지만...어쨌든 젊은 여자들은...특히 불우한 환경에서 어렵고 힘들게 

  자라온 그런 여자들은...다 알게모르게 그런 심리가 있어. 뭔가 아버지처럼 인자하 

  고 넓은 마음으로 자신을 감싸주고 품어줄수 있는 그런 남자를 바라는...그런 남자 

  에게 의지하고픈...그런 마음이 있는거란다. ”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여자가 가급적 자신보다 나은 상태에 있는 남자에게 의지하고픈 심리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는것일까. 여하튼 돈 많고 나이많은 중소기업가 최기철을 선택한 이유가 거기에 있음을 선신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말이 좀 더 이어지고 있다. 

 “ 그리고...경환이 아버지가...중학생 아들이 있는 애딸린 이혼남이란 것은 뒤늦게 알 

  았고...하지만...뭐랄까... ” 

 “ ...... ” 

 “ 지난번에도 말한 그대로야. 어디엔가 나처럼 엄마없이...부모없이 떠도는 그런 아 

  이가 또 있다는것에 어떤 동질감이나 공감같은게 느껴져서일까. 한번도 보지 못한 

  (기철의 아들 경환) 그런 아이지만...뭔가 묘하게 마음이 끌리고...불쌍하다는 생각 

  이 드는... ” 

 일종의 ‘측은지심’이 발동하는 상황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말인걸까. 선신의 말은 조금 더 이어지고 있다. 

 “ 그래서 아빠와 함께 살게되면서 바로 경환이부터 데려오자고 했었어. 어쨌든 새엄 

  마도 엄만데...엄마가 이미 생겼는데 멀쩡한 아이를 엄마없이 집도없이 떠도는 그런 

  아이처럼 살게 놓아두고 싶지 않았던거야. 그래서 바로 데려오자고 한거고... ” 

 “ 전 뭐...그렇게 힘든건 없었는데... ” 

 초등학교 2학년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그후엔 쭉 고모네서 살았던 경환. 여하튼 최소한 집없이 떠돌가나 하는 그런 신세는 분명 아니었던것이고 게다가 고모네서 굳이 구박을 당한다거나 하는일도 별로 없었을테니 비록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 결손가정의 자녀일지언정 상대적으로 그렇게 힘들거나 하며 그렇게 살아온 것은 아닌듯한게 경환의 진심인 듯 하다. 여하튼 선신은 기철에게 중학생 아들이 있다는점에 엄마없이 그런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에게 순간 불현듯 불쌍하고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이고, 그 측은지심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듯하다. 허나 아직까지도 기철에겐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듯한 선신의 모습. 그런 선신이 경환에게 가까이 다가가본다. 

 “ 경환아... ” 

 물끄러미 경환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의 뺨을 어루만져보는 선신. 공연히 경환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선신이 사실 키는 작은편에 속하는 여성이기도 한데 경환과 나란이 섰을 때 선신의 머리끝이 경환의 이마에 닿는정도 수준임은 이미 일전에 확인하지 않았던가. 그런 선신이건만 그래도 경환이 식탁에 앉은 상태이다보니 선신의 가슴이 살짝 경환의 얼굴에 닿을락말락한 위치가 된다. 그런 상황에서 선신이 경환을 안아보며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 다른건 몰라도... ” 

 “ ...... ” 

 “ 새엄마의 경환이를 향한 마음만은 진심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여하튼 자신의 거짓말의 상당수가 남편 기철에게 들통난 상황이라 위태로워진 선신의 결혼생활. 그런 가운데서도 경환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라도 드는것일까. 경환을 안아본 선신은 그러면서 경환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춰본다. 

 

 어느날. 

 한밤중. 그리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날이다. 지구온난화 영향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여름 장마철이 아니라도 이상할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날이 많아지는데, 그런 어느날 선신이 혼차 밤길을 걸어가고 있다. 정확히는 어디를 다녀오는 중이긴 한데 쫙 빼입은 정장차림, 그리고 짙은 흰색 스타킹에 역시 거기 어울릴법한 깔끔한 흰색 구두가 눈에 뜨인다. 물론 비오는날에 이러고 걸어가고 있으니 모두 빗물에 젖긴 했겠지만 우산도 쓴채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선신은 그러다 어디론가를 향해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른다. 

 “ 내 맘이야 !!! ” 

 어디서 술이라도 한잔 하고 취한것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그와같이 내뱉은 선신. 그리고는 우산으로 사방을 휘휘 저어보기까지 한다. 먼발치서 보면 아무래도 실성한 여자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지경이기까지 한 한 장면인데. 여하튼 우산을 공연히 허공에 휘휘 저어대며 누구에겐가 항의라도 하는듯한 말투와 분위기로 선신의 외침은 이와같이 이어진다. 

 “ 난 내 마음대로 할거야 !!! 난 내 방식대로 살거라고 !!! 그러니까 니들 그 누구도 

  나한테 간섭하지마 !!! ” 

 대체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거듭 이런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선신. 그리고는 다시 빗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러다 다시 허공을 향해 우산을 휘휘 지어보이는 선신. 술에 취한탓인지 아니면 원래 정신상태에 문제가 조금 있었던것인지 여하튼 선신의 알 수 없는 지껄임은 거듭된다. 

 “ 니들이 나한테 뭐 보태준거라도 있냐 ? 나한테 뭐 하나 보태준것도 없는것들이... 

  그러면서 짜식들이 괜히 이러쿵저러쿵 말만 많고...여하튼 간섭하지마 !!! 이제부 

  터 난 그냥 내 방식대로 살거니까 !!! ” 

 한편 기철은 오늘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일단 선신과의 어정쩡한 결혼상태는 계속 유지중이라고나 할까. 일단 그동안 선신이 기철에게 맛있는것도 이따금 해주고 또 경환에게도 친절하게 잘 해준 덕분에 점수를 조금 딴 면은 있긴 하지만 기철의 근본적인 선신에 대한 불신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어쨌든 학력도 속이고 전력도 속이고 그리고 케이블 방송사 사장의 사생아 어쩌구 한 가정사 사연도 여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이야기로 여긴다면 기철의 그와같은 선신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도 쉬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철은 실제로 일 때문에 바쁜 탓이기도 하지만 그런일이 없을때도 지방출장이나 문상등을 핑계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때가 이전에 비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헌데 그런 기철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라 선신도 긴장이 풀린것일까. 대체 어딜 갔다오는것인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이런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허나 그런 정장차림이 무색케할만큼 빗물이며 흙탕이 잔뜩 묻은 그런 옷차림새로 밤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 새엄마... ” 

 한편 아버지도 새엄마도 들어오시지 않는 그런 늦은밤에 경환이 불안하게 1층 거실을 서성이며 아버지든 새엄마든 들어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이윽고 집안에 들어서는 선신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술에 잔뜩 취한듯한 모습의 선신은 그대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풀썩 쓰러지고 만다. 

 “ 헉...새...새엄마... ” 

 어찌해야하나. 그야말로 최악의 난감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빗물이며 흙탕이 온통 범벅인 선신을 이대로 방으로 그냥 들여보낼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현관에 방치해둘수도 없으니 어찌 처리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일단 선신을 가까스로 일으켜 거실 안쪽으론 들어오게한 경환. 현관 앞 거실쪽이 빗물과 흙탕에 젖은건 어차피 불가피하니 이따가 따로 청소를 한다 하더라도 그대로 선신을 집안으로 일단 들여보낸 경환. 망설이다 여하튼 젖은옷 그대로 안방으로 선신을 옮길수도 없기에 일단 웃옷이라도 대충 벗겨보기로 한다. 다행히 별다른 문제없이 웃옷은 무사히 벗겨졌고 스타킹도 온통 흙탕 투성이니 벗겨줘야 할 것 같다. 짙은 하얀빛깔로 가리고 있는 선신의 두 다리. 그리도 스타킹의 외양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질 수 있는 선신의 각선미이긴 하다. 허나 지금 마냥 그것만 감상하고 있을때가 아니지 않는가. 일단 선신의 젖은 스타킹을 벗겨주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팬티스타킹이라 어쩔수없이 치마안으로 손을 집어넣어야 한다. 선신이 그때까지 깨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봐야하는것일까. 여하튼 가까스로 벗긴 선신의 흙탕에 젖은 흰생 스타킹은 일단 세탁기 옆 빨래통에 집어넣었다.  

 그때까지도 인사불성으로 쓰러진 선신을 낑낑대며 침실로 옮겨놓은 경환. 일단 빗물에 젖은옷상태로 그냥 침대에 누일수는 없기에 불가피하게 치마도 벗겨놓아야하고 속옷도 사실 벗기는게 나을 것이다. 여하튼 일단 치마만 벗기기로 한 경환. 일단 무사히 선신의 치마를 벗기는데 성공한다. 그대로 속옷차림의 상태가 된 선신. 헌데 그때 선신이 게슴츠레 눈을 뜨고 경환을 바라본다. 

 “ 경환아... ” 

 순간 당황하며 뒷걸음질치는 경환. 어떻게 이 상황을 해명해야할지 무척 난감하기도 하고 순간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는 기분이다. 헌데 아직 취중이라 상황판단이 제대로 안 되는것인지 일단 선신은 경환에게 이렇게 말한다.  

 “ 나...잠옷좀 가져다줘. ” 

 그렇게 인사불성으로 취한 것은 아니었던것일까. 일단 경환이 비에젖은 자신의 옷을 벗겨주고 그리고 침실로 옮겨다놓은 것을 대충 인지는 하고 있나보다. 그래도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 선신. 일단 경환은 마른수건을 가져와 빗물에 젖은 선신의 머리며 얼굴 그리고 몸 여기저기를 닦아주고 그리고는 잠옷을 가져다준다. 그때 선신은 침대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침대 한쪽에 적당히 몸을 기댄채 곯아 떨어진 상태. 하는수없이 자신이 직접 선신에게 잠옷을 입혀준다. 그리고 그녀를 침대위에 올려줘야하나 어찌해야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다. 일단 빗물 젖은 것은 대충 닦아주었지만 몸이 완전히 마르진 않은 상태. 고민하던 경환은 이불 하나를 꺼내와서는 침대 옆쪽에 대충 펼쳐놓는다. 그리고 그곳에 선신을 눕혀놓는다. 

 “ 어엇~~~!!! ” 

 선신이 깨어난 것은 다음날 아침. 자신이 잠옷으로 갈아입혀진 상태로 침대로 올라가진 않은채 그대로 옆의 침실 바닥에 누군가가 이불을 펴준 상태로 눕혀져 있는 것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러고보면 기철은 간밤에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 확실한듯한데 간밤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 듯 난처하고 곤혹스러운 선신의 표정. 일단 욕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나오는데, 2층에서 내려오는 경환과 마주친 것이 그때의 일이다. 

 “ 어엇... ” 

 “ 아...안녕히 주무셨어요 ? ” 

 간밤의 일 때문일까. 공연히 피차 민망해하며 어색해하는 두 사람. 다만 선신은 선신대로 궁금한걸 확인을 해봐야겠기에 경환에게 이렇게 묻는다. 

 “ 근데 경환아... ” 

 “ 네, 새엄마. ” 

 “ 니가 나 침실에다 데려다준거였니 ? ” 

 “ 아...저...그...그게... ” 

 어찌 대답을 해야하나 망설이긴 했지만 간밤에 자신이 무슨 나쁜짓을 한것도 아닌데 거리낄일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빗물에 젖은 옷 상태인 것을 벗겨준뒤에 그대로 선신을 방으로 옮겨다주고 비에젖은 몸도 마른수건으로 대충 닦아주었다는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한다. 이야기를 다 듣고난 선신. 공연히 무안해지는 표정으로 경환에게 이렇게 사과와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어...그래. 간밤에 그랬었구나.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 

 그렇게 말하는 선신. 한편 경환은 경환대로 궁금한 것이 있어 선신에게 이와같이 묻는다. 

 “ 근데 어젠 대체 어딜 다녀오셨다가 그렇게 늦으신거에요 ? 밤 열두시가 다 되어 

  서야 들어오셨는데... ” 

 “ 아, 저...그...그게... ” 

 공연히 난감하기라도 한 것일까. 선신이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무엇보다 어제 그 외출하면서 입은 옷차림새가 어디 무슨 단순한 수준의 외출은 아니었던 것 아닌가. 일단 선신이 이렇게 변명삼아 말한다. 

 “ 겨...결혼식...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어. ” 

 “ 친구 결혼식이요 ? ” 

 어쨌거나 선신의 나이를 지금 20대 중반이라고 한다면 그 정도 나이에 결혼할만한 또래 친구가 있을수는 있다. 옷차림새 자체가 마치 그런곳이라도 다녀오는 그런 분위기였고. 허나 친구 결혼식에 다녀와서 그렇게 밤늦게 들어오고 술에 잔뜩 취해 들어온단 말인가. 그건 좀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긴 한데, 아직 어린 중학생인 경환은 그 부분에 대한 의아한 생각은 하지 못하는것일까. 선신의 말을 일단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한편 선신은 그녀대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지 다시금 경환을 부른다. 

 “ 저기...경환아 그리고말야... ” 

 “ 예, 새엄마. ” 

 “ 어제일은 고마웠어. 그리고... ” 

 자칫 진짜 어떤 엄청난 오해가 생길수도 있는 간밤의 상황이었긴 한데, 허나 다행히 선신이 그런쪽의 오해는 안 하는 듯 하다. 다만 여전히 뭔가 망설이는 듯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선신. 그러다 한참만에 이렇게 말한다. 

 “ 어쨌든 경환아... ” 

 “ 네, 어려워말고 말씀하세요. ” 

 대체 무슨말을 하려고 이러는것인지. 경환이 의아해질 지경이기까지 한데 일단 선신의 말은 이와같이 이어진다. 

 “ 경환아...어쨌든 나 진짜...널 아들처럼 사랑으로 감싸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일 

  뿐야. ” 

 헌데 이런식의 이야기는 이미 이전에도 여러차례 했던 이야기 아닌가. 헌데 이런 새삼스러운 고백을 왜 또 다시 하는지. 여전히 경환이 의아해진 가운데 선신의 말이 이렇게 이어진다. 

 “ 그런...널 진심으로 사랑으로 감싸안아주고 싶은... ” 

 “ ...... ” 

 “ 그 마음만은 진심이니 믿어주었으면 좋겠구나... ” 

 

 아내 선신에게 실망하고 불신하게 되기 시작한 기철은 계속 밖으로 나돌고 허나 그러는 가운데서도 되려 기철의 아들 경환과는 그럭저럭 잘 지내는 애매하면서도 야릇한 가족관계가 한동안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다 하루는 선신이 간단치 않은 사고 하나를 쳤다. 비록 A여대 간호학과 출신이라거나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출신이란 전력은 모두 거짓이었지만, 대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가사일 돌보는것만큼은 의외로 꼼꼼하게 잘하는 그런 성격의 선신이었는데 헌데 그런 선신답지않게 그만 세탁기를 고장내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단 수리하는 사람을 부르거나 하긴 해야할텐데 오는데 2-3일은 걸릴터이다. 그 상황에서 고장난 세탁기는 방치된 상태. 사실 그보다 진짜 더 큰 문제가 있다. 실은 그 세탁기 안에 매일 학교에 가야하는 경환의 팬티가 모두 들어있었던 것이다. 경환의 팬티가 그리 많지도 않고 한 서너개정도였는데 어쩌다 날짜가 좀 맞지 않았는지 그만 그 세 개의 팬티 모두가 현재 빨래를 위해 고장난 세탁기의 세탁통안에 다 들어가있는 상태. 아침에 학교에 가야하는 경환이 갈아입을 팬티가 없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선신이 급한김에 꾀를 냈다. 

 “ 어쩔 수 없지. 새엄마 팬티라도 하나 입고가렴. ” 

 “ 네에 ? ” 

 어차피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선 한참 분주할때니 길게 말싸움이나 하고 있을 상황도 아니고 다만 그 상황에서 느닷없이 나온 선신의 제안으로 인해 황당해한다. 경환이 당황하든 뭘하든 선신은 빠른 동작으로 자기방으로 가서 팬티를 하나 꺼내갖고 온다. 그리고는 경환에게 들이민다. 

 “ 이거라도 입고가 어서. ” 

 “ 아...아니에요 무슨...말도 안 되는... ” 

 화들짝 놀라는 경환은 말도 안된다며 손을 거듭 내젓고 허나 경환이 이렇게 나오자 선신이 되려 짜증을 낸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그럼 지금 어쩌라구 ? 세탁기가 고장났으니 어차피 비상상황아냐. 임시방편을 쓰 

  는수밖에...세탁기 수리하는 사람은 어차피 내일이나 온다고하고...오늘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그러니 그냥 이거 입고 가. ” 

 그러면서 거듭 자신의 팬티를 경환에게 들이미는데 그정도가 아니라 잘하면 그것을 직접 경환에게 입혀주기라도 할것같은 기세다. 허나 경환 입장에선 너무 황당하고 기가막히게 여겨졌는지 거듭 손을 내저으며 팬티를 입혀주려는 선신을 밀쳐내기까지 하며 달아나듯 학교로 가버린다. 팬티도 안 입고 교복바지만 챙겨입은채 대충 오늘 하루를 어찌 보낼 작정인것인지. 여하튼 그런식으로 학교로 가버린 경환의 뒷모습을 선신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경환의 조금전 그 자신을 밀쳐내는 거친행동에 어지간한 선신도 화가나있다. 

 “ 우리 잠깐 이야기좀 할까. ” 

 저녁때 학교에서 돌아온 경환에게 선신이 이야기좀 하자며 같이 2층방으로 올라갔다. 일단 경환은 학교에서 돌아와 속옷등은 다 갈아입은 상태이긴 한데, 여하튼 그런 경환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바라보는 선신.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너 아까 왜 그랬니 나한테 ? ” 

 “ 예 ? ” 

 경환이 무슨 치매걸릴 나이의 노인도 아닌 다음에야 아침에 있었던 해프닝을 기억못하진 않을터이고 다만 이런식으로 나오는 선신의 태도가 더더욱 이해가 안가서일까. 어리둥절해하며 이렇게 되묻는데 그런 경환을 보며 선신이 진지하고 심각하게 말을 건넨다. 

 “ 아까, 내 행동이 그렇게 잘못된거였냐구 ? ” 

 “ 아...아니 저 그게... ” 

 민망하다면 민망한일이라 아침의 일에 대해 제대로 입에 담지도 못하고 있는 경환. 그런 경환을 보며 선신이 딱하다는 듯 말을 이어간다. 

 “ 경환아. 어쨌든 난 너한테 엄마야. 새엄마도 어쨌든 그냥 엄마라구...근데...급한김 

  에 그냥 팬티 빌려입고 가라는게 그렇게 잘못된거니 ? ” 

 “ 아...아니 저 그게... ” 

 사실 아주 어릴때라면 몰라도 슬슬 성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는 사춘기 나이때 민망한일인것만은 분명하다. 허나 그렇더라도 오히려 당치않다는듯한 태도로 나오는 선신. 되려 그런 경환을 꾸짖는다. 

 “ 내가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건...니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아까 그렇게 완강히 

  내 팬티라도 빌려입고 가라는걸 거부했다는 점이야. 도대체 나에대해 무슨 생각을 

  했길래 그렇게 완강히 거부한거니 ? ” 

 “ 아...아니 저 그게요... ” 

 참 어떻게 변명을 해야할지. 경환 입장에서도 거듭 난감하다면 난감한일이 될 수밖에 없다. 허나 그런 경환이기에 열 살이상 차이나는 어른인 선신은 그에게 이와같이 말한다. 

 “ 뭐 내가 잘했다고 그러는건 아니야. 여하튼 매일같이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가 집 

  에 있는데...팬티가 되었든 속옷이 되었든 갈아입을옷 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나도 문제가 있는거고...또 세탁기를 제때 고쳐놓지 않은것도 가정주부로서 분명 

  문제가 있는 행동이겠지. ” 

 “ 아...아니에요 새엄마. 그렇게 생각한적 없어요. ” 

 자책하듯이 선신이 이렇게 나오자 오히려 경환이 당치 않다는 듯 이렇게 말하고 허나 오히려 선신이 그런 경환의 태도가 일부러 그러는 것 같고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아 이렇게 버럭 소리까지 지른다. 

 “ 아까 내 팬티 빌려입고 가라는거 거부헀던거잖아 !!! ” 

 “ 그...그건... ” 

 “ 그래서 내가 묻고 싶은거야. 도대체 무슨 상상을 했길래...급한김에 내 팬티 하루 

  만 빌려입고 가라는걸 그렇게 완강하게 거부한건지를... ” 

 “ 새엄마...그건... ” 

 “ 그냥 무안하고 민망해서 그럤던거야 ? 젊은 새엄마 팬티를 여하튼 한창 자라나는 

  나이때인 니가 하루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빌려입고 가는게 민망해서 ? ” 

 “ 그...그게... ” 

 “ 아닌말로 ‘나 오늘 새엄마 팬티 빌려입고 왔다 !!!’ 이렇게 공개적으로 떠벌리기 

  라도 하지 않는한 누가 알수도 없는일이고...그런데 그게 그렇게...급한김에 하루 

  빌려입고 가라고 한게 그렇게 잘못된 행동이었냐구 !!! ” 

 실제로 현실에서 이런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과연 몇퍼센트나 될련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런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어떤 피치못한 상황이 있어 젊은 새엄마 팬티를 빌려입고 등교했을 때 그걸 학교에서 자랑하고 떠벌릴 사춘기 소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과연 이게 그렇게 무안하고 민망하며 완강하게 거부하며 도망치듯 학교에 가야할 일인지. 선신은 지금 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가끔 연예인들 사춘기때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누나 스타킹을 호기심에 한번 신어보았다던가 어떤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서 누나옷을 하루 빌려입고 갔다던가 하는식의 일화는 가끔 있기는 하다. - 결국 무안하고 민망한 가운데 선신에게 사과의 말을 입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경환. 그런 경환의 손을 한번 잡아보며 선신의 말은 이와같이 이어진다. 

 “ 경환아... ” 

 “ 네, 새엄마. ” 

 “ 어쨌거나 난 너한테 새엄마야. 어쨌든 새엄마도 엄마인거라면...난 경환이 널 그저 

  편견없이 아들로 대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뿐이야. 다른 의도는 없어. ” 

 “ ...... ” 

 “ 그러니 너도 날 그렇게 부담없고 편견없이 그저 편한 상대로 대해줬으면 좋겠구 

  나. 엄마로 여겨지지 않는다면 그냥 누나처럼 여겨도 좋으니까말이야. 무슨말인지 

  알겠지 경환아 ? ” 

 거듭 무안하고 민망해서 경환의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하는데 선신이 그런 경환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춰준다. 그리고는 경환을 한번 안아보는 선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경환은 말없이 선신을 바라보고 있다. 물기어린 선신의 눈빛이 괜시리 야릇하게 느껴진다.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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