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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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미나 (9)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주희는 혼란에 빠져있었다. 처음엔 자신을 지속적으로 음해하는이가 혹시 미나의 딸이 자신에 대해 뭔가 오해를 하고 이런짓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추정했었다. (* 만약 미나의 딸이 맞다면 오히려 자신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신상이나 이런것들에 대해 물어봐도 완강히 모른다는식의 묵비권으로 일관하는것도 뭔가 대단한 원한이 있거나 엄청난 비밀이라도 숨기고 있는것만 같은 사람의 모양새가 아니던가. 그래서 대체 일이 어디서부터 잘못꼬인것인가 그것이나 차분히 알아보기위해 승미를 다시 불러내 식사자리를 가져본것인데, 그 자리에서 자신과 똑같은 양손잡이인데다가 혼자살면서의 식습관도 딱 25년전의 자신과 같다는(* 맨날 라면끓여먹기가 뭣해 냉장고에 김치라도 가득 쌓아놓고 김치볶음밥이라도 해먹는다던가) 것을 확인하고 너무나 놀랐다. 물론 양손잡이가 비율적으로 그리 많지는 않다지만 살면서 가끔 만나볼 가능성이 없는것도 아니고 기호나 생활습관 따위는 솔직히 엇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허나 25년전 연탄가스 사고와 관련이 있고 게다가 똑같은 양손잡이에 식습관까지 똑같다. 이렇게까지 뭔가가 일치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아닌가. 설사 자신을 지속적으로 음해하는이가 미나의 딸이라도 (정작 살려주셔서 고맙다고 해야 할 생명의 은인을 음해하고 있으니) 기가막힌것인데 만약 미나의 딸도 아니고 다른이(결국 하주희 자신)의 딸이라면 이건 또 어찌되는것인가. 

 “ 연오야... ” 

 사실 그 자리에서 주희는 자신도 모르게 승미를 한번 안아보았다. 그렇게 부르고 싶은 심정은 일단 억누르고 만사 제쳐놓고 한번은 꼭 안아보고싶다는 충동이 일었던 것이다. 물론 승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왜 이래요 갑자기 ? ” 

 승미로선 주희의 이 돌발스러운 행동이 어이없기만 해 그녀를 밀쳐내려고까지 했고 그러나 주희는 그럴수록 승미를 거듭 꼭 안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 가만히 좀 있어봐 제발 !!! ” 

 일단 집에 돌아가서 차근차근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볼건 확인해보더라도 일단 한번은 그래보고 싶었다. 설사 나중에 연오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전에 한번만은 꼭 이래보고 싶었다. - 게다가 자신을 마치 무슨 대단한 원한이라도 가진양 달려드는 아이니 나중에 아닐 경우 일만 더 복잡해지고 그 상심도 말할수 없을 것이다. - 그래서 일단 단정짓지는 않고 차분하게 확인을 해보기로 하고 그전에 한번은 꼭 안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혹시 진짜 연오가 아니더라도 한번은 그래보고 싶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 것이다. 대체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 꼬인것인지 그것을 차분히 확인해보고 싶었다. 일단 승미의 경우는 정말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간직한양 자신의 신분이나 과거따위는 철저하게 입을 다물고 있으니 그 아이를 다시 불러낸다한들 새롭게 뭘 더 확인하거나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단서가 하나 잡힌 것은 있다. 은연중에 자신이 고아원에서 자라났음을 밝혀버린 승미가 아닌가. 주희는 지금까지 깨어났더니 병원 관계자들이 생존한 아기를 ‘할아버지가 데려갔다’고 해서 안병규쪽 집안에서 아이를 데려갔거니 그렇게만 짐작해왔었다. 헌데 그러고보니 지금껏 정확하게 확인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생존한 아기를 병규네 집안에서 데려간게 맡기는 한것인지 또한 자신의 아이는 병원관계자들이 ‘죽었다’는 사실만 전해줬는데, 그 역시 제대로 확인은 못해봤다. - 주희가 깨어나기전까지 병원과 경찰 관계자등은 생존자든 사망자든 신원확인이 불가능했으니 주희품에 꼭 안겨있는 아이를 주희의 아이일것으로만 추정한것이고(* 심지어 병원이나 경찰관계자들 입장에선 주희가 깨어나 신분을 말해주기전까지는 주희든 미나든 그녀들의 실명을 확인할수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주희에게 ‘당신딸은 사망했다’고만 말해 퇴원하면서 우선 미나내외 장례를 치르고 자신이 가장 늦게 아기 시신을 인도받아 (자기아이 연오인줄만 알고)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별도로 안치했던 것이다. 헌데 그러고 25년세월을 추호의 의심도 하지않고 그렇게 살아온 것이 아닌가. (1) 생존한 아기를 데려간 ‘할아버지’가 정말 안병규씨 집안 할아버지가 맞는지 (2) 죽었다는 아이가 정말 자기아이 연오가 맞는지, 심지어 병원관계자들은 주희가 깨어날때까지는 그냥 주희 품에있는 사망한 아이를 그저 막연히 주희 아이로만 추정하는 상태에서 그냥 ‘당신 아이는 죽었다’고만 전해준것이지 애초 발견되었을 때 어떤 상태였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 사실 경찰이나 병원 관계자 입장에선 당사자들의 신분과 생사여부만 확인해주면 되는것이지 발견당시 어떤 상태였는지까지는 굳이 고지(告知)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엄청난 오류가 생긴듯하다. 그래서 지난 25년의 세월을 추호의 의심도 없이 자기아이 연오는 죽었고 미나의 생존한 아이는 병규네 집안에서 데려갔다니 그저 거기서 잘먹고 잘살고 있으려니 막연히 생각한것뿐 여기에 엄청나고 충격적인 오류가 발생해버렸다는 것은 조금도 짐작을 못하고 지금껏 살아온 것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있었던 사실이 실은 ‘잘못 알게된 사실’이라면 이보다 더 기가막힌일이 세상 어디에 있을수 있겠는가. 

 차분하게 일단 연탄가스 사고때의 일을 다시 되짚어보기로 했다. 승미란 아이는 좀처럼 입을 열려하지 않고 게다가 안병규네 집안의 신상이나 근황을 지금 알아내기도 쉽지 않은일이니 일단은 스스로의 기억에 의존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되짚어보는 방법밖에 없다. 주희가 비록 가스중독 당시의 정황이 ‘필름이 끊긴 상태’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 상황만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것이지 아예 기억상실에 걸린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연탄가스 사고 이전까지의 일은 주희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 어쨌든 그때까진...연오는 내 방에서 내가 키웠고 병규씨와 미나 아이는 그 두사 

  람이 자기방에서 키운거잖아. ” 

 한가지 확실하게 추정할수 있는 것은 연탄가스 사고든 뭐든 주희의 방에는 주희 아이가 있었을것이고 미나와 병규 방엔 그 두 사람의 아이가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연탄가스 중독 당시 상황을 주희가 정확히 기억 못하는데 있다. 사실 정확한 구조순서는 (1) 주희 아이 -> (2) 미나 -> (3) 미나 아이다. 헌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뒤 주희 기억이 여하튼 성인이든 어린아이든 누군가를 막 구해내려 애쓴 기억까진 어렴풋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떤 순서대로 구해냈는지 그 기억이 정확치 않다는데 있다. 

 “ 헌데...미나 아이가 살아남고 연오가 죽은 상황이라면... ” 

 지난 25년동안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던 그 정황을 그래서 본격적으로 의심하며 다시 자기 기억을 살려내보려 애쓰는 것이다. 여하튼 중요한 사실은 두 아이중 하나는 죽고 하나는 살았다는 점이다. 헌데 과연 자신이 구조해낸 순서는 어떻게 되는것일까 ? 일단 주희는 방에 자기아이와 같이 있는데 자기아이보다 먼저 옆방의 미나와 미나아이를 구해내려했다면 순서는 (1) 미나아이 -> (2) 미나 -> (3) 주희아이가 된다. 허나 이건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순서다. 방안에 그것도 옆자리에 자기 아이가 뻔히 있는데 그것도 연탄가스 중독이란 위독한 위기순간에서 자기아이를 내팽개치고 옆방아이부터 구해내려 했단말인가. 여하튼 미나와 미나아이를 구하고 자기아이까지 구해내서 나오는 과정에 자신이 쓰러진것이라면 뭔가 이건 좀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자기방에 있는 자기아이를 먼저 구하지않고 옆방아이부터 구한다 ? 그 어떤 부처나 보살같은 심성의 여인이라도 극한상황에서 본능적인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허나 그 반대라면 이미 이야기가 달라진다. 먼저 본능적으로 자기아이를 꺼내 사고현장에서 먼 바깥까지 나오고 그 뒤 방안에 있는 나머지 식구들이 생각나 미나든 미나아이든 다시 구해내기위해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미나도 구하고 미나아이도 구하고...그러나 그렇게 애쓴 보람도 없이 미나도 미나아이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 다른건 몰라도 주희가 누군가를 구해내려고 애쓴것만은 그녀의 기억에 정확하게 있다. (* 순서만 정확히 기억이 안 날뿐) 그러니 만약에 마지막에 구한 것이 미나아이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마저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진것이라면 ?  

 “ 헉~~~!!! 세상에 !!! ” 

 드디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꼬여져 25년을 이 기막힌 인생을 살았는지 실마리가 풀리는 것 같다. 만약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를 미나아이로 생각하고 자신이 품에 안은채 쓰러진 그 아이를 자기아이로 생각하고 ‘당신 아이는 발견되었을 때 이미 죽었다’ 이렇게 전해준것이라면 어찌되는가. 세상에 너무나 기가막한일이 발생한 상황 아닌가. 

   

 주희는 납골당을 찾았다. 평소같으면 자기딸이 안치된 납골당 앞에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에게 대화라도 하듯 회한젖는 독백을 읊조리기도 하고, 또 때론 죽은 딸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짓기도 하던 그런곳인데, 허나 오늘은 첫 인사가 다를 수밖에 없다. 

 “ 너...도대체 누구니 ? ” 

 어쩌면 납골당에 있는 아이가 자기딸 연오가 아니고 진짜 연오일수도 있는 아이가 나타난 상황. 그렇다면 이 납골당에 안치된 아이는 ? 생각해보니 이 상황이 더 소름끼치고 두렵기까지 해 조심스럽게 유골함 앞에서 묻는다. 

 “ 너...우리 연오 아니었던거야 ? ” 

 생각하면 할수록 진짜 기가막힌 상황 아닌가. 그래서 주희는 거듭 유골함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지금까지 난...니가 우리딸 연오로 생각했었어. 아니, 솔직히 차라리 지금도 그냥 

  니가 연오였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어. 만약 지금...내가 생각하는 그 아이가 만약 

  진짜 연오면...이 상황이 더 끔찍한거잖아. 그러니...그러니 만약 그 아이가 연오가 

  맞으면...대체 이 상황은 또 어떻게 수습하고 해결해야하는거니 ? 그걸 생각하니 더 

  더욱 답이 안 나와. ” 

 그렇지 않은가. 자신이 사력을 다해 구해주었던 자신이 오히려 생명의 은인격인 미나의 딸이 자신을 부모죽인 원수라도 되는양 달려든것도 기가막힌데 그 아이가 그것도 미나 딸도 아니고 심지어 25년전에 죽은줄만 알고 화장까지 해서 유골함에 안치한 연오라니. 그 연오가 제 엄마한테 차량돌진까지 하고 무슨 의도인지 이상한 유튜브 영상까지 제작하고 심지어 자기 엄마와 엄마 회사를 음해하는 전단까지 만들어 뿌린 상황이다. 아무것도 모르는채 벌인일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기가막힌일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수 있는가. 그래서 주희는 차라리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어 절망스럽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 하아...대체 이 일이 어디서부터 꼬인건지...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와. 난 처 

  음에...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병원 의사들이 그렇게 말해주더라. 내 아이는 죽 

  었고 다른 여자분 아이인듯한 아이는 살아났다고. 그래서 난 그제서야 의사에게 내 

  이름도 그리고 친구 이름도 알려주었지. 그러니 어쨌든 내 아이가 죽었다고 해서  

  그렇게 알았고 미나 아이는 어떤 할아버지가 데려갔다고 해서...여하튼 병규씨 집안 

  에서 아이를 데려간것으로만 알고...니 시신만 수습해서 화장을 한건데...이 노릇을 

  ...이 기가막힌 노릇을 대체 어쩌면 좋은거니. ” 

 사실 그것보다 더 기가막힌 것은 그럼 지금 이 유골함에 안치된 아이는 연오가 아니라 미나 딸이란 소리가 되는 것 아닌가. 어쨌거나 자신이 필사적으로 구해낸 마지막 아이. 그런데 그렇게 구해낸 보람도 없이 죽은 아이가 결국은 미나의 딸이란 이야긴데, 정작 미나와 병규는 미나의 동생들에게까지 연락을 취해 장례까지 치르고 영혼결혼식까지 치러줘 부부가 함께 영원히 평온하게 잠들 수 있도록 묻어주기까지 했는데, 정작 그 미나 내외의 아이는 이 엉뚱한곳에 지금까지 혼자 외로이 있었던 것 아닌가. 그걸 생각해보니 그것도 더 기가막혀 주희는 다시금 눈물이 흘러나온다. 

 “ 너 그럼...정말 미나 딸인거야 ? 우리 연오 아니고 미나 딸인거냐구 ? ” 

 그러고보면 적어도 미나 딸한테는 자신이 ‘생명의 은인’이라고 자부했는데 그것도 아니지 않는가. 물론 미나 아이도 필사적으로 연탄가스 자욱한 방에서 꺼내긴 했지만 그렇게 꺼낸 보람도 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자신의 품안에서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나의 딸을 주희 딸인 것으로 오인한 병원,경찰 관계자등으로 인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 그러니 새삼 미나 딸에대한 미안함까지 겹쳐져 유골함앞에 이런 사죄의 말을 입에 담기까지 한다. 

 “ 미안해 아가...그러고보니 정말 미안한 일이구나...그래도 니가 살아나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아니었던거야 ? ” 

 유골함속 아이가 대답을 할리는 만무하고 주희의 독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녀의 말이 계속된다. 

 “ 미안해 아가. 그리고 용서해주렴. 아줌마도 어쩔수가 없었어...여하튼 혼신의 힘을 

  다해 널 방에서 꺼내오긴 한 것 같은데...아줌마도 그때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니었 

  기에 역부족이었나보구나. ” 

 생각해보면 만약 혼백이나 영혼의 세계가 존재한다면 진짜 미나의 딸이 지금 현실속 미나의 딸(?)보다 더 자신을 원망할수도 있는 노릇 아닌가. 승미는 자신이 미나의 딸이라 생각하고 주희를 자기 부모 죽인 원수라 생각하며 지금까지 별의별짓을 다 벌인것이지만 그렇게 무슨 말도 항변도 행동도 취할 수가 없는 혼백의 상태인 아기. 그 아기가 할수있는것이야말로 자신을 아빠,엄마한테서도 멀리 떨어진 이 엉뚱한곳에 25년을 외롭게 혼자 안치시켜놓은 자신을 원망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게 더 소름끼치고 아이에 대한 또다른 미안함과 죄책감이 용솟음친다. 그래서 거듭 아기에게 사과의 말을 올리고 있는 주희. 이렇게 마무리한다. 

 “ 미안해...일단 이 사태가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너도 올바른 자리에 갖다놓을께. 

  니 엄마,아빠 있는곳으로 보내줄게.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아가. 아줌마 이번 

  엔 믿어도 돼. 아줌마 그렇게 나쁜사람 아니야. 처음엔 널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구해내려 그런게...일이 이상하게 꼬여져버린것뿐. 아줌마 절대 나쁜사람 아니니 

  까...널 온전한곳으로 다시 되돌려놓을테니...일단 조금만 참아...일단 아줌마는... 

  정확히 정체가 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언니가 하나 있어서 그러니...일단 그것 

  부터 확인하고...그때 널 온전히 돌려놓을께. ” 

 일단 승미가 정말 미나의 딸이 아니라 자기딸이 맞는지 그것부터 확인하고, 그럼 이 유골함속 아이는 미나딸이 확실한 것이 되는것이니 일단 그 문제부터 확인하고 유골함속 아이는 미나와 병규 내외가 묻힌 곁에 다시 매장을 시켜주든 그런식으로 처리할 생각으로 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렇게 약속하고 떠나는 주희. 다시금 눈물이 흐른다. 

 얼마후 주희가 다시 승미를 불러냈다. 승미로선 여전히 불편한 기색으로 주희를 만날 수밖에 없는데 성가셔하는 승미를 보며 일단 주희는 그녀를 진정시키려한다. 

 “ 뭐에요 ? 도대체 난 왜 자꾸 보자는건데요 ? ” 

 “ 까불지말고 좀 가만히 있어. 내가 뭘 좀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러니까. ” 

 “ 도대체 뭘 확인해보자는건데요 ? ” 

 “ 거 진짜...너 그러고보니 어른앞에서 정말 버르장머리가 없구나. 어디서 이런 버르 

  장머리를 배웠니 ? ” 

 다른건 몰라도 승미가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라는 것은 지난번에 자기입으로 밝히지 않았던가. 그래서 새삼 그점을 상기해내며 이와같은 말을 하는 주희. 아무래도 마음이 걸려 마치 진짜 딸한테 타이르는 엄마처럼 이렇게 말한다. 

 “ 어디서 그런식으로 어른들한테 대하지마라. 아무리 속상하고 화나는일이 있어도 

  그래도 어른한테는 기본적인 예의는 갖춰야 하는거야. 안 그러면 어디서 못배웠다 

  는 소리 들어. ” 

 ‘뭐에요 ? 지금 나 고아출신이라고 무시하는거에요 ?’ 그간 승미의 주희에 대한 태도나 성격으로 봤을 때 이렇게 한마디 하고도 남았을 것 같기는 한데 헌데 승미도 지난번부터 일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일단 여기에 별다른 반발은 하지않고 있다. 그런 승미를 보며 주희가 부탁한다. 

 “ 확인을 좀 해봐야 될게 있으니 머리카락이나 몇가닥 빌리자. 확인하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닐테니... ” 

 “ 뭐라구요 ? ” 

 순간 좀 어이없다는 듯 주희를 바라보는 승미. 무슨 돈이나 금품을 요구하는것도 아니고 그까짓 머리카락 몇 개 요구하는 것 원한다면 못 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사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웬만한 막장드라마에서는 상대방 몰래 이런 것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설정하는데 솔직히 오류다. 보통 칫솔이나 심지어 부잣집 고급면도기를 몰래 슬쩍하는 경우까지 나오는데 명백한 절도행위고 침대나 의류 같은데서 머리카락을 습득하는 행위도 그게 꼭 확인해보려는 당사자 머리카락이 확실하다는 보장도 없는 것 아닌가.) 허나 생각해보니 진짜 주희의 행동이 어이없게 느껴져 승미는 이렇게 말한다. 

 “ 내가 뭐...당신 딸이기라도 할까봐 그러는거에요 ? 도대체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 

  는건데요 ? ” 

 “ 까불지말고 그냥 머리카락이나 몇가닥 빌려줘. 그 뭐...돈드는일도 어려운일도 아 

  니잖아. 가위는 내가 준비해왔으니까. ” 

 헌데 승미 입장에서도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것인지 반응이 이전과는 좀 달라져있긴 하다.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더라도 ‘혹시나’ 하는 생각 정도는 하고있는것일까. 여하튼 가위까지 직접 준비해왔다니 어이없는 상황 가운데서도 순순히 머리카락 몇가닥 잘라가는 것은 허용해주는 승미. 주희가 미리 준비해온 가위와 작은 비닐봉지를 가져와 승미의 잘라낸 머리카락을 비닐봉지에 담는다. 

 “ 아, 참 그리고 너... ” 

 용무가 끝났으니 이쯤에서 마무린 해야할텐데 허나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것일까. 주희가 승미에게 충고라도 하듯 한마디 한다. 

 “ 어디가서 그렇게 어른앞에 버르장머리없이 굴지 마라. 못배웠다는 소리 듣는다니 

  까. 니가 대체 나에대해 무슨 오해를 하고...무슨 원한을 갖고 있길래 지금까지 이 

  렇게 나한테 버릇없이 군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어른들한테는 그러면 못써. ” 

 마치 진짜 버릇없는 딸을 타이르는 엄마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주희. 승미도 순간 기분이 괜시리 이상해진다. 정말 내가 지금까지 뭔가 잘못 판단하고 있었던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허나 적어도 월세방 집주인 아저씨는 분명히 자신에게 말했다. 이상한 여자가 자신(아기 생존자. 월세방 주인은 미나 딸일것으로 추정)에게 해꼬지나 하지 않을까 그게 의심되어 아이를 보호할필요가 있어서 살아남은 아기를 직접 자신이 집으로 데려온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아원에 맡긴거라고. - 그리고 하주희란 여자가 고의적으로 미나와 병규를 연탄가스 사고로 위장 죽였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승미 혼자만의 상상이었다. - 허나 지금은 실마리를 풀 열쇠를 쥐고있는 월세방 집주인마저 세상을 떠나고 없다니 그때의 정확한 진상을 확인해볼 방법도 없고. 이래저래 승미의 머릿속도 슬슬 복잡해져오긴 한다. 

 

 지영은 네명의 여자와 함께 있다. 다름아닌 승미가 하주희 사장의 업체를 음해하는 일을 꾸밀 때 함께 일할 동지를 더 모으려고 할 때 모여진 이들. 대개는 비정규직 같은데 종사하는 20대 초,중반 정도의 여성들. 구체적으로 간호조무사 출신 지영 외에 패스트푸드 직원출신의 이름인 경민, 마트직원 출신은 승희, 운동선수 출신 이름이 하영인데 사실 이런식의 조직은 보통 일이 잘 안돌아가거나 하면 바로 흥미를 잃거나 더 이상 머물러야할 필요를 못 느껴 뿔뿔히 흩어져 자연스레 해산되기 마련이다. 헌데 지영은 이미 하주희 사장의 업체를 음해하는일이 중간에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4인방을 여전히 꼭 붙들고 있는 것이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지영은 나머지 세명과 함께한 그네들만의 별도의 장소에서 이렇게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이미 윗선에 말씀은 드렸어요. 우리손으로 하주희 사장을 해치우는것을요... ” 

 “ 하...하지만... ” 

 이미 지영에게서 사전에 이야기는 대충 들었던것일까. 허나 막상 구체적인 구상을 들으니 너무 엄청난 일이라 나머지 셋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그 세명을 간호조무사 출신 지영이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 이대로 흐지부지 흩어지는 것은 좀 억울하고 아쉽지 않아요 ? 그러니 뭔가 화끈 

  하게 뭔가 한탕 저지르고 해산하자 그 말인거에요 내 말은... ” 

 “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 

 “ 승희씨는 아직도 그 경제정의 어쩌구 하는 단체가 실제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라고 생각하나요 ? ” 

 시민단체가 되었든 또 종교단체나 그 외 성격의 단체가 되었든 대개 자신들의 명분이나 조직을 외적으론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또 실제 그런 목적으로 만든 단체가 아님에도 대외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임의의 유령단체를 만드는경우도 많이있고. 그러나 어느정도 세상물정도 알고 눈치도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그 실체를 파악하게 되겠지만 생각보다 그 실체를 쉽게 파악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속게되는 사람도 많다. -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이나 단체등을 사칭하며 수십수백억씩 사기를 치는 이들도 많고 그런 사기꾼들에게 넘어가는 사람도 많은 것을 보면 현실에선 오히려 그런 사기극에 쉬이 넘어가는이들이 훨씬 더 많다. - (* 물론 승미가 만든 임의단체는 어디까지나 복수극을 위해 만든것이지 사기를 치기위해 만든 단체는 아니지만) 허나 상대적으로 눈치도 좀 빠르고 말빨도 좋은편인지 승미등이 만든 단체의 실체를 대충 파악한 지영. 그래서 나머지 세명에게도 자신이 파악한 실체를 그대로 알려준다. 

 “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역시 이승미 보스 그분이 개인적인 원한으로 하주희 사 

  장인가 하는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임의로 만든 단체였어요. 그러나 어쨌든 이 

  일에 가담하게 된 이상 너무 쉽사리 흐지부지 시키기엔 아쉽다 이거죠. ” 

 소연을 찾아갔을 때 대충 자신의 의도를 밝히긴 했지만 여하튼 지영이 바라는 것은 소위 보스라는(* 그런 명칭을 승미의 절친인 미정이나 소연도 쓰지 않는데 지영이 굳이 그런 명칭을 계속 쓰는 것을 보면 지영은 확실히 뭔가 원하는 바가 있는듯하다) 승미의 원하는 것을 해주고 한몫 챙기자는게 목적인 것 같은데, 허나 어찌되었든 자신 혼자서 그 일을 저지르기엔 쉽지 않을 것 같아 4인방이 흩어지지 않도록 계속 붙잡아두고 있는 것이다. 헌데 상대적으로 겁이 좀 많은 성격인 하영이란 여자가 이렇게 나온다. 

 “ 하지만 우리가 그래야할 필요가 있는건가요 ? 뭐 보스든 승미씨든...그분은 몰라도 

  솔직히 전 얼마전까지 OO패션이란 회사가 있는지도 몰랐고 하주희 사장이란 사람 

  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아무런 원한도 없는 

  그런 사람을 꼭... ” 

 “ 유하영씨... ” 

 그렇게 제법 정색을 하고 유도선수 출신의 하영을 불러보는 지영. 그러고보면 하영은 실제로 중,고등학교때 유도를 했던 운동선수 출신이 맞긴 한데, 그런 출신이 맞기나 한건지조차 의심스러울정도로 의외로 겁이 많은 성격이다. 그래서 괜한일에 엮이느니 자신은 이쯤에서 발을 빼고 싶은게 하영이란 여자의 진심인 듯 한데 지영은 그런 하영마저 이와같이 설득한다. 

 “ 유도 그만두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하셨죠 ? ” 

 “ 그...그야 뭐...고등학교 졸업하고 딱히 진학할만한 학교도 없고 저 데려갈만한 실 

  업팀도 없고 하니까...그냥 흐지부지...지금은 그렇게 백수로 지내고 있는건데...근데 

  그건 왜요 ? ” 

 난데없이 남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지영의 물음에 화까지 나 이와같이 나오는 하영. 지영이 그런 하영을 제법 간곡한 어조로 설득하듯 말한다. 

 “ 그러니까 하는말이에요. 백수로 수년동안 일하면서 제대로 생계수단하나 마련하지 

  못했다면서요 ?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 

 “ ...... ” 

 “ 그렇다고 지금 당장 어디 좋은 직장에 취직할만한 능력이 되는것도 아니고, 그래 

  요, 안 그래요 ? ” 

 “ 도...도대체 저한테 하고싶은말이 뭔데요 ? ” 

 발끈하여 이와같이 나오는 하영. 지영이 거듭 그런 그녀를 설득한다. 

 “ 그러니까...그런식으로 찌질하게 사느니 차라리 이런 기회에 한 몫 챙기는게 낫지 

  않겠냐 이거에요. 알았죠 ? 이승미 보스가 원하는걸 해주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아 우린 그대로 뿔뿔히 흩어지자 그 말을 하는거에요. 이래도 내 뜻을 아직 모르 

  겠어요 ? ” 

 이들 셋은 과연 지영의 의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다 이번엔 마트직원 출신인 승희가 지영에게 묻는다. 

 “ 그래서 대체 뭘 어쩌자는거에요 ? 하주희란 여자를 해치울만한 방도가 있기는 한 

  거에요 ? ” 

 “ 방법이야 있죠. ” 

 지영은 나름 구상해놓은게 있기라도 한것일까. 자신의 계획을 일러주는데 나머지 셋은 그러자 너무나 뜻밖인지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 너무 무모한 짓 아니에요 ? 게다가 세상에 완전범죄는 존재할수 없다는 말도 있 

  다던데...그런 엄청난일이 걸리지 않겠냐구요 ? ” 

 일개 마트직원 출신이긴 하지만 그녀도 언제 어디선가 무슨 추리소설 같은데서 대충 읽어본 이야기가 있기는 한것인지 겁에질른 모습으로 그와같이 묻고 지영은 마치 안심하라는 듯 씨익 웃으며 승희의 손을 한번 잡아보기까지 하며 그녀를 설득한다. 

 “ 완전범죄야 그렇게 만들면 되죠. 증거를 확실하게 인멸하면 되는거잖아요. 다만 어 

  쩄든 우리가 하주희 사장을 해치웠다는...이승미 보스가 원하는걸 해줬다는 증거는 

  남겨야 하니까 현장을 찍은 스마트폰 영상 정도만 하나 남겨서 이승미 보스에게 

  보고한뒤 우린 그대로 한몫 챙겨서 달아나버리면 되는거에요. 미국이 되었든 일본 

  이 되었든...그야 각자 가고싶은대로 가면 되는거고... ” 

 어쨌든 승미의 바램인 하주희에 대한 복수, 그것도 그녀를 아예 해치우는 일을 해버리고 승미측으로부터 한몫 챙긴뒤 각자 뿔뿔이 흩어져 해산하자는 것이 지영의 생각인듯하다. 허나 어쨌든 너무 엄청난 일이라 이들 셋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무슨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있고 지영이 거듭 그런 셋을 설득하고 있다. 

 “ 어쨌든 우리 모두 다 학력도 일천하고...보수도 열악한 그런 직장환경에서 겨우 생 

  계유지하며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그런 몸들이에요. 그런 우리에게 어쩌면 평생 한 

  번에 올까말까한 좋은 기회가 왔는데 그걸 놓치는게아 아쉽지도 않나요 ? 그러니 

  한번 해보자구요. 이렇게 한탕 해치우고 한몫 챙기는일 인생 살면서 그렇게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니에요. 그러니 한번 해보자구요. ” 

 간호조무사 출신 지영의 말빨이 그런대로 설득력이 있는것인지 이들 셋은 어느새 그녀의 화려한 언변에 넘어가고 있다. 긴장된 분위기속에서도 지금껏 열악하게 살아왔던 경민,승희,하영등에게 마치 어떤 인생의 새로운 빛이 보이기라도 하는 듯 세 여인의 눈빛이 어느덧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한다.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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