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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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미나 (6)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국내 최고의 의상디자이너이자 성공한 패션회사 사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하주희. 그녀의 정체를 폭로하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기로 한 승미. 하지만 시작부터 뜻하지 않은 문제에 봉착했다. 사실 애초 승미는 25년전 있었던 문제의 연탄가스 중독사고의 진상부터 파헤쳐볼 생각이었다. 허나 사고 당시 갓난아기였던 승미가 사고가 났던 집의 위치를 알수는 없을테고, 당시의 집을 알려면 역시 자신이 고아원에 맡겨지게된 과정을 말해준 월세방 집주인을 찾아가야 한다. 허나 25년전 이미 40대 후반이었던 집주인은 그 사이 이미 세상을 떠난뒤였다. 

 10년전 공부는 안하고 말썽만 부리던 승미를 설득하기 위해 그녀가 고아원에 맡겨진 내력을 알려준 집주인.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60대 중반 정도의 나이였는데 그리고 승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만 해도 1년에 한번정도 소정의 선물이나 후원금 정도는 꾸준히 보내주던 집주인이었다. 허나 승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립해 살게 되면서부터 집주인과의 연락은 자연스레 끊기게 되었다. 승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는 이제 한 6년정도가 지났다고 봐야할텐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주희의 뒤를 캐면서 정작 집주인은 무심하게 대하고 살아왔던 승미였다고 봐야할텐데 6년만에 다시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수소문을 하다보니 이미 집주인은 몇 년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게다가 그의 두 아들도 지금은 외국에 나가 사는지라 현재로선 승미가 25년전 연탄가스 사고의 진상을 캐기위해 만날만한 사람은 사실상 없고 문제의 월세방 위치도 알수는 없는 상태다. 

 하는수없이 승미는 도서관에 가서 당시 관련 신문기사를 찾아보았다. 만약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신문에 났다면 거기에 사고가 난 집 주소 같은게 나와있지 않을까 기대를 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의 기사를 찾긴 했다. 총 5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가스중독 사고. 다만 기사에는 피해를 입은 이들의 구체적인 성명등 신원은 나와있지 않고 세명의 성인과 두명의 아기, 그리고 그중 성인여성 한명과 남성 한명 그리고 아기 한명이 사망했고 성인여성 한명과 아기 한명이 생존해있으며 생존한 성인여성은 현재 혼수상태인 것 정도로만 짤막하게 기사가 나와있었다. - 기자들이든 목격자나 경찰,관계자든 그 당시로선 혼수상태인 주희가 깨어나기 전까진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이름등의 신상정보는 알수가 없다. 

 여하튼 이름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정황 자체가 (승미 입장에선 집주인 아저씨로부터 들은) 문제의 연탄가스 사고와 거의 일치하는 기사.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도 광명시 OO동이라는 사고장소의 구체적 주소까지 나와있으니 그 정도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당시 사고가 났던 월세방 위치를 파악해 가볼수는 있었다. 다만 그 당시의 다세대주택이나 월세방등은 지금은 모두 철거된 상태이고 문제의 장소에는 그 사이 새로 지어진 신축빌라만 여기저기 늘어서 있을뿐이었다. 허나 승미는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 친구인 소연과 미정을 설득했다. 

 “ 이 정도면 충분해. 어디 한번 만들어보자. ” 

 “ 이걸로 도대체 뭘 할수 있다는건데 ? ” 

 문제의 연탄가스 중독사고 기사. 그리고 문제의 현장까지 직접 가볼수 있게되긴 했지만 지금은 25년전 문제의 월세방은 흔적조차 찾을수 없는 상태. 그런 상황에서 25년전엔 갓난아기였을 그들이 문제의 그곳에 가서 뭘 어쩌자는것인지. 승미는 거듭 소연과 미정을 설득한다. 

 “ 우선 25년전 문제의 연탄가스 사고를 뉴스 리포트나 다큐영상 같은 것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한번 만들어보자고. 25년전 세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두명이 생존한 문 

  제의 사고를 부각시키는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 

 “ 만들어서 뭐 어떻게 하자는건데 ? 그래서 그때 우리아빠,엄마를 죽이려하고 너까 

  지 죽이려고 한게 바로 지금 저 유명한 하주희 사장이다. 그렇게 폭로라도 하겠다 

  는 소리야 ? ” 

 일다 승미의 의도는 대략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허나 승미는 나름대로 아직 머릿속에 고민이 많은 듯 미정과 소연앞에서 한동안 말없이 별다른 대꾸가 없었다. 그러다 한참만에 승미가 입을 연다. 

 “ 말했잖아. 내가 직접 하주희 그여자한테 신체적 위해를 가하거나 하는짓은 두 번 

  씩이나 하지 않을거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두 번다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불가능 

  하게 만들어놓을거라고. ” 

 “ 그게 결국 하주희 그여자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영상을 만들겠다는 소리인거 아냐 

  ? ” 

 헌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런식으로 단정지어 추측하는 친구 소연 앞에서 승미는 여전히 확답은 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뭐 그리 속으로 고민하는것들이 많은지 한참을 다시 말없이 있던 승미가 그러다 다시 입을연다. 

 “ 그보다는 소연아. ” 

 “ 말해봐 승미야. ” 

 “ 우리일을...뜻을 같이할 동지를 몇 명만 더 모아보자. ” 

 “ 뭐어 ? ” 

 “ 어쨌든 하주희 그 여자는 우리가 상대하기엔 너무 크고 버거운 상대야. 그러니 우 

  리 셋만으론 힘들어. 그러니...그렇다고 사람을 너무 모으는것도 곤란하고 한 대여 

  섯명내지 예닐곱명쯤만 모아본다 어떨까 ? 딱 우리같은 애들 서너명만 더 모아보자 

  고. ” 

 “ 아니, 우리같은 애들의 기준은 또 뭔데 ? ” 

 하긴 동지(?)를 모으는건 둘째치고라도 하필 그걸 딱 우리같은(?) 애들이라니. 그 기준도 좀 묘하긴 하다. 굳이 승미,소연,미정 이들 셋의 공통점을 찾자면 지방대 출신의 대학동창 세명. 현재 나이 20대 중반이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하진 못하고 현재 일용직 알바등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는 엇비슷한 처지이긴 하다. 허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같은 애들’이라니. 무슨 삼국지의 유비,관우,장비마냥 황건적을 소탕하러 갈 의군을 모집하는것도 아니고, 또 어느어느 역사소설 같은데 보면 반정이나 혁명같은 것을 도모하기 위해 사람을 모으면서 가령 할 일없이 돌아다니는 백수건달이나 힘좀쓰는 장정을 몇몇 좀 모아달라고 주변 지인에게 부탁을 할 때 이런식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다. ‘그냥 당신과 비슷한 사람 몇몇만 더 모아주면 좋겠다’고. 허나 지금 승미,소연,미정이 도모하는 일을 그런데 견주기도 좀 무리인 것 같고. 여하튼 이래저래 승미의 부탁은 좀 엉뚱하면서도 애매모호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일단 25년전 문제의 연탄가스 사고현장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기에 얼마안가 시행에 옮기긴 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하주희 사장은 이상한 전화를 한통화 받았다. 

 “ 하주희 사장, 혹시 유튜브에 이상한 영상 뜬거 보지 못했어 ? ” 

 “ 유튜브요 ? 나 원래 그런거 잘 안봐요. ” 

 물론 하주희 사장의 회사도 홍보 유튜브 서비스 같은 것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하주희 자체는 그런데 별 흥미가 없는 듯 평상시 하사장과 교류가 있는듯한 지인의 전화에 이런식으로 반응한다. 

 “ 맨 정치하는 사람들 이야기 아니면 아기키우는 사람들 이야기. 아니면 좀 한물간 

  연예인들끼리 나와서 지들끼리 수다떨고 하는거...전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어서 잘 

  안본다구요. 전부 그냥 지들 잘났다고 헛소리만 하는거 같아서... ” 

 “ 아니, 난 그런게 아니라...이상한 영상 같은 것을 하나 봐서 그래. ” 

 사실 이승미 3인방(?)이 현재 유명한 유튜버쯤 된다고 볼수도 없고 무슨 일정한 콘텐츠를 갖고 고정팬이라도 일정부분 확보한 그 정도 수준의 유튜버도 아닌 그저 그렇게 아는 친구들끼리 작은 다큐영상 비슷한 것을 하나 만들어 올린 수준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주변 아는 친구,지인 몇몇하고나 돌려보고 말 그런 수준인것만은 분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사장의 지인 하나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뭔가 석연찮은 영상을 보긴 한것인지 이런식으로 하주희에게 제보하는 것이다. 

 “ 아니 그게 아니라...여하튼 하사장도 25년전에 그 연탄가스 사고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거잖아. 근데 유튜브에 어떤애들이 그때 그 연탄가스 사고를 갖고 이상한 영 

  상같은걸 하나 만들었더라고. 뭐 보는 사람도 몇 명 안되는 무명의 유튜브영상이긴 

  하지만... ” 

 “ 뭐라구요 ? ” 

 

 제보를 받고 놀란 주희가 일단 그 문제의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검색하면 금방 나온다고 해서 들은대로 했더니 바로 문제의 영상을 찾아볼수가 있었다. 대략 20여분 정도 분량의 영상은 25년전 연탄가스 사고와 관련된 기사를 세세히 소개하면서 그때 연탄가스 피해를 입은이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사이 25년전 다세대 주택들은 다 철거되고 새로운 빌라들이 들어선곳이라 그 흔적을 찾을길 없어 아쉽다는 그런식의 내용이 리포트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다만 리포터는 주희가 알아볼수 없는 여자였다. 원래 승미가 친구 소연,미정과 영상을 맡으면서 애초 리포터 역할을 자신이 하기로 했는데 승미가 대체로 섹시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미모를 갖춘 젊은 여성이긴 했지만 어쨌든 연탄가스 사고 같은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의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이미지가 좀 안 맞는다는 판단을 자체적으로 했는지 리포터는 상대적으로 좀 투박한 외모인 미정이 그 역할을 하고 소연과 승미가 촬영을 맡아 리포터는 어차피 주희가 알아볼수 없는 여자였다. - 헌데 승미가 설사 리포터를 맡았다고 해도 주희를 칠뻔한 사고가 있었던게 이미 한달여전 일인데다가 승미와 주희가 마주하게 된것도 밤시간. 게다가 승미에게 따지든 되었으니 가보라고 하든 그렇게 함께 있은 시간이래봤자 20여분 정도였기 때문에 주희가 승미의 얼굴을 바로 알아볼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여하튼 주희로선 적잖이 충격을 받고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은 대체 25년전 문제의 연탄가스 사고를 그것도 무명의 유튜버들이 대체 왜 다루고 그걸 굳이 영상화해 인터넷에 올렸는가 하는 문제다. 

 “ 대체 누가...무슨 목적으로 ? ” 

 물론 근본적으로 주희의 실체 연탄가스 사고당시 한 일은 미나와 미나딸등을 필사적으로 방에서 꺼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혼절해 쓰러진것이기 때문에 그녀가 양심에 꺼릴만한 일은 한 것이 전혀 없다. - 오히려 칭찬을 받아야 할 판 아닌가. - 다만 안타까운 것은 미나 아이까지 꺼내고나서 자신도 정신을 잃는 바람에 아직까지 방안에 있던 안병규를 끝내 구해내지 못한점, 그리고 그렇게 자신도 중독된 상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미나와 미나의 아이까지 꺼냈는데 그렇게 한 보람도 없이 미나도 그리고 방안에 있던 병규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 그리고 자신이 미나의 아이를 안은채 쓰러진 것임에도 주희는 막상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난 뒤엔 정신을 잃을 당시의 일을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해 현장을 발견한 목격자들이며 경찰,병원관계자들이 한결같이 ‘당신 아이는 죽고 사망한 여성(미나)의 아이로 추정되는 이가 살아남았다’고 말해 지금껏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적어도 연탄가스 사고 자체를 놓고는 자신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일도 별로 없고 누군가가 원한을 품고 그런일을 벌일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 - 혹시 살아남았다는 미나의 아이가 어떤 오해나 앙심을 품고 자신을 음해하려는것이라면 또 모를까. - 그렇지 않은 완전한 제3자라면 그리 유명한 사건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사망한것도 아닌 일개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25년이나 지나서 부각시킬 이유는 거의 없지 않은가. (* 다만 연탄가스 중독 사고로 세명이나 사망하고 두명(성인한명,아이한명)도 중태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건은 일단 근본적으로 연탄가스 사고 자체가 90년대 중반 이후론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니 요즘 젊은이들에겐 무척이나 생소한 사건일수도 있어 혹시 누군가가 개별적으로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70-80년대나 혹은 90년대 발생한 연탄가스 중독사고등을 조명하며 그 당시 사회상을 살펴보기 위한 다큐프로 같은 것을 제작할 가능성까진 배제할수 없다.) 허나 유튜버(?) 자체가 올려져있는 영상이 최근에 올라온 그 25년전 사고를 다룬 영상 달랑 하나고 무엇보다 유튜버 아이디조차도 뭔가 무성의하게(* 가령 대충 영문과 숫자를 조합해 만들었다던가) 만들어(심지어 프로필 사진조차 없이) 적어도 그런 유튜버를 어떤 주제나 문제의식 같은것을 갖고 지속적으로 그런 것을 만들 의도는 별로 없어보이는 평범한 네티즌 같다는 것이 충분히 짐작이 가능했다. 그러니 더더욱 의문과 의혹이 생기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하주희나 이미나쪽과 아무런 관련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80-90년대 사회상 같은 것을 조명해보려는 무슨 다큐프로 피디도 아니고 또 유튜브 영상 제작을 지속적으로 할것같은 의지도 전혀 없어보이는 그런 이들이라면 대체 왜 하필 그 하고많은 사건사고중 25년전 그 별로 유명하지도 않았던 연탄가스 사고를 지금와서 문제삼으며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단 말인가. 주희로선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가 더더욱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일임이 분명했다. 

 허나 덕분에 주희로선 신문기사 인터뷰 같을 때 이따금씩 자기딸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낼 때 정도를 제외하곤 가급적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애쓴 끔찍한 기억이기 때문에(연탄가스 사고 자체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존재를 모처럼만에 찾게 만들었다. 다름아닌 이미나와 안병규 부부가 묻힌 묘역이다. 

 일단 결론부터 미리 말해서 문제의 연탄가스 사고때 ‘무연고 시신’은 단 한구도 없었다. 주희가 사고현장에서 발견되고도 최소한 이틀이상 혼수상태였기 때문에 사망자든 생존자든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해줄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그렇지 주희가 정신을 차리고 나선 적어도 사망자 시신은 하나하나 수습되는 상황을 거쳤다. 일단 주희가 미나의 동생들 연락처는 아니 바로 그네들에게 연락을 취해 미나와 병규의 시신을 수습 장례를 치를수 있게 되었다. 장례식은 누나와 언니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동생들의 비통한 모습 그 자체였고 다만 주희든 미나 동생들이든 지금 당장 연락할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조문객은 그리 많지 않은가운데 장례식은 그렇게 사실상 주희와 미나의 두 동생 세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원래 격식인 3일장도 다 채우지 않고 조용히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주희와 미나 동생들이 합의를 봐서 미나와 병규의 시신을 고향 묘역에 묻어주고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식도 스님이 되었든 목사나 신부가 되었든 그런 종교인의 도움을 받아 치러주기로 했다. 

 다만 안병규의 집안에 연락을 취하지 못했던 것은 주희는 물론 미나 동생들도 안병규 부모의 연락처를 알고있지 못했고 – 그건 월세방 주인도 마찬가지다. - 생존한 아기는 병원 관계자들이 ‘어떤 할아버지가 데려갔다. 아마 아기 할아버지인 모양...’이라고만 말해 (미나의 아이로 지금까지 추정된) 그 아기 생존자를 병규 집안에서 이미 데려간 것으로 알고 굳이 추가 연락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니 미나 동생들만 누나와 누나 남자친구 사망소식을 알고 안병규의 부모는 여태 아들의 죽음 소식조차 모르는채 다소 해괴하고 황당하게 장례식이 마무리된 셈인데, 여하튼 적어도 병규와 미나 부부(!!!)는 유가족인 동생들과 친구의 도움으로 미나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인근 묘역 같은곳에 그런대로 평온하게 잠들 수 있게된 것이다. 무엇보다 병규,미나 부부가 묻힌곳에서 그리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미나가 중학생때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미나 부모님 묘역도 있어 미나 부모님 부부와 미나 부부가 가까운곳에서 평온하게 그렇게 영원히 잠들게 된 그런 모양새가 되었다. - 미나 동생들 입장에서도 부모님 묘소나 누나내외 묘소나 가까운곳에 위치하게 되었으니 피차 편해진 상황이 아니더가.  

 “ 미나야...오랫만이다... ” 

 다만 그렇게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까지 치룬뒤 주희는 한동안 미나 내외 묘역을 찾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찾아가지 않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그네들을 찾아온 것은 지금까지 다섯차례나 될까말까한 횟수. 사실 주희 입장에서도 잊어버리고 싶은 끔찍한 사고였으므로 – 그러고보면 주희는 그 20대 중반 1년도 채 지나지 않는 시간동안 끔찍한 사고를 두 번씩이나 겪은 셈이다. - 그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찔한 기억을 두 번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라도 미나 부부의 묘역을 찾는일은 가급적 삼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그런 25년전 자신조차도 잊어버리고자 했던 그 끔찍한 연탄가스 사고를 되살리게 하는 영상까지 올라온 판이니 주희는 미나부부 묘소를 안 찾아올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10년지기였던 미나와 주희 사이 아니던가. 

 “ 그러고보면 너희가 날 부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찾아온거야. ” 

 “ ...... ” 

 죽은이가 답을 해줄리는 만무하고 주희는 다만 10년지기 무덤앞에 절을 올리고 마치 산사람과 대화하듯 이렇게 뇌까린다. 

 “ 그러고보면 내가 참 이기적이었나봐. ” 

 “ ...... ” 

 “ 아무리 그렇게 잊어버리고 싶었던 기억이기로...아무리 그래도 10년지기 친구의 묘 

  역을 25년동안 그렇게 무심하게 내버려두고 있었으니말야. ” 

 새삼 죽은 친구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까지 샘솟는 주희. 겨우겨우 눈물을 닦아낸뒤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어간다. 

 “ 그래서 너희가 날 부른거지 ? 마치...너희 영혼들이 누군가를 부추겨서 그런 영상 

  을 제작케하도록...그런게 아닐까...딱 그 생각이 들더라. ” 

 아무렴 정말로 이미 죽고없는 미나나 병규의 혼백이 그런식으로 살아있는 그리고 연탄가스 중독사고와 아무 관련도 없는 누군가를 영적으로 충동질하기나 했을까. 허나 주희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의도가 파악도 안되고 납득도 안가는 그런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는 것. 웬지 미나와 병규 부부를 한번쯤 찾아가보라는 신호처럼 느껴져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와서는 눈물짓는 주희. 그런 여자가 하주희라는 여자다. 

 “ 미안해...미안해 미나야...흑... ” 

 새삼 친구에게 어떤 미안함과 죄책감마저 생겨 이와같이 말하고 있는 주희.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그때 내가 조금만 빨리 손을 썼어라도...조금만 빨리 손을 썼어야... ” 

 사실 당사자도 연탄가스 중독상태일 때 필사적으로 다른 식구를 깨워 구해낼수 있었다면 그 자체가 기적적인 일이다. 한명이 되었든 두명이 되었든. 적어도 그렇게 한두명이라도 더 살릴수 있었다면 그 자체가 기적적인일. 그러니 주희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그리 자책할일은 분명 아닌데. 허나 그렇게 허망하게 친구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던 그 25년전 일을 생각하니 다시금 눈물지을 수밖에 없는 주희. 10년지기 미나 무덤앞에서 하염없이 울고만 있다. 

 

 병규와 미나 무덤이 끔찍한 기억을 잊고싶어 웬만하면 잘 찾지 않던곳이라면 주희가 생각나면 이따금씩 들르는곳도 있다. 바로 자기 딸(로 알고있는) 연오(* 주희가 갓난아기때 직접 지은 이름)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이다. 애초 주희는 그렇게 병규와 미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는 물론 영혼결혼식까지 치르게 해준뒤 그제서야 죽었다는 자신의 딸의 시신을 인계받아 아기의 장례도 치르고 아기의 경우엔 시신을 화장하여 납골당에 안치한 것이다. 사실 뒤늦게라도 얼굴을 보면 바뀐사실을 확인할수 있었을지도 모르나 그 사이 아기 시신도 어느정도 훼손,부패된 상태인데다가 주희도 그런 아이의 얼굴을 굳이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 구체적인 확인은 하지 않은채 병원의 시신 안치실에 보관된 아기 시신을 그제서야 인계받아 화장을 한 것이다. (* 그러니 당시 사건의 진행순서는 정확히 이렇게 되는 것이다. ① 연탄가스 중독 현장에서 2명의 성인과 2명의 아기 그리고 아직 방안에 있는 사람까지 총 5명 발견(* 이중 3명은 병원으로 이송과정에서 이미 사망, 두명(성인 1명, 아기 1명)만 생존) -> ② 생존한 아기를 월세방 집주인이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자신이 보호자라고 하면서) 데려감 -> ③ 주희가 이틀만에 깨어남으로써 그제서야 사망자,생존자들의 신원 확인 -> ④ 주희가 미나 동생들에게 연락해서 미나,병규의 장례식과 영혼결혼식 치르고 안장 -> ⑤ 마지막으로 주희가 사망한 아기시신(병원관계자등은 주희의 딸일것으로 전함)을 인계받아 화장한뒤 납골당 안치) 그러니 사달의 근본 원인은 주희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전까진 생존자든 사망자든 연탄가스 중독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이들 신원확인이 불가능했고, 게다가 주희가 마지막으로 필사적으로 데리고 나온 미나의 아기를 품에 꼭 안은채 쓰러져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현장을 발견한 목격자든 연락을 받고 달려온 월세방 집주인이든 그 외 병원과 경찰 관계자든 모두 주희가 품에 안고 쓰러진 상태인 그 아기를 주희 아기로 오인할 수밖에 없었던데 있다. 그리고 주희가 깨어난뒤 병원관계자들이야 자신들이 확인한 그대로 ‘(1) 주희 아이는 사망했으며 (2) 생존한 아기는 어떤 할아버지가 보호자라고 데려갔다’고만 말해 막상 깨어나고 나니 자신이 중독상태에서 사람들을 구출할때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주희가 병운 관계자들이 말한대로 죽은 아이가 자기 아이고 생존한 병규와 미나 아이를 병규 집안에서 데려갔으려니 그렇게 지레짐작했을 것이다. - 그러고보면 연락을 받고 달려온 미나 동생들도 언니 혹은 누나가 출산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지는 않았을텐데 왜 그 아이에게는 신경쓰지 않았는지도 좀 이해가 안가는 일이긴 하다. 허나 어쨌든 아기를 병규 집안에서 데려간 것 같다는식으로 주희가 전해줬으니 공연히 그런걸로 분란을 일으키고 싶진 않아 그냥 넘어간것일수도 있고, 또 어차피 두 사람 다 자신들이 미나의 아이를 맡아 키우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니 잘사는 안병규의 집에서 아기를 맡아키우는게 낫겠다는 판단에 더는 신경쓰지 않기로 결심한것일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래서 졸지에 아직까지도 납골당 유골함속 아이를 자기 아이로 생각하고 있는 주희. 무엇보다 인터뷰 기회가 있을때마다 그렇게 25년전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죽은 – 그러고보면 주희 입장에선 생후 3개월도 채 되기전에 잃은 아이다. - 아이에 대한 애틋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던 주희가 아닌가. 그러니 틈틈이 납골당을 찾을때마다 주희는 아기에 대한 감정이 새삼 북받쳐 오를 수밖에 없다. 몇주만이든 몇 달만이든 다시금 찾아온 아기 유골 앞에서 주희는 또다시 눈물짓는다. 

 “ 아가, 엄마왔어. 연오야...우리 연오... ” 

 갓 태어났을 때 자신이 직접 지어준 이름으로 그래도 부르고 있는 주희. 유골함 앞 유리문을 손으로 어루만져보며 혼잣말처럼 되뇌인다. 눈물을 닦아내며 주희의 말이 이어진다. 

 “ 엄마가 그동안 회사일이 좀 바빠서 자주 찾아오지 못했는데...그래도 우리 연오는 

  천국에서 밥 잘먹고 잘 있었지 ? ” 

 죽은이의 혼백이 무슨 대답을 할수 있을까. 그저 주희 혼자만의 독백이 계속 이어질뿐이다.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거듭 닦아내며 주희의 넋두리가 이어진다. 

 “ 엄마는 바보같이 지금도 이런 생각을 한단다 ? 주희가 그때 이렇게되지 않고 무럭 

  무럭 잘 자라주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자랐을까 ? 어떤 어른으로 자라주었을까 ? 사 

  춘기나 학창시절은 또 어찌 보냈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 ” 

 “ ...... ” 

 “ 엄마 닮았으면 우리 연오도 참 예뻤을 것 같은데...그치 연오야 ? 사실 그래서 엄 

  만 지금도 그게 제일 속상해. 우리 연오 무럭무럭 예쁘게 잘 자라서 당당한 성인으 

  로 사회생활 하는 모습...그런 모습을 지켜볼수 없다는게...만약 그럴수만 있다면 얼 

  마나 좋았을까 ? 우리 연오 그런 모습 지켜볼수만 있다면...엄마는 얼마나 행복했을 

  까... ” 

 실제 주희의 딸이 이미 사망한 상태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루어질수 없는 일. 그래서일까. 주희가 무슨 실성하거나 어디 모자란 사람도 아닌 여하튼 이렇게 당당하게 사회생활 잘 하는 멀쩡한 성인이니, 그래서 그 바램이 부질없는 생각임을 누구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있기에 그래서 더 아프다. 부질없는 바램이고 소망임을 뻔히 알면서도 허망하게 이렇게 아기의 유골함 앞에서 이런말을 뇌까리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다시금 북받쳐오르는 주희의 눈물. 그렇게 얼마를 애기앞에서 있었을까. 주희가 말한것처럼 공교롭게도 근래에는 좀 바빠서 자주 찾아오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 미안함때문에라도 더 오래 유골함 앞에 서있는 주희. 그리고 한참만에 작별인사를 건넨다. 

 “ 그럼 엄마 이만 갈게. 다음에 또 올테니 그때까지 천국에서 밥 잘먹고 잘 지내 연 

  오야. 알았지 ? ” 

 그리고는 다시금 북받쳐오르는 설움을 삼키며 납골당을 나오는 주희. 이렇게 가슴 여리고 눈물많은 여자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젊은시절에 겪고도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당당하고 늠름하게 살며 성공한 의상디자이너이자 CEO로 성장할수 있었을지. 그게 다 신기하고 쉬이 믿겨지지 않는 모습이다. 여하튼 겨우겨우 눈물을 닦아내며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주희. 오늘따라 공교롭게도 하늘이 뿌옇기만 하다. 

 한편 그때 승미는 자신의 빌라방에서 어떤이들과 모의를 하고 있었다. 원래 주희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정도로 요절을 내버리겠다’고 공언한바 있는 승미. 그리고는 25년전 연탄가스 중독사고와 관련된 영상까지 제작 유튜브에 올리지 않았던가. 허나 확실히 유튜브 영상 제작은 그것 1회만으로 그치고 더 이상 만들 생각은 없는 듯. 하긴 사고 자체가 뭐 그렇게 유명한 사건도 아니니 당시 몇몇 지방지에 난 신문기사 정도를 제외하곤 딱히 그 이상의 무슨 자료를 찾을수 있는 방도가 있는것도 아니다. - 무슨 유명인사가 사망자나 피해자중에 포함되어있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이 정도 규모(세명 사망, 두명 생존)의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90년대정도면 모를까 70-80년대 정도만 해도 이따금씩 한번은 터지는 그런 사고이기도 했다. 따라서 승미는 다른 방식으로 주희를 파멸시킬 궁리를 한 듯 자신의 친구 미정과 소연에게 우리와 비슷한애들 몇 명만 더 모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대체 ‘우리와 비슷하다’는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일을 같이 꾸밀만한 비슷한 연령대의 동지를 구한듯한데, 대략 한달여 정도의 시간이 지나 승미,소연,미정 이외에 대략 패스트푸드점 알바생이나 마트직원 혹은 간호조무사.전직 운동선수 대략 이런 직업군의 여성 서너명이 더 모아지긴 했다. 여하튼 애초 승미의 바람대로 자신들 셋을 포함한 6-7명 정도의 같이 일을 꾸밀만한 동지를 찾은셈. 일단 소연이나 미정은 굳이 개념구분을 하자면 승미의 모의에 ‘주요임무 종사자’격이라면 나머지는 ‘단순가담자’ 수준이라서일까. 일단 승미는 자신이 이런 사람들을 모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채 이들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 여러분에게 하려는 부탁은...사실 그렇게 어려운 부탁은 아니에요. 또 한편으로는 

  솔직히 쉽지 않은 작업이라면 작업일수도 있지만... ”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것인지. 소연이나 미정정도라면 모를까 나머지 네명의 20대 초,중반 정도 연령대 여성은 그저 의아하게 이 모임의 두목격인 승미를 바라보고 있는데, 승미의 말은 일단 이와같이 이어진다. 

 “ 여러분은 이제부터 퇴근후 집에서든 혹은 휴일이나 이럴때를 이용해서든 OO패션 

  이란 기업과 그 대표 하주희란 여자의 신상이나 뒷조사를 해주세요. 가급적 기업의 

  비리나 하주희 사장의 사생활 이런걸 캐낼수 있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 

 “ 헌데...대체 그런일을 왜 ? ” 

 OO패션이라면 사실 관심이 없는 사람들 입장에선 잘 모를수도 있지만 어쨌든 의류업계에선 제법 알려진 유명한 기업체다. 그 대표인 의상디자이너 하주희는 말할 것도 없고. 따라서 이들 입장에서도 그런 기업체나 하주희에 대해선 자세히는 몰라도 한두번정도 들어본 기억은 있는지 도대체 평범한 보통여자에 불과한 자신들이 왜 이런일을 해야하는지 의아함과 불안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돈받고 하는일이라도 꺼려지는 일일판에 무보수라면 더더욱 난감하지 않는가. 그래서일까. 승미는 이들의 의기심이라도 북돋아주려는 듯 이와같이 그런 명분을 붙인다. 

 “ 우린 ‘기업정의 실천연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 그게 대체 뭐하는 단첸대요 ? ” 

 현재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에게 소위 ‘시민단체’라는 것이 어떤 인식으로 박혀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조차 처음듣는 단체명에 단체의 실체여부는 둘째치고라도 사무실도 번듯하게 있는것도 아닌 그런 단체(?)가 그것도 자신과 비슷한 또래 여성이 이런 명을 내리며 진두지휘를 한다는 것이 영 미덥지가 않아서인지 거듭 이들은 의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승미는 안되겠다 싶은지 제법 열변을 토하며 이들을 설득하려든다. 

 “ 우린 그저...부패한 기업...문란한 사생활을 가진 CEO들...그런 사람들을 응징하여 

  사회정의를 세우려는 사람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부패한 세상 

  을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하려는 우리의 충정과 의지를 이해해주시고 함께 동참해주 

  셨으면 해요. ” 

 과연 이런 승미 일당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라도 될지. 안되겠다 싶은 소연이 나서서 이들 네명에게 소정의 댓가를 지급하기도 한다. 아직 본격적인 무슨 일을 시작한것도 아닌데 그러니 급여도 아니고 일종의 활동비를 미리 지급하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어쨌든 돈을 받으니 의심하던 이들 네명도 마음은 좀 움직이는지 반정도 수락하고는 돌아가긴 한다. 한편 승미는 승미 나름대로 소연과 단둘이 있을 때 좀 엉뚱하다면 엉뚱한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한다. 

 “ 소연야...근데말이야... ” 

 “ 왜 ? 무슨 할 이야기라도 있어 ? ” 

 아직 승미의 의도를 모르는 소연이 의아하게 보는 가운데 승미의 말이 이어진다. 

 “ 그러고보니 그동안 거의 의식을 안하고 살아왔는데...생각해보니 25년전 사고때 나 

  말고도 죽은 아기가 한명 더 있는거잖아. 그러니 그 하주희의 아기 말이야. ” 

 “ 죽었다면서 ? 그 아기는 ? ” 

 일단 소연이야 25년전 있었다는 연탄가스 사고에 대해 승미로부터 들은대로 아는수밖에 없고, 그러나 어쨌든 그 현장에 승미 외에도 한명의 아기가 더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어쨌든 이들은 그 죽은 아기가 하주희의 아이고 발견되었을 당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는터. 헌데 승미가 새삼 마음에 걸리기라도 하는것인지 그녀의 말이 이와같이 이어진다. 

 “ 애초에 집주인 아저씨가 내게 했던 이야기가...그...어쩄든 남자 한명을 중심으로  

  우리 엄마(미나)와 하주희 그 두 여자가 함께 살고 있었다는거잖아. 그리고 두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 것. 그래서 집주인 아저씨가 날 아무래 

  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호를 위해 자기집으로 데려온뒤 고아원에 맡겼다는 

  이야긴데... ” 

 “ 그런데 그게 뭐 ? ” 

 “ 그 아기가 어떤 아기일지...그 생각을 문득 해봤어. ” 

 “ 어쩄거나 그 하주희 사장의 아기일거라며 ? 게다가 그 아긴 이미 죽었고 ? ” 

 “ 아이 아빠는 ? ” 

 “ 뭐 ? ” 

 “ 어쨌거나 우리 엄마와 하주희 두 여자가 우리 아빠(?)를 중심으로 삼각관계였다고 

  가정한다면...여하튼 내게도 뭐 이복자매가 되는걸수도 있고...또 아니라고 해도...어 

  쨌든 그 아기 아빠는 누굴까. 그리고 그 아기의 실체는 뭘까...그게 새삼 궁금해지 

  더라구. ” 

 물론 지금 승미가 짐작하고 있는 것은 실제 사건의 진상과는 거리가 너무멀다. 애초 이와같은 가족구성원의 의심이 월세방 집주인으로부터 나온것이고 그래서 집주인이 혹시 한 남자를 중심으로 비슷한 나이의 두 여자가 삼각관계였다가 동거까지 하게되고 임신,출산까지 하게된 것 아닌가 그런 짐작을 하고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집주인 입장에선 불편한 관계이기까지 했던) 하주희가 생존한 아기한테 무슨 해꼬지라도 하지 않을까 그게 우려되어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집으로 데려온것이라지 않던가. 허나 집주인으로부터 이야기를 이렇게 전해들을 수밖에 없는 승미는 여하튼 ‘삼각관계’ 가능성에 거듭 중심을 두고 생각해왔을터. - 그러니 여하튼 승미는 자기 아빠를 안병규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하주희의 딸까지 안병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그래서일까. 거듭 아기에 대해 신경쓰인다는 말을 안할 수가 없다. 

 “ 이래저래 그 아기에 대해 새삼 궁금해져. 어쨌든 이미 25년전에 세상을 떠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지만...정말 그 아이도 우리아빠 아이일까 하는...그 문 

  제를 포함해서...아니 새삼 궁금하고 의아해지는것들이 많아... ”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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