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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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미나 (5)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10년의 세월이 더 흘렀다. (* 연탄가스 중독사고(96년)가 있은지로부터는 25년후) 

 주희의 나이도 어느덧 50을 넘겼고 특히 이 무렵에는 한국에서 제법 유명한 패션디자이너이자 유명한 의류업계 사장이 되어 있었고 이른바 성공한 여성 CEO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중이다. 하루는 그녀가 주최하는 패션쇼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고 많은 저명인사와 고관대작 부인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한편 행사가 끝나고 주희는 언론사 기자와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 

 - 하주희씨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의상 디자이너이자 성공한 롤 

  모델격인 CEO로 자리매김해 가고 계십니다. 여기까지 오시는데 어떤 특별한 비결 

  같은게 있으셨나요 ? 

 = 글쎄요. 뭐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기 보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와서부터 주로 

  의상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렇게 사회 초년생때부터 밑바닥에서부터 실무감각 

  을 익힌게 절 여기까지 오게 만든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말단 의상실 직원으로 일할 때 했던 경험들이 의상 디자이너 일을 할 때 

  나 의류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그때 했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될수 있었어요 

 - 한마디로 밑바닥에서부터 맨주먹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의 사례라고도 볼수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어떤 힘들거나 한 일은 없으셨나요 ? 

 = (살짝 말꼬리 흐리며) 글쎄요... 

 - (괜한 질문을 한 것 같다는 생각에 화제 돌리려는데) 그러고보니 저희가 알기로는 

   아직 독신이신걸로 아는데 굳이 독신을 선택한 어떤 특별한 이유나 사연 같은게 

   있으신가요 ? 

 = (의외로 담담하고 솔직하게 답한다) 먼저 간 제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때 

   문이라고나 할까요 ? 

 - (뭔가 생각나는게 있는 듯) 어머...죄송해요. 그러고보니 아마 젊은시절에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픔이 있으시다는 이야길 저도 언뜻 듣긴 했는데, 사실확인은 못해 

   서 긴가민가 하고 있었는데...그럼 그 소문이 사실이었나보군요. (진심으로 사죄한 

   다) 

  = (괜찮다는 듯 덤덤하게 계속 인터뷰 응하며) 젊었을때의 철없는 부질없는 열정이 

   었다고나 할까요 ? 허나 인연이 아니었는지 그 사람과는 결국 헤어졌고...(새삼 어 

   떤 회한에 눈물 고이는데) 다만 뜻하지않게 제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된게 헤어 

   지기로 결심한 이후의 일이었어요. 그래서 하는수없이...어떻게든 어려운 상황속에 

   서도 그 아이 하나만은 잘 키워보려했는데...안타까운 사고로 그 아이는 세상에 태 

   어난지 몇 달 채 지나지 않아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딥니다. (새삼 그때의 연탄가 

   스 사고가 떠올려져 눈물흘리는 모습. 기자는 미안한 마음에 이쯤에서 인터뷰를  

   대충 마무리한다.) 

 

 그런 주희가 하루는 주말에 모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 외곽에 있는 인적드문 커피숍 같은 곳이기도 한데 그곳에 들어서는 한 남자가 있다. 희끗희끗한 머리가 그 역시 나이 50은 넘긴 것 같아 보이긴 하는데 커피숍 안으로 들어선 남자는 주희를 알아보고는 난감해한다. 허나 손짓하는 주희의 모습에 어쩔수없는 듯 일단 다가가 앉긴 한다. 

 “ 뭐야 ? 우리 서로 귀찮게 하지 않기로 했잖아 ? ” 

 “ 뭐 그냥 가끔 안부나 물어보는것도 안 돼 ? ” 

 “ 장난치지마. 나 멀쩡한 가정 파탄내고 싶지 않으니까 !!! ” 

 “ 멀쩡한 가정 ? ” 

 새삼 주희는 남자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다시금 북받쳐 들고있는 물컵의 물을 남자에게 끼얹고 싶은 그런 충동마저 인다. 허나 이제와서 그런 분노의 표출은 아무의미 없을 것 같아 일단 단념한다. 실은 주희가 만나고 있는 남자가 다름아닌 주희의 예전의 남자 이윤섭이다. 

 “ 그러잖아도 내가 지금까지 궁금해하는게 하나 있긴 했었어. 그때...그런일이 있은 

  이후로 도대체 왜 나한테 연락 한번이 없었는지...바로 그런 당신의 무책임한면 때 

  문에라도 헤어질 결심을 한게 나이기도 하지만...대체 그땐 왜 그렇게 갑자기 연락 

  하나 해주지 않고 잠적해버린거야 ? ” 

 헌데 주희가 ‘그런일’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윤섭은 아직까지도 26년전(* 연탄가스 사고보다 1년전) 주희가 윤섭 어머니가 보낸 불한당들로 인해 당한 끔찍한 봉변은 아직 모르고 있다. 하긴 그 일을 윤섭에게 말할만한 사람이 없는 이상 그가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일 아닌가. 그날 이후로 윤섭과 주희는 피차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렸으니 주희는 그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을것이고 권경애 여사 역시 ‘두번다시 그 아이 만나지 말라’는 식의 엄포만을 아들에게 거듭 놓았으면 놓았지 무슨 자랑이라고 굳이 그런 이야기를 자기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까지 말하겠는가. 이래저래 26년전 주희가 당한 봉변은 아직 모를 수밖에 없는 윤섭. 다만 윤섭도 알고 있는 사실은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새삼 입에 담긴 한다. 

 “ 어쨌든...그렇게 아이가 태어났으면 잘 키우던가 하지...어떻게 그렇게 죽게 만들 

  수가 있어 ? ” 

 “ 이렇게된게 다 누구 때문인데 ? ” 

 그러고보면 윤섭이 현재는 주희가 자신의 아이를 가진적이 있었고 또 그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연탄가스 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나보다. 하긴 주희가 사적인 자리에서든 언론사 인터뷰에서든 그런 일에 대해 언급한바가 있다면 어쨌든 어느덧 이만한 유명한 의상디자이너가 되어있는 주희의 소식을 윤섭이 전혀 모른체할 수는 없었을터이고 그러는 과정에서 하다못해 소문을 들었든 언론 기사를 접했든 하주희에게 오래전에 죽은 딸이 있다는식의 이야기를 전혀 접해보지 못할 환경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윤섭이 아주 머리가 나쁘지 않은 이상 그 아이가 자기 아이였을수도 있을 가능성은 생각해볼수 있었을터. 여하튼 이렇게 주희로부터 그런 이야기가 사실임을 새삼 확인하니 윤섭도 착잡해지는 것은 물론 그렇게 죽어간 아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눈물까지 고인다. 허나 주희는 그런 윤섭의 눈물마저 위선적으로 보이는지 비웃고 있다. 

 “ 그렇게 아이생각까지 하는 남자가 그래...그때는 그렇게 연락 딱 끊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 

 앞서 윤섭이 이미 언급했지만 실제 윤섭은 그런일이 있은 얼마후에 결국 집안 중매로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그 여자와의 사이에 현재 아들도 셋이나 있는 가장. 다만 주희는 윤섭의 그후 소식은 시간이 한참지난뒤에 들었기에 그때는 그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리는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여하튼 윤섭도 윤섭 나름대로 뒤늦게나마 해명내지 사과같은 말을 입에 담긴 한다. 

 “ 여하튼...어머니 엄명이 그와같으니 난들 어쩌겠냐. 당신하곤 여하튼 두 번다시 만 

  나지 말라고 거듭 엄포를 놓으시면서...나 선자리 알아보겠다고 저리 설치셨으니... 

  그래서 더 이상 어머니 신경 거슬리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그래서 순종하기 

  로 한거지 뭐... ” 

 “ 미친자식... ” 

 새삼 윤섭의 비겁함에 거듭 화가나 치를떠는 주희. 이런 남자를 내가 지금와서 새삼 왜 만나자고 했나 하는 후회까지 들 지경이다. 여하튼 대략 26년만에 다시 한 자리에 하게된 윤섭과 주희이긴 하지만 지금은 이미 그때와 같은 뜨거운 사랑의 열정은 느껴지지 않고 다만 어색한 침묵만이 흐르게 될 뿐이다.  

 

 승미(구(舊) 주희 딸. 주희가 애기때 지은 이름은 연오)도 어느덧 20대 중반 성인이 되어있다. 무엇보다 중학교 3학년때, 바로 자신을 고아원에 맡겼던 연탄가스 중독사고 당시 월셋방 집주인으로부터 연탄가스 사고의 일하며 자신을 고아원에 맡길 수밖에 없던 경위에 대한 설명을 모두 듣고 자신을 철석같이 미나와 병규의 딸로 믿고 살아온 승미다. 사춘기때는 한때 고아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 방황하는 날라리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승미지만 이후로는 복수에 대한 일념으로 칼을 갈아온 시간이라고나 할까. 사실 흔한 막장 복수극의 설정이 이럴때는 자신이 복수하려는 대상과 유사한 직종을 선택하여 그 방면에서 대상을 파멸시키던가 혹은 어떤 계략같은 것을 써서 복수대상이 운영하는 업체나 이런곳의 주식을 매입 상대의 경영권을 박탈시켜 파멸시키는 방식을 택하는데, 좀 아쉽지만 승미는 일단 그럴만한 능력을 갖추진 못했다. 물론 고등학교때부터 정신차리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중학교때 이미 날라리로 지내며 기초를 쌓지 않은 학업을 고등학교때 시작해서 채우는게 사실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물론 그래도 승미는 지방의 4년제 대학이라도 나오긴 했지만 주희는 이때 업계에서 알아줄만한 대표적인 의상 디자이너이자 의류회사 사장. 승미가 상대할수 있을만한 대상은 아니다. 

 그래도 승미는 그동안 집주인으로부터 들은 자신의 집안(?)을 파멸시킨 원수 하주희에 대한 정보 – 실명과 그리고 90년대 중반 사고 당시엔 강남 의상실에서 일했다는 – 를 수집, 그녀가 이미 성공한 패션디자이너이자 의류회사 사장이란 것을 알아냈고 또한 틈틈이 그녀와 관련한 신문기사 자료라던가 이런 것을 꼼꼼히 모으며 그녀의 뒤를 캐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주희의 경우엔 딱히 비밀로 할 것도 아니라서 20여년전 연탄가스로 죽은 딸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있는 인터뷰 내용이나 기사도 종종 접해볼수가 있었다. 그런 기사나 인터뷰내용은 대략 이와같았다. 

 ‘ OO패션 사장 하주희. 10여년만에 밝히는 연탄가스 사고에 대한 심경고백.’  

 ‘ 하주희 사장...눈물 지으면서도 딸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한 감정 담담히 밝혀... ’ 

 ‘ CEO 하주희. 결혼도 하지 않은채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오직 먼저간 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라고... ’ 

 허나 이런기사를 접할때마다 승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수가 없었다. 승미는 여전히 자신이 미나와 병규의 딸이고 심지어 그때 월세방에 함께 살았다는 하주희란 여자가 고의적으로 자기 엄마,아빠를 죽인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의심하고 있는터다. - 근본적으로 집주인이 승미를 고아원에 맡긴 이유 자체가 그 주희란 여자가 아무래도 살아남은 아기한테 해꼬지를 할것만 같아 그게 염려되어 취한 조치라고 하지 않던가. - 헌데 그렇게 자기 아빠,엄마는 물론 심지어 자신까지 죽이려고 한 여자가 뻔뻔스럽게도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저렇게 잘 살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먼저간 제 딸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한 감정은 저리도 당당하게 드러내다니. 자기딸은 그렇게 귀하고 끔찍하게 여기면서 남의 자식은 죽여도 된다는 말인가. 그걸 생각하니 하주희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는 이미 주체할수 없는 지경이 된지 오래였다. 주희한테 칼을 겨눌 그날만을 기다리며 꼼꼼하게 모아온 그녀와 관련된 잡지기사,인터뷰내용들인지라 찢어버리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기사를 읽을때마다 차라리 그 기사들만이라도 즉석에서 찢거나 태워버리고 싶었던 충동을 눌렀던게 그동안 몇 번인지 모른다. 

 “ 죽어야해...하주희 넌 죽어야 해 !!! 두고봐 !!! 하주희 네 X은 반드시 내 손으로  

  없애버릴테니까 !!! ” 

 승미는 자동차를 하나 구했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고 세련되어보이는 최신 차종으로. 이 무렵 승미는 편의점 알바등을 전전하며 돈을 벌고 있긴 했지만 그런 알바생 주희가 벌어모은돈이 과연 새 차 한 대를 새로 장만할만한 만큼이 될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부족한 가운데서도 일부러 차부터 구입했다면 과연 그 목적은 무엇이겠는가. 

 꿈이나 상상이 아닌 분명한 현실이다. 실제 주희는 최근 얼마전부터 주희의 행적을 쫒고 있었다. 사실 한 십여년전 정도만 되어도 그렇게 쉬운일은 결코 아니었을텐데 허나 요즘은 그 정도의 사회적 저명인사라면 관련기사 스크랩은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이용 상대방의 하루 스케줄이나 이런 것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작심하고 하주희의 신상털이를 하고있는 이승미가 아니던가. 

 다만 막상 주희가 일하는 회사 사무실 근처를 사전 답사하니 생각보다 거사가 쉽지 않다는것에 일단 1차 계획은 단념했다. 회사 사무실은 서울 중심가에 흔한 빌딩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주위에도 엇비슷한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게다가 인근은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도 이따금 일어나는 차도인지라 이런곳에서 거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좀 뜻밖의 수확을 했다. 그녀의 인스타에서 댓글등을 살펴보다 그녀가 조만간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평소 어울리는 지인이나 저명인사들과 저녁식사 약속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해당 레스토랑을 살펴보니 주변 경관이 넓고 환하게 트여져있어 거사를 하기엔 딱 안성마춤이었다. 작심하고 차를 몰고 가서 우선 주희의 회사 사무실 인근에 차를 세우고 숨죽여 그녀가 퇴근하고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약속장소인 저녁식사 장소로 가는듯한 주희의 차를 뒤를 쫒기 시작했다. 

 마침내 문제의 레스토랑에 주희의 차가 도착했고 일단 주희는 지인들과의 저녁모임 약속을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주희는 레스토랑에서 좀 멀찌감치 떨어진곳에 차를 세워두고 그녀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덧 밤늦은 시간이 되었을 때. 모임이 다 마무리되었는지 일행과 함께 나오고 있는 주희의 모습이 보였다. 술도 한잔 걸쳤는지 알딸딸해있는 모습. 이런 몸으로 그냥 차를 운전해도 될련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모임에서 만난 지인등과 이런저런 인사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가려는 듯 자기차로 발걸음을 움직이는 주희. 다만 술이 좀 취한 상태인지 발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다 

‘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아프게만해~~~ 내 모든 것 다 줬는데 왜 날 울리니~~~ 

   내게 상처준만큼 네게 돌려줄거야~~~ 나쁜여자라 하지마 용서못해~~~ ’^^;; 

 있는힘껏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최대한 속력을 내서 그대로 주희를 받아버리려 작정한 듯. 차가 차츰 속도를 내며 주희가 있는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저...저...조심해 하주희씨~~~!!! ” 

 허나 다행히 뭔가 심상찮음을 느꼈는지 주희와 헤어지고 각자 자기집으로 돌아가려던 다른 동료들이 주희를 황급히 불렀다. 처음엔 그네들도 저쪽쯤에 차가 좀 불안정하게 주차되어있는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허나 처음엔 누가 주차할곳이 마땅찮아 좀 어색한 위치쯤에 차를 세워놓았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헌데 그 차에 누군가가 타는 듯 하더니 출발하는 모습. 그리고 그 차의 방향이 뭔가 심상찮음이 느껴졌는지 혼신의힘을 다해 하주희를 부른 것이다.  

 “ 엄마얏~~~!!! ” 

 주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저쪽으로 달아났고 따라서 승미의 전속력으로 질주한 차는 애초 목표물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레스토랑 담벼락을 그대로 차가 박아버리고 만 것이다. 승미는 질끈 눈을 감고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 이봐...이봐 !!! 당신 뭐야 !!! ” 

 아무래도 단순 실수나 사고로 보이지가 않아서일까. 사실 실수라고 해도 자칫 사람이 다칠뻔한 위험한 상황이었으니 운전자에게 항의는 해야하는터다. 주희의 동료 몇몇이 바로 조금전 문제의 차로 달려와 운전석 문을 두드렸다. 그때까지 핸들에 얼굴을 파묻은 승미. 자신도 사고를 당할뻔한 아찔한 순간이기도 했지만 그로인한 철렁 내려앉은 가슴. 거기에 거사에 실패를 했다는 어떤 억울함과 아쉬움. 그리고 이후 사태를 어찌 수습해야할지 몰라 생기는 불안감등. 복잡한 생각에, 아니 어쩌면 주희의 동료들이 항의를 하러 달려오는 그 순간까지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은채 그냥 핸들에 머리만 박고 있는 상태였을수도 있고 주희의 동료들은 운전석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거세게 항의했다. 

 “ 이봐요 !!! 당장 나와봐요 !!!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당신 !!! 사람이 하마터면 죽 

  을뻔했잖아 !!! ” 

 그때까지도 아무런 생각도 판단도 들지 않았고 어쩌면 정신도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었을수도 있는 승미. 어서 문을 열라는 바깥의 사람들의 성화에 결국 체념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이봐요 !!! 술취했어요 ? 아니면 초보운전이에요 ? 도대체 무슨짓을 벌인거야 이런 

  데서 ? ” 

 그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그래도 항의하는 사람들의 말에 임기응변거리가 생긴것일까. 일단 승미는 적당히 그런식으로 둘러대려했다. 항의하는 이들의 말이 되려 승미에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힌트를 준 셈이다. 

 “ 죄...죄송합니다. 제가 실은 운전대 잡은지 얼마안된 초보라서... ” 

 “ 아무리 초보라도 그렇지...이런곳에서...그렇게 음식점 담벼락이 있는곳으로 무작정 

  달려들면 어떡하냐구 !!! 당신 때문에 하마텨면 사람이 치일뻔했단말야 !!! ” 

 승미로선 일단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담은뒤 이 위기를 벗어나는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일단 사과의 말이라도 그녀가 입에 담고 있을 때 다가오는 여인이 있었다. 다름아닌 그제서야 정신을 수습하고 일어난 하주희다. 

 “ 이봐요 아가씨. 뭐하는 사람이죠 도대체 ? ” 

 

 그러고보니 승미 입장에서 직접 대해보는 것은 처음인 하주희가 아니던가. 물론 지금까지 그녀에 대한 많은 기사자료며 방송자료를 수집하느라 그런 자료사진,화면등을 통해 주희의 얼굴은 그동안 충분히 익힐만큼 익혔다. 무엇보다 그러면서 자기 아버지,어머니를 죽게하고 자신까지 죽일뻔한 그런 철천지 원수라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그런 승미가 아니던가. 따라서 막상 그 대상을 눈앞에서 보니 긴장도 되고 새삼 다시 그녀에 대해 품어왔던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되살아나기까지 한다. 헌데 지금 그럴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고의건 실수건 지금 승미는 주희를 칠뻔한 가해자 입장이다. 그런 승미의 살짝 느껴지는 살기가 못마땅해져서인지 주희의 지인 하나가 그런 승미에게 따져들었다. 

 “ 이봐요. 지금 그러고만 있을때가 아니잖아요. 사과부터 해요 !!! 아니 그보다 고 

  의인지 실수인지 그것부터 밝혀요. 설마 고의는 아닐테고...초보운전이에요 ? ” 

 술냄새 같은게 나는 것 같진 않으니 음주운전 같지도 않고 그러니 미숙한 초보운전자가 실수를 한 것 정도로 주희의 지인들은 생각하나보다. 허나 절대 그냥 넘어갈일은 아니라는 듯 다른 지인 하나가 거듭 승미를 다그쳤다. 

 “ 이것봐요 아가씨 !!! 도대체 이분이 어떤분인지나 알고 그런 엄청난 실수를 한거 

  에요 ? 이분이 누군지나 아냐구 !!! 대한민국 당대 최고의 의상디자이너자 OO패 

  션 사장인... ” 

 “ 언니...쓸데없는 소린 하지 말아요. ” 

 공연히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내세우며 유세떠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인지 진심 민망하기라도 한 듯 그런 지인을 만류하는 주희. 그리고 그녀 나름대로 승미에게 확인하고 넘어갈 것은 확인을 해야겠는 듯 이와같이 묻는다. 

 “ 초보운전이었던거에요 ? ” 

 일단 고의보단 실수쪽으로 생각하고픈듯한 주희의 마음. 헌데 그러자 지금까지 주희는 물론 주희의 동료로 보이는 이들까지 증오의 눈빛으로 바라보던 승미가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난 듯 사죄의 말을 황급히 입에 담는다. 

 “ 어머 죄송합니다. 전 그냥...밤이라 어둡고 그러다보니... ” 

 “ 어둡기는...저쪽 숲쪽은 몰라도 이쪽 OO공원(* 레스토랑 이름)쪽은 불도 다 밝혀 

  있고 환하기만 하구만...대체 뭐가 어두웠다는거야 !!! ” 

 “ 언니, 그만해두라니까요. ” 

 무슨 이유에서인지 승미를 그런식으로 다그치는 지인들은 거듭 만류하는 모습을 보이는 주희. 허나 주희도 조금전 놀란 충격은 적지 않았는지 잠시 다시 호흡을 가다듬는 듯 하더니 승미를 보며 차분히 말을 건넨다. 

 “ 어차피 다친곳도 없고 하니까...그리고 초보운전이라 실수한거라니 내 이 정도로 

  넘어가죠. 하지만 아가씨. 다음부터 조심해줘요. ” 

 “ 아니, 주희씨. 그냥 넘어가려구 ? ” 

 헌데 그러고보면 이런 주희의 성격도 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보면 26년전 그 납치사고때도 어쨌든 적지않은 불한당들이 자신한테 그런짓을 벌이고 했음에도 경찰조사에서도 병원관계자들 앞에서도 납치사건 전말엔 끝내 입에담지 않은채 - 수치심 때문에 그랬을수도 있지만 – 다만 그녀를 처음 발견한 농촌총각 집에 잠시 의탁하게 되었을 때 친구 미나의 연락처를 가르쳐주며 그녀에게 데려가달라는 부탁을 하도록 한 주희가 아니던가. 그 1년후 있었던 연탄가스 중독 사고는 주희도 정작 의식을 회복한후 사고 당시의 일이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나 적당히(?) 넘어간 것으로 볼수도 있지만 이런 결코 간단치 않은 사고를 ‘그냥 넘어가’자니. 주희 성격이 원래 무던한것일까. 아니면 일을 너무 복잡하고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하는 성격인걸까. 여하튼 다치지 않았으니 그냥 넘어가주겠다는 주희의 말에 동료들도 좀 납득할수 없다는 듯 나오는데 여하튼 승미는 거듭 주희에게 사죄의 말을 입에담고 그런 승미에게 주희의 또다른 동료 하나기 이런식으로 그녀에게 경고하듯 말한다. 

 “ 아가씨 오늘 아주 운 좋았는줄이나 알아 !!! 다행히 이분이 원래 마음씨가 좋고 

  착한분이라 이 정도로 넘어가주는거지 나같으면 어림도 없어. 하다못해 손해배상 

  청구라도 하던가 했지 !!! ” 

 “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지금 승미가 무슨말을 더 할수 있을까. 여하튼 어찌보면 다소 단순무식하게 세운 주희에 대한 승미의 1차 암살계획이 허무하게 물거품이 되어버린것인데, 그래서인지 승미도 지금은 일단 대충 상황을 수습하고 물러나는게 상책일 것 같다는 판단을 한듯하다. 그래서 거듭 주희에게 사죄의 말을 입에 담고 돌아가려는 승미. - 헌데 레스토랑 담벼락에 부딪히면서 그녀의 차도 적잖이 파손이 되었으니 일단 그 차로 온전히 집에 돌아갈수도 없다. 따라서 일단 차는 대충 저쪽 안전한곳으로 치우고 대중교통을 이용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된 승미의 처지. 일단 집으로 돌아오긴 한다. 

 “ 승미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무모한짓을 저지르면 어떻게 해 ? ” 

 승미가 살고있는 15평 정도 규모의 서민형 빌라. 그곳에 두 사람이 함께 있다. 두 여자는 다름아닌 승미의 대학동창이기도 한 미정과 소연이란 여인이다. 두 사람 다 대학떄부터 승미와 절친한 사이였으니 그녀의 사연(?)을 대충 알고 그래서 그녀의 복수극에 일정부분 동조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허나 막상 이야기를 듣고보니 친구가 너무 무모한짓을 벌인 것 같아 걱정도 되고 딱하다는 듯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 몰라 그냥. 막상 그렇게 하주희 그 여자를 보자...물불 안가리게 되는...그런게 어 

  떤 감정인지 대충 알겠더라구. 그냥 무작정 충동적으로 전력질주 했던거야. ” 

 “ 충동적은 무슨...애초부터 그렇게 하주희 그의 뒤를 밟았다면서. ” 

 하긴 사전에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면 세운것이니 ‘충동적’이라곤 분명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혹시 그런게 아니라면 애초엔 그냥 주희의 뒤만 좀 밟아보며 뒷조사를 하다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막상 그렇게 하주희란 여자를 사정권(?) 안에서 보게되니 – 원래는 해칠 생각까진 없었는데 – 그야말로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로 그런일을 저질렀다는것인지. 여하튼 무작정 그렇게 주희를 차로 치려 했다는 것은 무모하게 저지른짓으로 밖에 볼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 그래서일까. 미정과 소연 두 친구중 상대적으로 성격이 침착한편인 소연이 승미를 타이르며 설득하듯 나온다. 

 “ 승미야. 우리 그러지말고 좀 더 현명한 방식을 택해보자. ” 

 “ 현명한 방식 ? ” 

 “ 뭐 어쨌든...드라마 같은데 보더라도 보통은 복수하려는 대상과 라이벌 같은 관계 

  가 되어서 가령...복수하려는 사람보다 더 뛰어난 작품을 만든다던가 더 큰 사업에 

  ... ” 

 “ 그만해라 !!! ” 

 헌데 나름 복수의 동기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류의 막장드라마는 제법 챙겨본 것 같기는 한데, 허나 오히려 그런 소연의 이야기가 더 어이없다는 듯 입을 막는 승미. 그리고는 새삼 탄식하며 나온다. 

 “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되면 왜 그렇게 안하고 이렇게 하겠냐 ? 그만한 능력이 안 

  되니까...다른 방식을 궁리하는거지. ” 

 어쨌든 원래 의상디자인이나 이런게 적성에 맞았는지 소질이 있었는지 20대때부터 의상실 알바를 전전하다 결국 의상디자이너를 거쳐 패션업게 사장까지 된 하주희에 비해 승미는 그만한 실력이나 능력은 없는걸까. 막상 그렇게 복수를 결심하고 나니 마음만 커져갈뿐 딱히 뾰족한 방도가 없는 것. 그게 승미의 고민이라면 고민일 것이다. 다만 그녀도 나름대로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닌 듯 얼마후 두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다시불러 이런 꾀를 내긴 했다. 

 “ 그러지말고...우리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보자. ” 

 “ 뜬금없이 유튜브 영상은 왜 ? ” 

 유튜브가 그야말로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어 너도나도 유튜브 영상을 만들지 못해 안달난 그런 시대이긴 하지만 복수를 하겠다는 여자가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좀 뜬금없어 보여서일까. 미정도 소연도 어리둥절하게 승미를 바라보는데 일단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인터넷을 통해...하주희 그 여자의 사적인 문제 캘수있을만한 것은 모두 한번 캐 

  보는거야. 그래서 인터넷에 그녀에 대한 오만가지 소문이 다 퍼져서...그녀가 정상 

  적인 사회활동을 할수없게 만드는...그런식으로 하주희를 몰락시키는 방법을 생각 

  해보았어. ” 

 “ 승미야... ” 

 어쨌든 유튜브 영상을 만들려는 목적과 의도가 거기에 있다는 뜻을 밝힌 승미. 두 친구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 어차피 이제 지난번과 같은 일은 이미 수포로 돌아간 이상 그런 단순무식한 일은 

  두 번다시 벌이지 않아. 적어도 하주희 그 여자에게 내가 직접 신체적 위해를 가하 

  진 않을거라고. ” 

 “ 그럼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건데 ? ” 

 “ 그 대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정도로 박살을 내놓아야지. 25년전 그 문제 

  의 연탄가스 중독사고부터 그녀의 추악한 이면을 만천하에 까발려...그야말로 정상 

  적인 상황이 불가능하도록 요절을 내버릴거야. ” 

 “ 승미야... ” 

 “ 생각해보니 그게 가장 좋은 복수방법일 것 같더라구. 세상이 다 아는 성공한 의상 

  디자이너이자 의류회사 사장 하주희. 그런 하주희를 몰락시키는 가장 좋은 방도가 

  그거더라. 그녀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도록 아주 X망신을 주는 방법...  

 ”  

 “ ...... ” 

 “ 그게 바로 이 이승미의 하주희 그 여자에 대한 복수방식이야. 무슨말인지 알겠지 

  들 ?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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