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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모모 (9.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젊은 새엄마 3
 

 

 메리송이 일을 보러 나가면 혼자 집에 있게될 지연이 걱정이 되어 점심이라도 제대로 챙겨먹으라고 신신당부하고 나갔지만 지연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도 관심도 가지 않았다. 그야말로 세상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포자기한듯한 그런 여성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어차피 아직 점심때는 멀었고 아침은 좀 챙겨먹어야겠기에 빵이랑 메리송 집 냉장고에 있는 햄,소시지를 대충 꺼내 챙겨먹긴 했다. 계란후라이까지 해먹으니 그런대로 배는 든든해졌다. 그러고보니 부엌을 살펴보니 메리송은 카레도 제법 잘 준비해놓고 쌀도 밥솥에 물을 제대로 채워놓아 지연이 먹고 싶을 때 대충 스위치만 누르면 언제든지 밥이 다 되기를 기다려 먹을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프리랜서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는 날 아침은 정신없이 바쁘기는 마찬가지인데 그 와중에도 지연이 점심을 챙겨먹을수 있게 이렇게 정성스레 준비해놓고 간 것이다. 

 허나 지금 지연은 그 어느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메리송의 집 창가에 망연자실하게 기대어서서 말없이 창밖만 바라만볼뿐이다. 사실 지연에게 그렇게 입양을 보낸 자신이 낳은 흑인 쌍둥이도 그렇지만 끝내 마음에 걸리는 문제 하나가 남이 있었다. 바로 도현의 전처소생 아들 영호의 문제다. 그렇다고 그 아이가 걱정이 된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아이의 눈에 지금까지 자신이 어찌 비쳤을지 그게 새삼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여하튼 문제의 봉변을 당한날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아이가 그 광경을 지켜본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흑인 불한당들이 자신을 겁탈한 그 광경까지 영호가 본것인지 분명치가 않아 아이에게 그걸 물어보려 헀던것이고 아이가 끝내 입을 열지 않자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하자는 식으로 영호의 입을 단속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긴 지연의 임신과 그리고 약 8개월여(임신 확인당시 6주째)의 시간이 지나 흑인 쌍둥이를 출산한 지연. 이 일련의 과정을 과연 영호란 아이는 어찌 받아들였을지. 그러고보면 어느덧 영호도 만7세로 한국에서든 미국이나 카나다에서든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긴 한데 일단 현재 영호는 카나다에서 정상적인 초등학교에 진학 학교를 다니고 있는 중이긴 하다. 허나 어쨌든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면 남자와 여자가 어떤 관계나 과정을 거쳐 아이가 생기게 되는지 또는 성폭행이니 뭐니 이런것들을 제대로 인지할만한 나이는 분명 아니다. 허니 대체 아직 그 정도 어린나이의 영호가 과연 젊은 새엄마 이지연에게 지난 1년여동안 벌어진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을지 그걸 생각하니 다시금 머리가 아파왔다. 

 무엇보다 원래 대략 한 세 살정도의 나이때 아이 친엄마 은정이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 한 2년동안 소식이 없다가 도현이 지연과 함께 카나다로 갔다는 소식을 용케 알아내고는 거기까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와서는 지연을 마치 부도덕한 불륜녀라도 응징하듯 그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는 ‘이혼하자’며 도현과 서류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다고 하고 그러고는 되려 그 조건으로 영호를 맡기고 떠났던게 도현의 전처 은정 아니던가. 허니 세 살때 아빠와 헤어졌으니 친아빠에 대한 기억도 제대로 있을수 없고 그런 상황에서 엄마와 함께 먼 카나다까지 건너와 벌어졌던 그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그렇게 떠나버린 친엄마의 뒤를 이어 낯선 아빠와 젊은 새엄마에게 맡겨져 자라게 된 아이. 그래서 열악한 서민형 빌라에서 살때에는 엄마보고 싶다며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며 그 난리를 치고 칭얼댔던 그런 아이 아닌가. 심지어 한밤중에 제 엄마한테 가겠다고 해서 엄마한테 가서 김치볶음밥을 해달라고 할거라고 해서 이러다 철없는 어린아이가 무슨짓을 벌일지 몰라 그런 아이의 앞을 가로막았고 덕분에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까지 받았던 그런 이지연이 아니던가. 허니 그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지나온 2년여의 시간. 갑자기 나타난 젊은 새엄마에, 열악한 환경의 빌라에서 벌어진 학대(?)행위, 그리고 편의점으로 와서 벌어진 이상한일(흑인에 의한 젊은 새엄마 겁탈사건),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있은 지연의 임신과 출산, 무엇보다 흑인 쌍둥이 출산. 지금쯤 영호가 도현과 지연의 이혼사실까진 인지하지 못해도 지연도 결국 집을 나간 사실까지 모르고 있진 않을터이고. 그러니 그 어린 영호의 눈에 지난 2년간 비친 일련의 사태와 젊은 새엄마 이지연의 모습이 어떻게 비쳤을지. 그걸 생각해보니 새삼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그 어린아이라도 붙잡고 울며불며 나름 오해를 풀어주기 위한 해명을 할수도 없는 일이고. 정말 생각해보니 이 문제는 또 어찌 해결해야하나. 그 생각을 하면 다시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지경이었다. 

 무슨 생각일까. 지연은 말없이 집을 나섰다. 그리고 지연이 간곳은 어이없게도 얼마전까지 도현과 함께 하던 편의점이다. 이제 지연은 도현과 이혼까지 하고 집을 나왔으니 더 이상 그 편의점 주인이라고 할수도 없는터인데 난데없이 찾아간 편의점. 현재는 도현이 혼자 아이 영호를 돌보며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니 그 또한 쉽지 않을터인데, 일단 지연이 편의점에 들렀을 때 도현은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알바생을 새로 구하거나 하는것도 쉽지 않은지 도현이 자리를 비우면 편의점은 그냥 ‘주인없는 가게’로 도난사고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런 편의점안에 겁도없이 들어가 비싼 양주 한병을 진열대에서 꺼내 그냥 가지고 왔다. 

 처음부터 의도한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생각없이 저지른것인지 아니면 불과 얼마전까지 그래도 남편과 함께 운영한 편의점이라 여전히 ‘내 가게’란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무작정 편의점에서 비싼 양주 하나를 꺼내갖고 나온 지연. 일단 편의점에서 메리송의 집까지는 도보로 약 10여분 정도 걸리는 그리 먼곳에 위치한 집은 아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도현의 편의점에서 슬쩍한 양주병을 일단 메리송 집 한쪽에 고이 모셔다놓은 지연. 그리고 다시 집을 나선다. 그리고 이번엔 편의점과는 정 반대 방향에 있는 약국으로 간다. 

 “ 파리나 모기...바퀴벌레 같은 것...한방에 죽일수 있는 약 같은거 혹시 없나요 ? ” 

 무슨 생각으로 약국을 찾아와선 이런 주문을 하는것인지. 혹시 독약을 찾는데 마땅한 영어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닌지. 일단 파리나 모기같은 것을 잡을수 있는 그런 약을 달라니까 약사는 별 의심은 없이 그런류의 독한 약품을 하나 꺼내 가져왔다. 일단 생각보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정당한 가격을 지불해 구입할수 있었고, 느낌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약사가 약국을 나서는 지연을 좀 의심스럽게 그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긴 했다. 

 메리송의 집으로 들어와선 거실 한가운데 털썩 주저앉은 지연. 그리고 잠시 자신의 지나온 20여년 인생을 돌아보기라도 하려는것일까. 약국에서 산 약과 도현의 편의점에서 가져온 독한 양주를 앞에 가져다놓은채 한참을 말없이 상념에 잠긴다. 여하튼 대략 고등학교 2학년 한참 공부할 나이에 기획사 오디션에서 가수 합격을 하고 이후 여고생 가수로 한국에서 한 3년동안 전성기를 구가하다 막상 그렇게 톱가수의 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연예계의 이면이나 하루하루 힘들었던 스케줄,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이런저런 이상한 소문을 들으며 연예계 생활에 점점 회의와 환멸을 느껴 차라리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먼곳으로 떠나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곳에서 평범하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싶었기에 선택한 사랑의 도피행각. 허나 그렇게 갑작스럽게 대한민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고 하루아침에 달아나버린 그녀의 도피행각도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진 못했다. 

 사실 막상 약병을 열려는데 두려워서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대신 눈을 한번 질끈 감고 도현의 편의점에서 가져온 양주병부터 따 있는대로 입안에 털어넣었다. 원래 술을 잘 하지도 못하고 술에 약한 체질인 지연이기에 금새 취기가 올랐고 그로인한 어떤 오기의 발동인지 그런 상황에서 파리,모기,바퀴벌레등을 한방에 없앨수 있다는 극약 병뚜껑을 열어 그 안의 내용물도 아무런 망설임없이 입안에 삼켜넣었다. 

 

 메리송은 오후늦게나 귀가를 했다. 그리고 독한 양주와 파리,모기등을 한번에 처치할수 있는 극약을 함께 흡입한 지연은 이미 구토물을 한없이 토한뒤 싸늘한 시체가 되어 거실 한쪽에 쓰러져있은지 오래였다. 귀가한 메리송의 충격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 지연씨...왜 이래요 ? 이러면 안 돼죠 !!! 일어나요, 정신좀 차려봐요. 이러면 안 

  돼요. 제발 !!! ” 

 어쨌거나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같은 한국사람이고 나이어린 여자 입장에서 감당하기 무척이나 어렵고 끔찍한 일을 당한 지연을 위로해줘서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남은 인생을 잘 살수록 도와주고 싶었던게 메리송의 마음이었다. 오죽했으면 아침에도 그렇게 격려를 하고 손수 카레까지 끓여놓고 점심때 챙겨먹으란 말까지 하고 나갔겠는가. 허나 오후에 들어왔을때는 그렇게 노력하고 나간 보람도 없이 지연은 밥도 카레도 손도 대지 않은채 오직 독약과 양주만 한량없이 흡입한채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너무 기가막히고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 해 메리송은 마구 울부짖었다. 

 “ 아니에요 지연씨, 이건 정말 아니에요. 정신좀 차리고 일어나야죠 !!! 아무리 그렇 

  게 힘든일을 겪었기로 이렇게 가는게 어디있어요. 내가 카레라이스 잘 만들어 놓았 

  으니 점심때 챙겨먹으라고 말하고 나갔잖아요. 헌데 카레는 손도 안대고 술과 독약 

  만 먹으면 날더러 어쩌라는거야. 엉엉엉~~~!!! ” 

 이미 대답없는 지연을 보며 메리송은 한없이 북받쳐오르는 감정 때문에 마구 소리치며 흐느낄뿐이었다. 

 “ 이건 아니에요. 정신좀 차려봐요 지연씨. 이건 아니잖아...정신차리고 잘 살 생각 

  을 해야지 이러면 어떻게해. 내가 카레라이스 맛있게 해놓았으니 잘 챙겨 먹으라고 

  했잖아. 근데 그건 안먹고 독약과 술만 먹으면 어떻게 해 !!! 이건 아니잖아. 정신 

  좀 차려봐요. 내가 정신차리고 용기내 잘 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런 선택을 하면 

  어떻게 하냐구 지연씨 !!! 엉엉엉엉~~~!!! ” 

 메리송은 이 사실을 도현에게 알렸다. 어차피 지연의 장례도 치러야할판이니 전남편이든 뭐든 안 알릴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지연이나 도현과는 달리 메리송에겐 미국에도 한국에도 가족,친지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지연의 장례식 문제는 당사자들끼리 상의할 수밖에 없는터라 그리한 것이다. 막상 지연의 자살소식을 들은 도현은 놀랍고 충격도 충격이었겠지만 일단 그 자리에 어떤 허탈한 감정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 어헛...어허허헛... ” 

 “ 웃음이 나와요 지금 ? ” 

 인간이 너무 충격이나 공포 혹은 놀라움 이런 감정을 과도하게 받으면 그 감정표현이나 방식이 쉽게 잘 나오지 않는것일까.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 도현의 이상한 소리가 웃음소리처럼 들려 메리송이 어이없어 한마디 했고 한참만에 정신을 겨우 수습한 도현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 그것 참... ” 

 “ 뭐라고 말 좀 해 봐요. 도대체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요. 아니 뭐 어쨌든...당사자  

  입장에서야 그 받은 충격이며 놀라움...보통 아니었겠죠. 아무리 그렇기로 한때 자 

  신의 아내였던 사람을 그렇게 야멸차게 내칠수 있냐구요 !!! ” 

 메리송으로선 일단 지연이 이렇게 되어버린 원망의 1차 대상을 도현에게 삼을 수밖에 없을터. 허나 지금 도현의 복잡한 속마음도 어찌 한두마디 짧은 글로 이루 다 표현할수 있을까. 한참을 그 복잡한 심경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무슨말도 하지 못하던 도현의 입이 다시금 열렸다. 

 “ 내가 그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했어야 했다고 보나요 ? ” 

 “ 뭐라구요 ? ” 

 “ 그래요 뭐...내가 지연이를 내친거...과했다고 칩시다. 여하튼 남편으로서 지연이를 

  더더욱 감싸고 잘 보살피지 못한 죄...없다고 할 수는 없을테니까...하지만 그 상황 

  에서 그럼 내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어야 하는건가요 ? 아닌말로 누구 씨인지도 모 

  르는 아이를 – 그것도 성폭행 피해로 생긴 아이라는데 – 그런 아이조차도 내가 아 

  무런 편견없이 감싸안기라도 했어야하는 소리인가요 ? ” 

 “ 이것보세요 박도현씨 !!! ” 

 메리송 입장에선 박도현의 이런 태도가 더더욱 기가막히고 화가나 따지지 않을수 없었을것이고 도현은 다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고백할뿐이다. 

 “ 내게 쏟아질 비난의 욕설이나 화살을 굳이 피하거나 마다할 생각은 없습니다. 구 

  차한 변명도 하고싶지 않고요. 하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과연 그 상황에 

  서 다른 차선의 선택을 할수 있었을지 한번 진지하게 되물어보고 싶습니다. ” 

 가령 도현의 전력이 이혼남이건 유부남이었건 혹은 지연의 한국에서의 전력이 유명한 톱가수였건 밤무대 무명가수였건 아니면 막말로 유흥업소를 떠돌던 여자였건 일단 그런 두 사람의 전력문제는 전부 논외로 치더라도 여하튼 카나다로 단둘이 와서 어떻게든 정착을 하려고 힘들게 살아가다 도현이 집과 가게를 비웠을 때 당한 지연의 봉변. 허나 정작 지연은 도현이 돌아온 직후엔 그 사건에 대해 아무런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연이 임신을 한 사실을 알게되고 도현은 지연의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고, 헌데 막상 낳아보니 흑인혼혈 쌍둥이에 그제서야 지연의 자백으로 알게된 그녀의 성폭행 피해사실. - 게다가 정작 그 사건당일 도난까지 함께당해 편의점 진열대가 휑해져있는 문제도 도현이 ‘도난신고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 ?’고 나서자 자신의 성폭행 피해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워서였는지 ‘그냥 넘어가달라’고 울며불며 애원하던 그런 지연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아무리 내적으로 힘들고 괴로워도 그렇지 남편인 자신에게조차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고 열달을 얼렁뚱땅(?) 넘어갔다가 이런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놓은 여자. 박도현이 아닌 다른 평범한 보통남자가 이런일을 겪었다면 이 사태를 아무일 아니라는 듯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을것인지. 지금 도현은 진지하게 그걸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막상 이런일을 당했을 때 그 모든 상황을 다 감수하고 받아들일 – 경우에 따라선 그렇게 생긴 흑인혼혈 쌍둥이까지 자기가 거두겠다는 결심까지 하고 – 그럴 남자가 얼마나 될지. 이것을 감수할 자신이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함부로 자신에게 돌 던지지 말라는 도현은 아마 그런말을 하고 싶은듯하다. 

 여하튼 지연의 장례는 간략하게나마 치렀고 다만 지연의 사망사실을 그녀의 한국 가족에게 알려야하는지 그 또한 고민거리였다. 도현이든 지현이든 카나다로 와서는 한국의 가족들과 일절 연을 끊고 – 도현의 경우엔 고등학교때 가출했을때부터 – 살아왔고 그러니 이제와서 지연의 자살 사실을 알릴 경우 그간의 경위를 모두 알려야하고 그렇게 될 경우 자칫 한때 당대의 톱가수로 인기 초절정을 누리다 갑자기 카나다로 달아나버린 이지연의 그 뒤의 일들이 방송,연예가에 알려지거나 기자들에게 포착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결국 도현은 혼자 끙끙 앓다가 지연의 장례도 결국 메리송과 그리고 자신을 지금껏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윤지호 사장 정도게엔 알리지 않을수 없는터라 그네들에게만 알린채 그렇게 조촐한 장례식을 치르고 지연과의 이별을 마무리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도현의 아들 영호는 이때도 별다른 신변의 변동없이 아버지 도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사실 도현의 입장에서 새엄마 지연의 자살사실까지 아들에게 알려줘야하는지 그것조차 판단이 쉽지 않아, 일단 장례를 치르는 동안만 잠깐 영호를 윤지호 사장 가족에게 – 아내와 아들 둘이 있다. - 맡기는 것으로 하고 지연의 장례를 치른뒤 도현이 영호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하루는 도현이 영호에게 이렇게 물었다. 

 “ 영호야... ” 

 멀뚱멀뚱 말없이 아버지 도현을 바라보고 있는 영호. 그러고보면 세 살도 되기전에 헤여졌던 아버지를 2년만에 처음 만난터라 초반 한동안은 어색했지만 이후의 도현과 영호 부자의 사이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었다. 그래서일까. 부르는 아버지를 별다른 거부반응없이 바라보고 있는 영호. 도현의 말이 이어진다. 

 “ 엄마...보고싶지 않니 ? ” 

 이럴 때 엄마는 대체 누굴 말하는것일까. 그렇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새엄마 지연 ? 아니면 아이를 카나다에 두고 떠나버린 친엄마 김은정 ? 솔직히 누굴 두고 하는 소린지 도현 스스로도 판단이 되지 않을 지경인데 아이는 아이대로 무슨 생각인지 아무런 대꾸가 없다. 

 “ 엄마한테 가고 싶으면 솔직하게 말해. 그럼 아빠가 엄마한테 데려다줄게. ” 

 이렇게 말할때의 엄마는 결국 영호의 친엄마 김은정을 말하는 것일텐데, 설사 영호의 반응이 그와같다 한들 도현 입장에서 속편하게 영호를 제 엄마에게 데려다줄수 있을까. 일단 어쨌든 은정은 남편 도현과 남편의 새여자 이지연에게 (이혼은 해준다는 조건으로) 내팽겨치다시피 아이를 두고 떠난것이고, 어찌되었거나 지금이라도 어렵사리 은정과 다시 연락이 닿을 경우, 만약 진짜 아이를 돌려보내려 할 경우 그동안의 일들도 다 은정에게 사실대로 말해줘야 할 판이다. 이래저래 아이를 친엄마에게 보내는 문제도 보통아닌 복잡하고 골치아픈 사안이 될 터. 도현은 그래서 더더욱 머리가 아파와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 아가... ” 

 아들 영호를 그렇게 부르는 도현. 진정한 부정이 담긴 음성이다. 어느덧 초등학교에까지 다니는 아이가 ‘아가’ 소리를 듣는다면 자존심이 좀 상할수도 있을터인데 일단 영호는 별다른 거부반응없이 멀뚱멀뚱 아버지 도현을 쳐다만본다. 

 “ 그냥 너나나나 여자는 영 인연이 아닌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자. ”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버렸다가 2년만에 카나다에까지 나타나서는 되려 아이를 두고 떠나버린 전처 은정. 그리고 그렇게 자살해버린 후처 지연. 헌데 영호 입장에서도 별반 다를것이 없다. 자신을 버리고 가버린 친엄마 은정. 그런 일련의 사태를 겪고난뒤 도현과 이혼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젊은 새엄마 지연. 도현이 아내나 연인으로서의 여자와 통 인연이 없었다면 영호에겐 ‘엄마’라는 존재와는 통 인연이 아니었더것일까. 친엄마 은정도 새엄마 지연도 모두 그렇게 되어버린 상황. 아버지 도현의 말을 어찌 이해하는지 아이는 여전히 말없이 도현을 바라만보고 있고 도현은 그런 영호를 품에 꼭 안아본다. 북받치는 감정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까지 한다. 

  

 속절없는 세월이 말없이 흘렀다. 어느덧 2천년대 중반. 그동안 세상도 많이 변했고 한국사회도 변했다. 한국 방송,연예계와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연예계의 경우엔 가요계는 이미 아이돌 가수들이 장악해버린지 오래되었고 특히 대형기획사들에선 글로벌 시대에 맞추어 해외 교포출신이나 심지어 외국인 출신도 아이돌가수로 영입하는데 망설임이 없어진 그런 시기다. 

 대략 이런때를 맞추어 한 공영방송의 아침 주부대상 교양 토크쇼에서 특별한 순서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한참 현역 아이돌 가수로 활동중인 외국 교포출신 멤버들을 불러 이들의 애환이나 한국에서 사는 모습들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해당 프로가 보통 40-50대 이상 중,노년층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니 성격상 안 맞는 부분도 있겠지만 대략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 중,노년층 주부와 젊은층 자녀들의 소통과 대화의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코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해당 코너엔 실제 한국에서 현역 아이돌 멤버로 활동중인 교포출신 멤버 3명이 초대되었다. 이중 한명은 이 무렵 한참 잘 나가는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남성 아이돌 그룹에 소속된 재미교포 출신 멤버고 또 한사람은 여성 걸그룹에 포함된 재일교포 3세출신 여성멤버다. 그리고 또 한명 또 다른 대형기획사의 6인조 보이그룹에 포함된 현재 나이는 10대 중반으로 한국으로 치면 어느덧 중학교 과정을 다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의 나이인 카나다 교포출신 소년 멤버가 초대되었다. 참고로 이 카나다 교포출신 소년은 자신이 소속된 6인조 보이그룹에서 막내에 해당되는 멤버였다. 데뷔한지 이제 1년이 넘은 이 보이그룹은 6명중 3명이 19-20세 정도의 연령대 그리고 두명이 고등학생이고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무렵의 나이로 봐야할 이 카나다 교포출신이 가장 막내 멤버였다. 토크가 한참 진행되고 세명의 출연자는 각자 자신이 미국,일본들 살던 나라에서 겪었던 일이라던가 가정사의 상처나 즐거웠던 추억 혹은 막상 한국으로 와서 가수활동을 하면서 겪은 애환 이런것들을 중심으로 토크쇼가 진행이 되었다. 방송사 아나운서 경력 어느덧 20년에 이르는 이 프로를 진행하는 여성 진행자가 ‘데이비드 박’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한국에서 활동중인 이 카나다 교포출신 소년에게 질문을 건넸다. 

 “ 헌데 데이비드 박군은 원래 어머니 없이 자라셨다구요 ? ” 

 “ 네, 그게...사실 어떻게 된거냐면...아마 부모님께서 제가 어릴 때 이혼하시고 전  

  어릴땐 그냥 친엄마랑 쭉 살았어요. 그러다 한 다섯 살때쯤인가...어머니가 절 데리 

  고 어디론가 떠나시더라구요. 비행기타고 – 사실 그때 전 그게 비행기인줄도 몰랐 

  어요. 어릴때라서...엄마 표정이나 분위기가 뭔가 많이 심각해보였다...그 정도로만  

  기억하는데...그렇게 비행기 타고 내러서 한참을 가서 어떤 큰 집으로 갔는데... ” 

 “ 큰집(? - 한국에서 명절 때 흔히 표현하는 큰아버지댁 이런 의미의 큰집은 아닐 

  터이고...) 이라뇨 ? ” 

 “ 큰 집에서...저희 엄마가 어떤 젊은 여자분과 대판 싸우시더라구요. 그리고 거기 

  가 아버지가 젊은 여자랑 결혼...젊은 새어머니랑 살고 계신 집이란걸 알았죠. ” 

 (여성 아나운서 : 뭔가 대충 짐작갈 것 같다는 분위기. 그리고 무척 안타깝다는 표 

 정. 마치 불쌍한 처지에 놓인 어린 막내동생이나 조카라도 보는듯한 어떤 딱하고 안 

 타까운 심정으로 토크를 진행한다) 

 “ 아 저런...그런일이 있었군요. 어린나이에 참...그런 광경을 목격하셨다니...많이 놀 

  라고...참 혼란스러우셨겠죠. ” 

 “ 혼란스러웠다기 보단...그때 전 어릴때라 뭐가뭔지 하나도 몰랐어요. 그러고 난  

  다음에 전 아버지랑 새어머니랑 같이 살았는데...이사를 몇 번 갔던거 같아요... 

  그리고 새어머닌 저 밥도 굶기고 어떨땐 방안 어두운곳에 막 가두기도 하고...그 

  랬는데... ” 

 데이비드 박이란 소년(* 카나다 교포출신 아이돌 멤버)의 사연이 대충 이쯤 진행되자 남성 진행자도 ‘허허...세상에 어쩌면 그런일이...’ 하면서 탄식하듯 멘트를 진행한다. 남자 진행자는 대략 80년대부터 주로 주부대상 교양,오락프로등을 진행해오면서 80-90년대에 중년주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받아온 그런 베테랑 방송 진행자이기도 하다. 부모님 고향이 황해도인 실향민 2세이기도 하다. 

 “ 참 그렇게...어릴땐 새어머니한테 구박받고...어린 나이에 참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었겠어요. 데이비드 박군의 경우엔...듣는 저희도 기가막힌데...대충 들어보니 새어 

  머니한테 구박을 참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그게 어떻게...어린 나이에 감당이 되 

  던가요 ? 사실 카나다는 미국하고도 좀 많이 다르지만...거기도 아동학대 문제나 이 

  런건 굉장히 엄격하게 다루는 나라로 들었거든요. 근데 카나다에서 이런 어린 소년 

  이 계모한테 그 모진구박을 당하는데 왜 그걸 방치해두고 있었는지...그건 또 그거 

  대로 이해가 안 가네... ” 

 “ 지금은 그 새어머니하고도 안 사는데...기억에 새어머니도 행실이 많이 안 좋았던 

  분 같아요. 한번은 새어머니가 흑인 남자랑 **를 하는걸 봤어요. ” 

 (남성 아나운서 : 당황해서) “ 자...잠깐만요 뭐가 어떻게 됐다구요 ? ” 

 “ 아마 그때 아빠랑 새어머니가 지금으로 치면 편의점 같은걸 운영하셨던거 같은데 

  하루는 아버지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운날 편의점에서 새어머니가 어떤 흑인 남자들 

  이랑 막 뒹굴면서... ” 

 (남성 아나운서 : 황급히 저지) “ 그만그만 !!! 미안해요. 저희가 이게 또 생방송이 

  고 또 공영방송이거든요. 게다가 아침시간이라서...여러가지로 적절하지 못한 표현 

  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미안하네요 데이비드박. 어떤 심정인지는 아저씨가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한국하고 카나다가 또 문화가 많이 틀리니까...저흰 여러 가지 

  로 방송에서 특히 공영방송에선 표현해선 안되는 적절치 못한것들이 있어요. 그걸 

  방송 부적합용어라고 하는데... ” 

 일단 당황한 진행자들이 데이비드박 가정사 인터뷰는 그 정도에서 중단하고 다른 출연자와 토크쇼를 다른방향의 주제로 진행하기로 했다. 입담좋은 중년 개그맨 한명이 패널로 출연중이기도 했는데 이 개그맨이 적당히 농담이나 실없는 소리 같은 것을 덧붙여가며 상황을 무마시키긴 했다. 

 데이비드박을 포함한 세명의 교포출신 아이돌가수와의 토크쇼는 방송사고가 될뻔한 아찔한 사고가 있긴 했지만 일단 진행자가 적극 제지를 해서 가까스로 큰 사고를 막을수 있기는 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났다. 이번엔 공영방송에서 새롭게 기획한 한 교양물에 데이비드박이 섭외가 되었다. 프로그램은 새로 기획했다기보단 한 10년만에 부활하게된 프로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 같은데 원래 90년대 초,중반경에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에서 스타나 사회 저명인사의 옛 ‘추억속의 인물’들을 찾아주는 그런 프로를 진행한적이 있었다. 대략 4-5년정도 진행되다 시간이 지나면서 출연시킬만한 인물이 더 이상 없었는지 아쉬움속에 막을 내리긴 했는데 그 프로를 한 10년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무엇보다 ‘시즌1’ 격이었던 90년대 프로와는 방식을 바꾸어 새로운 형태로 진행이 되었는데 거기 첫 출연자가 데이비드박이 된 것이다. 

 “ 우리 데이비드박군은 친어머니를 찾아보고 싶다 그 말씀이신거죠 ? ” 

 진행자가 말한 그대로 실제로는 카나다에서 아버지와 젊은 새엄마와 살면서 여러 가지로 상처가 많았던 데이비드 박. 무엇보다 다섯 살때 자신을 카나다 아버지댁(?)에 맡기고 떠난 친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한없이 남아있을 그런 소년이다. 사실 친엄마와 헤어질때가 이미 만 5세때의 일이니 그 이전의 기억이 세세히 남아있으리라고 보기는 무리지만 어쨌든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가정환경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생긴 트라우마가 컸기 때문일까. 비록 친엄마 얼굴 자체는 기억 못해도 그 시절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분위기 자체만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어느덧 만 15세의 소년 데이비드 박. 그는 친엄마를 찾을수 있는 단서를 이와같이 말했다. 

 “ 어머니 성함이 은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은정이랬나...은경이랬나...정확치는  

  않아요. 그리고 아버진 카나다로 떠나기 이전엔 밤무대 연주자로 오랬동안 일했다 

  고 하셨고... ” 

 어머니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 못해도 아버지하곤 이후 쭉 카나다에서 같이 살며 자랐으니 아버지 실명과 한국에서 생활할 때 직업과 나이등은 아버지로부터 충분히 들어 정확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결국 프로그램 제작진 입장에선 대략 90년대 초,중반경에 ‘밤무대 연주자’로 일하며 은영(혹은 은경 또는 은정)이란 여자와 결혼 아이까지 낳은일이 있는 ‘박OO’이란 남자. 바로 그 박OO이란 밤무대 연주자와 결혼한 사실이 있는 은영이든 은경이든 은정이든 그런 이름의 여인을 한번 수소문을 해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사실 데이비드박의 아버지 이름도 한국에서 살던 시절의 직업도 알고있고 무엇보다 이름이 확실치 않아서 그렇지 90년대 초,중반경에 그런 이름의 여성과 함께 살며 애까지 낳았고, 무엇보다 그 당사자인 여성이 아이를 카나다에 있는 아빠와 새엄마에게 맡기고 떠났다고 하지 않는가. 이 정도 단서면 그리 찾기가 어렵지 않을것이라 생각하고 제작진은 친엄마 얼굴은 기억이 없고 이름도 정확히 기억을 못하지만 친엄마가 자신을 아빠와 새엄마에게 맡기고 떠날때의 정황만큼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데이비드박의 친엄마를 찾아주기로 한 것이다. 


 사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작업이긴 했는데 – 덕분에 해당 프로 제작진은 앞으론 주로 스타의 첫사랑이나 옛날은사나 은인 이런 것을 찾아주는데 중점을 두지 가족 찾아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합의를 보게된다. - 여하튼 그렇게 제작진이 수소문을 하며 찾아다니자 얼마지나지 않아 방송국으로 연락이 왔다. ‘TV로 알아보는 스타의 추억’이란 프로에서 찾는다는 사람이 바로 자신인 것 같다는 여인이 연락을 취해온 것이다. 

 “ 엄마... ” 

 사실 이때 데이비드박의 친엄마는 그 사이 이름까지 개명했고 그 사이 이미 다른 남자와 재혼 살고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허나 어쨌든 대략 90년대 중반 무렵에 만 5세정도 된 어린아이를 (이혼서류애 도장은 찍어주는 조건으로) 카나다에 사는 아이 아빠와 새엄마에게 맡기고 돌아간 여자는 그리 많지는 않을 것 아닌가. 게다가 남자의 한국에서의 직업이 밤무대 연주자였고 나이가 그때 대략 30대 중,후반 정도라면 여자가 영락없이 자신일것이라 생각하고 방송국으로 찾아온 것이다. 

 “ 니가 그러니까...영호니 ? 니가 영호인가보구나 ? ” 

 “ 엄마...나 지금은 영호 아냐. 아빠가 카나다에서 새 이름 지어줘서 그냥 데이비드  

  박으로 살았어. ” 

 “ 그랬구나. 너 이름 박영호 맞아. 니 아빠가 밤무대 연주하면서 당시 나이트에서 

  서빙하던 엄마랑 만나 결혼해서...아빠가 지어주신 이름. 사실 니 외할머니,외할아버 

  지 반대가 심하셔서...결국 널 카나다까지 가서 아빠한테 맡기고 돌아온건데... ” 

 “ 엄마...나 새엄마한테 얼마나 구박당하며...맨날 밥도 굶고 감금까지 당하고...그럴 

  때마다 엄마 보고싶었어. 엄마있는 한국으로 가고 싶었어. 한국이 너무 그리웠고 

  보고싶었어 엄마... ” 

 “ 엄마 이름은 정확하게 이은선이야. 근데 우리 영호가 너무 어릴때라 기억을 못하 

  는구나. ” 

 “ 엄마이름이...은정이었나...은영이었나...은경이었나...대충 은.. 뭐였던거는 기억하는 

  데... ” 

 “ 이은선이야. 이은정도 은경도 은영도 아니고 은선이거든. 그리고 니 이모 이름이 

  이은경,이은영...이렇게 되기 때문에 니가 헷갈렸나보구나. 엄마가 4자매중 막내라 

  서 언니들 이름이 이은경,이은영,이은정...그리고 엄마 이름이 이은선 이렇게 되는거 

  야. 그러니 은경,은영,은정은 모두 니 이모들이지... ” 

 눈물겨운 모자(?)상봉. 무엇보다 한참 잘 나가는 남자 아이돌그룹의 막내멤버인 카나다 교포출신이기도 한 데이비드박의 10년만의 모자상봉은 한동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데이비드박은 10년만에 만난(?) 어머니와 함께 여러차례 방송출연도 하고 인터뷰도 했다. 심지어 지금까지 아이돌 숙소에서 살던 거처도 엄마의 권유로 그녀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소속사측에서도 10년만에 만난 어머니인데 함께 살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허나 데이비드박의 한국생활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 1-2년쯤 지났을 무렵. 뜻하지 않은 돌발사태가 터졌다. 실은 데이비드박이 한국에서 연습생-가수 생활을 하면서 카나다 시절 어울리던 친구의 블로그에 가끔 댓글로 서로 인사나 안부정도 주고받고 그러면서 막상 다섯 살부터 열다섯살때까지 10년동안 살았던 카나다에서 한국으로 와 문화의 차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든점을 솔직하게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데이비드박 입장에선 그 카나다 친구 블로그가 한국생활의 힘듬과 고충을 토로할수 있는 유일한 소통창구이기도 했는데, 그때 카나다 친구와 나눈 블로그 댓글이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난 상태에서(* 한국에서 아이돌 연습생으로 있을 때 카나다 친구와 블로그 댓글로 나눈 이야기들이니 대략 2-3년전의 댓글로 봐야한다.) 그 댓글이 인터넷 사이트에 일파만파 퍼진 것이다. 무엇보다 데이비드박의 문제의 댓글은 ‘한국비하와 한국팬 조롱’이란 문제 때문에 한동안 엄청난 비난여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분노한 일부 젊은 네티즌들은 데이비드박의 한국 방송활동 중단은 물론 심지어 한국을 떠나거나 심지어 사법처리 해야한다는 극단적인 반응이나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헌데 다만 진상은 데이비드박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한 내용일수도 있다. 데이비드박 입장에서 ‘한국 비하 혹은 한국팬 조롱’의 논란에 휩싸인 글은 나이어린 청소년 입장에서 카나다에서 함께 어울리던 친구에게 한국생활의 고충을 토로한 사춘기 소년의 솔직한 느낌과 발언이었을뿐이고 게다가 영어로 카나다 친구와 나눈 댓글이 오역되어 과장,왜곡되어 퍼진 측면까지 있다. (* 게다가 카나다식 영어는 미국식 영어하고도 표현방식이 좀 다르다.) 어찌되었거나 굳이 데이비드박의 문제가 된 카나다 친구와 블로그에서 영어로 나눈 댓글의 내용을 직역하자면 이런식의 표현이었다. 

 “ 18...한국 여기 막상 와보니 모든게 다 X같애. 정치도 X같고 애들도 X같고 사회 

  도 X같고...다들 돈만 밝히는 XX이들 같아...게다가 (기획사) 사장이란 X끼들도 돈 

  만 X나 밝히는 이상한 X들이고... ” 

 대충 이런식의 댓글이었지만 번역되는 과정에서의 오역 그리고 인터넷에서 퍼지는 과정에서의 왜곡과 과장 그리고 언론의 선동적 보도와 표현방식(가량 ‘데이비드박 한국인 비하 파문 !!!’, ‘청소년 아이돌의 인식 이래도 되나 ? 한국에 대한 원색적 욕설 입에담아’ 등등...)을 통해 많이 왜곡되고 과장될 수밖에 없었고 데이비드박의 한국인 비하(?)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데이비드박은 이런저런 논란과 팬들의 눈물속에 혼자 쓸쓸히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데이비드박의 한국인 비하 파문이 가라앉을때쯤 몇몇 지식인과 논객들은 이 논란에 대한 이와같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 전 뭔가 이 문제가 프레임부터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이건 그냥 블로그에서 댓글 

  로 친구들과 장난치면서...그냥 나 아이돌 연습생 생활 힘들다. 그런 고충을 토로한 

  15세 나이어린 중학생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어요. 헌데 이게 어쩌 

  다 한국인 비하파문이 되고 이런식으로 애국주의,국가주의 정서가 퍼지는 사태까지 

  번진건지...이 프레임 자체가 이해가 안됩니다. 

 

              - 조향숙 이O여대 행정정치학부 교수 (* 한 라디오 시사프로 인터뷰 

               내용중에서) ’ 

 

 ‘ (정중한 사과편지 형식의 글) 데이비드 박 미안하네. 우선 성숙하지 못한 한국 어 

  른들의 모습을 대표해서 사과하고, 자네를 받아주는 포용력이 없는 우리사회의 미 

  성숙함이 그대로 드러난것에 진심으로 무릎꿇는 심정으로 사괴의 편지를 쓰며 용 

  서를 구하네. (중략) 듣기로 자넨 어릴 때 한국을 떠나 카나다에서 외국인 새엄마 

  와 살았고 그 외국인 새엄마에게 모진 구박을 당하고 심지어 그 외국인 계모가 

  연하의 흑인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것까지 목도했다지 ? 허나 난 자네의 

  그런 성장기에 겪은 상처와 혼란스러움이 자네의 성정을 비뚫어지게 만들었다고 

  보거나 한국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만들었다고 생각지않네.  

  지금와서 문제가 된 댓글을 다시 살펴봐도 자넨 그저 한참 혈기넘치고 세상에 대한 

  반항끼로 가득찬 순수한 사춘기소년의 모습 그 자체일뿐이야. 어쩌면 나 역시 사춘 

  기때는 그렇게 자네처럼 기성세대와 세상에 대한 불만가득한 패기와 불만 가득한 

  소년이었을지도 모르지. (중략) 오히려 고맙네 데이비드 박. 자네로 인해 반항기 넘 

  쳤던 내 사춘기시절 모습도 잠시 돌아볼수가 있었어...  

 

           - 문화평론가 겸 시사평론가 김태원 (한 진보성향 웹진 기고문중에서) ’ 

 

 ‘ 데이비드박 청년의 글에서 우린 전교조등 좌파 교육,사회단체들이 왜곡시켜놓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화상을 본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전직 대통령 

  과 재벌들에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며 혁명사상을 가르치는 좌파일색의 우리사회 

  가 만든 기형적 소생일뿐이다.  

 

                              - 김명철 전 S대 철학과 교수 블로그에서 발췌 ’ 

 

  ‘ 데이비드박이란 청년은 출신도 불분명한채 무엇보다 카나다에서 오랫동안 살아 

   온 청소년이라 들었다. 카나다에서 어떻게 이역만리 한국 정치권,재계의 상황을 

   그렇게 세세하게 파악할수 있었는지 이 문제부터 수상하다. 카나다는 과거 전두 

   환 대통령 시절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북한 공작원들이 암약 음모를 꾸미던곳이 

   다. 데이비드박의 배후에 북괴 공작이 개입되어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하는 이유다. 

 

                                 - 지청원 국가시스템 개혁연구모임 대표시삽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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