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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모모 (2)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젊은 새엄마 3 

 


 그런 우여곡절을 거치며 여고생 가수로 데뷔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톱스타로 한참 인기 절정을 구가하던 시간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흘러간 과거의 일이 될수도 있는 기로에 서있다. 아니, 기로(岐路)란 ‘갈림길’을 의미하니 이미 그 갈림길에서 하나의 선택을 하고난 뒤의 일이다. ‘힘들어도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계속하며 영원한 톱스타,국민누나로 자리매김 할 것이냐 ?’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평범한 일개인으로 돌아가느냐 ?’ 그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미 후자의 길을 택한 것이다.  

 현재 지연이 도현과 함께 와 있는곳은 도현의 사회생활 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윤지호란 선배의 카나다 별장이다. 사실 고등학교를 중퇴한후 대략 17-18년 정도의 세월을 무명의 밤무대 연주자로 생활한 도현임을 생각하면 친척이든 지인이든 이런 카나다에 별장까지 짓고 살만한 사람이 있기는 쉽지 않을텐데, 그런대로 도현이 운이 좋았던것일까. 대략 20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한 5년정도 일했던 나이트클럽이 있었는데, 그곳 사장님이 도현을 대체로 아끼고 총애해주시던 편이었다. 일종의 인생의 조언자나 그야말로 ‘선배’ 같은 역할을 해준셈이라고나 할까. 흔히 나이트클럽 같은 것을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조폭이나 대충 그런쪽으로 연계가 되어있는 사람 아닐까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도 편견이라면 편견. 여하튼 그만한 나이트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조폭쪽과 전혀 인연이 없을수는 없었겠지만 일단 그런쪽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그런 길을 걸어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도현이 다른 밤업소로 일자리를 옮겼을때쯤 다른 사업을 해보겠다며 나이트클럽 생활을 청산하고 카나다로 떠난것인데 카나다에서도 대체로 성공리에 정착을 한 것인지 이런 별장까지 짓고 사업을 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여하튼 도현에겐 그렇게 나이트클럽 생활을 청산하고 카나다로 떠날때쯤도 ‘힘들때면 언제든 찾아와도 좋다’는 진심인지 아니면 그저 한때 아꼈던 부하직원한테 한번 괜시리 해보는 덕담수준의 이야긴지 좀 헷갈릴수도 있는 말을 남기고 떠난 윤지호 사장이기도 하고 도현의 나이가 이미 35세고 도현이 일하는 밤업소를 옮기고 윤지호 사장이 나이트클럽을 청산했을때가 대략 도현이 20대 후반때의 일이라면 어느덧 5-6년전의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사적인 연락은 쭉 하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무엇보다 이런 톱가수와 깊은 관계가 되어있으면서 한국땅에서 도피나 잠적생활을 하기는 힘들것으로 판단 ‘일단 해외로 떠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던 도현. 결국 도움을 청할만한 사람이 윤지호 사장밖에 없어 그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이다. 여하튼 확실히 두 사람 사이엔 치밀하고 은밀하게 해외도피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것만은 분명한 도현과 지연. 윤지호 사장은 일단 급한대로 두 사람을 자신의 본채는 아닌 별장에서 잠시 머물게 해주긴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화려했던 연예계 생활을 접고 하루아침에 떠나버린 지연. 그 후폭풍이 한국사회에서 보통이 아닐것이라는것쯤은 예상못할 아둔한 여자는 아니다. 사실 막상 이런 큰일을 저질러놓고 보니 과연 어떤 파장이 일고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할 터인데,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두 사람이 잠시 몸을 숨기고 있는 카나다 별장은 한국 교민을 접하거나 한국 소식을 듣기도 그리 쉽지 않은 그런곳에 위치해있다. 그래서 안도감과 함께 묘한 궁금함과 호기심까지 일 지경인 지연의 다소 복잡한 심리상태. 그렇게 두 사람은 일단 윤지호 사장의 카나다 별장에서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이봐요...여기 박도현 그 사람 와 있는 것 맞죠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지연은 그래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미국이나 카나다를 와본 경험이 없지는 않았지만 – 지금처럼 무슨 한류니 뭐니 이런게 있던 시대는 아니지만 이 정도 수준의 톱가수라면 화보촬영 같은 일이나 재외동포 위문공연 차원에서라도 미국이나 카나다 정도는 한두번 와볼 경험이 없지는 않다. - 여하튼 지연도 그런 촬영이나 공연차 미국이나 카나다를 방문할 일은 있어도 딱히 이곳에 아는 사람이 있거나 기반을 잡을만한 뭔가를 마련한 상태도 아니고 박도현 역시 가진게 있다면 18년동안 밤무대 연주자를 하면서 그런대로 성실하게 벌어모은 돈이 전부일뿐 카나다쪽의 인연은 결국 나이트 시절에 알던 윤지호 사장이 전부다. 그러니 이렇게 무작정 외국으로 떠나와서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그걸 생각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이렇게 별장이라도 윤지호 사장에게 신세를 지게된 상황에서 – 그것도 여자까지 딸려 데리고 온 몸이다. - 아주 백수로 살수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윤지호 사장의 일을 조금씩 도와주면서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는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어갔다. 다만 별장에서 윤지호 사장의 집이나 직장까진 거리가 다소 있어서 지연의 경우엔 그렇다 치더라도 도현의 경우엔 윤지호 사장의 일을 도와주러 갔을때는 한 며칠씩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별장에는 평균 일주일에 한두번정도나 돌아오게 되는 그런 모양새가 되어갔다. 결국 도현이 일을하러 떠나면 지연이 혼자 결코 작다고 할수 없는 별장에 덩그러니 남겨지는 모양새가 되는데, 그렇다보니 여기서 딱히 지연이 보거나 즐길것이 있는게 아니고 TV나 라디오를 보거나 듣는다 하더라도 지연이 알아들을 가능성은 없으니 그냥 무료하게 별장에 틀어박힌 신세가 되어간지 한 몇 달이 지났을때다. 그러고보면 한국에서도 ‘여고생 가수 출신 톱가수 이지연 돌연 잠적, 해외도피’ 사건의 파장이 그런대로 잦아들고 있을 때일텐데 바로 그럴때쯤 별장을 찾아온 뜻밖의 사람이 있었다. 

 “ 여기 박도현이 있는거 맞잖아 !!! 당장 안 나와 이 사기꾼 같은 XX야 !!! 야 !!! 

  박도현 이 개 같은 XX야 !!!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어 !!! 정 

  말 안나올거야 !!! 당장 나오지 못해 !!! ” 

 사실 지연이 영어가 그리 능숙하지도 못하니 가까운 마트에 생필품을 사러 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 그래서 외출도 거의 못하고 게다가 쌀쌀한 카나다 날씨 탓때문에라도 밖으로는 나오지 않고 주로 별장건물 내부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나마 도현과 윤지호 사장이 이런 지연의 처지를 배려해줘서 영어라도 제대로 익히도록 구해다준 영어회화집과 영문법책이라도 들입다보며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중이었다. 여하튼 카나다에서 정착하려면 이곳도 영어권 국가이니 영어실력 익히기는 천상 필수. 이럴거면 학교다닐 때 수업시간에 땡땡이 치지않고 하다못해 영어수업 시간에라도 착실하게 들을걸 하는 후회까지 생길 지경인 이지연인데, 그런 지연에게 뜻밖에도 별장 밖에서 그야말로 몇 달만에 듣는 카랑카랑한 한국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지연이 여기서 만나볼수 있는 한국사람은 남편 도현과 그 남편을 그래도 아껴주고 도와주고 있는 윤지호 사장 그 둘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봐야할텐데 게다가 지연은 미국이나 카나다쪽에 연고가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으니 그런 지연을 찾아올만한 한국인은 더더욱 없는 상황. 혹시 지연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국 기자나 지연의 현재 상황을 걱정하는 동료 연예인이나 방송관계자가 어렵사리 정보나 소식을 입수하고 찾아왔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나, 일단 카랑카랑한 여자목소리가 찾는 이름이 ‘박도현’임을 생각하면 자신을 찾으러 온 사람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다행이라고 봐야할지 아니라고 봐야할지 그조차도 헷갈릴 지경인데, 여하튼 이곳에 와서는 별장 건물 밖으로 나오는 일조차 거의 안하던 지연이 잠시 갑갑했는지 바람이라도 쐬러 마당에 나왔을 때 우연치곤 절묘하게 들려온 문 두드리는 소리와 카랑카랑한 여자목소리.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상황에서 일단 지연은 박도현을 찾는 그 문제의 목소리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도대체 누굴까. 의아함과 두려움 그리고 반가움이 거듭 교차하는 심정으로, 무엇보다 모처럼만에 듣게되는 카랑카랑한 한국인 여성의 목소리. 게다가 비록 이곳을 아직 두 사람의 보금자리라 할수도 없이 도현의 예전 아는 선배격인 윤지호 사장이라는 이의 별장에 잠시 숨어사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여하튼 자신과 함께 살고있는 남자 박도현의 이름을 거듭 부르는 여자. 지연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앞엔 일단 지연보다 키는 좀 커보이고 언뜻 나이도 좀 있어보이는 느낌인데 체격은 자신처럼 좀 말라보이는듯한 여자가 마치 대번에 지연을 알아보기라도 한 듯 그녀가 무슨말을 건네거나 물을 사이도없이 무작정 달려들었다. 

 “ 세상에...이런곳에서 함께 살고 있었구나. 게다가...설마 그게 네 X일줄이야...이  

  천하의 악질X...이 천하의 괴물같은 X !!! “ 

 “ 아악~~~!!! 아야야얏~~~!!! 갑자기 왜 이러세요 ? ” 

 마치 지연을 누구인지 알아보기라도 한 듯 무엇보다 막장 불륜치정극 같은데서 흔히 보는 한 장면처럼 무작정 지연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잡아채 쥐어뜯는 여자. 갑작스런 봉변에 지연은 무슨말을 꺼낼 경황조차 되지 못했고 여인은 다짜고짜 지연의 머리채를 잡은채 그녀를 마구 물어뜯고 할퀴고 꼬집고 하면서 있는대로 욕설을 퍼부어댄다. 

 “ 세상에...그래도 TV로 볼땐...세상없이 그렇게 천진하고 순진한 꼴을 하더니만...이 

  렇게 무서운 악질X이었을줄이야 !!! 이런 천하의 괴물이었을줄이야 !!! 그 이상하고 

  해괴한 소문이 떠돌때까지만 해도...연예계란게 워낙 별의별 말도 안되는 출처불명 

  의 소문이 다 떠도는곳이라 귀담아듣지 않았는데...네X의 경우엔 아니었구나. 넌 역 

  시 괴물이었어 !!! ” 

 그러고보면 일단 지연을 알아보는 것이 분명했다. 일단 아직은 한류니 뭐니 이런게 존재하던 시대도 아니고 무엇보다 미국에 살든 카나다에 살든 이런곳에서 바쁘게 일상을 보내는 교민이라면 한국의 정치권 소식이든 연예계 소식이든 그런 것을 일일이 챙겨보거나 듣고 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한인타운 같은곳에선 영어를 전혀 안쓰고도 불고기,김치 매일 챙겨먹으며 충분히 살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미 70-8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긴 하지만 일단 이곳은 그렇게 교민이 많이 사는 지역도 아니고 심지어 카나다 현지인도 직접 만나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적도 매우 드문 그런곳이다. 헌데 그런곳까지 일부러 찾아온 여자가 유창한 한국말 실력은 그렇다치더라도 일단 당대 한국의 최고 가수고 ‘국민누나’로까지 거듭날 지경이었던 여고생 가수출신 이지연을 단번에 알아본듯한 모습이라면 일단 카나다 현지 교민이라기보단 한국에서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온 여자일 가능성이 훨씬 많아보였다. 헌데 그럼 그렇게까지 현재 한국내의 사정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듯한 여자가 일부러 그런 이지연이 임시로 몸을 피신해 숨어사는곳까지 찾아와서는 대체 왜 이런단말인가. 무엇보다 여인의 거듭되는 막무가내 행동이 지연을 거듭 혀를 내두르게 했다. 아무리 남의 별장에 얹혀사는 처지기로 어쨌든 지금은 지연과 도현이 이곳의 주인격일텐데 그런 지연의 허락도 없이 이미 별장건물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서고 있었고 지연이 만류할 겨를도 없이 되려 그녀를 뒤쫒아가는 모양새가 되어 안으로 들어갔을때는 정체불명의 여인은 이미 거실 한가운데 놓여있는 소파에 떡하니 앉아 심지어 지연한테 마치 하인이라도 부리려는 듯 명령까지 하고 있었다. 

 “ 먹을거라도 간단히 내와라 !!! ” 

 “ 뭐라구요 ? ” 

 그러고보니 이 여자 도대체 자신을 언제 봤다고 반말인가. 뭐 하긴 아까 그렇게 지연을 할퀴고 물어뜯고 할 때 하던 소리를 보면 일단 지연을 TV 화면을 통해서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지켜본적이 없지는 않은 모양인데 그렇더라도 직접 마주대하는 것은 엄연히 초면인 그런 낯선 사이가 아니던가. 헌데 그런 지연을 마치 아랫사람이라도 부리듯 – 혹은 첩실이라도 대하는 본처같은 모양새로 - 이렇게 명령조로 나오는 것이다. 정말이지 지연 입장에선 아무리 서툰 영어실력이기로 당장에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버리고 싶은 그런 심정인데 그런 지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인은 거듭 막무가내로 나오고 있었다. 

 “ 뭐해 !!! 어서 먹을거라도 내오라니까 !!! 아님 그러잖아도 열불나 죽겠으니 마실거 

  라도 내오던가. 나 원...카나다는 그래도 미국보다 북쪽이라서 추운 나라려니 막연 

  히 생각했는데...막상 열통터지는 일을 겪고나니 더운건 우리나라에 있을때보다 더 

  덥네. ” 

 “ 아니, 이봐요. 도대체 누구세요 ? ” 

 물론 손님이 찾아오면 간단한 대접이라도 하는게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사회에서도 어느정도 상식으로 통하는 일일 것이다. 허나 이것은 그저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예의상 접대 수준도 아니고 그야말로 마치 당연한 권리라도 되는양 나오고 있는 모습 아닌가. 그러니 지연으로선 정체불명의 여자가 거듭 이렇게 나오는데 기가찰 수밖에 없을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따져물을 수밖에 없었다. 

 “ 이봐요 도대체...댁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우선 좀 신분부터 밝혀주시죠. ” 

 정색을 하고 이렇게 묻는데 허나 여인은 지연의 이런 태도에 더 화가 치민것일까. 그러잖아도 손에 들고있는 듯 했던 핸드백을 지연에게 내던지기까지 했다. 그 실력이 제법 좀 되는지 지연의 얼굴에 그야말로 정통으로 얻어맞았는데, 어지간한 성정의 지연도 이쯤되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욕이라도 한바탕 하고 싶은 심정이 안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인은 여전히 자신이 마치 지연에게 당연히 이래야할 이유나 권리라도 있는 여자인것처럼 거듭 이와같이 나온다. 

 “ 신분을 밝혀 ? 니가 날 몰라 ?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 ? 이래도 아직 내가 누 

  군지를 눈치 못 채겠냐고 ? ” 

 “ 몰라요. 내가 댁을 어떻게 알아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는데...내가 그쪽이 누군질 어찌 아냐구요. ” 

 “ 뭐가 어쩌구 저째 ? ” 

 지연의 태도에 거듭 약이 바짝 오르는지 여인도 도무지 화가 누그러들지 않는듯한 모습을 보였고 허나 막상 지연의 태도가 계속 이와같자 좀 아니다 싶었는지 아니면 침착하게 상황정리는 좀 하고픈 생각이 드는지 일단 목소리를 좀 가다듬으며 차분하게 입을 연다. 

 “ 정말 내가 누군지 아직도 짐작이 안 가냐 ? 정말 내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냐구 

  !!! ” 

 “ 몰라요. 내가 댁이 누군지 도대체 어떻게 아냐구요 !!! 엉엉~~~!!! 이게 도대체 갑 

  자기 무슨일이야 흑흑~~~!!! ” 

 “ 아니, 근데 이 X이 ? 울긴 대체 왜 울어 ? 니가 뭔데 감히 뻔뻔스럽게 울고 지X 

  이야. 진짜 분통이 터져 열불나 죽겠는건 난데 !!! 니가 뭔데 내 앞에서 울고 지X 

  이냐구 !!! ” 

 “ 엉엉~~~!!! 몰라...도대체 당신 누구야 ? 당신 누군데 도대체 남의집에서 자꾸 이 

  러는건데 ? 도대체 당신 누구냔말야. 엉엉~~~!!! 흑흑흑~~~!!! ” 

 “ 아니, 근데 이 기집애가 정말 ? ” 

 아무것도 모르는 제3자 입장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백주대낮에 웬 낯선 여자가 남의집에 쳐들어와서는 오만 행패를 부리는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왜곡(?)되게 비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더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걸까. 여인도 더 화가 치밀어올라 있는대로 소리를 다시한번 한바탕 고래고래 지르고. 그래도 일단 상황정리를 다시 차분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지 일단 가까스로 자신을 진정시킨뒤 말을 건넨다. 

 “ 그 인간은 지금 어디있냐 ? ” 

 “ 네에 ? ” 

 “ 박도현 그 인간 지금 어디있냐구 !!! ” 

 확실히 아까 문을 거세게 두드릴때부터 박도현의 이름을 언급하더니 그 사람과 관련이 있는 여자인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지연은 아직 나이가 어린 탓인지 아니면 정말 천성이 착하고 순박한 탓인지 전혀 이런 상황에서도 여인의 정체가 감이 안 잡히는 듯 하고 그래서 일단 박도현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 그대로 대답해준다. 

 “ 이...일하러 갔어요. ” 

 “ 뭐 ? 일 ??? ” 

 어찌되었거나 지금은 임시로 자신들을 이곳에 피신할수 있게해준 윤지호 사장에 대한 보답으로라도 그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고 있는 박도현. 무엇보다 그게 어느덧 한달,두달이 지나 사실상 도현의 이곳에서 생활하며 보내는 일상처럼 굳어져가는 흐름마저 되고 있는데, 따라서 일터까지의 거리와 시간관계상 이젠 며칠에 한번씩 별장으로 돌아오는 도현에 대해 지연은 사실대로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고 그러자 여자는 거듭 기가차다는 듯 나온다. 

 “ 일이라니 ? 그 인간이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을 한다는건데 ? ” 

 “ 저희 오빠랑 도대체 어떤 관계이신지는 모르겠지만...어쨌든 저희 오빠 회사에 있 

  어요. 그리고 일 끝나야 집에 들어오실테니...어쨌든 지금은 만나실수 없어요. ” 

 여인의 정체는 몰라도 여하튼 도현에게 어떤 화급을 다투는 용무가 있어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온 여자 정도로 파악이 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윤지호 사장의 일을 도와주는 도현에 대해서 그 ‘일의 형태’는 어리고 순박한 성정의 지연 입장에서 100% 제대로 파악이 못 되는지 마치 직장에 출근한 아빠의 근황이라도 일러주는 아이처럼 이런식으로 원론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허니 여자 입장에선 지연의 이런 태도가 더더욱 부아가 치밀 수밖에 없다고나 할까. 여하튼 이런식으로 지연과 도현 둘이서 사실상 여기에서 살림이라도 차린듯한 모양새 아닌가. 도저히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아보이는 여인의 울분. 그래서 지연과 여인의 대화와 소통은 도무지 원만하게 이어나가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가 계속 형성되고 있다. 

 


 “ 니가 진짜 멍청한 앤지 아니면 원래 교활해서 이러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무 

  래도 내가 내 소개 정도는 간단하게 해줘야할 것 같아서 말하겠는데...그래 일단 

  박도현 그 인간이 아무리 그래도 너같은 X한테 내 이름까지 굳이 알려줬을 것 같 

  진 않아서 말해주는데 일단 내 이름은 김은정이라고 한다. ” 

 김은정 ? 사실 이름 석자만으로 생면부지의 인간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천성이 순진하기만 한 지연이라서인지 아니면 아무래도 뭔가 미심쩍긴 하지만 그래도 ‘설마, 혹시나 ?’ 하는 그런 심정인것인지 진심으로 여전히 김은정이란 여자의 실체가 모른다는 듯이 나오고 있고, 그러자 은정도 슬슬 어떤 답답함을 느끼며 사실대로 알려줄 결심을 한다. 

 “ 그래도 너...내가 그나마 마음씨 좋은X이라서 사실대로 말해주는줄이나 알아. 만 

  약 진짜 한 성질하는 본처라면 이 X의 집구석 벌써 한바탕 뒤집어놓았어. ” 

 본처라니 ? 아무리 지연이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난만한 어린여자라도 나이 20대 초반에 연예계 활동경력도 이미 3년인 그녀가 그 정도 단어뜻도 모르지는 않을테고 허나 그래서 지연은 더더욱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고 있다. 적어도 지연의 기억에 도현과 한 반년 좀 넘게 사귀면서 그를 힘든 심령의 의지처로 삼을 때, 도현이 자신의 가족관계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으로 말한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이후 집을 나와 밤무대를 전전하며 살았다고 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진 부모님하고 아예 연끊고 살다시피 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그 정도로 짐작했고 아마 도현과 구체적으로 앞으로의 일을 어찌할지 – 미국이나 카나다로의 도피계획을 구체적으로 꾸밀 때 – 얼핏 ‘이혼을 했다’는 말을 한적도 있는 것 같지만 뜻밖에도 지연은 그때 그 부분을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만큼 천성이 착한것인지 아니면 원래 애딸린 이혼남이든 뭐든 크게 개의치 않는 그런 성향이었던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혼을 했다’니까 젊은시절 잠깐 결혼을 했다가 헤어진 그 정도려니 짐작을 했던것인지. 하긴 만약 도현이 지나가는말로 슬쩍 ‘이혼여부’를 밝힌 정도였다면 지연 입장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문제 정도로 받아들였을수도 있다. 허나 상황이 이쯤되면 박도현이란 남자도 생각보다 무책임한 면이 있다는 지적은 피할수 없을 것 같다. 

 헌데 그러고보니 지연이 그제서야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은정이 다짜고짜 이 집에 들이닥쳤을때부터 인식을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한 너댓살 정도 된 아이와 함께 집안에 들어선 은정이었는데 워낙 은정이 다짜고짜 지연을 닦달부터 해댔고, 따라서 지연은 도현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온 여자인가보다 그 정도로만 막연히 짐작했을뿐 저런 어린아이가 곁에 있는 것은 그냥 이 여자의 아이인가보다 그 정도로만 짐작했다. 여하튼 너댓살 정도 되는 어린아이니 집에 두고 혼자 돌아다니지도 못해 아이까지 데리고 이런곳까지도 오고 하나보다 그 정도로만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허나 상황이 이쯤되니 새삼 다시 신경과 눈길이 안 갈 수밖에 없는 은정과 쭉 함께 있던 아이. 그러고보니 여하튼 이 별장에서 은정과 지연 사이에 아이 입장에선 자기 엄마랑 웬 낯선 누나(!)와의 사이에 한바탕 이 난리가 벌어졌는데 그럼 아이 입장에서 무서워서 한바탕 울음이라도 터트리거나 칭얼거리기도 했을법도 한데, 일단 아이는 오히려 더 겁이 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어린아이라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것인지 멀뚱멀뚱 이 광경을 지켜만 보다가 되려 제딴에는 은정과 지연의 한바탕 하는 모습이 지루하기라도 한지 혼자 저쪽으로 가서 별장안의 이런저런 물건이나 집기따위를 만지작거리거나 하며 노닥거리고 있었다. 여하튼 이 모든 상황이 이제야 겨우 짐작이 갈 것 같긴 한데 은정이 거듭 이런 상황에서 지연을 다그친다. 

 “ 어쨌거나 박도현 그 인간 지금 어디있냐 ? ” 

 “ 마...말씀 드렸잖아요. 오...오빠...아니 도현씨...그분 지금 일하러 나가셨다고... ” 

 상황이 이쯤되니 ‘오빠’라는 호칭이든 ‘도현씨’라는 호칭이든 이 김은정이란 여자 부아만 더 돋구게 할것같아 지연도 이쯤에서 도현을 어찌 불러야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한데, 여하튼 도현과 그런 관계의 여자라면 일단 당사자들끼리 만나서 아직 해결이 안된 문제들을 해결하든 뭘하든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연도 도현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보기로 한다. 

 헌데 이쯤되면 지연의 상황이 더더욱 난감해진다. 일단 90년대 중반이니 아직 휴대폰은 보편화되지 않은 시대다 – 출시가 된 상태라 해도 아주 부유층 아닌 다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때라고 보면된다. - 결국 집이나 사무실등으로 직접 전화하는 수밖에 없는데 (* 지연도 은정도 아직 휴대폰이란 기기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수도 있고 – 90년대 중반은 한국에선 거의 호출기(소위 삐삐) 쓰던 시대다.) 사실 가장 결정적인 걸림돌이 지연이 아직 영어가 서툴다는 점이다. 

 요행히 한국말로 대화가 가능한 윤지호 사장이나 도현이 받는다면 다행이지만 지호의 사업장도 무슨 한인타운이나 이런곳에 있는것도 아닌 카나다에 있는 흔한 사업장이다. 한마디로 지호와 도현 외엔 모두 영어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현지인들이니 지연 입장에서 전화통화가 가능하지 않은 그런 상대들이다. 뿐만 아니라 실은 도현은 지호의 밑에서 주로 일종의 심부름 같은 허드렛일을 현재까진 주로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사무실보다는 일 때문에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많다. 한마디로 사무실로 전화를 한다고 해도 도현이 그 시간에 사무실에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도현의 경우 여하튼 이 별장에선 거리가 제법 떨어진 지호의 사업장과 그의 집을 오가며 일을 도와주고 있는 상황인데 별장과는 거리와 시간문제가 있어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그곳에서 윤지호 사장의 일을 도와주도 하는 그런 패턴이 이미 굳어진지 한두달정도 되는 상황. 그리고 사업장에서 머무를때는 보통 사무실 옆 창고같은 빈 공간을 활용 그곳에 간이침대를 만들어놓고 그곳에서 잠을 청한다. 일단 지호도 한 20년전쯤 결혼 슬하에 두 아들이 있어 카나다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 뒤엔 집에선 그 가족들과 쭉 살아왔고 따라서 도현 입장에선 이미 별장신세까지 지고있는터에 지호의 집에서까지 잔다는 것은 너무 폐끼치는 일인 것 같아 그렇게 하진 않은 것이다. 그렇게 지호의 사업장에 숙식을 할 수 있는 간이시설을 만들어놓고 잠을 청하며 지호가 혹시 급한일이 있을때는 밤 열두시에라도 사무실 전화를 받고 그에게 달려갈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은것인데, 여하튼 도현은 지호가 시키는 일이라면 사무실 밖 천만리 떨어진곳이라도 가서 심부름을 이행해야하며 밤 열두시에라도 자기일을 도와주거나 보조역할을 맡아달라면 달려가서 도와줘야하는 그런 처지인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현재 지연 입장에서 지금 도현의 사무실로 전화를 한다 하더라도 이 시간에 그가 사무실에 없을 가능성이 더 많아 그것이 고민인 것이다. 게다가 2-3일에 한번쯤 별장으로 돌아오는 몸이니 오늘밤 그가 온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하는수없이 은정에게 이 모든 자초지종을 사실대로 밝혔고 은정도 은정대로 다시금 답답해지는지 자신의 가슴을 세게 두어번 치기까지 한다. 그리고 은정도 좀 체념이 되는 부분이 있는지 좀 누그러진 태도로 지연에게 나온다. 

 “ 이봐요. 내가 그러고보니 아까는 너무 막무가내로 나왔던 것 같은데 그건 정식으 

  로 사과할께요. 내가 경제적으로 좀 쪼달리는 처지라서 그렇지 그렇다고 성격까지 

  그렇게 앞뒤 안가리고 일 저지르고 하는 그런 여자는 아니에요. 그리고 뭐...어쨌든 

  박도현 그 인간 내일이든 모래든 별장으로 오긴 한다 그 이야기죠 ? 2-3일에 한번 

  씩은 온다며 ? ” 

 “ 네, 맞아요. 그리고 그건 어차피 사무실로 전화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니까 

  요. 오빠와...통화를 해봐야 하는데... ” 

 “ 아이고, 그러고보니 그쪽도 보통 아니게 답답하겠네. 좀전에 전화하는걸 보니 그 

  쪽도 뭐 영어를 그리 썩 잘하진 못하는 것 같고... ” 

 어쨌든 이렇게 된거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살짝 지연이란 여자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한숨을 좀 내쉬며 생각에 잠기는듯한 은정. 그러다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지연에게 다시금 말을 건넨다. 

 “ 이봐요 우리 이렇게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지만 말고...차라리 이렇게 된거 우리끼 

  리 해결할수 있는 문제라도 지금 좀 해결을 보죠. ” 

 “ 네 ? ” 

 이건 또 갑자기 무슨소린가. 어리둥절해하는 지연을 보며 은정은 공연히 긴 시간끌며 말 빙빙돌릴 것 없다는 듯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 이 아이 좀 그쪽이 맡아줄수 있어요 ? ” 

 “ 네 ? ” 

 “ 대충 짐작했겠지만 나하고 박도현 그 인간 사이의 아이야. 이름은 박영호라고 하 

  고 나이는 지금 만 다섯 살이 채 되지 않았지만...어쨌든 이혼문제는 내가 직접 박 

  도현 그 인간하고 만나 해결해야할 문제지만...아이문제는 어차피 우리끼리 이야기 

  해도 되잖아. 우리 애 좀 맡아줘. ” 

 “ 아, 아니 저...이봐요... ”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갑자기 들이닥치자 지연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고 은정은 여하튼 말돌리고 싶지 않다는 듯 거침없이 자기 하고픈 이야기를 계속 쏟아붓는다. 

 “ 나 사실 지금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그래.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혼자 애까지 

  떠맡고 있자니까...참 많이 힘들어서...그래서 박도현 그 인간 다시 만나서 아이문제 

  만이라도 어떻게 해결을 보려고 하던중인데...박도현 그 인간 소식 알아보려던 차에 

  신문에 떡하니 그런 기사가 났지 뭐야. 당신이 웬 무명의 밤무대 연주자 박 뭐라는 

  인간이랑 해외로 도피해 버렸다는... ” 

 “ 아, 아니 저... ” 

 “ 그래서...아이문제도 상의하고 이혼문제도 확실하게 결론내려고 내가 예까지 찾아 

  온거래두 그러네. 여하튼 아까 내가 너무 무례하게 군건 사과할께요. 그러니 대신 

  아이 문제좀 어떻게 해줘요. 무슨말인지 알겠지 ? 이혼문제는 내가 박도현 그 인간 

  과 확실하게 결론 낼테니까 아이만 그쪽이 좀 맡아달라구. ”  

 


 어쨌든 은정의 문제는 도현이 와줘야 확실한 해결을 보든 또 지연의 입장에서도 은정이란 여자의 확실한 정체와 현재상황 파악이 가능할 것 같아 그에게 연락부터 취해보기로 했다. 일단 밤늦게서야 도현은 그날 하루 스케줄이 마무리되었는지 윤지호 사장 사업장 사무실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고 그때서야 지연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을수가 있었다. ‘김은정’이라고 하는 여자가 찾아와서 다짜고짜 오빠(도현)를 찾으며 이상한 이야기를 자꾸 한다고 하니 도현도 더 들을 것도 없이 부리나케 밤을 새서라도 별장으로 달려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호의 집이나 사무실에서 별장까지가 차로 대여섯시간은 걸리는 거리니 매일같이 출퇴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거리라 도현이 지호의 사업장에서 자면서 2-3일에 한번꼴로 별장으로 돌아가는 그런 방식을 택한것이긴 하지만 이 판국에 대여섯시간이 아니라 열시간 이상이 걸린다 할지라도 밤을 새서라도 차를 달려 별장으로 가봐야할 상황이다. (*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정도 되는 나라도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데 열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하니 미국이나 카나다쯤 되는 나라에서 대여섯시간 거리면 되려 가까운 편으로 봐야지 결코 먼거리로 볼수가 없습니다. ^^;; - 하긴 우리나라도 만약 분단이 안 된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가령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옛날 무궁화호 열차 기준으로 12시간 정도는 걸렸을겁니다. 여하튼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나 고속버스로 5-6시간 정도 걸리던 시절이었으니까.)  

 한편 은정은 경제적으로는 그리 여유가 있는 형편은 아니라고 하니 그렇게 어렵게 카나다까지 찾아온 마당에 어디 따로 호텔이나 모텔방에서 잔다거나 할수도 없는 처지라 일단 지연이 하룻밤정도는 여기서 묵을수 있도록 배려해주긴 했다. - 여하튼 천성은 착한 지연이다. - 다만 어차피 도현과 지연이 도현의 옛 일터에서 일하던 직장 상사인 사장이자 선배였던 윤지호의 별장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그런 도현의 전처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그런 여자까지 하룻밤 묵게되는 다소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여하튼 밤기차를 타고라도 밤을 새 달려올 수밖에 없었던 도현. - 자가용이 있지는 않을테니 – 한편 윤지호 사장에겐 지연이 아프다고 해서 급히 가봐야겠다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일단 도현이 카나다에 윤지호 사장 제외하곤 딱히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윤사장이 잘 알테니 갑자기 다른 급한일이 생겼다거나 약속이나 볼일이 있다는식의 핑계는 공교롭게도 도현 입장에서 가장 안 통할 상대가 바로 윤지호다. 게다가 설상가상 막상 도현이 현재 함께 살게된 지연이 아프타는 핑계를 대자 지호도 진심 놀라고 걱정이 되는 듯 ‘같이 가주랴 ? 아니면 병원이라도 알아봐주겠다’는 식으로 나오기까지 했다. 결국 도현으로선 그런 지호까지 가까스로 만류하는등 엎친데 덮친격의 상황이 거듭되다 결국 가까스로 별장에 당도한 터. 막상 은정과 마주하니 도현도 정신이 멍해져 무슨말이 도무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은정이 대체 어떻게 두 사람이 있는곳을 그것도 윤지호 사장 별장의 위치까지 알아내 찾아왔는지 그 자체부터가 수수께끼이긴 하지만 일단 지금 그런걸 따질 상황도 아닐터. 화도 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기가막히기도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헝클어지다보면 되려 아무런 생각도 나지가 않는것일까. 도현은 그저 멍하니 은정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 어떻게 된거야 ? ” 

 도현이 일단 그렇게 은정에게 물었다. 허나 은정은 되려 도현에게 ‘그걸 몰라서 묻느냐’는 듯 나오고 있었고 여하튼 두 사람 사이에 확실히 해결을 봐야할 문제는 있기에 도현은 우선 지연에게 잠시 좀 나가달라는 당부를 했다. 허나 아무리 순하고 착한 지연이라도 이 상황에서 순순히는 못 물러나겠는지 한가지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듯 나온다. 

 “ 그전에 나한테 한가지만 좀 분명하게 말해줘. 두 사람 도대체 이혼을 한거야, 안 

  한거야 ? ” 

 다른건 몰라도 일단 어제부터 그렇게 거듭 박도현의 행방을 찾으며 닦달을 해댔고 심지어 저녁이 되자 오히려 좀 누그러진 상황에서 ‘아이를 맡아달라’는 부탁까지 한 황당한 여자. 허니 아무리 지연이 세상물정을 모르는 그런 천진난만한 여자라도 그런 짐작이 안 들수는 없었을 것이다. 여하튼 지연의 기억에 도현이 자신의 신변에 대해 ‘이혼을 했다’는 식으로 둘러댄적이 있긴 한 것 같은데 그때 확실하게 확인을 하지 않고 흘려들었던 자신의 멍청함을 자책할 지경이 되어있는 지연. 그래서 거듭 도현에게 확인을 요구한다. 

 “ 아...아니 저 그게...이혼을 하긴 하려고 했는데... ” 

 그런식으로 무슨 변명이라도 하려고 나오는 도현인데 그런 도현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해주고 싶은지 은정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 안 했잖아 !!! 우리가 무슨 이혼을 해 !!! ” 

 “ 야, 너... ” 

 지연까지 있는 자리에서 은정이 이렇게까지 나오자 도현은 더더욱 기가막히고 아직 젊은편인 30대 중반의 도현이지만 마치 나이든 노인처럼 정신이 어지러워져 휘청거릴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는 무슨 변명이라도 해보려는 듯 한 도현. 헌데 무슨말을 꺼낼 겨를도 없이 ‘철썩’ 하며 벼락같은 소리가 난다.  

 “ 나쁜자식 !!! ” 

 그러고보면 이혼도 안 한 열네살 많은 밤무대 연주자 박도현에게 제대로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지연은 그렇게 도현의 뺨을 후려갈기고 별장을 나가버리고 어쨌거나 별장에 단둘이 남게된 상황에서 도현이 은정에게 묻는다. 

 “ 도대체 뭘 어쩌자는거야 ? 아니 그보다 어떻게 여길 알게된거야 ? 나랑 지연이가 

  있는데를 도대체 어떻게 알았냐구 ? ” 

 “ 지금 그게 중요해 ? ” 

 “ 그러게 내가 진작에 이혼하자구 했잖아 !!! 헌데 그때는 안하고서 지금와서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구 !!! ” 

 굳이 표현을 하자면 ‘별거중이긴 하지만 이혼한 것은 아니었던’것이 두 사람의 상황이라고나 할까. 그저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고 머리가 아플 지경인 도현 앞에서 은정이 이렇게 나온다. 

 “ 당신이 정 그리 원한다면 이혼은 해줄게. 그러니 아이만 좀 맡아줘. 그럼 내가 순 

  순히 물러나줄게. ” 

 “ 아니, 뭐 ? ”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에 그간 어떤 사연과 과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별거만 하고 이혼은 안 한 상태였던 두 사람. 헌데 그랬던 상황에서 – 어쩌면 피차 연락도 거의 않고 살던 상황이었을수도 있고 –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서는 ‘아이만 맡아준다면 이혼해주겠다’니. 도현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막혀 은정을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었다. 

 “ 당신도 나 머리나쁜 여자인거 알잖아. 당신이나 나나 뭐 학교다닐 때 공부를 잘  

  했던것도 아니고. 사실 막상 그렇게 영호 데리고 집나와 따로 살려니까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구. 처음엔 아는 친척언니가 좀 도움을 줘서 장사라도 좀 하며 살아 

  보려고 했더니 그것도 쉽지 않고...그렇다고 다른데 취직하기도 쉽지 않았고...그렇 

  다고 이미 한번 도움준적 있는 친척언니에게 계속 손벌리기도 뭐하고...그러니 당신 

  이 영호라도 좀 맡아줘. 당신이 영호만 맡아줘도 내 경제적 부담이 절반이하로 줄 

  어드니까 그러는거야. 그러니 만약 당신이 영호만 맡아주면 이혼도 해주고 당신 해 

  달라는데로 다 해주고 조용히 사라져줄게. 응 ? 그러니 영호만 맡아줘. 영호만 맡 

  아주면 당신이 바라는대로 이혼도 해주고 그 뒤 조용히 사라져서 두 번다시 당신 

  이나 이지연씨 앞에 두 번다시 안 나타나겠다니까. 그러니 제발 그 부탁만 들어줘 

  응, 자기야 ? 제발 영호만 좀 맡아줘어~~~ ”



-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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