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whaedra.egloos.com

포토로그



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사나 (7)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평행우주 이야기 – 7. 고구려 비록 

 


 은지는 일단 징벌방에 가두는 것으로 조치가 취해졌다. 징벌방은 글자그대로 전사단이나 훈련생이 사소한 말썽을 부렸을 때 가두는곳으로 다만 그 체벌을 받는정도도 부서나 나이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가령 유치부나 초등부 저학년(1-2년차 정도) 정도는 훈련소 인근의 별도의 교실 비슷한곳을 만들어 그곳에 짧은시간 손이라도 서고 벌을 서게 만든다. 경우에 따라선 간식이나 식사를 한차례 정도 굶기기도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굶주림을 견디기 힘든 지경에 처해있다가 ‘먹을 것 많이주는’ 그런 훈련소에 온 아이들이니 밥을 굶긴다는 것은 벌을 세우는것보다 더 가혹한 형벌일수도 있다. 따라서 그럴 때 어린아이들은 ‘또 말썽부리면 그땐 이정도가 아니라 진짜 아주 오래오래 굶기는 수가 있어.’ 그런식으로 말하면 그 이상 공포스러운 협박이나 으름장이 있을수가 없다. 따라서 그 정도의 조치만으로도 아이들을 말썽부리지 않고 교관의 지시대로 잘 따르는 그런 아이들로 훈련시킬수 있는 것이다. 

 허나 초등부 고학년부터는 징벌방의 강도도 점점 강해져 경우에 따라서는 기합이나 매질같은 체벌이 함께 더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징벌방도 그저 좀 멀리 떨어진곳에 위치한 교실같은 분위기의 유치부나 초등부 징벌방과는 달리 중등부부터는 아주 어두컴컴한 지하감옥이나 깊은 산속 같은데 별도의 징벌방을 따로 만들어놓아 그곳에 혼자 고립되면 아주 견디기 힘든 지경이 된다. 특히 중등부부터는 징벌방에 가둬지는 일이 세차례 반복된 훈련생은 훈련소 퇴소가 명해진다. - 허나 그 훈련소 퇴소는 사실상 죽음에 이르는길이다. 부상이나 체력한계로 더 이상 훈련소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진 어린 훈련생들에게 처해지는 조치와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다. 

 헌데 은지의 경우엔 징벌방에 잠시 가두고 정신차리게 만드는 수준의 가벼운 체벌로 마무리지을 사안이 이미 아니다. 아무리 구조적으로 비녀전사단이 외부 첩자단이 정체를 숨기고 숨어들기 쉽지 않은, 아니 사실상 불가능한곳이라고 해도 웬지 꺼림칙한 뭔가가 발견된 이상 얼렁뚱땅 넘어갈일은 분명 아니지 않는가. 은지가 거듭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해도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힘든일. 은지는 결국 징벌방에 가두는 조치가 취해졌다. 

 “ 은지 공작원 스스로 납득할만한 소명을 하라고 해. 그러면 풀어줄테니. ” 

 사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나 정작 미안해진 것은 의문의 쪽지를 행정반에 보고한 미옥과 선영이다. 진아처럼 두터운 친분은 아니더라도 그네들역시 유치부때부터 동기생으로 쭉 함께해온 동지이자 동료로 은지를 미워하거나 일부러 모함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이들이다. 다만 요 근래 은지의 행동이 좀 이상하다는 것은 진아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수도 있고 또 공작수행 과정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도 동기생들 사이에선 어느정도 소문이 퍼지게 되어있다. 그래서 그런 은지가 혹시 개인적인 고민이라도 적어놓은것인가 그런 걱정과 우려에 상부에 보고를 한것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자 미옥과 선영은 미안해서 어쩔줄을 모른다. 

 “ 미안해 은지야. 우린 그럴려고 그런게 아닌데... ” 

 “ 헌데 은지야 도대체 너 왜 그런거야 ? 도대체 그 의문의 쪽지 내용이 뭐냐고 ?  

  애초 우리에게 속시원히 털어놓았으면 우리도 일이 이렇게 커지게 만들진 않았을 

  거 아냐. ” 

 미안함과 동시에 은지의 사물함에서 발견된 의문의 쪽지는 자신들도 궁금하고 의아하긴 마찬가지인데 징벌방에 갇혀진 은지는 뭔가 체념이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나름 억울한게 있어도 그 억울함을 소명해봤자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것일까. 허공을 우러르며 한숨만을 내쉴뿐 별다른 말이 없다.  

 “ 우리 그만 내려가자. 이러다 우리까지 의심받겠어. ” 

 근본적으로 징벌방에 갇혀진 훈련생이나 전사단은 아무리 절친한 동기생도 함부로 그녀를 개별적으로 만나보거나 할 수는 없다. 그건 유치부나 초등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동기생 친구가 그 지경이 되었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수 없어 비밀리에 개인적으로 찾아온것인데 은지가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징벌방에 머무르고 있다가 자신들까지 질책을 당할까봐 미옥과 선영은 결국 그 정도에서 숙소로 돌아가고 만다. 은지는 징벌방에 갇힌채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다. 

 “ 예빈아, 너 무슨 화장실을 그렇게 오래 갔다오니 ? ” 

 한편 훈련생이든 전사단이든 화장실은 2-3개방에 평균 하나꼴로는 구비되어있다. 보통 방 하나당 2-3인씩 쓰게되어있는 방이니 열명단위에 하나꼴로 화장실 시설 정도는 만들어놓은 셈이다. 화장실 변기도 다섯 개나 되니 열명의 전사단이나 훈련생이 쓰기엔 그런대로 충분히 구비되어있는 셈이다. 적어도 전사단이나 훈련생이 훈련과 공작업무에 집중할수 있도록 기타 다른 편의시설만은 불편함이 있을수 없게 확실하게 갖춰놓은 것이 비녀전사단 훈련소와 본부,숙소등의 모습이다. 뭐 어쩄든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나면 화장실도 다녀오고 편히 쉬고 싶은게 일반적인 지적생명체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터. 헌데 밤늦게 잠자리에 들기전 필히 한번은 화장실을 다녀오는 예빈이 뭔가 좀 이상했는지 같은방을 쓰는 어진이 하루는 밤늦은 시간에 의아해서 묻는다. 

 “ 어디 불편하기라도 한거야 ? 그래서 그렇게 화장실에 오래있는거냐구 ? ” 

 아직 변비나 이런 개념이 생기긴 훨씬 오래전의 일이고 일단 같은방을 쓰는 동기생 예빈이 화장실에 너무 자주 그리고 가서는 오래있다 돌아오는 것이 같은방을 쓰는 동기이자 친구로 걱정도 되고해서 진심으로 물어본 어진의 물음이다. 허나 예빈은 대꾸없이 무표정하게 자기자리에 눕는다. 

 “ 예빈아, 넌 좀...물어보면 대답이라도 좀 해줘라. 도대체 무슨애가 그렇게 말이 없 

  니 ? ” 

 사실 예빈은 좀 특별한 아이였다. 유치부로 처음 전사단 훈련생에 발탁되었을때부터 그래왔다고나 할까. 일단 말수가 적은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달리기가 굉장히 빠른 아이였다. 근본적으로 전사단 훈련생 유치부 어린나이때부터 배우는게 이런저런 장애물이나 험준한 산맥 같은곳을 빠르고 민첩하게 달리고 통과할수 있도록 그 훈련을 어릴때부터 능숙하고 본능적으로 쌓게 하기위해 미로찾기 놀이니 정글짐 놀이니 그런것들을 마치 무슨 게임이나 오락처럼 아이들에게 시키는 그게 유치부 첫 과정때의 모습 아니던가. 헌데 정글짐이나 미로찾기,장애물통과 놀이같은 것을 하고 1등,2등에게 주어지는 간식. 그것을 처음 한동안 예빈이 너무 독차지하자 교관들이 행여 이로인해 다른 동기생 유치부 아이들의 사기나 의욕이 떨어질 것을 우려 이런 가르침을 별도로 주기까지 했다. 

 “ 예빈인 이번에 우승은 다른아이들에게 양보해줄래 ? 너무 혼자 그렇게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고 하면 못쓰는거야. 앞으로 다 같이 함께 지내고 어울리게될 친구들인 

  데 다른친구들도 우승도 하고 상도 타고 그렇게 해줘야하지 않겠어 ? ” 

 일부러 교관들이 그렇게 가르칠정도로 예빈의 달리기 실력은 처음부터 다른 유치부 동기생 아이들과 현저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빨랐다. 그래서 그런 예빈이를 다른 아이들과의 실력균형을 위해 그런 가르침까지 별도로 내린것인데, 여하튼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것인지 아니면 어떤 타고난 유전자가 있는것인지 예빈이는 어릴때부터 달리기 실력이 무척이나 빠른 그런 아이인것만은 분명했다. 

 


 어쨌든 그렇게 남달리 달리기 실력이 뛰어났고 그리고 원래 말수는 적은지 동기생들과 거의 말을 하지 않던 아이. 게다가 표정도 무표정한테다 말투도 어딘가 모르게 딱딱한면마저 있어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지게 하는 그런 아이가 예빈이었다. 오죽했으면 처음 견습생을 나갔을 때 성인 공작원 1년차인 진아조차도 ‘혹시 무슨 사연이나 한같은게 있냐 ?’고 물어보기까지 했을까. 그런식으로라면 반은 고아출신이고 반은 가난한집 아이 출신인 전사단에게 사연하나 없는 아이가 누가 있겠냐만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예빈의 표정이나 분위기는 대체로 딱딱하고 무뚝뚝해보여 동기생들도 웬만해선 잘 어울리려 들지 않는 그런 아이였다. 

 사실 다른건 몰라도 같은 전사단원 또는 훈련생들끼리는 서로 융화가 잘 되어야 하는데 어느 하나가 너무 튀거나 너무 다른 동기생들과 융화가 잘 못돼도 전사단을 가르치고 양성하는 지도부 입장에서는 골치아픈일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전에도 유치부나 초등부때까지만 해도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전혀 없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계속 이런곳에서 자라고 함께 다른 아이들과 계속 지내면서 차츰 나아지곤 해서 예빈이의 경우도 조만간 그렇게 되려니 생각하고 교관들도 행정반등 지도부도 예빈이의 문제에 그리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덧 견습생으로 차출될 나이까지 된게 예빈이라고나 할까. 그나마 그런 예빈과 그동안 한 방을 쓸 기회가 많았던게 어진이라 그나마 상대적으로 별다른 거리낌없이 – 그렇다고 그런 어진조차도 지금까지 예빈을 편하게 대해왔던 것은 아니다. 불편한점이 있는 것은 어진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 예빈을 대해오긴 했는데 그런 어진에게조차도 예빈은 뭔가 점점 이상한점이 느껴지는 그런 훈련생이었던 것이다. 

 밤중에 화장실이라도 가는지 장시간 나갔다 들어오곤 하는게 예빈의 그런 이상한점중 하나이기도 했다. 단순히 화장실에 가는 것으로 여기기엔 너무 오래 있다 오는 아이. 대체 무엇을 하는것일까. 의아하고 이해도 가지 않지만 지금까진 그리 대수롭게 여기진 않았는데 그러다 하루는 예빈이의 뭔가 이상한점을 반드시 알아내야겠다는 듯 어진도 작정을 했다. 

 그런 예빈이 사물함을 뒤졌다. 사실 훈련생이든 성인 전사단이든 사물함엔 그리 특별한게 있지도 않다. 보통 갈아입을 옷이라던가 칼과 화살등 개인 휴대용 무기 그리고 세면도구 대략 그런것들인데 – 의복의 경우엔 역시 본부에서 지급이 되고 잠옷과 속옷 평상복 및 동,하복을 포함 평균 1인당 5-6벌의 옷이 지급된다. - 굳이 내무검열 같은 것은 하지 않을 정도로 어차피 전사단원의 개인 사물함엔 달리 특별한게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전사단의 구조다. 헌데 어진의 눈에 예빈이 뭔가 이상한점이 좀 느껴진적이 있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면 뭔가 품에 간직하고 있는 무슨 쪽지나 종잇장 같은 것을 꺼내 사물함 깊숙히 집어넣는 것이다. 또 반대로 사물함안에 있는 물건을 갖고 나가는경우도 있는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뒤 닦을 종이는 늘상 화장실에 구비되어 있으니 그런데 쓰기위해 갖고 나가진 않은 것 같고, 확실히 예빈에겐 한밤중에 혼자 나갈 때 반복되는 그녀의 패턴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히 화장실에 가는 것 같지가 않아보이는 동작. 어릴때는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초등부때까진 몰라도 대략 중등부때부터 고등부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예빈의 알 수 없는 행동들. 아무래도 그 실체를 좀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일단 한번 예빈이 갖고 나가곤 하는 쪽지 ? 혹은 종잇장의 실체를 알아내기위해 오히려 더 깊은밤에 예빈이 깊이 잠들어있으려니 생각될때쯤 그녀의 사물함을 뒤졌다. 밤에 불을 살짝 켜고 그리고 예빈이 깨지 않도록 움직여야하니 신속하게 행동해야 하는것이었다. 

 “ 이...이건... ” 

 사물함을 한참 뒤져서 한쪽 구석에 고이 숨겨든 뭔가를 기어이 찾아냈다. 역시 몇장의 종이 그리고 거기에 뭔가를 적기위해 필요한 필기도구도 함께 발견되었다. 무엇보다 어진을 놀라게 만든건 종잇장에 적혀있는 글자들이였다. 뭔가 빼곡히 알 수 없는 이상한 문자가 적혀있었고 어떤 그림이나 약도,숫자 같은것도 간간이 보였다. 의아해서 두려워서 떨고있는데 그때였다. 

 “ 이...이건...헉... ” 

 놀라서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더 엄청난 사태가 터졌다. 깊이 잠든줄만 알았던 예빈이 깬것이나. 누군가 자신의 팔을 ‘턱’하고 잡는것에 놀라 옆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예빈이었던것이다. 너무나 놀라고 당황하여 무슨말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예빈은 무척이나 살기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허나 어차피 한번은 알아내야할 것,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할 것 그렇게 생각한것일까. 어진이 용기내어 이렇게 물었다. 

 “ 예빈아...너 도대체 이게 뭐니 ? 도...도대체 이게 뭐야 ? ” 

 헌데 순간 어진이 더 무슨말을 꺼내기도 전에 예빈이 사물함속의 단도를 꺼냈다. 고도의 공작원 훈련을 10년동안 받아온 훈련생 아니랄까봐 단도를 꺼내는 예빈의 동작은 날렵하기만했다. 물론 어진역시 고도의 훈련을 받은 훈련생이긴 마찬가지지만 방심했던 탓일까. 잽싸게 단도를 꺼내 찌르는 예빈의 동작에 어진은 그대로 당하고만 말았다. 

 “ 헉...어헉... ” 

 비록 바깥에선 외적의 요인들을 암살하고 마을에 불을 지르거나 무기,식량창고를 폭파시키거나 불태우는등 무시무시한 고도의 살상병기로 자라나고 있는 훈련생이지만 적어도 동기생들끼리는 살아도 같이살고 죽어도 같이죽자는 그런 우애를 쌓고 자라야 한다는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는 훈련생들이다. 예빈의 성격이나 분위기 때문에 남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해서 그렇지 그런 훈련생으로 교육받아온 것은 다들 마찬가지인 처지. 따라서 속수무책으로 칼에찔린 어진은 놀라움과 함께 충격을 받은듯한 모습으로 예빈을 바라보았다. ‘예빈아...내가 나한테 어떻게 이렇게까지...’ 마치 그렇게 원망하는듯한 눈빛으로. 허나 예빈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한번 칼을 뽑아 어진의 급소를 푹 찔렀고 어진은 더 이상 정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예빈은 그대로 잽싸게 숙소에서 달아났다. 

 한밤중이고 훈련소든 전사단 본부든 주변은 온통 험준한 산길이건만 이미 고도의 훈련을 받은 훈련생 출신이라서일까. 예빈은 이미 잽싸게 훈련소 밖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이런 속도로 달아난다면 아무리 고도의 훈련을 받은 훈련생이나 전사단이라도 예빈을 잡기는 쉽지 않을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 예빈은 어둠속 저만치 어디론가 사라지고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 끼야아악~~~!!! 이게 뭐야 !!! 훈련생이 죽었어요 !!! 누구 없어요 !!! 방에 훈련생 

  이 하나 죽어있어요 !!! ” 

 고도의 살인병기 훈련을 받고있는 전사단 훈련생이 맞나 싶을정도로 아침에 날이 밝아 어진의 시신이 발견되자 발견을 한 훈련생들은 하나같이 충격과 공포에 비명을 질러댔다. 처음엔 그저 훈련생 방 하나가 열려져 있어 자신들보다 좀 일찍 일어난 훈련생이 세면이나 아침산책이라도 하기위해 나갔으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허나 이미 방에서 나고있는 피냄새하며 아무래도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져서인지 예빈이 도망칠 때 이미 반쯤 열려져버린 상태였던 그 숙소방을 다른 훈련생 몇몇이 더 열고 들어가보려했다. 허나 들어가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방 저쪽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어진의 시신이 그대로 발견된 것이다. 

 “ 이게...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 ” 

 훈련생들의 보고를 받고 교관들은 물론 본부 관계자들이 달려왔을 때 그네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야말로 비녀전사단 100년사 초유의 사태라고나 할까. 원래 구조나 성격상 비녀전사단 내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일이었다. 유치부때부터 같은 전사단 훈련생들끼린 다같은 친구고 동지고 동료이니 사이좋게 우정과 우애를 쌓으며 자라야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라는 훈련생들이니 훈련생이든 성인 공작단이든 자기네들끼리 어떤 싸움이나 분란이 일어나 이런 살인사건까지 일어날일은 지금껏 단언컨대 단 한건도 없었으며 – 혹시 사소한 수준의 마찰이나 다툼이 지금까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같은 동기생들끼리 아니면 교관이나 선배들이 타일러서라도 서로 화해하도록 만들거나 했지 심지어 살인사건이 일어날정도로 훈련생이나 공작원들 사이가 악화되도록 방치해두진 않았었다. 그러니 이런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지금까지 전혀 없을것이라 생각해온게 전사단을 운영해온 이들의 생각이었다. 

 물론 외부의 침입자가 전사단을 살해할 가능성도 더더욱 없다. 훈련소와 전사단 본부 자체가 워낙 산속 깊숙히 위치해있어 일반 백성들의 접근도 쉽지 않은데다가 전사단 실체 자체가 워낙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에 그런 전사단에 무슨 개인적 원한을 갖고 찾아와서 살인을 한다거나 그럴이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 혹시 외부의 적이 전사단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공격을 해온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전사단 전체를 몰살시킬 어떤 공격작전을 펼친다던가 유능한 공작단을 암살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일개 훈련생에 불과한 어진을 그것도 이렇게 훈련소 내부 숙소까지 쳐들어와서 한밤중에 살해하고 달아난다는 것은 굳이 그래야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차라리 전사단 전체를 공격하는 그런 작전을 펼치던가 하지 고작 훈련생 하나를 암살하려고 여진이든 거란이든 다른 누구든 그런 무모한짓을 벌인단 말인가. 따라서 내부소행이라고 해도 말이 안되고 외부 침입자 소행이라고 해도 더더욱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사실상 비녀전사단 100년사에 처음 발생한 훈련소내 살인사건이라 비녀전사단을 이끄는 지도부는 물론 보고를 받은 구려 조정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비녀전사단의 징벌방은 유치부의 경우엔 훈련장(유치부 훈련장)에서 좀 떨어진곳에 위치한 작은 교실같은 공간에 들어가 잠시 두손들고 벌서고 나오는 수준이고 초등부 저학년때까지만 해도 비슷한 수준이며 다만 중,고등부 징벌방 같은경우엔 지하의 감옥같은 공간에 하루,이틀정도 들어갔다 나오는 수준이지만 이번 성인 공작원 은지의 경우엔 이전과 달리 좀 더 가혹한 수준의 조치가 내려지고 있었다. 그만큼 사안이 엄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유치부나 초등부,중고등부 시절에 생기는 말썽이라고 해봤자 그야말로 어린아이나 사춘기 청소년시절 사소하게 한두번정도 저지를수 있는 가벼운 수준의 말썽이었기 때문에 그저 하루,이틀정도 벌주고 말 그 정도 수준의 사안이었고 성인부의 문제도 그저 단원들간에 사소한 다툼수준의 일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징벌방에 굳이 그렇게 가혹하고 엄하게 체벌을 할만큼 심각한 수준의 말썽이나 잘못을 저지른이가 가둬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허나 이번 은지의 경우엔 본부 행정반에선 ‘본인이 직접 납득할만한 소명을 써갖고오라’는 명을 내리긴 했지만 깊은 산속 어두운 동굴같은곳에 갇혀진 상태가 되어버린 은지는 무슨생각인지 그와같은 소명서도 쓸 생각을 하지 않은채 벌써 며칠째 그곳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징벌방에 있을때는 별도로 먹을 것도 제공이 되지 않기에 경우에 따라선 동기생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친구들이 간단하게 먹거리를 챙겨다주기도 하고 또 지도부에서도 그 정도는 친구간의 우정과 의리로 생각해서 눈감아주는 수준이긴 했지만 은지의 경우엔 갇혀진 징벌방과 자신들의 숙소까지 거리도 멀고 해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찾아오는 이도 줄고 있었다. 

 밤이면 사방은 자연스럽게 어두워지고 산짐승 울음소리가 저만치서 들리기도 한다. 전사단이 있는 훈련소나 본부등은 그 주변에 단단한 철조망 울타리를 높이 쳐놓았기 때문에 어떤 사나운 짐승도 평상시에 함부로 그곳을 범접하지 못하지만 성인부 징벌방은 아예 훈련소 밖으로 나와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산짐승에게조차도 무방비로 방치된곳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어쨌든 감옥이니만큼 징벌방에 갇힌 공작원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쇠창살로 촘촘하게 입구를 막아놓았기에 되려 산짐승으로부터는 보호가 가능해진 그런 공간이 된것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호랑이나 늑대 비슷해 보이는 것이 징벌방 가까이 다가오기까지 했다. 

 “ 어흥...으르르르르르~~~!!! ” 

 “ 야, 너 뭐야 !!! 어서 저리 가지 못해. ” 

 평상시에는 산악행군중에 산짐승을 만날 경우 되려 그 산짐승을 잡아먹을 정도의 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전사단이긴 하지만 이렇게 징벌방에 갇혀 며칠씩 굶다시피하여 허기가 지고 지친 은지라서 아무래도 겁이 날 수밖에 없다. 다만 징벌방 입구를 막아놓은 철창 때문에 호랑이는 안으로 들어오진 못하고 징벌방 입구에서만 공연히 으르렁거리며 그 앞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호랑이가 보기에 그 동굴같아 보이기도 하고 무슨 방 같아보이기도 하는 이상한 공간안에 뭔가가 있는 것을 직감하긴 한것인지 일단 가까이 와서 그 안을 살펴보고 먹잇감이면 덮치려는 의도인 듯 한데, 허나 철창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계속 앞에서만 어슬렁거리는 상황. 허나 은지 입장에선 혹시몰라 여전히 겁도나고 해서 거듭 그 호랑이를 쫒아내려 하고 있었다. 

 “ 너 이 XX 어서 저리가지 못해 !!! 까불지마 !!! 내가 지금 이런꼴이 되어서 그렇 

  지 평상시 같으면 너같은건 칼이나 화살 한방에 쓰러트리고 대번에 내 하루 식사 

  감이 되어있었을거야. 근데 이게 감히 누구앞이라고 까불어 !!! 어서 저리가지 못 

  해 !!! ” 

 “ 으르릉~~~!!! 으르르르~~~!!! 카아아앙~~~!!! ” 

 호랑이야 은지의 말을 알아들을 까닭이 없고, 다만 역시 안에 뭔가가 있었음이 분명하고 그 뭔가가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오는것처럼 느꼈는지 거듭 크게 울음소리를 내며 철문을 이빨로 끊어보려 하기도 하고 머리를 박아보기도 한다. 허나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던걸까. 조금 뒤로 물러나는 호랑이. 은지가 거듭 그런 호랑이를 퇴치하려는 듯 이번엔 징벌방 안에 원래 있었던듯한 긴 나무막대기 같은 것을 가져와 호랑이를 쫒아내려 한다. 

 “ 너 진짜 저리안가 !!! 저리 안가냐구 !!! 빨리 저리 꺼지지 못해 !!! ” 

 은지가 이렇게 깊은산속 징벌방에서 이따금씩 찾아드는 맹수와도 뜻하지 않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전사단 본부에서도 심각한 회의가 거듭되고 있었다. 전사단 1년차 은지의 방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쪽지도 그렇거니와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 발생한 예빈이란 고등부 훈련생의 같은방을 쓰는 동기생 어진을 살해하고 달아난 사건은 그야말로 전사단 100년사에 일찌가 유례가 없었던 초유의 사태라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더더욱 지도부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은지란 1년차 공작원의 방과 어진을 죽이고 달아난 예빈이란 훈련생의 방에서 동일한 성격으로 추정되는 의문의 쪽지가 함께 발견되었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 거란과 여진사이에 은밀히 소통하는 암호로 추정되는 그런 문자로 쓰여진 그리고 아무리봐도 전사단 내부 비밀이나 조직,구조 같은 것을 외부에 알리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쪽지. 헌데 대체 왜 이런 것이 예빈의 방에서도 은지의 방에서도 동시에 발견이 된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도 안 가고 이해도 안가 지도부는 더더욱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보고를 받은 구려 조정에서도 담당부서의 관료를 파견 함께 대책회의를 하는수밖에 없었다. 조정에서 파견된 관료가 진지하게 전사단 지도부에 명했다. 

 “ 그...훈련생들과 전사단의 신상명세 기록을 가져오도록 하게. ” 

 전사단 본부엔 성인 전사단은 물론 훈련생들의 나이와 이름등 신상명세가 적혀있고 또 어디서 어떤 물색관에 의해 발탁되었는지도 세세하게 기록되어있다. 다만 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애초 훈련생을 발탁했을 때 적게되는 기록이 이름과 나이야 발탁되어온 6-7세 정도의 아이가 직접 말해 알수있는 것으로 장부에는 대개 어디 출신이고 물색관에 의해 어떻게 발탁되었는지 정도의 과정만이 적혀있다. 즉 예를들자면 이런식이다 

 ‘ 은지 : OO 출생, OO년 11월에 물색관 OO 요원에 의해 발탁. 집에는 여동생과 남 

        동생 둘이 있었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음. 아버지는 돌아가신 것으로 추 

        정 

  진아 : OO 출생. OO년 12월에 물색관 OO 요원에 의해 발탁. OO 고을 인근에서 

        구걸행각중이었음. 동네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으며 얻어맞은뒤 울고있는 상 

        태의 아이를 발탁 

  예빈 : OO 출생. OO년 10월 물색관 OO 요원에 의해 발탁. OO현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음. 아버지는 안 계심. 예빈의 어머니가 자신이 전사단 출  

        신이라고 주장 데려오는 과정에서 다소의 마찰 생김.  

  어진 : OO 출생. OO년 12월 물색관 OO 요원에 의해 발탁. OO군의 호족 OO공의 

        댁에서 하녀들 심부름을 하고 있었음. 원래 OO공 집 하녀들이 심부름을 잘 

        하면 일정한 댓가를 지불해주기로 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쫒아냄. 이후 울고 

        있는 모습을 OO 요원이 발견 ’ 

 대략 이런식이다. 일단 고아출신의 경우엔 근본적으로 부모든 형제든 그런 가족의 존재여부를 물색관이 확인할 수는 없고 가난한집 아이를 데려온 경우에는 그 가족관계만 가령 부모나 다른 형제의 존재여부만 간단하게 수록해놓았지 가족의 이름이나 구체적인 신상정보까지 물색관이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훈련생이든 공작원이든 개인 신상명세는 기록되어 있어도 가족에 대한 신상명세는 기록하는데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게 생각지도 못했던 전사단 훈련생,공작원 기록명부의 허점이었다. 다만 막상 그렇게 다시 신상명세를 살펴보니 눈길이 가는 것이 ‘예빈’이란 훈련생의 신상명세였다. 

 “ 응 ??? 어머니가 전사단 출신이라고 주장했었다고 ??? ” 

 이게 갑자기 무슨소린가. 게다가 더 이해할수 없는 부분은 바로 예빈이란 요원을 발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전사단 출신임을 주장하는 어머니와 마찰이 있었고 그 기록은 빨간줄로 금이 그어진 상태인 것이다. 지우개는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니 다른 색깔의 먹물로 결국 그 위에 줄이나 금을 치는 방식으로 기록을 삭제하는수밖에 없었을텐데, 그래서 되려 그런식으로 지워진 문장이 조사관들의 눈길을 끌게했다. 다른건 몰라도 예빈의 어머니가 그 발탁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전사단 출신’임을 주장했고 그로인해 물색관과 마찰이 있었다는 기록. 조정에서 파견된 관려는 물론 지도부들조차도 혼란스럽게 만드는 기록이 아닐수가 없었다. 

 


 사실 비녀전사단의 구조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그렇게 대략 나이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전사단으로 활당하다 그만두고 일반사회로 나오면 사실상 할수있는일이 거의 없이 방치상태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나이 6-7세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20년을 그런 전사단 훈련소 및 본부등에서 외부 일반사회와 단절된채 20년을 살아온 여자들이다. 일반사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습득할수 있는 지식이나 상식 그런것들이 거의 없이 그저 잔혹한 살인병기 교육만 받고 자란 여자들이니 그런 여자들이 일반 사회로 나왔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나마 ‘백행지본’ 같은 지적생명체로서 사회생활을 하며 마땅히 지녀야할 품성이나 덕목(충,효,의리등)을 ‘인성교육’으로 받고 자란 여자들인게 다행이라고 봐야하는것일까. 만약 그러한 기본적인 품성교육조차 받지 못한채 사회로 나와 방치상태가 되어버렸다면 그것이 더 크고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허나 비록 그런 품성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도덕군자 담론’ 같은 도덕률 역시 사회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현실과 이상의 차이라던가 모순,문제점 그런것들을 알아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개개인의 상식과 가치관으로 체화될 때 일상에서 유용한 덕목이 되는것이지 그런 경험이 전혀 없는채 일반사회로 나오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들이 되어버리기 십상이다. - 한마디로 바보되기 딱 좋은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공작원으로 활동하면서 임무수행을 완성했을 때 받게되는 일정한 포상금이 있으니 차라리 그런 것을 기반삼아서 장사를 한다거나 그럴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어차피 그런식으로 받은 포상금은 전사단 본부와 훈련소 밖으로는 거의 나갈일이 없는 구조에서 살아온 공작단들이니 돈 쓸일이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하며 살아가게 되는 여자들이 되는 것이다. 허니 처음에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차라리 그런식으로 전사단에서 활동하며 받은 일정부분 포상금이 일반사회에 나왔을 때 장사라도 하면서 정착할수 있는 밑천이 되기도 한다. 허나 역시 세상돌아가는 이치를 전혀 모르는채 고립되어 살아온 여자들이기 때문에 장사를 한다던가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 가령 현실에서 탈북자들만 하더라도 어쨌든 주위에서 선배 탈북자들이라던가 그들을 돕는 선교단체 관계자들 이런이들이 적당히 조언이라도 해주고 해서 그럭저럭 남한사회 현실이나 이런것들을 알며 정착할수 있게되는것인데, 이들은 그런 조언을 해줄만한 마땅한 이도 주위에 거의 없다. 게다가 전사단은 그 존재 자체가 비밀이어야 하니 하물며 자신이 ‘전사단 출신’임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도 못한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잔혹한 살인병기 교육을 받으며 자란 여자들이니 성격도 대체로 거칠고 난폭해진 여자들이 많다. 가령 조금이라도 신경이 거슬리거나 하는일이 있으면 걸핏하면 싸움을 걸거나 이런식이니 남자든 여자든 좀처럼 그네들을 잘 가까이 하지 않으려하니 고립되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전사단출신이 남자와의 결혼이 쉽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가 그래서다. - 가령 실제 지구 대한민국에서도 여군이나 운동선수 출신 여자들에 대한 인식은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그리 좋지 못했다. 하물며 천수백년전 고대사회 남자들의 경우엔 어떨까. - 실제 구려의 남자들 사이에선 ‘전사단 출신 여자들하곤 절대 결혼 못한다. 아니 사귀는 것 자체가 질색이다.’ 는 식의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져있었다. 비녀전사단의 존재 자체는 비밀이지만 이미 그런 여자들을 데려다 ‘비밀공작원’ 훈련을 시키는곳이 있다더라 하는 식의 카더라형 소문은 나 있는 것이니 ‘거 저 여자 아무래도 성격도 더럽고 한게 그 무슨 여자애들 데려다 비밀리에 훈련 시킨다는...그런데 출신 아니냐 ?’ 이런식으로 혹은 ‘아이구 그런데 갔다 온 여자라면 절대 결혼 못한다. 절대 사양이다.’ 이런식의 소문이나 이야기는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여하튼 비녀전사단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막상 그곳을 나와 시회로 나오면 그냥 방치된다는 점이고, 그나마 언젠가부터 이전까진 남자 관료들이 맡던 관리,지도나 행정업무 같은것도 부작용이 생기자 차라리 전사단 출신중에서 지도나 행정일까지 맡게 하도록 조직을 바꾸긴 했지만 전사단 출신중에 비녀전사단을 그만두고도 행정반이나 조직관리 같은일을 맡게 되는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전사단 출신들은 그냥 방치상태로 놓여있게 되는 것이다. - 시간이 좀 지난뒤에 몇몇 전사단 출신들이 창의성을 발휘 자신이 그곳에서 배운 무술실력이나 백행지본같은 품성교육을 바탕으로 동네 아이들에게 무술을 가르친다던가 인성교육 같은 것을 시키는 일종의 ‘훈장선생님’ 같은 일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건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다.  

 결국 대체로는 전사단때 받은 포상금을 바탕으로 장사를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하면서 정착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거의 없는 전사단 출신들. (* 남자와의 결혼도 쉽지 않으니) 그나마 그렇게 농사라도 짓고 장사라도 하면서 그런대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니 생각해보면 애초에 굶어죽기 직전의 아이들을 데려다 그런 구려에 무조건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전사단교육을 시킨셈인데 그 전사단을 마치고 나오면 다시 굶어죽을수 있는 상태에 놓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다고나 할까. - 전사단에 있을땐 적어도 굶주리진 않았는데 일반사회에 나오면 다시 굶어죽을 판이니 이쯤되면 차라리 전사단으로 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수 있는 판이다. - 허나 그때쯤엔 이미 다시 전사단으로 활동할수 있는 나이나 체력이 되지 못한다. 

 여하튼 예빈이의 어진이 살해사건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이들의 신상명부를 살펴본 조정관료들이 놀란 것은 예빈의 엄마가 전사단 출신임을 밝힌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구절이 지워져 있다는 점이 다시금 눈길이 가게했다. 보통 물색관이 전사단으로 쓸 아이를 발탁해 데려오면 그 물색관이 직접 데려온 아이에 대한 신상명부를 행정담당자 앞에서 기록하게 된다. 그러니 담당 행정관이 그와같이 기록을 해놓았는데 이후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 엄마가 전사단 출신임을 주장했고 그로인한 마찰이 있었다’는 기록을 지웠다는 이야기 아닌가. 좀 더 구체적인 진상을 알려거든 결국 그때 예빈이를 데려온 물색관이나 접수를 맡은 행정 담당자를 찾아야하는데 이미 10년전의 일일테니 그때의 물색관이나 행정관 모두 전사단이나 행정반일을 그만둔 상태. 따라서 지금 그들의 행방을 찾는것도 쉽지 않는일이다. 여하튼 진상조사를 해야하니만큼 다른건 몰라도 예빈의 어머니라는 여자가 ‘전사단 출신’임을 밝혔다는 점에 무척이나 놀라고 주목을 할 수밖에 없던 조사관들. 일단 예빈의 어머니란 여자의 행방부터찾아보기로 한다.



- 8회에 계속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