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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사나 (6)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평행우주 이야기 – 7. 고구려 비록 

 


 얼마후 은지와 진아에게 각기 다른 공작업무가 주어졌다. 은지가 소속된조의 임무는 말갈족의 한 부락을 몰살시키고 오라는 명이고 진아가 속한조의 임무는 몽골족의 젊고 유능한 장수를 하나를 암살하고 오라는 임무다. 특히 말갈족은 원래는 구려와 거란,여진 인근의 국경지대를 떠도는 세력이 가장 약한 소수부족이었지만 이들도 근래에는 제법 세력이 커가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히 구려 국경지대에서 가까운 말갈족 부락 하나를 불을질러 몰살시키고 와야하는 것이 은지가 속한 전사단조의 공작임무였다. 

 특히 진아가 속한 조에선 좀 이채로운 만남이 하나 있게 되었다. 바로 일전에 은지와 진아가 추모공간 동굴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그때 우연히 그곳에 들렀던 고등부 훈련생 예빈. 키도 작고 마른 체구에 강단있어 보이는 분위기였던 그 아이가 진아의 조에 고등부 견습생으로 포함이 된 것이다. 사실 그때는 밤늦은 시간이어서 잘 몰랐는데 진아가 예빈을 낮에 가까이서 보니 무표정한 분위기속에서도 은근히 날카로와보이고 살벌한 눈빛이 살짝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 예빈이라고 했나 ? ” 

 “ 예, 그렇습니다 선배님. ” 

 견습생이든 일반 성인조든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연차가 많은 공작단원은 보통 ‘선배님’이라 부른다. 허나 절도있게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까닭모를 거부감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진아. 일단 그 외 별다른 트집잡을일은 없기에 진아는 더 이상 이의제기는 하지않고 예빈이 견습생으로 포함된조와 함께 공작임무를 수행하러 출발하였다. 

 “ 공격개시 !!! ” 

 한편 은지가 속한 조의 임무는 구려 국경 인근지대 말갈족 부락을 몰살시키는 계획. 밤늦은 시간에 부락 곳곳에 불에 타기 쉬운 물질을 곳곳에 쌓아놓고 그리고 한꺼번에 불화살을 쏘아대 전부 불을 질러 없애버리는 방식이 이들의 공격방식이다. 혹 한밤중의 화재에 놀라 뛰쳐나오는 주민이 있어도 이들은 가차없이 불화살 공격으로 없애버린다. 

 “ 어진아 !!! 거긴 쏘지 마 !!! ” 

 무엇보다 여진이나 거란등에 비해서도 힘이 약하고 세력이 작은 부락이라서인지 속수무책으로 구려의 비녀전사단 기습에 당하고 있었다. 헌데 약간의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은지의 조에도 당연히 고등부 견습생이 하나 포함이 되어 있는데 예빈과 동기생이기도 한 어진이라는 고등부 2년차 훈련생이었다. 헌데 갑자기 그런 어진에게 은지가 쏘지말라며 이상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 아이들은 쏘지마 !!! 죄없는 아이들까지 죽이지 말라구 !!! ”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렇게 어진의 불화살 쏘는 것을 제지하려든 은지. 허나 원래 무시무시한 살상병기로 세뇌교육을 받다시피 훈련을 받은 전사단 훈련생이고 게다가 이런 공작임무를 부여받았을때는 일단 조장의 지휘하에 일사천리로 움직일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왔다. 따라서 조장 외에 다른 조원이 단순히 선배자격으로 개입 다른 후배나 견습생의 공격이나 전투방식에 제지를 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조장도 아닌 1년차 공작단원에 불과한 은지의 명령(?)이라서인지 별로 귀담아듣지 않고 불화살 공격을 계속 퍼부어대는 어진. 말갈족의 어린아이들이 그런 어진의 불화살 공격에 맞아 불에타서 죽어가는 모습이 은지의 눈에 들어왔다. 

 “ 야 !!! 어진이 !!! 너 이리와 !!! ” 

 공작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는 공작조. 헌데 중간에 갑자기 은지가 어진을 불렀다. 그리고 갑자기 뺨을 때린다. 

 “ 내가 뭐라고 했어 !!! 죄없는 어린애까지 함부로 죽이지 말랬지 ? 뭐하는 짓이야  

  근데 이게 !!! ” 

 “ 뭔가 ? 무슨일이야 ? ” 

 갑작스러운 상황에 조장이나 다른 조원들도 모두 놀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모두 5명인 공작조에서 견습생 어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네명의 성인조중엔 1년차 공작원인 은지가 실은 가장 막내다. 헌데 조장도 부조장도 아닌 은지가 이렇게 막내 견습생의 뺨을 때리며 꾸짖는다는 것. 비녀전사단 100년사에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무척이나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공작조는 보통 일사천리로 신속하게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조장의 명령에 무작정 복종하고 따라야하며 혹 비상시에는 부조장이 조장을 대신해서 명령을 내리는게 공작조의 일반적인 명령체계다. 헌데 그 체계를 완전히 헝클어버리는것이나 다름없는 은지의 행동. 조장도 다른 두명의 성인조 공작원도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아...아니 저 그게... ” 

 그제서야 은지도 실수를 깨달은 듯 무슨일인지 묻는 조장 앞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한편 어진은 어진대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여하튼 선배 공작단에게 뺨을 맞았을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하는지 무표정하게 가만히 서있고 조장에 이어 부조장 역시 은지에게 거듭 연유를 묻는다. 다른 변명거리도 마땅찮아서 은지는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 그게...견습생이...함부로 죄없는 어린아이까지 죽이는거 같아서... ” 

 “ 뭐라구 ? ” 

 이런일 자체가 지금까지 웬만해선 잘 없었고 장수나 요인을 암살하는 일이건 부락에 불을 지르는 일이건 적국에 대한 공격행위때는 지금껏 무조건 가차없었던 그것이 비녀전사단의 일반적인 공격방식이고 행위다. 헌데 난데없이 ‘죄없는 어린아이를 죽이는 것 같아서’ 그것도 견습생의 뺨까지 때렸다니. 조장도 부조장도 그저 어이없다는 듯 은지를 바라본다. 

 “ 조장님, 여기서 이럴때가 아닙니다. 어서 빨리 복귀해야하지 않습니까. 우리 아직 

  적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 

 결국 보다못한 서열3위격인 다른 조원이 조장에게 바로 그렇게 간한다. 실제로 은지가 어진의 뺨을 때린일이 말갈족 부락에 불을 지르는일을 다 완수하고 잽싸게 후퇴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벌어진 일이라 말갈족 부락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잠시 철수작전이 멈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무리 세력이 약한 말갈족이라도 이런 일을 당했는데 자신들의 마을에 불을 지른자들을 찾기위해 병사가 출동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일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는 상황. 서열3위 조원의 간함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조장은 철수 임무를 계속 시행하자고 명령을 내린다. 전사단 숙소로 복귀한후 은지와 어진의 문제는 별도로 따로 지적을 하던가 할 생각인지. 일단 다시금 이들의 철수임무는 지속되었다. 

 


 한편 진아의 조는 몽골족 장수 암살임무 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헌데 견습생으로 포함된 예빈에 대해 뭔가 좀 꺼림칙한 느낌이라도 들어서일까. 멧돼지고기 육포로 식사를 하며 쉬는 도중에 잠시 진아가 예빈에게 묻는다. 

 “ 예빈이라고 했나 ? ” 

 “ 예, 그렇습니다 선배님. ” 

 훈련생 과정에서 배웠을 호칭과 말투 그대로 꼬박꼬박 ‘선배님’이라 부르며 답하고 있는 예빈. 나무랄데 없는 잘 훈련된 전사단의 태도 그대로이지만 진아는 진아대로 이전에 추모공간 동굴에서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을때의 일도 그렇고 그래서 아무래도 뭔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것인지 예빈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고 위아래로 마치 몸매라도 훑어보듯 살펴보기까지 하더니 다시금 이와같이 말을 건넨다. 

 “ 괜찮으니 나한테만 솔직하게 말해볼래. 혹시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 ? ” 

 “ 없습니다 선배님. ” 

 사실 외부에서 봤을땐 끔찍한 살인병기지만 내부로는 함께 구려를 지키는 끈끈한 전사로 누구보다 진한 친구로서의 우정을 쌓아오는 그런 전사단이기도 하다. 특히 유치부부터 함께 훈련을 받으며 생활해온 동기생들 사이는 더더욱 그렇다. 다만 훈련생 시절 다른 부서끼리의 왕래나 혹은 성인 공작단과 훈련생과의 별도의 특별한 교류는 할수 없도록 특별히 만들어진 구조. 어찌되었거나 반은 고아출신이고 반은 가난한집 아이들이 차출되어 구성된 전사단이고 훈련생이니 사연없는 아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헌데 진아의 물음에 절도있는 태도와 말투로 이와같이 대답한 예빈. 걱정이라도 되는지 진아가 손을 한번 잡아보더니 예빈에게 이와같이 묻는다. 

 “ 고아출신인가 ? 아니면 부모님이 계신데 가난했었나 ? ” 

 “ 부모님은 안계십니다 선배님. ” 

 마치 자신이 고아출신이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듯이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한 예빈. 그 너무 절도있는 태도에 약간 떨어져서 식사를 하고 있는 다른 전사단원까지 놀랄 지경이다. 당황한 진아조차 일단 그런 예빈을 진정시킨다. 그러면서 말을 이어간다. 

 “ 나도 고아출신이긴 하지...그렇게 늘상 동네 애들한테 두들겨 맞고 놀림받고 심지 

  어 부잣집 하인들에게까지 두들겨맞으며 쫒겨나다시피 하며 그러며 살았는데... ” 

 “ ...... ” 

 “ 그러나 예빈아. 명심해야할것이 있어. ” 

 나름 선배의 정이라도 느끼게 해주려는 의도일까. 예빈의 손을 한번 어루만져주기까지 하면서 사뭇 다정스레 말을 건네는 진아이지만 원래 표정이 그런것인지 아니면 정말 무슨 다른 이유나 남다른 사연이 있는것인지. 예하 그 무표정하고 딱딱한 얼굴로 예빈은 그냥 진아의 말을 듣고만 있다. -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진아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있기는 한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 일단 진아의 말은 이어진다. 

 “ 우린 단지 지독한 살상병기로만 만들어자며 자라나는 것이 아니야. 구려를 침략하 

  고 우리의 강산을 탐내는 다른 외적들로부터 우리의 동포를 우리의 부모형제를지 

  키기위해 만들어진 그런 결사체인것이지. ” 

 “ ...... ” 

 “ 실은 뭔가 좀 마음에 걸려서 그래. 예빈이 원래 눈빛이 그런것인가 ? ” 

 “ 시정하겠습니다 선배님. ” 

 예빈은 과연 진아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것일까. 다시금 또렷한 말투로 마치 자신의 잘못을 지적한 선배나 상관앞에서 답하는 후배나 하급자처럼 답하고 있는 예빈. 자신의 진정한 의도를 제대로 알아듣기는 한것인지 진아가 더더욱 걱정이 될 판인데 그래서 살짝 한숨까지 내쉬어보고는 예빈에게 다시 말을 건넨다. 

 “ 예빈아...내 말은...내가 앞서도 물었지. 혹시 무슨 남다른 사연이나 한같은게 있는 

  거 아니냐구. ” 

 “ 그런거 없습니다 선배님. ” 

 “ 그래그래. 없다면 다행이구...다만 내가 걱정하는건...여하튼 예빈이가 뭔가 누군가 

  를 증오하고 있거나 혐오하고 있거나...혹시 그런건 아닐까 그 걱정을 하고 있는 것 

  이야. ” 

 과도한 상상력을 동원하는것일지도 모르지만 혹시 거란이나 여진으로부터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몰살당한 그런 사연이라도 있는것일까. - 헌데 일단 예빈이는 스스로를 이미 고아라고 답했고 또한 전사단 훈련생으로 들어올 때 나이가 다들 6-7세 정도때의 나이니 그 어린나이에 당했을법한일을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딱히 지금 뭐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기엔 난감하지만 묘하게 느껴지는 예빈의 살기어린 눈빛. 뭐라고 지적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도 뭔가 계속 마음에 걸리는 그런 견습생이 현재 예빈이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다만 진아의 견습생 예빈과의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는 못하게 되었다. 

 “ 이봐 거기 뭐하고 있어 ? 식사 다 마쳤으면 어서 행군은 계속 해야지. ” 

 물론 작전수행에 성공하고 돌아가는길이니만큼 지금은 그렇게 빨리 움직이거나 해야할 필요는 없다. 물론 적진에서도 이미 멀리 도망쳐나온 상황이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고. 허나 그렇다고해서 일부러 늑장을 부리며 전사단 본부로 복귀한다거나 그럴수는 없다. 여하튼 전과(戰果) 보고도 해야하고 하니 너무 늑장을 부리며 도착하는것도 분명 곤란한 일일 수밖에 없는 전사단. 따라서 진아와 예빈의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이들은 다시 전사단 본부로 복귀하기 위한 행군을 계속하게 된다. 

 은지도 진아도 자신이 속하게 된 조의 공작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고 그에따른 포상과 간단한 축하파티도 물론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임무완수후 철수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인지 은지는 전사단 본부 행정반의 호출을 받았다. 

 “ 비녀전사단 OO기 공작원 은지. 부름을 받고 도착했습니다. ” 

 “ 어서오게. ” 

 전사단의 공작수행과정이나 훈련생의 훈련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거나 할때는 그 문제가 생긴 단원이나 훈련생의 문제는 ‘교육관리과’에서 담당하게 된다. 한편 심리상담과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거나 괴로워하는 전사단이나 훈련생의 심리상담을 맡아하는 부서다.  

 “ 은지 공작원. 우리끼리니까 그냥 허심탄회하게 솔직하게 말해보지. 혹시 전사단  

  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 

 “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성인 공작원은 몰라도 훈련생의 경우에는 부상을 입었거나 체력의 한계에 부딪혀 훈련생을 더 할수 없게 되었을 경우 어찌 처리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전사단원들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고된 훈련생 과정을 거쳐 공작원까지 된 마당에 그 일에 회의를 느끼거나 하는이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사실상 은지같은 사례는 처음있는 일이라 전사단 본부에서도 이와같은 보고를 받고 좀 당황하고 있었다. 담당자가 다시금 진지하게 묻는다. 

 “ 철수과정에서 견습생 뺨을 때린일이 있었다는데 그건 왜 그랬나 ? ” 

 “ 그...그게... ” 

 때린 사유가 불쌍한 어린아이들까지 함부로 불화살로 쏴 죽이는것에 그건 아니다 싶어 자신도 모르게 나왔던 돌발적인 행동 아닌가. 다른건 몰라도 외적을 처단할때는 추호의 자비나 인정을 주지 않도록 그렇게 어린나이때부터 훈련받고 교육받아온 그런 공작단이다. 헌데 그런 공작원이 그것도 공작임무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외적(外敵)의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것. 어쩌면 결격사유가 될수 있는일이기도 하다. (* 그러나 비녀전사단이 완전히 인명을 경시하는 그런 품성을 가르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전사단에게 정신교육용으로 가르치는 교본인 ‘백행지본’은 충,효,예,의 그리고 생(生)에 관한 덕목을 가르치는데 이중 생을 사실상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계율(* 물론 여긴 지구가 아니라 솔파행성이니 불교는 존재하지 않고 불교와 유사한 성격의 ‘석문교’란 종교가 있다. 다만 아직 석문교 교리는 아리수 반도까지 전파되진 않았다.)이나 화랑의 세속오계중 ‘살생유택’과 거의 유사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하튼 죄없거나 무고한 생명을 함부로 해치면 안된다는게 ‘백행지본’중 생(生)편의 가르침인 것이다.) 

 “ 비녀전사단은 구려의 백성과 동포들을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 

  어진 조직이란 것을 알고 있겠지 ? ” 

 “ 예, 잘 알고 있습니다. ” 

 “ 따라서 그렇게 결성된 전사단의 단원들은 살아도 같이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혈 

  맹(血盟)과도 같은 동지들이니 그 우정과 우애를 그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겠고 ? ” 

 “ 예, 잘 알고 있습니다. ” 

 대답은 계속 또렷하게 하고 있지만 은지의 가슴 한켠에 불안한 생각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담당관의 물음이 다시금 이어진다. 

 “ 비녀전사단의 계율상 전사단원으로서의 품격과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가 있을시엔 

  벌점이 주어지게 된다. 그리고 벌점이 지나치게 많은 전사단은 처벌을 받게된다.  

  알고있나 ? ” 

 “ 잘 알고있습니다 담당관 선생님. ” 

 “ 됐어. 그럼 이제 그만 가보도록. ” 

 


 방 교체가 있었다. 전사단은 20-30명 한 기수 전원이 한방을 쓰는 유치부를 제외하곤 훈련생이든 일반 성인 전사단이든 보통 2-3인이 한조가 되어 한 방을 쓰게 되는데 어느 한둘하고만 지나치게 친분이 쌓여지면 그것도 곤란하기에 같은 기수끼리는 가급적 전원이 골고루 비슷한 친분을 쌓을수 있도록 이렇게 정기적으로 돌아가면서 같은방을 쓰는 훈련생이나 전사단을 교체하게 된다. 성인 공작단의 경우엔 초창기엔 다른 기수도 섞어서 같이 돌아가면서 한방을 쓰도록 했는데 그러다보니 선배 기수와 한방을 쓰는 것을 후배들이 불편해하는 문제가 발생 이후에는 성인 전사단도 가급적 같은 기수끼리만 한방을 쓰고 다른 기수 선배들과 친분을 다지는 일은 다른 방식을 통해 하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기도 했다. 

 여하튼 그래도 은지와 진아의 경우처럼 어찌어찌하다보니 자주 함께 한방을 쓰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되는데 여하튼 은지와 진아가 성인 전사단 1년차가 되어 한방을 쓴지도 너무 오래 지났기 때문에 다른 기수 동기생과 방을 교체하게 된 것이다. 진아가 다른방으로 떠나는날 은지와 진아는 내심 무척이나 서운해하기도 했다. 진아가 다른방으로 옮겨지고 은지의 방인 미옥과 선영이란 다른 동기생이 들어와 이번엔 셋이서 한방을 쓰게 되었다. 물론 이들도 다 유치부때부터 쭉 함께해온 동기생들이고 훈련생 시절에 한방을 쓴 경험도 없지는 않기에 은지로서도 딱히 불편하거나 싫을 이유는 없었다. 

 헌데 얼마 지나지 않아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실은 은지의 사물함에서 이상한 물건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일단 비녀전사단 같은 경우엔 이런 조직(가령 군대라던가)에서 흔히 있을법한 ‘내부검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상식적으로 6-7세 어린나이때부터 이곳에 들어와 고된 훈련을 받으며 밖으로 나갈일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자라온 훈련생과 전사단들인데 외부에서 무슨 쓸데없는 물건 같은 것을 갖고 들어올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다면 전사단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하고 돌아와 동기생들이 간단한 축하파티를 열 때 들여오는 술 한두병 정도가 전부인데 그 역시 행정반 관리를 하는 선생님들이 외부에서 사갖고 들어오는 것을 그때는 그냥 눈감아주고 허용하는 정도니 그 외에 특별히 다른 물건을 외부에서 갖고 들어올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가령 도박같은것도 어린나이때부터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고된훈련과 세뇌교육만 받으며 자란 아이들인데 그런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알수도 없는 아이들이고, 술이 되었든 그 외 기타 오락용품이든 어차피 그런 것을 구입할수 있는 민가나 시장까지 가기엔 거리도 너무 멀고 거기까지 가는 방법도 거의 모른다고 봐야하는 훈련생과 전사단들이니 그것도 하루하루 고된 훈련으로 일정을 보내는 이들이 굳이 그 먼곳까지 가서 그런 것을 사오거나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이들은 함께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며 부족한 것을 채워주도록 훈련받은 전사단,훈련생들이기 때문에 혹시 같은방을 쓰는이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상부에 – 교관이든 행정반 선생님이든 – 보고해서 그것을 채워주던가 하는 방식이 되지 내무검열을 한다던가 같은 기수의 동기생의 문제를 고자질한다던가 그럴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면된다. 

 헌데 하루는 은지의 사물함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발견되어 의아해진 미옥과 선영이 물었다. 둘이 발견한 것은 뭔가가 종이에 빼곡히 쓰여져있는 그런 쪽지같은것이었다. 그것도 구려의 문자가 아닌 다른 문자를 쓰고 있다. 일단 이 시대의 문자는 구려와 신라는 자체적으로 쓰는 문자가 있고 백제는 이웃 두 나라의 문자를 반반씩 응옹해서 쓰고 있으며 북부의 거란이나 여진등은 자체 문자가 없어 구려의 문자를 대충 응용해서 쓰고있는 그런 실정이다. 흉노가 나중에 문자를 발명하긴 하는데 그건 훨씬 시간이 지난뒤의 일이고 진대륙의 나라들도 자체적으로 문자를 개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진대륙의 나라들이 진나라라던가 노나라등은 강세였지만 이후 점차 쇠퇴해갔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진대륙의 문자는 점점 잊혀져갔고 보통 구려나 흉노가 만든 문자가 대략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갈 시점쯤엔 이 일대 국가들의 보편적인 문자로 자리잡아 갔다고 보면된다.  

 헌데 구려의 문자가 아닌 진대륙쪽이든 흉노나 거란,여진등이 쓰는 문자든 분명 뭔가 알 수 없는 문자가 거기 빼곡히 적혀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사단은 비밀공작을 펼칠때를 대비 외부 국가들의 문자와 언어도 어느정도 배우긴 한다. 허나 구려 입장에서 굳이 배울만한 언어나 문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거란과 여진등은 아직 자체 문자가 없어 구려 문자를 대충 응용해 쓰고 있고 진대륙 인근 국가들은 아직까지 진대륙쪽 문자들을 응용해 쓰고있기도 하고 외적십국(外敵十國)에 진대륙쪽 국가도 세나라나 포함되어 있지만 거리상 진대륙쪽 나라는 상대적으로 경계대상에서 후순위에 놓여있는 나라들이다. 어찌되었거나 전사단이 배우는 외국어는 신국 언어와 진대륙 문자를 대충 응용해 쓰는 흉노,몽골등의 문자와 언어가 전부인데 은지의 방에서 발견된 수상한 쪽지는 신국이나 진대륙쪽 문자도 아닌 수상한 글자로 적혀있었던 것이다. 마치 외부에 뭔가 전사단의 비밀정보라도 빼돌리려고 적어놓은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은지는 일단 ‘자신은 모르는일’이라고 답했으나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느껴서일까. 미옥과 선영은 바로 본부에 보고하였다. 

 “ 은지 공작원. 대체 이게 무엇인가 ? ” 

 “ 저...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 

 정말로 모르는것인지 은지는 거듭 이와같이 답하고 있었다. 허나 일전의 공작수행때 보인 이해할수 없는 행동으로 이미 행정반에서 은지를 예의주시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일까. 행정반은 적당히 넘어갈일은 아니라는 듯 거듭 은지를 추궁한다. 

 “ 은지 공작원. 혹시 근래에 거란과 여진사이의 암어(暗語)를 파악한적이 있었나 ? 

 ”  

 “ 예 ? ” 

 은지는 진심으로 무슨말인지 못알아듣겠다는 듯 이와같이 묻고 행정반은 거듭 은지를 추궁한다. 

 “ 여기 쓰여진 문자는 거란과 여진이 자기네들끼리 소통할 때 쓰는 일종의 암어야. 

  헌데 은지가 그런 암어를 이용 이런걸 작성하고 있더군. 대체 이런걸 만들어야 할 

  이유가 뭔가 ? ” 

 “ 무...무슨말씀을 하시는겁니까 선생님. ” 

 한마디로 은지가 거란이나 여진쪽의 첩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하는 상황이다. 헌데 사실 구조적으로 전사단에 외부에서 첩자가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치가 근본적으로 구려내부에서도 아는이가 얼마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져있는데다가 전사단은 근본적으로 6-7세 정도 나이의 고아나 가난한집 아이들이 차출되어 고등부 과정을 마칠때까지 장장 12년동안 고된 훈련의 과정을 거치게된다. 한마디로 중간에 어디 외부에서 마치 편입이라도 되듯 들어오던가 하는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일단 전사단 자체가 어린나이때부터 철저히 구려에 복종하며 구려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고 충성하는 그런 아이로 자라기 위해 세뇌교육을 시키는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외부에서 이미 다 자란 아이나 학생이 전사단이나 훈련생으로 들어온다던가 하는일은 근본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애초엔 세뇌교육을 목적으로 전사단 교육을 이런식으로 시킨것이지만 의도치않게 절묘하게도 외부에서 첩자가 들어올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셈이다. 일단 6-7세때부터 다 자란 10대 후반의 소녀가 될 때까지 오직 이곳에서 살며 세뇌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이니 중간에 누구를 훈련생이나 공작원으로 위장 전사단에 잠입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정히 그럴 목적이라면 6-7세가 채 되기전의 어린아이를 그전에 (첩자를 보내려는쪽에서) 그 아이를 미리 철저한 세뇌교육을 시켜 구려의 전사단 물색관들에게 발탁되어 훈련소로 들어갈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허나 그렇게 만드는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직 6-7세 정도도 되기전의 그런 어린아이한테 그런 세뇌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고 만약 그런식으로 아이를 들여보내서 구려의 비녀전사단에서 공작원 훈련을 받으며 자라게 했다간 되려 이곳에서 역으로 세뇌교육을 받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뿐인가. 시간이 훨씬 지나서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해서 실시간으로 외부의 누군가와 비밀리에 정보나 대화같은 것을 주고받을수 있는 그런 통신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모를까. 아직은 교통,통신이 극도로 불편한 고대사회. 그것도 그런 어린나이의 아이와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전사단 내부 비밀을 외부로 빼돌리는 그런일을 맡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그런 시대다. 따라서 전사단에 거란이든 여진이든 또 남쪽의 신국이나 백제든 혹시 비녀전사단이란 것이 구려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어 그 실체를 알기위해 첩자를 보낸다 하더라도 외부에서 정탐을 하는 방식이라면 혹시 모를까. 아예 내부까지 그것도 전사단이나 훈련생으로 신분을 위장해 들어가서 전사단 내부의 정보를 밖으로 빼돌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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