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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사나 (3)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평행우주 이야기 – 7. 고구려 비록 

 


 은지는 고등부 2년차때 ‘공작조’로 배치가 되었다. 원래 바깥세상 구경을 해보고 싶어 ‘물색조’를 바랬던 그녀였는데 원래 비녀전사단 자체가 공작조 희망자가 많고 물색조,교관조 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은편이라 그 수치와 비율조정을 위해 서로 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은지는 결국 희망했던 물색조가 아닌 공작조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공작조로 편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첫임무’가 주어졌다. 

 원래 비녀전사단의 공작수행때 3-4명 정도의 ‘임무실행’조가 짜여지고 여기에 이제 곧 정식으로 ‘비녀전사단’의 정식 공작원이 되어야할 고등부가 한두명정도 실습이나 견습생 자격으로 추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바로 그 ‘공작임무’가 주어진 비녀전사단의 한 조에서 고등부 ‘공작조’ 교육을 받고있는 2년차 은지를 자신들이 견습생으로 쓰겠다면서 공작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자신들의 대열에 합류시킨 것이다. 보통 이럴땐 이런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고등부 하루 수업일과가 마무리되고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휴식을 취할시간. 숙소에 잠을 청하러 들어가는데 부르는이가 있었다. 은지가 돌아보니 면식이 전혀 없는이가 아니었다. 원래 비녀전사단 교육과정에서 유치부,초등부,중등부,고등부등은 서로의 부서 훈련과정을 엿보거나 할 수는 없지만 – 그래도 간간히 호기심에 중등부나 고등부가 유치부나 초등부 훈련과정을 엿보거나 하는일은 가끔씩 있다. - 고등부의 경우는 바로 이와같이 임무수행 실습조에 편입시켜야할 조원을 구하기 위해 일반 성인 공작원들이 들르곤 하기 때문에 그럴 때 은지도 얼굴을 몇 번 본것이었다. 헌데 그런 성인 공작원중 하나가 자신을 부른 것이다. 

 처음엔 ‘설마 날 지명하러 온건 아니겠지 ?’ 하고 은지는 살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불길한 예감대로 그 성인 공작원은 자신을 지명했다. 이름은 정화라고 했고 나이 어느덧 20대 중반인 그러니 이미 비녀전사단 공작원으로 공작수행에는 잔뼈가 굵은 선배고 무엇보다 은퇴할날도 얼마 남지 않은 그런 여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선배 공작원들에게 고등부가 실습생으로 지명이 되었을시에는 군말없이 따라야한다. 그래서일까. 은지는 그날 하루 풀죽은 얼굴로 있었다. 

 “ 어서와 은지. 왜 이리 늦었나 ? ” 

 내키지가 않았던것일까. 공작수행조가 출발해야하는 다음날. 조장은 정화가 오라고 한 날 제 시간에 바로 도착해야하는데 은지는 느릿느릿 걷다가 도착해야할 시간에 늦은 것이다. 고등부 훈련장에서 성인 공작원들이 거처하며 훈련도 하고 생활을 하는 ‘성인 공작원 생활관’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데도 은지는 도착해야하는 시간에 늦고 말았다. 정화는 일단 그런 은지를 나무랄 수밖에 없었다. 

 “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공작임무를 수행해야할텐데 우리의 임무수행에서 기동성과 시 

  간약속 준수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헌데 첫 임무수행부터 이렇게 늦으면 어떻게 

  해 ? ” 

 “ 시정하겠습니다. ” 

 나지막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사죄하듯 이와같이 답한 은지. 정화는 시간이 없다면서 이제 출발해야한다고 다른 조원들에게 명했다. 

 정화의 임무수행조는 총 5명. 이중 조장인 정화가 25세의 베테랑이고 그리고 공작원 3년차인 선미와 5년차인 유정(* 연차는 고등부과정 종료 이후의 연차과정. 고등부과정까지를 모두 마치면 그때부터 바로 정식으로 ‘성인 공작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습생으로 고등부 2년차인 은지와 또다른 2년차 고등부인 경아 이렇게 총 다섯명이 밤늦은 시간에 비녀전사단 거처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구려의 영토 대다수는 산악지대지만 인근 거란이나 여진,흉노등이 거처하는 공간은 대개 넓은 들판이나 초원지대다. 따라서 국경지대까진 산길을 통해 가급적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국경지대에서 평야나 들판지대인 흉노나 거린지역등으로 갈때에는 ‘보따리장수’로 변장하게 된다. 여기저기 거처를 옮기며 이동하는 유목민들이다보니 그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파는 보따리 장수가 원래 오래전부터 성행해왔고 따라서 이런 분장을 하면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 비녀전사단이 유치부때부터 정글짐이니 미로찾기니 장애물통과니 이런 훈련을 하는 이유가 바로 먼 거리를 빠른 시간안에 통과하는 ‘기동성’을 갖춰야하기 때문에 그런 먼 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훈련을 아주 어린 나이일때부터 시키는 것이다. 

 산악지대인 구려영토를 통과 평야,초원지대인 거란,여진진영으로 들어갈 때 변장을 위해 국경지대와 북방 유목민 지역으로 들어가는 모처 곳곳에 한 열곳정도 되는 ‘비밀지역’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이곳의 관원들에게 연락을 취하면 관원이 이곳에서 미리 준비한 ‘보따리 장수’로 변장할 옷가지와 물건들을 챙겨주고 전사단은 여기까지 자신들이 입고온 의상은 여기에 보관을하고 이곳에서 보따리장수옷으로 갈아입는다. 이곳을 지키는 관원들과의 소통은 보통 암호로 ‘OO장수가 왔다’는 식으로 알리게 된다. ‘OO’ 안에는 달래니 고구마니 감자니 토란이니 배추니 기타등등 이런 야채나 나물종류가 들어가게 되는데 여하튼 그런 야채나 나물따위를 파는 장사치처럼 보이게 하기위해 이런 암호를 쓰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한 암호내용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OO안에 들어가는 야채나 나물 이름은 몇 달 혹은 1년에 한차례씩 주기적으로 교체가 되고 또 비밀지역끼리 서로 돌아가며 암호를 교환,교체하기도 한다. 

 은지가 처음 실습생으로 들어가게된 ‘공작조’는 ‘테러조’로 여진족의 무기창고를 급습하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실은 앞서 ‘첩보조’에 의해 여진의 병력과 무기가 구려 국경지역 가까이 이동중이라는 급보를 받았다. 그래서 여진의 공격을 받기전에 먼저 구려가 비녀전사단을 이용 여진의 무기창고를 폭파 무력화시켜 애초에 침략의도를 분쇄하는데 목적이 있다. (*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렇게 비녀전사단이 보고한 정보내용을 수집하고 공작지령을 내리는 ‘주무부서’가 있었을텐데 안타깝게도 그 주무부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후세에 알려지지 않는다. 일단 상식적으로 국방이나 정보업무를 주무하는 부서가 비녀전사단의 정보보고와 공작지령을 주관하였을것임을 추론해볼수는 있지만 그와같은 임무를 주관했던 부서는 결국 후세에 알려지지 못하고 만다.) 

 사실 여진도 방비는 안 하지 않고 있었다. 여진이나 거란이나 이미 한 수십년전부터 구려가 뭔가 예전과 달라져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원래 구려는 한 백년전까지만 해도 거란이든 여진이든 흉노든 이런 북방 유목민이 약탈을 해오거나 침략을 하면 속절없이 당하곤 했던 그런 속수무책의 나라였다. 산악지대가 많은 나라의 한계인지 많은 군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가 힘들었던것일까. 군사가 있다 하더라도 숫적으로 열세고 무기마저 변변치 못했던 나라. 헌데 그런 구려의 군세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가령 구려 국경지대를 습격하려는 준비를 하고있을때쯤 자신들의 무기창고나 식량창고 경우에 따라선 부대나 민가지역에 화재나 폭발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심지어 주요임무를 수행해야할 장수나 심지어 때론 거란이나 여진의 추장은 물론 부족의 주요 인사가 아무런 이유없이 독살이나 암살을 당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오고 있었다. 거란이든 여진이든 다른 북방 유목민이든 처음엔 몰랐지만 지금쯤은 ‘뭔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자신들에게 이런 기습,테러행위를 하는 집단이 있구나’ 하는 짐작을 하고 있긴 했지만 아직까지 그 구체적인 실체를 파악하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녀전사단 훈련소에서 산길을 통과 국경지대까지 가는데 보통 이틀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그곳의 비밀장소에서 보따리장수로 변장하는 옷으로 갈아입은뒤 여진이나 거란,흉노등의 거점지역이 있는곳으로 침투하게 되는 것이다. 산악지대인 구려와는 달리  

거란,여진,흉노등이 사는 지역은 대개 허허벌판이나 들판,초원지대이기 때문에 비녀전사단의 보행속도로 일반인의 주행속도의 최소 열배 이상으로 돌파할 수가 있다. (* 실제 김신조 부대의 산악지대 주파속도가 시속 10km였다고 하고 실미도 특수부대가 김신조부대 속도를 능가하도록 훈련받았다고 하니, 6-7세때부터 장애물,정글짐통과,미로찾기 놀이(?)하며 험한지형을 빠른걸음으로 돌파할수 있는 특화훈련을 받은 여자아이들이니 그정도 속도는 되어야할 것 아니오 ^^;;) 무엇보다 주행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짐은 가급적 가져가지 않는다. 칼이나 활 한자루 그 외의 무기를 갖고 움직이진 않고 식량은 가급적 현지조달, 심지어 무기도 때론 현지에서 직접 – 하다못해 훔쳐서라도 – 조달할수 있도록 하는게 비녀전사단이 공작수행과정에서의 모습들이다. - 그래서 옷도 국경지대 모처에 보따리장수로 위장할 갈아입을옷을 조정의 특별한 명을 받은 관원들이 관리하는곳에 숨겨놓았다가 그곳에서 갈아입고 북방 이민족 거점지역으로 침투하게 되는 것이다. 

 식량은 대개 산악행군을 하면서는 인근의 나물을 자기네들끼리 직접 캐먹거나 – 알고보니 ‘나물캐는 처녀’의 원조 ??? - 멧돼지나 사슴,노루같은 들짐승,산짐승일 보면 그것을 직접 잡아먹는다. 검술이나 활쏘기는 초등부때부터 훈련받은 아이들이니 그까짓 들짐승,산짐승 한 마리를 즉석에서 잡아먹는 것은 일도 아니다. 잡은 고기는 시간이 없으니 최대한 살점을 빠른시일내에 해체하고 피를 뽑아버린뒤 며칠동안 먹을 몫을 서로 나눈뒤 그것을 직접 가져가며 시간차를 두어가며 먹는다. - 그냥 도시락처럼 들고가다 밥때되면 꺼내먹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 살코기를 피를 다 빼내고 말려진 상태로 들고가다 즉석에서 먹게되고(* 오늘날 육포의 원조 ???), 경우에 따라선 인근에서 직접 캔 산나물에 싸먹기도 한다. (* 오늘날 상추쌈등의 원조 ???)  

 은지도 첫 행군에 참여하면서 직접 잡은 멧돼지를 처음으로 먹게 되었다. 은지가 잡은 것은 아니고 마침 멧돼지 한 마리가 지나가길래 선배 조원들이 바로 즉석에서 화살로 처단한뒤 식용으로 삼은 것이다. 조장인 정화가 잽싸게 잡은 멧돼지를 가져와 칼로 썰어서 피를 먼저 전부 뽑아낸뒤 살코기를 해체해버린다. 막상 처음보는 광경이라서 은지는 좀 끔찍했는지 고개를 돌리게 된다. 

 “ 은지 너 뭐해 ? ” 

 어느나라 군대조직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당연히 궂은일은 상관이 아닌 하급병사들이 맡아야한다. 헌데 무슨 고문관도 아니고 그래도 또다른 견습생인 경아는 선배이며 조장인 정화의 살코기 해체작업을 바로 곁으로 와서 돕고 있는데 은지가 먼발치서 구경만 하자 바로 걸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은지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 아...아니 저 선배님...아니...조장님... ” 

 비녀전사단에서 보통 후배가 선배 공작원을 부를때의 호칭이 ‘선배님’이고 이런 공작수행을 할 때 조장은 글자그대로 ‘조장님’으로 부르게 된다. 또 중등부나 고등부때도 자신들보다 연차가 높은 상급자들은 ‘선배님’이라 부르는데 따라서 ‘선배님’은 비녀전사단에서 자신보다 나이나 연차가 높은 훈련생이나 공작원에게 부르는 가장 일반적인 호칭. - 다만 유치부때는 교관 선생님들을 그냥 ‘언니’라고 부르고 초등부때부턴 교관들은 ‘선생님’ 그리고 유치부나 초등부가 자신들의 상급자나 중,고등부등을 만났을때는 ‘언니’라고 부르게 된다. - 헌데 근본적으로 유치부,초등부,중등부,고등부등의 서로 다른 부서들끼리는 공식적으로는 왕래를 할수 없게 되어있으니 유치부나 초등부시절에 중고등부 언니나 일반 성인 공작원을 만나게 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가 않다. 여하튼 경아와는 달리 고기 해체작업을 바로 돕지는 않고 멀뚱멀뚱 지켜만 보고 있던 은지. 하는수없이 다가와서 살코기 해체 작업을 돕기 시작하고 그런 은지와 경아를 보면서 다른 선배 공작원인 선미와 유정이 가르치듯 한마디 한다. 

 “ 앞으로 이제 너희들이 공작수행할때마다 다 직접 해야하는것들이야. 그러니 이럴 

  때 배우라는거지. 아니면 매번 선배언니들이 일일이 다 가르쳐주리 ? 그러니까 이 

  렇게 견습생일 때 언니들 따라다니며 잘 배우라고. 무슨말인지 알겠어 !!! ” 

 하긴 바로 그런 목적으로 공작수행조에 고등부 견습생을 한두명씩 붙여주는거지 괜히 붙여주겠는가. 따라서 은지의 머뭇거리는 행동은 당연히 다른 조원들에게 눈밖에 날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같은 견습생인 경아조차도 ‘너 때문에 나까지 혼나게 되지 않았느냐 ?’며 살짝 흘겨보기까지 했다. 

 아무튼 멧돼지고기 해체작업이 다 끝나자 며칠치 비상식량이 만들어진 셈이니 도시락처럼 공평하게 일정부분씩 다섯명의 조원이 나눠가졌고, 그리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의 행군이 계속된다. 그렇게 국경지대까지 도착. 비밀장소에서 보따리장수로 분장하는 옷으로 갈아입고 여진족이 있는곳으로 잠입하게 된다. 여진족 부대는 현재 구려 국경지대에서 일반인의 도보로 하루정도 걸리는 거리까지 와 있었다. 따라서 비녀전사단의 도보로 한 두어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구려의 전형적인 테러방식이 침략이나 약탈을 도모하는 거란이나 여진등 유목민의 움직임을 미리 알아내 무기창고나 식량창고를 급습 애초부터 이런 계획이 무산되게 해버리는 것이다. 무기창고나 식량창고가 폭파되거나 화재가 발생 아예 침략을 할 수 있는 방도가 없어졌으니 어쩌겠는가. 다만 처음엔 구려의 이런방식의 테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거란이나 여진등도 여러번 이런일을 겪자 자기네들 나름대로의 방비를 하기도 했다. 가령 무기창고나 식량창고를 찾기 어려운 위치에 놓아두거나 아니면 아예 테러단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가짜 무기창고,식량창고를 여러군데 만들어 놓는다던가 이런 방식. 따라서 비녀전사단 입장에서도 이전에 비해 그와같은 무기창고,식량창고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아졌다. 

 “ 조장님... ” 

 여진족 부대 거점을 정찰하고 온 선미와 유정이 보고했다. 대략 무기창고와 식량창고 위치를 알아내기가 어렵다는 그런 보고내용이었다. 어찌해야하나. 조장이며 베테랑인 정화가 잠시 고민을 하다 이와같이 말한다. 

 “ 하는수없다 !!! 2안대로 한다 !!! ” 

 소위 ‘플랜B’라고 할 수 있는 ‘제2안’이 따로 있다는것인지. 이런 것은 견습생인 은지나 경아뿐만 아니라 이미 몇 년씩 공작수행을 해본 경험이 있는 선미나 유정도 좀 의아하다는 듯 정화를 바라본다. 정화가 그런 선미와 유정에게 원래 그런 ‘제2안’이 준비되어 있다는 듯 계책을 말해준다. 

 “ 그럼...정말 그렇게 한다는건가요 ? ” 

 또다른 견습생 경아도 뭔가 이건 아니다싶은지 이렇게 묻는다. 허나 정화가 그런 조원과 견습생들을 다그친다. 

 “ 지금 무슨소리들을 하고 있는거야 !!! 우린 우리의 부모형제들을 괴롭히고 약탈하 

  는 나쁜 북적(北敵),십적(十敵)들의 음모를 사전에 분쇄하기 위해 이 과업을 수행하 

  고 있는거야. 그걸 벌써 잊었어 ? 우리가 망설이면 또다시 우리 동포들, 사랑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이 또다시 거란이나 여진족따위 더러운 말발굽에 짖밟히게 돼. 그 

  걸 아직 모르겠냐구 !!! ” 

 정화의 이런 다그침에 결국 더 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는 듯 최소한 은지는 제외하고 나머지 네명의 조원은 수긍한다. 이들은 여진족 부대에서 다소 떨어진 위치에 있는 민가쪽으로 다가간다. 

 근본적으로 일정한 기간을 두고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다 정착하곤 하는 그런 유목민이 아니던가. 전투를 맡는 군부대 말고 일반 주민들이 거처하는 민가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곳으로 간 다섯명의 조원들. 무엇보다 초원지대니만큼 풀은 인근에 지겨울정도로 많다. 정화의 지시대로 인근에서 풀이며 짚이며 이런것들을 잔뜩 모아오게 한다. 그리고 대개는 천막 형식으로 만들어진 여진족의 민가 여기저기에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화살을 수도없이 쏘아대 민가며 민간인이며 가리지않고 다량으로 쏴 없애는 것이다. 

 “ 으아아악~~~!!! ”  

 “ 엄마야...사람살려 !!! 아아아앙~~~!!! ” 

 자신들의 가족이 있는 민가에 대화재가 발생했으니 여진족 군인들도 한가하게 구려로 쳐들어간다거나 할수도 없다. 보고를 받은 군부대의 대장은 바로 철군을 명하고 자신들의 가족부터 구하러 갔다. 허나 야간기습으로 민가에 대화재가 일어나게 한 비녀전사단 5인의 공작수행원들은 민가가 다 타서 폐허가 되었을때쯤엔 이미 저만치 달아나고 눈에 보이지 않았다.  

 “ 비녀전사단. 제OO년차 OO조 조원. 조장 정화. 조원 선미,유정,경아,은지(*경아와 

  은지는 견습생) 하달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 

 임무수행을 마치고 돌아온 공작수행조는 바로 비녀전사단 본부에 이와같은 보고를 하게되고 본부에서도 당연히 조정에 연락을 취해 보고하게된다. 그리고 얼마후 공작수행에 성공한 조원들은 성공을 치하하는 조정의 간단한 포상을 받게된다. 포상으로 내려지는 것은 약간의 상금과 귀한 먹거리 정도인데, 음식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솔직히 상금은 거의 쓸일이 없는 비녀전사단이다. 혹시 물색조를 하면서 공작원을 발탁하거나 국내첩보활동을 하며 돌아다닐때야 먹고자고할 비용이 일정부분 필요할지는 몰라도 그 외에는 평생을 비녀전사단 훈련소를 벗어날일이 거의 없는 공작원들이 아닌가. 굳이 쓸일이 있다면 가족들한테 돈을 보내던가 할 일들일텐데 일단 반은 고아출신이고 반은 가난한집 아이들이었다. 고아들이야 어차피 돈보낼 가족이 없는것이고, 가난했든 어쨌든 가족이 있던 아이들도 이미 정식 공작원이 되었을땐 집떠난지 이미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시점이다. 무엇보다 6-7세때 훈련생으로 발탁되어 집을 떠나게 된 아이들이니 가족에 대한 기억도 희미할뿐더러 있다고 해도 가난한집에서 굶주리며 아동학대 당한 경험이 대다수일뿐 좋은 기억이 거의 있을수 없는 그런 아이들이다. 따라서 차라리 공작원을 은퇴했을 때 사회에서 기반을 잡을수 있는 일정한 밑천이 될수 있다면 모를까, 일단 훈련소내에서 생활할때는 돈쓸일이 거의없는 그게 ‘비녀전사단’인 것이다.  

 


 “ 은지야 !!! 경아야 !!! 첫 임무완수를 축하해. ” 

 견습생이 처음 공작조에 투입되어 성공하게 되면 동기생들은 이들을 축하하는 간단한 파티를 열어주게 된다. 어차피 다른 동기생들도 이미 견습생으로 한두번쯤 테러공작에 참여하고 왔거나 아니면 앞으로 견습생에 투입될 운명에 처하게될 이들이 아닌가. 그러니 아직 공작수행에 투입되지 못한 이들은 먼저 공작활동을 하고 돌아온 동기생들에게 어떤 정보를 듣게 되기도 하고 또 이미 견습생 참여경력이 있는 동기생들은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 위험한 첫 과업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친구에게 다행이고 수고했다며 위로해주는 격려의 자리다. 무엇보다 밖에서는 외적(外敵)들을 무참히 살상하는 끔찍한 살인병기들이지만 안에서 같은 공작원,훈련생끼리는 그야말로 앞으로 ‘살아도 같이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하는’ 동지들이니만큼 그 누구보다도 진한 우정을 쌓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그렇게 훈련받고 가르침을 받아온 아이들이다. 그러니 이제 운명처럼 누구에게든 언젠가 다가오게될 공작수행의 그날. 이미 견습생 파견경력이 있는이들도 그렇지만 아직 견습생으로 뽑혀나가지 못한이들에겐 언젠가 자신에게도 다가올 숙명을 미리 예상해보는 여러 가지로 감회어린 자리일수도 있다. 

 “ 한잔해 은지야 !!! 그리고 경아 너도 !!! ” 

 사실 어차피 평생을 – 적어도 나이 20대 중반을 넘겨 은퇴하기 전까지는 – 훈련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살아가야하는 이들인데다가 다른건 몰라도 먹을것만큼은 충분히 제공되는 그런 훈련소,공작원 생활이니만큼 이들끼리 축하파티를 연다고 해서 더 특별히 마련될만한 진귀한 먹거리도 별로 없다. 게다가 국가에서 내려진 포상도 결국 상금과 음식이란점을 생각한다면 축하파티 자리라고 해봤자 약간의 술과 간식거리가 나오게 될 뿐이다. 좀 특별한 것이 있다면 다른 동기생들이 자발적으로 주위에 꽃이라도 꺾어 만든 작은 꽃다발이라도 목에 걸어주며 공작수행에 성공한 견습생이자 동기생을 돋보이게 해주는것뿐. 그리고 술은 원래 훈련소에서 제공되지 않고 또 고등부를 마칠때까지는 사실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술이 허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성인 공작원이나 교관들끼리는 자기네들끼리 어디서 구하는지 가끔 한잔하는 술이 있긴 한데 적어도 고등부 훈련생들이 견습생의 임무수행을 축하하는 축하파티를 위해 술을 한두병 가져가는 것 정도는 이들도 어느정도 눈감아주고 있다. 그렇게 마련된 축하파티. 헌데 이 자리에서 한바탕 무용담을 자랑스레 동기생들에게 뽐내고 있는 경아와 달리 은지의 표정이 좀 밝아보이지 않다. 

 “ 근데 그러고보니 은지가 별로 말이 없네. 은지 너도 좀 이야기를 해봐. ” 

 “ 그래. 특히 무기조달 같은 것은 우리가 필수적으로 알아야하는 정보인데...경아말 

  로는 그게 쉽지가 않다던데...은지 니가 봤을때도 그래 ? ” 

 테러행위때 이들이 사용하는 주 무기는 결국 활과 화살 그리고 단검같은 것들이다. 폭파나 방화행위를 하든 요인암살같는 것을 하든 독화살이나 불화살을 쓴다던가 폭약을 쓴다던가 해서 단시간에 해치워야 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임무. 무엇보다 빠른행군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무기조차도 최소화해서 가져가고 대개는 현지조달 방식으로 쓰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이들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일단 활이나 화살같은 것은 거란이나 여진등 유목민의 거점지 상점 같은데서도 충분히 구입할수 있을것이지만 암살같은데 쓸 단검이나 독약같은 것은 구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이들은 공작임무를 성공하고 나면 붙잡히지 않기위해 재빨리 철수해야한다. 따라서 한번 사용한 화살이나 단검은 사실상 회수해서 재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그래서 더더욱 중요하게 알아내야하는 정보가 현지에서 무기조달 방식이다. 헌데 경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듯. 헌데 또다른 견습생인 은지는 웬일인지 무기조달 방식이든 다른 무엇이 되었든 그런 것을 별로 말하지 않고 있다. 

 “ 음식은 보통...멧돼지나 노루,사슴같은 것을 잡아먹고 그리고 그 외 나물같은 것을 

  캐먹기도 했어. 행군중에 말이지... ” 

 “ 아휴, 그건 이미 경아가 충분히 한 이야기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라 무기조달은 

  어떻게 하냐구 ? ” 

 “ 은지 너 어디 아프니 ? ” 

 다른 동기생들의 거듭되는 물음에도 은지가 별로 말을 하지 않자 그동안 가장 절친하게 지내왔던 진아가 결국 걱정되는 듯 묻는다. 사실 이런 축하파티 자리는 특히 첫 임무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온 견습생이 자신의 첫 경험이자 무용담을 신나게 밤새도록 이야기해 보통은 다른 동기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만도 시간가는줄 모르는 그런 자리다. 헌데 오늘따라 경아는 다른 동기생들이나 훈련생들과 별반 다를것없이 한참 자랑스레 자신의 경험담과 걱정되는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별다른 말이 없는 은지. 이런 경우는 이들 기수뿐만 아니라 이전 훈련생들에게도 좀처럼 없던 일이라 좀 의아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 은지야 너 왜 그래 ? 어디 아프기라도 한거야 ? ” 

 자신들의 침소로 돌아와서도 별다른 말이 없는 은지. 2인1조로 쓰게되어있는 방에 들어와 잠자리를 청하고 있는 은지를 현재도 같은방을 쓰고있는 진아가 거듭 걱정되는 듯 물어보는데 어쩐일인지 은지는 단짝친구나 다름없는 진아에게조차 별다른 말이 없다. 

 “ 왜 그래 ? 그러지말고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면 나한테라도 말해봐. 대체 무슨일 

  이 있었던가야 ? ” 

 사실 아직 진아는 견습생 참여경험이 없다. 현재 은지,진아의 동기기수중 한 3분의1 정도는 견습생으로 한두번쯤은 파견나간 경험이 있는때라고 봐야 하는데 여하튼 진아는 아직 견습생으로 뽑혀나간일이 없는 경우. 그래서 아직은 더더욱 먼저 견습생으로 공작임무에 파견갔다온 동기생들의 이야기를 더 유의깊게 관심을 갖고 듣곤 해왔는데 다른이도 아닌 하필 자신과 그동안 가장 절친하게 지냈던 은지의 모습이 이와같으니 진아는 더더욱 불안해지고 걱정이 되는수밖에 없다. 

 “ 아냐, 그냥 좀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걱정말고 피곤하면 먼저 자. ” 

 여하튼 아직은 매일같이 거듭되는 훈련과 교육일정을 소화해야하는 훈련생들이다. 내일 아침도 그 변함없는 일상은 거듭될것이고. - 다만 견습생으로 첫 임무수행을 다녀온 고등부 훈련생의 경우엔 그 점을 배려해서 하루,이틀 정도의 휴식시간이 주어지긴 한다. -  

 “ 그러지말고 어디 아프면 걱정말고 솔직하게 말해봐. 그럼 내가 의무담당 선생님 

  에게 말씀드려볼게. ” 

 훈련과정이든 공작수행과정이든 부상위험은 필수고 다만 의료실은 공작원들의 생활관이나 숙소 혹은 훈련생들의 훈련소와는 별개의 장소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곳에 의녀(醫女)라고도 불리는 여성 의원들이 이들의 치료를 맡게 되는데 훈련생들은 이들을 보통 ‘의무 선생님’이라 부른다. - 허나 이들 의녀가 또 어떻게 양성되었고 만들어졌는지 또한 베일에 가려져있다. -  어쨌든 어디 아프거나 무슨일이 있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여전히 답을 하지 않고 있는 은지. 우울한 분위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게 동기생은 물론 교관들에게도 주시의 대상이 되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 으아아앙~~~!!! 으아아앙~~~!!! 엄마아아~~~!!! 무서워~~~!!! 살려줘~~~!!! ” 

 “ OO아 !!! OO아 !!! ” 

 “ 엄마...아파...뜨거워. 살려줘. 으아아앙~~~!!! ” 

 “ OO아 !!! OO이 어디있니 ? OO아, OO아 어디있는거야 ? 살아있는거니 OO아 ? 

 ” 

 “ 엄마...무서워어...엄마...아파아아...우아아앙~~~!!! 엄마아아~~~!!! 무서워~~~!!! 

  아파아아~~~!!! 뜨거워어~~~!!! 살려줘어어어어~~~!!! 우와아아아아아앙~~~~!!! ” 

 어느 알 수 없는 어두컴컴한 공간. 사방에서 불길이 솟아나고 불길은 곧 여기저기로 번지고 있다. 남자건 여자건 어린아이건 어른이건 할것없이 그 대화재 현장속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고 그 한가운데 어디선가 나이어린 여자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런 화재속에서 불에 데기라도 한것인지 계속 뜨겁다고 아프다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아이. 그리고 아이 엄마인듯한 여인이 아이를 찾는 목소리가 찢어질듯한 절규가 계속 들려온다. 어디선가 그렇게 계속 들려오는 비명소리, 아우성소리. 

 “ 엄마아아~~~!!! 뜨거워어~~~!!! 우아아앙~~~!!! 뜨거워 엄마~~~!!! 우와아앙~~~!!! 

  살려줘어어어어~~~!!! ” 

 “ OO아 !!! OO아 !!! 어디있니 OO아 !!! ” 

 “ 아아악~~~!!! ” 

 한참을 그렇게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광경이 거듭 펼쳐지더니 불길속에서 웬 어린아이가 타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만보니 불화살을 급소 어딘가 맞은듯하다. 그래서인지 어쩔줄을 모르고 뜨거운 불길속에 그렇게 주저앉아있는 아이. 그러다 어디서 불화살 하나가 또 날아온다. 

 “ 아아악~~~!!! ” 

 “ 은지야 !!! 은지야 !!! 왜 그래 ? ”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은지. 꿈이었다. 그리고 놀란 진아가 그런 은지를 진정시킨다. 은지와 한방을 쓰고있는 단짝친구 동기생 진아다.



-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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