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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블랙핑크 리사 (11)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외국인 새엄마 4 

 


 한편 서울의 현준은 명수가 떠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어나이한테 갔다는 사실을 알수가 있었다. 우선 필립과 완스의 경우엔 형이 어나이를 찾으러 떠난 사실을 알고있고 그곳에서 상황을 봐서 자신들까지 데리고 오겠다고 약조한 사실을 알고 있고, 그러나 그 모든일을 아빠나 젊은 새엄마 주희 몰래 꾸민 일이었기 때문에 명수가 떠난 이후에도 아버지한테든 젊은 새엄마한테는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일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긴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비밀을 지켜야 할 일을 철저히 지키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자신은 회사에 출근을 했고 주희까지 외출을 한 날을 교묘히 이용 그렇게 집을 나가버린 아들은 그날 집에 들어오지 않고 다음날이 되어도 들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준은 우선 가까이 지내는 명수 친구나 이런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그들 역시 명수의 행방을 모른다고만 하고 있었다. 명수의 가출 계획이 처음부터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된 일이었기 때문에 학교 친구든 그 외 다른 누구든 그 사실은 전혀 알수 없었고 다만 한 며칠쯤 지나서 혹시나 몰라 형 성준과 동생 명준에게 전화를 했을 때 얼마전 명수가 자신을 찾아온 사실이 있음을 형 성준을 통해 알수가 있었다. 성준이 ‘그날 분위기가 좀 이상하긴 했지만 애가 곧 고3도 올라가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심란한가보다 그렇게만 짐작하고 있었다’고 하니 그제서야 현준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무엇보다 현준은 명수가 이미 초등학교 2학년때도 친엄마를 찾으러 간다며 한바탕 그 난리를 친 사실을 알고 있다. 바로 그런점 때문에 얼마전 명수가 ‘어나이한테 가겠다’는 식으로 말할 때 그때일이 떠올려져 더 화가나 아이를 두들겨 패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그때도 아파트 1층에 사는 다른 재혼가정 자녀까지 꼬드겨 제법 치밀하게 가출계획을 세웠고 하지만 그때는 어릴때라서인지 인천공항으로 가야할 버스를 반대로 잘못타 모든게 틀어지고 허무개그마냥 전철역 관계자들에게 붙잡혀져 학교 선생님들에게 인계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긴 했다. 허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무엇보다 명수는 어느덧 낼모래가 고3인 아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다 컸다고 봐도 무방한 나이고 무엇보다 이제 고3으로 올라가는 아이가 또다시 그런식의 가출을 감행한것이라면 더더욱 큰일이란 생각에 현준은 아찔했다. 현준은 일단 명수의 친엄마쪽을 수소문해볼 생각이었다. 허나 사실 이쪽이 더 막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명수 친엄마는 그렇게 명수가 다섯 살도 채 되기전에 집을 나가 일절 소식도 연락도 없는터. 따라서 명수 친엄마쪽 처가식구든 명수 친엄마의 친구들이든 어느덧 십수년째 거의 교류도 왕래도 없던 사람들을 이제와 연락을 취해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또 연락을 취해본다 하더라도 이제와서 아이 가출사실을 말하기도 무척이나 난감하고 민망한 일이다. 현준이 그제서야 ‘혹시나’ 하고 어나이쪽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단 어나이 소생의 필립과 완스를 불러 물었다. 

 “ 혹시...형이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낌새 같은거 못 느꼈니 ? ” 

 허나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두 아이는 아버지 현준이 그와같이 묻자 더더욱 입을 열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형 명수가 떠난지는 이미 며칠이 지났다. 필립이나 완스나 형이 처음 떠날 때 말한대로 어나이의 소식과 사는곳을 알아낸뒤 자신들을 데리로 올때만을 기다리고 있는터. 그래서 더더욱 이런 계획이 아버지에게 들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는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두 아이. 현준이 무작정 묻는다고 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는지 이런식으로 회유를 해보려고도 했다. 

 “ 여하튼 너희도 엄마...보고싶긴 할거 아니냐. 으응...저...실은 엄마는...멀리 돈벌러 

  떠나신건 맞는데...그래도 너희가 정 원한다면 엄마한테 보내줄수도 있어. 아빠도  

  이미 충분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단다. ” 

 헌데 바로 그때쯤 명수의 편지가 도착한 것이다. 사실 어나이가 사는 나라에서 한국까지는 근본적으로 외교관계도 수립되어 있지 않고 게다가 어나이의 나라는 작은 나라다보니 국제우편 시스템도 좀 미비되어 있는편이다. 게다가 명수도 편지를 바로 보낸 것이 아니라 어나이와 어느정도 그곳에서 좀 지내다가 차라리 이곳에 눌러사는 것으로 마음이 기울었을때쯤 보낸 편지라 그 편지가 도착했을때는 명수가 떠난지 이미 한 두달여가 지나서야 그 편지를 현준이 받아볼수가 있었다. 

 “ 이...이녀석이... ” 

 그제서야 모든 사태의 전말을 안 현준은 불같이 화를 냈고, 그렇다고 지금 명수가 눈앞에 있는것도 아니고 머나먼 남태평양으로 달아나버린 뒤니 지금와서 뭘 어찌해볼 도리도 없다. 현준은 일단 필립과 완스를 불러 형이 떠난걸 알고 있었냐고 매섭게 추궁하니 그제서야 아이들도 사태를 파악한 듯 모든 것을 자백해버렸다. 현준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막히기만 해 방바닥을 마구 구르고 벽을 치며 격분했다.  

 게다가 현준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은 편지와 함께 동봉한 자퇴서였다. 이미 고등학교 3학년 과정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인 명수. 하지만 어나이의 나라는 학교가 초등 5년, 고등 5년(중,고등 과정 통합) 총 10년이니만큼 나이와 학력상 명수는 그곳에선 고등학교 졸업자나 다름없어 더 이상 학교를 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학을 갈 의사가 없는 이상 이제 어엿한 성인으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몸이 된 것이다. 바로 그런 상태에서 어나이가 운영하는 숙박시설일을 도우며 살기로 작정한 터라 다만 학력문제는 깔끔하게 정리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자퇴서를 학교에 제출해달라는 말과 함께 자퇴서까지 동봉해온 것이다. 심지어 자퇴서엔 자퇴 이유를 애초 남태평양 출신 새엄마 어나이가 생긴 일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사연을 제법 꼼꼼하고 빼곡히 적어놓기까지 했다. 이쯤되면 자퇴서 정도가 아니라 명수의 아버지 박현준의 사적인 부분까지 학교에 세세히 알려질판이라 현준은 기가막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정말이지 명수 이 녀석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면 당장에 때려죽이기라도 할 것 같은 기세로 불같이 화를 내며 발악을 해대고 있었다.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현준에게 더 기가막힌 일이 벌어졌다. 원래 명수가 한국을 떠날 때 어나이를 찾으면 그때 동생인 필립과 완스까지 데리고 가겠노라 약조를 했고 애초 현준과 이혼을 했을 때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기엔 자신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양육권을 현준에게 양도하고 떠났던 어나이건만 어나이도 이제 자신의 나라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이들을 자신이 데리고 왔으면 하는 바램을 내비친 것이다. 그래서 정식으로 양육권 양도 소송을 벌인 것이다. 일단 명수가 알아낸 한국인 변호사에게 이메일로 양육권 소송 의사와 관련 서류들을 꼼꼼히 보냈다. 그리고 정식으로 법정 소송에 들어갈 것을 대비 명수는 어나이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나타난 아들 명수와 전처 어나이를 보니 현준은 그저 기가찰 뿐이었다. 

 


 현준은 우선 명수를 보자마자 당장 때려죽이기라도 할듯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애초 명수가 아무말도 없이 집을 나간뒤 두달만에 그런 편지와 심지어 자퇴서까지 동봉해 우편을 보냈을때부터 일었던 충동이 아니던가. 헌데 그로부터도 한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이제 아예 어나이까지 데리고 나타나 심지어 무슨 필립과 완스에 대한 양육권 반환 소송까지 하겠다니 애비 입장에서 얼마나 기가막힌 일이겠는가. 허나 명수에게 달려드는 현준을 어나이가 말렸다. 

 “ 명수에게 뭐라고 하지 마세요. ” 

 “ 넌 도대체 뭐하는 애야 !!! ” 

 현준은 어나이에게도 더 부아가 치밀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애초 현준이 어나이에게 이혼을 요구할 때 귀책사유가 자신에게 있으니 위자료는 물론 양육권까지 모두 양도할뜻이 있음을 밝히지 않았던가. 헌데 그땐 위자료는 받아도 양육권은 오히려 현준에게 양보하겠다고 하던 어나이가 이제야 나타나 양육권 반환 소송을 벌이겠다니. 이 얼마나 기가막힌 일이겠는가. 허나 그런 현준에게 오히려 어나이가 따져든다. 

 “ 일이 이렇게 된데는 아저씨 책임도 커요. ” 

 “ 뭐 ? 아저씨 ? ” 

 그러고보면 원래 어나이와 사귈 때 그녀가 자신을 부르는 호칭도 ‘아저씨’였고 심지어 주희도 애초 사귈때는 물론 결혼후 한동안은 여보나 당신같은 호칭이 쉬이 입에 붙지 않는지 자신을 아저씨라고 불렀다. 적어도 사귀는 여자로부터 ‘아저씨’라 불리는 호칭은 그야말로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현준이기도 하지만 이미 이혼까지 하고 남남이 된 상태인 외국여자 어나이한테서 아저씨란 호칭을 들으니 기분이 더 이상한 것이다. 허나 어나이도 지지않고 응수했다. 

 “ 그럼 뭐라고 불러요 ? 우리 이제 더 이상 부부도 아니니 여보나 당신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 

 “ 이게 진짜... ” 

 이제 어나이까지 한 대 두들겨 패고 싶은 심정이 들었지만 그 충동은 겨우겨우 억누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어나이가 사는 나라의 문화가 다를터이고, 게다가 어차피 두 사람은 더 이상 부부가 아닌 남남인데, 아들 명수라면 모를까 이미 이혼까지 해서 남남인 어나이가 그것도 양육권 소송까지 들고 나타난 마당이니 이럴때 함부로 손찌검을 했다간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일단 참아야했다. 겨우겨우 흥분을 억누르고 일단 어나이와는 별도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 애초에 내가 양육권 양도하곘다고 했을때는 당신이 싫다고 했잖아 ? 근데 왜 이 

  제와서... ” 

 “ 그때는 제가 자신이 없어서 그런거고요. ” 

 “ 뭐라구 ? ” 

 “ 그땐...그렇게 아저씨랑 이혼하고 저 혼자 몸이 되면 저 혼자 아이들 맡아 키울 자 

  신이 없었다구요. 그래서 그랬던건데... ” 

 게다가 어나이는 그렇게 한국을 떠날때까지만 해도 과연 진짜 고향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한 5년이라도 직장생활을 하던 미국에서 정착을 할지 확실한 마음의 결정을 못내린 상태다. 허나 이제 이렇게 자신의 고향에서 관광객 대상의 숙박시설까지 운영하면서 그런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 그러잖아도 이제 아이들을 데려오는게 어떨까 그 생각을 하던 중이었는데 바로 그때 뜻밖에 나타났던 명수. 게다가 명수로부터 현준의 새로 재혼한 젊은 여성이나 그녀가 필립이나 완스등에 대해 어찌 대하는지는 충분히 들었을터. 따라서 더더욱 늦기전에 아이들이 더 상처받기 전에 빨리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일이 이렇게 되자 현준은 그저 두통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다만 현준의 젊은 세 번째 아내 주희는 현준과의 잠자리에서 되려 이렇게 말했다. 

 “ 그까짓 양육권 그냥 줘 버려... ”  

 “ 뭐라구 ? ” 

 주희는 마치 귀찮은 물건 치워버리자는듯한 투로 나오고 있어서 현준을 더 기가막히게 만들었다. 솔직히 현준이 주희와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잘 몰랐는데 이후에 현준이 지켜보니 주희는 확실히 자신이 낳은 쌍둥이 딸에 대해서만 온갖 정성과 신경을 쓰고 명수는 물론 어나이 소생의 필립이나 완스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 현준에게도 차차 느껴졌다. 게다가 여하튼 혼혈아라 피부색이나 외모도 어느정도 이국적인 두 아이를 주희는 다소 불편하게 느끼는면도 있었다. 그때마다 현준이 주희를 이렇게 타이르긴 했다. 

 “ 그러지말고 당신 필립하고 완스에게도 신경 좀 써 줘. 어쨌든 아직 어린 애기들이 

  아닌가. ” 

 “ 내가 뭘 어쨌다구 그래요 ? 내가 뭐 애들을 밥을 굶기기를 했어요 아니면 내쫒기 

  를 했어요 ? ” 

 “ 거 사람 참...그 아이들을 좀 사랑으로 감싸주라는데 그렇게 못 알아듣나. 안 그래 

  도 아직 애기때 저희들 친엄마와 헤어지게된 아이들이야. 좀 불쌍하게 여겨주면 안 

  되는거냐구 ? ” 

 “ 내가 알아서 할테니 아저씬 상관하지 말아요. ” 

 주희는 확실히 스무살이상 차이나는 남편 현준을 ‘여보’라 부를때보단 ‘아저씨’라 부를때가 더 많았고, 다만 반말투의 말은 자기가 생각해도 좀 아닌가 싶었는지 가끔씩 – 이렇게 심각한 분위기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시 부부싸움 같은게 있었을 때 – 존대말이 나오긴 했다. 여하튼 지금은 대놓고 ‘아이들 그냥 줘버리라’는 듯이 나오는 주희. 게다가 나이도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그녀도 그동안 대충 귀동냥으로 들어 아는 세상물정이 좀 있는지 이런식으로 한술 더 뜨기까지 했다. 

 “ 이러다 진짜 법정소송 들어가고 하면...일만 더 골치아프게되는거잖아. 괜히 아저 

  씨만 망신 당하는 일이 될수도 있고...그러니 일 피곤하게 만들지 말고 그냥 애들  

  줘버리자구. ” 

 다른건 몰라도 피곤하거나 짜증나는 일 생기는건 딱 질색이라는 듯 나오는 주희. 무엇보다 필립이든 완스든 따지고보면 이미 집을 나가버린 명수에게까지 전처소생에겐 추호의 애정도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이기적인 젊은 여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주희의 모습. 현준은 절망스럽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런 여자인줄 알았으면 애초에 어나이와 이혼하고 이런 여자와 결혼하진 않았을것이란 후회마저 드는 순간이다. - 허나 주희의 경우엔 이미 그렇게 아이가 생긴 경우라니 어쩌란 말인가. 그런식으로 따지면 어나이도 혼전에 아이가 생긴 상태에서 재혼을 강행했던 경우이긴 하지만. 

 “ 그래, 뭐...아닌말로 애들 어나이한테 준다고...양육권 돌려준다고 해보자. 그 뒤에 

  당신은...당신 인생은 어떻게 되는건지 생각해봤어 ? ” 

 “ 그건 또 무슨소리야 ? ” 

 아직 현준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겠는지 주희가 의아하다는 듯 나왔고 현준이 그런 주희를 보며 답답하다는 듯 말을 이어간다. 

 “ 이렇게 필립이나 완스가 지들 생모한테 가면 걔네들이 당신에 대해서 좋은말 할거 

  라 생각해. 보나마나 계모한테 구박받으며 살았다고 오만 설움 다 토해낼건 뻔한거 

  아냐 ? 그럴 때 세상에서 당신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는건데 ? 전형적인 의붓아들  

  구박한 못된계모, 그거밖에 더 되는거냐구 ? 그 생각을 못해봤냐구 ? ” 

 “ 몰라 나 그런거. ” 

 그야말로 별 생각없이 사는 단순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듯한 주희의 태도. 현준은 거듭 절망스럽다는 듯 말을 이어간다. 

 “ 주희 너 정말 최악이구나...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이런말을 입에서 어떻게 그렇 

  게 쉽게 꺼내니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마치 귀찮은 물건 당장 치우자는 듯...넌 

  최소한의 측은지심도 없는 여자니 ? 엄마없이 자라는 불쌍한 어린애들이 가엾고 안 

  되었다는...그런 생각조차 안 들었던가야 ? ” 

 “ 아유아유 나 몰라...귀찮아. 나 그냥 잘래. ” 

 주희는 이불까지 푹 뒤집어쓰고 세상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 잠을 청하고 그런 주희를 보며 현준은 더더욱 깊은 절망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답답해서 집을 나와서 인근 편의점에서 한바탕 술을 마셔대기까지 했다. 

 결국 필립과 완스 문제는 순순히 양육권을 어나이에게 양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공연히 법정소송으로 가고 해봤자 결국 좋은소리 들을 것 없다는 판단을 한 현준으로선 차라리 그게 현명한 처사일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렇게 양육권 반환 문제가 확실하게 마무리 된 상황에서 필립과 완스는 물론 명수까지 다 데리고 떠날 기세인 어나이. 입이 한바탕 헤 벌어져 있었고 한편 현준은 현준대로 아들 명수에게 별도로 할말이 있는 듯 단둘이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눴다. 

 “ 다른건 몰라도 너 학교 문제는 어쩔 참이냐 ? ” 

 “ ...... ” 

 “ 너 고등학교 다니다 만거잖아 !!! 그거 어떡할거냐구 ? 이 녀석이...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세상에 그렇게 자퇴서까지 떡하니 보내는 녀석이 어디있어 ? 아무 

  리 그래도 고등학교는 나올 생각을 해야지.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곳인줄 알았어 ? 

 ” 

 “ 거기선 저 이미 고등학교 졸업한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라니까요 ? 고등학교가 중 

  학교 없이 5년제기 때문에 저 거기서 고등학교 들어가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 ” 

 게다가 한국과 외교관계 자체가 없는 나라니 편입학 문제라던가 이런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수도 있다. 따라서 생각보다 해결이 쉽지 않은 명수의 학력문제. 그래서 현준이 이런 대안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 그러지말고 너 그냥 여기서 고3 과정은 마저 마치는게 어떻겠냐 ? 내가 그래서 니 

  놈이 보낸 자퇴서 일부러 학교에 제출하지도 않고 지금껏 보관해두고 있어서. 학교 

  엔 니가 몸도 좀 좋지않고 게다가 집안에도 다른 사정이 좀 있어서 – 경제적인 문 

  제가 생겼다고 둘러대야지 뭐 어쩌겠냐...아닌말로 너한테 무슨 치매걸린 노모라도    돌봐야하는 그런 상황이 있는것도 아니고 – 그러니 너 학교는 지금 휴학한 상태이 

  니까 지금이라도 나머지 고3과정은 마치던가 하더라고. 그래봤자 1년이야. 그러니 

  1년만 아빠랑 살고 – 아닌말로 주희 그 여자가 이미 다 큰 너까지 구박하진 못할 

  거 아니냐 ? ... 구박은 무슨 이전에 너 하던짓으로 생각해보면 주희가 너한테 밉 

  보이면 니가 되려 한 대 팰거같구만 (* 이미 술에취해 밤늦게 귀한 주희의 뺨을 때 

  린 전력까지 있는 명수다.) 그러니 어쨌든...그냥 1년만 여기서 살면서 고3 나머지 

  1년 과정은 마치고 가던가 하라구. 그럼 그 뒤에 니가 남태평양으로 가서 어나이랑 

  살든 뭐하든 내 거기까진 간섭하지 않을께. 그러니 여기서 1년만 살다가 그 뒤에  

  어나이한테 가든말든 그건 니 마음대로 해. 알겠냐 이 녀석아 ? ”  

 


 아버지 현준의 설득이 간곡해서 결국 명수도 무작정 제 고집만은 피울수 없어 결국 고3 과정까진 한국에서 마친뒤 어나이에게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국 어나이는 필립과 완스만 데리고 자기나라로 다시 돌아가고 일단 명수는 한국에 잔류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상황. 학교에는 그동안 건강도 좋지 않았고 집안에도 좀 복잡하고 힘든 사정이 있어 정상적으로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고 둘러댔다. - 어차피 그동안 겨울방학 기간이었기 때문에 실제 명수가 학교를 빠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 대략 한달여 정도 ?) 

 어쨌든 그렇게 어나이가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간뒤 고3 과정을 마칠때까지는 아버지 현준과 젊은 새엄마 주희와 당분간 다시 함께 살아야 하는 모양새가 된 명수. 그러고보면 주희가 낳은 쌍둥이 딸도 어느덧 세 살이 되어 있긴 한데, 자신들의 집안에서 일어났던 이런 풍파를 전혀 알길없는 두 쌍둥이들은 그저 필립과 완스 오빠가 더 이상 안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 다시 나타난 고3 명수를 그저 어리둥절하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한편 주희는 주희대로 이렇게 돌아가는 상황이 그저 어이없기만 한지 하루는 명수에게 한마디 시비를 걸었다. 

 “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 ? ” 

 “ 뭐라구요 ? ” 

 나오는 질문부터가 명수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고 허나 주희는 그녀 입장에서도 명수의 이런 생활태도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는 듯 이렇게 따지고 있는 것이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어나이 그 여자도 아저씨한테 친엄마는 아니라면서요...헌 

  데 그런 사람을...학교도 마저 다니지 않고...찾으러 간다는것도 상식밖이고... ” 

 사실 주희도 고아원을 나와서는 대체로 인터넷에서 쇼핑몰을 한다던가 SNS를 통해 이런저런 네티즌과 소통하는 그런 시간을 가지며 살아왔음을 생각한다면 그리 정상적인 인생의 과정을 거쳤다고 보긴 어렵다. 허나 그런 주희에게도 학생은 최소한 고등학교까지는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쳐야한다는 기본개념은 탑재되어 있어서인지 명수의 이런 태도를 더더욱 이해할수 없다는듯한 모습. 명수도 솔직히 주희와는 별로 말섞고 싶지 않은 심정이긴 한데 일단 그래도 말대꾸는 해줘야겠다는 듯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 그쪽이 어나이 반만 닮았었어봐요. 그럼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 ” 

 “ 뭐라구요 ? ” 

 “ 어차피 그쪽한텐 이미 내가 완전히 날라리 학생처럼 찍힌 모양이니 나도 뭐 구 

  차한 변명은 더 하지 않겠는데...최소한 당신이 어나이 반만 아니...10분의 1만 닮 

  았어도 나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는다구요 !!! ” 

 “ 허허 참...내가 뭘 어쨌다구. 그렇게 어나인지 뭔지 그 아줌마가 좋으면 그 여자 

  한테 가서 살아요. 왜 괜히 나한테 화는내고 난리야. ” 

 “ 그러지 않아도 고등학교 까지만 정상적으로 졸업하면 다시 어나이한테 가서 살 

  생각이니 그런 걱정까진 안해도 돼요 !!! ” 

 이러다간 공연히 말싸움만 커질 것 같아서 명수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자기방이나 마나 그렇게 어나이한테 떠난뒤로는 한 두어달정도 빈방인 상태이기도 했는데, 여하튼 그동안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명수의 방이 특별히 치워지거나 하진 않았다. 여하튼 여기서 이런식으로 한 1년은 더 지내야할 것 같은 명수. 그래서 착잡한 심정에 한숨을 내쉰다. 

 여하튼 애초 현준과의 약속대로 고3 과정은 다 마쳐 졸업장은 따는 것으로 하고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차피 대학은 포기한 상태니 그건 그렇다 치고, 졸업식을 마치자마자 명수는 바로 어나이에게로 갈 생각을 하고 서둘러 짐을 챙기고 있었다. 여권도 이미 챙겨놓았고 비행기표까지 예약해놓은 상태. 일단 간단한 옷가지와 생필품만 챙겨가고 나머지 짐들은 별도로 우편으로 보내달라는 부탁까지 아버지한테 하고서 집을 떠날 채비를 그와같이 하고 있는데 현준은 현준대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 녀석...아무리 그래도...이런식으로 꼭 가아먄 하냐 ? 그것도...친엄마도 아닌 어나 

  이랑 같이 살 생각을 하고...그 먼 남태평양까지 갈 생각을 해 ? 이 녀석아... ” 

 “ 그러니까 애초에 아버지가 어나이하고 이혼만 안 하셨어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거 아니에요. 아니...막말로 새로 들어온 또다른 젊은 새엄마가 어나이의 반 

  아니...진짜 한 백분의 일만 닮았어도 저도 이렇게까지 막나가진 않았을거라구요.  

 ” 

 자신의 행동이 ‘막가는 행동’인지 알기는 하는것인지 그런 표현까지 하는 것을 보고는 현준이 어이없어 피식 웃는다. 게다가 따지고보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이른데 대한 책임이 결국 자신에게 있는 셈이라 현준도 명수에게 더는 뭐라고 하지 못한다. 다만 그래도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한마디 더 덧붙이긴 한다. 

 “ 아무리 그래도...거기서 상황봐서 대학도 들어갈수 있으면 들어갔으면 좋겠다. 아 

  무리 그래도 고졸로 사는것보단 어디 허접한 대학 졸업장이라도 있는게 더 낫다는 

  것을 너도 머지않아 깨닫게 될거야. 아무리 인구가 적은 한가로운 나라고 관광업 

  이나 미군들 하는일 대충 도와주는 그런 일들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수 있는 그런 

  나라라지만...아무리 그래도... ” 

 대학은 결국 포기한 아들에 대한 아쉬움을 결국 숨기지 못하는 현준. 하지만 어나이가 사는 남태평양 나라로 떠나겠다는 명수의 결심만은 결국 바꾸지 못한것이기에 그에 대한 아쉬운 탄식을 거듭 내뱉고 있다. 

 명수가 떠나는날 아들을 공항까지 배웅해주고 그리고 어나이에게도 별도로 전화연락을 취해 ‘명수가 그리로 떠났다’는 말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로 속이 상해서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중간에 어디서 혼자 술이라도 한잔 하고 귀가한 현준. 아내 주희가 그런 현준을 보며 묻는다. 

 “ 아저씨 아들 갔어 ? ” 

 “ 갔어... ” 

 그래도 술에 그렇게까지 많이 취한 것은 아니라 주희의 말을 알아듣고 대꾸할 정신은 있는 듯 그렇게 대답하는 현준. 한편 주희는 그런 남편을 보며 해맑은 표정으로 묻는다. 

 “ 그럼 난 이제 내 아이들만 키우면 되는거지 ? 쌍둥이 딸만 키우면 되는거잖아 ?  

 ” 

 “ 뭐라구 ? ” 

 그야말로 귀찮은 물건을 다 치워낸듯한 홀가분한 심정의 주희의 얼굴. 그 표정이 현준은 너무 기가막혔다. 따지고보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게 다 누구때문인데. 아무리 나이가 어리고 생각이 없어도 그렇지. 최소한 주희가 명수든 필립이든 완스든 그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주거나 애정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면 사태가 이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것 아닌가. 그 생각을 하니 주희에 대한 원망이 한껏 치밀어오를 수밖에 없다. 어차피 술도 어느정도 취한 상태인 현준이 그래서 주희를 힘껏 밀어버린다. 

 “ 에라이... ” 

 “ 어머낫...이 아저씨가 갑자기 왜 이래 ? ” 

 아무리 인간은 매사에 자기 위주로 생각하게 마련이고 만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게 마련인게 본성이라지만 주희는 남편 현준이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를 정말 모르는것인지. 그저 나이많은 사업가 남편이 대낮에 술까지 취해서 들어와서는 무작정 자신을 밀어버린것으로밖에 생각이 안 되는것인지. 현준의 느닷없는 이와같은 행동에 주희는 더 화가나 길길이 날뛰었고 현준은 이런 집안상황이 그저 절망스럽기만 한 듯 방안에 들어가서는 긴 시간을 고통스럽게 울어댔다. 이 지경이 되어버린 자기집안의 현실이 너무나 기가막히고 아플 뿐이었다. 

 


 “ 어나이 !!! 어나이 !!! 보고싶었어요 어나이 !!! 보고싶었어요 엄마 !!! 어어어엉~~~ 

  !!! 으흐흐흐흐흐흑~~~!!! ” 

 그래봤자 정확히는 1년도 채 안되는 시간이었을텐데, 어나이의 나라로 돌아온 명수는 마치 몇십년만에 만나는 이산가족이라도 되는양 아니면 정말 친엄마라도 만난 어린아이라도 되는양 어나이를 끌어안은채 한바탕 울며불며 끌어안고 뽀뽀하고 난리를 쳤다. 이런 명수의 과한 행동에 어나이가 당황할 지경이었다. 어떻게보면 명수는 고3 과정까진 마치고 가라는 아버지의 말 때문에 1년을 한국에서 더 지내면서도 그저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될 날만 손꼽아 기다린 것 같은데, 그리고 이렇게 다시 돌아온 어나이의 고향인 남태평양의 나라. 어나이에 대한 반가움과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한꺼번에 북받쳐 이렇게 서럽게 울어댄 것이다. 

 “ 형아~~~!!! ” 

 1년전에 먼저 어나이와 함께 이곳으로 왔던 필립과 완스도 명수형을 보자 무척이나 반가와 했다. 무엇보다 명수가 어나이가 낳은 동생인 필립과 완스는 한국에서도 무척이나 예뻐해주었고 현준의 세 번째 부인 주희가 자기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쓸뿐 다른 전처소생 자녀들은 일절 신경쓰지 않자 명수가 사실상 필립과 완스를 돌보다시피 해서 필립과 완스에게도 형 명수에 대한 친근함과 애정은 각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필립과 완스 둘 다 이젠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 천상 이곳에서 학교를 다녀야할텐데 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어나이에게 있는 듯 했다. 

 “ 아무래도 여기 언어를 잘 모를테니...영어라도 좀 익숙하게 들을수 있어야 정상적 

  인 수업을 들으며 학교를 다닐수 있을 것 같아서...그런데 생각보다 애들이 잘 따라 

  오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 

 무엇보다 사전 준비없이 어나이와 갑자기 떠나게 된 아이들 아닌가. 그래서 어나이는 아이들 학교 보내는 문제는 한 1년정도 유보해둔채 영어라도 제대로 가르쳐 수업을 제대로 알아들을수 있을만한 정도가 되었을 때 학교에 보낼 생각이었다. 일단 이 나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봄에 새학기가 시작되어 이듬해 2월에 종료되는 학제이긴 한데, 다만 여하튼 정상적으로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상황이었다면 필립은 어느덧 3학년, 완스도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야 하는 나이다. 헌데 이런 상황에서 학교를 1년 쉰것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새롭게 편입된 학교에 들어갔을시 제대로 적응할수 있을지 어나이는 그것을 걱정하는 중이었다. 

 “ 필립이나 완스나 다 똑똑한 아이니까 금방 적응할 수는 있을거에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어나이. ” 

 그렇게 어나이를 안심시키는 명수의 말투엔 어떤 의젓함마저 엿보인다. 여하튼 이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니 다 큰 성인티가 나는듯한 명수의 모습. 허나 명수보다 열일곱살이 많아 어느덧 나이 3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어나이는 명수 문제도 다소 걱정이 되는 듯 이와같이 말을 건넨다. 

 “ 그나저나 명수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 

 “ 말했잖아요. ” 

 “ ...... ” 

 “ 그냥 여기서 이렇게 어나이 일 도우면서 쭉 여기서 살고 싶다고요. 그냥 이대로  

  어나이와 함께 살고 싶어요. ” 

 마셜군도 인근의 대표적인 여름 관광지이자 휴양지로 부각되고 있고 한국인 관광객도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인 어나이의 나라.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는 적은 나라라 관광수입만으로도 충분히 주민들 생계를 충당할수 있는 나라라고 하니까 여하튼 하루하루 힘들고 팍팍하게 살아가야하는 한국과는 비교조차 안될정도로 한가하고 여유로운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바로 그런 남태평양 어느 한가한 섬나라에서 유유자적하게 살고싶다는 의사를 이미 중학교때부터 내비친적도 있는 명수. 허나 오히려 그런 명수가 좀 걱정된다는 듯 어나이가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솔직히...명수 심정 전혀 이해 못하는것도 아니에요. 나도 뭐...젊은 새엄마와 사이 

  가 안 좋아 미국으로 건너갔을때는 두 번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그런 

  생각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 

 “ ...... ” 

 “ 하지만 명수는 저하고도 또 상황이 다르잖아요. 솔직히 명수 인생이 아까와서 하 

  는 소리에요. ” 

 대학 진학마저 포기하고 이렇게 국적까지 다른 외국인 새엄마 어나이의 나라까지 와서 이곳에서 그녀 일이나 도우며 살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명수. 허나 어떻게보면 그렇게 삶을 체념한듯한 느낌마저 들어 어른인 어나이 입장에선 안타까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런 어나이와 얼마후 인근 무인도로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어나이가 사춘기때는 친구들은 종종 여기를 소풍이나 주말여행삼아 놀러오기도 하지만 자신은 혼자서는 외롭고 쓸쓸해서 나중에 애인이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한번 데이트삼아 와보고 싶었다는 그 섬. 어나이가 사는 ‘북섬’에서 배로 30여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그 무인도에 어나이가 명수와 함께 다시 찾아온 것이다. 

 “ 새엄마... ” 

 그곳에서 차분하게 어나이를 이와같이 불러보는 명수. 사실 어나이야 이미 명수의 아버지 현준과는 이혼한지 수년이상이 지났으니 더 이상 새엄마라고 할수도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냥 마치 친구 이름이라도 부르듯 계속 ‘어나이’라고 할수도 없어 다시금 이렇게 호칭을 정정해본 명수. 어나이가 그런 명수를 바라본다. 

 “ 그냥 전 이대로가 좋아요. 세상 만사 모든 것을 다 잊고... ” 

 “ ...... ” 

 “ 그냥 이렇게 남태평양의 자연을 만끽하며 유유자적하고 평온하게 사는...이런걸 오 

  래전부터 갈망해왔던 것 같아요. ” 

 헌데 대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는지 그게 좀 불확실하고, 어나이가 봤을때도 이해가 안가는 측면도 있다. 오히려 초등학교 2학년때는 덩치도 크고 피부색도 다른 어나이를 처음 보고는 기겁하며 심지어 아버지 현준이 이런 어나이와 재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친엄마를 찾아가겠다며 가출소동까지 벌였던 명수가 아니던가. 그런 명수 때문에 현준은 한동안 명수를 대학선배인 형진의 집에 맡기기도 했고. 그랬던 명수가 대체 언제부터 생각이 이렇게 바뀐것일까. 

 “ 솔직히 지금와서 생각하면... ” 

 “ ...... ” 

 “ 알게 모르게 어나이한테 끌렸던 것 같아요... ”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니 만 19세인 명수. 성이나 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뜰만큼 뜬 나이기도 하고 그런 명수가 어나이에게 하는 고백이 이와같다. 

 “ 뭐랄까...어나이에게...제 마음이 이끌리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다는걸 그런걸 느꼈 

  어요... ” 

 “ 명수... ” 

 “ 뭐랄까...어릴때는 못 느꼈던 그런걸...느꼈다고나 할까... ” 

 대체 무슨 뜻으로 이런말을 하는것일까. 어나이가 살짝 불안해지는데, 명수가 그런 어나이를 살짝 안아본다. 

 “ 어엇... ” 

 순간 좀 당황했음일까. 어나이가 그런 신음소리를 내뱉고 그런 어나이를 안아본 명수. 사실 어나이가 여성으로선 키가 좀 큰 편이었기 때문에 – 어릴때는 심지어 농구선수나 배구선수를 해도 될 것 같다는 권유를 받을 정도로 – 이미 명수가 다 자란 성인임에도 명수보다도 오히려 키가 큰 편이다. 명수가 살짝 올려다봐야 어나이를 여전히 제대로 바라볼수 있을 판인데 그래서 좀 웃기기라도 한지 살짝 어나이가 실소를 터트리긴 한다. 대충 명수의 머리가 어나이의 코와 눈 사이쯤까지 올라오는 그 정도 키차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여하튼 그래서 더더욱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여하튼 이런 상태에서 명수는 어나이를 한동안 꼭 안고 있다. 

 “ 그...그만... ” 

 뭔가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제서야 어나이가 살짝 명수를 밀어낸다. 명수가 어떤 아쉬운 표정으로 어나이를 바라보는 가운데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제 그만해요 명수. ” 

 “ 새...새엄마... ” 

 자신의 의도를 혹시 어나이가 오해한걸까. 그래서 명수가 더 당혹스러워지는데 어나이가 그런 명수의 손을 잡아보며 타이르듯 말한다. 

 “ 어쨌든 난 명수에게 새엄마였잖아요.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전 명수 아빠의 아이 

  까지...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낳은 여자에요. 그런데... ” 

 “ 새...새엄마... ” 

 아무래도 명수의 의도와 달리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 어나이. 그래서 명수가 더 당혹스럽고 안타까와지는데 어나이의 타이르는 말투가 이어진다. 

 “ 우리...그냥 이렇게...다정한 새엄마와 아들...그런 사이로만 살기로 해요. 그 이상 

  은 안되는거에요. 무슨말인지 알겠죠. ” 

 그렇게 간곡하게 애원하듯 말하고 있는 어나이. 자신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다.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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