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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블랙핑크 리사 (8)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외국인 새엄마 4 

 


 현준은 주희와 점점 겉잡을수 없는 관계로 빠져들고 있었다. 사실 현준은 아무리 그래도 유부남이고 게다가 이미 한번 이혼전력이 있는 몸이기 때문에 행여 주희와 돌이킬수 없는 관계가 되는것만은 처음엔 가급적 삼가려 하였다. 헌데 처음엔 그저 단순히 어나이와의 잠자리에 대한 불만으로 주희를 만난것인지 아니면 SNS를 통해 알게된 인연인 나이어린 주희를 그저 호기심에 가상현실 비슷한 교제를 해보려고 헀던 것이 점차 가상과 현실이 혼동되는 지경에 이르렀던것인지. 여하튼 현준은 이미 주희와 겉잡을수 없는 그런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현준이 한참 회사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뜻밖에 주희의 문자가 왔다. 

 “ 아저씨, 오늘 만나요. 급히 할 이야기가 있어요. ” 

 처음엔 그저 주희가 좀 장난을 친 것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저녁때 주희를 만났다. 헌데 주희의 태도는 심각하기만 했다. 

 “ 아저씨...저 실은 아이를 가졌어요. ” 

 “ 뭐...뭐라구 ??? ” 

 순간 현준은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이 되지않아 혼란스러울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이미 한번 이혼전력이 있는 몸으로 나이 40을 넘겨 그것도 외국인 여성인 어나이와 어렵사리 재혼을 한 현준인데 이제와서 자신보다 스무살 이상 어린 주희가 아이를 가졌다고 하면 대체 어쩌란말인가. 현준은 일단 침착하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보려고 했다. 

 “ 너...만의하나 아저씨 놀리거나 장난치는거면 혼난다. 아저씨랑 지금 당장 산부인 

  과 가서 확인해봐도 되는거지 ? ” 

 “ 아저씨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가 아무렴 밥먹고 할짓없어 아저씨한테 그 

  런 장난이나 칠 사람으로 보이세요 ? ” 

 이렇게 나오는 주희의 태도는 사뭇 진지하게 보이기만 했고 이걸 장난아니냐고 묻는 현준에게 원망하는 모습까지 깃들여있었다. 허나 그래도 아무렴 그렇게까지 하는 심정으로 다시 주희에게 침착하게 뭔가를 물어보려고 했다. 허나 그 질문만은 아무래도 아니다 싶은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 아무리 그렇기로 설마... ’ 

 혹시 주희가 다른 젊은 남자와 놀아나다 아이가 생긴 것을 자신한테 덮어씌우는 것은 아닐까. 그 의심을 잠시 해봤던 것이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겠는지 바로 고개를 흔든다. 아무리 그래도 주희가 그런짓까지 할 여자는 아닐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 무엇보다 그런 의심은 한 여인 인격에 대한 모독이기까지 하다. - 

 “ 하지만 주희야... ” 

 “ 기억 안나세요 ? ” 

 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주희와 그런일이 벌어질만한 잠자리를 하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 아무리 어나이와의 잠자리에 대한 불만이 한참일 때 만난 주희이기로 그래도 주희와 행여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게하기 위해 자제해왔던 현준이기도 하다. - 허나 주희는 그런 현준에 그 사이 잊어버린듯한 기억을 일깨워주듯이 말한다. - 무엇보다 어쨌든 최근 한 몇주전쯤에 있을일이고 그러니 쉽게 잊을만한 일은 아닐 것 아닌가. 

 “ 아저씨, 저 지금 많이 힘들어요. 잠시만 만나줘요. ” 

 아마 그게 어쨌든 한달여전쯤 일이었을 것이다. 회사일을 막 마치고 퇴근하려고 했을 때 주희가 전화가 왔다. 무슨 힘든일이 있는지 울먹이는 주희. 하는수없이 현준은 집에는 적당히 핑계를 대고 주희를 만났다. 여하튼 부모없이 고아로 자랐고 인터넷에서 SNS 따위로 옷과 화장품 따위를 파는 쇼핑몰을 운영하며 그런대로 생계는 유지하는 주희임을 생각하면 이제 겨우 20년이 좀 지난 주희의 인생이건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힘들게 살아왔을 인생이란 것은 충분히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그런 주희와 술을 한잔하며 넋두리를 대충 들어주고 위로도 해주고 달래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허나 그날따라 너무 술을 마신것일까. 현준은 그만 곯아떨어지고 말았고 눈을 떴을 때 다음날 아침이었다. 

 “ 어엇... ” 

 무엇보다 웬 낯선 모텔방. 주희는 일단 술에 취한 현준을 택시기사를 급히 불러 그의 도움을 받아 인근 모텔방까지 데려온것이라고 대충 경위를 설명해주긴 했다. 허나 그것보다 더 현준을 당황하게 만든것은 이미 팬티까지 벗겨져있는 자신의 몸이었다. 순간 당황해서 얼른 속옷을 챙겨입으려 하지만 걱정하는듯한 현준을 보며 주희가 되려 안심시키려는 듯 이와같이 말했다. 

 “ 아무일 없었으니 걱정마세요 아저씨. ” 

 그날은 분명 그렇게 말했는데 이제와서 임신이라니. 확실히 그날은 술에 많이 취해있어서 기억이 확실치는 않다. 허나 그 정도로 인사불성이라면 멀쩡하게 관계를 가질만한 정신상태도 아닐터인데 어쩌다 그렇게. 허나 어쨌든 주희가 분명 임신이라는데 어쩌겠는가. 주희가 정말 이 남자 저 남자 함부로 만나며 몸 굴리는 여자가 아닌 다음에야 결국 자신의 아이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혹시 주희가 꽃뱀이라도 돼서 의도적으로 현준에게 이런 사기를 치고 있는것이라면 모를까. 그런게 아니라면 현준은 정말 돌이킬수 없는 짓을 저지른 것이 된다. 현준은 그저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 아저씨... ” 

 주희는 거듭 ‘이를 어찌하면 좋냐’는 듯 현준을 바라보고 있고 현준으로서도 이 상황을 뭘 어찌해야할지 몰라 그저 난감하기만 했다. 일단 다음에 다시 만나서 상의하기로 하자고 하며 주희를 돌려보내려 하였다. 허나 이게 어디 다음으로 미룰수 있는 일이던가. - 더욱이 주희 입장에선 혹시 박현준 이 남자가 일부러 책임회피를 하려고 이렇게 나오는 것 아닌가 의심할수도 있는 상황 아닌가. - 그래서 현준은 적어도 그럴 생각은 없다며 ‘책임지마’는 말을 그야말로 진짜 책임지는게 가능할지 못할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겨우겨우 그런식으로 주희를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낼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주희를 마난 술에 떡이 되도록 취했던 그날보다도 더 극심하게 취한 상태로 집으로 들어왔다. 

 “ 여보... ” 

 오늘은 어쨌든 늦는다고 대충 사전에 문자를 주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무슨 여자의 직감처럼 뭔가 심상찮음이라도 느낀것일까. 자정을 넘겨서 겨우 들어온 남편을 다음날 날이 밝자 아내 어나이가 심각하게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 당신 정말 요즘...무슨일 있는거 아니죠 ? ” 

 허나 그 순간까지만 해도 여자문제는 설마 아닐것이라 생각하는 어나이. 허나 지금은 분명 그런 난감한 문제가 생겨서 현준은 아내를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혼자만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시간이 한동안 계속되다 하루는 현준이 결국 어나이를 불러 진지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 했다. 

 


 “ 이혼하자 우리. ” 

 어나이는 순간 자신이 뭘 잘못들었나 싶었다. 쉬는날 할 이야기가 있다며 좀 앉아보라고 하더니 대뜸 현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다. 어나이가 그래도 한국 생활을 한지가 어언 9년.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원래는 지구상에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고 다만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우연히 알게된 한국인의 추천으로 이곳까지 와서 직장생활을 하게 된것뿐. 허나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들 둘을 낳고 심지어 그 남자(현준)의 전처소생 아들까지 거두게 되어 이렇게 어느덧 한국생활과 문화와 말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어나인데 그런 그녀 앞에서 나온 현준의 뜻밖의 말. 이혼이니 뭐니 이런 말뜻을 못알아들을 상황은 분명 아닌 어나이. 그래서 순간 자신이 뭘 잘못들었거나 남편이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는 것으로 느꼈을 지경인데, 허나 현준은 심각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하고픈 말을 이어가고 있다. 

 “ 미안하다. 나도 일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어. 허나...세상일이 내 뜻대로 안되는게 

  분명 존재하는구나. ” 

 여하튼 최소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모를만한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란 현준이고 또 사업을 하면서 이만큼 사업을 번창시킨 현준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인생에서 큰 실패는 맛보지 않은 그런 사람으로 봐야할 것이다. 허나 결혼이나 사랑같은 문제만큼은 그런 현준도 어쩔수가 없는것일까. 이미 한번 결혼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현준이 어렵사리 한 재혼생활 6년만에 지금 이런말을 내뱉고 있는 것이다. 

 “ 대신 위자료나 양육권등...니가 원하는건 다 너한테 넘겨줄게. 그러니 일단 이혼 

  부터 하자. ” 

 여하튼 이혼을 하게되면 양육권이나 위자료 문제등 귀책사유가 있는쪽이 피해를 입은 배우자에게 해줘야 하는게 이 시대 웬만한 대다수 보통수준의 문명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이리라. 현준도 그걸 모르는 사람이 아니기에 적어도 자신이 잘못을 한것이니만큼 모든 것을 다 넘겨줄 각오가 되어있다는 듯 나오고 있고 현준의 말이 이와같자 이제야 진짜 농담이 아니구나 하고 실감이 난 어나이가 소리를 버럭 지른다. 

 “ 지금 그딴게 문제가 아니잖아 !!! ” 

 “ ....... ” 

 “ 도대체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던건데 ?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혼 이야기가 나오는거 

  냐구 ? 그리고...내가 그동안 당신한테 ‘혹시 무슨일 있는거 아니냐 ?’고 한두번 물 

  어봤었어 ? 그런데 그럴때마다 시치미 뚝 떼고 나오던 당신이...뭐가 어째 ? 이혼 

  ? ” 

 확실히 술먹고 늦게 들어오거나 그럴때도 늦는다는 문자 한번 주지 않는등 자신을 대하는 태도며 일상 자체가 이전같지 않다는 것을 어나이가 오래전부터 느껴오긴 했었다. 허나 그래도 설마 여자문제는 아니겠지 하며 남편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그래서 어나이는 ‘설마 그런 문제는 아니겠지 ?’ 하면서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채 차분하게 이렇게 물어본다. 

 “ 도대체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 설마...여자문제는 아닌거지 ? 그런거지 ? 

 ” 

 그야말로 ‘그래도 우리 남편은 그럴사람 아니다’ 라는 믿음과 기대를 갖고 물어보는 어나이. 허나 이내 곧 현준은 그 마지막 기대와 희망마저 꺼트리는 그런 말을 입에 담고야 만다. 

 “ 애가 생겼으니 이러는거지...그런 문제가 아니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나오겠냐 ? 

 ” 

 “ 뭐...뭐라구 ? ” 

 “ 나도...아이문제만 아니면 어떻게든 적당한 선에서 그 여자를 정리해 보려고 했었 

  어. 허나...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너하고 사이를 정리하는게 합리적일 것 같다 

  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이러는거야 !!! ” 

 “ 야 !!! ” 

 듣자듣자하니 더 기가막히지 않는가. 그래도 설마 여자문제는 아니겠지 하는 아내로서 남편에게 갖는 마지막 기대심리까지 꺼져버린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만 아니면 어떻게든 정리를 해보려 했다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아이만 생기지 않았으면 아내 몰래 그 여자를 계속 비밀리에 만나기라도 할 생각이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아이 문제만 아니면 아내 몰래 적당히 그여자와 즐기다 적당한 선에서 헤어지려고 했다는 말인가. 어느쪽이 되었든 기가막힌 소리지만 아이가 생겼다니 그건 더 어이없는 이야기. 어나이는 현준을 당장 물어뜯기라도 할 기세로 나온다. 

 “ 너도 그 이야기 들어봤지 ? OOOO가 예전에 식인종들이 살던 섬이란거 ? 그거 

  사실 서양놈들이 잘못 퍼트린 헛소문이긴 하지만...너 오늘 잘 걸렸다. 너 아주 오 

  늘 내 손에 죽어봐. 야 !!! 이 나쁜자식아 !!! 야 이 천하의 XXX아 !!! 뭐가 어쩌구 

  어째 ? 아이가 생겨서 뭘 어떻게 해야해 ? 그리고 뭐 ? 아이만 안 생겼어도 적당 

  히 정리할 생각이었어 ? 야, 이 천하의 잡아먹어도 시원찮을 XXX아 !!! ” 

 그러면서 저돌적으로 달려들며 미친 듯이 어나이는 현준을 물어뜯고 할퀴고 한바탕 난리를 친다. 그야말로 현준은 이러다가 자신이 – 어나이의 고향인 섬나라가 실제 식인종이 살던곳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 정말 어나이한테 잡아먹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감까지 생길 지경이다. 여하튼 일단 어쨌든 어나이를 진정시켜보려고 하는 현준. 그리고 차분하게 대화를 진행시키려 한다. 

 “ 그렇다고 당신이...그 아이 키워줄 것도 아니잖아. ” 

 “ 뭐라구 ? ” 

 “ 당신이 그럼 그 아이 맡아줄수 있어 ? 그럼 그런 방면으로 내가 타협점을 찾아보 

  ... ” 

 “ 내가 무슨 고아원 원장이라도 되는줄 알아 !!! 이 천하의 XXX아 !!! ” 

 하긴 그렇다. 이미 그러잖아도 남편의 전처소생 자녀인 명수를 거두고 있는 어나이의 처지. 그런 상황에서 이번엔 남편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생긴 아이까지 맡으라니. 이건 정말 남편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고 따르던 조선시대 양반가 여식이라도 쉽게 받아들일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기가막히다는 듯 어나이가 나오고 허나 현준은 그래서 그게 차라리 잘 되었다는 듯 이와같이 나오는 것이다. 

 “ 그래서 내가 이렇게 나오는거 아냐. 대신 필립과 완스에 대한 양육권은 다 너한테 

  넘겨줄게. 그러니 그런식으로 합의보고 이혼하자고. ” 

 필립과 완스는 다름아닌 어나이가 현준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이름이다. 외국 여성과의 사이에 나온 아이들이라서 어나이를 배려해 약간 이국적인 분위기의 이름을 지었다. 헌데 바로 그 두 아이 양육권은 어나이에게 넘겨주겠다는 현준. 일단 현준의 전처소생인 명수야 자신이 계속 키우는걸로 하더라도 어나이 아이들만은 어나이에게 넘겨주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한 현준이지만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합리적이고(?) 냉정해보일 정도로 차분하게 상황정리를 하려드는 현준인지라 그런 모습이 어나이를 더 화가 치미게 한다. 

 “ 뭐가 어쩌구 어째 ? 양육권이 뭐 ? 그러니까...내 아이들은 내가 알아서 키우게  

  하고 넌 그 새파랗게 어린 젊은 기집애랑...둘 사이에 나온 아이들 보며 그렇게 재 

  미좋게 살겠다구 ? 누구 마음대로 ? 나 절대 그 꼴 못봐 !!! ” 

 생각해보니 오히려 자신에게 더 기가막힌 일인지라 더더욱 발끈해서 이렇게 나오는 어나이. 현준은 일단 이런식으로 더 이야기가 진행돼봐야 어나이의 부아만 더 돋구게 할 것 같아서인지 사태를 냉각시킬 필요가 있는 듯 일단 방에서 나간다. 허나 그런 남편 현준의 모습에 더 화가 치민 어나이가 방안에서 한동안 이런저린 집기를 마구 집어던지고 부수며 난리를 친다. 그리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한바탕 울음을 터트린다. 

 “ 새엄마... ” 

 그 소동을 지켜보다 못한 명수가 방안으로 들어와보았다. 아직 다섯 살,세살밖에 안된 어린아이 필립과 완스는 제 아빠,엄마 사이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겠지만 – 두 아이는 지금까지 자기네들 방에서 세상 모른채 노닥거리고 있다. - 중학교 2학년 명수야 이미 알건 다 아는 나이라서인지 어나이를 어떻게든 달래주려고 방에 들어와본 것이다. 이미 방안에서 벌어졌던 아빠와 새엄마 어나이의 일을 대충 짐작하고 있는터다. 

 “ 괜찮으세요 새엄마 ? ” 

 “ 명수야 !!! 나 어떡하면 좋니 ? 흑흑흑흑~~~!!! ” 

 명수를 보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기가막히고 분이 치밀어올라 명수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다시 한바탕 울음을 터트린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 둘의 인연도 참 묘하지 않은가. 원래 애초에 어나이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있다는 이혼남 현준의 상황을 알고 있는채 그를 받아들였고 초등학교 2학년 어린아이 정도면 충분히 자신이 통제하고 관리할수 있을거라 쉽게 생각했는지 그런속으로 현준과 그 아들 명수를 받아들이기로 했었다. 허나 그렇게 명수를 처음 보려 현준을 방문한 날 초등학교 2학년 어린 명수는 검둥이(사실이 아님에도) 여자가 들어오는것에 기겁하며 오만 난리를 쳤고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현준의 선배 이형진의 집에 당분간 아이를 맡기고 자신의 아이를 가진 어나이와 결혼을 하는 것으로 상황정리를 했다. 허나 어나이가 현준과의 사이에 아이 둘을 낳고 그렇게 3년정도의 시간이 흐르는동안 언제까지 명수를 형진의 집에서 살게 할것인가 하는 문제가 불거져 한바탕 그 고민의 시간이 지나다 결국 명수를 데리고 오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는데 다만 다행히 그 사이 명수는 철이 들었는지 남태평양 출신의 새엄마 어나이에게 더 이상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점점 자라면서는 오히려 그런 어나이에게 점차 친숙해지는 그런면까지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발생한 이와같은 사태. 어느덧 중학교 2학년이 되어있는 명수는 착잡한 심정으로 어나이를 품에 안아본다.  

 


 결국 현준과 어나이는 이혼을 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 다만 애초 현준이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으니 위자료는 물론 두 사람 사이의 아이인 필립과 완스에 대한 양육권도 모두 어나이에게 넘기겠다고 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어나이가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양육권 문제가 확실하게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명수가 어나이를 만류하고 있었다. 

 “ 새엄마... ” 

 어나이도 심경이 복잡한지 무슨 대꾸를 더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인 다섯 살,세살의 어린 두 동생보다 그래도 중학생인 자신이 장남의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을 봐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는지 어나이를 거듭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 정말 떠나시려는거에요 ? ” 

 사실 어나이는 이혼도 이혼이지만 그후 한국을 완전히 떠날 생각으로 있는지 출국준비까지 하는 중이었다. 헌데 막상 그렇게 어나이가 한국을 떠난다면 대체 어디로 갈 작정인지 그 문제 자체가 불확실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명수가 되려 더 걱정을 할 판이다. 미국에서도 한 5년 직장생활을 한 어나이이긴 하지만 그것도 벌써 9년전의 일이고 애초에 남태평양 고향을 아버지와 재혼한 젊은 새엄마가 싫어 떠난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그런 어나이가 한국을 떠난다면 미국이든 남태평양 고향이든 지금와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려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인 필립과 완스 양육권까지 현준에게 넘기면서 떠날 생각을 하고있는 어나이. 다만 그래도 어나이 역시 명수에겐 그간의 정리가 정리라서인지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고 있다. 

 “ 너한테는 미안하다 명수. ” 

 “ 제 문제 때문만이 아니잖아요. ” 

 자신도 자신이지만 필립과 완스는 대체 왜 두고 떠나려는것인지 그게 이해가 안간다. 그러고보면 어나이도 결국 자기 아이까지 버리고 가버리는 그런 여자였단 말인가. 명수 역시 친엄마한테 버림받은 몸임을 감안하면 어나이에게조차도 실망감이 생길 판이다. 게다가 이런식으로 자신의 친엄마는 물론 새엄마 어나이마저 자기아이를 두고 떠나는 형국이면 ‘엄마’라는 존재뿐만 아니라 여성 자체에 대한 불신이 생길수도 있는 사춘기 명수의 자아이기도 하다. 일단 어나이도 그 점은 좀 걱정이 되어서일까. 명수의 손을 한번 잡아보며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 명수... ” 

 확실히 어나이에게마저 실망했는 듯 명수는 별다른 대꾸가 없다. 어나이가 그런 명수를 보며 말을 이어간다. 

 “ 혹시 나중에라도... ” 

 일단 아버지는 안 계신 상태에서 단둘이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어나이가 뭔가를 적어 명수에게 건네준다. 

 “ 나중에라도 내가 생각나면 이리로 찾아와요. 혹시라도 나중에 명수가 찾아오면... 

  냉대하진 않을테니까... ” 

 “ 몰라요 !!! ” 

 자기아이까지 두고 떠나려는 어나이한테 하물며 명수가 무슨말을 더 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어나이가 쥐어준 쪽지까지 내던져버리는 명수. 어나이가 그런 명수를 더더욱 안타깝게 바라본다. - 사실 어나이 입장에선 일단 한국을 떠나 다른나라로 가기로 작정한 상황에서 자기아이 둘까지 데리고 떠나는 것은 부담스럽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면도 있다. 허나 차마 그런말을 아직 중학생인 명수에게 토로하기도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자신의 난처한 속사정을 차마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완전히 자신과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있는 명수를 어나이가 거듭 안타까이 바라본다. 그리고 내던져버린 쪽지를 다시 명수에게 쥐어준다. 

 “ 새엄마 붙잡으세요 아빠 !!! 어나이 안 붙잡으면...저도 이제 두 번다시 아빠 안 봐 

  요 !!! ” 

 이미 이혼수속은 다 끝났고 양육권 문제도 사실상 매듭이 된 상태에서 이제 어나이의 출국예정일만 코앞으로 다가온 상태. 그런 상태에서 명수가 간곡히 아버지 현준을 설득하려 들었다. 허나 현준은 현준대로 한숨만 거듭 내쉰채 아들에게도 무슨말을 더 건네지 못하고 있었다. 

 “ 정말 이대로 어나이 보내실거에요 ? ” 

 “ 명수야... ” 

 지금 현준이 무슨말을 더 할수 있을까. 다만 안타까운 심정으로 아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아버지 현준. 그런 현준을 명수가 거듭 닦달해댄다. 

 “ 절 새엄마 밑에서 자라게 한것도 모자라 이제 아직어린 애기인 필립과 완스까지 

  새엄마 밑에서 살게 하실 작정이에요 ?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이야기에요 ? 세상 

  에 도대체 무슨 이런 콩가루 집안이 있을수가 있어요 !!! ” 

 “ 박명수 !!! ” 

 중학교 2학년짜리가 아버지한테 하는 말치곤 너무 당돌하고 심하지 않나 싶어 결국 현준이 정색하고 아들을 부른다. 무엇보다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필립과 완스와 달리 현준이 어나이하고마저 이혼을 하는 속사정을 이미 대충 알고있는 명수라서 더더욱 말도 안된다는 듯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콩가루 집안’이라니. 아들의 이런 표현이 현준을 진심으로 화나게 했다. 

 “ 말 좀 가려서 하거라. 중학생이나 된게...아니면 아직 어린 중학생이라서 뜻도 모 

  른채 무작정 내뱉는 말인건지...도대체가 애비 앞에서 콩가루 집안이 뭐야 !!! 콩가 

  루 집안이 !!! ” 

 “ 어쨌든 저 이런식으로 싫어요 !!! 이런식으로 사는거 정말 지긋지긋해요 !!! 만약 

  저 정말 아빠가 이대로 어나이 보내버리면...그리고 그 어나이보다도 더 젊고 새파 

  란 여자를 새엄마로 들일 작정이면...저 아버지도 더 이상 안 봐요. 아버지가 그 젊 

  은 여자와의 세 번째 결혼 강행해 버리면...저 아버지 두 번다시 안볼줄 아시라구요 

  !!! 차라리 저도 어나이랑 같이 떠날거에요 !!! ” 

 “ 아니, 뭐라구 !!! ” 

 듣고보니 그저 억화심정으로 내뱉은 소리로 보기엔 너무 기가막히지 않은가. 그러잖아도 현준이 어나이와 재혼한다고 했을 때 그게 싫어서 친엄마 찾으러 간다며 이웃에 사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혼가정에서 자란 아이와 가출소동까지 한바탕 벌였던 그런 명수이기도 하다. 헌데 초등학교 2학년때 이미 그런 사고를 친 전력이 있는 명수가 머리도 어느정도 커진 중학생이 돼선 이제 아예 어나이를 따라 나서겠다니. 무슨 애가 새엄마가 생긴다고만 하면 이런 일을 벌이나. 그런 생각까지 들 지경인 현준. 도무지 참을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 너 정말 애비한테 한번 맞고 싶으냐 ? 아무리 그래도...에미없이 자란거 불쌍해서 

  웬만한 응석도 투정도 그저 오냐오냐하고 받아줬더니 점점...어른앞에서 이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짓거리야 !!! ” 

 “ 그래요 뭐...엄마없이 자라서 이렇게 되었나보죠 !!! 엄마없이 자라서 이렇게 버르 

  장머리 없어졌나보죠 !!! 그러니 이것도 따지고보면 다 아빠탓이에요 !!! ” 

 “ 이 녀석이 정말 !!! ”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현준이 명수를 극심하게 두들겨팼다. 건너편 자기방에 있는 필립과 완스도 도대체 아빠와 형 사이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어 무척이나 놀라 자기네들끼리 엉엉 울기까지 할 지경이었다. 당황한 어나이가 겨우겨우 아이들을 달래 재울지경. 무엇보다 아이들을 두고 혼자 떠날 생각으로 있는 어나이이니 이런 상황에서 심경은 또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랴. 어나이는 어나이대로 그날밤 집 한구석에서 밤새 슬피 울기까지 했다. 

 그러나 며칠후 어나이는 결국 짐을 챙겨 나서기로 했다. 현준과 명수가 어나이를 함께 배웅했다. 다만 필립과 완스는 아직까지도 지금 이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지라 – 아직 5살,3살이니 말해준다고 한들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것 같지도 않고 – 아이들은 잠시 파출부 아주머니를 불러 돌봐달라고 하고선 둘이서만 어나이를 배웅하러 따라나선 것이다. 

 “ 어나이... ” 

 착잡한 심경의 어나이를 명수가 거듭 안타까이 바라보았다. 어나이가 그런 명수에게 악수를 청할게. 

 “ 잊지 않을께. 그러니 걱정하지마 명수... ” 

 “ 새엄마... ” 

 “ 아빠하고 사이는 결국 이렇게 틀어지고 말았지만...너하고의 일들은 그런대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수 있을거야. 그러니 염려말으렴 명수. ” 

 원래 어릴때는 피부색 다른 외국인 새엄마가 생긴다는 사실에 기겁했던 명수이지만 3년동안 아버지의 학교선배 이형진 집에서 살다가 돌아왔을때는 그 사이 자라서인지 철이 들어서인지 이후의 시간은 대체로 무난하게 어나이와 잘 지냈던 편인 명수. 그러고보면 두 사람 사이에 그동안 있었던 이들이 한편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라도 되는양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지경이다. 그래서 이별의 순간이지만 되려 아이러니하게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두 사람. 그렇게 어나이는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을 나섰고 현준은 현준대로 공항 저쪽 창가에 서서 창밖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 9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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