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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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블랙핑크 리사 (3)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외국인 새엄마 4 

 


 “ 아니, 얘네들이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 인천공항은 무슨...너 

  희들 지금 버스 거꾸로 타고 종점까지 온거야. 아니 그보다...도대체 너희들 어디 

  사는 애들이야 ? 어느 학교 다녀 ? 도대체가...인천공항은 무슨일로 가겠다는건데 

  ? ” 

 어느덧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고 그런 시간에 아이들이 학교도 안 가고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반대편 종점까지 와버린 모습에 아무래도 심상찮고 뭔가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어 버스운전기사는 이와같이 추궁했다. 뿐만아니라 바로 종점 사무실 관계자에게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아무리 봐도 뭔가 수상하고 단단히 문제가 생긴 것 같은 아이들 같아 이와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사무실의 간부급 관계자가 명수와 윤상에게 이와같이 물었다. 

 “ 인천공항을 간다면 반대편 버스를 타야하는게 맞는데...그보다 너희들 대체 무슨일 

  로 인천공항을 간다는거야 ? 게다가...학교는 왜 안 갔는데 ? ” 

 해외출장을 가신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때문에 그 마중을 엄마대신 간다느니 이런식의 둘러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 명수가 일단 꾸물거리며 다른식의 거짓말을 둘러대기 시작한다. 

 “ 그...그게 아니라...우리 엄마 찾으러... ” 

 “ 엄마... ??? ” 

 그렇게 적당히 이상한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기 시작하는 명수. 그러다 빈틈이 보일때 바로 윤상에게 말했다. 

 “ 윤상아 빨리 도망쳐 !!! ” 

 그렇게 바로 사무실 관계자들이 방심한 순간을 틈타 탈출한 두 아이. 그리고 어느덧 쏜살같이 광역버스 종점 터미널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을 부르고 또는 잡으려는 버스 터미널 관계자나 다른 기사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 사이도 없이. 다만 이대로 아이들을 방치해둬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인근 파출소에 전화연락을 취하기도 한다. 

 “ 저기...OO 파출소죠 ? 실은 여기 OOOO 버스 종점인데...거동이 수상한 아이들이 

  좀 있어요. ” 

 “ 예 ? 뭐라고요 ? ” 

 “ 그게...가출청소년인건지...무슨 앵벌이인건지...여하튼 무슨 인천공항을 간다면서 

  반대편 방향인 버스를 타고 우리 종점까지 와 버렸네.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을 사 

  무실로 불러서 확인을 해보려니까 우리가 방심한 사이 잽싸게 탈출해 버렸어요. ” 

 “ 근데...그걸 뭐 어떡하라구요 ? ” 

 근데 이런식의 대응은 파출소나 경찰서의 무책임함이라기 보단 그네들 입장에서도 막연한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어디서 노숙자를 발견했다느니 술취해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느니 이럴때는 장소가 어디인지 확실하니 바로 경찰차가 출동하면 그만이지만 관할구역내이든 아니든 막연히 ‘거동이 수상한 아이 두명이 버스 종점까지 왔다 탈출해버렸다’ 이런식이라면 난감하지 않는가.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대체 뭐가 다를까. 결국 경찰서 간부급 관계자가 전화를 받아 이런식으로 처리한다. 

 “ 일단 우리가 혹시 모르니 OO역(전철역)에도 이야기를 해놓고 순찰을 돌면서도 한 

  번 신경써서 살펴볼께요. 어쨌든 가출청소년인지 앵벌이 소년인지 거동과 행동거지 

  가 수상쩍은 초등학생 어린이 두명이 있다 이거죠. 그리고 행선지가 인천공항이라 

  고 말했고. ” 

 그때 어쨌거나 극적으로 종점 터미널을 탈출한 윤상과 명수는 인근 거리에서 헤매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돼버리니 일이 단단히 잘못 꼬인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다른건 몰라도 인천공항으로 가야하는 버스를 타야하는 것을 그 반대편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와버린 것은 분명한 상황. 난감해서 울상까지 되어버린 친구 윤상을 딴에는 달래기까지 하며 명수가 그런대로 침착하게 대응하려 한다. 

 “ 울지마, 울지말고 진정해. 그리고 인근 아무 전철역이나 찾아가보자. ” 

 “ 이게 다 너때문이야 !!! 너때문이라고. 왜 괜히 쓸데없이 엄마는 찾으러 가자고 해 

  가지고...어디계신지도 모르는 엄마를 우리가 대체 무슨 방법으로 찾아 !!! 우아아앙 

  ~~~!!! ” 

 확실히 명수나 윤상이나 친엄마가 목포 혹은 카나다에 산다고만 국가나 지역에 대해서만 막연히 알뿐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는지 집주소도 가는길도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헌데 명수는 무작정 공항 관계자 아저씨들이나 고속버스 터미널 아저씨들이 친절하게 엄마한테까지 잘 데려다 주실거라느니 이런식으로 막연한 기대를 하고 윤상이까지 데리고 인천 국제공항까지 가려고 한 상태. 허나 이미 윤상은 모든게 다 틀렸음을 깨달은 듯 거듭 이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 우아아앙~~~!!!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우리 이제 엄마 못 찾는거야 !!! 일이 이렇 

  게 되었는데 엄마를 어떻게 찾아 !!! 우아아앙~~~!!! 엄마아아~~~!!! 카나다에 있는 

  엄마를 우리가 무슨수로 찾으러 가냐구. 우아아앙~~~!!! ” 

 “ 전철역까지만 가면 돼. 전철역은 사통팔달이라고 우리아빠가 그랬어. 그러니 가까 

  운 전철역만 찾을수 있다면 거기서부터 다시 인천공항까지 가는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 

 그런식의 말을 제 아빠한테서 들은적이 있는것인지 거듭 윤상을 달래며 이렇게 말하는 명수. 다만 인천은 서울과는 달리 전철이라곤 달랑 ‘1호선’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것인지. (* 아직 2호선 개통전) 무작정 인근 전철역에서 전철을 타면 인천공항까지 가는 것은 아무 문제 없다며 거듭 자신만만하게 윤상을 달래고 있는 명수. 그리고 이번엔 과감하게 택시를 탔다.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 아저씨, 저희 길을 잃어서 그러는데...일단 인근 가까운 전철역까지만 데려다 주 

  세요. 전철역까지만 데려다 주시면 저희가 집에까지 찾아갈수 있어요. ” 

 또다시 이렇게 깜찍하게 거짓말로 둘러대고 있는 명수. 택시기사는 여하튼 초등학생 어린아이 두명이 길을 잃었다니 딱하다는 생각도 들고 또 전철역만 찾아가면 된다니 일단 별다른 의심없이 여하튼 그런대로 똑똑하고 꾀도 좀 있는 아이들 같다는 생각에 거리는 좀 멀어도 인근에 있는 전철역까지 아이들을 데려다준다. 명수는 택시기사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고 그때쯤엔 이미 울음을 그쳐 어느정도 진정이 된 윤상의 손을 붙잡고 다시금 전철역으로 향했다. 윤상도 일이 이렇게 되니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생기는지 발걸음이 제법 빨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준비해온 교통카드로 전철역 개찰구로 향하려던때쯤. 

 “ 어...잠깐. 얘들아 너희들 이리 좀 와봐. ” 

 버스 종점역 관계자가 이미 관할 파출소에 연락을 해 그쪽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개찰구 역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역 관계자가 다른 보호자나 일행이 없어보이는 초등학생 두명이 그렇게 느닷없이 전철역에 나타나자 그와같이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 너희들 학교 안 가니 ?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대체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 다니는 

  거야 ? ” 

 “ 저...저희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  

 뭔가 심상찮다는 직감을 했는지 다시금 이렇게 둘러대는 명수. 역 관계자가 거듭 수상쩍다는 듯 묻는다. 

 “ 집으로 간다구 ? 학교는 ? ” 

 “ 하...학교가려다 전철을 잘못타서...그래서 깜빡해서 인천까지 왔어요. 그래서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그래서 전철을 타려는거에요. ” 

  


 허나 이미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바 있는 역 관계자여서인지 명수의 적당한 얼버무림에 쉬이 넘어가지 않고 아이들을 역 관리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다른 관계자와 함께 차분하면서도 엄격한 목소리로 이와같이 묻는다. 

 “ 아니, 도대체 어디사는 아이들이길래...그리고 학교가 어디길래 전철을 타고 학교 

  를 다니고...그것도 깜빡 졸아서 이렇게 멀리까지 왔다는거야 ? ” 

 “ 아저씨...저희 그냥 전철타면 집으로 돌아갈수 있어요. 그러니 이만 보내주세요. 

 ”  

 “ 집 ? 집이 어딘데... ” 

 “ 서울...OO동이요. ” 

 명수는 그렇다치고 윤상이 그만 실수로 서울의 사는곳을 말해버리고 말았다. 역 관계자로선 거듭 수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일이야. 

 “ 얘네들이 ? 여긴 인천 1호선 OO역이야. 인천 가장 남쪽에서 가장 북쪽가지 가는 

  노선인데 그걸 서울사는 아이들이 졸다가 전철을 타고 여기까지 왔다구 ? 빨리 바 

  른대로 말 못하니 ? ” 

 이렇게 되자 모든 것이 틀렸음을 깨달은것일까. 아니면 겁에 질린것일까. 그때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명수와 달리 윤상은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모든걸 자백하고 만다. 

 “ 우아아앙~~~!!! 아저씨 잘못했어요. 전 그냥 얘가 시키는대로 했어요. 명수 얘 

  가...엄마한테 데려다준다고 해서...카나다에 있는 엄마한테 데려다줄수 있다고  

  해서... ” 

 “ 야, 이윤상 !!! ” 

 당황한 명수가 윤상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역 관계자가 그런 명수를 제지시키고 윤상이 울면서 모든 것을 자백해버린다. 

 “ 저나 얘나 둘 다 새엄마랑 사는 아이들이거든요. 근데 명수 얘가...친엄마 찾으러 

  가자고 해서 같이 집을 나온거에요. 명수가 저 카나다 엄마한테 데려다줄수 있다 

  고 해서...같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자고 해서 따라나선거에요. ” 

 “ 뭐라구 ? ” 

 듣지하니 기가막힌 일이 아닌가. 대충봐도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아이들이 가정환경이 이혼가정이든 새엄마랑 살고있든 친엄마를 무작정 찾으러 그런 먼 외국까지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니. 듣자하니 너무 기가막한 일이라 역 관계자가 거듭 윤상을 추궁했다. 

 “ 그럼 집은 어딘데 ? 그리고 학교는 ? ” 

 결국 윤상이 모든 것을 다 말해버렸고, 윤상의 입에서 두 사람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나오자 바로 해당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이 무렵 윤상과 명수의 두 담임선생님 – 두 학생이 반이 다르다 – 은 자기네들끼리 무슨 상의를 하고 있었다. 사실 명수네 담임선생의 경우엔 일전에도 명수가 몸이 아프다고 학교를 결석한일이 있어 오늘도 그런것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수업이 끝난뒤에 집으로 확인전화나 한번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윤상의 담임선생님은 뭔가 심상찮음을 느꼈음인지 쉬는시간에 박명수 학생의 반 담임선생을 부른 것이다.  

 “ 한선생...나랑 잠깐 이야기좀 해. 내가 뭔가 좀 확인을 해볼게 있어서. ” 

 “ 왜 그래 송지영 선생 ? 대체 무슨일인데 ? ” 

 심상찮음을 느끼는 윤상네 담임과는 달리 명수네 담임은 아직 그렇게까지 큰 문제로 인지를 못하고 있는것인지 그와같이 물었고 윤상네 담임이 이렇게 말을 건넸다. 

 “ 그 반의 박명수 학생...우리반 이윤상 학생이랑 한동네 살지 않나 ? ” 

 “ 둘이 아마 같은 아파트에 사는걸로 아는데...근데 그게 왜 ? ” 

 일단 초등학교 학생들이야 특별한 경우가 아닌 다음에는 대개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을테고 그래서 두 담임선생님의 눈에도 종종 두 아이가 함께 등하교를 하거나 하는 모습 정도는 눈에 뜨였나보다. 그래서 그런쪽으로 자연스레 대화진행이 되는 두 사람. 

 “ 그리고 얼핏...그 박명수 학생도 우리 윤상이처럼 이혼가정 자녀라 들었는데... ” 

 이윤상 학생의 반 담임은 윤상으로부터든 다른 아이들로부터든 명수의 신상에 대해서까지 대충 들어서 있는게 아는 듯 그와같이 묻고 그러면서 점점 더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듯 나온다.  

 “ 그래서 하는말이야. 두 아이가 다...뭐 새엄마랑 살고있든 않든지간에 여하튼 이 

  혼가정 자녀고...한동네...한 아파트에 사는 그 두 아이가 동시에 결석이라... ” 

 “ 아니, 잠깐...그 반 이윤상 학생도 결석을 했단말이지 ? 근데 그게 뭐. ” 

 일단 이윤상과 박명수 같은 학교 같은 학년 다른반에 다니고 그리고 사는 아파트는 같은 두 학생, 게다가 똑같이 이혼가정에서 자란 두 학생의 결석이라. 뭔가 우연치고는 이상하다는 듯 추리를 거듭하고 있는 이윤상 학급의 담임교사. 허나 오히려 박명수 학생의 반 담임은 과도한 상상이라는 듯 손사래를 친다. 

 “ 아니, 그래서...도대체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데...그렇게 같은학교 다른반에 있고  

  사는 아파트는 같은...그리고 똑같은 이혼가정에서 자라는 그 두 아이가 동시에 가 

  출시도라도 헀다는거야 뭐야 ? ” 

 “ 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하니까 그렇지. ”  

 “ 나 참...송선생 무슨 소설써 ? 그건 너무 과도한 상상이다. 뭐 나도 두 아이가 동 

  시에 결석을 한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지나친 상상이다. 

 ” 

 뭔가 심상찮은 느낌을 받으며 거듭 추론을 해보는 이윤상 학급 담임과 달리 박명수 학급 담임은 너무 과도한 상상이 오히려 일만 엉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것인지 거듭 가당찮다는 듯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 이와같이 말한다. 

 “ 뭐 정 미심쩍으면 이따가 수업 끝나고 각자 집으로 전화는 해보지 뭐. 그럼 바로 

  확인해볼수 있잖아. ” 

 그저 단순히 몸이 아프거나 기타 사정으로 결석을 한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두 녀석이 동시에 가출을 한 것인지. 지금 너무 호들갑을 떠는것보다는 오후에 집으로 확인전화를 해본뒤에 다음 대책을 세워도 늦지는 않다는 듯 명수게 학급 담임은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점심시간때쯤 더 이상 확인이고 뭐고 따질일이 아닌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바로 그때쯤에야 두 아이를 붙잡고 신원을 확인한 인천 OO역 관계자가 바로 둘의 학교로 전화를 건 것이다. 

 “ 뭐...뭐라구요...명수랑 윤상이가 지금 거기 있다구요 ? ” 

 “ 네, 이 아이들 말로는...뭐 엄마를 찾으러 카나다에 가기위해 인천공항으로 가려했 

  다나...어쨌든 너무 기가막혀서...일단 아이들 신병은 저희가 확보해 보호햐고 있으 

  니까요 선생님들께서 와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너무 기가막힌 일이라 두 선생은 연락을 받고 바로 인천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바로 명수와 윤상과 마주치게 된 두 선생님. 바로 불호령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너희들 도대체가...여기서 대체 무슨짓들을 벌이고 있는거야 ? 학교는 안오고 대 

  체 무슨짓들이냐구 !!! ” 

 “ 자자...선생님들 진정하시죠. 어쨌든 아이들이 큰 사고라도 당하지 않은채 이렇게 

  발견된것만으로도 다행 아닙니까. ” 

 그렇게 아이들을 한 대 패기라도 할것같은 기세인 두 선생을 역 관계자들이 진정시켰고 그렇게 명수와 윤상은 각자의 담임선생님에게 인계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오후 수업이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니만큼 지금 수업은 다 끝났을 시간이라 바로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두 아이가 제대로 집으로 들어가는것까지 확인을 하고 윤상의 경우엔 어쨌든 젊은 새엄마가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아이를 인계받긴 했지만 명수의 경우엔 혹시 몰라서 아이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어서 담임 선생님이 바로 아버지 현준에게 전화를 했다. 현준 역시 기가막혀서 일이고 뭐고 더 이상 손에 잡히지 않아 바로 집으로 달려왔다. 사실 어차피 인천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시간이 있으니만큼 명수가 집에 도착하고 현준이 담임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을때는 늦은 시간이었다. 

 “ 명수 너 도대체.. ” 

 현준도 화가 몹시 나긴 했지만 그간의 집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일들이었던지라 아이를 불러서 차분히 대화를 나눠보도록 했다. 무엇보다 그런 엄청난 계획을 사전에 치밀하게 꾸미고 아버지인 자신이 전혀 눈치를 못 채게 감쪽깥이 가출을 시도했다는 것이 현준을 더더욱 기가막히게 만들었다. 

 


 현준은 화도 무척 났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무조건 윽박지른다고 해결될일도 아닌 것 같아 명수와 다시금 차분하게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했다. 무엇보다 명수가 자꾸 이러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준 아닌가. 명수가 1층에 사는 자신과 똑같은 이혼가정의 자녀 다만 현재 명수와는 달리 이미 새엄마가 생겨 동생까지 있는 처지인 그런 윤상과 ‘친엄마’를 찾으러 집을 나간것이란 진상은 모두 밝혀진 상태다.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겨우 진정시키며 현준이 명수에게 말을 건넸다. 

 “ 명수 너...괜찮으니 사실대로 한번 말해보렴... ” 

 “ ...... ” 

 “ 그...어나이 아줌마가 새엄마가 되는게 그렇게 싫으냐 ? ” 

 현준이 현재 사귀는 여자의 이름은 명수도 대충 들어서 알고는 있고 그래서 명수와 열일곱살 차이가 나는 그녀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 ‘아줌마’라 칭한것이고 아버지의 이와같은 물음에 명수는 망설이면서도 나지막하게 이렇게 대답은 한다. 

 “ 싫...어요... ” 

 어차피 두 번이나 어나이가 이 집을 찾아왔을 때 그 난리가 벌어졌고 그것도 모자라 이런 가출소동까지 벌인 상태니 ‘아니’라고 대답한들 그걸 믿어줄 사람도 없을 것 아닌가. 그래서인지 명수의 대답이 이와 같았고 현준은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이와같이 말한다. 

 “ 그래 뭐...정히 명수가 그렇게 어나이 아줌마가...외국인이고 키도 너무 크고...또 

  무엇보다 명수나 아빠하고도 피부색이 완전히 달라 그렇게 싫다면...아빠도 어나이 

  아줌마와의 재혼은 일단 보류하마. 약속할게. 일단 어나이 아줌마와 당분간 결혼은 

  안 한다. ” 

 진심으로 말하는것이지 ‘당분간’이란 수식어가 붙기는 했지만 일단 결혼은 안한다는것처럼 아들에게 말한 현준. 그리고는 차분하게 다시 입을 연다. 

 “ 하지만 그전에 아빠도 할 이야기가 좀 있으니 들어주면 안될까. 어나이 아줌마와 

  의 결혼 문제와는 별도로 명수도 좀 고쳐줬으면 하는 버릇이 있어. ” 

 아버지가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나오는것인지 명수는 여전히 현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채 멀뚱멀뚱 그를 바라만 보고 있고 그런 가운데 현준의 말이 이어지고 있다. 

 “ 일단 어쨌든...명수가 나이도 어리고...그렇게 피부색도 다른 그런 아줌마를 가까이 

  서 보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을테니...그것도 그런 사람이 명수 새엄마가 된다는게 

  무척이나 놀라고 낯선 일이었을게야. 그러니 그건 아빠도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 ” 

 “ ...... ” 

 “ 허나 이번일은...그런 아줌마가 명수 새엄마가 될거란 문제가 있으니 어쩔수 없는 

  일이라 이해한다치더라도...다른 사람들한테까지 그러면 못쓴다는 이야기야. ” 

 아직 아버지의 말을 이해 못하는듯한 표정의 명수. 현준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 명수도 이런거...학교에서 지금쯤 배우는지 모르겠는데...지구상에는 아빠나 명수 

  같은 한국사람 또 이웃나라 중국이나 일본사람들처럼 피부색깔이 이런 사람도 있 

  지만...우리와 피부색이 완전히 다른 그런 사람들도 존재하는거란다. ” 

 초등학교 2학년 정도면 황인종,백인종,흑인종 이런 개념과 구분에 대해 배우는지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일단 현준은 차분하게 이렇게 설명을 해주고 있고 그러면서 그의 말은 계속되고 있다. 

 “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태어나는 원인이 대개 기후라던가 환경 그런 영향이라고 하 

  는데...어쨌든 중요한건 그렇게...이 세상엔 피부색깔이 하얀 백인종도 있고...또 명 

  수가 본 그런 어나이 아줌마처럼 피부가 검거나 가무잡잡한 그런 사람들도 존재하 

  는거야. 무슨말인지 알겠니 ? ” 

 어나이는 확실히 흑인보다는 피부가 좀 가무잡잡한 편인 그런 경우에 속하고 무엇보다 ‘검둥이 아줌마’ 이런 표현을 명수가 썼다는 것 자체가 흑인이나 혼혈여성의 존재를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하진 않았다는 방증일수도 있다. 일단 명수는 여전히 별다른 대꾸가 없는 가둔데 현준의 말은 계속된다. 

 “ 사실 아빠가 명수처럼 어릴때만 해도 그런 흑인이나 혼혈인들을 만나보는게 흔치 

  는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사실 아빠도 명수처럼 어린 나이엔 가끔 그런 혹인이나 

  혼혈아를 보면 막 놀리기도 하고...반에 피부에 좀 상대적으로 가무잡잡한 친구가 

  있으면 그런식으로 놀린적도 있었어. ” 

 새삼 그런 철없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올려져서일까. 현준이 잠시 회한에 잠긴다. 생각해보면 자신도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었구나. 그걸 생각해보니 지금 초등학교 2학년 아들 명수의 심정을 이해 못할판도 아니지 않는가. 헌데 그런 현준이 지금은 남태평양 출신의 여성 어나이와 이런 관계가 되어 있다니. 어쨌든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하다. 현준이 침착하게 좀 더 말을 이어간다. 

 “ 하지만 세상엔 분명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그런 사람도 분명 존재하고 그런 사람 

  들을 함부로 놀리고 그러면 안된다는거야. 아빠 말 무슨말인지 알겠지 ? ” 

 무엇보다 생각해보면 이혼가정에서 엄마없이 자라는 처지인 명수가 – 그것도 타인들 입장에선 흉이나 놀림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 그런 사람의 약점을 놀리고 흉분다면 그 역시 적절치 못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현준이 다시금 명수에게 그런점을 고칠 것을 주지시키고 어나이와의 결혼은 일단 ‘하지않겠다’는 식의 의사를 거듭 밝힌뒤 아이를 방으로 들여보내 재웠다. 그리고 다음날. 현준은 이형진 선배를 만났다. 하루라도 더 지체할수 없이 급히 상의할 문제가 있어서다. 

 “ 선배님...저 염치없는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 ” 

 “ 허허...자네 부탁이 언제는 염치 있는 부탁이었나 ? ” 

 어쨌거나 대학시절부터 20년 넘는 인연인 형진과 현준사이. 그래서일까. 농담인지 진심인지 이와같이 묘한말을 내뱉기도 한 형진. 현준이 살짝 속상한 표정을 짓기도 하자 형진은 바로 사과하며 할말있으면 해보라고 한다. 현준의 말이 이어진다. 

 “ 저도 뭐...밤새 많은 고민을 한 뒤에 생각한 문제이긴 합니다만... ” 

 “ ...... ” 

 “ 저...차라리 명수를 한 3-4년 정도라도 선배님댁에 맡기면 안될까요 ? ” 

 “ 뭐어 ? ” 

 순간 좀 당황하는 형진. 일단 현준이 이와같이 나오는 이유를 전혀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혹스럽다면 당혹스러운 일이라 반응이 이와같은것이고 소주잔을 한모금 입에 머금은뒤 현준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일단 명수를...무엇보다 아이가 어느정도 철 들때까지만이라도 한 몇 년 다른곳에 

  맡겼으면 해서요. 그리고 명수가 어느정도 자라서 이런 일들을 다 제대로 이해할수 

  있을때쯤 다시 데려갈테니...선배님...명수를 한 3-4년 정도만 초등학교 5학년이나 

  6학년때쯤...그때까지만이라도 좀... ” 

 그때쯤엔 아이도 어느정도 철이 들고 세상물정을 조금씩 알아갈테니 어나이(남태평양 섬나라 출신)같은 여성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될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것일까. 아무리 그래도 아이를 무작정 성인이 될때까지 막연히 애를 맡아달라고 할수도 없는 일이긴 하니 시간을 3-4년 정도로 일단 잡아보는 현준. 형진이 그런 현준을 보며 한숨을 내쉰뒤 입을 연다.  

 “ 결국 자네...어나이 그 아가씨와는 못 헤어지겠다 그 소리 아닌가 ? ” 

 현준이 재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어나이를 ‘아가씨’라 호칭하며 이와같이 말하고 있는 형진. 현준의 대꾸가 이와같다. 

 “ 일단...아이가 모든걸 다 이해해줄 나이가 될 때까지만이라도...잠시 좀 떨어져 있 

  는 시간을 갖자 그거죠. 명수가...언젠가 저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이해할수 있을 때 

  까지만이라도요. ” 

 ‘모든 것’이라고 하면 사실 그 범위가 광범위하지 않은가. 일단 편의상 그 ‘모든 것’을 남태평양 출신의 외국인 여성 어나이와 아버지가 재혼하는 것을 이해하는것에 국한해서 말한다 할지라도 초등학교 5,6학년때 꼭 명수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게 될거란 보장도 없다. 여하튼 아버지가 피부색깔이 다소 가무잡잡한 그런 외국출신의 20대 여성과 결혼한다는 그런 이야기 아닌가. 어쩌면 사춘기나 그 이후가 되어서도 이해하지 못할일이 될수도 있는일. 허나 일단 현준은 그렇게 초등학교 5-6학년 정도가 될 때까지만으로 기간을 막연히 잡아보는 것이다. 

 “ 그래도 그런 무모한짓까지 벌인 아이가 그때가 된다고 그걸 제대로 이해해줄까 ? 

 ” 

 이미 아이가 가출소동까지 벌인일은 다 이형진 선배에게 이야기를 했을것이고 무엇보다 현준은 아들한테는 ‘어나이 아줌마와 결혼 안한다’는 말까지 하고 겨우 아이를 달랜뒤 이형진 선배를 만나 이런말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수가 나중에 아버지가 자신을 속인뒤 다른곳에 자신을 맡기고 결국 어나이와의 결혼을 강행(!)한 사실을 알면 또다른 실망이나 배신감같은 것을 느낄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형진은 현준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그래서 더더욱 그를 딱하고 걱정된다는 듯 바라만 보고 있다. 

    


 사실 현준이 급히 형진을 만나 이런 사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실은 예기치 않은 변동사항이 하나 생겼기 때문에다. 마지못해 간밤에 아이한테는 ‘어나이와의 결혼을 않겠다’고 말한 현준이긴 하지만 이미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져있었던 것이다. 

 일은 대략 전날 오후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아직까지 아이의 그런 가출 계획과 소동은 모른채 평범하게 출근을 해서 평상시처럼 회사일을 보고있는 현준. 어나이에게 급한 전화가 걸려온 것이 그때였다. 현준은 어나이와는 여전히 늘 만나다시피 하는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있긴 하지만 어나이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 아저씨 죄송하지만 오늘 저녁에 만나주시면 안 돼요 ? 급히 상의할 문제가 있어 

  서 그래요. ” 

 어나이와의 결혼 문제가 아들의 거부반응 때문에 잠시 벽에 부딪힌 상황이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두 사람의 관계는 아직은 무난하게 쭉 이어져온 터라 ‘급히 상의할 문제’라고 해도 크게 대수로운 일은 아닐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평상시처럼 평범하게 대충 저녁때 만날 약속을 정하고 통화를 마무리했는데 그리고 한시간여쯤 지났을때야 명수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명수의 담임 선생님은 윤상의 학교 담임과 함께 인천 전철역까지 가서 아이들을 데려와 집으로 돌려보낸것인데 그러니 현준 입장에선 그제서야 걸려온 아이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온 것이다. 

 따라서 어나이와의 저녁 약속은 자연스레 취소되었고, 이런 다급한 상황을 전혀 알길없는 어나이는 그저 회사에 다른 급한일이 좀 생겼나보다 하고 혹시 오늘 저녁은 만나지 못하더라도 아저씨가 저녁때든 밤에든 간단한 안부전화라도 걸어주겠지 하고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긴 했다. 헌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저씨의 전화가 오지 않자 의아해서 현준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허나 그때 현준이 한가하게 어나이의 전화를 받을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속상해진 어나이가 문자를 보냈고 현준이 그 문자를 확인한 것은 밤늦게야 겨우겨우 아이를 달래 재운뒤의 일이다. 

 “ 아저씨...사실 저 아이를 가졌어요. 오늘 병원에 가서 확인해 봤어요. ” 

 순간 현준은 아찔해지는 현기증을 느꼈다. 이미 아이에게 ‘어나이 아줌마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한지 세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겨우겨우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아이의 가출소동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제야 어나이가 이런 소식을 전해오면 어쩌란말인가. 결국 밤새 이런저런 고민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던 현준이 그러다 급히 이형진 선배에게 만나자고 해서 다음날 밤 그렇게 형진을 만나 그와같은 부탁을 한 것이다. ‘한 몇 년만이라도 제 아이를 맡아주시면 안 되겠느냐’는. 차마 그래도 이미 자기 아이를 가진 어나이에게 지우라거나 헤어지라고는 말할수 없었던 현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이와같은 것이다. 

 “ 아이를 이형진 아저씨한테 맡기기로 했다구요 ? ” 

 이어서 그 다음날 어나이를 만나 현준은 이렇게 말을 전했다. 일단 안 그래도 이미 두 번이나 어나이를 거부하는 그 소동을 겪었던 뒤인지라 그런 아이가 가출소동까지 벌인일까진 차마 말하지 못한채 아직 이형진 선배에게서 확답을 들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정사실인양 이렇게 말해버린 것이다. 어나이로서도 좀 심경이 복잡해지는 순간이긴 한데 일단 현준이 이런식으로 어나이를 납득시킨다. 

 “ 어나이 문자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었어. 하지만...지금 명수를 쉬이 납득시키기도 

  쉽지 않고...그래서... ” 

 “ 어쨌든 명수 그 아이를 버리고...저와 결혼한다는 이야기잖아요. ” 

 아직 한국말 표현이 완벽하다고 볼수는 없는 어나이인데 그런 그녀에게서 나온 ‘버린다’는 표현. 이 상황에서 그런말을 하면 그게 어떤 의미가 되는것인지 제대로 인지는 하고 말한것일까. 일단 현준의 말이 이어진다. 

 “ 어쨌든...아이까지 가졌다면서 ? 그래서 나도 급하기 이형진 선배를 만나 그렇게 

  문제를 상의하고 왔던거야. 어쩄든 내가...그렇다고 내 아이까지 가진 어나이를 버 

  릴수는 없지 않나. ” 

 사실 현준은 지금 어나이를 원망하는 마음이 없지도 않다. 두 사람이 그렇게까지 가까워지고 나서 어느덧 둘은 종종 모텔방까지 함께 드나들며 그런 관계까지 발전을 했고. 다만 아이가 생기는 문제 같은 것은 어나이가 알아서 조심을 하겠지 하고 형진이 방심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헌데 그것도 하필 자신의 아이 명수가 어나이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여 난관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그런 중요한 문제를 신경쓰지 않을수가 있나. 솔직히 현준도 어나이에게 한바탕 따지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안 그래도 명수로 인해 단단히 상처받았을 몸인데) 그런 어나이에게 더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아 화는 내지않고 이렇게 그런대로 납득이 갈수 있도록 어나이를 달래고 있는 것이다. 

 “ 나중에 제가... ” 

 “ ??? ” 

 “ 명수 친엄마한테 원망듣지는 않겠어요 ? ” 

 의외로 어나이는 현준이 걱정하지 않고있는 그런 문제까지 걱정하고 있는 듯 하다. 젊은 여자와 재혼하려고 아이버린 비정한 아버지. 그런 사람이 현준이 되는 것은 어나이도 원치 않고 있었던것일까. 솔직히 흑인이든 혼혈여성이든 혹은 남태평양 출신이든 그런 문제에 대한 편견은 더 이상 갖고있지 않다고 자부하던 현준이었지만 오히려 이런걸 보면 현준도 아직 다 버리지 못한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남태평양 출신이면 그쪽은 한국이나 중국,일본같은 동양식 가족문화가 있지도 않을터이고 오히려 자유분방하거나 그런쪽으로만 막연히 짐작을 했던것일까. 어나이가 오히려 명수가 받을 상처나 혹 나중에 명수 친엄마를 만났을 때 생길수 있는 문제. 그런것까지 걱정하고 있는줄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일단 현준이 그런 어나이를 거듭 납득이 가게 설명한다. 

 “ 그건 어차피...한참뒤의 일이 뒬수도 있고 – 어쩌면 명수 친엄마를 앞으로 만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거고... - 그 사람은 어쨌든 나랑 이혼뒤 고향으로 내려갔다 

  는 이야기까진 나도 얼핏 들었지만...(* 다른 회차에서 언급하겠지만 목포가 친엄마고향 

  이라는 것은 실은 명수가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그 사람도 자기 야심이 있고 자기가 구 

  현하고픈 인생이 있는건데...그냥 평생을 거기 처박혀 살만한 그런 사람은 분명 아 

  냐. 어쩌면 이미 외국에 나가 살수도 있는거고...여하튼 나랑은 연락조차 안된지 이 

  미 수년도 더 지났으니까. ” 

 어쨌거나 이혼후엔 지금껏 연락한번 주고받은일이 없는 명수 엄마니까 그런 명수 엄마를 어나이가 앞으로 만나게 되거나 할 일은 없을거라는 듯 어나이를 설득시키고, 허나 여하튼 자신이 결국 명수를 품지 못한채 이런식으로 이혼남인 현준과의 결혼생활이 시작된다는것에 어떤 아쉬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준이 그런 어나이의 손을 한번 잡아본다. 눈빛이 그저 애틋하기만 하다. 

 “ 명수야... ” 

 그리고 얼마후 진지하게 현준이 아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형진으로부터는 일단 아이를 자신이 한 몇 년이라도 거둘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서 아이를 형진에게 보내고 자신은 어나이와 결혼하는 것. 대략 그렇게 결론이 났을때의 일이다. 명수도 이미 눈치를 챈것인지 현준을 묘한 눈빛으로 보며 이렇게 말한다. 

 “ 어나이 아줌마와...결혼을 하시는거에요 결국 ? ” 

 그래도 일전에 아버지한테서 그런 주의를 들은적이 있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만 한 두어번이라도 일단 그런 어나이를 마주한적이 있어서 마음이나 느낌이 좀 누그러든면이 있는것인지 어나이를 ‘검둥이 아줌마’라고는 부르지 않고 ‘어나이 아줌마’라고 부르고 있는 명수. 현준이 그런 아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한다. 

 “ 미안하구나 명수야. ”  

 “ ...... ” 

 “ 하지만 어른들 세계는 아직 어린 명수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것들이 많이 있단 

  다. 그러니 명수야... ” 

 그렇게 막연히 아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 현준의 마음도 아프긴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래도 젊은 나이에 이혼한 처지로 언제까지 마냥 혼자만 살기도 쉽지 않아 이렇게 어렵사리 선택한 결혼인데 그 ‘재혼의 길’이 이렇게 쉽지 않을지 뉘 알았으랴. 현준은 눈물까지 훔치며 거듭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담았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수는 짐을 챙겨 이형진 아저씨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야만 했다. 

 형진의 집은 서울 강북쪽 주택가에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이다. 이형진의 집도 가난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중상층(中上層) 정도는 되는 생활수준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인데, 현준보다 다섯 살 많은 그는 약 15년전에 비슷한 연배의 여성과 결혼 둘 사이에 딸 셋을 두었다. 큰딸과 둘째가 어느덧 중학생이고 막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니 모두 명수보다는 나이가 많은 누나인 셈이다. 여하튼 그런 집에서 이제부터 살아가야하는 명수. 형진은 형진대로 아이와 잠시 이야기는 나눠봐야할 것 같아 그를 따로 불렀다. 

 “ 어떠니 명수야 ? 불편한게 있으면 어려워말고 말하렴. ” 

 어차피 명수에게도 이형진 아저씨의 가족은 그렇게 낯선 사람들은 아니다. 일단 현준과 형진이 그렇게 20년 넘게 선후배 사이로 지내온 몸이고 양쪽 집안이 그래서 서로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오거나 가거나 또는 두 집이 함께 나들이를 갔던 경험도 몇 번 있다. 그러니 명수 입장에서도 이형진 아저씨나 또 그분의 딸들인 누나들은 그리 낯설지 않은 존재. 다만 이제 한 몇 년동안만이라도 이 집에서 자신이 살아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아버지의 대학 선배라는 아저씨의 집안 식구들을 알고만 지내는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형진이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명수를 불러 별도의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 한 것이다.



-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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