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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선문법사 이야기 

 


 92년인가 93년인가 몇 년도인지는 기억이 정확치 않지만 대략 이 무렵에 선문법사 조카들이 창원회관을 방문한적이 있었다. 그러니 선문법사에게 최소한 두명이상 복수의 언니가 있었던것만은 확실한데, 이따금 안부전화인지 다른 중요한 용무인지 여하튼 ‘강성희씨를 좀 바꿔주십시오’ 하면서 전화를 걸어오던이가 선문법사와 나이터울이 얼마 나지 않는 바로 손윗언니였던것이고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대략 40년대 중,후반 태생 추정) 언니의 딸인 조카들이 창원회관을 찾아온 것이다. 

 찾아온 여인은 정확히 20대 초반 여인 세명이었는데 정확히는 이중 두명이 ‘선문법사의 언니의 딸’이 되는 조카들이었고 한명은 조카가 아니라 그 조카 두명중 한명의 친구였다. 그러니 정확하게 조카와 조카친구까지 포함 총 세명의 여성이었다.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하필 대진교의 청년,학생회 단체인 ‘청운동지회’의 동계수련대회가 열리던 때였다. 1년에 두차례 하계와 동계 각기 한차례씩 대개는 학생들 방학기간을 이용해 전국 각지 회관의 청운회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방식으로 열리는 ‘수련대회’. 보통은 그렇게 수십수백명이 모여 집회가 가능한 장소인 창원이나 송도,영월등에서 돌아가며 ‘수련대회’가 열렸고 그해 동계 수련대회는 창원에서 개최가 된 것이다. 

 하계수련대회와 동계수련대회가 성격이 약간 다르긴 한데, 하계의 경우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연령제한 없이 모두 참석이 가능하지만 동계수련대회는 아무래도 겨울철에 열리다보니 날씨와 안전사고 문제 때문에 중학생 이상부터 참석을 할 수가 있다. - 그러나 그 제한이 굳이 엄격하게 적용될 필요는 없는것이라서 그런지 대략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초등부 학생회원이 참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하튼 이런 규모다보니 보통 하계수련회는 100명 이상 많을때는 230-240명 규모로 참석한적도 있고 동계는 규모가 그보다 작아서 보통은 70-80명 정도의 회원이 참석하게 된다. 헌데 그 동계수련대회가 열릴때쯤 선문법사 조카들이 날짜에 맞춰 창원회관에 찾아오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선문법사 조카들이 ‘청운회 수련대회’를 인지를 하고 창원회관에 찾아온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종의 사무착오 같은일이 벌어진것이라고나 할까. 수련대회는 보통 개최 일주일전부터 각 회관 청운회의 간부급인 회원 10-15명 정도가 ‘준비위원’이 되어 대회를 준비하게 되는데 그 준비위원들이 수련대회 진행기간중엔 바로 ‘진행위원’이 된다. 헌데 참석자 접수를 받아야하는 담당 준비위원이 얼떨결에 수련대회의 참석하는 참석자로 등록하고 명찰은 물론 기념품까지 지급을 해버린 것이다. - 기념품은 보통 수련대회 기간중 참석자 구분을 위해 착용하는 ‘T셔츠’와 간단한 필기구 또는 수첩이나 다이어리 같은 것이 지급이 된다.  

 그렇게 얼떨결에 수련대회 참석자가 되어서 행사에 참석하게 된 선문법사의 두 조카와 또 한명 ‘조카의 친구’까지 총 세명. 일단 조카들의 경우엔 한명이 대학교 3학년 또 한명이 대학교 1학년이라고 했고 그 1학년 조카의 친구까지 총 세명이었던것인데 여하튼 얼떨결에 수련대회용 티셔츠와 필기구까지 지급을 받고 행사에 참석하게 된 세명. 이름은 조카들의 이름이 지선과 지영이라고 했고 지영이라는 1학년 조카의 친구가 민경이었는데 여하튼 얼떨결에 수련대회에 참석하게 된 지선,지영,민경 이렇게 세명. 보통 오후 두세시경에 개회식이 열리고 개회식이 끝나고나면 바로 조별편성과 수련대회 일정 및 주의사항등을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이 열린다. 이 시간이 총 두시간 정도가 소요된뒤 휴식을 갖거나 편성된 조끼리 모여 서로 인사를 하며 소개를 하는 친목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저녁 6시쯤이 저녁식사시간이다. 여하튼 수련대회 첫날 일정이 그렇게 진행되는 셈인다 그해 수련회에선 약간의 삐걱거리는 해프닝이 좀 있었다. 

 일단 개회식은 종단의 성직자와 총무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고 진지하게 진행되고 그 개회식이 끝나고나면 조별편성과 일정을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어야 한다. 헌데 오리엔테이션을 맡아야할 진행자가 어찌된 영문인지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장내는 다소 어수선해진 가운데 약간 ‘농담따먹기’ 같은 장난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원래 이런 행사진행 경험이 없던 진행위원인것인지까진 확실하게 모르겠는데 여하튼 장내정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자 보다못한 젊은 교사 한명이 다가와서 이렇게 말을 해줬다. 

 ‘ 일단 간단하게 종단의 예법이나 성전의 구조 이런것정도는 설명을 해줘야 할 것  

  아니냐 ? ’ 

 그렇게 옆에서 코치를 해주고 교사는 바로 돌아갔고 그러자 대충 교사가 전해준 쪽지까지 건네받은 진행위원이 대충 그것을 든채 성전 앞을 왔다갔다 하더니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 네...실은 아까 쪽지 전해주신 아주머니가 뭐라고 하셨냐면요...뭐 성전의 이런거 

  저런거...예법 그런걸 설명해줘야 한다...그러셨는데요...뭐 글쎄요...성전...예법...이 

  런거... ” 

 그러다 갑자기 대뜸 마이크를 붙잡고 이렇게 외쳤다. 

 “ 네 !!! 저도 모릅니다 !!! ” 

 뭐랄까 청운회의 구조나 종단과 청운회의 상관관계상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종종 있는 해프닝중 하나라고나 할까. 일단 사실 청운회원들은 실제로는 대진교 종단의 핵심 교리라던가 예법 또는 종단의 구조나 성직자...이런것들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사실상 웬만큼 평상시 그런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살펴보거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나 할까. 또 한가지. 아무래도 군소규모 종교단체다보니 특히 청운집회때 이런곳을 친구나 지인,친척등의 권유나 인연으로 처음 참석하게된 이들은 이런식으로 말하곤 한다. 

 “ 분위기는 그런대로 가족적인 것 같아서 좋다 ”고. 

 어느정도 틀린 이야기는 아닌셈인데, 실제로 대진교 청운회의 경우엔 대체로 중고등부 시절부터 나중에 대학생이 될 때까지 평균 10년 가까이 교류하게 되는 회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일단 대체로 1년에 두차례 열리는 청운회의 수련대회 행사가 있고 청운회가 아닌 일반 신자용 전국규모 집회도 일년에 평균 서너차례 이상은 열리는 셈이고 또 가까운 지역(가령 서울-인천이라던가 부산-창원-경산(대구 인근 위성도시)이라던가 광주-전주등)의 회관은 자기네들끼리 연합모임이나 기도회 같은 것을 갖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중학생때부터 거의 대학 졸업해 사회인이 될 때까지 대략 10년 안팎 세월을 1년에 평군 최소 두차례 이상 많게는 대여섯번까지도 만나다보면 사실상 친형제나 친남매 다름없는 그런 친분이 쌓여지기 마련이다. 사실 그래서 생기는 맹점도 없지는 않은데 일단 회원이 그리 많지 않은 군소규모 종교단체 학생,청년회고 그러면서도 전국 각지 회관 청운회원들이 서로 교류하며 만날 기회는 제법 있는 셈이라서 어찌보면 늘 만나는 사람끼리 만나고 모이는 사람끼리 모이는 그런 어찌보면 ‘그들만의 잔치’ 같은 분위기가 형성이 되는 셈이다. 늘 그냥 어릴때부터 형,누나,언니,동생하며 어울리다보니 그냥 격이없는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지는 분위기고 그러니 수련대회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그냥 늘 만나는 사람끼리 모이는 ‘친목모임’ 같은 분위기가 되다보니 발생해버린 ‘대형사고’인 셈이다.  

 


 세상이치가 대개는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맞선같은 것을 보러갈 때 주위에서 가족들이 옷차림이며 이것저것 제대로 하고갈 것을 오만가지 주문을 하고, 반대로 내키지않은 선자리에 나갈때는 일부러 옷도 화장도 대충하고 되려 나가서는 상대방의 비호감을 불러일으키려 엉뚱한짓을 벌이기도 하고 그러겠는가. 또 학교도 직장도 종교단체도 사회단체도 처음 가봤을 때 그 분위기나 인상같은게 좋으면 계속 가고 만나고 싶은 마음도 나는것이고 첫 인상부터 그 분위기가 영 아니었으면 그 이후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없는 다음에는 두 번다시 발걸음하고 싶은 마음이 영 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종교단체에서 여름이든 겨울이든 그런 시간을 이용 ‘수련대회’를 하는 목적은 원래 구성원들의 단합과 결속도 목적이 있겠지만 그 궁국적인 목적은 결국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전도(傳道) 혹은 교화(敎化)에 있다. 그래서 대진교의 청운회 수련대회도 특히 방학시간을 이용해 열리기 때문에 회원들이 일반적으로 평소 자신과 가깝게 지내는 친구나 동료들에게 함께 가볼 것을 권하기도 하고 또 청운회가 아닌 일반 성인신자들중에도 자신의 자녀나 조카 또는 경우에 따라선 주변 친구나 동료의 자녀들에게도 참석을 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결국 그런 수련회에 참석을 권하는 목적 역시 그 종교단체 교리를 전파하거나 그런 단체에 동화되길 바라는 목적 아니겠는가. 

 다만 선문법사의 조카들은 애초에 그런 수련대회 참석을 권유 받았던것인지는 확실치가 않다. 일단 근본적으로 선문법사는 가족들과 연이 끊어지고 혼자 개별적인 인생을 살아온지가 오래된 사람이고 게다가 원래 언니등 다른 가족들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두명이 되었든 세명이 되었든 그런 언니들중에 나이터울 별로 안 지는 바로 위 손윗언니 한명만 가끔 그렇게 연락이나 소식만 주고받는 그런 사이였던 것으로 봐야하는데 헌데 평상시 연락도 별로 주고받지 않는 그런 다른 언니들과 연락이 닿아 심지어 그 언니의 자녀들이(심지어 그중 한명은 자기 친구까지 동행시켜서) 이모(혹은 친구 이모)되는이가 살고있는 창원회관까지 오게 했을진대는 단순히 ‘이모를 만나기 위함’이 주목적인지 아니면 사전에 선문법사의 권유를 받거나 해서 수련대회에까지 참석을 하게 된것인지 일단 그 부분은 정황확인이 불가능하다. 

 여하튼 평상시 거의 연락도 주고받지 않고 살던 그런 막내이모가 산다는 대진교란 종교단체의 청운회란 학생회 수련회가 있을 때 우연치곤 절묘하게 창원회관에 이모를 만나러 온 세명의 조카일행. 그 세명의 조카에게 여하튼 생전 처음와본 대진교란 종교단체하며 청운회란 청년,학생회 단체의 ‘수련대회’에 대한 첫 인상이 어땠었을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여하튼 그런 군소규모 종교단체에서 방학시간을 이용 개최하는 수련대회에 70-80명 정도 되는 중,고,대학생등이 참석을 했다면 그네들 입장에서도 꽤나 놀라운 모습이었을것으로 추정된다. 헌데 엄숙한 개회식에 이어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 헌데 그 진행을 맡은 준비위원이자 진행위원인 사람이 (그것도 이미 대체로 어수선해진 장내 분위기 속에서) 한동안 쓸데없는 농담따먹기나 하며 시간을 허비하더니 ‘참석자들에게 교리나 예법등을 간단하게 설명해주라’는 교사의 권고를 받더니 되려 갑자기 ‘네, 저도 모릅니다 !!!’ 라고 외치다니.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쭉 청운집회에 참석해온 다른 참석자들이라면 여하튼 평소 그정도 친분이 있는 ‘아는오빠’나 ‘아는형’등의 느낌이겠지만 태어나서 생전 처음와본 그런 종교단체의 청년,학생회의 수련대회. 헌데 그 수련대회 진행자의 황당무계한 멘트. 과연 선문법사의 세명의 조카일행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인과관계가 반드시 그렇게 연결되어 이뤄진 사건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런식으로 적당히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마자 이들 조카일행 세명은 ‘이만 돌아갈’ 의사를 밝혔다. 2시에 시작된 개회식이 끝나고 오리엔테이션까지 마쳤을땐 네시를 넘겼고, 조별편성이 마쳐지고 그 마쳐진 조원들끼리 서로 인사나누고 자기소개하고 그러는데 한시간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텐데 여하튼 그럴때쯔음 선문법사의 세명의 조카일행이 ‘이만 돌아갔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 왜 ? 기왕 왔는데 수련대회도 한번 참석하고 가봐. 그런대로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게야. ” 

 사실 선문법사는 평상시 말주변도 좀 있고 그런대로 설득력있고 조리있게 설명하는 능력도 있는 그런 여성이긴 했다. 그런 선문법사를 모처럼만에 만나러온 세명의 조카일행. 이들이 창원회관을 찾은 목적이 단순히 ‘이모를 만나기 위함’인지 아니면 수련대회에 참석하기 위함이 목적인지(또는 수련대회 참석 권유를 사전에 이모인 선문법사로부터 받은것인지) 그 자체는 불확실한면이 있지만 어쨌든 선문법사 입장에선 모처럼만에 찾아온 조카일행이 바로 돌아갈뜻을 밝히자 서운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 다만 세명의 조카일행이 창원회관을 찾은 목적이 단순히 ‘이모만 만나기 위함’이었다면 조카 두명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학 1학년생인 조카가 자신의 친구까지 동행하고 올 이유는 별로 없는 것 아닌가.  

 “ 그래 니들은 오랜만에 이모 만나러 와서 서운하게 바로 돌아가겠단 말이가. 하룻 

  밤이라도 자고가지도 않고. 아무렴 여기도 다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니들 밥 

  을 굶길까봐 그라나, 잠을 안재울까봐 그라나. ” 

 허나 그런식으로 그리고 사실상 가급적 수련대회에도 참석을 바라는 의사를 내비쳤던 선문법사. 일단 시간은 그런식으로 어영부영 저녁식사(6시-8시)시간을 지나 어느덧 밤이 되어가고 있었고 세명의 조카일행은 ‘이만 돌아갈뜻’을 거듭 밝히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낮에 접수,등록을 할 때 얼떨결에 받았을 수련대회 참가자용 티셔츠를 다른 참석자들이야 이미 다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들 세사람은 그 참가복도 입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 전...선약이 있어서요. ” 

 “ 무슨 선약이 있다는건데. 근데 지선이 너는 그렇다치고 지영이 니는 ? ” 

 “ 전 실은...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있어서...내일 문병을 하러 가야해요. ” 

 “ 아니, 대체 무슨 친구가 그리 갑자기 아프다는건데... ” 

 선약(先約). 이 표현이 참 청운회를 이끌어가는 그런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겐 참 고약하면서도 미묘한 느낌을 주는 그런 표현이었다. 선약. 그건 실은 청운집회가 있어서 그 참가를 권하는 연락을 취할 때 전화를 받는 상대가 가장 단골로 꼽아 언급하는 핑계거리였다. 학교친구들과의 모임이든 동네친구들과의 모임이든 또는 그 외 다른 만남 약속이든 보통 그런 ‘선약’들이 청운집회 참석을 꺼리는 ‘단골 핑계거리’였다. 그러고보면 대진교 청운회 멤버들의 머릿속엔 대진교의 종교집회든 청운집회든 ‘참석’을 ‘1순위로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는것인데, 사실 열명이면 그중 8-9명 정도는 보통 학교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 학교 써클 모임이 있다, 또는 기타 다른 약속이 있다, 시험기간이다, 공부해야한다, 담임 선생님한테서 연락이 오기로 되어있다, 먼 친척분 경조사(문상,병문안,결혼,환갑-칠순잔치등 같은 친척어른들의 생신잔치)가 있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선 일요일 아침에 엄마 심부름으로 라면사러 가거나 아버지 심부름으로 담배사러 가야한다는것도 대진교 종교집회나 청운집회에 참석을 꺼리는 ‘핑계거리’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대진교 청운회의 대다수의 인식속엔 자신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종교단체 또는 그 종교단체내 청년집회의 참석을 ‘1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지 않거나’ 혹은 ‘난감해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세상 참 사람이 내키지 않는 모임참석에 거절이나 사양의 뜻을 밝힐때는 그 밝히는 핑계거리가 참 가지각색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되는 순간이기도 한데, 여하튼 그래서 청운회 초창기때부터 그 운영해나가는 문제에 있어서 늘 주된 논란거리였던 ‘선약’의 문제. 헌데 그 ‘선약’이란 단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것도 ‘이모의 권유(확실치는 않음)’로 수련대회 행사에 참석하게된 그네들의 입에서도 나오다니. 참 기분이 착잡해지면서도 미묘해지는 그런 순간이 아닐수가 없다. 선문법사 조카일행 세명은 모두 서울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 실제 접수,등록을 맡은 준비위원도 그래서 이들 세명 모두를 ‘서울회관 소속’으로 등록을 해버렸고 명찰도 그와같이 기입하여 (예 : 서울회관 청년부 이지선) 전해주었었다. - 그 서울에서 이 먼 창원까지 왔다는 세명의 조카일행이 이제야 선약(?)이 있었음을 그와같이 밝힌 것이다. 일단 두명의 조카중 한명은 그저 막연히 ‘선약’이 있었다는것이고 또다른 한명은 ‘아픈 친구 병문안을 가야한다’ 그리고 조카가 아닌 ‘조카의 친구’였던 또다른 한명의 핑계는 이와같았다. 

 “ 교수님 논문작업을 도와드려야 한다. ” 

 일단 대체적으로 청운회 동계수련회는 겨울방학이자 연말을 이용 12월 하순경에 열린다. - 애초에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크리스마스 전후를 해서 날짜를 잡기 때문에 청운회원들이 젊은 마음에 공연히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 이런데 들뜨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 헌데 대체 얼마나 대단한 대학에 다니고 또 얼마나 각별한 관계에 있는 교수님이기에 대학은 방학때일것이고 거기다 크리스마스고 연말이고 한 그런 분위기속에서 굳이 ‘논문작업’을 하는 교수님이 계시고 그것도 조교도 아닌 1학년 신입생이 그런 교수님 ‘논문작업’을 도와드려야 한다는것인지. 물론 선문법사는 일단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보낸 사람이 아니고 윤준식 역시 대학은 사실상 못간 것으로 봐야하는 사람이니 그런 핑계에 속아넘어갈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대한민국 대학교수님들의 일반적인 사는 모습과 생활패턴을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방학이고 연말이고 크리스마스인 시기에 그것도 조교도 아닌 1학년 학생을 굳이 보조 비서역할을 시키면서까지 그런 ‘대단한 논문작업’을 하는 교수님이 있다는 핑계에 웬만하면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수련대회는 보통 2박3일이나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대개 하계가 3박4일, 동계는 2박3일 일정이었다. 그리고 3박4일일때는 금요일 오후에 시작되어 다음주 월요일 오전에 마무리되는 일정으로 2박3일일때는 금요일 오후에 시작 일요일 오전 혹은 토요일 오후에 시작하여 월요일 오전에 막을 내리는 일정이었는데 이때는 특별하게 동계수련회가 3박4일 일정으로 진행이 되었고 금요일 오후에 시작 다음주 월요일 오전중 폐회가 되는 일정이었다. 

 그러니 선문법사 조카일행은 어쨌든 금요일 오전에 서울에서 출발 오후에 창원에 도착 얼떨결에 수련대회 참석자 명단에 접수,등록을 하게되고 그렇게 개회식에 참석하고 저녁식사 시간까지 대략 서너시간 정도를 머문 셈인데, 여하튼 이들의 ‘그만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토요일인 다음날 한명은 (분명한 항목이 없는) 선약, 다른 한명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 병문안을 가야해서 그리고 또다른 한명은 교수님 논문작업을 도와드려야 해서 내일 오전도 안되고 오늘 밤중에라도 밤기차라도 타고 서울로 돌아가야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하튼 선문법사는 그냥 돌아간다는 조카들의 태도가 못내 서운한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 그러지말고 오늘밤은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오전에 올라가는게 어떻겠나 ? 혹시 

  여기 청운회 애들과 같이 자는게 정 불편하면 내방에서 자던가 아니면 OO 교사나 

  OO 교사의 방에서 잘수있게 해줄게. ” 

 창원회관의 구조가 위쪽 중간이 커다란 대성전(大聖殿 : 대성전의 규모는 성인 남녀들이 좀 여유를 두고 넓찍하게 앉으면 대략 70-80명 정도 여유를 두지않고 촘촘히 꽉 차게 들어앉히면 200명도 넘게 수용이 가능한 그 정도 규모다.)이 있고 그 양 옆으로 일반 신자나 성직자들이 쓸 수 있는 방이 있는데 양 옆으로 각기 앞뒤 세 개의 방이 있기 때문에 크게는 총 6개, 앞뒤로 나뉘어진 방의 구조를 하나씩 치면 12개의 방이 있는셈이고 방 하나하나마다 성인 약 20-30명 정도가 여유를 두고 나란히 누울수 있는 그 정도 크기의 방이다. 청운회 수련대회든 종단의 일반 성인신자 대상 전국규모 집회든 창원회관에서 열릴 경우 청운회원이나 일반 신자,성직자들은 보통 그 성전 양 옆의 방을 쓰게 된다. 그리고 성직자나 상주(常住)하는 총무원 관계자들이 쓰는 방도 두채가 있는데 후원 뒤쪽으로 있는 방의 경우 앞뒤로 네 개씩 총 여덟개의 방이 있고 후원 아래쪽에 있는 회관과 총무원 사무실 건물 뒤에도 세 개의 방이 더 있어 갑자기 찾아온 성인여성 세명에게 방을 더 제공하기엔 여유가 충분하면 충분했지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서 선문법사는 자신이 쓰는 회관장실에서 하룻밤 자고가거나 자신과 같이 자는 것 조차도 정 여의치 않으면 다른 젊은 총무원의 여성교사가 쓰는 방에서 자게 해주겠다고까지 말했음에도 이들은 한사고 내일 있는 약속,일정등을 이유로 이만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던 것이다. 

 “ 이대로 갈수 있겠나 ? 지금 서울갈 수 있는 차편이 없을텐데... ” 

 창원회관의 소재지 자체가 도시와 시골의 중간쯤 되는 애매한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교통의 불편’이 가장 취약점이긴 하다. 가령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는 마을 입구쪽에 마트가 하나 있긴 한데 사소한 생필품등을 개인적으로 구입하려 할때는 그곳까지 직접 가서 사도 되지만, 정식으로 일반 장을 보러 가려면 천상 창원시내에 있는 재래시장이나 백화점등을 이용해야 한다. - 창원회관내에 항시 상주하는 이들 숫자가 회관 관계자, 총무원 관계자 거기에 기도하러 와서 장기간 머물고있는 신자등을 포함하면 평균 10-20명 안팎이기 때문에 ‘장을 본다’는 것이 일반가정의 3-4인 정도가 며칠 먹고쓸수 있는 그 정도 규모가 아니다. 그리고 청운집회든 일반 성인신자 집회든 멀리서 오는 신도나 청운회원들은 보통 여러명이 탈 수 있는 관광버스를 빌려 그것을 타고 오게된다. 그리고 단체로 오기에 일정이 맞지 않은 사람들은 천상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창원시내에 내려서 그곳에서 각기 회관까지 올 수 있는 교통편을 이용하거나 정히 그곳에서 탈 수 있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을 경우 회관에 전화에서 회관 차량이라도 이용해야 회관에 당도할수 있다. 기도를 하러오는 일반 신자나 청운회원이 정히 창원시내에서 버스등을 타고 회관으로 오기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그때 회관차량을 운전해서 성직자나 일반신자 혹은 청운회원들을 날라다주는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 윤서인이다.   

 여하튼 밤늦은 시간이고 따라서 이들을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까지 데려다주기 여의치 않은 상황임에도 한사코 ‘이만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선문법사의 조카일행. 사실 결국 회관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이유는 이들을 창원 고속버스 터미널이든 기차역이든 이 시간에 데려다줄 방법이 마땅치가 않다는 점이다. 회관 차량은  특별한 차가 아닌 그냥 평범한 봉고차이긴 하지만, 여하튼 이모가 회관장으로 있는 대진교 창원회관에 생전 처음 찾아와서는 몇시간만에 이만 돌아가겠다며 고집을 피우고 있는 젊은 여성 세명을 험상궂은 표정의 젊은사내 윤서인이 운전해야하는 봉고차에 그냥 태우는것도 난감하다면 난감한 일일수 있다. 

 “ 그럼 OO교사나 OO교사한테 내 부탁을 할테니 그 차 타고 갈래 ? ” 

 아무리 그래도 하필 이런 젊은 조카애들을 윤서인이 운전해야하는 봉고차에 태우게 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봤을 때 불안요인만 증폭시킬 것 같다는 판단을 했는지 다른 젊은 총무원의 여성교사(국장급)가 차를 운전하게 해서 창원시내까지 태워다주는 대안을 내놓긴 했지만 이들은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윤서인 말고 – 물론 이들 셋은 윤서인이 누구인지도 그 사람이 평상시 일반 청운회원이나 성직자들을 시내까지 데려다주는 차 운전을 전담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 다른 젊은 여성교사를 직접 이들에게 인사시켜주기까지 하며 ‘이 사람이 차를 운전해서 데려다줄 것’이라며 말하기도 했는데도 이들의 반응은 이와같았다. 

 “ 아...아니에요. 그냥 저희들끼리 갈께요. ” 

 ‘저희들끼리 가겠다’니. 이제 겨우 20대 초반으로 세상경험이 결코 그리 많다고는 할수 없는 세명의 여성. 솔직히 서울에서 창원까지가 얼마나 먼지 짐작들은 하고 여기까지 온것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이 밤늦은 시간에 교통에 대한 정보도 확실치 않으면서 그것도 이모인 회관장이 젊은 여성교사에게 부탁 차를 운전하게 해서 창원시내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음에도 한사코 그것마저 거절하다니. 사실 도시에서 시골 중간의 애매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창원회관은 여하튼 젊은여성 세명이서 자기들끼리 나와서 걸어서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가기엔 부담스럽고 불안한 거리고 일이긴 하다. - 게다가 이들 셋이 이 근방 지리에 익숙치도 못할것이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어렵게 이모를 만나러(혹은 수련대회 참석을 권유받아서 ?) 이 먼 창원까지 온 20대 초반의 젊은여성 세명이 일단 얼떨결에 참석인 명단에 등록을 하고 기념품까지 건네받긴 했지만 정작 개회식과 오리엔테이션까지 ‘구경’만 하고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이 지금은 ‘하룻밤이라도 자고가라’는 이모의 서운함조차도 거절한채 그리고 차량제공조차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 어떻게 가려구 ? 니들끼리 가는 차편은 알아 ? ” 

 “ 밤차타고 가면 되죠 뭐. ” 

 ‘밤기차’를 타고 가겠다며 그런식으로 말한것이지만 기차를 타든 고속버스를 타든 그게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문제는 그렇게 먼 지역을 오가는 대중교통이 있는 역이나 터미널까지 혼자 개별적으로 가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 근방 지리나 교통편이 익숙치도 않은 이들이 ‘차량제공을 해주겠다’그 그것도 원래 차량운행을 맡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추천해주기까지 하면서 그렇게 봉고차를 타고 (창원시내까지) 가라고 말했음에도 그 제안조차도 거절을 한 것이다. 이모인 선문법사가 거듭 걱정되어 OO교사(여성. 총무원의 국장급)에게 봉고차로 ‘이 아이들을 창원역까지 데려다주라’고 부탁을 했음에도 세 여인은 손을 내저으며 발길을 서둘렀다. 대관절 이들 세 사람에게 생전처음 참석해본 대진교 창원회관에서 열린 ‘청운회 수련대회’의 첫 인상이 어땠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단한 예법이나 교리를 알려줘야 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진행자가 ‘나도 모른다’는 식으로 말해버린 해프닝도 있었던 그날, 하룻밤 자고가거나 아니면 젊은 여성교사에게 차량을 운전하도록 해주겠다며 그걸 타고 창원역까지 가라는 이모의 권유가 있었음에도 거듭 손을 내저으며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이 먼 창원까지 와본것이었을 그 20대 초반 여성 세사람이 이미 한밤중 밤늦은 시간임에도 ‘자기네들끼리 걸어서’ 이만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던 것이다. 여하튼 한사람은 내용이 불분명한 선약, 한사람은 아픈친구 병문안을 가야해서 또 한사람은 교수님 논문작업을 도와드려야해서 내일 토요일 스케줄도 바쁘다는 그 세 사람이 차량제공마저 끝끝내 거부한채 도시와 농촌의 중간지대라 교통편도 애매하고 솔직히 비상용으로 전화를 걸거나 비상물품을 구입할만한 마트나 구멍가게도 마땅찮은 그곳에서 한사코 ‘이만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렇게 어렵사리 이모가 사는 대진교 창원회관을 찾은 선문법사의 조카일행 3인방은 밤늦은 시간이지만 각자 짐을 챙겨 발걸음을 서둘러 창원회관을 빠져나왔다.



-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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