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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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나연 (10.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 동철이 고등학생, 훈철이 중학생때를 2010년대 중반, 동철이 초등학교 5학년, 훈철이 2학년때를 대략 2010년 전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동철은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고 2학년까지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뒤 현재는 복학을 준비중이다. 그리고 훈철도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있다. 다만 원래 대기업에 취직도 하고싶고 다음에 크게 출세도 하고싶은 야심이 있는 동철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한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별다른 야심 같은 것은 없었던 훈철은 대구에서 그저그런 평범한 수준의 대학에 다니는 중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원룸에서 생활하며 살고있는 동철. 생활비는 아빠와 새엄마 나연도 용돈을 종종 부쳐주기도 하지만 자신도 일정부분 알바를 하면서 자신의 생활비는 자신이 충당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일단 현재는 대학을 아직 복학하지 않았고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을때라 집에있는 시간이 더 많은 동철. 헌데 그런 동철의 원룸에 들어서는 뜻밖의 인물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나연의 고등학교,대학시절 함께 어울리던 4인방중 하나였다는 그리고 바로 나연이 그 4인방중 한명인 유경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동철을 데려갔을 때 잠시 그녀의 집에 머무른적 있는 바로 그 이미영이란 여인이다. 나연과는 당연히 동갑이니 동철보다 열세살 연상으로 현재 나이 이미 30대 중반일터인데, 헌데 그 두명사이에 뭔가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동철아 !!! ” 

 집안으로 들어서며 자신을 부르는 미영을 보며 화색이 되는 동철. 그리고 둘이 와락 끌어안는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어루만져보며 부벼보기도 하며 특히 미영은 미영대로 사뭇 감격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 어떤 서운함과 원망의 감정이 뒤섞인 말투로 이렇게 말한다. 

 “ 제대하면...바로 연락해 달라고 했잖아. 보고싶었어어... ” 

 “ 누나도 참...바빴잖아요. ” 

 바쁘다는 핑계가 가만보면 세상 사람들이 난감할 때 가장 둘러대기 좋은 핑계거리인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일까. 미영은 눈물을 훔치며 거듭 서운한 기색을 쉬이 지우지 못한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나 싫어진거 아니지 그동안 ? ” 

 “ 누나... ” 

 헌데 미영의 그런 질문에 대답하기가 난감한듯한 표정의 동철. 잠시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이렇게 말한다. 

 “ 그렇게 너무 이분법적으로 묻지 말아줘요. 좋다,싫다 그렇게 너무 단순하게 이분법 

  적으로 몰아가면... ” 

 “ 동철아... ” 

 “ 제가 참...대답하기가 난감해서 그래요. ” 

 “ 나...싫어진거야 ? ” 

 그런 동철을 보며 미영이 거듭 불안한 말투로 이와같이 묻고, 그런 미영을 일단 달래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지 동철의 반응은 이와같다. 

 “ 그보다는...뭐랄까...사람의 감정이란게...참 여러 가지 단계나 성격이 있기 마련인 

  건데...지금 너무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좋다,싫다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가르진 말 

  자구요. ” 

 “ 그럼 뭐...이를테면 ‘친구이상 연인이하’ 같은...뭐 그런식으로 지내자 그런 소리야  

  ? ” 

 미영의 물음에 동철이 답하기 난감한 듯 여전이 망설이고 있고 동철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해서인지 미영의 표정이 슬퍼지는 것 같다. 그러자 이대로는 안되곘다는 듯 동철이 미영을 한번 안아보긴 한다. 미영은 동철의 품안에 안겨 착잡한 표정이 된다. 

 “ 동철아... ” 

 아직 깊은 밤시간은 아니고 좀 이른 저녁시간 정도인데 동철의 원룸에 나란히 자리를 펴고 누워있는 두 사람. 일단 미영은 간편한 속옷차람이긴 한데, 날이 좀 더울때이긴 하지만 모르는이가 본다면 뭔가 좀 민망함이 느껴질수도 있는 그런 자태이긴 하다. 30대 중반의 미영은 아직 섹시한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도 한데 20대 초반의 동철이 한번 와락 안아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만도 한 그런 몸이긴 하다. - 더욱이 제대한지 아직 얼마 지나지 않은 동철이기도 하다. 그런 동철을 보며 미영이 이렇게 말한다. 

 “ 우리 관계...너희 엄마가 아시면 기절하시겠지 ? ” 

 이럴 때 언급하는 당사자는 다름아닌 동철의 새엄마 나연을 말하는것일테고, 아닌말로 진짜 두 사람이 이런 관계가 되어있다는 것을 알면 동철과 열세살 차이나는 젊은 새엄마 나연으로선 진짜 기절초풍할 일이긴 하다. 다만 일단 나연은 아직까지 이런 두 사람의 관계는 모르는 것 같고, 나연도 현재는 성수와의 사이에 딸 둘을 낳아서 그 두 딸도 어느덧 8세,6세로 성장해 있기도 하다. 그렇게 동철과 훈철 형제는 새엄마가 낳은 두명의 이복동생까지 생긴채로 함께 살아가는 모습. 다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동철은 지금은 서울 원룸에서 이렇게 따로 살고 있고 훈철 역시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며 방학이나 휴일때만 집에 들르는 형국이긴 하다. 헌데 뜻밖의 반전은 역시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철과 미영의 관계. 새엄마 나연이든 친엄마 상희든 이런 동철의 여자관계를 알면 둘 다 기절초풍하게 될 일인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 다만 친엄마 상희는 그저 이따금 전화통화만 할뿐, 동철이 서울에 올라와 산지도 어느덧 몇 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그리 자주 만나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다. 

 “ 동철아... ” 

 “ 네, 누나. ” 

 “ 근데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안 될까 ? ” 

 “ 어떤게 궁금한데요 누나 ? ” 

 사실 동철과 미영의 애정관계가 그간 어쩌다 이렇게 발전했는지 별도의 중편소설을 하나 더 써야할만큼 엄청난 사태이긴 하다. 여하튼 열세살 차이나는 젊은 새엄마 나연과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지내온 동철. 하필 바로 동철이 이제 막 성과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할때부터 젊은 새멈마 나연과 함께 살았고, 그 나연은 때론 동철과 훈철 두 아이에게 엄마정을 느끼게 해주겠다며 안아주기도 하고 심지어 젖을 물려주기도 하고 또는 이따금 발을 씻겨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하면서 그런식으로 두 아이에게 애정표현을 해주며 함께 지내왔다. 그러나 어느덧 성인이 되어서 새엄마와는 따로 살고있는 두 청년. 미영이 동철에게 이와같이 묻는다. 

 “ 혹시 너 나를...새엄마 대신으로 생각하는거 아니지 ? ” 

 “ 누...누나... ” 

 당혹스러워서인지 차마 제대로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있는 동철. 미영이 그런 동철을 보며 살짝 슬픔어린 말투로 다시금 이와같이 묻는다. 

 “ 내 말은...차마 그렇다고 진짜 새엄마하고 할 수는 없으니까...그 대신 날 택한건  

  아닌지...그걸 묻고 싶은거야. ” 

 “ 누나... ” 

 이런건 진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서 동철은 차마 정직한 답은 못하고 있고 미영이 그런 동철의 손을 한번 잡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 그래 뭐... ” 

 “ ...... ” 

 “ 정히 정직한 대답을 하기 난감하면 안 해도 좋아. 하지만... ” 

 미영은 미영대로 어떤 착잡한 감회에 눈물이 고인다. 

 “ 니가 날 새엄마 대신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난 감내할수 있어. 왜냐면... ” 

 “ ??? ” 

 “ 어쩌면 그게 차라리 널 다른 나쁜길로 빠지지 않도록 붙잡는 일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니까... ” 

 


 밤늦은 시간. 

 나연은 문경의 자택에서 밤늦은 시간에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고보면 나연의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 무엇보다 문경에서 전통 목공예 기능장을 하는 남자의 아내로 어느덧 10년 이상의 시간을 살았고 그 사이에 남편 성수와의 사이에 자기 배아파 낳은 딸도 두명이나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관리를 잘했던것인지 아니면 나연의 본래 체질이 그런것인지 그녀 역시 처녀시절 몸매를 거의 유지하고 있다. 남편 성수는 피곤한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고 자신이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두 딸도 어느덧 8살,6살이면 어느정도는 엄마품에서 떨어뜨려 놓아도 된다고 판단한것인지 아이들을 자기네 방에서 재워놓고는 혼자 나와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훈철이 그런 나연을 발견한게 그때의 일이다. 훈철 역시 이때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그리고 서울에 있는 동철에 비해선 문경의 집에 자주 오는 편이다. 여하튼 대구에서 하숙을 하며 학교를 다니다 모처럼만에 와본 집. 그래서일까. 나연이 손짓으로 훈철을 부르며 술을 한잔 하자고 한다. 

 “ 훈철아... ” 

 그러고는 새삼 사랑스레 어느덧 대학생으로 자란 훈철을 안아보는 나연.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본 아이라서일까. 5학년때부터 본 동철과는 또 감정이 다른 것 같다. 어떻게보면 그야말로 품안의 자식처럼 또는 정말 소위 ‘가슴으로 키웠다’는 말처럼 훈철이 이 아이는 자신이 키운 아이라는 어떤 뿌듯함이라도 느껴지는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아이를 보며 나연의 말이 이어진다. 

 “ 사실 이런 시간을 참 오래 기다려왔었어. ” 

 “ ??? ” 

 “ 너랑 이렇게 차분하게 한잔술을 나눌수 있는 그 시간을 말이지... ” 

 “ 엄마도 참... ” 

 훈철에게서 ‘엄마’라는 소리를 들으니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나연. 헌데 따지고보면 동철과는 정작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몇 번 술을 나누는 것을 훈철이 본 적이 있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나연은 5학년때부터 키운 동철과 2학년때부터 키운 훈철에 대해선 조금 남다른 감정을 간직하고 있는것인지. 나연이 새삼 훈철을 한번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 근데 훈철이 너...사학과에 들어간거잖아. ” 

 “ 네... ” 

 이미 대학은 들어간 상태니 진로문제나 이런 것은 고3때 충분히 상의를 했을터이고 근데 새삼스레 이런말을 입에 담는 나연. 술을 한두잔 해서인지 살짝 알딸딸해지는 말투로 나연의 말이 이어진다. 

 “ 그러고보면 너도...니 아빠랑 닮은 구석이 있긴 있구나. ” 

 장남 동철의 경우엔 아버지처럼 이런 시골 구석에서 전통 목공예품이나 만들며 인생을 썩히느니 서울에서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다니며 크게 출세하고 싶다는 야심을 오래전부터 내비친적이 있다. 그에 반면 훈철의 경우엔 아마 초등학교 2학년때던가. 아직 어릴때로 봐야하긴 하지만 그때 막연히 ‘유튜버’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이후에도 요리사가 되고 싶다거나 장군이나 연예인이 되어보고 싶다고 말한적도 있는등 장래희망이 몇 번 바뀌기도 했다. 여하튼 아이에서 그런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 훈철이라고 봐야할텐데 막상 대학을 ‘사학과’를 택한 것을 보면 어쨌든 훈철도 전통문화나 역사 그런쪽에 관심이 많은 그런 방면으로 아버지를 닮은면이 있다고 봐야할터이다. 그래서일까. 훈철의 얼굴을 한번 손으로 쓰다듬어주며 나연의 눈엔 살짝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 근데 훈철이는... ” 

 “ ??? ” 

 “ 아직 여자친구나 그런건 없어 ? ” 

 “ 아직 1학년인데요 뭐... ” 

 아닌말로 어차피 군대도 다녀와야하고 대학도 졸업하려면 아직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남았다. 그걸 생각하면 여자친구나 이런걸 언급하기엔 아직도 이른 나이라 봐야하는것인지. 하지만 나연은 여전히 쉬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한마디 한다. 

 “ 그래도...대학생인데 미팅이나 소개팅 같은걸 해볼 경험도 있을 것 아냐 ? ” 

 “ 전 아직 그런데 관심 없어요. ” 

 그럼 아직은 그런쪽보다는 공부에 더 전념하고 싶다는것인지. 다만 나연이 보았을 때 적어도 형 동철이 공부벌레에 속하는 애였지 훈철은 상대적으로 그런쪽과는 거리가 먼 아이였다. 다만 그래도 기왕이면 자신이 선택한 전공이니만큼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의지 정도는 있을터인데, 대략 그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 여하튼 여자문제는 아직 별 관심이 없다고 거듭 말하는 훈철. 나연이 그런 훈철의 손을 한번 잡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 근데...훈철아... ” 

 “ 네, 엄마. ” 

 또렷한 목소리로 나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훈철. 그런 대학생 훈철을 보며 나연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솔직히...내가 이렇게 너희들 새엄마로 산지가 어느덧 10년 세월이지만 말야... ” 

 “ ...... ” 

 “ 사실 너나 니형...두 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이나 느낌이 좀 달랐어.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 

 결국 그와같은 고백을 하고 싶었던것일까. 술을 한잔 더해 술기운이 이제 슬슬 올라올법도 한 상황이긴 한데, 아직 나연의 말뜻을 이해 못하는 훈철은 나연을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고 그런 가운데 나연의 말이 이어진다. 

 “ 아무래도 니 형은...뭐 그래도 아직 5학년이라면 어린 나이긴 하지만...그래도 애기 

  라기 보다는 그래도 어느덧 소년티가 나는 그런 아이였고... ” 

 “ ...... ” 

 “ 하지만 훈철이 넌...그야말로 어린 아기같고 아이같은 그런 느낌이었지. 그야말로 

  내 품에 그냥 안아봐도 될 것 같은 그런 아이... ” 

 아직 나연의 말뜻이 이해 안가는 듯 훈철은 별다른 대꾸가 없고 다만 자신의 빈잔에 손수 술을 한잔 따라 그것을 꿀꺽꿀꺽 마셔보기도 한다. 술 경험이 아직은 많지 않아서인지 갑자기 마신 술이 독해서 ‘컥컥’ 하는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그런 훈철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좀 달래주고는 나연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한마디로...훈철이 넌 딱 내 아들로 해도 되겠다 그런 느낌이었다면... ” 

 “ 형은 좀 달랐다 뭐 그런 말씀이신가에요 ? ” 

 말하는 뉘앙스로 봐선 아무래도 그런 의미로 들려서인지 훈철이 그와같이 묻고 나연이 그런 훈철을 미소띤 얼굴로 바라보다 살짝 한번 다시 안아준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훈철이가...딱 내 아이로 해도 되겠다는 그런 느낌이었다면...동철이는 뭐랄까... ” 

 “ ...... ” 

 “ 아들보다는 마치 동생이나 어린 조카같은 느낌...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 

 아직 나연의 말뜻을 잘 이해 못하는 듯 어리둥절하기만 한 훈철. 대꾸대신 술 한모금을 더 음미해보기도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연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다시 말하면...훈철이 넌 내 품안에서 얼르고 달래고...그렇게 어린아이 키우듯이 

  그렇게 키우면 될것같은 그런 느낌의 아이였다면... ” 

 “ ...... ” 

 “ 동철이는 뭐랄까...내가 누나나 이모 혹은 고모같은 어떤 인생의 선배 같은 입장 

  에서 어떤 조력자랄까...가끔씩 조언도 해주고 충고도 해주고...혹 살면서 어떤 상 

  처같은게 있으면 내가 감싸주고 어루만져주는...그런 선생님이나 누나같은 존재가 

  되어주면 될것같다. 딱 그런 생각을 했다 그 말이지. ”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겠냐는 듯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훈철을 바라보는 나연. 허나 훈철은 아직 나연의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훈철을 보니 여전히 ‘아직 어린애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귀엽다는 듯 한번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기까지 한다. 순간적으로나마 마치 애기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살짝 자존심이 상하기까지 한 훈철. 나연이 그런 훈철을 꼭 안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 훈철아 어쨌든...새엄마는 너랑...이렇게...그리고 아빠랑...그리고 아빠하고 나 사 

  이에 낳은 아이들까지... ” 

 “ ...... ” 

 “ 그렇게 너랑 동철이까지 모두...하나의 완벽한 가정으로...하나의 행복하면서도 평 

  온한 그런 가정으로 이끌어갔으면 하는 그게 내 남은 바램이야. 그러니... ” 

 살짝 눈물이 글썽이는 나연의 얼굴. 걱정되어 훈철이 그런 나연의 눈물을 한번 닦아주고 나연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그렇게 하나의 완벽한 가정으로...평온한 가정으로 일구어나가고 싶은게...새엄마  

  소망이라는 것을...그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알았지 훈철아 ? 끄으윽~~~!!! ” 

 아직 술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훈철이라서인지 몇잔 하지도 않았는데 나연은 스스로의 분위기에 취해 너무 마신것일까. 이미 횡설수설을 하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 같다. 걱정된 훈철이 그녀를 부축해주기로 한다. 헌데 순간 살짝 고민이 된다. 어느 방으로 새엄마 나연을 모셔다드려야 하나. 아버지는 피곤한 듯 이미 깊이 주무신 것 같은데 그런 방에 이런 새엄마를 모시고 가는 것은 아버지 침수에 방해가 될 것 같고 그렇다고 아직 어린 아이들인 새엄마 나연의 아이들이 잠든 방으로 이런 그녀를 데리고 가는것도 적절치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던 훈철은 나연을 결국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기로 한다. 

 “ 끄으으윽...훈철아...완벽한 가정...사랑하는 내새끼...동철이는 내가 인생의 조력자 

  ...선배...그렇게 하나의 가정을 만들고 싶었어... ” 

 확실히 많이 취한 듯 이젠 논리도 흐트러지고 아무말이나 막 내뱉는 그런 형국이 되는데 훈철이 일단 그런 나연을 진정시키게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자리를 깔아주는 훈철. 나연은 쓰러지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진다. 잠든 나연의 모습을 보니 훈철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띈다. 훈철은 곯아떨어진 나연의 입술과 볼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이 깔아준 자리에 곯아떨어져 있는 나연의 모습을 한참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다 이윽고 자신은 자신의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얼마후. 서울 모처에서 동철과 훈철은 친엄마 상희와 만나고 있다. 이들의 만남이 오래전부터 쭉 (가령 새엄마 몰래라던가) 비밀리에 지속되어 왔던 것은 아니고 이따금 상희가 연락을 취해오면 동철이든 훈철이든 그냥 가끔 만나서 식사나 하고 차라도 마시며 그간 살아온 이야기나 좀 나누고 그런식의 만남을 아주 가끔씩 가져온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이례적으로 훈철도 함께인 것을 보면 뭔가 좀 의미심장하다는 느낌도 들고, 어느덧 여름도 다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무렵에 어쨌든 동철,훈철 형제와 친엄마 상희의 만남이 모처럼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 그래도 너흰...새엄마랑 잘 지내긴 지내나보구나. ” 

 어떻게 보면 내심 서운한 기색을 살짝 그와같이 내비치는 상희의 모습. 한숨섞어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하다못해 엄마 보고싶다거나 그런 전화한번이 없고말야. 기껏 내가 어렵게 전화해 

  서 만나자고 하면 그럴때나 만나주는 정도니... ” 

 차라리 이런경우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경우가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경우로 봐야하는것일까. 만약 정말 새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거나 구박이라도 받는 그런 환경이었다면 이미 ‘엄마랑 살고 싶다’는 말을 해도 수도없이 했을법한 그런 아이들이 아닌가. 헌데 그런일이 일절 없었다는 것 자체가 새엄마랑 무탈하게 잘 지냈다는 방증 그 자체일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착잡하게 상희의 물음이 이어진다. 

 “ 어쨌든 동철이는 이제 제대했다면서 ? 그리고 훈철이는 대구에서 대학에 다니고 

  ? ” 

 헌데 어쨌거나 아들중 하나가 그간 군에 있었고 또 다른 한 녀석은 대학입시를 치르고 대학에 진학한 그런 상황이라면 그 중요한 시기에 연락한번이 없었던 친엄마 상희도 무심하다면 무심했다는 책망을 피할길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새엄마 나연이 잘 챙겨줬기에 동철이나 훈철이나 군대에 가고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하는 중요한 시기에 엄마의 빈자리를 거의 못 느끼고 살았던 것으로 볼수도 있는 것이지만. 여하튼 나름 착잡한 감회 섞어 두 아들을 번갈아 바라보는 상희. 눈에 눈물이 맺힌다. 

 “ 어머닌...괜찮으신거에요 ? ” 

 오히려 늘 함께 지내는 새엄마 나연보다 이제 상희가 더 어색한지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말을 건네는 훈철. 둘째의 물음에 상희의 답이 이어진다. 

 “ 뭐 나야...그냥 무탈하게 잘 지내지 뭐. ” 

 “ 엄마도 재혼은 하셨다면서요 ? ” 

 그러고보면 동철이 유치원생이고 훈철이 세 살때 집을 나간 상희가 5년만에 연락을 취해왔을 때. 새엄마 나연이나 아버지 성수와 통화를 할 때 ‘지금은 남양주에서 살고 있다’며 대구에 일이 있어 잠깐 내려왔을 때 아이들이나 좀 보고 가고싶다고 했을 때 사실상 재혼사실을 밝혔던 나연이기도 하다. 그런점을 동철이나 훈철도 아버지나 새엄마로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을터. 그게 새삼 기억나 이제사 묻는 두 아이들. 허나 상희가 한숨섞어 답한다. 

 “ 했었지... ” 

 “ 했었다니요 ? ” 

 과거형으로 말한다면 그럼 지금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소린지. 일단 상희는 착잡한 한숨만을 내쉬며 그 부분에 대한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 되려 훈철이 궁금해 못견디겠는 듯 한마디 한다. 

 “ 그러지말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어쨌든 우리도 알건 알고 있어야지요. 그리고 

  요즘 세상엔...두번 이혼한것도 별 흠도 안 돼요... ” 

 “ 야 !!! ” 

 허나 그건 좀 아닌가 싶은지 동철이 훈철의 팔을 한번 툭 친다. 여하튼 어느덧 20대 성인이 된 두 아이를 더 이상 속이거나 숨길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지 상희가 사실상 시인하는 답변을 하고만다. 

 “ 그냥...그저 니들 에미 팔자가 사나왔다고 생각해다오. 그 말밖엔 할말이 없구나. ” 

 헌데 생각해보면 5년전 이모할머니라는 분의 칠순잔치에 참석했을때도 술에취한 그분의 넋두리탓에 참으로 기가막한 상희의 외가쪽 가정사를 일일이 듣게되기까지 했던 동철과 훈철이 아닌가. 무슨 이런저런 사고로 죽은 가족에 암투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에 이혼한 사람에...등등...여하튼 참 파란곡절이 많았던 그런 가정사를 지닌 집안의 딸이 상희임은 분명할진대. 동철과 훈철은 차마 더 무슨말을 잇지는 못하고 그저 착잡한 심정으로 상희를 바라보다 자신들의 처소로 돌아가게 된다. 

 늦가을. 아직 겨울은 아니건만 문경은 산간지대라 그런지 벌써 눈이 내렸다. 서울에서 복학을 준비중인 동철, 그리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훈철. 덕분에 이제 문경의 성수와 나연내외 집에는 두 사람 사이에 낳은 어린 두 딸만 있는 그런 상태인데, 그런 상황에서 잠시 눈내린 집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두 내외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어느덧 50대 초반이라 머리가 희끗희끗한 성수와 그리고 아직 젊은 몸매와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열다섯살 연하의 아내 나연. 허나 그런 중후한 성수의 매력과 매력적인 외모와 몸매를 지닌 나연 내외의 모습이 오히려 한층 더 조화로와보여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기까지 한다.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 그러면서 대화가 이어진다. 

 “ 여보... ” 

 “ 왜 ? 무슨 할말이라도 있소 ? ” 

 성수의 물음에 나연의 입이 차분하게 열린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보았어요. ” 

 “ 어떤 생각을... ” 

 “ 재혼가정에서 아내로 살아간다는 것...그리고 그런 집안의 아이들의 새엄마로 살아 

  간다는 것은... ” 

 “ ??? ” 

 “ 마치 어떤 깨진 도자기나 질그릇을 갖다 붙이고 조립하는 그런 작업 같다고나 할 

  까요.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 

 “ 깨진 도자기나 질그릇이라... ” 

 전통 목공예 장인의 아내라서 – 물론 도자기나 질그릇은 흙으로 빚는 것이니 나무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 인지 비유를 그런식으로 해보는 나연의 모습. 짙은 회색빛깔의 승복 분위기가 나는 개량한복을 입은 나연의 발걸음이 차분하게 움직이면서 그녀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어쨌거나...그런 상처입은 가정...상처입은 가정의 아이들. 동철이와 훈철이를 처음 

  봤을때부터...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뭔가 한가지씩 결핍이나 부족함이 있는 그런  

  아이들이구나 하는...그러니... ” 

 “ ...... ” 

 “ 아이들 새엄마가 해줘야 하는 역할은 그런 아이들의 부족함이나 결핍을 채워줘야 

  하는 그런 역할이 아닐지... ” 

 바로 그런 두 아이를 친자식처럼 품어주고픈 생각에 나름 별의별일을 다 해봤던 나연이기도 하다. 그런 시간이 새삼 떠올려져서인지 착잡한 감회에 사로잡히는 나연. 한편 그 사이에 눈이 조금 더 내려서 나연의 짙은 회색빛 양말에도 하얀 눈꽃송이가 사뿐히 내려앉기까지 하다. 괜시리 나연도 성수도 그 눈꽃송이를 잠시 바라보고 있다. 어차피 곧 녹아 스며들것이고 덕분에 나연의 회색양말만 젖게 만들 그 눈꽃송이를. 

 “ 부족하지만 어쩄든...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 상처와 결핍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보낸...그런 시간이었다는 것을...그리고... ” 

 “ ...... ” 

 “ 세상의 새엄마들 마음이 딱 저 정도만 같아도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을 뿐이 

  에요. ” 

 그러고보면 나연도 새엄마 밑에서 자란 그런 환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헌데 그런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 아이 둘딸린 이혼남을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 그런 다분히 특별한 사연을 갖고 살게된 나연.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자신처럼 이혼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 마음을 더 잘 이해할수 있을 것 같아 더더욱 사랑으로 감싸줄수 있었던것인지. 여하튼 성수도 나연의 그 마음을 알 것 같기에 사랑스레 그녀를 한번 더 감싸주기까지 한다. 어느새 눈발이 다소 굵어져 나연의 개량한복 차림의 자태를 하얗게 감싸주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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