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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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한국 정치판을 위한 조언 정치,시사


 

               부제 : 후배는 선배의 경륜을 인정하고, 선배는 후배의 패기를 독려해야 

 

 4.7 재보선 이후 주요 양당의 지도부 정비작업이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4월말 이미 1년동안 원내를 이끌어갈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이어 민주당이 이달 초 당대표 경선에서 친문성향의 홍영표 후보를 송영길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꺾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국민의힘이 새 당지도부 선출의 일정으로 향해하고 있다. 

 

 지난 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이변이 친문의 지원을 받는 홍영표 후보를 근소하게 꺾고 86 운동권중에서도 선배격인 송영길 후보(5선)가 당선된 것이라면 국민의힘 당 지도부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이변은 역시 청년 원외,초선인사들의 약진이다. 일단 당장 당대표 후보중 지난 한달여 가장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준석 후보부터 국회의원 세차례 출마 경력밖에 없는 원외(院外)인사고 그 외 김웅,김은혜등의 초선의원등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에도 초선의 조수진,배현진의원을 비롯 원외의 젊은 신진 인사들도 몇몇 출사표를 내는등 이른바 ‘서열’이란게 존재하던 20세기 대한민국 정당 시절이었다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그런 ‘이변’ 같은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사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을 3선정도는 해야 국회에서 상임위원장도 할 수 있고 당 지도부 경선 같은데 명함을 내놓을수 있거나 원내총무(지금의 원내대표),정책위원장 같은 자리가 맡겨지기도 하는등 그러한 서열문화가 분명 존재했었다. 하다못해 원외인사라도 3선급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연령대정도는 되어야 최고위원 경선 같은데라도 명함을 내민것이지 아무나 그런 당대표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꼰대같고 고루한 구시대 정당과 정치권의 ‘서열문화’이긴 하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시절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기도 했다. 가령 국회만 해도 아무리 밖에서 무슨 법조인을 하고 언론인을 하고 기업을 하고 또는 시민단체나 운동권을 하고 했어도 공무원 사회의 생리를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재선시절엔 공무원들의 뺀질뺀질한 문화나 철밥통 구조에 놀아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3선정도는 되어야 그래도 어느정도 공무원 사회 구조를 파악할수도 있고 그들을 어느정도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지기 때문에 입법과 예산감시가 주요기능인 국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길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여야의 갈등구도가 지금과 같은 정책,이념대결이 아닌 군사정권 : 민주세력이란 극한 대립의 구조였을때는 여야간의 대화를 그래도 세상물정도  알고 사회경험도 풍부한 ‘어른’ 같은 인물들이 정면에 나서 여야간 협상도 하고 대통령과 영수회담도 하고 그래야만 어느정도 모양새와 그림이 갖춰지고 거기서 원만한 타협을 이끌어내거나 대화가 가능했었기 때문이다. - 가령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 이준석같은 인물이 야당총재를 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그럼 그때 박정희,전두환 눈에 이준석이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어린아이’로 보이지 야당 당수로 보였겠나 ? 즉 그 시절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시대적,사회적 속사정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지금 세대교체를 부르짖는 정치신인들은 자신들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당 내외 중진 정치인들이 그저 구태의연하고 막말이나 일삼던 그런 구시대 정치인들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도 한때는 다 ‘젊은피’로 수혈된 패기있는 젊은 정치인들이었다. 대개는 90년대에서 2천년대 초,중반 사이 혹은 보스중심 정당정치 타파를, 또는 지역할거정치 청산을 또는 ‘새정치’를 외치며 그렇게 영입되었던 젊은 인사들이었다는 소리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은 보스중심정치와 지역할거정치의 원흉이자 근원처럼 되어있는 ‘3김’조차도 한때 40대 기수론을 외치던 ‘젊고 패기있는 정치인’들이었다. 원래 60년대 후반에 야당에서 ‘40대 기수론’이 나왔던 속사정이 자유당시절부터 야당을 주도하던 인물들이 그때까지도 야당을 주도하고 있어 ‘이대로는 더 야당에 희망이 없다’며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필요가 있다며 나온 것이 ‘40대 기수론’이었다. 심지어 김종필씨 또한 30대 중반에 나이에 박정희 소장과 손을 잡고 세상을 개혁하겠다며 ‘5.16 혁명’을 일으켰었다. 

 

 생각해보면 ‘40대 기수론’이 나왔던 그 시절에도 야당의 선배 정치인들은 소위 ‘구상유취(口尙乳臭)’란 말을 하면서 보수정당의 서열을 운운하며 불쾌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당시 야당을 이끌던 유진산 총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김영삼,김대중,이철승등 40대 3인방에 71년 대선을 놓고 경쟁할수 있는 ‘판’을 열어주었다.  

 

 또 90년대 들어서의 ‘젊은피 수혈’ 역시 따지고보면 3김의 다음세대를 위한 포석이었던셈이다. 15대 총선이 있던 96년에 이른바 ‘젊은피 수혈’ 차원에서 변호사나 방송인 기타 전문가 출신등 많은 신진인사들이 대거 영입되었고 16대 총선이 있던 2000년엔 이른바 86 운동권 출신들이 역시 당시 여당에 대거 영입되었다. 이들이 외친것도 대개 ‘세대교체’고 ‘지역정치 타파’ 그리고 ‘보스중심 정치 청산’이었다. 결과적으로보면 3김이 대통령을 하거나 당을 이끌던 그 시절에 오히려 다음 시대를 열어갈 후대(後代)들이 성장할수 있도록 그 길을 터주었던 셈이다. 

 

 이제 그 90년대-2천년대에 대거 영입되었던 인물들이 어느덧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당 지도부도 해봤고 대선출마도 해보거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등 다선의 중진이 되어있으면서 또 한편으론 후대(後代)들로부터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고있는 시점이다. 생각해보면 ‘세대교체’의 첫 바람이 불었던 60년대 3김시대부터 실로 두세대가 그렇게 흘러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결국 ‘세대교체’ 바람이 일때마다 논란이 있었을지언정 선배 정치인들은 항상 후배들이 다음시대를 열어갈수 있도록 그 길을 터주었던 셈이다. 이제 다시 그래야할때가 된것같다.  

 

 과거 주요정당의 전당대회때 보면 종종 이런 구호를 내세우곤 했었다. ‘노장청(노장  老壯靑)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가 되는 정당’이 되겠다고. 결국 유권자의 지지를 먹고 살아야하는 정당 입장에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그런 조화로운 정당이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던가. 그런 관점에서 노장(老將)은 청년의 패기를 독려하고 청년은 선배들이 갔던길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다. 그럼 노장과 청년의 중간에 낀 중년(中年)은 무엇을 해야할까 ? 결국 노장과 청년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관점에서 이와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도 알고보면 그 시작되는 뿌리와 흘러온 곡절이 있고, 깊은 산속 산길도 알고보면 먼저간 이들의 발자취가 있어 그 뒤를 쫏아 차츰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공연한 도덕군자 담론같은 소리가 아니라 어제의 역사가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 이 시점에서 지나간 내일을 한번 돌이켜볼줄 알아야 더 밝고 의미있는 내일을 맞이할수 있기에 하는 소리다. 한때는 ‘젊은피 수혈’로 혹은 지역정치 타파를 외치며 정치권에 영입된 신진인사들이 어느덧 구태의연한 꼰대가 되어 물러나야할 구시대 정치인이 되어버렸고,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덧 역사속의 인물이 되어버린 3김도 그 시작은 구 시대 정치인의 퇴진을 요구하며 ‘세대교체 바람’속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한 어제의 정치신인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 세대교체를 부르짖으며 젊은피로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이들도 앞으로 20-30년뒤엔 후세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그건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한번쯤 세대교체의 중요성만큼이나 지나간 시절을 한번 돌이켜보는것도 중요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따지고보면 오늘의 이 정치판이 만들어지는데에도 앞서 세대교체를 부르짖었던 ‘선배 젊은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어쩌면 90년대 그날처럼 혹은 ‘40대 기수론’이 외쳐지던 그날처럼 또 한바탕 ‘세대교체의 바람’이 부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의 일들을 어찌하면 좋을지 한번 조언을 해주려는 것이다. 지금 세대교체를 부르짖는 젊은피들은 선배 세대들이 걸어온길을 한번 다시한번 고찰해보고 음미할 필요가 있으며 선배세대는 이제 그만 아쉬움을 접고 후배들의 패기를 격려하며 그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저 ‘40대 기수론’이 있을 때 유진산 총재가 결국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뜻을 90년대에 김영삼,김대중이 앞다퉈 젊은 정치신인들을 대거 영입한 뜻을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되새겨보자. 그렇게 어제의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주고 후배들은 선배세대들의 발자취를 다시한번 돌아볼때에 우리 정치의 다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건전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세대교체의 바람이 광풍처럼 몰아치는 2020년대 초반 이 시점에서 그래서 한번쯤은 이 조언을 해주고 싶었다. 

 

 

 

 


덧글

  • 흑범 2021/06/04 06:58 # 답글

    나는 이랬는데, 우리는 고생했는데...이런 꼰대들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x세대 및 80년생 이하 세대들의 감정대립, 갈등도 점점 심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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