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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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트와이스 나연 (7)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저녁때쯤이 되어서 나연은 아이들을 데리고 문경의 집에 도착했다. 아이들 표정만으로 봐서는 5년만에 만난 친엄마에 대한 느낌이 어땠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아내로부터 들어보기로 하고 밤이되어 잠자리에 들려 할때쯤이었다. 좀 뜻밖의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동철이 침실로 들어온 것이다. 

 “ 무슨일이냐 동철아 ? ” 

 아직 어린 훈철이라면 모를까 5학년 동철은 지금까지 이런일이 웬만해선 잘 없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의아하고 당혹스럽기만 한 성수. 헌데 동철의 말이 뜻밖이었다. 

 “ 저...엄마 오늘 하루만 빌려주시면 안 돼요 ? ” 

 “ 뭐어 ? ” 

 이게 대체 무슨소린가. 안 그래도 오늘 바로 친엄마와 5년만에 만나고 온 아이들. 헌데 그런날 밤에 왜 하필이면 ? 게다가 일전에 성수는 서울의 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왔을 때 보니 나연이 아이들을 데리고 침실에서 함께 자고 있어서 좀 당혹스러웠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오늘따라 이러는 동철의 모습에 더더욱 아이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럽고 일단 동철의 애원이 이어진다. 

 “ 엄마랑...하룻밤 같이 자고 싶어서 그래요. 그러니 제발... ” 

 거듭되는 애원에 새엄마를 하루만 빌려달라(?)는 동철의 말을 성수는 일단 들어주기로 했다. 나연도 뭔가 동철이 자신에게 할말이 있나보다 싶어 응하기로 하고 동철은 자신의 방에 나연을 데리고 가서는 훈철도 자기방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지난번처럼 자신들이 나연의 양 옆에 눕눈 형국을 만드는 동철.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엄마... ” 

 그러고보면 언제부터인가 ‘새엄마’가 아닌 그냥 엄마라고 부르고 있는 동철. 이 호칭이 공연히 나연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동철이 나연에게 이와같이 말을 건넨다. 

 “ 저 엄마한테 뽀뽀 한번만 하면 안돼요 ? ” 

 “ 응 ??? 뽀뽀 ??? ” 

 원래 아이들과 함께 살게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순결하고 맑은 키스’는 괜찮다고 헀던 나연이 아니던가.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입에서 이런말이 나오니 나연도 좀 당혹스럽기도 하다. 허나 일단 허락해주는 나연. 동철이 나연의 볼과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다. 

 “ 엄마... ” 

 “ 응...그래. 할말 있으면 해. ” 

 “ 저...그냥 이대로 엄마랑 살고 싶어요. ” 

 “ 누구...나랑 ??? ” 

 “ 네. ” 

 그러고보면 나연이 동철,훈철 이 아이들과 함께 산지도 한 반년 정도가 된 것 같은데, 그 사이 그렇게 정이 든 것일까. 나연은 모르는 일이지만 아까 낮에 친엄마 상희한테는 되려 ‘훈철이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제법 단호하게 말하던 동철이기도 하다. 그런식으로 나름 교통정리(?)를 하고 싶은 심정인건지. 동철의 말은 이와 같다. 

 “ 그대신 약속 하나만 해주세요. ” 

 “ 어떤...약속 ? ” 

 동철은 자신도 모르게 양팔로 나연을 잠시 감싸안는 형국까지 되는데 그 안아보는 손길에는 어떤 절실하마저 배어있는 느낌이다. 동철의 말이 이와같다. 

 “ 저희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친엄마가 그럤듯...새엄마까지 저희 버리면... 

 ” 

 “ ...... ” 

 “ 저희...너무 아플 것 같아요. ” 

 ‘힘들다’던가 ‘슬프다’는 단어도 아니고 ‘아플 것 같다’는 동철의 말. 웬지 그와같은 표현에 동철의 나름 내면의 상처가 더 깊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나연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동철과 훈철을 서로 번갈아가며 꼭 안아주기까지 한다. 

 “ 어...그...그래 걱정마. 새엄만 너희들 안 버려. 엄만 이대로 너희랑 함께 살거야.  

 ” 

 새삼 아이들의 가슴속 깊은 상처가 실감이 나는 것 같아서인지 나연은 아이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한층 더 증폭되고 그래서 두 아이를 한번 꼭 안아준다. 동철과 훈철이 나연의 옆에서 잠이 들고 어린 훈철이 이따금 나연의 젖가슴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나연이 나름 궁금하기도 해서 동철에게 이렇게 물은적이 있다. 

 “ 동철이는 이 다음에 뭐가 되고 싶니 ? ” 

 그러고보면 동철,훈철의 아버지 박성수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목공예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런 전통 목공예 기능을 이어가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지 않았던가. 성수나 그 선대때까지만 해도 다른 직업을 택하기 쉽지 않았던 시절이란 문제도 있었겠지만 지금이야 이미 그런 시절은 오래전에 지났고, 동철은 동철대로 나연 앞에서 기회다 싶은지 자신의 생각을 힘주어 이야기했다. 

 “ 전...서울에서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요. 그래서 돈도 많이 벌고... ” 

 “ 그래 ? 대기업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고 싶다구 ? ” 

 헌데 이렇게되면 새엄마 나연과 계속 함께 살고 싶다는 말과도 좀 상충되지 않는가. 허나 어찌보면 아버지의 목공예 기능을 전수받거나 할 생각은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것일수도 있고. 그래서 나연은 순간적으로나마 좀 기분이 묘해졌다. 

 “ 그래 뭐...어차피 남들이 자기 인생 대신 살아주는것도 아니고...동철이가 원하는  

  일을 하면 되는거지 뭐... ” 

 헌데 동철의 아버지 박성수의 경우엔 전통 목공예 기술을 후진들을 양성해 가르치거나 할만한 능력이나 형편은 현재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히 불가피한 상황이 오면 자녀들중에서라도 그 가업(家業)이자 전통문화 기술을 누군가는 전수받아야 할텐데. 안 그래도 자신이 아이를 갖는 문제를 놓고도 성수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던 나연이기도 하다. 솔직히 지금 나연이 정말 자신의 아이를 갖기 원하지 않는것인지 그조차도 불확실하긴 한데 일단 동철은 자신이 아버지 기술을 물려받을 생각은 없고 나중에 서울 올라가 출세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니 그런 동철을 바라보는 나연의 심리도 좀 복잡해진다. 한편 비슷한 질문을 했을 때 훈철은 좀 엉뚱한 포부를 밝혔다. 

 “ 난 유튜버 할래. ” 

 인터넷에서 슬슬 ‘인기 유튜버’라던가 그런게 화제가 되기도 할 때다. 안 그래도 요즘 드라마나 TV 시청률이 잘 안 나오는 이유가 요즘애들은 TV보다는 유튜브나 스마트폰 이런 것 즐기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한데, 따라서 초등학교 2학년짜리가 하는 이런말은 예전 시대 아이들이 과학자나 장군이 되고 싶다고 하거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것과 다를바 없는 그리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받아들일만한 사안은 아니긴 하다. 허나 이런 두 아이의 포부를 들은 나연의 심정은 이래저래 복잡하기만 하다.  

 “ 얘들아...새엄마 발 좀 씻겨줄래. ” 

 가끔씩 아이들한테 이런 주문을 하는 나연. 그러면 동철과 훈철은 별 스스럼없이 스스로 대야에 따뜻한 물을 하나가득 담아와 나연의 발을 씻겨준다. - 무슨 천주교의 ‘세족식’ 의식도 아니고. (* 그리고 성수네 가족은 천주교든 기독교든 그런 종교문제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전통문화기술을 이어가는 그런 사람들이니 그런쪽으로 인연이나 관심이 더 있을수도 있다.) 여하튼 비눗물로 정성스레 나연의 발을 씻겨주는 동철과 훈철. 나연은 스르르 눈을 감는다. 

 


 3년의 시간이 지났다. 

 동철은 어느덧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소년이 되어 있었고 훈철도 이제는 더 이상 어린아이라기 보단 성이라던가 이성문제는 물론 시사문제라든가 이런데도 조금씩은 눈을 뜰만한 그런 나이로 자라나있는 것이다. 나연이야 여전히 전통목공예 기능장인 남편 성수의 일을 도우며 그렇게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나연의 고등학교,대학교 동창 정미영이 나연의 집을 찾아온 것이 이 무렵의 일이다. 원래 임나연을 비롯해서 이혜리,정미영,최유경 이렇게 4명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살아도 같이살고 죽어도 같이죽자’며 절친하게 지내온 ‘4인방’이었다. 허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수련 하는곳에 들어갔다가 실은 사이비 교주나 다름없던 그곳 대표가 자신을 겁탈하려하자 살해하고 달아났다 붙잡힌 혜리는 ‘10년 징역형’을 받고 현재 복역중이며, 유경은 3년전에 비슷한 연배의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바로 그 결혼식에 나연이 아들 동철을 데리고 함께 참석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때 기왕 부산에 내려간김에 친정식구들(나연의 새엄마 포함)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잠시 아이를 맡겼던 친구 미영. 그 미영이 나연의 집을 찾은 것이다. 그간 서로 연락이야 자주 하면서 지냈지만 아무래도 거리가 거리라서인지 문경의 나연의 집을 미영이 찾아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서로 무척이나 반가와하는것도 그렇거니와 그렇게 나연의 결혼해서 사는 집을 처음 와본 미영도 새삼 감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 뭐 어쨌든...그런대로 잘 사는구나 너. ” 

 일단 나연이 무슨 부잣집에 시집을 갔다던가 정말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잘 사는 그런 사람에게 시집을 간 것이 아니란 것은 알고있는 미영이니, 그래도 생각했던것보다는 사는 모습이 괜찮다는 생각을 했음인지 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 묻은 ‘잘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연이 타온 차 한잔을 마시며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다. 

 “ 그러고보면 정말 우리 둘만 남은거구나. ” 

 무슨소린가 싶어 잠시 의아해지는 나연. 미영의 말이 이어진다. 

 “ 혜리는 어쨌든 지금 감옥에 있고 게다가 유경이도 결혼후에 자기 신랑 직장떄문에 

  호주로 갔으니 국내에서 그나마 서로 연락하며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너랑 나 둘뿐 

  인거잖아. ” 

 “ 아... ” 

 혜리의 경우 문제의 ‘사이비교주 살인사건’이 있은게 나연이 결혼하기 1년여전에 있었던 일이니 이미 4년 이상이 지난 일이다. 약 1년여정도의 재판이 진행되다 최종 ‘징역 10년’이 확정된 셈인데 그것도 원래 ‘징역 12년’이 구형된 것이 정상이 참작되어 감형이 된 것이다. 그리고 만약 모범수로 인정을 받거나 한다면 앞으로도 감형이 될 가능성은 어느정도 있지만 여하튼 감옥에 있는 친구를 자주 만날수야 없을터. 게다가 결혼후 외국으로 나간 유경의 경우까지 포함하면 고등학교,대학 시절을 함께 보내며 우정을 나누었던 ‘4인방’중 이제 서로 연락하며 자주 만날 수 있는 사이는 미영과 나연 둘밖에 안 남은 셈이다. 새삼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떠올려져서인지 나연도 미영도 살짝 한숨을 내쉰다. 

 “ 그래도 지난번에 면회 갔을때보니까...그리 수척해보이지도 않고 뭐 그런대로 괜찮 

  아 보이던데... ” 

 상식적으로 감옥생활을 하면서 건강하게 잘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선 먼저 감옥에 들어온 선배격인 다른 수감자나 교도관들에게 가혹행위나 모욕을 당하거나 하는일도 있을터이고. 허나 그런 지레짐작의 우려에 비해서는 그래도 상태가 좋아보이긴 했는지. 실제 두 사람은 그래도 걱정이 되어 1년이 한두번이라도 시간을 내 혜리의 면회 정도는 가보는 상황. 그래서 그와같은 말을 미영이 입에 담는 것이다. 

 “ 일단 혜리야 뭐...어쨌든 모범수로 몇 년이라도 더 감형이 되기를 바라는 그 이상 

  다른 방법은 없지 뭐. ” 

 혜리의 안타깝고 딱한 사연이야 이 두 사람이 누구보다 잘 알터이지만, 명백한 살인죄로 최종 판결까지 받고 복역중인 사람을 놓고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이들이 무슨 혜리를 감옥에서 빼낼 재주가 있는 권력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탈주극이라도 벌일만한 사람들도 아닌 ‘보통 여자들’인 다음에야 그저 한 몇 년이라도 감형이 되어 무사히 복역생활을 마치고 나오기를 바라는것뿐. 그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처지인 여인들이다. 그래서 일단 서로 혜리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그렇게 토로하는 분위기. 한편 학교에 갔던 중학생 동철이 귀가한 것이 그 무렵의 일이다. 

 “ 어...안녕하세요 ? ” 

 “ 어, 그래 동철이 왔구나. 어서와서 인사 드리렴. 엄마 친구인 미영이 이모야. 예전 

  에 한번 봤었지. ” 

 바로 유경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나서 나연이 잠시 친정집에 들르기 위해 그 사이 아이를 맡겼던 그 친구 미영. 3년전의 일이니 동철이 기억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지만 일단 동철은 미영의 얼굴을 기억하는 눈치다. 그래서인지 이런 인사말도 잊지 않는다. 

 “ 지난번에는 신세 많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모. ” 

 새엄마든 엄마든 여하튼 ‘엄마의 친구’라서 그렇게 ‘이모’라는 호칭까지 정중히 붙여가며 인사하는 동철. 한편 미영은 미영대로 3년만에 보는 그만큼 자란 동철의 모습이 놀라고 대견하기라도 한지 다가와서 동철을 살짝 안아보기까지 한다. 

 “ 어머, 그래. 너 동철이구나.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본게 3년전인데...그동안 참 많 

  이 컸네. 그동안 많이 어른스러워졌고... ” 

 “ 동철인 지금 중학생이야. 이제 한참 사춘기지 그리고 공부해야할 나이고. ” 

 미영이 동철의 학년이나 나이까지 정확히 파악하거나 기억하고 있진 못한 것 같고 그래서 나연이 일깨워주듯이 이렇게 말한다. 동철은 일단 자기방으로 들어가고 미영은 나연과 수다를 좀 더 떨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동철의 방으로 들어간다. 

 “ 공부하니, 동철아 ? ” 

 그렇게 말을 건네보는 미영. 허나 그냥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동철은 무안한지 얼른 컴퓨터를 끄며 정중하게 다시 미영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지 되려 당혹스럽고 동철의 그런 모습이 우습기라도 한지 미영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얘...인사는 뭐 아까 했는데...그낭 편히 있어...난 니 새엄마 친구라니까... ” 

 “ 네... ” 

 좀 어색한대로 대충 그렇게 대답하는 동철. 미영의 말이 다시 이어진다. 

 “ 그런데 아까 엄마말은 중학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 

 “ 네. OO 중학교 2학년 O반 OO번 박동철입니다. ” 

 제법 정중하게 자신의 반,번호까지 대며 말을하는 동철. 미영이 그런 동철의 모습이 재미있기라도 한지 다시금 살짝 미소를 머금는다. 그리고 말을 건넨다. 

 “ 동철이는 뭐 좋아하니 ? ” 

 “ 네 ? ” 

 좀 느닷없는 질문에 약간 어리둥절해하는 동철. 그런 동철을 보며 미영이 말한다. 

 “ 지난번에 동철이를 봤을때는...보니까 참 많이 얌전해 보이던데...아니면 이모집에  

  처음 와보는거라 많이 어색해서 그런건가 ? ” 

 “ 아...아뇨 뭐... ” 

 어쨌든 그때는 ‘새엄마의 친구’라는 점 때문에 어색하고 어렵다면 그렇다고 봐야할 상황이라 폐끼치지 않도록 처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서라도 더 차분하고 얌전히 있었던 그런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영은 그때로부턴 이미 3년만의 재회. 그리고 동철도 동철이거나와 미영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을 것 아닌가. 게다가 일단 4인방중 감옥에 있는 혜리는 특수한 상황이니 제외하더라도 나연도 유경도 모두 결혼을 한 상태에서 미영만 미혼인 상태. 그런 미영이 좀 묘한 표정으로 동철이를 바라본다. 

 “ 근데...그럼 동철이는 지금까지 문경에서 쭉 자랐던건가 ? ” 

 “ 네 ? ” 

 “ 다른데 어디 놀러가거나 여행 가본적 혹시 없냐구 ? 어...그러고보니 3년전엔 어 

  쨌든 새엄마랑 같이 유경이모 결혼식 참석하로 부산 온적이 있지만말야... ” 

 동철에 대한 관심인건지 호기심인건지 여하튼 이런말을 건네고 있는 미영. 그러다 살짝 돌발상황 같은게 벌어진다. 미영이 살짝 동철이 귀여운 듯 아이의 가슴을 어루만져본다. 아이라기보단 이젠 분명 사춘기 소년이긴 하지만 그런 동철의 가슴을 살짝 어루만져본 미영. 그러더니 화들짝 놀라며 이렇게 말한다. 

 “ 어머, 동철이는 참...가슴이... ” 

 “ 예 ? ” 

 “ 동철이는 가슴이 참 따뜻하구나. 어디 다시한번 만져보자. ” 

 체온이 느껴진건지 온기가 느껴진건지 여하튼 동철의 가슴의 감촉을 그렇게 느낀것일까. 처음엔 옷에만 살짝 손댄 듯 하던 미영이 갑자기 동철의 웃옷 단추를 좀 풀어헤치더니 아예 직접 동철의 옷속으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어 동철의 가슴을 만져보려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 동철이 가슴 진짜 따뜻하다...후훗... ” 

 “ 야, 너 뭐해 ? ” 

 헌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일까. 나연이 동철의 방으로 와보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는 놀라서 바로 미영을 저지한다. 

 “ 야, 나 뭐해 ? ” 

 “ 아...아니 난 그냥...동철이 가슴이 따뜻한거 같아서... ” 

 “ 얘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큰일나려구 !!! 당장 그 손  

  떼지 못해 !!! ” 

 “ 아...아니 저 난... ” 

 오히려 미영은 나연의 반응이 좀 과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에 좀 너무한다는 듯이 나오고 일단 나연의 거듭되는 제지에 미영은 방에서 나가버린다. 나연이 동철의 풀러진 단추를 도로 잠궈준다. 

 


 한 병원 산부인과 대기실에서 누군가가 초조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진찰실로 다시 들어가보는 여인. 그리고 다음과 같은 판정을 받는다.  

 “ 축하드립니다. 임신이에요. ” 

 그와같은 판정을 받은 사람은 다름아닌 나연. 허나 그녀의 표정은 웬지 밝지 못하다. 혹시 그녀의 사정과 사연을 모르는 이가 본다면 원치않는 임신이던가 부적절한 사이에서 그리된 것은 아닐까 그런 의심이 들 정도로. 조심스럽게 진찰실을 나온 나연. 차분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 여보, 저에요. ” 

 전화를 받는 성수. 허나 확실하게 확인이 되기전까진 말하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나연은 집에서 나올 때 ‘병원에 좀 다녀와야 할 것 같다’는 말만 한 채 집을 나왔다. 따라서 성수 입장에선 아내가 어디 아픈것인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문경정도의 지역이면 산부인과든 무엇이든 병원은 대개 시내지역에 집중되어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런 중심지에선 제법 떨어진 성수네까진 거리와 시간도 제법 걸릴터. 어쨌든 일단 집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은데 걱정하는 성수에게 나연의 반응은 이와같다. 

 “ 일단 집에 가서 말씀을 드릴께요. ” 

 나연의 반응이 거듭 이와같자 성수는 혹시 아내가 무슨 중병에라도 걸린 것은 아닌가 싶어 불안하고 초조하게 병원에 간 아내가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집에 도착한 나연. 차를 세워놓는 소리가 들리고 성수가 허겁지겁 나가보았다. 그리고 묻는다. 

 “ 여보, 좀 어때 ? 괜찮은거야 ? ” 

 그렇게 수선을 피우는 남편을 말없이 바라보는 나연. 그리고는 아무런 말없이 집안으로 들어간다. 아내의 태도가 거듭 이와같자 성수는 정말 무슨 큰일이 닥쳐온 것이 아닌가 싶어 거듭 불안해지고, 일단 거실 소파에 앉은 나연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한데. 

 “ 여보... ” 

 그런 아내를 걱정되어 불러보는 성수. 급기야 나연의 입이 열린다. 

 “ 임신이래요. ”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어쨌든 애딸린 이혼남과 결혼한 몸으로, 그리고 결혼 3년만에 된 임신. 다행히 전처소생 아이들과 나연의 관계는 좋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로 고민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라서일까. 실제 두 사람은 신혼초에는 ‘아이갖는 문제’로 진지한 상의와 고민을 몇 번 해본적 있다. 그러나 어째 성수나 나연이나 서로 정직한 속내를 내비치진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한참동안 정적이 흐르다 나연이 다시 이렇게 입을 연다. 

 “ 괜찮...으신거죠 ? ” 

 만약 성수가 정히 아이를 원치 않으면 나연은 최악의 선택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것일까. 그렇게 말하는 나연에겐 자신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고이고 있다. 원했던 원치 않았던 여하튼 소중한 자신의 아이 아닌가. 따라서 남편의 반응이 어떨지에 따라 나연의 심경도 천국과 지옥 극과극의 길로 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헌데 성수가 천천히 그런 아내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본다. 

 “ 여보... ” 

 “ ...... ” 

 “ 그저 모든 것을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운명이고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합시다. ” 

 두 사람 다 종교문제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이들이었지만 정말 이 순간만큼은 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싶은 순간이라고나 할까. 이 모든 것이 정말 오로지 자신들의 자유의지로만 그리된 것이 아닌 어떤 오묘한 신의 조화로 이리된것일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니 ‘신이 주신 것’이니 소중하다는 논리. 순간 나연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감격의 눈물이다.  

 “ 울기는... ” 

 성수가 손수 나연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제서야 나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나연은 이와같이 말한다. 

 “ 고마워요 여보. ” 

 “ 별소리를 다하는군. 오히려 내가 더 고맙고 감사한일이지. ” 

 그리고는 사랑스레 나연을 한번 안아보는 성수. 그런 남편의 품에 안긴채 나연이 이와같이 말한다. 

 “ 저 진짜 여기까지 오면서 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어요. 만약 정말 당신이...제 

  가 아이를 갖는걸 원치 않는다면...그땐 어떡해야하나...또 아이들이 새엄마인 제가 

  아이를 가진 것을 반기지 않는다면 또 그땐 어떻게 해야하나...정말 많은 생각을 다 

  했는데... ” 

 그날밤. 나연이 동철과 훈철을 불렀다. 아니 정확히는 동철의 방으로 들어가서 훈철도 그 방으로 오게했다. 그리고 세 사람이 나란히 침대에 눕는다. 이미 아이들은 성수로부터 새엄마 나연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동철과 훈철은 일단 대체로 담담한 반응이다. 

 “ 너희들은 어때 ? ” 

 나연의 물음. 그 의미를 모르지 않아서일까. 차분하게 동철이 대답한다. 

 “ 저흰 괜찮으니까 걱정마세요. 축하드려요 엄마. ” 

 “ 난 딸이었으면 좋겠는데... ” 

 그러는 동철에 이어 한마디 거들 듯 한마디 덧붙이는 훈철. 일단 어쨌든 나연의 임신을 반긴다는 반응인 것 같긴 한데 다만 이 표현이 좀 묘해서일까. 동철이 어이없다는 듯 동생을 나무란다. 

 “ 훈철아, 새엄마가 아이를 가졌는데 어떻게 너한테 딸이 되냐 ? 그냥 여동생인거지 

  . ” 

 “ 어...어쨌거나 형. ” 

 아무렴 그런 구분도 못할 것 같냐는 듯 살짝 항변조인 훈철. 어쨌거나 동철도 훈철도 나연의 임신 사실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런 아이들에게 고마움에 느껴져서일까. 두 아이를 한번 더 꼭 안아보는 나연. 눈에 다시금 눈물이 고인다. 

 “ 동철아, 훈철아... ” 

 “ 네, 엄마. ” 

 나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두 아이. 그런 두 아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 우리...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자... ” 

 “ ...... ” 

 “ 앞으로도 이렇게 사랑하는 엄마와 아들 사이로 함께 살자고. 무슨말인지 알겠지 ? 

 ”  

 비록 새엄마지만 그래도 한 가족으로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가고 싶은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는 나연. 동철과 훈철이 그런 나연의 배를 살짝 어루만져보기까지 한다. 나연은 그런 두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은채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린다. 

 “ 좌청룡...우백호... ” 

 “ 네 ? ” 

 ‘좌청룡, 우백호’. 초등학교 5학년 훈철은 물론 중학생 동철도 그런 표현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는것일까. 어리둥절하게 나연을 바라본다. (* 원래 풍수지리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대체로 임금이 되었든 신같은 존재가 되었든 그런 소중하고 거룩한 존재를 좌우 양쪽에서 지키는 그런 수호신장 같은 의미가 되리라.) 나연의 말이 이어진다. 

 “ 너희들이 꼭 내 옆을 지키는 좌청룡, 우백호 같다 그 말이야 내 말은. ” 

 두 아이를 양옆에 거느린채 그렇게 말하고 있는 나연.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자신의 아랫배를 내려다본다.



- 8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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