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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가수 팬픽 - 보아 (5) 솔로가수 팬픽



 

                                       평행우주 이야기 – 6. 타이타닉 

 


 타이타닉 2층 전시실안에 있는 구형 자동차 모형. 어느새 도슨과 로즈의 밀회장소가 되어버린 그곳에 다시 둘이 함께 있었다. 타이타닉이 출항한지는 어느덧 16일이 지났고 목적지인 남프라이즈 대륙 내 로프르스 공국 태즈라항에 도착하기까진 이제 사흘이 남았다. 그리고 선박설계사 앤드류스가 이미 경고한 위험한 ‘죽음의 항로’가 남은 사흘동안 통과해야 하는 항로. 허나 칼만 이 사실을 알뿐 로즈나 도슨은 그에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타이타닉 여행이 어느덧 마무리되어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만을 내뱉고 있었다. 

 “ 도슨... ” 

 그렇게 부르는 로즈를 그저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도슨. 로즈의 말이 이어진다. 

 “ 차라리 시간이 멈춰버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 

 아무리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에서 나온 질문이라도 이런 말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 없는지 도슨이 탄식을 내뱉는다. 그러면서 답한다. 

 “ 시간을 멈출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죠. 정말 신이라면 모를까... ” 

 “ 그럼 차라리 배라도 멈춰보던가. ” 

 아무리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말이라도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이 말투 자체가 너무 어이없어서일까. 도슨은 순간 실소를 머금는다. 하긴 시간을 멈추는 문제(?)와는 달리 배를 항해하고 멈추고 할 수 있는 권한은 이 배를 운항하는 선장과 항해사등 선원(船員)들에게 있다. 그러나 아무런 이유나 명분도 없이 선원들이 어느어느 승객 개개인의 부탁을 받고 배를 왜 멈춘단 말인가. 혹 무슨 천재지변이나 재난을 당해서 정말 더 이상 배를 운항할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모를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배를 멈춰야할 이유도 없고 또 설사 운이 좋아 배를 멈추는게 가능했다 하더라도 아직은 망망대해인 이 한가운데서 로즈와 도슨이 뭘 어쩔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절박한 심정에서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라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말일뿐이라서 로즈도 도슨도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딱히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그저 깊은 탄식만을 계속 내뱉을뿐이다. 너무 속상하고 답답해서 한바탕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 되어있는 로즈. 불현듯 도슨에게 안긴다. 

 “ 날 안아줘요 도슨... ” 

 이미 도슨에게 안긴 상태인 로즈. 허나 이런 상황에서 나온 말일진대 단순히 ‘안아달라’는 것 외에 갈망하는 뭔가가 있는 듯 해 보인다. 도슨이 로즈 이전까진 여자 경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여자의 이런 심리와 표현은 도슨도 그런대로 파악이 되는지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실 이미 성관계를 한번 가진바 있는 둘이기도 하다. 아무리 충동적으로 벌인일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이미 그런 사이까지 가버린 로즈와 도슨. 그래서일까. 이미 한번 저지른적있는 일이라서인지 두 번째는 거리낄것이 없어진다. 주저하지않고 도슨 앞에서 옷을 풀어헤치고 있는 로즈. 사실 이때는 아직 운전석을 뒤로 젖히거나 하는 기능은 없을 시절인데, 그래도 둘은 용케도 누울만한 공간을 만들어내서 차안에서 관계에 들어간다. 로즈는 그저 세상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도슨과의 관계에만 열중하고 싶은 그런 심정일 따름이다. 그렇게 한참 뜨겁게 불붙고 있는 두명. 헌데 그때였다.  

 ‘벌컥~!’ 

 차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벽력같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상황일진대 굳이 누구인지는 설명안해도 짐작이 가능하리라. 칼의 벼락치는듯한 고함소리다. 

 “ 야 !!! 불의한 XX들아 !!! 천하의 개같은 XX들아 !!! ” 

 아무리 성관계에 집중하고 있어도 이런 벽력같은 고함소리를 듣지 못하지는 않을터. 당황한 로즈와 도슨은 이미 다 벗어서 뒷좌석으로 던져버린 옷가지를 챙길 사이도 없이 칼에게 무기력하게 끌려나오고 만다. 

 “ 이 천하의 XX같은 X끼 !!! 어딜 할짓이 없어서 이미 약혼한 여자를...그것도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 천하의 패죽여도 시원찮을 X끼 같으니 !!! ” 

 도슨이 키와 체구가 작고 마른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구두닦이를 하며 밑바닥 생활을 했고 술과 노름까지 즐길 정도면 싸움도 전혀 못하는 그런 체질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미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서인지 칼에게 무기력하게 흠씬 두들겨맞고 있는 도슨. 알몸으로 이미 저쪽으로 나동그라지고 말았고 이제 칼은 로즈를 끌어내린다. 그 경황중에도 로즈는 그나마 속옷은 대충 챙겨입었다. 

 “ 이 천하의 불의한 계집...내가 그렇게...적당히 까불라고 경고했건만...하다하다 이 

  제 이런짓까지 벌여 !!! 이 쳐X여도 시원찮을 계집 !!! ” 

 “ 그래요 !!! 정 내가 싫으면 당장 여기서 죽여버리던가 말던가 당신 마음대로 해요 

  !!! ” 

 “ 뭐...뭐라구 ??? ” 

 어차피 이렇게 된거 이판사판이란 생각이 들어서일까. 로즈도 악에 받쳐 있는대로 막말을 퍼붓고 있고 그런 로즈의 태도에 더 참을수 없게 된 칼이 로즈도 흠씬 그 자리에서 두들겨 패버린다. 그나마 로즈는 속옷이라도 챙겨입은 상태지만 여하튼 알몸 상태로 칼에게 몹시도 두들겨 맞은 둘. 곳곳에 피멍자국이 보인다. 칼이 일단 도슨에게 마지막 경고라도 하듯 내뱉는다. 

 “ 얼른 니 3등칸 객실로 돌아가라. 그리고 두 번다시 1등칸까지 올라오거나 내 여 

  자를 만날 생각 하지마라. 그나마 이게 내가 네 X에게 배풀수 있는 최대한의 자비 

  인줄알아. 한번만 더 주제에 1등칸 선실까지 올라와 어슬렁거린다던가 내 여자와 

  어울리는게 눈에 띄었다간 네X을 그대로 저 망망대해에 던져버릴테니 그렇게나 알 

  아. 알았어 !!! ” 

 도슨 성격에 칼에게 충분히 저항할만도 하건만 이 상황 자체가 너무 갑자기 당한 일인데다가 생각보다 칼의 주먹힘이 세어서였는지 많이 주눅이 든 상태. 대충 자기옷을 챙겨입고 그 자리를 물러나려는데 로즈가 막는다. 

 “ 도슨...어딜가요 ? ” 

 “ 야...이 X아 !!! 넌 도대체가 내 앞에서 누굴 챙기려 드는거야 !!! 당장 그X에게서 

  떨어지지 못해 !!! ” 

 가버리려는 도슨을 붙잡는 로즈. 하지만 그 로즈를 보다못한 칼이 다시한번 그녀를 발길로 걷어차고 얼굴이며 배.가슴등을 사정없이 두들겨팬다. 보다못한 도슨이 그제서라도 칼에게 저항하려 하지만 그런 도슨의 한쪽팔을 나꿔채버려 그를 속수무책의 상태로 만들어버린 칼. 그리고 다시금 경고한다. 

 “ 내 분명히 말했다. 이 배가 태즈라에 무사히 도착할때까지 3등칸 객실에서 꼼짝말 

  고 있으라고. 거기까지가 내가 베풀어주는 최대한의 자비라고 생각해 !!! 안 그러면 

  정말 지금 당장이라도 널 이 망망대해 한가운데에서 그대로 고기밥이 되도록 만들 

  어 버릴수도 있어 !!! ” 

 사실 칼은 타이타닉이 곧 위험한 항로를 통과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도슨에게 하는 말이 단순한 엄포나 경고가 아닐수도 있다. 허나 그 말뜻을 알리없는 도슨은 일단 그쯤에서 물러나버리고 칼은 로즈를 강제로 끌고 자신의 객실로 데리고 간다. 

 


 로즈를 객실로 끌고온 칼. 그리고 어디서 준비했는지 밧줄같은 것을 하나 가져와 그녀의 발목을 침대 기둥 하나에 연결 꽁꽁 묶었다. 그리고 로즈가 손을 쓰지 못하도록 다른 천같은 것으로 로즈의 양 팔까지 꽁꽁 묶어버렸다. 그리고 이어 더더욱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진다. 칼이 총을 뽑아 로즈를 겨눈 것이다. 

 역시 각 나라마다 제도나 풍습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패리스 대륙에서 일반 지성체들의 ‘총기사용’은 엄격히 규제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역시 생명과 평화를 중시하는 ‘JS교 사상’의 영향탓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허나 귀족이나 상류층이 달리 특권층이 아니지 않는가. 개중에 비밀리에 총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이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칼도 그런 부류중 하나였는데 그러나 아무리 상류층이라도 일반 승객인 칼이 총을 소지하고 탄 것은 승무원들이나 다른 일반승객들이 알아도 큰 문제가 될수 있는 일이다. 타이타닉뿐만 아니라 패리스 대륙의 다른 여객선이나 유람선의 경우에도 총기는 경호나 요인보호 혹은 위기상황 발생시 선실내 질서유지 기타 혹시 배안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범죄행위 단속 정도를 위해 ‘극소수의 승무원’들만 총기를 소지할수 있고 일반 승객은 총기사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헌데 칼은 – 그것도 약혼자와 결혼을 목적으로 배를 탄 지성체가 – 무슨 이유에서인지 총기를 소지하고 배를 탄 것이다. 

 “ 솔직히 나도 이 배 안에서 이 총을 사용하는일이 실제 발생할줄은 몰랐다. 가급 

  적 이런일은 안 생기길 바랬는데... ” 

 이미 경악하여 떨고있는 로즈에게 총구를 겨누며 그와같이 말하고 있는 칼. 그의 말이 이어진다. 

 “ 솔직히 나도 참담하고 절망스럽긴 마찬가지야. 남프라이즈에 도착하면 너같은 계 

  집이랑 결혼하여 평생을 살아야 할 생각을 하니... ” 

 그래도 배를 탄 초창기때까지만 해도 칼은 로즈에게 환심을 사기위해 자신이 최선을 다하면 로즈도 결국 자연스레 마음을 누그러뜨릴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정도는 하고 있었다. 허나 로즈는 자신에게 마음을 열긴 커녕 3등칸의 구두닦이 출신 베르사이유의 하층민과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 허니 칼이 이 모든 사실을 알았을때의 그 참담함과 절망스러움은 오죽하랴. 그러니 이런 수모까지 감내하며 내가 이 여자와 결혼해야 하는가. 그런 회의도 어쩌면 이미 생겼을수도 있는일. 칼은 잠시 고민하다 다시 로즈에게 말을 건넨다 

 “ 여하튼 너희집안도 ‘JS교’를 신앙하는 집안이니 그런 성경구절정도는 알고 있겠지 

  ? 그 무엇이냐...결혼과 부부간의 도리에 대해 언급한 성경구절말이다. ” 

 패리스대륙 지성체들의 정신과 사상을 지난 천수백년간 지배해온 ‘JS교 교리’다. 어떻게보면 지난 천수백년간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패리스에서 나고자란 지성체의 대다수는 결국 부모때는 물른 그 이전 아주 오래전부터 대대로 ‘JS교’를 신앙해오는 그런 ‘신앙의 집안’에서 자랐을것이고 따라서 싫든 좋든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기도하고 성경책읽고 그런게 습관으로 몸에밴 그런 지성체들로 봐야한다. 다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지성체들의 의식이 점점 더 깨어나고 진화하면서 패리스에도 대략 200-300년전부터 종교문제 자체에 대해 회의를 품는 이들이 늘어나긴 시작했다. 칼의 집안은 특히 그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JS교 교리’에 많은 회의와 의문을 품어온 그런 지성체였으며 따라서 칼도 그런 아버지 영향을 받았는지 종교문제와 특히 ‘JS교’쪽에는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을 갖고 자란 그런 지성체였다. 그러나 그런 칼과 달리 로즈는 패리스의 흔한 귀족집안 딸. (그러나 지금은 몰락한)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나 그 윗대로부터 성경책읽고 기도하는게 습관으로 몸에밴 그런 집안의 여식이다. 허나 ‘JS교 교리’에 회의나 의문을 품건 안품건 이미 천수백년동안 패리스 지성체들의 정신문화와 사상을 지배해온 ‘JS교’가 아니던가. 비록 아무리 회의론자나 무신론자 집안에서 자랐더라도 자라면서 학교교육을 통해서든 서책이나 언론을 통해서든 하다못해 주위 친구나 동료 결혼식장에서라도 ‘JS교’ 성경구절을 한두구절 못들어볼수는 없었을 그런 환경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것이 패리스의 지성체들이다. 따라서 로즈나 칼이나 어차피 성경에 대해 아주 문외한일수는 없는 이들. 일단 로즈가 칼이 악에 받쳐 냉소적으로 내뱉은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렇게 말한다. 

 “ 남편이여 아내되는 이를 자연과 대지를 섬기듯 섬겨라. 아내는 너의 자손을 잉태 

  하고 낳아줄 생명처럼 소중한 존재이니 이는 곳 자연과 대지의 이치와 같다. 무릇 

  남편은 아내되는 이를 대지와 자연처럼 공경해야 하나니... ” 

 “ 그리고 아내되는이여 남편되는 이를 하늘과 같이 섬겨라. 남편을 섬기는 것은 곧 

  아버지를 섬기는것과 같고 신을 섬기는것과 같으니 남편을 알기를 하늘과 같이 알 

  라. ” 

 “ 그리고 배우자의 과거를 알려하지 마라. 혹 우연히라도 알았거든 모른체 하거나 

  기억속에서 지워버릴것이며 배우자의 과거를 훗날에라도 문제삼지 말라. 혼인을 

  한 남편과 아내된 자들이여 부정을 일삼지 말라. 배우자가 있는자의 부정은 JS신 

  을 노하게 만드는것이니 배우자의 부정을 알았거든 차라리 헤어질지라... ” 

 “ 그걸 아는X이 왜 이런짓을 벌여 ? ” 

 우연치곤 공교롭게도 칼과 로즈가 ‘JS교 성경’에 써있는 배우자의 도리에 대해서 줄줄 잘도 암송하고 있어 오히려 무슨 찰떡궁합의 부부처럼 이 구절을 주고받았다. 허나 그러니 더더욱 기가막힐 수밖에 없는 상황. 칼이 다시금 총을 겨누며 로즈에게 물었다. 

 “ 내가 널 어찌하면 좋을까 ? 이미 부정을 저지른 네X을... ” 

 “ 우리 아직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 아니에요 !!! 약혼만 한 사이라구요 !!! ” 

 굳이 한사코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로즈. 허나 로즈의 이런 태도가 다시금 칼을 격분시켜 칼은 발길로 로즈의 얼굴을 수도없이 걷어찬다. 이미 한쪽 발목은 침대기둥에 연결되어 묶였고 두 팔마저 쓸수없게 되어버린지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로즈. 허나 그렇게 분이 다 풀릴때까지 로즈를 다 두들겨패곤 어떤 허망감이나 절망감을 다시금 느꼈기 때문일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 짧지 않은시간. 혼자서 뭔가 깊은 고민을 하는듯한 칼의 모습. 칼의 그런 심리를 알길없는 로즈는 그저 여전히 칼을 외면하고 있을뿐이다. 그때 칼이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로즈에게 다가온다. 

 “ 너 한번 니 생각이나 솔직하게 말해봐라. ” 

 “ 뭘요 ? ” 

 “ 내가 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대로 남프라이즈까지 가서 너랑 결혼해주랴 ? 

  아니면 그냥 헤어져주랴. ” 

 따지고보면 후자가 지금 로즈가 진짜로 바라는 것일텐데, 따라서 솔깃하긴 했지만 혹시 어떤 속임수나 유도심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로즈는 거기에 바로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자 칼이 다시금 거친 숨소리와 함께 말을 건넨다. 

 “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할새가 없어 지금. 지금 이 배가 어떤... ” 

 칼은 하마터면 말하지 말하야할 것을 내뱉을뻔 했다. 이미 이 배가 곧 가장 ‘위험한 항로’에 접어든다는 것을 알고있는 칼이 아닌가. 허나 칼은 이 일을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되는 ‘엄청난 1급비밀’로 인식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 게다가 바로 그런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 것이 이 타이타닉의 선박설계사였다는 앤드류스이기에 더더욱 – 헌데 그것을 지금 부정한짓을 저지르고 있는 약혼상대 로즈에게 발설한다는 것. 그것은 더더욱 있을수 없는 일이기에 칼도 칼대로 어떤 답답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사실 앤드류스나 애치슨의 위로처럼 정말 무슨 ‘신의 가호’나 기적같은일이 벌어진다면 이 배가 ‘위험한 항로’를 무사히 통과 목적지에 당도할수 있을것이나 그렇지 않은 진짜 최악의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것이 앤드류스의 말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칼은 로즈의 문제와 겹쳐져 더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미 자신에게서 마음이 떠나버린 로즈. 게다가 어쩌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을 못할 가능성이 있는 초호화 여객선이자 유람선 타이타닉. 이런 상황에서 과연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도 많이 혼란스럽고 심리적으로 힘들텐데 로즈의 문제 때문에 칼은 지금 더더욱 복잡하고 속상한 그런 심리상태가 되어있는 것이다.  

 “ 니가 믿는 신께 빌어라... ”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에서 앤드류스나 애치슨이 해준 위로의 말을 로즈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있는 칼. 그것도 원래는 종교문제에 회의론자였던 칼이 오히려 독실한 ‘JS교 신자’ 집안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높은 로즈에게 이런말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칼의 말이 이어진다. 

 “ 네가 무사히 남프라이즈에 당도하든...그곳에서 뭘 하든...또는 도슨인지 뭔지 그 

  X과 어떻게 되든...그게 다 어쩌면 신의 축복일수도 있고 저주일게야. 그러니 신께 

  그저 이 배가 무사히 목적지에 당도할수 있도록 빌어봐. 그렇다면 그 전능하시다는 

  ‘JS신’께서 네 소망 정도는 도와주실지 어찌 아냐 ? ” 

 칼은 타이타닉이 목적지에 무사히 당도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뱉는 말이지만 그런 실상을 알길없는 로즈는 그저 악에받힌 칼이 아무생각없이 내뱉는 독설내지 악담 혹은 비아냥으로만 여길뿐이다. 그런 로즈를 한번 더 힘껏 발길로 걷어차버린뒤 칼은 객실을 나가버린다. 

 


 객실을 나온 칼은 다시 흡연실에 들렀다. 허나 이제 바로 위험하다는 작은섬과 암초가 많다는 문제의 해역으로 접어드는 시간이 가까워져오고 있어서일까. 애치슨과 앤드류스의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무엇보다 뒤늦게라도 항로변경을 건의해본 앤드류스는 그 의견이 끝끝내 받아지지 않아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앤드류스는 로프르스와 에르크(이상 남프라이즈 대륙 북동쪽 국가) 인근 해역의 지도까지 가져와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었다. 19일 예정으로 항해중인 타이타닉은 그중 이미 16일을 항해하였고 이제 남은 일정이 사흘정도. 헌데 그 사흘중 상당수가 앤드류스가 수도없이 지적한 문제의 ‘위험한 해역’을 통과해아하는 시간이다. (* 실제 세월호가 인천에서 제주까지 항해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열시간정도라고 했고 그보다 약 100년전 유럽의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거리상으로도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임이 분명하다.) 

 “ 문제의 지역을 일단 크게 셋으로 분류해보았습니다. ” 

 만년필까지 가져와 지도 이곳저곳을 직접 가리키거나 작은 메모까지 해가며 설명해보이는 앤드류스. 칼도 애치슨도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의 설명을 경청하는수밖에 없었다. 

 “ 제가 봤을 때 가장 위험한 지역이 처음 들어가는 해역부터 약 3분의1 지점까지입 

  니다. 여기가 대체로 무수한 암초들이 있어 작은 선박이나 어선이라면 모를까 중규 

  모이상의 여객선이나 유람선이 통과하기엔 무척 무리가 가는 지역이에요. 지금까지  

  이 해역을 이용한 배가 중규모 정도의 무역선이나 여객선은 간혹 있었어도 이런 대 

  형 호화유람선의 통과 기록은 거의 없는 이유가 그때문이죠. 그러니 그야말로 지금 

  까지 전례가 없는 가장 위험한 모험을 해야하는 지역이지요. ” 

 칼은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고 애치슨은 즐기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있었다. 앤드류스의 말이 계속된다. 

 “ 그 다음 2단계 구역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곳이라고나 할까요. 상대 

  적으로 큼직한 섬(작은 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도) 몇 개가 원 혹은 반원형태로 

  불규칙하게 나열되어 있고 작은 암초는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으니 사고 위험 

  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봐야할거에요. 허나 유속의 빠르기는 크게 다르지 않아  

  역시 방심해서는 안되는곳이죠. ” 

 “ ...... ” 

 “ 마지막 3단계는 작은섬과 암초가 아주 불규칙하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해역 

  입니다. 암초 – 작은 암초라고 해도 바다속에 잠겨있는 크기나 규모가 어느정도 

  인지는 모르니까요. 그런면에선 빙산과 별다를게 없죠. - 뿐인 1단계 지역보단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곳이긴 하지만 역시 만만찮은 난코스임이 분명합니다. 중요 

  한건 세구역 모두 무사히 통과하기까진 결코 안심할수 없는 구역이라는 점 입니 

  다. ” 

 헌데 남프라이즈 대륙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왜 이런 자잘한 섬과 암초가 많은것일까. 앤드류스가 그 설명을 덧붙여준다. 

 “ 굳이 비유를 하자면 산에서 아주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떨어져나와 깨진것과 비슷 

  한 이치라고나 할까요. 바위가 깨져 산산조각이 났을때를 유심히 살펴보면 큼직한 

  덩어리로 쪼개진 부분과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 자잘한 쪼가리들만 불규칙하게 여 

  기저기 흩어진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실제 이 지역 지형이 이리된것에 대해  

  지질학자들은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원래 남프라이즈 대륙에 붙어있던 육지 

  한 부분이 대륙의 판구조 이동 과정에서 찢겨져 나온 것 같다구요. 그것이 수백만 

  년전 일이 되었든 수천만년전 일이 되었든 그보다 훨씬 오래된 수억년전 일이 되었    든...중요한건 이런 대형 유람선이나 여객선이 통과하기엔 무척이나 위험한 구간이 

  되어있다는겁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하루이틀 시간 좀 줄이자고 무모하게 통과하 

  기엔 여러 가지로 무리가 있습니다. ” 

 “ 헌데 지금까지 이 해역에서 선박사고가 난 기록은 아직까지 없다면서요. ” 

 칼이 한가닥 희망이라도 걸고싶은 마음에서 이와같이 물은것이나 앤드류스는 한숨을 쉬며 설명을 덧붙였다. 

 “ 그게...좀 양날검이랄까...양먼성이 있는 분석인데...사고기록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웬만한 배들은 이 위험한 해역을 굳이 이용하는 것을 꺼렸을것이란 방증도 돼요.  

  거듭말씀드리지만 중규모 정도의 무역선이나 여객선등은 통과한 기록이 간혹 있지 

  만 초대형 유람선이나 여객선의 통과기록은 아직까지 없거든요. 작거나 중규모 정 

  도의 배라면 모를까. 큰 배는 그만큼 위험성이 더 커서 웬만해선 이 해역을 이용하 

  지 않은것이죠. ” 

 “ ...... ” 

 “ 사실 그래서 또다른 걱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 물론 근본적으로 그런 사고 자체 

  가 안나길 바래야겠지만 – 만의하나 정말 충돌이나 조난사고 같은게 있었을시 승객 

  들이 무사히 구조될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 

 “ 구명보트 문제 말고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건가요 ? ” 

 모두 2,500명이 탑승한 배에 구명보트는 40인승 40대밖에 없다는 사실은 애치슨도 칼도 이미 확인한 상태. 그래서 만의 하나 사고가 났을 경우 차라리 상류층들이 사회적 약자나 하층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해야 한다는 말까지 하지 않았던가. 헌데 그 문제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앤드류스의 설명이 다시금 이어진다. 

 “ 구명보트를 다 무사히 탔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승객들이 작은배에 타고 도착지인 

  항구까지 갈수는 없는일 아닙니까. 결국 근처에 다른배가 지나서 구조되길 기다리 

  거나 하다못해 인근 섬이나 암초같은데로 표류를 해야하는데...결론적으로 말씀드리 

  면 만의하나 사고가 날 경우 한밤중이나 새벽에 난다면 최악이고 대낮에 사고가 났 

  다면 그나마 희생자를 줄일수 있는 다행스러운 결과가 될겁니다.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죠 ? ” 

 아직도 칼은 모르는게 많은 듯 불안한 가운데서도 그래서 더더욱 질문을 거듭 던지고 있고 앤드류스의 침착한 설명은 계속되고 있다. 

 “ 비록 유속이 빠르고 많은 섬과 암초 때문에 폭이 좁은곳이 많은 해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말씀드렸다시피 중규모 정도의 어선이나 여객선이 운항하기엔 그리 큰 문제 

  나 무리는 없는 해역이에요. 그리고 특히 이곳은 폭이 좁은곳에 많은 물고기들이  

  몰리기도 해서 어부들에겐 오래전부터 ‘황금어장’이 되어왔습니다. 또 섬과 섬사이 

  를 오가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소규모 여객선도 많고 섬에서 남프라이즈까지 가는  

  배도 종종 있습니다. - 섬의 경우 주민들이 사는 섬은 작은섬은 인구가 한 백명 안 

  팎, 많은곳은 200-300명 심지어 500명 가까이 되는 주민들이 사는 섬도 있다고 들 

  었습니다. 따라서 낮에 표류가 된다면 인근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조업을 하는 어선 

  들에게 발견되어 구조될 가능성이 높아요. 또 그들에 의해 목적지인 태즈라항쪽에 

  도움을 요청할수도 있는거고요 ” 

 “ ...... ” 

 “ 허나 밤에 조업을 하는 어선은 웬만해선 잘 없지요. 여객선은 더더욱 그렇구요.  

  그러니 한밤중에 그런 조난이나 충돌사고가 났을시 방법은 구명보트안에서 날이 밝 

  아 지나가는 배가 보일때까지 기다리는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인근의 섬이나 암초 

  에 표류하는 방법도 한밤중이니 쉽지는 않을거구요. 따라서 충돌이나 조난사고를 

  당한다면 대낮에 사고를 당한다면 그나마 다행인거고 한밤중이나 새벽에 사고가 난 

  다면 그건 정말 최악입니다. ” 

 “ 일반적으로 큰 배에서 사고가 났을 때 인근의 다른배에 조난신고를 하는데 이 해 

  역은 지금껏 대형 유람선이나 여객선의 통과기록은 없으니 다른 큰 배에 조난신고 

  를 하는것도 의미가 없겠군요. ” 

 이번엔 애치슨의 물음이고 앤드류스의 답변이 이어진다. 

 “ 물론이죠. 게다가 패리스에서 출발해서 남프라이즈까지 가는 유람선이나 여객선은 

  서로 조난신호를 보낼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만 남프라이즈 인근을 운항하는 배에 

  까지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는 않아요. 게다가 타이타닉은 최초로 로프르스 

  로 가는 위험한 해역을 택한 유람선이니 앞으로도 뒤로도 구조를 요청할수 있는 

  배는 사실상 ‘없다’고 보시면 되는겁니다. 어떻게보면 그런점에선 망망대해 한가 

  운데서 조난사고를 당했을때보다 더 최악이 되는거지요. 남프라이즈 인근 해역 

  을 지나는 – 게다가 조난신호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는 – 어선이나 여객선들 

  에 발견되기만을 막연히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 

 “ ...... ” 

 “ 그나마 상대적으로 다행인 것은 이 지역이 적도근처 열대, 따뜻한 바다라는 점 

  입니다. 만약 차가운 북쪽 망망대해에서 사고가 난다면 바다에 빠진 승객들은 오 

  랜시간 버티지 못하고 차가운 바닷물에 동사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나 이쪽 

  은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열대의 따뜻한 바다니 최소한 승객들이 바다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깁니다. 그게 다행이라면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 

 “ 무슨말씀이신지는 알겠지만...아이구...전 제발 그런 사고가 안 나고 무사히 항구 

  에 도착했으면 좋겠습니다. ” 

 어떻게 보면 칼은 흡연실에서 알게된 애치슨과 앤드류스로부터 지난 보름동안 타이타닉이 ‘위험한 해역’에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는 바로 그런 문제와 관련된 주제의 이야기들만 나눈 셈이다. 그래서 원래 겁많은 칼의 불안감은 더더욱 커진것일까. 다시금 울먹이며 애원하듯 앤드류스에게 말한다. 앤드류스와 애치슨이 그런 칼을 번갈아가며 달래며 말한다. 

 “ 일단 위험한 해역에는 빠르면 오늘 저녁시간때라도 늦으면 내일 새벽쯤에 본격적 

  으로 접어들게 될걸세. 그리고 그 뒤 약 사흘간은 그야말로 신의 가호를 바랄 수밖 

  에 없지 않겠나. 너무 겁먹지 말고...그렇게 걱정되고 우려되면 함께 기도나 하세. ” 

 패리스 대륙의 역사를 크게 셋으로 구분하면 ‘고대문명시대’, ‘종교중심시대’ 그리고 ‘과학과 지성의 발전시대’로 나뉜다. - 줄여서 고대,종교시대,발전시대로 부르기도 한다. - 여하튼 대체로 종교시대와 발전시대를 나누는 기준이 과학의 발달과 지성체들의 지적수준의 발달로 종교문제에 차츰 회의가 생기기 시작한 시대부터로 보는데 그게 대략 300년전부터다. 따라서 지금은 종교문제에 회의론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패리스 대륙의 지성체 70% 이상이 신앙하고있는 ‘JS교’. 그러나 앞날을 쉽게 장담할수 없는 이런 상황에선 본래 종교 회의론자였든 아니었든간에 결국 신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지 ‘함께 기도라도 하자’는 애치슨과 앤드류스의 제안에 회의론자인 칼이 응하고 말았다. 오늘밤 자정이 되었을 무렵 타이타닉에 별도로 만들어진 ‘기도실’에서 함께 만나 ‘철야기도’라도 드리기로 하고 일단 셋은 이 정도에서 헤어졌다.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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