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whaedra.egloos.com

포토로그



솔로가수 팬픽 - 보아 (2) 솔로가수 팬픽



 

                                       평행우주 이야기 – 6. 타이타닉 

 


 “ 이얏호~~~!!! 나는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베르사이유에서 귀족들 발바닥이나 닦 

  아주던 구두닦이 도슨이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기회를 찾으러 가는것이다. 나는 새 

  로운 세상에서 왕이 되리라 !!! 베르사이유의 구두닦이 도슨이 새로운 대륙에선 새   

  로운 왕이 될 것이다 !!! 새로운 세상의 새 주인이 되리라~~~!!! ” 

 열다섯살 나이부터 구두닦이로 전전해온 그러나 나름 성실하다면 성실하게 살아온 청년으로 볼수도 있는 도슨. 그러나 술과 도박을 즐기고 허영과 허세기도 어느정도 깃든 어찌보면 이 시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류의 청년중 하나가 도슨인 것이다. 헌데 그 도슨이 도박으로 딴 거액의 돈을 타이타닉을 타는데 모두 사용 그렇게 새로운 세상 남프라이즈로 가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도슨의 성정을 어느정도 아는 평상시 그와 어울리던 친우들은 그런 도슨을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충고를 하기도 했지만 이미 결심이 선 도슨을 말리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문제의 타이타닉이 출항하는날. 그는 이미 3등칸 승객이 되어 배에 탑승하고 있었다. 

 이때는 신분사회와 민주,자유의 의식이 반반씩 뒤섞여 있던 좀 어정쩡한 시대. 아직 왕정인 국가도 있고 공화정이나 민주정을 하고 있는 나라도 있는 패리스나 알렉스의 국가들은 물론 남프라이즈의 국가들도 대개는 그런식으로 통치체계가 어정쩡하게 뒤섞여 있는 그런 시대였다. - 다만 남프라이즈의 국가들은 결국 패리스 대륙의 이민자들이 중심이 되어 뭉친 나라였다. 다만 그래서인지 자유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도 강했던지라 왕정체제보다는 공화정이나 민주정을 지향하는 국가가 더 많았다. 

 이런 시대의 타이타닉이라 1등칸부터 3등칸까진 자연스레 신분으로 나뉘어진 승객이 분포될 수밖에 없었다. 애초 타이타닉의 탑승에 어떤 신분상 기준이나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1등칸일수록 배삯이 비쌌으니 자연스레 1등칸에는 신분이 높은 상류층이거나 잘사는 부자들이 탈 수밖에 없었고 2등석에는 중산층 내지 중상층 정도 되는 중소상공인이나 대략 그런류의 지성체들 그리고 3등칸에는 바로 도슨처럼 패리스 대륙에서 밑바닥 하인생활이나 전전하며 사느니 새로운 대륙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말겠다는 그런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는 신분이 낮은 청년들이 많았다. 도슨은 자신이 타게된 객실에서 함께 같은 객실을 이용하게 된 두명의 비슷한 연배의 청년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 난 베르사이유의 구두닦이...아니 이제 구두닦이 생활은 타이타닉을 탐으로써 청 

  산한것이지만...형씨들은 성함이 어찌되시오 ? 나는 어제까지 베르사이유의 구두 

  닦이었던 도슨이라고 하고. ” 

 “ 내 이름은 오르크. 베르사이유의 3대 상업도시중 하나인 OO에서 식품과 향료를 

  파는 주인 밑에서 7년정도를 일했소. 허나 주인이 그만 화제로 가게를 홀라당 날 

  려버리고 실의에 빠져 자살을 하려다 문득 하루는 나를 불러 자신의 유산을 조금 

  남겨주셨소. 안타깝게도 나의 주인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난 주인이 ‘타이타닉 

  을 한번 타보는게 어떻겠느냐 ?’는 권유에 그가 남겨주신 유산으로 타이타닉의  

  배표를 타게된것이오. ” 

 “ 나는 메사니라고 하오. 원래는 공장노동자로 일하던 자요 헌데 내가 일하던 공 

  장에 연모하던 여공이 하나 있었는데 못된 직장상사가 그 여공을 성추행을 하려 

  하는 것 아니겠소 ? 그래서 격분하여 난 여공을 성추행하는 직장상사를 단매에  

  때려죽인뒤 도망자 신세가 되었고. 그러다 우연히 타이타닉이란 배가 출항한다는 

  광고를 보고 수중에 남아있던 돈으로 이 배표를 사서 타이타닉을 타게 된거요. ” 

 확실히 3등칸에 탄 이들은 대개 도슨처럼 신분이 낮거나 비천한 신분으로 패리스 대륙의 각지에서 살다가 타이타닉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신분을 벗어나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은 기회를 잡고자 배를 탄 이들이었다. 도슨은 그렇게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같은 객실을 이용하게 된 여행객들과 꿈과 기대에 부푼 인사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도슨이 이러고 있을 때 상류층이나 부자들이 이용하는 1등칸에는 어떤 고민을 하는 역시 10대 후반의 여성이 있었다. 도슨과는 동갑인 로즈라는 19세 여인이었다. 

 “ 로즈...이제 그만 수심에 찬 얼굴을 거두는게 좋지 않겠니 ? ” 

 충고인지 질책인지 모를 묘한 말투로 이와같이 말하는 어머니를 외면한채 로즈는 객실에서 말없이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1등칸 객실답게 제법 고급스런 침대와 이불 심지어 옷장과 화장대 게다가 객실안 승객끼리 간단한 다과나 음료라도 들수 있도록 작은 식탁과 테이블까지 마련된 그런곳이건만 로즈는 그런것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그저 엄마가 말한것처럼 ‘수심찬 얼굴’로 창밖만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보다못한 어머니가 다시 한마디 한다. 

 “ 칼의 면목을 생각해서라도 니가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 ” 

 “ 그 사람이 뭘하든 전 상관안해요. ” 

 “ 로즈... ” 

 칼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어머니가 언급한 그 이름의 지성체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나오고 있는 로즈. 어머니가 다시 한마디 한다. 

 “ 어쨌든 우리집 빚을 대신 다 갚아주신 고마운 분이야. ” 

 “ 칼 아버지가 갚아준거지 그 사람이 갚아준건 아니잖아요. ” 

 “ 로즈 !!! ” 

 “ 게다가 요즘 세상에 대체 누가 딸을 팔아요 ? 도대체 엄마같은 이가  요즘 누가 

  있냐구요 ? 도대체가 얼마전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런자에게 

  시집간다는것도 끔찍한데...그것도 돈에 팔려 가는거라니... ” 

 “ 로즈... ” 

 안되겠다는 듯 다시금 로즈 어머니가 엄하게 딸을 부르는데 허나 로즈는 그런 어머니조차도 지긋지긋하다는 듯 나온다. 

 “ 기왕 팔아넘기려면 칼보단 차라리 칼 아버지한테 팔아넘기지 그랬어요 ? 차라리 

  그게 낫겠구료 ? 어차피 그 집안 재산도 아직은 칼 소유가 아닌 칼 아버지 소유고 

  칼은 아직 허껍데기 한량일 뿐이라면서요. 그런데 고작 그런자에게 시집보내는 

  거면서... ” 

 “ 로즈, 너 진짜 말 계속 함부로 할거냐 ? 어미 앞에서 점점 못하는 소리가 없구 

  나. ” 

 “ 그러니까 저 좀 가만 놔두시라고요. 어차피 타이타닉안에서의 여행이 끝나면 

  꼼짝없이 그 칼인지 칼도만지 하는 작자한테 시집가야하는 몸인데...남프라이즈 

  까지 가는 3주동안만이라도 좀 저 가만 놔두시면 안되냐구요 !!! ” 

 “ 3주가 아니라 19일이다. 새 유람선이라 이전배보다 속도가 빨라 19일만에 당 

  도한다는거 너 모르냐 ? ” 

 “ 3주건 19일이건 제발 남프라이즈까지 갈때까지만이라도 타이타닉 안에서만이 

  라도 저 좀 가만 내버려 두시라니까요. 안 그래도 잔뜩 짜증나는 것 투성이니까 

  !!! ” 

 “ 로즈 !!! ”  

 


 로즈가 그 어머니와 이렇게 뭔가 심상찮은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때 1등칸의 또 한쪽에선 좀 한적한 공간에서 서성이는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로즈 모녀의 대화에서 언급된 그리고 베르사이유에서 한참 잘나가는 부호의 외동아들인 칼이란 남자다. 이때 칼의 나이는 29세. 로즈나 도슨보다 열 살정도 위인셈인데, 이 무렵 두리행성 지성체들의 평균 결혼 연령대가 20대 초,중반임을 감안하면 좀 늦게야 짝을 찾은 셈이다. - 그러고보면 아직 19세인 로즈도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돈많은 집에 시집가게 된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이른 나이에 하게되는 결혼인 것은 분명하다. - 어쨌든 칼도 돈 때문에 하게된 결혼이든 정략결혼이 되었든 스물아홉 늦은 나이에 하게 된 결혼임에도 불구하고 남프라이즈에 도착하면 정식으로 식을 올리고 부부가 될 로즈에게 생각보다 별다른 흥미가 없었던것일까. 잘나가는 부호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호화 유람선을 타고 남프라이즈까지 가보는 것은 첫 경험인 듯 유람선안의 이런저런 신기한곳을 돌아보며 한참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칼이 우연하게 당도한 곳은 다름아닌 ‘흡연실’이었다. 흡연실은 1등칸 귀족중 애연가들을 위해 특별하게 마련된 선물이라고나 할까. 2등칸이나 3등칸에는 마련되어있지 않은 이 흡연실을 칼이 호기심에 들여다보고 있던 것이다. 무심히 열어보니 자욱하게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담배연기. 담배피워본 경험이 없는것일까. 칼은 콜록거렸다. 

 “ 어서오시게. ” 

 헌데 그런 칼에게 손짓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대충 보니 자신과는 전혀 면식이 없는 그리고 나이는 족히 40은 넘어보이는 그런 남자인데 그런 지성체가 자신에게 아는체를 하며 손짓을 한 것이다. 의아해서 칼이 다가가보았다. 

 “ 담배 피우러 왔나 ? ” 

 “ 아...아뇨 전 원래 담배는 안 피웁니다만... ” 

 의외로 정직한 면도 있는것인지 아니면 당황해서 그런것인지 여하튼 솔직하게 답변한 셈인 칼. 그러자 남자는 ‘그럼 왜 여기까지 왔느냐 ?’는 듯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칼은 역시 의외로 대체로 솔직한 감정으로 대답한다. 

 “ 그냥 전...이런 유람선을 타보는게 처음이라...호기심삼아 여기저기... ” 

 “ 허허...그랬었구만. 앉게나. ” 

 두 사람이 이전에 면식은 전혀 없는 초면이 분명한데도 중년의 남자는 길고 지루할수 있는 여행길에 괜찮은 말동무나 하나 생기려나 싶은 기대감이라서일까. 그렇게 칼에게 앉을 것을 권했고 얼떨결에 중년남자와 마주 앉게된 20대 후반의 칼. 남자가 우선 덤덤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 내 이름은 애치슨이라고 하고 베르사이유에서 한참 잘 나가는 언론인 ‘스카이 데 

  일리’의 논설위원으로 있는 몸일세. 물론 편집장도 역임한바 있고... ” 

 “ 스카이...데일리요 ? ” 

 “ 1등칸에 타는 손님 정도라면 혹시 내 이름까진 못들어봤어도 ‘스카이 데일리’에   

  대해선 못들어보진 않았을텐데 ? ” 

 “ 아...네에. 들어본적은 있습니다만... ” 

 이 무렵 알렉스나 패리스엔 ‘언론매체’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21세기 지구와 같은 그런 수준의 언론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근본적으로 아직 교통,통신이 그리 많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고 언론의 기능이라고 해봤자 물론 자기나라의 정치,경제와 관련한 중요한 소식이나 중요한 사건,사고 혹은 주변 국제정세등을 전하는 기본적인 ‘보도’의 기능은 갖추고 있었으나 대체로 신문 분량이 작고 보도하는 양도 한정되어 있다. 그나마 이때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좀 진화된 편이고 한 30-40년전까지만 해도 패리스나 알렉스의 언론기능이라고 해봤자 정부기관이나 관청등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나 홍보지 그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던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지나 ‘보도’는 물론 ‘비판’의 기능도 일정부분 실리게 되는 그런 ‘신문’으로 발전한것이고 여하튼 아직 신문과 언론의 역사는 초창기고 일천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 그래도 한참 잘 나가는 나라들에는 대표적인 유력지 한두개쯤은 존재하고 있고 바로 베르사이유의 대표적인 유력 일간지 ‘스카이데일리’의 논설위원이 지금 자신을 스스로 그와같이 소개한 이 애치슨이란 남자다.  

 “ 나는 남프라이즈쪽에 ‘스카이 데일리’의 새로운 지국을 개설하기 위한 사전 답사 

  차원으로 그곳으로 가고있네만...자넨 무슨일로 타이타닉을 타게 되었나 ? ” 

 “ 전 약혼녀와 함께 배를 탔습니다. 남프라이즈에 도착하면 식을 올리기로 되어 있 

  구요. ” 

 “ 허어...결혼을 앞두고 있는 몸이란 말이지 ? 축하하네. ” 

 칼의 속내를 알길없는 애치슨은 그렇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칼은 제법 예의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청소년이나 청년처럼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도 이와같이 소개했다. 

 “ 아버님께서 젊은 시절부터 쭉 사업을 해오셨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제가 다 

  른 형제가 없는 외아들이라...조만간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을 예정으로 있구요. ” 

 “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는다...그렇구먼... ”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게 되어있다’는 말에 그저그런 부잣집 아들 같은 느낌이라 별다른 감홍은 못느끼는듯한 애치슨. 살짝 화제를 돌리고 있다. 

 “ 사업을 하는 이든, 정치나 종교적 핍박을 받는 이들이 되었든 패리스에 사는 이들 

  에게 남프라이즈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된지도 꽤 오래 되었지. 여하튼 남프라이즈 

  를 우리 패리스가 발견한지도 어느덧 200년이 넘는 세월이 아닌가. ” 

 이런 역사교육은 받아본적이 있는것일까 없는것일까. 아니면 수업시간에 졸아서 기억을 못하는것일까. 칼은 묵묵히 애치슨의 말을 듣고 있는데 애치슨의 말은 좀 엉뚱하게 이어진다. 

 “ 헌데 남프라이즈로 가는게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승리의 역사고 개척의 역사가 될 

  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피눈물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는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 

  일세. ” 

 “ 그건 갑자기 무슨 말씀이시죠 ? ” 

 이런 이야기를 아직까지 들어보진 않아서일까. 칼이 의아해서 묻고, 애치슨은 그런대로 비판기능을 갖고있는 언론사의 논설위원 답게 어느덧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 

 “ 원래 우리가 남프라이즈를 발견하기 전에도 그곳에서 쭉 살아오던 원주민들이 있 

  었지. 아무리 미개하고 극소수의 인구에 불과했다지만 원래부터 그곳에 터전잡고   

  살아오던 그들이 본래 그 땅의 주인이 아니었겠나 ? 헌데 우린 무례하게도 그곳을 

  이곳은 ‘무주공산’이오 하고 우리 마음대로 터무니없이 짓밟아버렸어. ” 

 “ ...... ” 

 “ 실제 근래에도 남프라이즈에선 원래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이 패리스인들이 사는 

  마을이라던가 관공서를 습격하는 일이 몇 번 발생했지. 그들이 왜 그런일을 하겠는 

  가 ? 다 자기네들 터전을 빼앗고 자신들을 쫒아내버린 우리 패리스인들에게 원한 

  을 품고 앙갚음을 하기 위함이 아니겠나 ? ” 

 “ 글쎄요 전 잘 모르겠어서...다 팔자소관 아닐까요 ? ” 

 확실히 칼은 전형적인 부잣집 외동아들일뿐 그런 문제엔 관심을 가져본적이 별로 없나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처음 들어보는 신기한 이야기라서인지 애치슨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좀 흥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애치슨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사실 ‘스카이 데일리’에서 남프라이즈에 지국을 만들고 내가 또 그곳을 현장답사  

  하려는것도...실은 그곳 원주민들의 실태와 패리스인들과의 관계를 좀 더 심층적으 

  로 취재하려는 목적도 있어. 한마디로 남프라이즈의 옛 원주민들이 패리스인들에 

  게 어떤 감정과 원한을 갖고 있는지 한번 그네들의 목소리를 담아볼 필요가 있다 

  는 생각에서 말이지. ” 

 “ 그러니까 지국건설 현장답사겸 취재겸 뭐 겸사겸사 여러 가지 목적으로 남프라이 

  즈로 가시는 셈이네요. ” 

 “ 그런셈이지. ” 

 그렇게 대충 칼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그런대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흡연실로 들어오는 누군가가 있었다. 바로 타이타닉을 설계한 앤드류스란 이다. 타이타닉의 설계자인 그는 원래 애치슨과 친분이 있었는 듯 그를 보며 반갑게 인사한다. 

 “ 여, 여기계셨소 애치슨 ? ” 

 “ 어서오시오 ! 이것 참. 배가 출항한지 벌써 사흘째인데 참 빨리도 인사를 나누게 

  되는구려. ” 

 “ 애치슨형도 타이타닉을 탔다는 이야기는 들었소만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더이 

  다. 출항행사때야 뭐 어차피 바빴으니 사적으로 아는 이들에게 인사를 나누기도 쉽 

  지 않았고... ” 

 “ 자자...뒤늦게나마 인사 나누게 되었으니 된거 아니오 ? 일단 앉읍시다. ” 

 


 원래 친분이 있는 타이타닉의 설계자 앤드류스와 언론인 애치슨이라서인지 자연스럽게 환담이 이어지고 함께 착석하게 된 칼과도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허나 앤드류스는 앤드류스대로 뭔가 못마땅한게 있는 모습이었다.  

 “ 역사에...이런 초대형 유람선을 튼튼하고 안전하게 만든이로 길이 남는다면야 원이 

  없으련만... ” 

 “ 왜 ? 무슨 문제라도 있는겐가 ? ” 

 앤드류스의 말투와 분위기에서 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 애치슨. 앤드류스의 말이 이어진다. 

 “ 애초에 선박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았을때는 내용은 그거였소. 역사에 길이남을만한 

  초호화 유람선이자 여객선을 만들어달라는...남프라이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더 많은 패리스인들의 꿈을 한꺼번에 실어나를수 있는 그런 배를 말이지요. ” 

 “ 그래서 이렇게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 최대 2,500명까지 실을수 있는 초호화 여객   

  선이 만들어진 것 아닌가. ” 

 헌데 앤드류스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 나는 애초에 가장 크고 튼튼한 여객선을 만들어달라는 주문만 받았지 속도를 빠 

  르게 해달라는 주문은 받지 않았어요. ” 

 “ 그게 갑자기 무슨소리야 ? ” 

 “ 선원들이...배를 타는이들이 바보가 아니에요. 패리스의 남프라이즈 개척 역사가 

  어느덧 200년 세월인데 그 오랜 세월을 빠른항로를 놔두고 시간이 더 걸리는 항로 

  를 택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요. ” 

 “ 앤드류스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신건가요 ?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 

  긴건데요 ? ” 

 이런 대형 여객선을 타보는 것은 칼도 처음이라서인지 지금까지 가졌던 설레임과는 달리 어떤 불안감이 스쳐 지나가서일까. 앤드류스에게 이와같이 묻고 앤드류스는 마치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을 가르치는 교수처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 지금까지 200년동안 패리스에서 남프라이즈까지 참 많은 항로가 개척되었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항로가 에르크쪽 항구로 가는 항로와 로프르스로 가는 항로 

  두가지가 있다오. 허나 지금까지 가급적 많은 여객선이나 화물선등은 에르크쪽으 

  로 가는 항로를 택했지 로프르스쪽으로 가는길을 택한 배는 그리 많지가 않다오. 

 ” 

 “ 그건 어째서죠 ? ” 

 “ 한마디로 안전문제 때문이지요. 에르크쪽으로 가는 길은 대체로 드넓고 물살느린 

  바다라 대체로 무난하게 큰 사고위험 없이 항해를 할수 있어요. 대신 물살이 느려 

  배 속도도 크게 내기 어려운 흠이 있긴 하지만...안전한 항로라오. 하지만... ” 

 칼은 침을 꿀꺽 삼키고 앤드류스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 허나 남프라이즈와 북프라이즈를 잇는 연결고리 부근에는 크고작은 많은 섬과 

  암초들이 있고 그 섬들을 지나야만 도착할수 있는곳이 로프르스라오. 대신 물살 

  이 빠른 잇점이 있지만 그곳을 항해하는 배들은 솔직히 목숨을 담보로 해야만 

  지나칠수 있는것이라오. ” 

 “ 그...그게 도대체 무슨... ” 

 아직 앤드류스의 설명이 이해가 잘 안 가는것일까. 칼은 불안한 가운데서도 일단 뭐라고 더 질문을 하려는데 그 질문이 끝나기 전에 앤드류스의 보충설명은 계속되고 있다. 

 “ 물리학의 기본 상식만 있어도 알 수 있는 일이에요 이건. 폭이 넓은곳에 물을 흘 

  려보내면 당연히 물은 천천히 흘러가지요. 하지만 폭이 좁은곳에 물을 흘려보내면 

  자연히 빨리 흘러가게 된다오. 로프르스 인근 해역 물살이 대개 빠른 것은 바로 주 

  변의 크고작은 섬들과 암초 덕분인데 그 이치를 모르고 무작정 로프르스로 가는 항 

  로를 택해버렸으니 이게 어찌 답답한일이 아니겠소 ? ” (*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 

  인근 해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 ...... ” 

 “ 내가 회사측이 왜 한사코 안전위험을 무릎쓰고 로프르스쪽을 택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게 아니에요. 로프르스에선 남프라이즈 한가운데를 쭉 가르는 대형철도가 있 

  어서 남프라이즈에서 정착을 바라든 사업을 하길 바라는 이들이든 편리한 교통을 

  이용할수 있어 좋다오. 하지만 에르크쪽은 그와같은 철도는 없고 주변지역이나 주 

  변국가들과 연결된 자동차 도로밖에 없어서 솔직히 교통은 불편하다오. ” 

 “ 그런 이야기는 나도 오래전부터 들은적이 있네만... ” 

 언론인은 애치슨은 어쨌든 어느정도 남프라이즈 교통문제등에 대한 정보는 들어 아는게 있어서인지 그와같이 나오고 있고 앤드류스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설명을 계속 이어간다. 

 “ 난들 왜 사업을 하면서 또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가급적 교통이 편리한곳을 이용 

  하고픈이들의 심정을 왜 모르겠나. 허나 문제는 로프르스쪽 항로는 위험해서 배들 

  이 그쪽을 안 택하는것이란 말이오. 물살이 느리고 거리도 로프르스보단 좀 멀어 

  서 하루이틀 좀 더 시일이 걸리더라도 안전한쪽을 택하는것이지. 헌데 안전위험 

  을 무릎쓰고 한 며칠 더 일찍 도착하는 항로를 택하겠다고 그 위험한 로프르스쪽 

  항로를 택해버렸으니 이 노릇을 어찌하느냔말이오. ” 

 앤드류스의 설명처럼 실제 타이타닉 이전까지 주로 패리스에서 남프라이즈로 가는 배는 물살은 느리나 대체로 너른 바다라서 안전한 에르크쪽으로 가는 항로를 택해왔다. 다만 에르크에선 육지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문제가 있고 로프르스에선 남프라이즈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철도가 시작되긴 하지만 문제는 로프르스 인근해역이 항로로 택하기엔 무척이나 위험한 지역이란 문제가 있었다. 육로는 편하나 항로가 위험한 로프르스, 육로가 불편하지만 항로가 편한 에르크. 이 둘중 전자를 택한셈인 타이타닉. 게다가 속도로도 패리스에서 남프라이즈까지 기존의 21일보다 이틀 더 빨리 도착하는 19일이 소요된다고 하니 선박회사쪽에선 이와같은 항로를 택한 것이다. 애치슨이 앤드류스의 설명을 쭉 듣고는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담아 이와같이 말한다. 

 “ 헌데 자넨 왜 그런 문제를 다 알면서 회사측에 말하지 않았나 ? ” 

 “ 내가 말한다고 돈에 눈이 먼 사장이하 간부들이 내 말을 듣나 ? ‘당신은 배 설계 

  만 책임진 사람이니 항로문제는 신경쓰지 마라. 항로문제는 우리가 할 일이지 배  

  만드는 책임자인 당신이 관여할일 아니다’ 이렇게 딱 잘라버리니 내가 천백번 문제 

  제기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 

 “ 그...그럼 그러다 진짜 가다가 도중에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요 ? ” 

 막상 앤드류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겁이 덜컥난것일까. 어쩌면 타이타닉을 탄 것 자체를 후회하는 생각에까지 미쳤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로즈와의 약혼,결혼까지 전부 취소해 버리고 싶다는 심정일지도 모르는 의외로 겁많은 칼. 일단 애치슨이 칼을 달랜다. 

 “ 너무 겁먹지 말게. 허나 지금까지 패리스에서 로프르스까지 오간 배가 없었던 것 

  도 아니고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기로는 로프르스와 패리스를 오가는 배중 

  선박사고는 지금까지 단 한건도 없었네. ” 

 “ 저...정말인가요 선생님 ? ” 

 “ 허허...이 사람. 내가 누구인가 ? ‘대(大) 스카이데일리’의 편집장 출신 논설위원 

  애치슨일세. 맨날 취재하고 자료조사하고 그게 내가 하는일인데, 그걸로만 20년 

  넘게 먹고산 사람인데, 적어도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로프르스에서 패리스를 오 

  가는 배중 선박사고 기록은 단 한건도 없었네. 그러니 너무 겁먹지는 말게나. ”  

 “ 저...정말이지요 선생님 ? 진짜 그 말씀 믿어도 되는거지요 ? ” 

 앤드류스의 말에 잔뜩이나 겁을 먹고 지금 당장 타이타닉에서 내리고 싶다는 충동마저 일었던 칼이건만 애치슨의 설명을 듣고나니 다시 희망의 빛줄기라도 본듯한 표정이 되는 칼. 잠깐의 만남이지만 앤드류스도 이쯤되면 이 칼이란 청년의 성격을 어느정도 짐작할만한지 그의 손을 꼭 잡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 너무 걱정마시오 칼선생. 이름이 칼이라고 했던가요 ? 우리의 JS신께서 지켜보고 

  계신이상 그런 끔찍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참새 한 마리의 생령도 모두 

  하늘에 계신 JS신에게 달렸다고 했거늘 2,500명의 생령이 담겨있는 큰 배가 19 

  일간 항해하는데 어찌 우리 JS신께서 지켜주지 않으시겠소. 그러니 너무 걱정하 

  진 마시오 칼선생. ” 

 ‘JS교’란 두리행성 패리스대륙 대다수 지성체들이 지난 천 수백년간 믿어온 패리스대륙의 주류 종교다. 원래는 패리스에서 마카스 중간지대쯤에 있는 한 도시에 이단아가 태어나 눈먼자의 눈을 뜨게 하고 앉은뱅이가 일어나게 하는 기적을 발휘하며 지성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다만 이 지역의 당시 주류사회는 이 이단아를 ‘사이비’로 간주 산채로 불에태워 죽이는 화형에 처했다. 그러나 어떤 ‘신의 기적’이 정말 존재했는지 되려 ‘JS’의 제자와 추종자들이 이후 패리스대륙에 ‘JS교’의 교리를 적극적으로 전파 패리스의 많은 고대국가들이 ‘JS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이 종교는 본격적으로 패리스에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패리스 대륙 지성체중에서도 약 70-80% 정도가 이 ‘JS교’를 신앙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따라서 이 무렵 패리스의 웬만한 상류층이나 지식인들인 ‘JS교’의 독실한 신앙인으로 보면된다. 그래서인지 애치슨도 앤드류스도 바로 그 ‘JS신’에게 막연힌 기대를 해보며 칼을 안심시키고 있다. 다만 칼은 이런 종교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던 관계로 속으론 다소 냉소적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 기가막힌 일이로구먼...그런 위기상황이 닥쳐도 결국 ‘JS신’한테 의지해야 한다 

  니... ” 

 (* 노파심에서 아무래도 덧붙여야 할 것 같은데 여기서 말한 ‘JS’교는 그 무슨 정명석...그쪽과 아무 

   관련 없으니 오해없기 바랍니다. 그냥 제 페친중 제가 좋아하는 분 두분 성함 영문 이니셜이 공교 

   롭게도 JS(종석 ??? 정석 ???)라서 한번 소설속 종교 명칭을 그렇게 지어본 것 뿐임 ^^;;) 

 


 “ 이봐요, 미안하지만 거기 좀 비켜줄래요 ? ” 

 3등칸 승객이 1등칸에 와선 안된다는 제재조치나 규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다수가 상류층이거나 귀족 승객들일 1등칸에 3등칸 승객이 올라오는일은 민망하거나 무안해서라도 잘 없기 마련이다. 헌데 도슨이 제법 배짱좋게 그 1등칸 갑판 어느 경치좋고 전망좋은곳에서 제법 거만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거기에 짜증이 났음일까. 그렇게 말하며 다가오는 여자가 다름아닌 로즈였다. 까칠한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짜증스럽거나 거북해하는 말투로 말을 걸어온 로즈. 어차피 어려운 부탁은 아니고 불쾌해할 이유도 없는 일이니 도슨은 순순히 자리를 비켜준다. 그러자 로즈가 그쪽으로 와서는 사진 몇장을 한참 신나게 찍어대고 있다. 그 모습이 신기하게 보여져서일까. 도슨이 잠시 그 모습을 넋을잃고 바라보았다. 로즈가 그제서야 도슨이 의식되어 바라보고 허나 도슨의 차림새하며 분위기가 아무래도 뻔해보여 결국 이와같이 묻는다. 

 “ 근데 3등칸 승객이에요 ? ” 

 “ 허허...어떻게 아셨어요 ? ” 

 좀 놀랐다기보단 어이없다는 듯 도슨이 이와같이 대꾸했고 거기에 로즈가 응수한다. 

 “ 옷차림새 하며 딱 봐도 3등칸 승객이네요 뭐. ” 

 “ 뭐라구요 ? ” 

 좀 불쾌해졌는지 도슨이 발끈했다. 허나 로즈는 그런 촌스런 3등칸 승객하고 길게 말섞고 싶지는 않은지 그쯤에서 외면해버리고 자신은 사진촬영하는데만 열중하고 있다. 이런 로즈의 모습은 어찌보면 이런식으로라도 지금의 시름이며 근심을 모두 잊고싶은 그런 심리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런 모습을 도슨도 웬만해선 목격해본 경험이 없어서였는지 결국 궁금해져서 로즈에게 말을 건넨다. 

 “ 근데...사진촬영이 취미신가보죠 ? ” 

 “ 어릴때부터 사진찍는거 좋아했어요. 제가 직접 다른이들을 찍어주기도 하고 남들 

  한테 제 모습을 담아달래기도 하고. ” 

 사진기 정도는 어느정도 보편화 되어있는 시대지만 ‘사진찍기’를 취미로 할 정도면 어느정도 상류층이나 부유층으로 봐야할것이고 평민이나 하층민들은 가령 무슨 졸업식이라던가 개업식,기념식 같은 아주 특별한 날 아니면 사진촬영 같은 것을 잘 하지 않는 그 정도의 시대다. 그러니 ‘사진찍기’가 취미인 것을 보면 – 이미 1등칸 승객이기도 하지만 – 누가봐도 상류층 여성이라는 것은 뻔히 짐작이 갈터. 한편 이런식으로 말을 걸어오는 도슨이 그리 싫지는 않아져서일까. 로즈도 궁금해서 묻는다. 

 “ 남프라이즈까진 무슨일로 가요 ? ” 

 “ 새로운 일을 찾으러가요. ” 

 “ 새로운 일을요 ? ” 

 “ 네. ”  

 한껏 들뜬 기대와 희망을 담아 그와같이 답하는 도슨. 그러나 로즈가 약간 시큰둥하다는 듯 나온다. 

 “ 3등칸 승객 다운 희망이네요. ” 

 “ 네에 ? ” 

 “ 남프라이즈로 가려는 평민이나 하층민들 대다수의 꿈이 그렇다는 이야긴 오래전부 

  터 들었어요. 패리스에서 힘들고 어렵게 살며 고생하느니 드넓은 새로운 대륙 남프 

  라이즈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보자는...그런 생각으로 남프라이즈로 가는 배를 타 

  려는 이들이 많다는...그런 이야긴 저도 오래전부터 들었죠. ” 

 어차피 부인할 이유는 없는 사실이라서인지 도슨은 별다른 대꾸없이 멋쩍게 씨익 한번 웃어보인다. 그런 도슨을 바라보며 로즈가 다시 이렇게 말을 건넨다. 

 “ 저도 어릴 때 막연히 남프라이즈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 ...... ” 

 “ 하지만 그땐...남프라이즈에 가면 그 드넓은 대륙 사방 곳곳을 누비며 자연경관이 

  며 그곳의 신기한 동식물들 그런것들을 내 마음껏 이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은 그 

  런 바램이었죠. 그래서 혹시 기회가 된다면 전시회도 열어서 주위 친구,지인들 불 

  러 자랑도 하고...그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었는데... ” 

 “ 그런데요 ? ” 

 말꼬리를 살짝 흐리는게 뭔가 범상찮은 사연이라도 담겨있음이 짐작되어서일까. 생각보다 눈치빠른 도슨. 그런 도슨을 바라보며 로즈가 탄식섞어 말한다. 

 “ 하지만 그런 어릴 때 꾸었던 막연한 꿈은 이제 다 물거품이 되었네요. ” 

 “ 지금 이렇게 남프라이즈로 가는 배에 타고 계시잖아요. ” 

 ‘그러면서 왜 ?’ 하는 의문을 담아 이렇게 말하는 도슨. 로즈가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 지금 이 배를 타고 남프라이즈로 가면 전 그때부터 감옥살이가 시작될거에요. ” 

 “ 무슨말이에요 그건 ? ” 

 종종 패리스에서 죄를지은 죄수들을 일부러 남프라이즈에 노예로 팔기도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허나 지금 로즈가 죄인신분으로 팔려가는건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점점 더 궁금해져가는 도슨에게 로즈는 대체로 솔직하고 담담한 어조로 말한다. 

 “ 패리스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귀족들은 자신의 아내가 밖으로 나도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돈 때문에 팔려가는 몸...아마 남프라이즈에 내려서 약혼자와 결 

  혼식을 하고나면 그때부터 전 집밖으로 단 한 발자욱도 나가지 못하는 그런 감옥 

  살이가 시작될거에요. 근데 남프라이즈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사진촬영 

  같은걸 하고 그러면서 즐겨요 ? 푸훗~~~!!! 어림없는 일이죠. ” 

 “ 돈에...팔려간다구요 ? 요즘도 그런 경우가 있나요  ” 

 “ 왜요 ? 없을 것 같아요 ? ” 

 여성들의 인권은 아직 열악한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령 ‘여자도 공부를 해야한다’라던가 ‘여성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정도의 인식은 싹트기 시작한 시대다. 헌데 그런 시절에도 무슨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것인지는 모르지만 ‘돈 때문에 팔려가듯’ 시집가는 여자가 있다니. 하층민인 도슨조차도 잘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서인지 거듭 그와같이 묻고 로즈가 거듭 씁쓸히 웃으며 이와같이 말한다. 

 “ 아무리 그래도 이런 풍습은 웬만해선 잘 안 없어질거에요.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좋아져도 여자는 어쨌든 돈 많은 자, 강한 권력을 가진자 그런자에게 휩쓸려다닐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인가봐요. 아니면 그냥 결혼하고 나면 평생을 남편만 바라 

  보며 순종하며 살던가...그러니 저처림 아버지 빚 때문에 집 전체가 몰락할 위기에 

  처한 그런 집에선...‘빚을 갚아줄테니 그 조건으로 딸을 달라’ 그런식의 제안이 어 

  느어느 돈많은 집에서 들어오면...그냥 수용할 수밖에 없는거죠. ” 

 여하튼 로즈가 어떤 이유에서 타이타닉을 타게 되었고 어떤 곡절로 약혼을 하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몸인지 도슨 입장에서 어느정도 파악이 된 셈이다. 한편 로즈는 로즈대로 3등칸에서 대범하게 1등칸으로 올라와 경치를 만끽하던 이 대담하고 재미있는 남자 도슨에게 흥미가 느껴져서일까. 문득 이런 제안을 한다. 

 “ 같이 온 일행이 있나요 ? 아니면 혼자 몸인가요 ? ” 

 “ 혼자 이 배를 탔는데요. ” 

 “ 그럼 가끔 심심할 때 올라와봐요 여기로. ” 

 “ 네에 ? ” 

 이미 대범하게 3등칸에서 1등칸으로 올라오는 ‘일’을 저지른 도슨이긴 하지만 그런 도슨도 이런일을 그렇게 자주 저지를만한 강심장은 아니라서일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그런 도슨을 보며 로즈가 재미있다는 듯 깔깔 웃으며 말한다.  

 “ 그만하면 그런대로 잘 생겼는데...내 사진모델이나 한번 되어줘요. 그러고 싶어서 

  요. ” 

 “ 저보고 사진모델이 되어달라구요 ? ” 

 “ 말했잖아요. 막상 저 남프라이즈에 도착하면 더 이상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사진 

  촬영 같은 취미도 즐길수 없는 그런 신세가 될거라구. 그러니... ” 

 “ ...... ” 

 “ 그러니 어차피 남프라이즈에 도착하면 더 이상 못하는거...타이타닉 안에서라도 실 

  컷 해보려구요. 그러니 그쪽이 한번 가끔 올라와서 내 모델이라도 되어줘요. ” 

 “ 하...하지만... ” 

 당혹스럽고 갑작스러운 제안이긴 했지만 그래도 싫지는 않은지 망설이면서도 단호한 거절은 안하고 있는 도슨. 그런 도슨을 보며 로즈가 한마디 더 건넨다. 

 “ 암호를 하나 정하죠. ” 

 “ 암호요 ? ” 

 “ 어쨌든 3등칸에서 1등칸까지 자주 왔다갔다 하는거 남들 보기엔 그럴거 아니에요. 

  음...어떤 암호를 보낼까. 어...제가 다른이를 시켜서 ‘아가씨께서 OO카드 사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전하도록 할께요. 그럼 그게 제가 부르는거니까 그 

  런 전갈을 받으면 바로 1등칸으로 달려와줘요. ” 

 “ ...... ” 

 “ 만나는 장소는 어차피 오늘 우리가 처음 만난게 여기니까 여기서 만나면 좋겠네 

  요. 그리고 다른이들 눈길이 신경쓰이면 그냥 제가 부리는 하인이라고 해두죠 뭐. 

 ” 

 어찌보면 꽤나 당돌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로즈다. 그리고 도슨은 이런 로즈가 그리 싫지는 않은 표정을 하고 있다.



- 3회에 계속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