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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비니 (9.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부제 : 젊은 새엄마 2 

 


 저녁무렵이 되어서야 민호는 경찰에서 온 연락을 받을수가 있었다. 이때는 강철규 교수도 새벽에 민호의 연락을 받고 걱정이 되어 민호의 집에 들러보았다가 돌아간뒤인데 그제서야 서울도 전주도 아닌 강릉의 경찰서에서 온 전화를 받은 민호는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일단 더 망설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서 바로 차를 달려 강릉으로 향했다. 혜진은 이번엔 아이들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함께 출발하진 못하고 집을 지키기로 했다. 

 “ 경현이 너 이녀석, 수능시험 봐야할 녀석이 대체 여기서 뭘하고 있는거야 ? ” 

 경찰서에서 아들 경현과 마주친 민호는 바로 이렇게 달려들었고 일이 이쯤되자 민호도 모든 것을 체념한듯한 표정이었다. 일단 경찰이 경현의 신분과 보호자 여부를 확인해보려 했다. 

 “ 이 학생 아버지 맞으십니까 ? ” 

 신분증을 제시하며 확인을 시켜준 민호. 경찰의 말이 이어진다. 

 “ 근데 아까 수능 어쩌구 하시던데 그럼 수험생이란 말씀이신가요 ? ” 

 “ 고3 수험생 맞아요. 하지만 뭐 이미 수능날짜는 지났으니 다 틀린거죠 뭐. ” 

 “ OO횟집에선 저 학생이 재수를 하다 포기를 했다고 말했다던데...게다가 저 학생 

  말로도 뭐 강릉에 취직을 하러 왔다고 하고... ” 

 “ 취직은 무슨...일단 제가 집으로 데려가곘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물의를 일으 

  켜서 정말 죄송합니다. ” 

 아마 경현의 행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현의 묵었던 모텔이나 아침식사를 했던 횟집등의 확인과정을 거쳤나보다. 경현이 재수생인지 고3인지 자기 신분조차 똑바로 밝히지 않아서 그 부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여하튼 수험생인데 수능도 보지 않았다는 말에 경찰도 황당해할 뿐이었다. 일단 민호는 경찰 관계자들에게 백배 사죄를 한뒤 경현을 데리고 나와 차에 태웠다. 

 “ 경현이 너 이녀석... ” 

 아무리 그래도 경찰서 앞에서 애를 때린다던가 할수도 없어 일단 아이를 차에 태우고 경찰서에선 다소 떨어진 곳까지 차를 운전해갔다. 그리고 거기서 아이를 흠씬 두들겨 팰것만 같은 기세로 나오는데, 일단 할말을 좀 해야겠다는 듯 나무라는 투로 민호가 경현에게 말을 건넨다. 

 “ 너 도대체...수능을 봐야할 녀석이...대체 어쩌자구 자꾸 이런일을 벌이는거야 !!! 

  도대체 벌써 이게 몇 번째야 !!! ” 

 할말이 없어서일까. 별다른 반응도 대꾸도 없는 경현. 민호는 민호대로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막혀 소리친다. 

 “ 강철규 교수님도 니 걱정 얼마나 많이 하셨는지 알아 ? 이 정신빠진 녀석아 !!! ” 

 “ 강철규 교수님이라뇨 ? ” 

 애초에 이번엔 강철규 교수님댁은 가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 이름이 지금 언급되는것에 되려 경현이 어리둥절해했고 민호가 오늘 하루종일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준다. 

 “ 애비가 너 때문에 또 새벽같이 강교수님댁으로 전화를 걸었다 !!! 니가 또 그리로 

  간건 아닌가 해서. 근데 넌 거기 안 갔다고 하고 오죽 걱정되셨으면 강철규 교수님 

  이 직접 우리집까지 찾아오셨어 !!! ” 

 “ 예에 ? ” 

 다른건 몰라도 강철규 교수님이 서울 집까지 찾아오리라는 것은 꿈속에서조차 생각 못한 일이었기에 경현도 무척이나 놀랐다. 강철규 입장에서야 어차피 서울 스케줄이 있는판에 겸사겸사 경현의 집에까지 걱정되어 들른것이지만 여하튼 경현으로선 생각지도 못했던 무척이나 충격적인 일. 무엇보다 다른건 몰라도 강철규 교수님에게까지 그런 부담스러움과 폐를 끼쳤다는 점에 대해선 죄스러운 마음이 용솟음친다. 허나 지금 그런 이야기를 아버지 앞에서 하는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일단 민호는 집에가서 이야기하자며 아이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해 차 속도를 높인다. 

 “ 너 도대체... ” 

 경현을 데리고 민호가 집에 도착했을때는 혜진도 그저 황당하고 어이없어할 뿐이었다. 그러잖아도 수능을 보기 한달여전쯤 담임선생님 면담을 했을 때 ‘아이가 대학갈 의지가 없어보이는 것 같다’는 우려를 해 ‘그건 아닐 것’이라며 나름 확신에 차 항변까지 한 새엄마 혜진이 아니던가. 헌데 경현이 수능을 보기는커녕 바로 그 수능시험날 가출을 하는 소동을 벌였으니 혜진도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게다가 남편 민호에게도 이미 말한것처럼 자신이 ‘임신을 했을때마다 가출안 아이’가 경현이다. 혜진으로선 이미 경현이 도무지 예뻐해줄래야 예뻐해줄수가 없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 도대체 넌 어떻게 되먹은 아이니 ? 내가 진짜 참고 봐주는것도 한도가 있지. 솔직 

  히 나도 학창시절엔 날라리였지만...너같은 문제아는 나도 진짜 보다 처음본다 !!!   

 ” 

 경현과는 말조차도 섞고 싶지 않다는 듯 혜진이 이와같이 나오고 어차피 밤늦은 시간이니 민호는 그쯤에서 혜진을 만류하고 잠부터 자자고 한다. 민호야 원래 밤에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어디 그게 문제인가. - 게다가 어차피 나이트는 조만간 정리할 생각으로 있는 민호이기도 하지 않는가. - 그래서 어차피 아이도 피곤할터이니 그쯤에서 재우고 날이 밝으면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 도대체 이젠 어쩔참이냐 ? ” 

 날이 밝자 아들을 대충 씻으라고 권한뒤 경현이 옷까지 갈아입고 나자 아들을 마주대한채 대화를 시작하는 민호. 그의 말이 이어진다. 

 “ 수능은 어차피 못봤으니 대학은 못 들어가는거고...어떻게 재수할거야 ? 아니면 어 

  떻게 할거야 ? 어제 경찰들한테 이야기 들으니 강릉에선 뭐 취직시켜달라는 소리 

  까지 했다며... ” 

 “ ...... ” 

 “ 이게 지금 적당히 넘어갈일이 아니잖아. 어서 이야기를 좀 해봐 !!! 지금 니놈때 

  문에 이 애비 스케줄까지 다 헝클어지게 생겼어 !!! ” 

 원래 민호는 경현이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그쯤에서 나이트클럽 일을 정리하기로 했던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뒤에 경기도에 있는 4층짜리 건물을 사 그 건물주를 하려 한것인데 여하튼 나이트가 팔려야 그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가 있다. - 집을 이사하는 문제도 마찬가지고 – 헌데 일단 나이트는 인수를 받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빠르면 내년 봄중에라도 나이트클럽은 정리하고 다른일을 시작할 수가 있게 되었다. 헌데 이 모든 스케줄이 원래 민호는 경현이 대학에 들어간다는 것을 전제하고 세웠던 계획이 아니던가. 해서 경현이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밝혀줘야만 민호도 이후 계획을 조정하던가 어떻게 할 수가 있다. 그래서 거듭 경현을 다그치는 민호. 사실 경현은 어차피 수능은 못본것이니 재수할것인지 여부만 분명히 밝혀주면 된다. 그러면 민호가 홀가분하게 이후 계획을 실행에 옮길수가 있는데 경현이 거듭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 - 물론 경현으로서도 속으로 오만가지 복잡한 생각이 다 들수가 있다. 허나 경현이 확실한 대답이 나오지 않자 민호도 답답함이 증폭되어 경현을 결국 몇 대 두들겨패고 만다. 

 


 일단 나이트클럽 정리문제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는 경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갈 시기쯤에 맞춰 추진하려한 일이었지만 이미 경현은 수능을 포기했고 지난 15년간 운영한 나이트클럽은 새로 운영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나타난 이상 이제와서 취소를 한다거나 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경현이 재수를 하든 뭘하든 그런 문제와 별개로 나이트클럽 정리와 경기도 신도시에 4층짜리 상가건물 매입문제 그리고 가족들이 더 큰 아파트로 이사가는 문제까지 모두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일이 이렇게 되자 혜진이 좀 걱정이 되는 듯 이의제기를 했다. 

 “ 그러다 나중에 경현이가 딴소리 하면 어떻게 해요 ? ” 

 “ 할수없는거지 뭐. 이미 지가 수능을 포기하고...아니 포기한걸로도 모자라 또다시 

  가출소동까지 벌인 마당에 제녀석이 지금와서 무슨 할말이 있어. ” 

 그리고는 나이트클럽 처분 문제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민호. 그리고 하루는 혜진도 있는 자리에서 경현을 불러세웠다. 어차피 경현의 장래문제를 포함 일괄적으로 상의를 해야할 문제라 혜진도 있는 자리에서 의논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아직 어린 애기인 유리와 주리는 방안에서 자기들끼리 놀라고 하며 들여보냈다. 어느덧 유리가 네 살, 주리가 두 살이니만큼 네 살 어린아이가 한두시간 두 살터울 동생을 돌보는 것 그리 무리는 아닐터이다. 

 “ 경현이 너...그러지말고 그냥 니 생각을 솔직히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 

 “ ...... ” 

 “ 애비가 진작 너한테는 이 이야기를 말해주었어야 했던건데 이래저래 시기를 놓 

  쳤다만...어쨌든 나이트클럽은 조만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생각이 있다 

  . ” 

 “ 알고 있어요. ” 

 민호와 혜진이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 얼핏 들어본적은 있는지 퉁명스럽게 이와같이 나오는 경현. 다만 경현이 이미 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것이란 생각은 못했는지 민호도 혜진도 좀 놀라는 눈치다. 다만 민호는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잘되었다는 듯 하고픈말을 이어간다. 

 “ 뭐...니 입장에선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도 아버지 입장에선 지난 15년 청춘을  

  다 바친 나이트클럽을 처분을 하게되는 것이다. 사실 애비가 나이트 사장이란게  

  어린 너한테 그간 어찌 비쳐졌을지 몰라 그게 마음에 걸렸던것도 사실이고... ” 

 “ 저 그런건 상관 안해요. ” 

 나이트클럽 무용수출신 젊은 새엄마가 생기고 그로인해 가출도 두 번씩이나 하고 무엇보다 대체로 그다지 밝고 활기차지 못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차경현. 물론 그 모든 근본원인이 꼭 아버지가 나이트 사장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경현의 반응은 이와같다. 민호는 한숨을 한번 내쉰뒤 경현을 바라본다. 여러 가지로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에 담배라도 한 대 피우고픈 심정이지만 혜진이 또 임신중인 몸이니 그럴수도 없다. 그리고보면 혜진과의 어느덧 5년 가까운 결혼생활중 대략 한 60% 정도에 해당되는 시간이 혜진이 임신중인 몸이었으니 그로인해 담배한대 집에서 자유로이 피우지 못했던 민호도 그런점이 불편하다면 불편했을 것 같다. 일단 민호가 경현에게 하고픈 말을 이어간다. 

 “ 아빠가 지금 고민하는건 여하튼 너와 새엄마 사이도 그간 불편했고 또... ” 

 “ 여보... ”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들먹거려지는게 좀 불편해서인지 혜진이 민호에게 살짝 끼어들고 민호가 좀 진정하라는 듯 혜진을 다독인다. 민호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어쨌거나 이렇게 새엄마에게서 네 이복동생도 계속 생겨나고 있고 – 새엄마가 또 

  임신을 했으니 네 동생이 이제 셋이나 되는 셈이기도 하니... ” 

 “ ...... ” 

 “ 실은 그래서 네가 정히 불편하면 새엄마와 떨어져 따로 사는건 어떨까 그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 

 “ 네 ? ” 

 “ 뭐 어차피 네게도 좋은일 아니니 ? 새엄마 때문에 걸핏하면 가출하던 너였는데  

  그러느니 차라리 아예 떨어져 따로나가 사는게... ” 

 “ 아...아버지... ” 

 새엄마와 불편하게 사느니 차라리 따로 나가 사는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긴 했으나 오히려 자신이 버림을 받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경현이 불안한 눈빛을 보이는데, 그런 경현을 보며 민호는 차분히 말을 이어간다. 

 “ 그럼 이대로 계속 새엄마도 있고 아직 어린 애기들인 이복동생도 둘씩이나 있고  

  - 게다가 조만간 셋이 될텐데 그냥 이대로 살래 ? 난 그래도 니가 어떻게 사는게 

  편하고 불편하지 않을지 그걸 걱정하다 생각해낸 결론이야. ” 

 “ ...... ” 

 “ 원래는 너 대학갈 무렵이 되어서 이 문제를 총체적으로 상의할 생각이었으나... 

  대학은 어차피 니가 포기했으니 더 말하는게 의미가 없을 것 같고...그러고보니 너 

  이 녀석 재수는 확실하게 포기한거지 ? ” 

 허나 어찌된 영문인지 막상 그와같은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현. 그러자 민호가 재촉한다. 

 “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갈수 있는 일이 아냐. 니 문제를 포함해서 앞으로 우리가족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그걸 총체적으로 의논하는 자리라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니 X인데...그런 니가 재수를 할건지 말건지 태도를 정확하게 결정하지 않 

  으면 어떻게 해 ? ” 

 “ ...... ” 

 “ 뿐만 아니라 기왕 말 나온김에 다 하는 이야기지만 조만간 이 집도 처분하고 더 

  큰 아파트로 이사를 갈 참이다. 사실 요즘 부동산 경기도 참 복잡한데...이럴 때 서 

  울에서 더 큰집으로 이사갈수 있는 형편이 되는 사람들 그리 많지 않아. 그래도 애 

  비는 다행히 운이 좋았는지 지금보다 한 10여평 더 넓은 그런 아파트를 살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집도 팔리고 나이트도 확실하게 처분이 된 뒤에 실행에 옮길수 있 

  는 일이긴 하지만말야... ” 

 한참 열변을 토하다보니 목이 마른지 물을 좀 마셔 목을 축이고 다시금 경현을 보며 말을 이어간다. 

 “ 뭐 짐작할수도 있겠지만 이젠 니 새엄마와 사이에 지금 임신중인 아이까지 포함하 

  여 니 동생도 셋이나 생겼고...그래서 애비 입장에서도 그렇게 많은 식구가 앞으로 

  살기엔 이 집이 너무 협소하지 않나 그 걱정을 해서 한 결정야. 그러니...여하툰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야 네게도 동생들에게도 다 좋은일이긴 하지만... 

  ” 

 “ ...... ” 

 “ 거기서도 네 새엄마와 계속 불편하게 지내게 되면 그것도 문제라서 하는소리야.  

  그래서 니 거취문제를 확실하게 결정하고서 일을 추진하려는거라구. ” 

 아직 어린탓일까. 아니면 성격이 원래 우유부단한것일까. 이미 가출을 세차례나 시도한적 있는 경현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막상 아버지와 떨어져 따로 살게될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은것일까. 가슴 한켠이 울컥 치밀어오르는 것 같고 겁나고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아직 결정이 난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 문제를 어찌할것인지 결정을 내려야할 사람이 사실상 자신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무섭고 두려워지기만 하는 차경현. 민호는 거듭 그런 경현을 재촉한다. 

 “ 허허 참...이 녀석이...너도 이제 곧 성인이야 !!! 이젠 법적으로 투표권까지 주어 

  지는 애가 이런일에 자기 거취를 똑부러지게 결정 못하면 어떻게 해 ? 어서 결정 

  해 ! 이사간집에서 계속 새엄마와 이복동생들이랑 같이 살건지 아니면 따로 떨어 

  져 나가 살건지... ” 

 “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 

 민호는 답답해서 거듭 재촉하는데 경현이 이렇게 나오니 더더욱 어이없어진다. 다른건 몰라도 앞으로도 계속 새엄마와 살건지 아니면 따로나가 살건지 그걸 결정하라는데 거기에 가타부타 답도 안하고 이렇게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러고보면 재수를 할것인지 하는 문제도 새엄마와 떨어져 따로 나가 살것인지 하는 문제도 결국 자기자신이 결정해야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경현은 지금 무엇하나 똑부러지게 결단을 내린적이 없다. 수능시험 당일날엔 정작 수능을 포기하고 가출하는 아주 대담한 결정(!!!)을 내렸던 아이답지 않게 정작 자신에게 들이닥친 이 중요한 두가지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실상 고등학교도 졸업만 남겨놓은 아이건만 여전히 그래도 어린아이로 봐야하는것인지. 경현의 이런 태도가 그 아버지 차민호의 화만 더 북돋우게 만들고 있다. 

 


 어쨌든 경현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경현의 대학 들어갈 무렵 추진하려 했던 민호의 계획은 하나하나 추진되고 있었다. 경현의 경우엔 재수를 할것인지 또는 새엄마와 정 그리 같이 살기 싫으면 따로 나가 살지 않겠는지등의 여부를 계속 물어봤지만 경현이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 결국 원래 계획을 그대로 시행하는수밖에 없었다. 

 나이트클럽은 인수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2-3월중에 그 인수인계 작업이 마무리되었고 경기도 신도시지역에 구입하기로 한 4층짜리 건물 역시 계약관계가 4-5월중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혜진이 낳은 딸들이 앞으로 자라서 지내기 편하게 하기위해 새로 구입하기로 한 40평짜리 아파트에도 여름중 이사를 갈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그때쯤에 혜진이 셋째 출산이 예정되어 있어 그때 이사를 가게되면 이삿짐 나르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좀 청해야 할 판이다. 

 경현은 재수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취직준비라도 하는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서 계속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게다가 민호까지 나이트클럽을 정리했으니 새로 건물주가 될 예정인 4층짜리 건물 계약관계가 완전히 마무리 되기까진 민호도 사실상 백수인 상태. - 다만 민호야 여하튼 집구하는 문제, 건물 매입 문제등 눈코뜰새없이 바빴으므로 한가하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경현이 혜진과 그리고 혜진이 낳은 이복동생들과 함께 지내는 불편한 시간만 거듭될뿐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새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혜진이 그 무렵 출산을 했다. 이번에도 혜진은 딸을 낳았다. 첫째 딸 이름을 유리, 둘째딸 이름을 주리라 지었었는데 이번에 낳은 딸은 수리라고 지었다. 한편 새 집으로 이사를 오고나서 민호는 경현을 다시 은밀히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 경현아, 너 이제 어찌할참이냐 ? ” 

 “ ...... ” 

 “ 이젠 학교도 졸업한지 몇 달이 지났고, 재수는 여전히 할 생각이 없는 것이 분 

  명해 보이고...그럼 대체 어찌할 생각이야 ? ”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 해보이는 경현. 그래서인지 대꾸가 없고 민호로선 그저 답답함이 거듭될 뿐이다. 아무리 자기 아들이지만 진짜 이젠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날 지경이다. 하물며 이런 녀석과 함께 지내면서 아내 혜진은 또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 심정이 되려 이해가 갈 판이다. 

 그러나 어차피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해결을 해야할 것 같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경현은 여전히 대꾸가 없는 가운데. 

 “ 실은 OO시에 그 4층짜리 건물을 매입하면서 집 근처에 니가 살만한 방이 혹시  

  없을까를 좀 알아봤었어. ” 

 “ ...... ” 

 “ 사실 그 상가건물 건너편에 한 10-20평 사이의 작은 빌라 건물들이 여러채 있더 

  구나. 그래서 그중 하나를 니가 살 집으로 마련하면 어떨까 그 생각까지 해 봤는 

  데... ” 

 이런말을 하는 아버지 민호를 어찌 받아들이고 있는것인지 여전히 대꾸없는 경현. 민호로선 할말은 해야겠기에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 헌데 보니까 건너편쪽 빌라 말고 4층건물 그 뒤쪽으론 주택가가 쭉 늘어서있는데 

  일단 대체로 지은지 오래된 낡은집들이더구나. 대신 집값이 싼 편이더라구. 게다가 

  낡고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안 살아 빈집이 된 경우도 많이 있고... ” 

 “ ...... ” 

 “ 차라리 그런 빈집중 하나를 구해 너 살집으로 마련하는게 어떨까 그 생각을 해봤 

  다. 낡긴 했지만 그런대로 깨끗이 청소하고 정돈하면 너 혼자 새엄마랑 더 이상 부 

  딪히는 일 없이 그곳에서 너 하고싶은거 하면서 조용하고 마음편히 살수 있을게야. 

  니 생각은 어떠냐 ? ” 

 “ 저보고...혼자 떨어져나가 거기가서 살라구요 ? ” 

 아무래도 집에서 쫒겨나는 모양새가 되어서일까. - 그것도 새엄마와 이복동생들 떄문에 – 경현은 여전히 뭔가 내키지 않는 반응을 보이고 민호가 그런 경현을 설득하듯 말을 이어간다. 

 “ 어차피 너 새엄마랑은 살기 싫은거 아니냐 ? 그게 아니라면 왜 그동안 그렇게 수 

  도없이 가출을 했었어 ? 게다가 지금이라고 새엄마랑 사이가 딱히 그리 좋아진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 

 “ ...... ” 

 “ 그리고 이건...솔직히 아빠가 너하고만 단둘이 있어 하는 이야기지만 너한테 오히 

  려 좋은 기회가 될수도 있어. ” 

 “ ??? ” 

 “ 실은 그 건물 관리를 너한테 맡길까 생각중이었다. 물론 명의상 건물주는 나고 이 

  런저런 실무도 분명 내가 주도해서 하는게 어린 너보단 낫겠지만 아무래도 그 건 

  물까지 우리가 사는 집에서 거리가 있고 매일같이 거기까지 가서 건물 보살피고 

  관리하고 하는게 좀 힘에 부치더구나. ” 

 “ ...... ” 

 “ 그래서 건물관리를 맡을 일종의 사무장 같은 일을 맡아줄 사람이 하나쯤 필요해 

  서 그래. 그러니 차라리 니가 한번 그 일을 해보는게 어떻겠니 ? ” 

 여전히 별다른 대꾸나 반응이 없는 경현. 민호의 설득은 계속된다. 

 “ 차라리 그렇게 건물 근처 가까운 싼 집을 하나 구해 거기서 너 혼자 마음편히 살 

  게하고 평상시에 틈틈이 니가 그 건물 관리하는 사무를 맡고 그러면서 살아보는게 

  어떻겠느냐 이말야 내 말은. 그러면서 정히 니가 앞으로 하고싶은게 있다면 그런 

  구상도 너 혼자 살면서 자유롭게 마음편히 하도록 하고. ” 

 그렇게 다른건 몰라도 새엄마와의 사이가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고 지금 현재 재수를 하는것도 취직을 한것도 아닌 애매하고 어정쩡한 경현의 문제를 그와같이 정리하려는 것이다. 경현은 여전히 대꾸가 없는 가운데 민호는 거듭 ‘잘 설득해보라’며 아버지는 그래도 아직 널 걱정하고 있다는 마음을 보이려는 듯 아들의 손을 한번 굳게 잡아본다. 경현의 어두운 얼굴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혜진과도 이 문제는 별도의 상의를 하기로 했다. 이제 40평짜리 큰 집으로 이사와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민지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그리고 세 번째 아이까지 건강하게 출산해 세상 둘도없는 행복감에 젖어있는 아내 혜진과 아들 경현의 문제를 그와같이 상의하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민호와 처음 함께 살게 되었을 때 스물일곱이던 혜진도 어느덧 나이 30대 초반에 접어들었다. 

 “ 경현이한테 건물관리를 맡기신다구요 ? ” 

 “ 뭐 아직은...그냥 일종의 명분이지 뭐. 그렇다고 이제 겨우 고등학교 갓 졸업한 아 

  이가 뭘 할수 있겠나. 그래도 그렇게 건물 관리하는 법이라도 배우면서 이런저런 

  실무도 좀 익히고 세상돌아가는것도 배우고 그래보라는 의도가 담겨있는거야. 무엇 

  보다 언제까지 경현이 녀석을 재수를 하는것도 취직을 하는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 

  황에서 계속 살도록 내버려둘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그런 구상을 해본거야. ” 

 “ ...... ” 

 “ 게다가 당신이나 우리 유리,주리,수리를 위한일이기도 해. 여하튼 당신 지금까지 

  경현이하고 쭉 불편한 관계 아니었나. 또 유리니 주리니 하는 동생들하고도 사이가 

  그리 좋았다고 말할수도 없고. ”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것인지 혜진의 낯빛도 그리 밝지는 못하다. 민호가 그런 혜진을 납득시키려는 듯 말을 계속 이어간다. 

 “ 그러니 이건 당신을 위한 일이기도 해. 여하튼 경현이가 따로 나가 살게되면 당신 

  과 마주할일도 별로 없을테고...그럼 당신도 보다 마음 편하게 아이들 돌보며 그리 

  살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러니 그렇게 하자구. ” 

 “ 그래서 경현이한테 건물 근처에 방 한칸을 마련해주고 또 건물관리까지 맡게 한 

  다 그말씀이세요 ? ” 

 “ 이 사람아...상가건물은 어차피 내가 주도해서 관리해야지. 경현이는 그냥 명목 

  상의 사무장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실무를 하나하나 배우는 단계가 될거고...아 

  무렴 이제 겨우 고등학교 갓 졸업한 열아홉살 짜리가 뭘 할수 있겠나. 내 말은 

  여하튼 그런식으로 경현이도 새로운 일도 배우게 하고 세상도 알아가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거고 그러면서 가급적 당신하고도 떨어져 살아서 피차 마음 편하게 

  해주려는거야. 내 말 무슨말인지 알겠지 ? ” 

 “ 당신 좋으실대로 하세요. ” 

 혜진이 한숨을 쉬며 이와같이 나온다. 경현이와 있었던 지난 수년간의 일들이 새삼 머릿속에 떠올려져서일까. 혜진의 마음도 착잡해진다.  

 그리고 얼마후 실제로 경현이 짐을 챙겨서 집을 나갔다. 민호는 자신이 구입한 4층짜리 상가건물에서 한 백여미터 정도 떨어진곳에 위치한 작은 개인주택 하나를 구입 그곳에서 경현을 살게 했다. 방은 두 개정도 있고 화장실겸 욕실도 딸린, 그리고 부엌과 거실 공간도 어느정도 구분은 되어있는 그런대로 혼자 살기엔 여유가 있는 그런 구조의 집이다. 경현도 막상 그 집에 미리 한번 들러보고는 생각보다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 악수나 한번 하자 차경현. ” 

 그렇게 집을 떠나는 경현에게 혜진이 악수를 청한다. 일종의 화해의 악수라고나 할까. 

 “ 아무래도 우리 그냥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 

 “ ...... ” 

 “ 그냥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래. 그냥 좀 서로 잘 이해해주고 양보만 했었어도 그렇 

  게까지 심하게 부딪힐일도 없었을 것 같든데...생각해보니 너도 어렸지만 나도 어렸 

  던 것 같아. 그래서 결국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 같아서. ” 

 경현은 말이 없는 가운데 나름의 착잡한 감회 때문인지 혜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벙어리처럼 말이 없던 경현이 한참만에 무겁게 입을 연다. 

 “ 아버지랑 행복하게 잘 사세요. 저는 이만 가볼께요. ” 

 눈물이 흘러나오는 혜진을 뒤로 하고 경현이 집을 나서고 있다. 경현을 살 집까지 데려다줘야겠기에 ‘다녀오리다’라는 말을 아내에게 남기고 민호도 경현과 함께 집을 나선다.


                                                          -    끝    - 



 

 

 

 

 

 


덧글

  • 비밀 2020/12/08 10:03 # 삭제 답글

    오마이걸 비니 팬픽이라고 적어놓고 비니는 끝까지 안 나오네요. 혹시 모르나 싶어서 그러는데 비니 본명은 배유빈입니다.
  • 훼드라 2020/12/09 09:14 #

    거듭 말씀드리지만 '걸그룹 팬픽' 형식을 빌린 새엄마 소재 소설 또는 일반소설일 따름입니다. - 그리고 걸그룹 이름을 찾아보려면 진작에 다 찾아봤죠 나무위키에서...나무위키를 매일같이 들락거리는 사람인데 ^^
  • 훼드라 2020/12/09 09:15 #

    대신에 강준만 교수가 까메오출연도 아닌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오잖아요 ^^
    강준만 교수를 실명으로 직접 등장시키긴 그래서 강철규란 가명으로 등장시키긴 했지만
  • 비밀 2020/12/09 22:35 # 삭제 답글

    일반소설인 거 저도 압니다.
    그게 아니라 제목에만 팬픽이라 적어놓고 팬픽의 요소가 전혀 없잖아요. 새엄마도 비니가 모델이 아니고 이복동생 중에 비니가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이건 비니 팬픽이 아닙니다. 비니가 어떤 식으로든 안 나오는데
  • 훼드라 2021/01/02 10:25 #

    님 의견을 참고해서 앞으로 팬픽 연재에 좀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물론 '걸그룹 팬픽' 형식을 빌린 새엄마 소재 소설 혹은 일반소설
    그 형식은 큰 패턴의 변화가 없겠지만...

    여하튼 한번 걸그룹 멤버 당사자가 잠깐이라도 등장하는 방안은
    참고해보죠 - 헌데 어차피 '걸그룹 팬픽'의 형식만 빌린 일반소설일진대
    굳이 잠깐 한두장면이라도 까메오출연하듯 나오는게 무슨 의미가 있으려나
    그 생각도 좀 드네요

    그리고 애초 걸그룹 팬픽 시즌2 (시즌 1은 2011-16년, 시즌2는 2018년 봄부터 시작)
    문재인 정권 끝날무렵쯤 마무리할 생각이기때문에 여하튼 조만간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애초 시즌1(2011-16) 작품이 총 88편이었는데 그래서 시즌2를 문재인 정권 끝날 무렵까지
    150편 채우는걸로 생각하고 도전을 시작했는데...얼추 금년말까지 150편을 채우던가
    아니면 한두편 정도 모자라는 그 정도(148-149편 정도)선에서 마무리가 될듯합니다

    게다가 그동안 너무 새엄마 이야기에만 치중한 나머지...일반소설을 별로 못썼기 때문에
    소재도 변화를 고려중이고요 - 근래에는 그래서 소위 평행우주인가 뭔가 그 소재로
    한번 대체역사소설이나 가상정치소설 혹은 요즘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종종 다루는
    타임슬립이나 영혼체인지 이야기까지 고려중이기도 한데 - 헌데 정작 보면 평행우주
    소재 소설에 사람들이 별로 관심 안 가져주는것 같더군요

    여하튼 전체적으로 '걸그룹 팬픽'이란 형식으로 쓰는 소설 자체에 변화는 줄 예정으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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