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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비니 (5)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부제 : 젊은 새엄마 2 

 


 무작정 택시를 잡아타긴 했지만 돈 한푼 갖고 나오지 않은 경현이다. 그만큼 2년전 가출때보다 더 충동적으로 저지른일인데, 그래서인지 하는수없이 한가지 꾀를 내보기로 했다. 경현이 평상시 그렇게 잔머리를 잘 굴리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런 경현도 상황이 절박하니 그런대로 묘수가 하나 떠오른것일까. 막상 고속버스 터미널이 다 와가자 자신의 행선지가 터미널이 아닌 인근 아파트 단지 어디라고 하면서 택시를 한참 터미널 근처 도로를 몇바뀌 삥삥 돌게했다. - 가본 사람이야 다 알겠지만 반포 터미널 근처 도로는 평상시에도 무척이나 교통이 혼잡한 곳이다. 택시기사가 슬슬 짜증이 날때쯤 어딘가 잠시 세워달라고 했다. 어두운 밤시간이기 때문에 기사도 여러 가지로 피곤하고 힘들텐데 그런 택시기사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를 이용 잽싸게 도망친 것이다. 터미널까지 가달라고 한 어린 손님이 택시비도 안 내고 달아난 것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경현은 저만치 도망친뒤였다. 

 헌데 고속버스 터미널로 왔다고 해서 돈한푼 없는 경현에게 다른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밤늦은 시간이니 이 시간에 고속버스는 없을테고 다음날 아침 날이 밝으면 버스를 타기로 하고 터미널 건물내 사각지대 같은곳을 대충 찾아 그곳에서 사람들 눈을 피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새벽시간쯤. 경현은 실은 설상가상 이번엔 돈을 훔치기로 했다. 택시비를 떼먹은데 이어 이번엔 절도행각까지. 돈 한푼 없는 경현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이란 변명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면 여하튼 경현의 행동이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것만은 옹호가 불가능할 것 같다. 아마 어디 술취한 노숙자라도 하나 걸려들기를 바란것일까. 다행히 터미널 인근 어느 후미진곳에 간밤에 약주라도 과하게 했는지 쓰러져있는 신사 하나가 보였다. 거기서 지갑을 훔쳐낸 경현. 그리고 고속버스 승차권을 구입할수 있는곳 이용시간이 되어 ‘전주행’ 고속버스 표를 샀다. 그리고 바로 전주로 내려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강철규 교수님댁을 다시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다. 2년전 그렇게 무작정 전주로 내려갔다 알게된 강철규 교수. 그분의 배려로 하룻밤을 잔뒤 강교수가 경현을 설득하고 아버지까지 내려오게 하셔서 타일러서 집으로 돌려보낸것인데, 그 강철규 교수님댁을 경현은 다시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다. 

 일단 고속버스를 타는것까진 무난하게 성공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가 다시 문제였다. 전주에 내려도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처지인 경현의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차라리 어디서 알바라도 해서 몇푼 벌어 그것으로 생활을 하던가 하지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일단 지금 경현에게 그럴 마음은 없는 것 같다. 

 헌데 전주역에 내려서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돈한푼 없는 처지인 경현. 그런데 만약 여기서 또 누군가의 돈을 훔쳐 그걸로 택시를 타거나 한다면 사실상 세 번 연거푸 범죄행각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처음엔 집 근처에서 무작정 잡아탄 택시에서 돈도 안내고 달아나버렸고, 고속버스 터미널에선 일단 하룻밤을 잔뒤 다음날 아침 술취해 쓰러진 사람의 지갑을 훔쳐 그 돈으로 고속버스 표를 구입했다. 헌데 여기서 또 비슷한 범죄행위를 저지른다 ? 비록 급박한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한 행동이긴 했어도 경현의 천성 자체가 무슨 흉악범죄라도 저지를 기질이 있는 ‘싸이코패스’도 아닌데 차마 또 여기서 그런짓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죄’ 같은게 있다는 소리도 지금은 한두번쯤 귀동냥으로 들어봤을것이고,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더라도 만약 일이 잘못되어 붙잡히기라도 하는날엔 이미 앞서 서울에서 한 두 번의 범죄행각까지도 들통날 수 있다는 것. 이제 그런 판단력까지는 어느정도 생길수 있는 나이다. - 게다가 만약 임신중인 새엄마를 폭행해 위태롭게 만든일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이미 세 번 연거푸 범죄행위를 저지르는것이나 다름이 없다. - 그러니 여기서도 또 돈을 훔친다던가 택시비를 떼어먹는다던가 하는 것. 또다시 그런짓을 벌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하다는 판단을 하게된 것이다. 

 경현은 결국 이번엔 모험을 하기로 했다. 강철규 교수님댁을 직접 걸어서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다. 전주가 만만하게 보인것일까 ? 사실 2년전 무작정 가출 생전 처음으로 가보게되는 전주를 택했을때는 대낮엔 한참 관광지도 구경하며 여기저기를 돌며 시간을 보내다가 돈이 다 떨어져 하는수없이 정처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강철규 교수님댁까지 가게된 것이다. 따라서 그때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긴 한데, 여하튼 나름 기억력은 좀 좋은 편인지 2년전 기억을 더듬어 그때 갔던길들을 찾아가보면 강철규 교수님댁까지 찾아가는게 그렇게까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무작정 걷기로 한 것이다. - 불행인지 다행인지 술취한 사람에게서 빼앗은 지갑에 생각보다 돈은 좀 많았는지 고속버스 표를 사는데 쓰고도 한 두어끼 정도 식사는 할수 있을 것 같은 돈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어쨌든 수중의 돈이 그리 많다고 볼수는 없으니 ‘아껴써야 겠다’는 판단이 서서 식사대신 물이나 쥬스같은 것을 편의점에서 구입해 그것으로 배를 채우고 힘을 내 한참을 여기저기 계속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물론 무작정 가는 것이 아니라 2년전 기억을 더듬어 강철규 교수님이 사시는 동네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한게 밤늦은 시간이었고 하는수없이 그곳에서 하룻밤을 잔뒤 새벽일찍 술취한이의 지갑을 빼앗아 그것으로 고속버스 첫차표를 구입 전주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었지만, 생각했던것보다 강철규 교수님 사시는 동네까지가 거리가 멀어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그곳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여하튼 2년전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동네를 밤늦은 시간에라도 발견을 하니 경현에게 화색이 돌았다. 사실 2년전 기억을 더듬어 그때 하룻밤 머물렀던 집을 찾는다는 것 생각처럼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대로 강철규 교수님 사는 동네를 영영 못찾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생겼는데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강철규 교수님 집 앞까지 당도할 수가 있었다. 문패명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무작정 벨을 누르고 대문을 두드렸다. 

 “ 계세요 ? 강철규 교수님 계세요 ? ” 

 이미 문패까지 확인을 했지만 그래도 혹시 강교수님 댁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확인과 자신이 누구임을 알리기 위해 그와같이 소리를 질러댔다. 일단 인터폰 벨 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 누구세요 ? ” 

 “ 교수님, 저에요. 경현이에요. ” 

 “ 네 ? 누구라구요 ? ” 

 일단 인터폰벨 목소리는 남자는 아니고 여자였다. 하지만 강철규 교수 부인일수도 있으니 경현은 거듭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누구인지를 밝혔다. 

 “ 아...아니 넌 ? ” 

 일단 인터폰을 받은 여자는 ‘서울에서 온 차경현’임을 거듭 밝히고 있음에도 경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듯 했고, 뭔가 안에서 불안해지기라도 했는지 확인이라도 해야겠다는 듯 강철규 교수가 결국 직접 나왔다. 그리고 경현과 마주한 상태에서 강철규는 너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 너...네가 어떻게 또 ? ” 

 


 사실 2년전에 중학교 2학년이었던 경현은 그동안 키도 자랐고 골격이나 외양도 다소 변했다. 그러나 강철규 교수가 비록 정치학자고 언론비평가이긴 하지만 청소년 문제 전문가가 아닌이상 그런일을 흔히 겪을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때 그렇게 돌려보낸 뒤로는 차경현이란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어도 지금쯤은 그저 잘 지내고 있거나 다른 대안을 찾았겠지 하고 잊고 있었던 일이었다. 한편 철규의 아내는 그새 2년전 사건은 기억해도 차경현이란 학생의 이름은 그새 잊어버린 듯 한데 그래서 인터폰 통화 과정에서 무작정 자신을 ‘경현이’라고 밝히는 그와 기억못하는 철규의 아내 사이에서 다소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이다. 일단 아내 입장에선 꺼림칙하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다 철규가 경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나와봤다가 실제 경현과 마주치자 너무나 크게 놀란 것이다. 무엇보다 2년동안 자라 달라진 키와 외양은 애초부터 차경현임을 그가 밝히지 않았더라면 강철규는 경현을 몰라볼뻔 했을수도 있다. 허나 2년만에 다시 이렇게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차경현. 강철규는 일단 경현을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 그때 그렇게 돌려보낸 이후로는 별다른 소식은 못들어서 그저 잘 지내려니 했는 

  데...또 무슨일이 있었던게냐 ? ” 

 “ 새엄마하고 사이 여전히 안 좋아요. 게다가... ” 

 “ ...... ” 

 “ 새엄마가 그 사이 또 아이를 가지셨어요. 그래서 전 집에선 점점 더 소외되고 있 

  고... ” 

 어차피 이렇게 된 것 경현은 지금 자신의 집 사정을 있는 그대로 다 밝히고 – 다만 그러고보니 경현이 2년전에 새엄마에 대해 젊고 나이트 무용수출신이란 사실까진 말했지만 ‘임신중’이란 사실까지 말했는지 기억이 확실치 않다. - 여하튼 그런 상황에서 경현은 ‘새엄마가 또 아이를 가지셨다’고 말한것이고 따라서 강철규 교수가 좀 혼란스러웠다. ‘또’라면 이미 아이를 하나 더 낳았고 또 새 아이를 임신했다는것인지. 경현이 그 부분에 대한 궁금함도 풀어준다. 

 “ 실은 그때 이미 새엄마가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요 얼마안가 동생이 태어났어요.  

  그런데 다시 한 1년 지나서 또다시 새엄마가 아이를 가진거에요. ” 

 “ 그랬구나... ” 

 철규는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부터 새엄마와의 갈등 때문에 가출을 한 아이라면 그 사이 새엄마가 아이를 하나 낳고 또 하나를 추가로 임신했다먼 그런 상황에서 철규가 집안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지는 충분히 짐작이 갈것같았다. 한편 철규의 아내는 아내대로 2년전 그 학생이 또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에 기가막히고 어이없어 하고 있었고 철규가 일단 다시 경현에게 말을 건넸다. 

 “ 그러게 그때도 내가 쉼터라도 한번 들어가 살아보는게 어떻겠느냐고 권했건만... 

 ”  

 그런식으로라도 일단 대안을 찾아보려는 듯 다시 ‘쉼터’를 입에 담는 철규. 헌데 경현은 고개를 한번 세차게 흔들어보이고는 갑자기 철규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이와같이 말한다. 

 “ 절 선생님 문하생으로 받아주세요. 교수님 제자가 되고 싶어요 !!! ” 

 “ 뭐...뭐라고 ??? ” 

 “ 여기서 그냥 무슨 일이라도 시켜주세요. 선생님 말도 잘 듣고 무슨일이든 시키시 

  는 대로 잘 할테니까 제발 절 거두어주세요. 네, 교수님 ??? ” 

 사실 2년전 처음 그것도 우연히 강철규 교수의 집에 왔을때까지만 해도 경현은 물론 그 아버지조차도 강철규 교수가 뭐하는 사람인지, 아니 대한민국땅에 도대체 강철규라는 사람이 살고나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허나 아버지는 몰라도 아들 경현의 경우엔 그렇게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했고 또 그런 타이름을 받기까지 했으니 고마움과 감격 때문에라도 강철규 교수의 이름을 잊어버릴수 없었을 것이다. - 당장 2년만의 ‘2차 가출사건’에서 또다시 강철규 교수를 찾아온것만 봐도 – 그래서 집으로 돌아간뒤엔 궁금해서 틈틈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강철규 교수가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를 찾아보곤 했던 것이다. 그래서 강철규 교수가 그만한 대단한 정치학자고 언론비평가,저술가라는 사실을 알게되기도 했고 또 실은 틈틈이 용돈을 모아 강철규 교수가 썼다는 책을 한두권 사보기도 했다. - 다만 강철규 교수의 책 자체가 대체로 한국 정치판이나 기득권층의 부조리 또는 운동권이나 진보진영의 패거리 문화나 이념적 문제점 기타 한국사회 부조리를 논하는 책이나 역대 선거 분석 혹은 정치논문집 같은것들이기 때문에 차경현의 입장에선 어렵고 딱딱한 책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기껏 산 책을(그래봤자 그것도 한두권 정도) 다 읽어봤다고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어쨌든 강철규 교수가 한국에서 정치를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얼마나 유명한 대학자고 저술가인지 이젠 충분히 인지하게 되었으니 그 정도의 대 학자라면 밑에서 부릴만한 사람이 한둘쯤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막연한 생각에 이런 애원을 하고있는 것이다. 

 “ 제가 여기서 교수님 시키시는 일 무엇이든 다 할께요. 그러니 제발 절 거둬주세 

  요. 네, 교수님 ??? 엉엉엉엉... ” 

 “ 경현아... ” 

 생각지도 못한 차경현의 이런 태도에 강철규는 난감해졌고, 얘를 또 어떻게 설득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지 그 방법도 난감해 실로 난처함만 더해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일단 애원하는 경현을 좀 달래보고 차분히 대화를 진행해보려 한다. 

 “ 경현아...네가 지금은 아마 지금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고있어서 그러나본 

  데... ” 

 “ ...... ” 

 “ 물론 선생님은 그동안 강의도 많이 하고 시민단체 활동 같은것도 종종 하고 해서 

  밑에 그런 제자도 많고 또 그동안 돈도 많이 번게 사실이야. 책도 뭐 제법 그간 여 

  러권 쓰기도 했으니까 말야. 하지만... ” 

 아무리 그렇기로 그런 강철규 밑에 제자가 되었든 문하생이 되었든 아니면 하다못해 그냥 밑에서 부리는 사람이 되었든 그런식으로 써달라는 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없고 난감한 일이라 철규는 골머리를 싸매게 될 수밖에 없다. 일단 어떻게든 경현을 타일러볼 생각으로 이런식으로 입을 연다. 

 “ 근데 경현이 너...그러고보니 이상한 책이나 영화 같은거 너무 많이본거 아니니 ? 

 ”  

 가령 옛날(대략 70-80년대 정도) 사극이나 무협소설 같은데 보면 그렇게 강호나 세상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우연히 만나거나 머물게된곳에서 인연이 맺어진 이들끼리 의형제를 맺거나 사제간이 되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동료나 동지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옛날 무협소설이나 사극 같은데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 현실적으로는 강철규가 아무리 대단한 교수나 저술가정도가 아니라 무슨 재벌회장쯤 된다 하더라도 이런 학생을 무작정 거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런식으로 살짝 나무라듯 말한것인데 다만 ‘이상환 영화’ 어쩌구 하는식의 표현이 뉘앙스가 좀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경현이 잠시 발끈한다. 

 “ 교수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전 아직 학생이에요. 그런데 

  무슨... ” 

 사실 가장 상식적으로는 결국 이런 학생은 경찰을 부르던가 아니면 잘 타일러 집으로 돌려보내는게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이다. 허나 ‘집으로 갈 수 없는 처지’가 된 그런 학생이라면 그것도 결국 쉽지 않은 일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2년전에 철규가 쉼터며 고아원까지 언급을 했던것인데 그때 그건 내키지 않은 반응을 보이던 경현이 지금 무작정 강철규보고 자신을 거두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일단 제자나 문하생같은 개념까진 몰라도 ‘부리는 학생’ 같은 의미로라도 받아달라고 애원하는 차경현. ‘무슨일이든 시키시는대로 다 하고 말도 잘 듣겠다’고까지 한걸 보면 결국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 애원일 것이다. 허나 강철규 입장에선 어쨌든 부담스럽고 쉽지 않은 일이라서인지 일단 밤도 늦었고 하니 지난번처럼 경현을 빈방에서 하룻밤 재워주는 것으로 하고 그러면서 아내와 대책을 의논한다. 

 “ 아무래도 저 아이 도로 집으로 돌려보내는게 좋을 것 같긴 한데... ” 

 “ 그러게 왜 당신은 2년전에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셨어요 ? 그때 그러지만 않고 

  그냥 경찰 불러서 데려가게 했으면 저 아이가 우리한테 기대하고 이렇게까지 다 

  시 찾아오는일 없었을 것 아니에요 ? ” 

 “ 어쨌든 집안 사정이 그렇다지 않나. 여하튼 새엄마와 사이도 안 좋고 게다가 그 

  새엄마가 아이까지 가져 그 뒤로는 더더욱 집에서 소외되는 모양인데, 그럼 무작 

  정 원론적으로 ‘집으로 가라’고 하는것도 저 아이에겐 좋은 방책이 될수 없는 것 

  아닌가. ” 

 “ 그럼 뭐 어쩌시려구요 ? 저 아이 말마따나 정말 당신이 거두시기라도 하시려구 

  요 ? ” 

 “ 누가 그런다고 했나... ” 

 경현의 깊은 한숨만큼이나 아내도 답답함이 더해져 자신의 가슴을 몇 번이고 치고 있다. 그야말로 이 깊은 한밤중에 전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유명한 정치학자이자 저술가 강철규 교수가 그 아내와 함께 너무나 깊은 고민을 하는 밤이 계속되는 중이다. 

 


 한편 경현으로부터 몇 대 두들겨맞고 일시적으로 배에 통증을 느껴 쓰러졌던 혜진은 바로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고 남편이 119에 연락을 해 곧 응급차가 달려와 병원으로 실려갔다. 다행히 태아는 아무런 이상 없었고 다만 혜진은 경현으로부터 맞은 얼굴부위 상처자국에 간단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허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사실상 아들 경현이 또 가출을 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일단 민호도 아내로부터 ‘죽을 것 같다’는 급한 연락을 받고 일이고 뭐고 생각할 상황이 아니라 바로 집으로 달려왔고 아내가 실려간 병원으로 가본뒤 태아도 무사하고 아내도 큰 부상은 아니라는것에 안도하긴 했다. 허나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아무래도 경현이 녀석이 또 자신의 아내 혜진을 때린 것이 분명해 민호도 그저 기가막힐 수밖에 없었다. 일단 아내를 집으로 데려온뒤 대책을 의논하려 한다. 

 “ 여보, 근데 잠깐만요. ” 

 헌데 혜진이 갑자기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남편 민호를 잠시 만류했다. 그리고 애기가 들으면 좀 난감한 부분이라도 있는지 이제 돌이 다 되어가는 유리는 장난감이나 그저 몇 개 쥐어주어 방에 들어가 놀도록 했고 그리고 남편과는 거실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 여보, 저 사실 요즘 문득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요. ” 

 “ 갑자기 무슨소리야 ? 생각나는 이야기라니 ? ” 

 지금 그것도 이미 가출하고 하룻밤이 지난 상태인 경현이를 찾으러 나가도 모자랄판에 한가하게 무슨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단말인가. 아무리 새엄마고 그간 경현이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로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민호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헌데 막상 혜진에게서 나온 이야기의 서론은 이게 지금 굳이 시간을 내서 할 이야기인가 싶을정도로 한가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다. 

 “ 사실 저...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 

 혜진이 나이트클럽 무용수시절 어땠고 또 무슨 생각으로 자신을 선택했는지는 민호가 익히 들어 다 아닌 이야기다. 헌데 지금 새삼 무슨 이야길 더 한단말인가. 좀 답답해지려 하는데 일단 혜진의 말은 이어진다. 

 “ 그러고보니 이런 이야긴 당신에게도 안했던 것 같은데...여하튼 저도 어린시절 부 

  모님이 돌아하시고...그 뒤에 고아원에 맡겨져 쭉 자라왔던 몸이에요. ” 

 혜진이 순탄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여자가 아니란것쯤은 민호도 익히 아는 사실이고 또 혜진이 굳이 말하지 않았어도 능히 짐작할수 있는 이야기이긴 하다. 다만 고아원에서 자랐다는 이야긴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라 좀 놀라는 눈치다. 혜진의 말은 계속된다. 

 “ 사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아원을 나와야 할때가 되어선 그때 뭐 막상 할만한 일 

  이 생각나는것도 없고 해서 무작정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건데...그래도 그 

  런식으로 한 몇 년 일을 하다가 언제부터인가 그런 생각을 했던거에요. 제 자라온 

  환경은 비록 순탄치 않았지만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정말 온전하고 완벽한 그런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다는...남편도 있고...아이들도 있고 그런... ” 

 자신의 자라온 가정환경이 그랬기에 만약 정말 결혼을 하게되면 오히려 자신은 완벽하고 온전한 가정을 꾸미고 싶다는 이야기. 하긴 이런 이야긴 언젠가 혜진이 했던 기억이 나긴 한다. 헌데 지금부터는 혜진이 지금까지 한적이 없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 그리고...이건 제가 유흥업소 전전할 때 같이 공동생활을 하던 언니 한명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긴데요... ” 

 난데없이 무슨 유흥업소 시절 같이 생활하던 언니 이야기까지 나온다는 말인가. 민호는 이제 슬슬 짜증까지 밀려올 지경인데, 허나 혜진은 나름의 밀려오는 어떤 회한이나 착잡함이 있는지 한숨을 다시금 내쉬고는 말을 이어간다. 

 “ 그 언니 이야긴 아니고 그 언니의 친구라고 했나 선배라고 했나...여하튼 그런 여 

  자의 이야기래요. ” 

 일종의 ‘아는언니의 아는언니’쯤 되는 사람의 사연이라고나 할까. 혜진의 말은 계속된다. 

 “ 실은 그 언니의 아는언니 한 사람이 여군에 입대한 사람이 있대요. ” 

 “ 여군 ? ”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자의 ‘아는언니’가 여군에 입대했다니. 너무 부조화스러워 민호는 황당해진다. 무엇보다 아들 경현의 가출문제로 민호는 초조할판인데 무슨 아내의 유흥업소 시절 아는언니의 아는언니 사연까지 들어줘야 하나. 여하튼 혜진은 계속 말을 이어간다. 

 “ 아는언니란게 그러니까 학창시절 아는 언니일수도 있고 같은동네 살던 언니일수도 

  있고...또 유흥업소 여자라고 다 처음부터 유흥업소에서 일하는게 아니고 한때는  

  정상적인 일반직장에서 일하다 어쩌다 사정이 여의치않아 유흥업소로 온 경우일 

  수도 있으니까...여하튼 유흥업소 시절 여자의 아는언니가 여군에 간 사람이 있다 

  고 해서 그 자체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 

 “ 아니 글쎄 어린시절 한동네에서 살던 아는언니든 일반 직장 사무실에서 일할 때 

  알고지내던 언니든...대체 그런 사람 이야기를 내가 지금 왜 듣고 있어야 하는건데 

  ? ” 

 “ 실은 그 언니가 여군에 입대한 사연이 좀 남다르다고 하더라구요. ” 

 “ 뭐라구 ? ” 

 계속 아내가 엉뚱한 이야기만 입에 담는 것 같아 짜증만 났던 민호이지만 이야기가 이런식으로 흘러가니 궁금함은 생기는지 이와같이 묻고 혜진의 말은 계속되고 있다. 

 “ 실은 그 언니도 새엄마 밑에서 자란 사람이라 하더라구요. ” 

 “ 뭐...뭐라구 ??? ” 

 “ 밑으로 새엄마가 낳은 동생이 두명 더 있구...다만 어릴땐 자기 엄마가 새엄마란  

  사실을 몰랐대요. 새엄마가 들어온게 자기가 다섯 살도 되기 전의 일이라 새엄마가 

  자기 친엄마인줄 알고 자랐다는거에요. ” 

 “ 그런데 ? ” 

 “ 그러다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우연히 아빠랑 엄마가 나누는 이야기를 엿듣다 자기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고 두명의 동생도 새엄마가 낳은 이복동생이란걸 안거죠. 그 

  리고...그 언니가 여군에 입대한 사연 자체가 그래서라는거에요. ” 

 “ 아니, 도대체 여군에 입대한게 새엄마 밑에서 자란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건데 

  ? ” 

 사연이 이와 같다니 이제야 혜진이 하필 이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그런대로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민호도 그제서야 궁금증이 증폭되어 이와같이 묻는다. 혜진의 말이 다시금 계속된다. 

 “ 사실 저도 그 언니한테 직접 전해 들은게 아닌 유흥업소 언니로부터 들은 그 언니 

  의 아는언니 사연이니까 지금 100% 정확하게 기억은 하지 못하고 있어요. 벌써 수 

  년도 더 지난 일이니까요. 게다가 혹시 제가 그때 당신을 만나던 시절이었다면 그 

  런 사연을 귀담아 들었을수도 있겠지만 그때만해도 제가 새엄마가 되리란 생각은  

  커녕 시집이나 갈 일 있을까 뭐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 

 그러면 혜진이 유흥업소 일을 시작한 거의 초창기쯤에 들은 이야기라는 셈인데 그때 자신보다 몇 살쯤 많은 공동생활을 하던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굳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며 듣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게다가 이미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이야기라면 혜진의 기억에 혼선과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 사연을 전해줬다는 언니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과장이나 왜곡 같은게 생겼을수도 있다. 다만 혜진은 여하튼 유흥업소 언니한테 들은 이야기를 대충 기억나는대로 좀 더 덧붙여준다. 

 “ 자신이 새엄마 밑에서 자란 사실을 알게된것과 여자가 군대를...여군을 가게된 동 

  기가 대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것인지는 저도 잘 이해가 안가지만...그 언니가 

  추정해서 해주는 이야기는 대충 그렇더라구요. 그러니까 결국 그 언니 짐작일뿐 

  보다 구체적인 사정은 모르는거라 할수 있지만... ” 

 “ ...... ” 

 “ 아마 자신이 계속 집에 있는게 새엄마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을수도 있 

  고, 만약 새엄마가 자기가 낳은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길 바란다면 집에서 큰딸인 

  자신이 대학을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수도 있다. 뭐 대충 그런 생각을 한것같 

  다. 그게 그 언니 짐작이더라구요. ” 

 (1) 자신을 새엄마가 부담스러워 했을수도 있다 (2) 이복동생들을 새엄마가 대학에 보내려 한다면 큰딸이자 의붓딸이 대학가는 것을 난감해했을수도 있다. 이 두가지 추정 조차도 그 ‘아는언니의 아는언니’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사연을 전해준 유흥업소 언니의 ‘추정’인 셈이지만 여하튼 중요한건 혜진이 꽤 오래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는 점이다. 중년의 이혼남을 만나 사귀게 되리란 생각은커녕 결혼이고 뭐고 그런 생각까지도 하지 않고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았던 유흥업소 초창기 시절에. 

 “ 실은 당신과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면서부터 종종 그때 그 언니가 전해준 사연이  

  떠올라졌어요. 그 새엄마 밑에서 자랐다는 언니는 대체 무슨 이유로 여군에 입대한 

  걸까. 그리고 그 언니는 도대체 새엄마나 이복동생들과 어떤 관계였고 또 어떤 분 

  위기의 가정환경에서 자랐을까 하는... ” 

 


 유흥업소 언니로부터 새엄마밑에서 자란 사실을 나중에 알고는 충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나 사정이 있었는지 여군에 입대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들었을때는 그저 ‘좀 흥미로운 이야기’ 그 이상의 느낌이 없었는데 막상 중년의 이혼남인 차민호와 본격적으로 사귀면서 종종 그때 그 언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머릿속에 떠올려보곤 했다는 혜진. 그녀의 말은 다시금 이어진다. 

 “ 여보, 저 솔직히 경현이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세요 ? ” 

 “ 어떤 느낌이었는데 ? ” 

 “ 지금와서 하는 솔직한 이야기지만 그냥 ‘얘가 사장님 아들이구나’ 하는 그 이상 

  의 별다른 느낌은 없었어요. 딱히 거부반응이 오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얘가 불쌍 

  하다던가 앞으로 내가 잘 키워야겠다던가 그런 생각도 들지 않은 그냥 ‘사장님 아 

  들’ 그 이상의 별다른 느낌은 없었어요. ” 

 본격적으로 민호의 집에 들어와 살기전까지도 경현이 나이트클럽에 아버지를 보러 종종 왔을 때 대면한적이 있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했을수도 있다. 민호와 본격적으로 사귀는 단계였건 아니였건 그냥 민호의 아들이라면 그때 나이트 무용수 입장에선 ‘사장님 아들’ 그 이상의 느낌이야 있겠는가. 혜진의 말은 좀 더 계속된다. 

 “ 그랬기 때문에...그냥 경현이에 대한 딱히 별다른 거부반응도 불편함도 없이 그렇 

  게 당신과의 결혼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 

 “ ...... ” 

 “ 하지만 전 애초부터 기왕 결혼을 하게되면 남편과 아이들이 멀쩡하게 다 있는 

  그런 행복하고 온전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그런 소망도 있었고 그래서 경현이 

  도 그렇게 ‘행복한 가정’의 한 구성원. 그렇게 품고싶다는 그 정도의 생각이었는 

  데... ” 

 경현이를 ‘행복한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 생각했다면 어쨌든 혜진에게도 경현을 아들로 생각하는 마음은 어느정도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경현이 2년전에 이어 다시 두 번째 가출을 한 상황. 그것도 새엄마의 이런저런 간섭이 마치 자신이 싫어서 그러는 것 같아 이제 어느덧 고등학생이라 힘까지 2년전보다 더 세진 몸으로 혜진을 몇 대 두들겨패 임신까지 한 혜진을 위기에까지 빠트리고.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혜진이 애초에 경현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든 그게 지금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만 혜진은 나름의 착잡함과 회한에 다시금 울음을 터트린다. 

 “ 여...여보... ” 

 혜진이 우는 이유를 아주 모르지는 않을 것 같으니 ‘여보 또 왜 울어 ?’ 이런식으로 묻기는 그렇고 다시금 울음을 터트리는 혜진을 그래서 다시금 감싸안아줄뿐인 민호. 혜진이 민호의 품에 안긴채 넋두리처럼 늘어놓는다. 

 “ 정말 세상에 제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정말 경현이 그 아인 자 

  꾸 저한테 왜 그러는지...흑흑~~~!!! ” 

 “ 여보...미안헤. 아무래도 이렇게 된게 다 내가 너무 집안에 무심했던 탓 같소. 내 

  가 다 미안하오. 그러니... ” 

 경현에게서 폭행까지 당하고 그런 아이가 또 가출까지 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울음까지 터트리는 아내 혜진이니 민호로선 일단 그런 아내를 거듭 달래는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혜진 딴에는 완벽하고 온전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그런 바램이 있었고 또한 유흥업소 초창기 시절 언니로부터 그런 이야기도 전해들은적이 있다고 하니 그런 혜진의 나름대로의 복잡한 회한은 어느정도일까. - 그러고보니 혜진이 민호와 결혼했을 때 27세였고 지금은 어느덧 2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그녀의 나이 29세. 그러니 유흥업소 초창기 시절 알던 언니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전해들었던 것은 어느덧 최소한 6-7년전의 일이 된다. 여하튼 혜진 입장에선 거듭 그때 들은 이야기가 복잡한 심경으로 떠올려질 수밖에 없는 처지. 허나 지금 이렇게 넋두리만 계속 늘어놓을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내를 겨우겨우 달래 진정시켜놓고는 민호가 다시 입을연다. 

 “ 여하튼 일단 아이는 찾아봐야 할 것 아니오 ? 그러니...일단 경현이부터 찾고 그 

  뒤의 일은 그 다음에 다시 상의해보도록 합시다. ” 

 그리고는 일단 경찰서에 신고부터 하고 학교라던가 또 경현의 반 아이들에게 연락을 취해 경현이가 간곳을 알아보려 했다. 헌데 그러고보니 현재 혜진이나 민호이나 경현이가 딱히 사귀는 친구가 있는지 또는 그런 친구의 연락처나 집에 대해선 전혀 아는바가 없는 상황이다. 민호나 혜진이나 그러니 결과적으로보면 얼마나 아이한테 무심했었는지가 이런식으로도 증명이 되는 셈이다. 실제 학교로 전화를 해보았을 때 – 물론 담임선생님도 이때쯤엔 경현의 가출사실을 인지했을터이고 – 담임 선생님도 좀 황당했는지 되려 민호를 책망하기까지 했다. 

 “ 아니, 민호 아버님. 그럼 여태 민호랑 사귀는 친구가 어떤 친구가 있는지도 모르 

  고 계셨단 말슴이십니까 ? ” 

 “ 죄...죄송합니다 선생님. 면목이 없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밤에 일을 하는 사람이 

  되다보니까...어쨌든 경현이 녀석이 평소 어울리는 친구나 이런 아이들한테 수소문 

  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 

 “ 뭐 요즘은 옛날하곤 달라서 한반 학생이래봤자 한 20여명 그정도밖에 안되긴 합 

  니다만...그럼 뭐 제가 그 아이들 연락처를 다 뽑아서 이메일로 보내드리기라도 할 

  까요 ? ” 

 “ 아...아뇨 뭐 그러실것까지야... ”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이 학교 담임선생님한테 너무 폐를 끼치는 일이 될 것 같아서 당황해서 손을 내젓는 민호. 한편 담임 선생님은 일단 경현의 가출사실은 피차 같히 해결해야할 문제라서인지 이와같이 말한다. 

 “ 일단 제가 그럼 애들한테 수소문을 해보던가 하죠. 그리고 연락처를 받을수 있는 

  아이가 있다면 한 몇 명 알아내 알려드리기도 하고요. ” 

 “ 그...그래주시겠습니까 ? 그럼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래저래 참 제가 애비된 

  입장에서 면목이 없습니다 선생님. ” 

 일단 담임선생님과의 통화는 그 정도에서 마무리된 상황. 한편 혜진은 혜진대로 뭔가 짚히는데가 있기라도 한지 이와같이 말한다. 

 “ 여보...혹시 말이에요 ? ” 

 “ 혹시 뭐 ? ” 

 “ 그때 그 강 모 교수님이라고 했던가요 ? 그 교수님을 경현이가 또 찾아간건 아니 

  겠죠 ? ” 

 “ 뭐라구 ? ” 

 그러고보니 어쩌면 제일처음 떠올려야 했어야할 강철규 교수를 민호나 혜진이나 이제야 떠올리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혜진은 물론 민호조차도 강철규 교수라는 사람과 또다시 만나거나 연락을 취하게 될일은 없을것이라 지레짐작했는지 그 사이 강철규 교수에 대해 더 알아보거나 하기는커녕 이름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나마 혜진이라도 성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봐야할판. - 어차피 두 사람의 직업이나 전력등을 고려할 때 그런 대학교수에 대해 그 이상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은 아니다. - 허나 어쨌든 상황이 이리되자 혜진이 다시 민호에게 말한다. 

 “ 여보, 차라리 그때 그 강 모 교수님에게라도 연락처를 취해봐요. 그때 받은 연락 

  처라도 있을거 아니에요 ? ” 

 “ 없어 지금은. 이미 지워버렸지. ” 

 “ 뭐라구요 ? ” 

 “ 설마 이제와서 다시 그...그러고보니 아마 강철규...맞나 여하튼...그 교수님과 다 

  시 연락을 취하거나 할 일이 생기리라 꿈에나 생각했겠나. 그래서 연락처도 그 

  때 경현이 만나고 돌아오고난 뒤에 바로 지워버려 지금은 없어. ”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분 연락처를 그렇게 무심하게 지워버렸으면 어 

  떻게 해요 ? 나중에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연락처 정도는 보관을 해놓고 있었어 

  야죠. ” 

 경현이 2년만에 또다시 가출을 하리라고까지 조차 생각을 못한 부부니 하물며 그 2차가출을 강철규 교수님 댁을 다시 찾아가는 것으로 행선지를 택했을것이라고는 더더욱 꿈에도 생각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서로의 무심함에 대해 거듭 책망하며 탄식만을 내뱉고 있다.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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