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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비니 (1)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부제 : 젊은 새엄마 2 

 


 “ 인사드려라, 네 새어머니시다. ” 

 만14세 중학교 2학년 소년의 눈에 27세 성인여성은 어떻게 보일까 ? 물론 차경현은 6-7세 정도되는 어린나이에 부모님이 이혼 지금까지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소년이다. 친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고, 그러한 가정환경탓에 아버지가 언제쯤 재혼을 하실수도 있겠다는 기대(?) 혹은 우려(?)를 하지 않고 살았던 것은 아니다. 허나 어느날 갑자기 그것도 임신 3개월째인 젊은 여성을 집에 데리고 와서는 마치 통보라도 하듯 ‘새어머니 되실분’도 아니고 아예 ‘새어머니시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해버리는 모습. 경현을 적잖이 당혹스럽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 된것만은 분명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단 그렇게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온 배혜진이란 여성은 경현에게 초면의 여성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일하시기 때문에 오후에 출근해서 이튿날 오전에 퇴근하는 아버지의 일상에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인 경현. 어쩌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아버지도 이렇게 출,퇴근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오해하고 살았던 것이 지금까지의 차경현일수도 있다. - 물론 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친구들의 사는 모습을 보니 다들 엄마도 있고 (물론 요즘은 맞벌이 부부인 경우가 더 많아서 엄마가 있건 없건 낮에는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또 아버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침일찍 출근 저녁에 퇴근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지금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을만한 나이다. 

 허나 경현은 그런 아버지의 직업적 특성 때문에 오히려 오전에 아버지가 집에 계시거나 그때쯤 퇴근하시고 오후나 저녁때는 이미 출근을 하셔서 집에 안 계신경우가 더 많은 그런 성장기를 거쳐온 소년이다. 무엇보다 경현은 미성년자의 몸임에도 불구하고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일하시는 아버지의 일터에 어떤 부탁이나 요구 혹은 용돈이 필요해서 혹은 아버지의 잔심부름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따금씩 나이트클럽에 들러본 경험이 있다. 그때 그곳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배혜진과 몇 번 마주친적은 있는게 차경현이다. 

 물론 경현의 아버지 차민호 사장이 운영하는 나이트는 소규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크지도 않은 그 정도 규모의 나이트클럽. 따라서 그곳에서 일하는 무용수는 그래도 한 여러명 되고, 또 밤무대 가수라던가 그런식으로 종사하는 여성도 두어명 있다. 따라서 밤무대 여가수든 무용수든 적어도 한 열명안팎은 되는 그 정도의 여성들중에 하필 그것도 배혜진이란 무용수와 마주칠일이 몇 번 있었던 것은 우연으로 볼수도 있지만 또 이상하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는 일이긴 했다. 

 무용수라는 직업의 특성 그리고 중학생 경현이 보통 볼일이 있어 나이트클럽에 들를때는 그래도 그렇게 늦은 밤시간이 아닌 늦은 오후나 저녁시간때일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때쯤엔 무용수들은 대기실에서 분장을 하거나 자기들끼리 무용연습이라도 하며 시간을 보낼텐데 그러다 개별적으로 사장실에 들를만한 용무가 있는 여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여하튼 열명 안팎의 무용수중 하필 그 배혜진이란 누나와 사장실에서 마주칠일이 잦았다는 것은 중학생 경현이 입장에서도 이상하다면 이상하게 여길만한 일이긴 했다. 

 다만 아직 어리다면 어린 나이라서일까. 설마 아버지가 나이트클럽 무용수인 그런 여자와 그런 관계가 될것이라고까진 거의 짐작이나 상상은 하지 못했는데, 바로 그런식으로 면식이 있는 배혜진이란 무용수를 그것도 임신까지 한 몸으로 떡하니 ‘새어머니’라며 집으로 데려온 것. 차경현으로선 무척이나 놀라고 충격받는 일이 아닐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실 남녀관계란게 따지고보면 같은 직장에서 일하든 같은 사회활동이나 종교활동을 하든 여하튼 엇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자주 보는 얼굴끼리 자연스럽게 연분이 되고 커플이 되는게 거의 일반적이다. 가령 같은 회사에서 늘 보며 살다가 자연스럽게 연분이 싹터 사내커플로 발전한다던가 교회다니는 사람이 교회다니는 사람과 교제하며 만나다 결혼까지 이른다던가 아니면 운동선수로 일한다면 역시 그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그런 사이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을것이고 방송,연예가에 종사하든 문화,예술계에서 종사하든 여하튼 웬만하면 엇비슷한 업종이나 분야에서 일하다 자주 보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연분도 싹트고 사랑도 싹트고 그렇게 대체로 생각이나 사고,가치관이 엇비슷한 사람들끼리 연분이 싹트고 결혼도 하고 그렇게 되는것이지 살아온 환경이 아주 다른 극과극의 사람 – 가령 재벌2세와 고아로 자라난 캔디가 만나 결혼하게 된다던가 – 이 만나 결혼에까지 이르는 사례는 현실에선 웬만해선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어느덧 10년 가까이 일해오고 있는 차민호가 그곳에서 일하는 무용수 배혜진과 그런 단계로 발전하는 것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배혜진은 사장인 차민호가 이혼전력이 있는 남자든 아니든 그런 문제를 전혀 개의치 않은채 깊은 관계로까지 이어졌을수도 있고, 그러다 그만 ‘덜컥’ 임신을 하는 사태까지 오게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다만 아직 임신 3개월정도라 그리 표는 나지 않았다. 다만 여하튼 차민호는 아들 차경현에게 알려줘야할 것은 다 알려줘야겠다는 듯 일단 혜진이 돌아가고 난 뒤 아들 경현을 불러서 차분히 이렇게 대화를 나눠보려고 했다. 

 “ 너한테 미리 말 안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난 그래도 니가 똑똑한 녀석이라서 

  웬만한건 다 눈치채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 

 어쩌면 좀 안일한 태도로 볼 수 있다. 그렇게 가끔씩 볼일이 있거나 아버지 심부름으로 나이트클럽 출입까지 하던 아들인데 그러다 사장실에서까지 자주 마주친 배혜진과 아버지가 어떤 모종의 관계일것이라는 짐작쯤은 할것이라 생각한것일까 ? 아니면 아들에게 이런저런 사정설명을 하는 것이 귀찮거나 난감하기도 한 상황에서 ‘저 녀석도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중학생 정도 되었으면 알건 다 알겠지’ 하고 미루어짐작하고 있었던것인지. 어느쪽이 되었던 아버지 차민호가 일을 좀 안일하게 생각해고 추진한것이라는 문제는 지적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솔직히 중학교 2학년 정도면 어리면 어리다고 할수도 있고 – 가령 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눈을 떴을수도 있지만 오히려 남녀간의 그 복잡미묘한 여러 가지 감정이나 상황들에 대해선 아직 이해력이나 판단력이 부족한 나이일수 있다. - 여하튼 그렇게 아직은 애매한 나이에 있는 소년 차경현. 그에겐 아직 ‘새어머니’라고 통보하듯 말하며 집으로 데려온 배혜진으로 인해 벌어진 현재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차민호는 그런 경현을 이해시키려는 듯 아니 이해시키려 한다기 보단 이 상황을 니가 이해해야 한다는 듯 사실상의 강요같은 상황으로 나오고 있었다. 민호가 아들 경현에게 하는말이 이와같았다. 

 “ 그리고 봐서 알겠지만 임신중이다. 그러니... ” 

 ‘임신중’이라니 !!! 그 나이트클럽에서 몇 번 마주친게 전부인 젊은 무용수 누나가 새어머니가 된다는것만해도 충격인데 설상가상 임신중이라니. 솔직히 아직 임신 3개월째라 배가 나오지 않은 티나지 않는 모습이라 경현은 정말 거기까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헌데 ‘임신중’이란다. 그것도 ‘봐서 알겠지만’이란 말까지 덧붙이며. 도대체 봐서 알다니. 대체 자기가 뭘 봐서 안다는 소린가. 일단 아까 그렇게 혜진과 마주친 순간에는 ‘새어머니’라는 말로 인한 충격과 혼란 때문에 정신조차 제대로 차릴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서 더더욱 배혜진이란 여자가 ‘임신중’이라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 임신중이니까 아무래도 여러 가지로 신경도 예민해져계실터이고 또 너한테도 이 

  제 동생이 되는 것 아니겠니 ? 그러니 새어머니가 이 집에서 편히 지내실수 있도록 

  해 드리고 앞으로 동생이 태어나거든 그 아이에게도 잘 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 

 도대체 아버지는 자신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이라도 있는것인가. 그 생각이 드는 말이었다. 사실상 이제 그 임신3개월째라는 배혜진이란 여자와 이 집에서 살게 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아무리 나이트클럽에 몇 번 볼일이 있어 가보았을 때 마주쳤던 경험이 몇 번 있기로 그래도 그때 경현이 아버지 일터에서 일하는 나이트 무용수에 불과한 그녀에게 딱히 관심이나 눈길을 가질일도 없었을것이고, 여하튼 그래서 여전히 경현에겐 잘 모르는 낯선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민호는 ‘임신한 새어머니’임을 기정사실화 시키면서 아들에게 이와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것도 혼인신고를 한것도 아니지만 나이트클럽 사장인 아버지 차민호의 일터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배혜진이 자신의 새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경현에게 기정사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도 인사를 나눈 당일부터 바로 이 집에서 살게되는 것은 아니고 그날은 혜진이 돌아간뒤 며칠후 짐을 챙겨서 민호의 집으로 살러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이 민호는 집안청소도 깨끗이 하고 방 도배도 새로 해야한다면서 며칠간 부산한 나날을 보냈다. 혼자 힘으로는 그 모든 것을 다 하기 벅찬지 사람도 한 두어명 불러서. 그리고 민호 자신이 혜진과 지내게될 침실도 어느덧 새신부를 맞이할 신방처럼 예쁘게 꾸며놓은 것이다. 경현으로서는 불편한 심기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민호는 개의치 않았고 경현도 공연한 분란은 일으키고 싶지 않았는지 별다른 심술은 부리지 않았다. 

 혜진이 짐을 챙겨서 민호의 집으로 돌아온 것은 그러고나서 대충 일주일여 정도의 시간이 지난뒤의 일이다. 혜진은 지금까진 그녀처럼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비슷한 연배의 또래여성들과 공동생활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녀만의 짐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옷가지와 세면도구 그 정도의 간단한 짐만 챙겨서 그야말로 ‘몸만 들어오는 상황’이었고 민호는 그런 젊은 아내에 대한 배려인지 혹은 혼수 대신 또는 결혼을 앞두고 그녀에게 주는 선물을 겸해서인지 백화점에서 함께 쇼핑을 하며 그녀가 입을옷 몇벌을 사주기까지 했다. 혜진의 표정은 마냥 행복한 미소가 가득할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차민호와 경현부자 그리고 27세의 나이트클럽 무용수 출신 새신부 배혜진이 한집에서 사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일단 민호야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오후에 출근에서 다음날 아침 퇴근하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었고 혜진은 아마 민호와 결혼을 결심한후 사실상 나이트클럽 무용수 일은 그만둔 듯 했다. 하긴 그런 직업이 특성상 나이가 든 뒤에도 계속할수 있는 일도 아니고, 또 무슨 특별한 자기계발이나 인생의 구현을 위한 직업세계도 아니니만큼 결혼후엔 웬만하면 그런일은 그만하고 싶은게 일반적일 것이다. 민호 입장에서도 여하튼 자신에게 아내가 되는 여자가 계속해서 자신의 일터에서 나이트 무용수로 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는지 집에서 쉬도록 한 것이다. - 또 그러면서 아들 경현과 친하게 되는 시간도 필요하다 생각했을것이고 -  

 한편 결혼식은 조만간 정식으로 서울시내 유명한 예식장을 하나 잡아 치를 생각으로 있다. 사실 혜진은 오래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이런 나이트 무용수등을 전전하며 살아온 여자이기 때문에 그러면서 알고 지내게 된 동료 외에 예식장에 초대할만한 하객은 별로 없다. 고향도 떠난지 오래인데다가 부모님도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연락하고 지내는 친척이나 친구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열여덟살 연상의 애딸린 이혼남과 이렇게 결혼하는 자신의 처지, 안 알리는게 더 좋을것이라 판단한듯하다. - 사실상 연락을 취할만한 고향 친척이나 친구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  

 그렇게 결혼식은 혜진쪽 하객은 없는 가운데 대개 차민호가 나이트클럽 사장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알고지내는 동료나 선후배들이 다수를 이룬 가운데 진행되었다. 민호는 행여 예식장이 너무 쓸쓸해보이지는 않을까 생각해서 혜진쪽 결혼식 하객을 대신해줄만한 젊은 여성을 엑스트라 조합에 도움을 요청 한 20-30명 정도 동원하기까지 했다. 여하튼 자신과는 달리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결혼식을 올리는 어린신부에 대한 할 수 있는 배려는 다 해준셈이다. 그야말로 혜진에게 평생 잊을수 없는 축복받는 결혼식장이 될수 있도록. 

 그리고 본격적으로 민호의 아들 경현과 함께 살며 일상을 보내기 시작하며 문제가 시작되었다. 일단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기 한 2-3주전에 임신중이라는 혜진을 무작정 집으로 데려와 아들에게 통보라도 하듯 ‘네 새어머니시다’라고 말한 민호이기도 하고 그리고 한 일주일 집안정돈과 단장을 좀 한뒤 혜진을 집으로 들어오도록 한 것 아닌가. 그리고 시작되는 집안에서의 일상.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차민호가 전날 오후에 출근 다음날 아침에 퇴근하는 나이트클럽 사장이라는게 문제였다. 어느덧 중학생인 차경현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 무렵은 이미 아버지 차민호는 나이트클럽으로 일 하러 나가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얼마전까지는 집에서 늘 혼자 보내는 것이 경현의 일상이었는데 이젠 젊은 새엄마 혜진과 함께 하루를 보내야한다. 그것도 무용수 출신의 27세 젊은 새엄마, 아버지는 일 때문에 늘 일터에서 하룻밤을 보내시고 다음날 퇴근하시는 상황에서 오후부터 그날밤, 아니 다음날 아침이 되어 아버지가 퇴근하시고 자신이 학교에 가는 무렵까지는 혜진과 단둘이 보내야하는 일상이 시작된 것이다. 나이트클럽 무용수 출신의 27세의 젊은 새엄마 배혜진. 그리고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소년 차경현.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 집에서 지내는 일상이 시작된 것이다. 

 “ 저...저기요... ” 

 한동안 경현의 혜진에 대한 호칭은 그와같았다. ‘새엄마’라는 호칭은 생각보다 그리 쉽게 입에 붙지 않았고 ‘아줌마’라고 하면 아직은 젊다고 봐야할 혜진이 화낼 것 같았고 그렇다고 ‘누나’라고 부르기도 좀 이상할 것 같아서 경현은 그런식으로 혜진을 부른 것이다. 사실 무엇보다 경현의 일상이 혜진이 집에 들어오면서 확실히 바뀐 것은 거실로 나오는 일이 잘 없어졌다는 점이다. 

 경현이 학교에서 돌아온뒤 혜진이 대충으로라도 차려주는 저녁을 먹고 그러고나면 혜진은 딱히 저녁이든 밤에든 할 일은 없는 – 게다가 남편도 일하러 나가 집에 없으니 –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여자다. 그래서 혜진은 저녁이나 밤시간엔 보통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면서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지금까진 아버지가 안 계시면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일 수밖에 없었던 거실에 웬 젊은 여자가 하루종일 앉아있는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게다가 임신중이라니 행여 자신이 실수라도 할까봐 무슨 말이라도 붙이기가 쉽지 않았고 그래서 경현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과 밤시간은 보통 자기방에 들어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일상이 시작된 것이다. 경현은 보통 방안에서 공부라도 대충 하거나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으로 자신이 자주 들르는 사이트나 카페 같은데를 들락거리며 저녁과 밤시간을 소일했다. 인터넷으로든 스마트폰으로든 자신이 보고싶은 TV 영상물을 볼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혜진이 거실에서 채널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한 20여년전만 같았어도 한바탕 채널권 싸움이 벌어질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 방에서 뭐해요 하루종일 ? ” 

 그런 경현에게 그래도 혜진이 좀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해서인지 말을 걸어보았다. 혜진이 과연 무슨생각으로 중학생 아들이 있는 그런 이혼남과 결혼을 결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문제를 전혀 개의치 않았든 아니면 아무런 생각없이 한 결혼이었든 여하튼 그런 아이를 아예 처음부터 집에서 내쫒을 작심이라도 하고 한 결혼이 아닌이상 여하튼 이제 남편의 아들과 함께 이런식으로 일상을 보내야 한다는것쯤은 충분히 판단하고 인지할수 있을만한 그런 나이대의 여성 아닌가. 그래서인지 학교에서 돌아오면 별다른 말도없이 방에 들어가 화장실 갈때를 제외하고 나면 거의 나와보지도 않는 그런 경현에게 답답함도 느껴졌고 그래서 뭔가 친해질 시간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선 그래도 어른인 자신이 먼저 말을 붙여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듯 하다. 허나 막상 그와같이 묻는 혜진의 물음에 답할말이 마땅치 않아서일까. 경현은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 그냥 공부하죠 뭐. ” 

 사실 실제로 공부를 하는것이든 아니든간에 막상 이런 질문을 – 그것도 애초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가 아닌 경우라면 - 받았을 때 답하는게 생각보다 참 난감해진다. 무슨 공부를 하든 컴퓨터 게임을 하든 TV를 보든 따지고보면 그 실체 자체가 매우 추상적이다. 따라서 답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고 그 퉁명스러운 말투가 어찌보면 기껏 물어본 상대 입장에선 되려 불편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래도 아주 이 차경현이란 아이와 사이가 틀어지고 싶지는 않은지 혜진의 물음이 다시금 이어진다. 

 “ 뭐 좋아하는거 있어요 ? ” 

 “ 예 ? ” 

 이런식의 질문 역시 너무 추상적이고 당혹스럽긴 마찬가지. 그래서 경현이 더 어리둥절해서 이와같이 물었고 그런 경현을 보며 혜진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서 입을 연다. 

 “ 아니 뭐...좋아하는거나 갖고 싶은거 있으면 어려워말고 말해요. 그러고보니 막상 

  이렇게 그쪽 아버지랑 결혼하고 살게 되면서...여태 무슨 말도 제대로 안하고 산거 

  같은데...혹시 좋아하거나 갖고 싶은거 있으면 어려워말고 말하라구요 ” 

 


 사실 혜진이 이런식으로 어쨌든 관심을 보이려고 하는데 경현이 계속 거부하며 퉁명스럽게 나온다면 사춘기 중학생 경현의 태도도 문제라고 말하지 않을수가 없다. 사실 사람의 마음이나 성정이란게 알고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서 정말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나 천사같은 인간은 세상에 그렇게 많지 않다. 보통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잘해주는 사람한테 더 정이 가기 마련인것이고 아주 극단적으로 사이가 나쁜 경우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을 거북해하고 불편히 여기며 거리를 두는 사람한테 끝까지 정을 주며 관심을 기울여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혜진도 인생을 그리 많이 경험한 여자라고 볼 수 없는 무용수 출신의 스물일곱 젊은여성. - 게다가 신분이 이쯤되면 학력도 좋지 않은편일것이란 유추는 충분히 가능하다. - 혜진은 지금까지 나이트에서 일하는 동료나 선후배들이 학력에 대해 물어보면 보통 전문대를 나왔다고 하거나 이름을 한두번정도 들어본적 있는 지방대를 나왔다고 대충 둘러댔으나 사실은 고졸이다. 그런 여성에게 어떤 속깊은 마음이나 생각같은 것이 있을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허나 그렇더라도 혜진도 어쨌든 경현보다는 인생을 13년이나 더 산 어른이고 자신도 사춘기를 거쳐보았을테니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고 질풍노도같을 사춘기 소년이 게다가 젊은 새엄마까지 생긴 상황을 혼란스러워 할수 있으리라는 것 이해를 해주자면 전혀 못할수도 없을 것 같은데 혜진도 확실히 지금 그렇게 경현한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막상 경현이 혜진과 살게 되고나서 진짜 불편해하고 황당해하고 있는 것은 따로 있었다. 여하튼 이제 정식으로 결혼식까지 올리고 게다가 그 사이 혼인신고까지 했음은 아버지가 이미 일러주어 알고는 있었다. 그러니 싫든 좋든 어디 경현이 따로 나가 살만한 다른 대안이 없는한 젊은 새엄마 혜진과 계속 살 수밖에 없는 처지. 헌데 설상가상으로 경현은 오후에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퇴근하는 다소 특별한 일상을 사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과 밤시간은 천상 혜진과 함께 보내야한다. 

 헌데 그런 상황에서 생각지못한 문제가 생겼다. 처음 하루,이틀은 딱히 그랬던 것 같지도 않고 경현도 뭔가 의식은 하지 않았는데 대충 혜진이 집에 들어온지 한 며칠 지나서부터는 자신의 침실문을 잠궈버리고 자는 것이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기에 무슨 걱정을 하기에 일부러 그렇게까지 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경현의 입장에선 어이도 없고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혜진이 집으로 들어와 살게된지는 한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일이고 혜진과 민호의 정식 결혼식 날짜는 두주도 채 남지 않았을 무렵부터의 일이다. 

 솔직히 저 방은 이전까지는 아버지가 주무시는 침실이자 안방으로 경현이 어릴 때 이혼해서 혼자가 되신 이후로 쭉 경현이 언제 어느때라도 원하면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는 그런 방이었다. 게다가 경현은 초등학교 4-5학년때까지도 밤에 혼자 자는게 무서워 ‘아빠...무서워. 혼자자는거 싫어’ 하면서 아무 때곤 아버지 방으로 달려들곤 하던 그런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까지의 경현이었다. 허나 이제 사춘기도 되고 나름 자라서 이젠 아버지와 같이 자는것보다는 자기방,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것이 더 편하고 좋았지만 그래도 적어도 혜진이 집에 들어오기전까진 언제나 열려있던 방. 그 방이 혜진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는 들어올수 없는 방이 되어버린 것이다. 

 ‘ 철컥...철컥... ’ 

 방문이 잠겨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경현은 이내 곧 단념하고 말았다. 젊은 새엄마 혜진이 – 그것도 그간 무슨 특별한 일이나 사건같은 것이 있었던것도 아닌데 – 아예 처음부터 작심하고 문을 잠궈놓고 잘 정도라면 공연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게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진작에 단념해버리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번 베란다 창쪽으로 가보았다. 헌데 아니나 다를까. 혜진은 잘적에 베란다 창문까지 꼭 잠궈버리고 커튼까지 쳐놓은채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원래 헤진의 습관이나 버릇이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허나 민호와 결혼하기 직전까지는 나이트 동료 무용수나 이런 여성들과 공동생활을 하던 혜진이었다. 물론 혜진의 그런 이전까지의 사소한 사생활을 경현이 파악하고 있지는 않을테지만. 방문도 베란다 창문도 다 잠궈버린채 밤에 잠자리에 드는 젊은 새엄마 배혜진. 아무리 나이트 클럽 사장인 아버지의 직업 특성상 밤에는 집에 안 들어오시기 때문에 혼자 자야하는 몸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아직은 낯설고 어색할 사춘기 의붓아들이 집에 있기 때문이라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경현은 진짜 화가났다. 도대체 사람을 어떻게 보고 – 그것도 아직 어린 중학교 2학년 소년인데 – 도대체 무슨 우려와 걱정을 어떻게 하기 때문에 이런 과도한 행동까지 한단말인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약이 바짝오른 경현은 자기방으로 들어가 공연히 방에 있는 책자 두어권을 꺼내 방바닥에 내던지고 말았다. 소리가 제법 컸으니 젊은 새엄마가 혼자 자는 방까지 거리가 좀 있더라도 안 들릴수는 없었을텐데 다행히 그걸 가지고 혜진이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 

 “ 어...어엇... ” 

 그렇게 한 두어주 정도의 시간을 함께 지내다가 또 다른 우려할만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실은 혜진이 목욕을 하고 막 욕실에서 나오는데 그때 하필 방안에서 나오는 경현과 마주치고 만 것이다. 당황한 혜진은 순간 비명까지 질러대며 욕실로 다시 들어가버렸고 경현도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렸다. 행여 새엄마가 무슨 불필요한 오해를 하거나 하진 않았겠지 하는 생각에 불안과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 이봐요, 우리 잠깐 이야기좀 할래요 ? ” 

 그리고 며칠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혜진이 경현의 방으로 들어와서는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보면 자기 침실은 방에 문까지 잠그고 사는 젊은 여자가 이제 막 성에 눈을 떠가는 사춘기 소년의 방에는 허락도 없이 마구 들어오기까지 한다. 그런 혜진이 경현을 보며 대뜸 이와같이 말한다. 

 “ 앞으로 조심좀 해줄래요 ? ” 

 “ 예 ? ” 

 의아해하며 묻는 경현을 보며 혜진은 이와같이 말한다. 불쾌함과 성가신 느낌이 하나 가득한 말투다. 

 “ 앞으로 나 목욕할때는 좀 조심좀 해줘요. 방에서 나오지 말아달라구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동안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 ” 

 비슷한 해프닝이 그동안 두어번 있었고 공교롭게도 욕실에서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혜진과 방에서 나오는 경현이 마주치는 일이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서로 놀라 혜진은 다시 욕실안으로 경현은 방으로 들어가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안되겠다 싶은 혜진이 이렇게 주의를 주는 것이다. 

 “ 앞으로 나 목욕할때는 방에서 나오지 말아줘요. 무슨말인지 알겠죠 ? 그렇게 아 

  무때나 불쑥불쑥 나오니까 내가 깜짝깜짝 놀라잖아요. ” 

 헌데 듣고보니 더 어이없는 말이긴 하다. 사실 그동안의 일은 경현이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우연한 해프닝이었을뿐이다. 한 며칠사이에 그런일이 몇차례 반복되었으니 혜진 입장에서 뭔가 의심을 할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제 혜진과 경현이 한 집에 사는 이상 그런식의 해프닝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벌어질수 있는일이다. 헌데 대놓고 ‘목욕할 때 방에서 나오지 말아달라’니. 이쯤되면 경현도 뭘 어찌해야하는자 난감하기 짝이없다. 

 물론 욕실안에서 물소리가 난다거나 욕실 앞에 속옷같은게 떨어져있는 것으로 젊은 새엄마 혜진이 목욕중이라는 것은 충분히 감지를 할 수 있다. 허나 욕실안에 있는 사람이 일부러 ‘나 나간다’고 말을 하거나 아니면 경현이 애초부터 욕실안에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를 들여다볼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상 목욕을 마친 혜진이 언제쯤 나오는지는 경현이 짐작할수 없는일 아닌가. 물론 대충 시간계산을 해본다거나 아니면 물소리가 멈춘다던가 하는 것으로 감지를 할수도 있지만 여하튼 닫혀있는 욕실안의 사람이 나오는지는 그 안을 직접 들여다보지 않는한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진은 마치 경현이 작심하고 그녀가 욕실에서 나오기를 바랄때만 시간을 맞춰 방안에서 나오기라도 하는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놓고 사춘기 의붓아들인 자신을 변태취급 하는 것 같아 경현은 심히 불쾌해졌다. 

 “ 조...조심할께요. ” 

 여하튼 젊은 새엄마와 이런일로 길게 입씨름하고 싶진 않아서였는지 그쯤에서 마무리를 하려는 듯 나오는 경현. 일단 혜진도 경현에게 뭐 더 이상 트집잡을거나 할말은 없었는지 그쯤에서 물러나긴 한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뒤다. 

 “ 이봐요... ” 

 하루는 방에 경현이 있는데 또다시 혜진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헌데 그러고보니 호칭이 아직까지 혜진은 경현의 이름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건 몰라도 최소한 나이트클럽 무용수건 밤무대 가수건 사장인 아버지에게 아들 하나가 있다는것쯤은 인지하고 있었을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사장하고 무슨 각별한 사이이거나 사장한테 과도하게 관심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장한테 아들이 몇 살이고 지금 몇학년인지 굳이 그런것까지 파악하고 있을만한 직원은 그리 많지 않겠지면 여하튼 혜진은 경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에서 무용수로 일하다 사장인 아버지와 그런 깊은 사이가 되었던것이고 그런 사이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애딸린 이혼남이고 중학생 아들이 있고 그런 이야기 충분히 나눠봤을만한 여잔데 여태 자신의 이름하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단말인가. 게다가 연애시절까지야 뭐 그럴수 있다고 치더라도 이젠 엄연히 아버지와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리고 혼인신고까지 하고 경현과 함께 살게된지도 2-3주 이상의 시간이 지난 마당인데 여태 남편의 아들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 ? 이건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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