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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레드벨벳 예리 (1)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박인수 장로님과의 대화록 

 


 주의 : 이 소설은 근래 정치적 논란이 되고있는 어떤 목회자의 행보와 관련해서 구 

       상해 쓰게된 것이란점을 굳이 부인하진 않겠지만, 일부 설정은 소설전개의 편 

       의상 만든 ‘가상설정’임을 밝힙니다. - 가령 ‘OO교회 원로목사 3인방’이라던 

       가 – 여하튼 한국 현대사에서 기독교가 가졌던 의미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픈 취지에서 쓰게된 작품임을 밝힙니다. 

 


 “ 지금 OOO이가 대통령이 된후 제대로 하는게 뭐가 있습니까 ? 박근혜 세월호 사 

  건때 7시간 행적 밝히라고 좌파들 그 난리를 폈었죠 ? 헌데 지금은 가령 충주 목 

  욕탕 화재사건, 강원도 산불사건, 다뉴브강 참사등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OOO 

  이가 박근혜 대통령에 비해 제대로 대처했다고 말할수 있느냐 이 말이에요 나는 

  !!! 뿐입니까. 인사참사문제는 어떻고...도대체 이 정권에서 임명하는 장관들 치고 

  멀쩡한 인간이 하나도 없어 !!! 여러분, 나도 솔직히 예전에 ‘강남좌파’니 뭐니 어쩌 

  구 할때는 그냥 ‘그런말이 있나보다’ 짐작만 했지 이 정도일거라곤 솔직히 상상도 

  못 했어요 !!! 뭐...어떤이 말에 의하면 인사청문회때 걸려들까봐 장관자리 거부한이 

  가 한 서른명 가까이 된답니다 지금까지. 그러니까...지금까지 문제가 되어 사퇴하 

  거나 장관자리 거부된 그런 사람들 말고도 문제있는 강남좌파가 그렇게나 많았다 

  그 말이지 !!! 아니 도대체가 얼마나 해쳐먹었으면...솔직히 과거 보수정권때 인물 

  들은 그래도 한때 다 우리사회에서 그만큼 잘 나가고 출세한 그런 사람들이니 그 

  렇게 살면서 부동산 투기도 좀 하고 다주택 보유도 하고 좀 부정부패했나보다 그 

  렇게 봐줄수도 있다 이 말이에요 !!! 하지만 지금 보세요 !!! 아니, 도대체 명색이  

  민주화 운동했다는 것들이, 평생을 재야에서 춥고 배고프게 살았다는것들이 뭐 그 

  렇게 해처먹은게 많냐 이 말이지 내 말은 !!! 지난번 그 조국이 봐 !!! 무슨 사모펀 

  드니 웅동학원이니...거기다 애새끼들 입시비리문제...아주 그 X 알고봤더니 부정부 

  패 종합선물세트 아냐 !!! (일부 웃음과 함께 ‘옳소 !!!’ 하며 응수하는 소리) 또 이 

  번에 장관된 추미애 그 여자도 알고보니 애새끼 문제 이전 조국에 비해 다를게 하 

  나 없는 X이고...또 손혜원 목포투기, 김태우 비서관 폭로로 밝혀진 청와대 비서진 

  비행논란, 게다가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등...도대체 뭔 X의 정권이 지난 3년동안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나라를 이끌어왔냐 그 말이지 !!! ” 

 전OO 목사의 연설은 표현이 다소 지나친면이 없지는 않았으나 여기까지만 해도 청중들의 호응과 반응이 좋은편이었다. 무엇보다 OOO 정권의 문제점과 실정등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난하는데는 지금까지 문 정권의 실정에 분개한 폭발한 민심들, 궂은날씨에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몰려든 그 민심의 가려운곳을 확실하게 긁어주었다. 설교가 아니고 그냥 ‘정치연설’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전통적으로 이런 보수우파 집회를 보수 기독교단들이 주도해서 개최한 탓인지 그 자리에 참석한 일부 기독교인들은 ‘옳소’ 보다는 ‘아멘’으로 호응해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 이런 집회는 특성상 아무래도 고령층이 대다수일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쉬우나 최광일 권사의 눈으로 살펴보니 이전보다 중년층은 물론 많은 비율은 아니지만 젊은층도 이전에 비해 제법 눈에 띈다는 특징을 느낄수가 있었다. 사실 말이 중년층이지 어느덧 70년대생이 40대, 60년대생이 50대임을 감안한다면 70대 이상 그야말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세대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노년층이 아닌 상대적으로 젊은 40-50대가 제법 눈에 띈다는것만으로도 이 집회의 성격은 결코 무시할수 있는 그런 규모와 분위기가 아니었다. 보수우파의 집회 특성상 여전히 노인이 많고, 게다가 보수 기독교단의 대중동원능력이 상당부분 개입되어 있음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 궂은 날씨에 ‘코로나 감염 위협’에도 불구하고 꼭 이런 집회를 열어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분명 많이 있었음에도 기를쓰고 이런 집회에 참석하려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만한 사실이 분명하다. 솔직히 분위기나 자기네들끼리 삼삼오오 주고받는 잡담을 대충 들어봐도 상대적으로 저학력,저소득층 참석자가 많다는 것은 충분히 체감할만 했으나 – 마치 ‘저소득 저학력층중에 보수가 많다’는 아주 오래전부터의 속설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 (*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런 집회에 참석하러 나오는 사람들은 부담스러운 정장보다는 활동하기 편한 그런 옷차림으로 나오는 경우가 더 많기 마련이다.) 적어도 집회 참석자의 연령대나 각종 직업군 혹은 종교등은 이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는 그런 자리였다. 바로 그런 분위기에 지나치게 흥분되고 고조된 탓일까. 전OO 목사의 발언 수위가 결국 도를 넘기 시작했다. 

 “ 미북 정상회담 사기극으로 지방선거 이겨, 코로나 지원금 현금살포로 총선이겨, 그 

  딴식으로 정치하면 정치 못할X이 누가 있어 ? 선거 못이길 X이 누가 있냐고 ? 그 

  딴식으로 선거해서 이기는거면 이 전OO이가 대통령이라도 할수있겠다 !!!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이 사기극. 그동안 우리가 한두번 겪어봤냐구. 결국 그 멍청한 노OO 

  이니 문OO이니 전부 북한에 뒷돈대주고 뒷통수 맞은거밖에 더 돼 !!! 김대중은 그 

  나마 똑똑하기라도 했지, 노OO,문OO이 멍청한것들은 북괴가 어떤체제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386 운동권들 그 X들의 실체가 어떤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쥐뿔도 모르고 

  덤볐다가 다 이 사달 나는거라고 !!! 알아 !!! 노OO이고 문OO이고 전부 다 임O석 

  그 X들한테 사기당한거라니까. 전대협 사기꾼 X들이 다 북괴와 짜고치는 고스톱인 

  데 그걸 모르고 저렇게 순진해빠졌으니까 당하는거라구 !!! 이제 두고봐 !!! 전부 또 

  북괴에 뒷돈대주고 회담한다 생쇼하다 시간 지나면 김정은이가 또 뒷통수 치고 그 

  런식으로 하다 끝장날거 내 눈엔 뻔히 다 보여 !!! 이 전OO이가 알고보면 신통력 

  있는 목사야 !!! 알아 !!! ”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불안감을 최광일 권사가 느끼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햇볕정책과 대북퍼주기의 본질적 문제를 거론하는것까진 그렇다치더라도 여기서부터 과격한 표현이 서슴없이 쏟아지더니만 정말 목사가 맞기는 한건지 슬슬 의심이 갈 정도로 어느덧 위험한 수위를 넘나들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전목사의 나름 호소력있는 연설솜씨에 빨려든이들이 많아서였는지 ‘옳소’와 ‘아멘’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심지어 어떤이는 ‘나 원래 교회 안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아멘’ 외쳐본다 !!! 옳소 !!! 전OO목사 당신말이 다 맞아요 !!! 아멘 !!!’ 이렇게 외치기까지 했다. 최광일 권사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 나 이대로 확 순교해버릴랑께 그렇게나 알아요. 문OO이가 나 감방에 가두면 나  

  그 자리에서 옛날 누구처럼 순교해버리면 그만이고 안기부에 가둬서 거꾸로 매달 

  아버리면 거기서 그냥 확 순교해버리면 돼 !!! 내가 하나님 불벼락도 안 무서워하는 

  X인데 내가 아무렴 그까짓 문OO이를 무서워할 사람 같아 ? 문OO이가 나 탄압하 

  면 나 아주 순교해 버릴라고 작정한 사람인께 여러분도 그렇게 알아요 !!! ” 

 순교(殉敎)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가 믿는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이다. 여하튼 자신의 목숨을 내놓거나 또는 그만한 각오로 그 신앙의 대상을 위해 열심과 성을 다하겠다는 뜻도 포함되는것인데 여기서 ‘순교’란 말을 써도 되는것인가.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저 발언수위 아무래도 누가 제재를 좀 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주변의 호응도가 높아질수록 최권사의 불안감이 커진 것은 바로 그때문이었다. 처음엔 그저 모처럼만에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불만에 십수년전 반핵반김 집회에 참가하던 그 열정이 다시 되살아나 이런 자리까지 나오게 된 최광일이었지만 뭔가 십수년전에 비해 많이 변질되어 있음을 느낄수 있는 집회장 분위기. 뭔가 ‘내가 잘못찾아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곳에 계속 있어도 되는것인가 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순간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 이봐, 최권사. 이제 그만 가지. ” 

 


 설마 이런 자리에 성령이 강림하시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에 비록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한 몇초동안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던 최광일은 무척이나 놀랐다. 물론 여기는 어디까지나 정치집회지 종교집회장이 아니다. 비록 청중들중에는 워낙 극렬하고 열성적인 반공보수 성향의 목사의 일장연설에 감동했는지 자신도 모르게 ‘아멘’을 외치는 이들이 제법 많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무슨 부흥성회도 아닌 그저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분개한 보수성향의 국민들이 다수 참석한 정권반대집회에서 그런일이 벌어진다면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3-5초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 ‘정말 이 순간 성령이 강림이라도 하셨단 말인가 ?’ 아니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있는 자신의 자아를 딱하게 여기기라도 하신 나머지 주님이 잠시 오시기라도 했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면서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설레임속에 살짝 눈을 떠보려는데 다시금 말소리가 들려왔다. 

 “ 최권사, 계속 들을 생각인겐가 ? ” 

 그렇게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확실히 주님도 성령도 아닌 그냥 ‘보통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말을 걸어온이가 누구인지를 알았을 때 최광일 권사의 놀라움과 충격은 – 물론 그렇다고 그것을 주님이나 성령과 동급으로 비유할 수는 없겠지만 – 비록 ‘성령강림의 현장’은 아니더라도 그 놀라움의 크기가 보통이 아니있던것만은 분명했다. 실은 박인수 장로가 그곳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덧 13년 정도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광일이 박인수 장로를 바로 알아보진 못했다. 박장로 양 옆에 있는 그분의 두 아들 박동철 권사와 박훈철 권사가 아니었다면 광일은 그가 박인수 장로임을 바로 인지하지 못할뻔 했다. 무엇보다 박인수 장로님이 아직까지 살아계시다는것과 그런대로 정정한 모습으로 이런 집회장까지 나오셨다는게 광일을 더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솔직히 광일이 알고있기로 대충 나이 계산을 해봐도 박인수 장로님이 지금까지 살아계시다면 연세가 이미 90이 다 되어계실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계실거란 기대는 거의 하지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 또 살아계시더라도 이런 집회장에 몸소 나오실정도로 정정하실 가능성도 별로 없고 – 그러나 적어도 13년전 반핵반김 집회 시절과는 달리 박동철과 박훈철 두 아들의 부축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긴 했지만 아무튼 몸소 이런 자리까지 나오실수 있었다는 것. 최광일 권사로선 그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따지고보면 이런 집회에서 아는 사람을 그것도 13-15년전 반핵반김 집회시절 약간의 친분과 인연이 있었던 박인수 장로와의 ‘재회’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런 집회에 모이는 사람들의 수 무슨 주최측 추산이 어쩌구 경찰 추산이 어쩌구 하는 세밀한 분석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수천수만은 모이는 집회라는것쯤은 대충 규모만 봐도 짐작할수 있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대개 이런 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은 종교조직의 도움을 받든 아니면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정치사이트나 동아리 같은곳을 통해 나오게 되든 보통 삼삼오오 아는사람들끼리 무리를 이뤄 집회에 참석하게되기 마련이다. - 가령 정치카페나 동아리 같은곳을 통해 아는 사람들이라면 자신들끼리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아 ‘어디에서 만나서 같이가자’는 그런식으로 미리 약속을 하고 함께 집회에 참석하게 될 것이다. 허나 그런 평상시 친분이나 교류가 있는 이들끼리 모여서 집회에 참석하는것도 아닌 상황에서 그것도 이미 인연이 멀어진지 13-15년 이상이 된 그런 어르신을 이런곳에서 재회하게 된다는 것 자체가 ‘주님 인도하심’ 아니면 정말 벌어지기 힘든일이 아닐까. 그래서 더더욱 최광일 권사는 박인수 장로와의 재회에 놀라워 하면서도 일단 정중히 인사를 드리는 가운데 박인수 장로는 뭔가 회의의 눈빛이 가득한 음성으로 거듭 최광일에게 말을 건넨다. 

 “ 어떻게...자넨 계속 여기 있을 생각이냐구 ? ” 

 사실 지금은 순서상 전 모 목사의 연설은 이미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고, 다음으로 몇 명의 연사 연설이 더 예정되어 있는 상태이긴 하다. 대충 광일이 알고 있기로 전직 국회의원이나 보수성향의 원로 대학교수 혹은 언론사 간부출신 원로인사 그 외 몇몇 보우수파 운동가들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십수년전 반핵반김 집회때와는 뭔가 많이 변질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음일까. 사실 최광일도 굳이 박인수 장로의 이런 한마디 거듬이 아니었어도 ‘이쯤에서 자리를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중이었다. 

 “ 아버님께선 아무래도 건강이 안 좋으셔서 오래 못 계실 것 같다고 행사를 한 절반 

  정도만 보시고 갈 생각이셨습니다. ” 

 건강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집회에 느끼는 회의감 때문인지 여하튼 90을 바라보는 노장로인 박인수는 더 집회를 지켜보는 것이 무리임이 확실히 느껴졌다. 그런 박인수 장로를 모시고 온 두 아들 박동철 권사와 박훈철 권사는 그런식으로 이쯤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갈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박장로의 그와같은 재촉에 여하튼 최광일도 더 이상 집회를 지켜볼 생각을 단념하고 있었다. 그렇게해서 박인수 장로와 두 아들 그 가족 일행과 함께 최광일은 자리를 빠져나오게 되었다. 

 “ 어떻게 이렇게 만났는데 어디서 차라도 한잔 하지. ” 

 사실 집회장소 인근은 교통도 통제되어 있는데다가 어차피 많은 인파로 북적거리기 때문에 이 근방에서 식사를 하든 차를 마시든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박인수 장로 가족 정도의 판단력이면 – 아무리 차가 있더라도 – 차를 끌고 이런곳에 나온다던가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천상 전철을 이용할수 있는 다른곳까지 가더라도 그곳에서 여하튼 좀 더 이동을 해서 한적한 곳으로 가야만 차를 마시든 식사를 하든 할수 있을텐데 일단 박인수 장로의 거듭되는 권유에 최광일은 결국 이쯤에서 집회장소를 빠져나와 그곳에선 거리가 제법 떨어져있는 찻집에서 박인수 장로와 모처럼만의 대화의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다. 

 “ 그러고보니 자네와 참 오랜만에 보는구먼. ” 

 “ 예, 그러고보니 정말...한 13년만이네요. 제가 아마 박장로님을 마지막으로 뵈었던 

  게...07년 대선 끝나고 있었던 OO신문 송년모임에서였으니 실로 13년전의 일입니 

  다. ” 

 원래 박인수 장로와 최광일 권사의 인연이 그 시절 보수우파가 주도하는 집회인 ‘반핵반김’ 집회에서 이루어졌다. 그땐 최광일도 아직은 30대의 청년이라면 청년이라고 해줄수도 있는 젊은 나이긴 했는데 ‘반핵반김 집회’가 노무현 정권 시절 삼일절이든 광복절이든 개천절이든 1년에 평균 4-5차례 정도 여하튼 대개 국경일급 되는 공휴일엔 연례행사처럼 열렸으니 노무현 정권 5년동안 대충 계산해봐도 20차례 조금 넘게 열렸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최광일이 그때 반핵반김 집회에 참석한 횟수는 그렇게 많지는 않아 열 번이 채 넘지 않는다. 그 시절 최광일은 반핵반김 집회라는 보수성향 집회보다는 ‘뉴라이트 운동’이라던가 보수성향 웹진인 ‘OO신문’의 기고활동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주 활동무대는 그쪽이었고 ‘반핵반김 집회’ 참석은 다소 부수적인 활동이었던 셈이다. 

 여하튼 박인수 장로는 그 당시 보수성향 웹진인 ‘OO신문’의 후원회원으로 있었고 그 인연으로 역시 최광일이 기고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뎐 ‘OO신문’의 S기자의 소개로 처음 박인수 장로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S기자는 박인수 장로를 서울에서 제법 유명한 대형교회에서 40년 동안 신앙생활을 해오셨고 그리고 지금은 바로 그 교회 장로로 계신 그런 분이시라고 소개를 했다. 그리고 아들 10형제가 모두 독실한 크리스찬인 아주 성실하고 존경받을만한 그런 믿음의 가정이라는 것이 당시 S기자가 최광일에게 박인수 장로를 소개한 내용이었다. 

 그후 반핵반김 집회라던가 ‘OO신문’과 관련된 모임에서 몇 번 더 박인수 장로를 만날수가 있었다. 그때 박인수 장로의 장남 박동철이라던가 차남 박훈철과도 잠시 인사나눌 기회도 있었고 – 사실 그랬기 때문에 이날 집회에서 박인수 장로보다는 박동철이나 박훈철을 더 먼저 알아볼수가 있었던 것이다. - 그리고 그 인연이 대략 2007년 연말까지 이어졌던 셈인데 그러다 07년 연말, 바로 17대 대선이 치러진 얼마후에 있었던 ‘OO신문’의 송년모임. 이런일이 있었다. 

 사실 10년만에 다시 보수로 정권이 돌아오게 된것이기 때문에 송년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들뜨고 고무되어있는 그런 분위기였다. 송년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OO신문에서 기자와 논객으로 참여하는 이들, 그리고 후원회원 몇분 그렇게 대략 젊은층에서 중년,노년층까지 20-30명 정도의 노장청이 적당히 어우러져있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다들 들떠있는 분위기와 달리 박인수 장로가 뭔가 차분해 보인다는 것을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젊었던 최광일이 느낄수가 있었다. 처음엔 그저 연세도 드셨고 어른이시니만큼 다른 젊은 친구들에 비해선 점잖아보이시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박인수가 모임이 대충 파장분위기가 되어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되었을 때 혼자 모임장소를 나오면서 이렇게 독백을 읊조리고 있었다. 

 “ 헛되고 헛되도다...세상 모든 것이 헛되도다... ” 

 이때 최광일이 OO에 살고 있었고 박인수 장로는 거처가 서울 강서쪽이라서 모임장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어느정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하긴 했다. 허나 최광일은 아버지뻘 되는 박인수 장로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것은 부담스럽게 느껴져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전철을 탈 생각이었는데 그런 최광일을 일부러 기다리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어쩌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이제 막 최광일이 지하철 개찰구에 들어서려 할때쯤 박인수 장로가 그렇게 읊조렸기 때문이다. 

 “ 헛되고 헛되도다...세상 모든 것이 헛되도다... ” 

 


 ‘헛되고 헛되도다...’ 비록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한두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말이다. 보통 솔로몬이 죽기직전에 한 말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전도서(구약)’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러나 전도서를 솔로몬이 썼는지 자체에 이견이 있기 때문에 저 말을 ‘솔로몬이 직접 했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난감하다. 헌데 저 유명한 말을 왜 하필 박인수 장로는 이 시점에서 읊조린것일까. 

 솔로몬이든 다윗이든 한가지 공통점은 고대 이스라엘의 유명한 왕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비 기독교인이라도 한두번 들어봤음직한 솔로몬이 자기 아이임을 주장하는 두 여인 사이에서 누가 진짜 아이였는지를 가려냈다는 현명한 왕이었다는 ‘솔로몬의 재판’ 일화라던가 다윗 역시 작은 몸집으로 거대한 적 골리앗을 쓰러트렸다는 유명한 일화로만 알려져있다. 허나 솔로몬도 다윗도 성경에 나오는 그 유명한 일화처럼 한때 이스라엘을 흥하게 만든 인물이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막장으로 무너진 임금이란 공통점이 있다. 굳이 성경적으로 해석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때는 흥했으나 말씀에 순종치않고 불의에 빠졌을 때 패망한 그런 대표적인 왕. 헌데 다윗이나 솔로몬이 어찌되었든지간에 중요한 것은 박인수 장로가 이 시점에 하필 저와같은 성경구절을 읊조렸다는데 있다. 그것도 하필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10년만에 보수가 정권을 되찾은 시점에서 갖게된 한 인터넷 보수성향 웹진 송년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사실 한국에서 보수우파 운동의 역사나 좌우 이념대결 구도가 그 역사적 뿌리가 그다지 깊지 않기 때문에 특히 인터넷상에서의 보수우파 운동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급조된 면이 강하다. 특히 김대중 정권 후반기-노무현 정권 초반기쯤에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기 시작한 보수성향 웹진,사이트,카페등을 보면 그 구성원이 대개 세가지 정도의 부류로 나뉜다. (1) 원래 탈북자나 북한인권에 관심이 많던 이들 (2) 실향민 집안의 2세,3세들 (3) 또는 매우 반공보수적인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대충 인적구성을 봐도 어느정도 ‘보수적인’ 그런 가정환경에서 영향을 받고 자랐을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며 분위기 자체가 그렇다보니 인터넷상의 초창기 보수성향 웹진이나 사이트,카페는 대놓고 기독교 색채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분위기 자체가 기독교 친화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OO신문’ 역시 활동하는 기자나 논객중 상당수가 크리스찬이었으며 후원을 맡고있는 사회원로중 상당수도 이름대면 알만한 교회에서 장로나 권사쯤 되는 직분으로 일하는 그런 분들이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의 웹진 관계자,구성원들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의 분위기는 단순히 10년만에 보수가 정권을 되찾았다는 그 기쁨 이상의 성격이었다. 이명박 후보 자체가 워낙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독실한 크리스찬 아니었던가. 이승만,김영삼에 이은 세 번째 ‘장로 대통령’의 탄생. 그야말로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이 아니고는 이뤄질수 없는일이라 해석해도 과도한 해석이 아닐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덧 13년전의 일. 최광일 권사가 지금 13년만에 재회한 박인수 장로와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그때일을 새삼 언급하거나 물은 것은 아니고 다만 13년만에 맞이하게 되는 그와의 대면에서 여러 가지로 착잡한 감회에 젖을뿐이었다. 그러고보면 보수성향의 정치웹진,사이트등에서 활동하며 그런대로 보수우파 운동에 가담하여 활동하던때의 최광일은 30대 초,중반의 아직 젊다면 젊은 나이였다면 지금은 어느덧 40대 후반 중년의 나이. 최광일이 생각보다 동안이라서 어디가서 ‘낼모래가 50이오’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거나 심지어 농담인줄 아는 이들도 아직은 적지 않으나 실제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광일도 어느덧 흰머리도 제법 나고 눈자위 주름도 만만치 않은 그런 외모가 되어 있었다. 그런 광일을 보면서 박인수 장로가 말을 건넸다. 

 “ 그래, 최권사는 오늘 집회 참석한 소감이 어땠는가 ? ” 

 박장로 입장에서야 최광일이 아들뻘은 되는 어린 나이니 자연스럽게 하게체가 나오는것이고 광일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연다. 

 “ 많이 변질된 것 같습니다. ” 

 “ 변질되다니 ? 뭐가 ? ” 

 “ 보수우파 집회 자체가요. 솔직히 노무현때 하던 반핵반김 집회 시절만 해도...물론 

  그때와 비교해서 어느덧 십여년 정도 시차가 있으니 그 시절 연사로 활동하시던 전 

  직 국회의원이나 교수님, 혹은 전직 장성 이런분들은 그 사이 더 연로해 지셨을 

  테니 이제 이런 자리에 직접 나오셔서 마이크 들고 연단에 서실 연세가 아니겠 

  죠. 뭐...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봐야하는건지. 아니 솔직히 세대교체 

  가 이뤄졌다는 표현 자체가 너무 민망할 정도로...인적구성만 많이 바뀌었을뿐 오 

  히려 그때에 비해 더 저질이고 더 막장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 

 그건 최광일 권사의 솔직한 심정이다. 구체적인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볼때는 요즘 말많고 탈많은 어느 목회자가 마치 보수우파 집회 전체를 주도라도 하고 있는것처럼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반핵반김 집회때만 해도 전 모 목사라는 이는 명함조차 내밀수 없는 서열이었다. - 그만큼 반핵반김 집회 시절의 연사들은 이런저런 저술,방송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모 교수, 대표적인 반공 정치인으로 알려진 어느 전직 국회의원, 또는 유력 언론사 편집국장이나 대표를 역임한 A씨나 B씨 혹은 백마고지의 영웅인 어느 장성 또는 3공,5공시절 경제장관,통일장관을 했던 어느어느분 등.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일개 듣보잡급 교회 목사가 함부로 거기서 마이크를 들고 일장연설을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었다. 사실 그때는 오히려 워낙 보수우파 집회를 주도하던 이들이 한때 우리사회 요직을 담당하거나 거물급이었던 인사들이었기 때문에 지도부 내부에서의 서열다툼이라던가 너무 권위적인 문화 이런게 주 비판대상이면 비판대상이었지 오늘날 문제가 되는것들이 거론되던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었다. 굳이 표현을 정확히 하지만 ‘인물교체’는 이뤄졌어도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단순한 생물학적 연령대야 반핵반김 집회시절 연사들의 평균연령대보다 낮아졌지만 그대신 분위기나 발언의 수위,내용은 더 저질이나 막장이 되어버린 그런 분위기. 단순히 어느 특정 목회자의 문제뿐만 아니라 반핵반김 집회 시절에 비해 많이 변질되어버린 오늘날의 보수우파 집회. 그 분위기를 한탄하는것에 대해서만큼은 최광일 권사와 박인수 장로에게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분위기다. 

 “ 정치의 역할과 종교의 역할이 뒤섞여져버린 것 같아요. 솔직히 보수우파 집회 초 

  창기때는 그만큼 대중동원 능력이 되는 보수 기독교단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 

  었던 불가피한 면이 있었지만... ” 

 “ ...... ” 

 “ 그땐 그래도 최소한 기도회 시간과 정치연설 시간은 순서가 나뉘어져있었잖아요. 

  그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 시간은 목사님들으 나오셔서 기도를 주도하시 

  고 2부 정치집회 순서에서 이런저런 연사들이 나와서 햇볕정책의 문제라던가 86   

  운동권의 이념적 실체 혹은 진보정권 하에서의 이런저런 경제실정이나 문제점을 비 

  판하고 하던...최소한 정치집회와 종교집회가 구분되어있는 느낌이었는데... ” 

 사실 그것도 따지고보면 ‘형식적인 구분’에 불과한것이긴 하지만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보수우파 집회에서 일정부분 역할분담이 되어있었던 모양새인 것이다. 종교집회 성격이 강한 ‘기도회’는 대중동원에 힘이 되어준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주도하시고 정치연설은 2부에서 주로 어제의 전직 장관,국회의원,군 장성,대학교수등이 진보정권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는 최소한 그 정도의 역할분담은 되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종교집회와 정치집회의 성격이 뒤섞여 뒤죽박죽이 되었다는 점. 그게 반핵반김집회와 작금의 보수우파 집회의 확실한 차이점이었다. 최광일 권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 솔직히...그리고 이런말씀까지 드리는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 

 “ ...... ” 

 “ 그 사람...혹시 귀신들린 것 아닌가 그 생각마저 들더군요. ” 

 “ 누구 ? OOO 목사 말인가 ? ” 

 어쨌든 이제 OOO 목사도 더이상 무명인사라고 할수도 없고 또 여러 가지 사정상 직접적으로 대놓고 노골적인 비난을 하기도 난감하긴 하지만 일단 이 순간만큼은 최광일 권사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 나름 뭐...열정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 사실 연설 내용 자체에 별다른 깊이 

  는 없었지만 – 여하튼 나라가 빨OO세상 되어가는 꼴은 못본다. 그런 생각으로 분 

  연히 일어선...그 열정만은 그래도 점수를 주고 싶은데... ” 

 “ ...... ” 

 “ 그 열정이 지나치다보니까 그만 어긋나버린...그런 사례 같다고나 할까요. 제가 박 

  장로님 앞에서 이런식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는 소리긴 합니다만...저도 나름 

  대로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런 경우를 많이 봤어요. 비단 종교문제가 아니더라도 정 

  치가 되었든 문화,예술 분야가 되었든 사람이 어느 한가지에 지나치게 열중하고 열 

  정적이 되어버리면...언제부터인가는 정상이 아닌길을 가게 되어버리는...그런 사례 

  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나이 90의 박인수 장로 앞에서 최광일이 자신이 인생을 오래살았다는식으로 말한다면 그건 무례하고 주제넘는 소리가 된다. 허나 어쨌든 지금 광일은 박인수 장로 앞에서 어느 말많고 탈많은 특정 목회자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는것이고 그 내린 결론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지나치게 열정적이다보니 어느순간부터 맛이 간 것 아닌가’ 하는. ‘귀신들린 것 아닌가 ?’ 하는식으로 말한다면 좀 지나칠지 몰라도 적어도 그 문제의 인물이 언제부터인가 뭔가 정상이 아닌길을 가는것처럼 보인다는점 만큼은 최광일 권사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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