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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레드벨벳 조이 (13)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평행우주 이야기 – 5. 백팔기 

 


 감옥안에서 며칠의 시간을 보냈다. 이대로 죽게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온갖 허망하고 허탈한 심정에 사로잡힌채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깊은 밤중인 것 같은데 옥졸 몇몇이 와서는 묘천을 끌어내었다. ‘혹시 오늘 처형하는것인가 ?’ 하는 생각에 마지막 유언이라도 남길 기회를 주면 무슨 말을 해야하나 그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옥졸들은 일단 묘천을 데리고 감옥안에서 나와 조금 떨어진곳의 어느 평평한 빈 공간으로 갔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다시 커다란 두건을 씌우고 양팔과 양다리를 묶는 것 아닌가. ‘결국 처형이구나’ 하는 생각에 아찔한 심정과 함께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차라리 애초에 집을 떠나지 말걸’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비록 아버지의 젊은 후처를 살해해서 우물가에 내던지긴 했지만 아버지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이유를 잘 말씀드리면 설마 아버지가 아들인 자신을 죄주시기까지야 하셨겠나. 그런 생각이 드니 애초부터 그렇게 무작정 집을 떠나 남문의 여기저기를 정처없이 떠돈 그 시간이 한없이 허무해지고 후회되는 것이다. 덕분에 남문의 곳곳에 사는 백성들 사는 모습이며 별의별 이상한 사기꾼이나 사이비집단 같은곳 심지어 야적떼나 도적떼를 만나기까지 했지만 그러다 결국 적성단에 합류하여 대대적인 반란을 주도한 모양새가 되기까지 했지만 그 모든 시간이 다 부질없고 허망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적성단의 백팔호걸은 모두 죽었다더니 혹시 그 백팔호걸도 인육을 즐긴다는 황제의 먹이나 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런식으로라면 자신의 육신마저도 그 이상한 변태황제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닌가 그 생각을 하니 소름이 다 끼칠 지경이었다. 차라리 여기서 몸부림치며 이대로 죽기싫다며 발악이라도 하던가 필사적으로 도망이라도 쳐볼까. 어차피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라면 마지막 저항이라도 원없이 해보다 죽는게 낫지 않겠나 그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오만생각이 다 드는 가운데 두건으로 얼굴을 묶은 묘천은 어떤 수레 같은것에 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두건으로 얼굴까지 가린 상태이니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을 확실하게 알수는 없었지만 이런식으로 처형장으로 끌려가게 되는것인가 그 생각밖에 들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때 수레밖에서는 몇몇 병사가 어떤이들과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고 또 저만치 멀리 떨어진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사내가 또다른 옥졸들에 이끌려 처형장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묘천은 그 안에서 알수가 없었다. 

 헌데 생각보다 처형장이 먼 것일까. 곧 사형장에 도착할줄 알았건만 묘천을 태운 수레는 어디론가 한참을 계속 가고 있었다. 비록 얼굴을 가린 상태이지만 체감적으로도 한 며칠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수레는 묘천을 태운채 계속 어디론가 가고만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어차피 처형시킬 몸이라면 굳이 그럴필요까진 없을 것 같은데 묘천을 데리고 가는 수레의 일행은 간간이 쉬며 끼니때는 소량의 식사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덕분에 밥을 먹을때만이라도 잠시 두건을 풀어주긴 했는데, 소량의 식사를 하는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꽤 머나먼 낯선곳으로 가고 있음을 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다. 다만 궁금해서 ‘대체 날 데리고 어디로 가는것이냐 ?’고 물어봐도 병사들은 도통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면 잠시 풀어준 두건을 도로 씌워서 묶어놓을 따름이었다. 

 그런식으로 며칠을 가고 또 가다가 수레가 멈추고 병사들은 묘천을 수레에서 내리게 했다. 묘천은 내심 ‘또 식사때라서 잠시 쉬는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도대체 어디까지 가고 또 목적이 무엇이길래 자신을 삼시세끼 식사까지 챙겨주는가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병사들이 그 물음엔 통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여전히 내막은 알 수 없어 이젠 불안해지기까지 하는데, 다만 이번엔 식사때라면 바로 두건을 풀어주고 ‘식사나 하시라’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간단한 식사나 제공하면서 옆에서 감시하는겸 돌보는겸 하면서 같이 밥을 먹거나 할텐데 이번엔 그러지도 않는다. 한참을 저만치에서 뭔가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리는게 느껴지긴 했는데 그러다 어떤이가 다가와서는 자신의 손을 덮석 잡았다. 누구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건속의 묘천은 불안감이 엄습할 수밖에 없었고 다만 두 손을 굳게잡은 알 수 없는 이에게선 어떤 온기가 느껴졌다. 단순한 체온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손을 잡은이가 한참을 착잡한 표정으로 두건을 쓴 묘천을 바라보고 있음을 그는 알턱이 없었다. 

 어떤이가 그렇게 묘천의 손을 잡아 이끌고 좀 더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설마...그럼 그렇지 결국 사형장으로 가게되는구나’ 그 생각이 다시드는 묘천. 사실 수레가 한참을 며칠을 가고 심지어 밥 세끼까지 꼬박 챙겨줄때까지만 해도 ‘혹시 죽이는 것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실날같은 희망과 기대가 생기기도 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다시금 그 기대를 사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혹시 그만큼 엄청나고 중요한 죄를 지은 죄인이라서 황도에서 멀리 떨어진곳까지 와서 그곳에서 처리를 하려는것인지. 여하튼 다시금 얼마를 더 갔을까. 잠시후 그쯤에서 묘천의 손을 잡고 데리고 가던 이가 멈췄다. 그리고 묘천의 두건을 풀러주었다. 

 “ 아...아니 당신은 ? ” 

 두건이 풀러지고 자신을 이곳까지 데려온이를 바로 확인할수 있었을때는 묘천은 몹시나 놀랐다. 물론 오랜만에 두건이 풀려지고 햇빛을 본것이기 때문에 – 물론 식사때 두건을 벗을수 있긴 했지만 – 순간 눈이부셔 좀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그가 이강윤임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둠속에서나마 감옥에서 잠시 그를 마주대하기도 했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어린시절 이따금씩 자기 아버지를 만나러 오던 친우였던 이강윤이란 선비를 봤던 기억이 묘천에게도 다시금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놀랍고 의아해진 묘천이 묻자 이강윤이 답했다. 

 “ 여긴 원명국과 국경을 맞닿고 있는곳이다. 원명국은 너도 모르지 않을터. ” 

 “ 예에 ? ” 

 그 옛날 노나라가 망한뒤 열국쟁패의 시대가 열렸을 때 바로 중원지대를 차지했던 도족과 모족의 나라. 그 나라들의 후속국가인 지금의 원명국. 원명국은 심지어 북방 이민족들에게 쫒겨나 남서쪽 지역에 자리잡은 북문까지 끝내 멸망시켜 결국 더 남서쪽 척박한 지역으로 쫒겨간 노나라의 후예들이 오늘날 남문을 세우게 만든 그 원인 제공자들이기도 하지만, 헌데 하필 그 원명국과의 국경지대까지 오게되다니. 묘천은 놀라면서도 그 의도를 더더욱 알 수 없어 의아해하고 있었다. 

 “ 내가 그래도 조정에서 명예직이나마 벼슬을 하고 있음이 천우신조였는줄 알거라. 

  너 말고 가짜 묘천으로 잠시 황제의 눈을 속였다. 그래서 그 가짜 묘천은 이미 사 

  형이 집행되었고 너는 다른 나라로 보내던가 해야 니 목숨을 보전할수 있을 것 같 

  아 널 데리고 손수 여기까지 온게야. ” 

 “ 그...그럼 어르신께서... ” 

 감옥안에서 이강윤을 마주했을때까지만 해도 비록 아버지와 한때 친분이 있던 노나라 출신의 후예 선비라고는 하나 지금은 그런 명예직 벼슬이라도 하고 있으면서 목숨을 보존하는 처지로 자신을 조롱하고 있는 것 같아 화까지 났는데 이강윤에게 이런 깊은뜻이 있었는지는 꿈에도 생각못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 남문에는 희망이 없어. 4대째 40년 세월 막장황제들이 연거푸 즉위를 해서 나라를 

  온통 엉망으로 만들어버렸고 옛 노나라의 건국철학을 회복하기는커녕 나라꼴이 여 

  기서 더 엉망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봐야할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구나 오죽 

  하면 네가 적성단에 가담했겠느냐..그 심정도 생각해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 

 “ 아...아저씨... ” 

 따지고보면 애초에 제갈량을 끌어들여 적성단 세력을 괴멸시킨 원인제공자가 이강윤이기도 한데 그 이강윤이 비록 친구의 아들이기는 하나 그런 묘천의 목숨을 이렇게 살려줄 생각을 하다니. 너무 극적인 반전이라 묘천은 너무나 놀랍고 죄스러운 마음에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한바탕 통곡을 했다. 이강윤이 그런 묘천을 다독이며 자리에서 일으켰다. 

 “ 원명국으로 가서 이름도 새로 바꾸고 거기서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해라. 이 엉망 

  이 되어있는 나라에 계속 있어봤자 무슨 희망이 있겠냐 ? 옛 노나라의 정신을 회복 

  하려는 선비,지사들의 의지도 이젠 다 허망하고 헛된꿈이 되어버렸어. 적성단도 이 

  제 다 섬멸되었으니 다시 그네들과 반란을 일으키거나 하기도 쉽지 않을터. 너는  

  어서 원명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저 산을 넘어 그곳으로 가서 네 목숨이라도 보 

  존하여 여생을 편히 살도록 하려무나. ” 

 “ 아저씨이~~~!!! 어르신~~~!!! 으흐흐흑~~~!!! ” 

 


 적성단의 난에 가담한 죄로 꼼짝없이 죽게 되는주로만 알았는데 아버지 노승환의 옛 친구인 이강윤의 배려로 극적으로 목숨을 살릴수 있게 되다니 이렇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못한 묘천은 이강윤의 그와같은 배려에 감격해서 대성통곡을 했고 이강윤이 그런 묘천을 달래며 격려했다. 

 “ 여기서 너무 오래 시간을 지체할수 없다. 오죽했으면 적성단에 가입해서 이런 반 

  란까지 일으켰겠나...네 심정이야 십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여기서 너무 오 

  래 지체하면 너나 나나 자칫 일이 잘못되어 정말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어. 그러니 이제 그만 진정하고 어서 원명국으로 떠나도록 하여라. 저 산 

  만 넘으면 바로 원명국이 나오니까 그곳에서 이름과 신분을 고쳐 살면 충분히 네 

  목숨은 부지할수 있을게야. ” 

 그러고보면 국경지대 근처 인적이 드문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오래 둘이 머물면서 이러고 있으면 누군가의 눈에라도 뜨여 의심을 살수도 있고 묘천을 여기까지 데려온 병사들도 – 100% 정확한 내막은 알지 못하더라도 – 뭔가 이상하게 생각할 수가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바로 인근에서 묘천을 수레에서 내리게 한뒤 그를 손수 여기까지 인도해서 단둘이 이야기 나눌수 있는곳에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보여준 이강윤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너무 시간을 오래 지체해도 곤란해질 수밖에 없는 일. 묘천이 결국 그쯤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 남문은 이제 희망이 없다. 옛 노나라의 정신과 맥을 이어갈 그런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것도 이젠 불가능해져버린 꿈이 되었고...우리같은 나이많은 사람들은 그냥 

  적당히 눈치를 보면서 제 한 목숨 부지하며 살아가면 그만이지만...젊은 사람들은 

  아직 살아가야할 날이 많지 않느냐. 그러니 어서 떠나도록 해. 희망없는 남문을 이 

  만 포기하고 이웃 원명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도록 하려무나.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구나. ” 

 친구의 아들 묘천 아니 노윤을 이렇게 살려 보내주려는 이강윤의 마음. 그 역시 어찌 복잡한 심경이 아니겠냐만은 지금은 서로에 대한 근심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쉬운 눈빛을 보낼뿐이다. 이대로 묘천이 국경을 남으면 이강윤과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지 그 조차도 기약이 없을터. 묘천이 다시금 이강윤의 손을 한번 잡아보고 그의 얼굴을 영원히 가슴속에 새겨두기라도 하려는 듯 한참을 바라본다. 다시금 복잡한 속마음에 눈물이 솟구치려는 것 같은 묘천. 이강윤은 그런 그에게 너무 시간을 지체하는 것 같으니 어서 떠날 것을 재촉한다. 묘천이 결국 이강윤에게 한번 큰절을 올 리고 그쯤에서 발걸음을 옮긴다. 이강윤은 이웃 원명국과 연결되는 국경지역인 산속으로 묘천이 들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한참을 그 뒷 모습을 바라본뒤 서서히 발걸음을 옮긴다. 

 “ 후우...험한 산세로구먼. ” 

 원명국과 남문의 국경지대인 산이라고 하더니 생각보다 산이 험준했다. 산을 다 넘으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기도 했고, 생각해보면 원래 노나라가 망한뒤 그 후속국가로 400년이 지난뒤 중원에서 남서쪽으로 다소 떨어진 지역에 ‘양나라’가 세워졌고 양나라가 망한뒤 다시 150년 정도의 혼란기를 지나 북문이 세워졌는데, 북문이 원명국의 전신인 고흥국의 공격을 받아 지금의 더 척박한 사막지대로 이주하여 남문을 세운것인데, 따라서 지금 이 산을 넘어 도착하는곳도 따지고보면 옛 북문의 땅인 셈이다. 하긴 그런식으로 따지면 중원과 진대륙 전체가 엣 노나라 땅이기도 했지만 지금와서 그런 것을 따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복잡한 생각에 다시금 한숨이 나오는 묘천.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산을 오르다보니 어느덧 산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제법 깔끔하게 정돈된 여러 마을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러고보면 저기가 원명국인 것 같은데 적어도 느낌에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남문보다는 뭔가 평온하고 풍족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어쨌든 저곳에서 자신이 새로운 신분과 이름으로 살아가려면 어찌해야하나. 잠시 그런 생각을 좀 하다가 천천히 산 정상을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서서히 원명국 안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태어나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고 말로만 들어왔던 그리고 그 뿌리를 따지자면 옛 노나라를 멸망시킨 도족과 모족의 후예들이 만든 나라인 원명국. 그 원명국을 어릴때부터 ‘옛 노나라 선현의 가르침을 이어가야 하고 옛 노나라 땅을 회복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아버지로부터 전해받고 교육받아온 그 묘천이 가고있는 것이다. 남문을 무너뜨리려는 적성단의 난에 가담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자신을 살려준 아버지 친구분 이강윤의 배려로 자기 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새로운 나라로 향해하고 있는 것이다.  

 “ 수상한놈이다...누구냐 ? ” 

 아마 국경에 다다라서 원명국 영토안으로 진입하는곳쯤 되나본데 그래서인지 국경을 수비하는 수비병이 있었던듯하다. 묘천의 행보를 수상쩍게 여긴 그들이 다가왔고 묘천은 급한대로 일단 자신의 신분을 둘러댄다. 

 “ 장사를 하는 자로 이름은 공철이라고 합니다. 원명국에 들어갈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십시오. ” 

 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를 오가려면 최소한 여권이나 통행증 같은 증명서가 있어야 하는 것은 상식일터이고 다만 그것을 미처 준비해오지 못한 묘천. 그래서 일단 자신의 신분을 둘려대려했는데 국경 수비병들은 믿을수가 없다는 듯 다시금 물었다. 

 “ 장사를 하는 자라면서 보따리 하나 갖고있지 않지 않았느냐 ? 그러면서 무슨 장 

  사를 한다고... ” 

 “ 그...그게 산적떼를 만나서 그만... ” 

 “ 산적을 만나 짐을 빼앗겼다구 ? ” 

 “ 아, 예예... ” 

 일단 그런식으로 자신의 신분을 둘러대보며 말하고 있는 묘천. 차라리 이런식으로 원명국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 여권이나 통행증 같은 것을 발부해주시면 좋겠다는 그런 애원이라도 해볼까 속에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데 그런 묘천을 수비병이 거듭 추궁한다. 

 “ 이 근방에는 산적떼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대체 무슨 산적을 만났다는것이야 ? ” 

 “ 예에 ? ” 

 국경을 수비하는 수비대라면 당연히 이 근방에 대한 지리나 정보 정도는 교육을 받아 알고 있을터. 아마 백성들의 삶이 많이 피폐해지고 나라가 어지러운 남문의 사정과는 달리 원명국은 그런 산적떼가 많지 않은 듯 했다. 일단 거듭 묘천의 행보를 수상쩍게 여긴 수비병들은 그를 붙잡아 끌고갔다.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여권이나 통행증을 내어주시면 좋겠다는 요청이라도 할걸 그랬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데 일단 국경지대의 감옥에 일시적으로 갇힌 묘천은 얼마후 지역의 태수에게 넘겨졌다. - 원명국의 행정제도는 일단 남문과 크게 다르지 않아 큰 지역은 태수, 작은지역은 현령이 다스리고 있다. 사실 원명국 이전의 도족,모족의 국가들도 행정제도는 옛 노나라의 시스템을 본따서 만들었는데 원명국 역시 비슷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현령도 아닌 태수급에게 넘겨져 심문을 받게된 묘천. 지역의 태수가 묘천을 심문하자 그는 다시 이렇게 신분을 둘러댔다. 

 “ 원래 장사를 하며 여기저기 떠도는 몸으로 이름은 공철이라고 합니다. 헌데 산적 

  떼를 만나 장사를 해야하는 물건은 물론 여권이나 통행증도 모두 빼앗겼습니다. 그 

  러니 제 사정을 좀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청이 하나 있다면 원명국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수단을 삼아도 좋다는 여권이나 통행증을 발급받았으면 합니다. ”  

 “ 혹시 적성단과 관련되어 있는자냐 ? ” 

 “ 예 ? ” 

 ‘적성단의 난’ 자체가 워낙 큰 반란이었기 때문에 원명국이든 다른 나라든 소식이 전해지지 않을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를 오가는 사신이나 외교관을 통해 소식이 전해질수도 있고 장사등을 하며 오가는 이들을 통해서도 또는 원명국이 보내는 첩자들에 의해 전해질수도 있을 것이다. - 원명국은 확실히 남문에 비해 행정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 정상국가다. - 태수의 심문이 거듭된다. 

 “ 적성단의 난이 진압되고 나서 뿔뿔이 흩어진 잔당들이 개인적으로 이웃 국가들로 

  까지 숨어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혹시 적성단의 난과 관련 

  이 있느냐 없느냐. ” 

 차라리 이렇게 된 것 그럼 ‘적성단의 난’에 가담한적이 있는 그런 잔당이라고 말해버릴까 그 생각이 들었다. 가담정도가 아니라 황도의 주요 무기창고를 기습해서 박살냈을 정도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자란 사실까지는 숨기더라도 단순 가담자라고 할 때 굳이 그런자를 이웃나라에서 처벌하거나 할 까닭은 없을 것 같다. 실제 적성단 108 호걸은 제갈량의 꾀임에 빠져 황도 남동문 안 병사훈련장에서 모두 죽음을 당했지만 그 외 천여명의 다른 병사나 산적,야적떼 출신들은 다들 뿔뿔이 흩어져 제 한목숨 부지를 위해 이웃나라로 숨어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결국 묘천은 고민 끝에 이와같이 말한다. 

 “ 실은 저 역시 적성단의 난에 가담을 한적이 있었던자로 흉년에 가족들을 다 잃고 

  정처없이 떠돌던 자로써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허나 적성단의 난 역시 모두 진 

  압되었고 반란군에 가담한 처지로 이제 남문에선 더 이상 살 수 없는 몸이 되었습 

  니다. 원컨대 귀국 원명국에서 제가 생계라도 유지하며 한목숨 살수만 있게 해주신 

  다면 이 은혜를 죽을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 

 


 묘천이 애원했으나 태수는 일단 그를 다시 가두게했다. 원명국에서 그나마 목숨이라도 부지하며 살아가려고 했는데 그 마지막 소망마저 이렇게 무산되는가 하는 생각에 묘천은 다시금 아득해졌다. 설마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나라에 숨어들어온 죄 정도로 사형에 처해지거나 하진 않겠지만 여하튼 원명국에서 살기를 바란 묘천의 애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의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어진다. 설마 자신이 있던 남문으로 돌려보내지야 않겠지. ‘적성단의 난’에 가담한바가 있음을 밝혔으니 도로 남문으로 송환된다면 죽을수도 있다는 것을 원명국의 관리들도 모르진 않을텐데 이제 자신의 운명은 어찌되는것인가 묘천으로선 불안한 심리로 원명국의 변방 국경지대 관아의 감옥에서 며칠을 보냈다. 

 며칠을 그러고 있다 묘천은 끌려나와 수레에 실려 어디론가 가게되었다. 실은 묘천은 원명국의 황도로 보내지게 되어 있었는데, 아직 묘천이 그 구체적인 사항까지 알수는 없다. 원명국의 수도는 옛 노나라 수도와 그 인근지역을 병합 지금은 ‘이레나’라고 부르는 제법 큰 도시로 성장해 있는데 여하튼 묘천은 그 수도로 보내지고 있는 것이다. 원명국의 남서쪽 변방지역에서 몇날며칠을 걸려 수도 이레나에 도착하게된 묘천. 그리고 그곳에서 묘천은 다시 황도의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황도의 감옥이라고 해봤자 크기가 좀 넓다는 것 빼곤 감옥이 크게 별다를 것은 없는법. 다만 죄수들이 그래도 밤에 잘 때 편하라는 배려인지 일종의 이불이나 요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거적떼기 같은 것이 몇벌 깔려져있거나 놓여져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점이었다. 

 여하튼 원명국의 수도에까지 끌려오게 된 묘천. 허나 그곳에서라고 해서 감옥안에 갇힌 처지는 별반 다를것이 없어 묘천은 여전히 막막하고 불안한 심리속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나 또 지났을까. 옥졸 몇몇이 묘천이 갇힌 옥사 앞으로 와서는 나오라는 듯 손짓했다. 묘천이야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으니 일단 옥졸이 있는곳으로 다가가보았다. 묘천을 옥사에서 나오게 한 옥졸들은 그런 묘천을 어디론가 다시 데려갔다. 옥사 건물안에서 나와 어떤 넓고 평평한 공간으로 인도된 묘천. 헌데 옥졸들이 그에게 대충 창이나 칼같은 것을 무기삼아 하나 쓰도록 했다. - 묘천이 원래 집을 떠났을 때 준비한 창은 제갈량에 의해 체포되었을 때 분실했으며 황금은 ‘적성단의 난’에 필요한 비용으로 쓰라고 전부 기부해 버렸기 때문에 묘쳔에겐 지금 창도 노잣돈도 한푼 남아있지 않다. 일단 옥졸들이 시키는대로 창을 들고 그들이 가라는곳으로 가보았다. 넓고 평평한 공간에 열명 남짓한 장정들이 있었다. 그리고 저쪽 위 객석같은 곳에서 어떤이들이 몇 명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긴 했으나 묘천의 신경이 아직 그곳까지 미치진 못했다. 한편 멀뚱멀뚱 묘천을 바라만 보던 장정 두어명이 갑자기 어떤 빈틈을 타 묘천을 기습하려 들었다. 당황한 묘천이 창으로 그들을 막아냈다. 장정들은 생각보다 힘이 세진 않았는지 묘천의 창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그 모습에 다른 장정들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 다른 장정 두어명이 더 묘천에게 달려들었으나 역시 묘쳔의 창술을 당해낼수 없었다. 열명 남짓한 장정중 이미 절반 가까이를 제압한 셈인데 묘천의 실력이 보통 아님을 알아챈 다른 장정들은 이미 겁을 먹었는지 몸을 사리고 묘천에게 쉬이 달려들지 못하는 듯 했다. 이중 한둘이 다시금 틈을 보아서 묘천에게 반격을 꾀하려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역시 쉽지 않았다. 대충 그렇게 열명 가까운 정체불명의 장정들과의 공방이 계속되었는데 그러다 얼마쯤 지나서. 

 “ 그만 !!! 그만 !!! 이제 그만하라 !!! ” 

 북소리 같은 것이 나면서 이제 ‘그만하라’는 남자의 말소리도 들려왔다. 묘천이 그곳을 보니 제법 고급스러운 복색을 갖춘이가 다른 두어명 정도와 이 광경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장정들은 묘천에게 더 이상 달려드는 것을 멈추었고 묘천에게 당한 몇몇은 부상 상태가 좀 심해보이기까지 했다. 일단 다른 옥졸이나 병사로 보이는듯한 이들이 와서는 장정들은 도로 어디론가 데려가버렸고 장정들은 묘천에게 당했기 때문인지 뭔가 대체로 풀이죽어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안내를 받아 ‘싸움을 그만두라’고 하는 사내가 있는곳까지 보내진 묘천. 남자가 묘천을 격려하듯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을 건넨다. 

 “ 너무 염려하실 것은 없소. 우리 조용히 차나 한잔 마시며 이야기나 나눕시다. ” 

 그리고는 인근에 있는 테이블에 묘천을 마주앉게 했다. 잠시후 시종으로 보이는 이들이 간단한 다과를 내오고 남자가 차를 들면서 이와같이 말을 건넨다. 

 “ 나는 원명국의 승상으로 있는 이긍이라는 자요. 종종 남문에서 적성국의 난에 가 

  담했다 패한이들이 우리 원명국까지 도망쳐오기도 한다기에 한번 그들의 능력을 테 

  스트해보고 싶어 이런 장난을 쳐본 것 뿐이오. 너무 염려마시오. ” 

 “ 테스트...라니요 ? ” 

 말을 건네는 자가 원명국의 승상 이긍이라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체 테스트라니. 아직 의도를 알 수 없어 여전히 불안하고 의아하기만 한 묘천. 이긍 승상의 말이 이어진다. 

 “ 듣기로는 적성단의 난에 가담한자가 천수백에 달한다고 들었지만 – 오죽 나라꼴이 

  엉망이면 그렇게 많은 이들이 반란에 가담했을까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 그렇게 

  많은 이들이 우리 원명국으로 귀순해올 경우 우리도 그들을 다 받아들일만한 사정 

  이 되지 못하오. 또 그런자들중에는 천성이 아예 처음부터 바르지 못한이들도 있을 

  수 있을것이고...그래서 그 사람됨과 능력을 간단히 테스트해보려고 이런일을 벌이 

  는것이오. ” 

 “ 그래서 혼자 저렇게 열명이나 되는 이들을 상대하라고 하는것이오이까 ? 누군지도 

  모르는 그런이들을 말입니다. ” 

 ‘적성단의 난’에 가담을 했든 안했든 열명이나 되는 사내들을 상대할수 있는 이는 세상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이해할수 없다는 듯 나오는 묘천. 무엇보다 자신을 상대한 장정들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할터. 이긍이 그에대한 설명을 덧붙여준다. 

 “ 사실 상대한 장정들은 원래 원명국에서 죄를짓고 감옥살이를 하고있는 잡범이나  

  흉악범들이오. 개중엔 강도나 절도같은 단순 잡범도 있고 연쇄살인이나 근친살해 

  같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이도 있으나...여하튼 힘은 별로인 그런 보잘것없는 자들 

  이오. 뭐 그런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이라고 해서 ‘죽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이런일 

  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적성단의 난에 가담했다 도망쳐오는자들의 됨됨 

  이를 한번 테스트해보려고 한 것이오. ” 

 허나 여하튼 아무리 잡범이나 흉악범이라고 해도 열명 가까운 이들을 혼자 상대한다는것도 무리고 무엇보다 상대의 실력을 모르는채로 무작정 덤벼들었다간 아무리 죄수들이라고 해도 그들 역시 몸이 상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그걸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현명한 처사는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이긍이 일단 그 부분에 대한 보충설명을 좀 해준다. 

 “ 실은 게다가 나름...누군가를 찾던 중이었소. 오늘처럼 이런 죄수들과의 대결에서  

  그런대로 선전한 이들은 수도에서 작은 장사라도 하며 살게 해주던가 또 능력이 너  

  무 없는자들은 머나먼 변방지대로 추방을 시킨다던가 하지만...사실 오늘 특별히 열 

  명이나 되는이들과 대결을 시킨 이유는 누구를 좀 찾고 있었기 때문이오. ” 

 “ 찾다니요 ? 도대체 누구를 찾는다는 말씀이시오이까 ? ” 

 “ ‘적성단의 난’때 사전에 황도를 기습하여 무기고를 박살낸 그런자가 있다고 들었소 

  . 그만한 실력을 갖춘 자라면 분명 보통 인재가 아닐터. 혹 만나게 된다면 한번 우 

  리 원명국이 필요한곳에 중히 쓸 그런 구상을 하고 있었소이다. 혹시 남문의 무기 

  고 습격을 주도한 그자에 대해 아는바가 있으시오 ? ” 

 


 묘천은 적잖이 놀랐다. 적성단에서 황도 무기고 습격사건을 주도한 것은 바로 자신 아닌가. ‘적성단의 난’ 자체가 워낙 큰 반란이었으니 그 난 자체와 전개과정이 어느정도 원명국에 알려지는것까진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그 습격사건을 주도한이가 대체 왜 원명국에 필요하단말인가. 다른건 몰라도 자신의 정체를 더 이상 숨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묘천은 결국 사실대로 자신의 신분을 자백하기로 했다. 

 “ 그렇다면...정녕 당신이...그 무기고 사건을 주도했다는 묘천이라는 선생이시오 ? 

 ” 

 “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적성단의 난은 아시다시피 실패로 돌아갔지만 저 혼자는 

  어찌하다보니 모진 목숨이 죽을운명은 아니었던지 이렇게 구사일생으로 살아 원명 

  국까지 오게 되었소이다. 처음 한동안은 부득이하게 제 진짜 정체를 숨길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주시오. ” 

 그러나 이긍은 비로소 묘천이라는 자의 정체를 알게되자 무척이나 놀라와하면서 그의 손을 한번 잡아보기까지 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묻는다. 

 “ 헌데 적성단의 난이 실패한이상 거기서 그런일까지 주도한 선생이 살아남기는 쉽 

  지 않았을텐데 대체 어떻게 살아남아 여기까지 오시게 된 것이오 ? ” 

 “ 다행히도 제 목숨을 살려준 고마운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극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곳까지 오게된것이오. ” 

 “ 허허...그야말로 하늘의 도우심이었나보군요. ” 

 자신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여기까지 오게된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묘천은 일단 그 부분은 이와같이 얼버무리고 이긍은 아직 궁금한게 남았는지 다시금 질문을 건넨다. 

 “ 헌데 ‘적성단의 난’이 애초에 보고를 받았을때는 안에서 황도의 무기고를 습격하 

  고 밖에서는 그렇게 세력을 모아 진격하면 굉장히 용의주도한 전략으로 충분히 승 

  산이 있을것이라 우린 판단하고 있었소. 적성단의 난의 과정이 굉장히 치밀하고 용 

  의주도하게 준비된것만은 분명해 보이는데 대체 어쩌다가 실패한것이오 ? ” 

 교통,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 이웃나라에서 발생한 반란의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는지 적성단에 내분이 있었다는 사실까진 원명국이 파악을 못한듯했다. 묘천 역시 그 자세한 내막은 밝히기가 부끄러웠는지 대충 이 정도의 사실까지만 밝힌다. 

 “ 안타깝지만 안에서 내분이 있었소. 그래서 나 역시 적의 속임수에 넘어가 황도에 

  서 보낸 일행에 의해 체포된것이고...아무래도 워낙 여러지역에서 각자 다양한 출생 

  과 환경에서 자란 많은 이들이 뒤섞이다보니 융합이 쉽지 않았나보오. 그래서 안타 

  깝게도 적성단의 난은 실패하고 그 무리들 상당수가 죽거나 이렇게 뿔뿔이 흩어지 

  는 신세가 되었던것이오. ” 

 진심으로 하는 소린지 이긍은 묘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긍은 곧 묘천이 자신들에게 왔다는 사실을 황제에게 보고. 묘천과 황제가 알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때 원명국은 세워진지가 어느덧 2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황제도 12대 황제. 이름은 계응태라고 했는데 나이는 어느덧 50에 이른 인물로 원명국의 황제가 된지는 어느덧 22년째가 된 이다. 

 “ 어서오시오. 말로만 들었던 적성단의 난에서 그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대단한 자 

  를 이렇게 직접 만나보게 되다니 참으로 놀라운일이오. 한번은 꼭 만나보고픈 인물 

  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 

 “ 황제께서 미천한 소인을 이리 환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헌데 대체 어 

  찌하여 저같이 미천하고 부족한자를 이렇게 반가이 맞아주시는지... ” 

 “ 과시 겸손의 말씀이시오. 그런 기습작전을 성공에 이르게 할수있는 것이 어디 아 

  무나 할 수 있는 일이오 ? 내 그래서 혹시 그 적성단의 난에 기습작전을 주도한 이 

  를 가능하다면 우리 원명국에 투항시키거나 가급적 직접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던것이오. 다만 그렇게까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런 큰일을   

  한 묘천공을 이렇게 직접 마주하게 되다니. ” 

 계응태 황제는 술과 음식을 내와 묘천을 극진히 대접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 아시다시피 우리 원명국은 옛 열국쟁패의 시대에 도족과 모족이 내려워 터전을 잡 

  았던 그 국가들의 명맥을 이어가는 나라요. 열국쟁패의 시대를 지나 소윤씨가 다스 

  리는 경민국의 400년, 야율씨가 다스리는 고흥국의 300년의 시절을 지나 오늘날 

  계씨가 다스리는 새로운 왕조가 다시 200년을 내려오고 있소. ” 

 “ ...... ” 

 “ 우리 원명국의 선조뻘이 되는 연나라(* 열국쟁패시절 도족의 한 무리가 중원에  

  세운 국가)의 초대황제가 세운 국가비전은 ‘소통과 화합’이었소. 무엇보다 북방 유 

  목민들이 내려와 옛 노나라 영토에 터전을 잡은 국가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소 

  통하며 세력균형을 이루며 싸우지말고 살아가자는것이었소. 그러나 아쉽게도 이 

  후 연나라의 후계구도가 여의치 않아 단명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고 이후 열국시 

  대의 성위나 형가같은 나라를 지나 이후 태평성대에 경민국,고흥국 그리고 원명 

  국까지가 이어지고 있는것이오. 무엇보다 우린 옛 도족의 첫 국가였던 연나라의 

  태조가 처음 내세웠던 ‘소통과 화합’의 시대를 다시금 여는 것을 소원으로 하고 

  있소. ” 

 그러나 잠시 묘천은 그런 원명국의 황제를 노려보았다. ‘소통과 화합’이라고 했지만 따지고보면 원명국의 전신 고흥국은 바로 북문을 멸망시키게 하고 문나라 잔존세력을 더 척박한 지역으로 쫒겨가게 하여 오늘의 남문이 있게 만든 원인제공자들이다. 헌데 그런 자들이 자신앞에서 ‘소통과 화합’을 입에 담으니 가소롭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묘천의 생각이야 어떻든지간에 계응태는 자신의 생각을 좀 더 말해간다. 

 “ 내가 알기로는 옛 노나라 초창기에는 국가와 세상을 바로 이끌어가는 가르침을 열 

  권 정도의 책으로 낸 현인이 있었다고 들었소. 그러나 이후 열국쟁패의 시대를 거 

  치면서 옛 선현의 쓴 책은 다 불살라 없어지거나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 

 바로 그런 노나라 옛 선현의 뜻을 복원하고 다시금 되살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자라온게 묘천 아니 그 이전의 노윤이 아니던가. 따라서 묘천은 자신 앞에서 이런말을 하는 계응태 황제가 다소 어이없다고 생각할뿐이었고 그러나 계응태는 거듭 묘천을 바라보며 이와같이 말을 이어간다. 

 “ 나는 우리 도족의 시조국가가 내세운 ‘소통과 화합’의 비전 그리고 노나라 옛 선 

  현의 가르침을 합하기만 하면 충분히 천하를 평정하고 안정시킬수 있는 새로운 이 

  상국가를 세워보려는 꿈이 있소. 그러니 어떻소 묘천선생 ? 남문은 이미 엉망이 되 

  었고 ‘적성단의 난’마저 실패로 돌아갔으니...뿔뿔이 흩어진 적성단을 다시 복원하기 

  도 쉽지 않을터 차라리 이곳에서 우리와 손을 잡고 새로운 세상을 열 비전을 꿈꿔   

  보지 않겠소 ? ”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세상을 열 비전을 세워보자니. 대체 뭘 어쩌자는것인가. 묘천은 아직 계응태의 속내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움과 함께 경계하는 마음까지 생기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 옛 노나라땅인 중원,하북,서량등은 노나라 멸망후 북방에서 노나라를 몰아내고 새 나라를 세운 도족,모족,계족,걸족등의 후속국가들이 계속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열국쟁패의 시대처럼 서로 싸우는 전란은 많이 줄어든것뿐. 이미 노나라 옛 땅에 터전을 잡은 그 많은 나라중에 하나일뿐인 원명국에서 자신보고 뭘 어쩌란말인가. - 게다가 만약 그 세상을 더 평안케 할 방안중 하나가 혹시 지금 남서쪽 척박한 지역에 터전을 잡고있는 남문을 멸망시키기라도 하자는것이라면 그건 묘천으로선 더더욱 수용할수 없는 문제였다. 물론 묘천 역시 남문을 무너뜨리려는 목적으로 그런 반란에까지 적극 가담한 이이긴 했으나 묘천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옛 노나라의 정신을 다시금 부활시킨 새로운 이상국가를 만들자는 목적이었지 북방 유목국가의 후속국가들과 손을 잡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옛 노나라를 멸망시킨 철천지 원수국가들임을 생각하면 옛 노나라의 정신을 잇는 나라가 생긴다면 그네들 입장에서 지금 중원이나 하북등에 자리잡은 옛 북방 유목민의 후속국가들은 반드시 쳐부셔 없애야할 그런 대상들. 헌데 그런 자신보고 뭘 어쩌라는것인지. 계응태의 뜻밖의 제안은 이와같이 이어진다. 

 “ 어떻소 묘천선생. 내 묘천선생께서 우리와 손을 잡아주시기만 한다면...내 한번 묘 

  천선생을 중용함은 물론... ” 

 “ ...... ” 

 “ 한번 내 사위로 맞을 생각도 있소. 어떻소 묘천선생 ? ” 

 손을 잡는것도 모자라 사위까지 ? 과연 이런 제안들이 묘쳔이 수용할수 있는 제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응태 황제의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 내게는 두명의 황후와 세명의 후궁이 있고 그네들에게서 낳은 모두 열두명의 자녀 

  가 있소. 아들이 일곱이고 딸도 다섯이나 되지만 태자는 이미 정해졌고, 다만 후궁 

  에게서 낳은 청하라는 막내딸이 나이 올해 열아홉인데 시집을 가지 못했소. 만약  

  묘천공이 내 막내여식을 받아주기만 한다면 묘천선생을 적당한 곳의 성주로 삼아 

  공주와 함께 그곳 영지를 다스리게 하고 자손만대 잘먹고 잘살수 있게 해주겠소. 

  어떻소 묘천선생. 나와 함께 손을 잡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이상국가의 꿈도 펼 

  쳐보는것과 함께 공주와 결혼해서 이 나라의 부마가 되어 남은 여생을 편히 지내 

  보는 것이...내 제안을 한번 받아 주시는 것이 어떻겠소 ? ”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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