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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미미 (5)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부제 : 외국인 새엄마 2





 한참 그렇게 캐롤라인이 ‘폴란드에서 온 신부’라는 테마로 블로그와 SNS 활동으로 인기를 모으던 어느날이었다. 캐롤라인이 뜻밖의 댓글이 달렸다며 태광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태광...태광 이것좀 봐봐요. ”

 비록 긴 문장 같은 것은 여전히 태광의 도움을 받아가며 블로그나 SNS글을 쓰는 캐롤라인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 웬만한 댓글 정도는 태광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다 읽어볼줄 알텐데, 뭔가 어려운 의미의 단어라도 있나보다 해서 일단 태광이 가 보았다. 헌데 캐롤라인이 도움을 요청한 댓글은 뜻밖의 내용이었다.

 “ 방송섭외에 관한건데요. ”

 “ 방송섭외가 뭐에요 ? ”

 “ 말 그대로에요.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줄수 없겠냐는 요청이에요

  . ”

 내용은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섭외요청 댓글이었다. 보통 한 10명 정도의 주한외국인이 출연 한국 방송인,연예인과 1:1 퀴즈 대결을 펼치는 그런 방송인데 그런 프로 관계자가 출연섭외를 할만한 주한 외국인 블로그나 SNS 같은 것을 뒤지며 돌아다니다가 마침 캐롤라인의 블로그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태광이 일단 흥미가 가는 듯 캐롤라인에게 이와같이 말했다.

 “ 새엄마, 괜찮을 것 같은데요 ? 우리 한번 출연해봐요. ”

 “ 대체 어떤 프로그램인데요 ? ”

 캐롤라인이야 아직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TV는 거의 안 보는 편이라 해당 프로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다. 게다가 남편인 권혁봉 역시 대체로 회사에서 퇴근하면 바로 잠자리에 들기 바쁘니 한가하게 TV 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고, 그래서 해당 방송프로그램에 관한 정보가 그나마 있는 사람은 권태광이 유일했다. 태광이 그래도 그 프로를 몇 번 시청한적이 있는 듯 했다. 태광은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다며 섭외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헌데 태광...내가 퀴즈프로 나갈만한 실력이 될까요 ? 나 한국말도 아직 잘 못하

  고 솔직히 한국에 대해 아직 모르는것도 많아요. ”

 “ 괜찮아요. 어차피 새엄마는 1단계에 앉게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문제가 그리 어렵

  진 않을거에요. ”

 해당 프로는 한국에 거주한 연차나 한국말의 실력 정도대로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외국인이 앉게되고 거기에 한국인 출연자가 도전해서 10단계까지 올라가는 그런 프로였다. 일종의 ‘서바이벌’ 같은 형태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1단계에는 상대적으로 아직 한국말이 서툴거나 잘 모르는 외국인이 앉게되지만 윗단계로 올라갈수록 한국에 산지도 오래고 한국어 실력도 점점 능숙한 외국인이 자리에 앉아있다. 그리고 단계가 올라갈수록 문제 난이도도 점점 어려워지며 심지어 9단계,10단계 정도에 앉게되는 주한 외국인은 한국 거주 연차가 평균 30-40년 수준이고 한국말은 물론 역사,문화에 대한 지식도 해박한 경우가 많아 사실상 거의 한국인이나 다름없는 그런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허나 어차피 한국인의 입장에서 점점 윗단계로 도전하는 것이 아닌 아직 한국살이 초보주부인 캐롤라인이 ‘1단계’에 앉게되는 그런 프로라면 크게 고민할일은 아니었다.

 “ 괜찮겠어 여보 ? 난 아무래도 당신이 그런데 나가는건 삼가주었으면 하는데... ”

 오히려 해당 프로에 대해 잘 모르는 남편 권혁봉이 막상 그 이야기를 듣고 더 걱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허나 해당 프로에 대해 아는바가 전혀 없는 혁봉보다는 오히려 해당프로에 대해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더 걱정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사실 말이 1단계고 2단계고 그런것이지 1단계나 2단계 정도에 앉게되는 외국인도 9단계나 10단계등 한국 산지 10년,20년씩 되어 – 또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살게되어 어릴때부터 한국에서 자란 경우라던가 – 사실상 한국인이나 다름없는 그런 사람들에 비해 한국어 실력이 떨어진다는것이지, 이들 1단계나 2단계에 섭외되는 외국인도 가령 방송활동이나 기타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한 3-4년 정도씩이라도 장기 체류중인 상태인 외국인들이라 한국어 실력 자체가 결코 ‘낮다’고는 할수 없는 사람들이다. 상대적으로 비슷한 연배의 직장동료,지인들과 한국말로 교류하는 시간이 많아 현대 은어,속어에 능숙하지 반대로 한국 역사,문화에 대해선 잘 모르는게 많아 상대적으로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인것처럼 비치는것이지 1단계나 2단계 외국인의 실력도 결코 한국어 실력이 ‘낮다’고 볼수는 없는 출연진이다. 허나 캐롤라인의 경우엔 안타깝게도 여전히 장문의 문장 정도는 사춘기 의붓아들 태광의 도움을 받아야만 쓸수 있을정도로 그야말로 초보수준이고 게다가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정보나 지식은 여전히 ‘O’인 상태라 캐롤라인의 출연은 여전히 무리라고 보는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허나 태광은 여전히 흥미가 돋는지 거듭 캐롤라인을 재촉했다.

 “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우리 한번 출연해봐요. ”

 섭외가 외국인인 캐롤라인에게 온것이지 한국인인 권태광이 방송에 나가 외국인과 대결을 벌이는 것은 분명 아니지 않는가. 헌데 태광은 마치 자신이 방송출연 섭외라도 받은것마냥 흥분되고 들떠있어서 누가보면 마치 태광이 방송에 나가게 되는 것으로 알 지경이었다. 어찌보면 이참에 외국인 새엄마 덕분에 방송국 구경도 한번 하게되는 것 아닌가 이런 기대감도 겹쳐져서 태광은 거듭 캐롤라인을 재촉하고 있었다.

 “ 게다가 퀴즈프로란 점도 그렇지만 당신 몸도 성치 않은데... ”

 무엇보다 캐롤라인의 발작증세와 신체적 콤플렉스를 알고있는 남편 권혁봉이 아닌가. 게다가 발작증세는 이제 태광도 알고있는터. 물론 퀴즈프로 녹화를 하면서 갑자기 옷을 벗어야할일은 없을테니 캐롤라인의 신체적 콤플렉스 문제는 걱정할일이 없지만, 행여 녹화중에 발작증세라도 일으키면 그땐 정말 큰일이다. 허나 태광이 그런 걱정을 하는 혁봉을 안심시켰다.

 “ 괜찮아요 아빠. 제가 새엄마 옆에 붙어서 지켜드리면 되잖아요. ”

 “ 하지만 방송 녹화중일때는 캐롤라인이 혼자 앉게되지 니가 그 곁에 있진 않을 것

  아니냐. ”

 “ 글쎄 아무 걱정 하지 마시라니까요 아빠. ”

 별다른 논리나 타당한 이유는 없이 거듭 ‘걱정말라’는 말만 입에 담으며 캐롤라인의 방송출연을 거듭 재촉하고 있는 태광. 결국 캐롤라인이 해당 퀴즈프로에 나가기로 결정이 내려졌고 태광은 캐롤라인을 위해 한동안 ‘특별과외’ 수업까지 시켰다. 대개 한국의 간단한 역사나 지리에 대한 지식 혹은 주요 도시 지명이나 위치,고속도로명 같은 혹시 퀴즈프로에 나올법한 그런 주제의 문제 위주로 미리 예행연습을 시켰다. 캐롤라인의 암기실력이 그 단시일내에 많은 것을 제대로 숙지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캐롤라인은 대체로 유쾌하고 흥미로운 분위기속에 태광에게서 한국의 지리,문화,역사는 물론 사자성어에 이르기까지 ‘특별 과외수업’을 아들로부터 받았다.





 “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주한 외국인’ 열분과 한국인 다섯분의 퀴즈대결,

  ‘OOOOO’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

 마침내 캐롤라인이 출연하게 된 예능프로 녹화날이 다가왔다. 태광은 캐롤라인의 보호자 자격으로 함께 방송국을 찾았고 하지만 출연이야 캐롤라인 혼자만 할수 있으므로 그녀 혼자만 오늘 출연자 자리인 ‘1단계’ 자리에 앉게 되었다. 퀴즈프로는 주한 외국인이 한국에 살게된 년차와 한국어 실력 수준 순서대로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앉게되며 ‘캐롤라인’은 그중 가장 실력이 낮은 등급인 ‘1단계’에 앉게 된 것이다. 한편 이 프로에 한국인은 모두 다섯명이 출연 이중 각기 한명씩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순서대로 외국인과 퀴즈대결을 벌여 이기는 순서대로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두명이 고정출연 멤버고 세명정도가 늘상 바뀌어 새롭게 투입되는 ‘게스트’였다.

 고정멤버 두명중엔 방송가 활동경력 어느덧 20년에 달하는 베테랑 방송 예능인이 일종의 ‘팀장’ 자격으로 ‘한국인 팀’의 리더역할을 맡으며 고정출연을 하고 있었고, 그리고 부팀장에는 다소 특별하게 국적이 한국인이지만 혼혈여성인 연기자가 일종의 ‘부팀장’ 자격으로 고정출연을 해오고 있었다. 부팀장은 아버지가 오스트리아 남자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여성인데 초등학교 시절은 아버지 나라인 오스트리아에서 살다가 중학교때부터는 그냥 한국에서 눌러살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살면서 단명한 걸그룹 멤버로 잠깐 활동한적도 있었고 이후에는 연기력이 인정받아 간간히 이런저런 한국 드라마에 단역이나 조연 정도로 출연해오는 ‘청소년 연기자’다. 혼혈여성 출신의 청소년 연기자가 지금까지 웬만해선 잘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혼혈여성 출신으론 한국에서 ‘1호 청소년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기록을 세우고 있는 청소년 연기자다. 다만 나이야 아직 10대 중반의 고등학생이고, - 심지어 이 프로가 시작했을 무렵엔 중학생 신분이었다. - 무엇보다 초등학교 시절은 오스트리아에서 보냈으니 의외로 한국 역사나 문화에 대해선 아직은 모르는게 더 많은 그러니 국적만 한국인일뿐 사실상 그냥 ‘외국인’으로 봐도 무방한 한국어 구사능력과 지식 수준을 보여는 평범한 ‘보통 여고생’이었던 것이다.

 한편 나머지 세명은 매주 새롭게 바뀌는 일종의 ‘초대손님’이었는데, 세명의 손님은 보통 주제별로 나뉘어 섭외가 되곤 했다. 가령 ‘솔로 발라드 가수’편이라던가 ‘왕년의 아이돌’ 편이라던가 ‘중견 연기자’나 ‘베테랑 사회자(MC)’출신이라던가 일반적으로 그렇게 주제를 정해 세명 정도의 방송인이나 연예인 혹은 이런저런 저명인사,유명인사를 섭외해오곤 했는데, 오늘은 어찌하다보니 특별히 딱히 그런 주제는 없이 무작위로 캐스팅이 된 그런 팀구성이 된 섭외였다. 초대된 한국인 출연자중 한명은 재연배우겸 단역배우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40대 중반의 연기자, 또 한사람은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오랫동안 활동했으나 의외로 만만찮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여성 솔로가수, 그리고 10대 후반에 요즘 한참 뜨는 청소년 연기자 그렇게 총 세명이 섭외가 되었다. 특히 섭외가 된 세 번째 ‘청소년 연기자’는 부팀장인 혼혈여성 청소년 연기자와 함께 방송활동을 하면서 친분이 있던 사이라 그런 인연으로 섭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늘 화제이자 주목이 되었던 것은 역시 1단계로 섭외된 ‘캐롤라인’이 될 수밖에 없다. 폴란드에서 시집와 블로그와 SNS 활동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파란눈의 평범한 주부. 사회자는 자연스럽게 1단게 신규 출연자와의 대화로 프로그램 진행을 시작하였다.

 “ 자, 오늘도 1단계에는 새로운 외국인 손님이 한분 오셨는데요, 폴란드에서 온 주

  부 캐롤라인씨입니다. ”

 “ 안녕하세요. 캐롤라인입니다. ”

 “ 자, 캐롤라인씨. 요즘 인터넷에서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는 그런 주부시라고 들었

  는데 한국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 ”
“ 이제 1년정도 되었어요. ”

 “ 예, 그러시군요. 그럼 한국에서 지금까지 사시면서 뭐 특별히 재미있었거나 기억나

  는 에피소드 같은 것은 혹시 없으신가요 ? 외국인이라서 처음엔 한국 생활이나 문

  화에 익숙치 못해서 겪은 실수나 그런게 있을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 특별히 실수 같은 것은 없고요, 남편이 여러 가지로 잘 해줘서 다 좋아요. 특별히

  불편한건 없었어요. ”

 “ 아, 남편분이 혹시 캐롤라인씨가 실수를 해도 남편이 다 사랑으로 감싸주신다 그

  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남편분이 캐롤라인씨를 아주 지극히 사랑해 주시나봐요.

  이 자리에서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 한번만 해주시겠어요 ? ”

 “ 여보, 사랑해요. ”

 하트문양까지 그려보며 캐롤라인과의 대화가 간단히 마무리가 되었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퀴즈가 진행되었다. 원래 본격적인 퀴즈로 들어가기전에 ‘산삼따기 이벤트’란 스피드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가 있는데 한국인이 산삼을 따면 중간에 탈락자가 나와도 한번의 부활 기회가 주어진다. 헌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한국팀이 ‘스피드 퀴즈’에서 져서 산삼을 획득하지 못했다. 오늘 스피드 퀴즈 외국인팀은 한국생활 경력 30년에 입담실력도 보통 아니고 게다가 그간 이런저런 한국 예능이나 교양프로에 출연하면서 습득한 한국에 대한 문화나 지식도 보통 아닌 그런 외국인이 나와 문제를 냈기 때문에 덕분에 외국인팀이 높은 점수를 획득할수 있었다. - 허나 그것은 캐롤라인을 제외한 다른 외국인 여덟명이 그만큼 스피드 퀴즈 문제를 많이 맞추었다는 뜻이지, 약 100초 정도 진행되는 스피드퀴즈 시간동안은 캐롤라인은 그냥 앉아서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100초동안의 스피드 퀴즈 풍경을 구경하는 시간이 마무리가 되고 본격적으로 퀴즈대결 순서에 들어갔다. 첫 대결은 ‘자리바꾸기’ 아이템 획득 기회가 주어진 ‘부팀장’이 퀴즈에 도전하는 순서였다. 부팀장은 오스트리아 아버지를 둔 백인 혼혈여성 청소년 연기자인데 한국말이 아직도 많이 서툴고 지식도 부족한 이 소녀 연기자가 3단계까지 도전에 성공하면 한국팀이 ‘자리바꾸기’ 기회를 얻을수 있는 아이템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소녀 연기자가 아이템 획득에 성공한 비율(3단계까지 도전 성공시)은 50% 정도였다.

 사실 이 첫대결이 의외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말이 서툰 한국인 혼혈여성과 그녀보다 더 한국말이 서툰 북유럽 출신의 신혼주부. 피차 한국말이 서툰 것은 마찬가지인데 이중 누가 더 실력이 부족한지를 볼수도 있을법한 그런 순서가 되었다고나 할까. 어찌보면 어떤 요절복통에 기상천외한 답들이 나올까 잔뜩 기대가 모아졌는데 첫 게임은 의외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그것은 하필 첫 퀴즈인 혼혈여성 순서에서 나온게 ‘초성퀴즈’였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한국말이 서툰 혼혈여성이었지만 요즘 신세대 청소년답게 의외로 ‘초성’에는 강자였던게 이 청소년 연기자였던 것이다. 이미 그동안 이 퀴즈프로에서 보여준 실력으로 ‘초성 여신’. ‘초성 강자’ 심지어 ‘초성 여전사’란 별칭까지 붙여진게 이 청소년 연기자의 활약상이었다. 그리고 1단계 ‘초성퀴즈’는 가장 쉬운 두 개의 ‘초성’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맞추는 문제였다. 한문제라도 더 많이 맞추는쪽이 이기게 되는 셈인데, 그냥 한국어도 모를판인 캐롤라인이 하물며 ‘초성’만 막연히 – 가령 ‘ ㄱ ㅅ’,  ‘ㄱ ㅁ’ 이런 식으로 – 나온 문제에서 그 단어를 유추해낼수 있을까. 결국 초성 1단계 퀴즈에선 문제가 나온지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청소년 연기자가 무섭게 바로 정답을 하나 말했고 반면 그 다음 캐롤라인 순서에서 그녀는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멍하니 문제가 적혀져있는 모니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어서 1단계 ‘초성대결’은 그렇게 1초만에 허무하게 캐롤라인 패, 청소년 연기자의 완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 다만 아쉽게도 그날 이 청소년 연기자의 ‘자리바꾸기’ 아이템 획득‘은 실패로 끝났다.

 산삼도 못 따고 ‘자리바꾸기’ 아이템 획득마저 실패했으니 전체적으로 한국인팀에 불리해진 상황. 두 번째로 대결에 나선 출연자는 재연배우 출신의 중견 연기자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땐 그랬지’라는 대개 70-80년대 혹은 그 이전의 시대와도 관련된 추억의 문제가 나오는 그런 순서였다. 역시 아무래도 캐롤라인에게 전체적으로 불리한 상황. 근본적으로 재연배우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나이 이미 50에 이르고 있는 한국에서의 20-30년전 추억이 오롯이 묻어나있을 중견배우와 한국생활 1년도 채 안되는 한국말도 아직 잘 모르는 폴란드 주부. 너무나 승부가 뻔한 대결이었다.

 헌데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아니면 너무 요절복통한 ‘웃기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기가막힌 일 하나가 벌어졌다. ‘그땐 그랬지’ 1단계는 추억의 연예인 이름을 맞추는 문제였다. 문제는 ‘80년대에 특이한 외모로 인기를 모았던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베테랑급 코미디언으로 이런저런 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대한민국 14대 국회의원(지역구 경기 구리)’을 역임한바 있고 안타깝게도 2천년대 초반 폐암으로 사망한’ 추억의 원로 코미디언 이름을 맞추는 문제였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맞출수 있는 뻔한 문제가 아닌가. 헌데 반전이 벌어졌다.

 “ 정답 !!! ”

 문제가 나온지 5초도 채 지나지 않아 캐롤라인이 ‘정답’을 외치며 번쩍하고 손을 들었다. 순간 스튜디오안의 한국인,외국인 출연자는 물론 제작진들까지 무척이나 놀라고 긴장한 눈빛으로 캐롤라인을 주목했다. ‘설마 안단 말인가 ?’. 사실 40대 재연배우가 손을 든게 늦은 것은 정답을 몰랐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니만큼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져 ‘정답’을 살짝 늦게 외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따라서 캐롤라인이 못 맞추면 너무 승부가 뻔해지는 상황. 그러나 여기서 캐롤라인이 맞추면 진짜 대반전의 순간이다. 정녕 캐롤라인은 80년대 그 유명했던 한국의 베테랑 코미디언 이름을 알고 있단말인가. 캐롤라인이 외쳤다.

 “ 노회찬 !!!!! ”





 순간 혹시 캐롤라인이 80년대 유명한 코미디언 ‘이주일’씨를 아는가 잔뜩 기대를 모았던 출연진과 제작진은 모두 뒤집어졌다. 정답이 아닌 것은 둘째치고라도 그 오답이 가져다준 충격과 경악스러움 때문이었다. 대체 캐롤라인이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를 어찌안단 말인가. 무엇보다 노회찬이 사망한게 벌써 2년전 일이니 한국에 온지 1년밖에 안 된 캐롤라인이 노회찬을 안다는 것은 ‘이주일을 안다는 것’ 보다 더 신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사회자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으며 이와같이 물었다.

 “ 아니, 노회찬씨는 어떻게 아셨어요 캐롤라인 ? ”

 “ 그냥...인터넷에서 몇 번 본거 같아서... ”

 원래 한국에 들어와서 얼마동안은 어차피 한국말은 거의 모르니 주로 폴란드쪽 사이트만 들락거렸던 캐롤라인. 허나 한국에서 블로그와 SNS를 개설해 활동하면서 이런저런 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기사로든 자료사진으로든 어디선가 ‘노회찬’이란 이름을 들어보긴 했나보다. 그리고 그랬다면 사진으로라도 얼굴을 봤을수도 있고.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와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 젊은시절 모습이 분위기가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노회찬이란 이름을 들어본적이 있다’는 캐롤라인이 ‘80년대 유명했던 코미디언이고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람’을 묻는 퀴즈에 ‘노회찬’이라고 답한 것이다. 실로 경악스러운 한 장면이었다.

 여하튼 정답은 아니니 겨우 상황이 수습된 상황에서 재연배우 출신의 한국인 도전자가 바로 정답을 맞춰 이번 캐롤라인 두 번째 대결은 패배로 끝났고, 그 다음 세 번째 도전자는 부팀장인 청소년 연기자와 친구사이기도 하다는 남자 청소년 연기자였다. 그리고 마침 선거때도 다가오는 시점이니 이번엔 ‘OOOOO’ 제작진에서 특별히 ‘정치와 선거’ 테마로 퀴즈 순서를 마련했다. 헌데 공교롭게도 ‘정치와 선거’ 테마 퀴즈가 아직 나이어린 청소년인 이 연기자에게 걸려든 것이다. 따라서 오히려 한국인팀이 더 불리한 상황이 될수도 있는 퀴즈. 일단 1단계 문제는 이와같았다.

 “ 대한민국 국회의원 정수는 총 몇 명인가요 ? ”

 1단계니 당연히 초보수준의 쉬운 문제가 나올터이고 다만 한국인 청소년 연기자도 잘 모르는 듯 답을 바로 맞추지 못했다. 헌데 그때 캐롤라인이 당황해서 스튜디오 바깥쪽을 쳐다보고 있는데 마침 제작진 뒤쪽에서 녹화를 지켜보고 있던 태광이 ‘300명’이란 뜻으로 ‘3’을 손가락으로 펼쳐 보여주었다. 다급한 상황에서 급한대로 그와같은 액션을 취해본 것이다. 태광은 여하튼 학교에서 배웠는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해본적이 있는지 대한민국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나보다. 당황한 한국인 출연자가 여전히 답을 맞추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을 때 캐롤라인이 ‘정답’을 외쳤다. 그리고 이와같이 답했다.

 “ 3천명 !!! ”

 “ 네에 ? ”

 기가막힌지 다시금 스튜디오가 한바탕 뒤집어졌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정수를 그런대로 들어 알고있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기가막히다는 듯 캐롤라인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2층(5단계-7단계)에 앉아있는 한 외국인 남자 출연자는 어이없다는 듯 캐롤라인에게 이와같이 외쳤다.

 “ 아주머니 !!! 한국 인구가 그렇게 많지를 않아요, ”

 국회의원이 보통 인구 10만-20만 정도에서 평균 한명꼴로 뽑으니 대체 한국 국회의원이 3천명이면 한국 인구는 얼마란 소린가. 그 정도 상식은 알고있는 대개 한국에 체류한지 10년 이상이 되는 2층 출연진들이라 더 어이없고 기가막혀했고 캐롤라인은 창피한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일단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곤란하겠는지 사회자가 대충 힌트를 주는듯한 멘트를 날렸다.

 “ 자...일단 ‘3’은 맞아요. 근데... ”

 그러자 한국인 남자 청소년 연기자가 살짝 머리를 굴렸다. 바로 ‘찍을’ 생각을 한 것이다. 일단 ‘3천명’은 아니라니까 ‘3만명’은 더더욱 아닐테고, ‘30명’도 당연히 아닐 것이다. - 가끔 뉴스나 신문기사 같은데 나오는 국회사진이나 국회의원 아저씨들끼리 싸움박질 하는 모습만 봐도 대략 몇십명 수준인데.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찍기가 가능했다.

 “ 정답은 300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남자 청소년 연기자는 마치 장학퀴즈에 출연한 모범생처럼 점잖은 자세로 이와같이 답했고 세 번째 도전자였던 남자 청소년 연기자도 이와같이 1단계를 통과했다. 이제 그 뒤를 이어서 언더그라운드 가수 출신인 솔로 여가수가 도전에 나왔다. - 헌데 이 예능프로는 한국인 팀장의 경우엔 2층까지 진출한 한국인 출연자가 한명도 없을 경우 방송분량을 위해 ‘마지막’ 도전에 나서게 된다. 일단 오늘 한국인 출연자중 아직까지 2층까지 올라간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네 번째 도전자인 솔로 여가수가 2층진출에 성공할경우엔 그것으로 마지막 순서가 되지만 만약 이 솔로가수마저 2층 진출에 실패하면 그때 한국인 팀장이 다섯 번째로 ‘마지막 도전’에 나서게 된다.

 네 번째 순서는 상식퀴즈고 그 ‘1단계 문제’는 이와같았다. 대한민국 광역시중 ‘다섯곳’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캐롤라인도 그나마 맞출 가능성이 있는 문제이기도 했다. 원래 이 예능프로 출연을 결심하고 나서 태광에게서 긴급 과외교육을 받을 때 배운 부분이 한국의 역사와 지리 그리고 사자성어 이런것들이기 때문이다. 지리를 가르쳐주면서 한국의 주요 도시라던가 광역시 이런 것을 당연히 태광이 알려줬을것이고 따라서 캐롤라인이 얼마든지 기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인 솔로가수가 먼저 정답을 외쳤다.

 “ 부산...대구...광주...인천... ”

 모두 다섯곳의 광역시를 말하랬는데(실제 한국의 광역시는 총 6곳) 네곳까지 말하고 나머지 한곳이 생각이 안 나는 듯 시간이 초과되어 순서가 캐롤라인에게 돌아왔다.

 “ 으음...부산...그리고... ”

 태광으로부터 속성과외까지 받은 부분인데 당황해서 바로 생각이 안 나는지 아니면 며칠사이에 잊어버리기라도 했는지 답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캐롤라인. 사실 이미 앞서 솔로가수가 네곳을 말했으니 그 네군데는 다 바로 말해버리면 그만이기도 하다. 헌데 캐롤라인은 그마저도 생각을 못하는 듯 했다.

 “ 부산...돼지 ??? ”

 ‘난데없이 웬 돼지 ?’ 다시금 스튜디오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고 순서는 캐롤라인에서 다시 솔로가수에게로 넘어갔다.

 “ 부산...대구...광주...인천... ”

 솔로가수는 다시 차분하게 네 개 도시까지 말하고 그러나 나머지 하나가 아직 생각 안나는 듯 했다. 사실 가수들은 유명가수든 무명가수든 지방의 행사나 축제 같은데 초대가수로 참여하게 되는일이 많으니 이런 지명이나 지리문제에 많이 익숙하고 유리할수도 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행사를 다녔을법한 언더그라운드 가수가 광역시 여섯곳중 다섯곳을 다 말하지 못하다니. 네곳까지 생각하고 나머지 한곳을 끝끝내 생각못하다가 급기야 이렇게 외쳤다.

 “ 부산...대구...광주...인천...그리고......경산 !!! ”

 조금전 캐롤라인이 난데없이 ‘돼지’를 말했을때보다 더 큰 웃음바다가 되었다. 가수니까 이런저런 행사장에 다닐 기회가 많을테고 그때 대구 근처의 위성도시 경산을 아마 자주 가본 경험이 있기라도 한지 ‘경산’을 기억해낸 솔로가수. 허나 정답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경산’이 너무 난데없고 황당해보여 다들 기가막혀 웃은 것이다. 다시 순서가 캐롤라인에게 돌아갔으나 캐롤라인은 여전히 정답을 맞추지 못했고, 세 번째 기회에서야 이 솔로가수는 ‘겨우’ 정답을 말하고 1단계를 통과했다.

 그러나 1단계를 겨우겨우 통과한 이 솔로가수가 2층까지 올라가는 의외의 선전을 해 다섯 번째 ‘팀장도전’ 순서까지는 가지 않았다. 스피드퀴즈에서 산삼을 획득하지 못했으므로 패한사람을 부활시킬 ‘단 한번의 기회’ 마저도 사라진 상황에서 그날 캐롤라인이 출연한 ‘OOOOO’ 퀴즈 녹화가 마무리된 것이다. 무엇보다 1단계에 출연해서 정작 네 번의 대결에서 단 한번도 맞추지 못한 캐롤라인.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있는 그녀를 여성 출연자들이 다가와서 위로했다.

 “ 울지마세요 캐롤라인. 고생 많았어요. ”

 “ 어차피 재미로 하는 퀴즈프로잖아요. 그러니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

 모두 열명의 주한외국인이 출연하는 이 퀴즈프로에서 여성의 출연비는 보통 세명정도 많을때는 네명인 경우도 있다. 헌데 오늘은 1단계의 캐롤라인 외에 일본인으로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는 보통 5단계 내지 6단계에 배치되는 여성 출연자. 그리고 어릴때부터 한국에서 어느덧 20년째 살고 있어서 한국어 실력은 물론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도 그 어떤 전문가나 학자 못지않게 지식이 풍부한 러시아 출신 여성. 이렇게 두명이 더 있어 여성 출연자가 총 세명이었다. 이 일본인 여성 출연자와 러시아 여성 출연자가 다가와 캐롤라인을 위로하며 격려해준 것이다.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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