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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미미 (4)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부제 : 외국인 새엄마 2





 “ 벗어... ”

 “ 여...여보. ”

 “ 벗으래두 !!! ”

 “ 아...안돼요 여보...싫어요 !!! ”

 여인은 울상이 되어 있었고 남자가 그 앞에서 안타깝다는 듯 다그치고 있었다.

 “ 허허 참...남편 앞에서도 못 벗겠다는것인가 ? 어서 벗어보래두 그러네. ”

 “ 흑흑~~~!!! 여보. 왜 그러세요 ? ”

 울고있는 여인. 남자는 더 안타깝다는 듯 재촉한다.

 “ 당신도 언젠가 한번은 넘어야할 고비 아닌가. 그러니 어려워말고 어서 벗어. ”

 “ 싫어요...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그런적 없는 몸이에요. ”

 “ 그러니까 하는 말 아닌가. 정녕 남편 앞에서도 못 하겠다는 말인가 ? ”

 “ 아아...여보. 제발 이러지 마세요. 안 돼요. 하지 마세요. 그러지 말아요. 나 무

  섭단 말이에요. 흑흑~~~!!! ”

 “ 허허 참... ”

 울고있는 여자는 다름아닌 캐롤라인이고 그녀에게 ‘벗을 것’을 재촉하는 남자는 남편 권혁봉이었다. 허나 거듭 ‘안된다’며 ‘싫다’며 처량하게 애원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자 차마 더는 못하겠는지 결국 혁봉은 단념하고 만다. 그리고는 절망스럽게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한번 감싸보고는 아내에게 말한다.

 “ 알았어요. 내 그만하리다. 그러니 어서 옷이나 입어요. ”

 그때까지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으로 있던 캐롤라인이 그제서야 잠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는다. 그리고 옷을 다 입은 아내에게 다가와 혁봉아 감싸듯이 안아준다.

 “ 미안해 여보. ”

 “ ...... ”

 “ 하지만 당신도 언젠가는 극복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와같이 나온거야. ”

 그런 혁봉의 마음을 어찌 이해하는지 캐롤라인은 원망과 어떤 야속함이 담긴 눈물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를 달래 침대쪽으로 데려오는 혁봉. 그리고는 말을 이어간다.

 “ 당신도 언제까지 이렇게 자신의 콤플렉스때문에 남들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이런식

  으로 살아갈수는 없는 것 아닌가. 마치 ‘은둔형 외톨이’처럼 그렇게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는일 아냐. 그래서 내가 이런거야. ”

 “ 여보... ”

 어찌보면 그렇게 아내가 갖고있는 콤플렉스와 장애를 극복하게 만들기 위해 나온 행동일수도 있다. 그것도 다른 사람 앞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사랑하는 남편 앞에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와같이 나온 혁봉. 허나 캐롤라인은 여전히 눈물짓고 있다.

 “ 한가지만 내가 물어볼게. ”

 침대에 나란히 누운채 아내에게 말을 건네는 혁봉. 의아하게 바라보는 캐롤라인에게 혁봉이 말을 건넨다.

 “ 그게...유전일 가능성은 없는건가 ? 집안 내력이라던가. ”

 “ 잘 몰라요. 여하튼 아빠나 엄마는 원래 그런 것 없었어요. ”

 “ 그러니까 내가 더더욱 하는 소리야. ”

 한숨을 내쉬는 혁봉. 그리고는 아내의 손을 한번 따사롭게 잡아주며 말을 이어간다.

 “ 당신이 아이를 갖길 원하지 않는 점. 바로 그런점 때문 아닌가. 바로 당신닮은 아

  이가 태어나지 않을까 하는...헌데 유전과 관련없는 문제라면 그런 우려는 할 필요

  가 없는 것 아닌가 ? ”

 바로 중학생 아들이 있는 이혼남인 상태에서 캐롤라인은 결혼후 아이를 갖는 것을 바라지 않아 그래서 차라리 더 잘된 것 같아 혁봉이 선택한 것이 캐롤라인이다. 헌데 캐롤라인이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는 자신에게 어떤 신체적 질환이 있기 때문에 행여 그것이 유전병이라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물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그래서 그 점을 좀 알아보고 싶은게 혁봉의 마음인 것이다.

 “ 어쨌든 아빠,엄마는 물론이고 할아버지,할머니도 그런건 없었던걸로 알아요. 그러

  니 저희집안에선 오로지 저한테만 나타난 증상이죠. ”

 “ 당신 외가쪽으로 사촌이 몇 명 있잖아. 헌데 그쪽에도 그런게 없단말인가 ? ”

 “ 폴란드엔 그런거 없어요 !!! ”

 소위 ‘5대 8촌’ 같은 문화는 유교사상이 강했던 한국과 중국 정도에만 있는 복잡한 친척문화다. 허나 서양의 경우엔 사촌 이상은 거의 친척으로의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 허나 지금 혁봉이 그런 문제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5대8촌 이런식으로 족보나 친족문화가 발달한 그런 동아시아권이 오히려 그런 유전질환 문제는 파악하기가 쉬운 그런 장점이 있기도 하다. 반면 서양은 4촌 이상까지 교류하는 친척문화는 거의 없기 때문에, 무슨 특별히 각별한 이유나 사연이 있지 않고는 자주 왕래하거나 교류하는 친척은 많지 않은법. 따라서 적어도 캐롤라인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형제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알고있는 혁봉의 입장에서 적어도 캐롤라인의 질환이 어떤 유전적 문제가 있는것인지는 알고파서 이런 질문을 한것인데 여하튼 캐롤라인 역시 그저그런 평범한 서양여성이기에 4촌이상과 교류한 경험은 거의 없는 듯 이와같이 나오는 것이다. 허나 덕분에 캐롤라인의 질환이 유전인지 하는 문제는 파악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 여하튼 캐롤라인의 부모든 조부모든 직계 혈통쪽으론 그런 유전적 질환은 없었다는게 그녀가 파악하고 있는것의 전부다. 따라서 혁봉은 더더욱 안타깝고 절망스러운 듯 한숨을 내쉰다.

 “ 어쨌든 캐롤라인... ”

 “ ...... ”

 “ 이제 당신도 언젠가는 극복해야 하는 문제야. 내 말 무슨말인지 알겠소 ? ”

 캐롤라인은 아직 남편의 의도를 이해 못하는지 별다른 대꾸가 없는 가운데 혁봉의 말이 계속되고 있다.

 “ 무슨 아이를 갖는다던가 성관계를 갖는다던가 하는 꼭 그런 문제때문만이 아니더

  라도...당신이 당신의 육체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당당해졌으면 하는 그런 바

  램이 있어서 그러는거란말이지. ”

 “ ...... ”

 “ 아닌말로 당신의 문제는 딱히 병이라고 할수도 없는거 아냐. ”

 “ 몰라요. ”

 혁봉의 말을 별로 귀담아듣고 싶지 않은것일까. 살짝 뾰루퉁해진 말투로 내뱉고는 등을 돌리는 캐롤라인. 허나 혁봉은 그런 아내를 여전하 사랑하고 무엇보다 그녀의 모든 상처를 감싸주고 싶은 그런 한 남자같은 마음으로 사랑스레 뒤에서 그녀를 꼬옥 안아본다. 캐롤라인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희뿌연 어떤 안개 또는 화면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그 가운데 서있는 누군가가 있다. 형상이 서서히 또렷해지는 것 같더니 보이는 것은 캐롤라인이다. 헌데 의아한 것은 뭔가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치 임산부처럼 볼록 나온 배가 눈에 뜨인다. 그리고 캐롤라인은 뭔가 만족스럽고 흐뭇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 헌데 그쪽으로 자신이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었다. 그리고는 캐롤라인의 손을 한번 잡아본다.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캐롤라인. 그녀를 사랑스레 안아보며 입을 맞춰보는 모습. 그리고는 그녀의 배를 한번 쓰다듬어 보기도 한다.

 “ 헉~~~!!! ”

 그러다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사실은 꿈이었다. 당혹스러웠던 감정을 진정시키고 있는 것은 권태광.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묘한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이다. 사춘기때 이따금 꿀법한 한참 생겨나기 시작한 성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꾸는 그런 이상야릇한 꿈도 아니고, 그렇다고 젊은 새엄마가 섹시한 몸매와 옷차림으로 나타난다던가 하는 그런 꿈도 아닌. 꿈속에 나타난 캐롤라인은 임신을 한 모습이었다. 대체 이건 무슨 의미의 꿈일까.

 일단 캐롤라인이 그런대로 섹시한 몸매에 아리따운 20대 후반의 여성이라는 것은 권태광도 그동안 느껴왔던 바다. 솔직히 자신이 한 10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는 그런 외모를 갖춘 캐롤라인이긴 했지만 그러나 어느덧 한달여전 잠든 캐롤라인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어보다가 막 잠에서 깬 그녀에게 혼난적도 있고. 그래서 태광은 그런 행동은 가급적 자제해오는 편이긴 했다. 헌데 꿈속에 나타난 캐롤라인의 모습은 그런 성적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그런 내용의 꿈도 아니고 뜻밖에 임신을 한듯한 그런 모습이다. 혹시 어떤 예지몽(?)이라도 되는것일까.

 물론 아직 태광은 캐롤라인의 구체적인 사연과 상처는 모르고 있다. - 무엇보다 캐롤라인이 아버지 혁봉과의 사이에 아이를 갖기는 원치 않고 있다는 사실을 – 물론 얼마전 함께 드라이브를 떠났다가 이따금 그녀가 발작을 일으키는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긴 했지만 – 덕분에 그날 태광은 일단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녀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맡기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터라 지금까지 14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큰 공포와 불안감을 느꼈던 그런 네시간여이기도 했다. (* 비오는 밤시간에 그것도 길도 험한편인 영동고속도로를 한국의 길과 지리도 잘 모르는 게다가 정신적 문제도 다소있는 그런 외국인 여성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게 된 것 아닌가.)

 여하튼 캐롤라인에게 어떤 성적 이성적 호기심을 느껴본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방금전 꾼 꿈은 그런 종류의 꿈도 아닌 의아하게도 임신을 한 그녀를 자신이 사랑스럽고 다정하게 안아보는 그런 꿈이었다. 혹시 캐롤라인에게 어떤 임신 징후라도 있던가 자신에게 예지몽 같은 능력이라도 있는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헌데 그런 캐롤라인을 매우 다정하고 사랑스레 안아보는 자신은 또 뭐란 말인가. 물론 새엄마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그런 문제를 떠나 동생이 생기는 문제 그런대로 쿨하게 받아들이자면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없다. 허나 그것도 이미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에 십여살이나 어린 이복동생이 생긴다는 점. 일반적으로는 그리 유쾌한 일이 못 될 가능성이 더 큰 그런 상황이긴 하다. 헌데 자신은 꿈속에서 임신을 한 캐롤라인을 사랑스레 안아주었고 캐롤라인은 그런 자신을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이건 무슨 의미의 꿈이란 말인가.

 “ 태광...학교 안 가요 ? ”

 그렇게 혼자 번민을 하고 있는데 캐롤라인이 태광을 깨우러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어느덧 혁봉과 결혼한지도 이제 두달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그 이전 태광과 함께 살기 시작한 시간을 포함하면 석달여의 시간이 흘러서인지 캐롤라인도 그런대로 태광에게 많이 익숙해져있는 편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별다른 망설임이나 거리낌없이 태광의 방에 불쑥 들어와서 잠든 태광을 깨우려고도 하는 그야말로 ‘현실엄마’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캐롤라인. 태광은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우선 몸부터 씻지만 간밤의 꿈 때문에 공연히 마음이 어지럽다.

 “ 저어...새엄마, 캐롤라인... ”

 ‘새엄마’와 ‘캐롤라인’이란 호칭을 번갈아 쓰는편인 태광. 그리고 어느덧 여름방학도 다가오는 시점이긴 한데, 헌데 태광이 좀 뜻밖의 말을 꺼냈다.

 “ 저...학교까지 좀 태워다주시면 안 돼요 ? ”

 태광은 캐롤라인과 함께 살게되기 전까지 고모네서 살때는 그 인근의 학교까지 도보로 통학을 했고, 이후 이 동네로 이사와서 아버지가 전학조치를 취해주시기 전까지는 약 3주정도 전철이나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이용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인근 학교로 전학수속을 밟고나서부턴 다시 도보로 통학을 하고있긴 한데, 헌데 이렇게 뜻밖의 제안을 하는 태광. 태광이 지금 다니는 학교까지는 걸어서 20여분 정도가 소요되는 그런 시간이긴 한데, 버스를 타고 다니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걸어가자니 다소 부담스러운 그런 거리긴 하다. 그러나 일단 외국인 새엄마 캐롤라인이야 근본적으로 한국 지리를 잘 모르고 게다가 집에 차도 없었으니 그동안 그런 요구를 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헌데 태광은 한번 자신도 다른 아이들처럼 한번쯤 엄마가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그런 것을 누려보고 싶었는지 이런걸 요구해온 것이다. 사실 캐롤라인도 이따금 생필품 같은 것을 사기위한 외출정도는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사이 이 아파트 근방의 지리 정도는 그런대로 익숙해져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태광의 학교나 그 근처까지 가보진 못했지만 태광이 대충 길만 가르쳐주면 가지 못할 그런 이유는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래서 일단 흔쾌히 응해주는 캐롤라인.

 “ 새엄마... ”

 “ 왜요 ? 태광. ”

 그렇게 차에 타고는 학교로 향하면서 새엄마에게 말을 건네보는 태광. 학교까지야 어차피 중간에 네거리 두 개 정도만 통과하면 도착하는 거리니 차로는 5분여밖에 걸리지 않는 그런 거리다. 여하튼 그런 거리를 운전하는데 잠시 말을 건네본 태광. 그의 말이 이어진다.

 “ 새엄마는 학교 다닐 때 친구 많았었어요 ? ”

 “ 친구...요 ? ”

 사실 이런저런 콤플렉스와 문제 때문에 친구도 별로 없었고, 그래서 혁봉과의 결혼식도 폴란드에선 주변 가족,친지만 소수 간단하게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 그런 캐롤라인 아니던가.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한국인 남자를 택한 이유가 오래전부터 자신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런곳까지 가서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택한 한국남자 권혁봉. 헌데 막상 태광에게서 이런 질문을 들으니 캐롤라인은 어찌 대답을 해야할지 좀 고민이 된다.

 “ 저는 뭐... ”

 허나 어떻게 얼버무릴까 그것도 쉽지 않아서인지 캐롤라인은 답을 망설이고 있다. 가령 ‘학교 다닐때는 공부하느라 친구는 별로 없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릴수도 있긴 한데, 일단 그것은 정직한 대답은 아니기에 그와같이 말하지는 못하는 캐롤라인. 의외로 거짓말은 잘 못하는 성격인 것인지. 다만 태광의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그 짧은 시간에 억지로 어린시절 추억 하나를 소환해내긴 한다.

 “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3학년때 그런 친구가 하나 있긴 했어요. ”

 “ 어떤 친구요 ? ”

 “ 노래도 잘 부르고 그림도 잘 그리는 재주가 많은 그런 친구였는데...그래서 동경

  했다고나 할까...그랬던 친구가 하나 있긴 했어요. ”

 말하는 것으로 봐선 진짜 친하게 지냈던 친구는 아닌듯하고 그냥 기억에나 좀 많이 남아있는 그저 먼발치에서만 바라본 같은반에서 이름이나 좀 알고 지내는 수준인 것 같은 그런 친구인 듯 하다. 허나 캐롤라인의 그런 깊은 사연이나 내면까진 알길없는 태광은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어차피 학교까지는 짧은 시간이니 어느덧 도착해서 태광이 내려야할때가 왔다. 학교 근처 골목같은데 대충 세워달라고 말한 태광. 그리고 내리려다 문득 이런 제안을 한다.

 “ 새엄마... ”

 “ 왜요 태광 ? ”

 이제 그만 내려서 학교로 가야하지 않나 싶은데 부르는 태광을 좀 의아하게 보고 있는데 태광이 이와같이 말한다.

 “ 저...뽀뽀...한번만 해보면 안돼요 ? ”

 친한 친구끼리 포옹이나 뽀뽀 같은 것을 하는 것, 사실 서양에서나 잘 있는 문화지 동양에선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잘 하지 않는 문화다. 헌데 태광은 친엄마도 아닌 젊은 새엄마 캐롤라인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만큼 정에 굶주려 있는것인지. 일단 뽀뽀는 이전에 강원도 여행길에 자신이 먼저 해준적도 두어번 있기 때문에 캐롤라인은 별다른 망설임없이 받아주긴 한다. 태광은 좋아서 순간 입이 헤 벌어지며 캐롤라인을 한번 안아본다. 그리고 볼과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인사를 건넨다.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캐롤라인... ”

 그리고 이내 저만치 학교로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태광의 모습. 캐롤라인이 그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본다.





 한편 이 무렵 캐롤라인은 작은 일을 하나 벌였다. 한국인인 남편을 따라 이 먼 한국까지 와서 살다보니 이곳에 딱히 아는 사람도 없고 어울릴만한 친구도 없는 그녀. 물론 애초부터 그녀의 어릴 때 바램이 자신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런 먼곳까지 가서 살고싶은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것이지만 그래도 막상 한국까지 와보니 막상 여기서 어울릴만한 사람도 없고 즐길만한것도 없어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대체로 집안에만 틀어박힌채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무슨말인지 알수도 없는 한국 TV나 한국 책을 볼수도 없는 일이고, 그나마 인터넷으로 가끔 폴란드의 사이트를 접속해보긴 했지만 덕분에 향수병이 도지기까지 했다. 애초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순탄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런 이유때문에라도 자기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그런곳에서 살고 싶었던게 캐롤라인의 어릴때부터 소망이었지만 막상 그렇게 이 먼 한국까지 와서 혼자 살다보니 집에서 이따금씩 인터넷으로 폴란드 사이트를 접속 검색해보며 향수병에 도지는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캐롤라인이 언젠가부터 인터넷에 블로그를 하나 개설했다. 그리고 그곳에 폴란드에서 한국까지 시집와서 살고있는 그녀의 일상을 올린다던가 그런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든 SNS든 일단 글을 위주로 활동을 해야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직 한국어에 서투른 그녀가 한국 사이트에서 블로그를 개설한다거나 SNS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진 않았지만 다행히 아들 태광의 도움이 있어 그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블로그와 SNS엔 주로 자신의 사는 모습과 그리고 폴란드의 이런저런 명승지나 관광지 같은곳을 소개해 올리는 그런식의 내용들로 채우기 시작했다. 다만 폴란드 관련 관광이나 정보를 올릴때는 약간의 과장이 담겨 있었다. 사실 개인 신체적 콤플렉스 때문에 학창시절엔 친구도 거의 없던 그런 캐롤라인인데, 대신 어떤 ‘소설적 상상력’이 약간 있었던것인지 폴란드의 이런저런 명승지나 정보등을 올릴때는 자신의 경험담에 폴란드의 이런저런 관련 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정보에 허구의 이야기를 조금씩 섞어 담은 그런 이야기들을 올리곤 했다. 가령 ‘이 강은 어릴 때 친구 누구누구랑 놀러간곳’, ‘어느어느 산에서 학창시절 누구랑 함께 했는데 그 시절이 그립다’ 이런 식으로 실제와는 약간 다른 허구의 내용을 담아 글이나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한국어 실력이 그리 능숙하지 않은 캐롤라인인지라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글을 올릴때는 태광이 문장을 짓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곤 했다.

 그렇게 폴란드 관련 정보 그리고 멀리 폴란드에서 시집와 한국에서 살고있는 젊은 주부의 일상. 그런것들을 올리자 언젠가부터 차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SNS에서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친구’들이 제법 생기기 시작했다. ‘파워블로거’까진 아니더라도 인터넷상에 어느정도 지명도를 갖춘 그런 블로거가 되어갔던 것이다.

 덕분에 그 과정에서 이메일도 몇통 받아보았다. 다만 이메일을 읽어보고 답장을 해주는 작업은 역시 대체로 아들 태광이 도와주는 편이었다. 이메일은 대개 블로그에 올려진 폴란드와 관련된 정보라던가 캐롤라인의 사는 모습들 재미있게 잘 접해보았다는 그런 내용이고 때론 폴란드로 여행이나 유학을 떠나고 싶다며 그와 관련한 문의를 해오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 안녕하세요 캐롤라인씨. 저도 캐롤라인씨처럼 먼 나라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살고

  있는 젊은 주부에요. 보니까 참 밝고 명랑하게 사시는 분 같네요. 전 중남미의 파

  라과이에서 시집을 왔어요. 저랑 동갑인 한국 남자친구와 결혼 어느덧 5년째 한국

  에 살고 있지요. ”

 내용 그대로 자신처럼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살고 있다는 하지만 폴란드 출신인 캐롤라인과는 달리 중남미 출신이라는 여자. 그리고 온라인상은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접해보는 캐롤라인의 게시물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었는지는 몰라도 그녀에 대해

‘참 밝고 명랑해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약간 무안해서인지 캐롤라인은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기까지 했다.

 그런식으로 인터넷 블로그와 SNS 활동을 하면서 이전까지의 무료했거나 심지어 향수병까지 도질 지경이었던 일상에선 어느정도 벗어나는 중이었던 캐롤라인.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하루는 남편 혁봉이 야근이 있다며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필이면 밤늦은 시간에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건만 혼자 넓은 방에 있어서인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던 캐롤라인. 그러다 문득 일어나서는 태광의 방문을 두드렸다.

 “ 태광...뭐해요 ? ”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태광 역시 이미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직 잠은 들지 않고 대충 뒤척이던중. 그래서인지 부르는 소리에 바로 일어났다.

 “ 자고 있었어요 ? ”

 자는 것을 깨운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함에 캐롤라인이 묻고 일단 그것은 아니라 태광은 정직하게 답한다.

 “ 아뇨, 그런건 아니고 그냥 있었던건데...

 “ 태광... ”

 뭔가 불안한 눈빛으로 태광을 바라보는 캐롤라인. 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태광은 아직 어린 사춘기 소년이고 자신은 어른인데 이런말을 꺼내기가 좀 무안하기라도 한 것일까. 캐롤라인이 낯빛이 다소 발그레해진다.

 “ 나...무서워요. ”

 “ 네 ? ”

 “ 밤에...혼자자기 무섭다구요. ”

 순간 황당한 듯 캐롤라인을 바라보는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소년 권태광. 비록 여성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이도 열세살이나 많은 어른이 물론 아버지가 안 계신 상황에서 혼자 넓은 방에서 자야한다는 점을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막내동생 같은 의붓아들 앞에서 이런말을 한다는 것. 막상 겪어보면 황당한 느낌이 안 들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캐롤라인도 망설인것이고 무안하고 창피한지 얼굴까지 붉어진것인데, 어느덧 울상까지 된 캐롤라인이 이렇게 애원하고 있다.

 “ 나 무서워요 태광...나랑 같이 자주면 안 돼요 ? ”

 물론 글자그대로 잠만 같이 자자는것이지 무슨 이상한걸 원하는 것은 아니니 잠 그 자체를 열세살 많은 20대 후반의 젊은 새엄마 캐롤라인과 함께 잔다는 것은 문제될게 없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무안해서 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태광. 그러자 거듭 캐롤라인이 애원한다.

 “ 태광...나 진짜 무서워서 그래요,. ”

 어쩔줄 모르며 이러고 있는 캐롤라인. 따라서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이런 상황. 어떻게 하는게 바람직한 일일지 판단이 서지 않아 태광은 그저 난처하기만 하다. 헌데 그때 마침 비까지 오고있던 밖에서는 천둥과 번개까지 쳤다.

 “ 엄마얏~~~!!! ”

 설마 태어나서 천둥과 번개가 내려치는 모습을 처음 보진 않았을텐데 – 더욱이 폴란드도 북유럽 지역이니 기후가 그리 좋은편은 아닐터이고 – 마치 캐롤라인은 이런 것을 처음 겪어본 어린아이마냥 태광에게 안겨들고 당황한 태광이 일단 그런 캐롤라인을 진정시켜준다. 울음까지 터트릴 지경인 캐롤라인을 휴지를 가져와서 눈과 코 언저리를 닦아주기도 하고 안되겠다 싶은지 캐롤라인을 데리고 함께 안방으로 가주긴 한다.

 “ 괜찮으시겠어요 새엄마 ? ”

 어느덧 몇 달전 일이기도 한, 바로 캐롤라인이 차를 구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함께 강원도 동해안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을떄 그때 발작증세를 일으키던 캐롤라인을 이미 경험한바 있지 않은가. 물론 캐롤라인이 그런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날, 또는 천둥번개가 내려칠 때 발작증세를 일으키는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허나 태광으로선 첫 경험(!)이 그와같았기에 오늘도 그런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미리 걱정이 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그렇다면 더더욱 자신이 젊은 새엄마 캐롤라인을 곁에서 지켜줘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결국 두 사람이 함께 침대에 눕는다.

 “ 태광... ”

 그런 상태에서 태광을 불러보는 캐롤라인. 젖은 목소리가 뭔가 애처로와보이기까지 하다.

 “ 내가...당황하게 만든 것은 아니죠 ? ”

 “ 아...아뇨 뭐. 그런건 없어요. ”

 진심으로든 예의상으로든 일단 그렇게 대답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상황. 허나 캐롤라인도 그녀대로 여전히 걱정이 되는지 슬픈 눈빛으로 태광을 보며 이와같이 말한다.

 “ 미안해요 태광. ”

 “ 뭐가요 ? ”

 “ 제가 태광한테는 그렇게... ”

 “ ...... ”

 “ 좋은 엄마가 되어주진 못해서. ”

 애초부터 캐롤라인의 목적은 자신이 나고자란 폴란드에서 멀리 떠나 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결혼상대의 국적이나 심지어 이혼여부나 아이가 있는지 그런 것은 고려대상이 되지 못했다. 속된말로 ‘찬밥 더운밥 가릴 신세가 아닌’ 그런 처지에 있던게 캐롤라인이라고나 할까. 허나 막상 이렇게 혁봉과 결혼하고 그의 사춘기 아들 태광과 이렇게 함께 지내게 되다보니 자신이 생각보다 태광에게 잘 해주진 못한 것 아닌가 그런 자격지심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진심으로 태광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담고있는 캐롤라인. 슬픈 눈빛이 거듭 애처로와보인다.



- 5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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