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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오마이걸 승희 (5)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평행우주 이야기 – 3. 이상한 여행



 우여곡절 끝에 다래와 예림은 제각기 인근에 있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할수 있게 되었고, 임시거처로 쓰기로 한 폐건물도 정환과 수지가 한달 가까이 열심히 청소며 수리를 한 끝에 겨우 정리가 되었다. 정환이 쓸 방과 여자인 수지,다래,예림 셋이 함께 쓸 방 두 개가 마련이 되었고 욕실과 화장실 공간도 겨우 만들수가 있었다. 원래 공장으로 쓰던 2층짜리 폐건물이었기 때문에 정환과 여성 세명 그렇게 네 사람이 잘만한 공간은 어차피 충분하긴 했다.

 여하튼 그렇게 원래 폐공장이었던곳을 자신들의 거처로 마련하게 된 네 사람. 게다가 다래와 예림이 알바자라리도 구해 취직 돈을 벌게 됨으로써 생계수단을 마련할수 있게 되자 그제야 한시름 놓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제야 마음의 여유를 찾은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모처럼만에 술을 한잔씩 나눴다.

 “ 근데 좀 억울해요. ”

 “ 억울하다니 뭐가요 ? ”

 막내 예림이 살짝 푸념조로 내뱉자 정환이 의아해서 그와같이 물었고 예림의 말이 이와같이 이어진다.

 “ 저희 세사람은 다 한방을 쓰게 되었는데 정환오빠는 혼자만 넓은방을 쓰게 된거잖

  아요. 그러니 이게 뭐에요 ? ”

 “ 아니, 그대신 방 크기는 여자 세분이 쓰게된 방이 더 커요. 그런데 무슨 그게 억

  울하다는 소리가 나와요 ? ”

 어쨌거나 한달 가까이 동고동락을 하게 되면서 익숙한 사이가 되어서인지 ‘오빠’니 뭐니 하는 호칭도 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살짝 농담이나 가벼운 푸념같은 이야긴 나올지언정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술잔이 오가고 있었다. 그러다 다래가 다시금 입을 연다.

 “ 근데 우린 정말... ”

 “ ??? ”

 “ 이렇게 여기서 살아야 하는거에요 정말 ? ”

 여하튼 일자리도 마련하고 거처도 정비를 하며 한달 가까이 동분서주 움직이다보니 잠시나마 까맣게 잊었던 자신들의 처지. 그게 새삼 자각이 되나보다. 다래가 확 깨는듯한 분위기로 그렇게 한마디 던지자 정환이 다시금 한숨을 내쉰다.

 “ 뭐...어쩔수 없는거죠. ”

 “ ...... ”

 “ 어차피 누가 강제로 이런곳으로 보낸것도 아니고 애초부터 우리가 자의적으로 선

  택했던것이잖아요. 설마 진짜 다들 처음엔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

  다들 그렇게 생각했겠지만...어차피 이렇게 된거...다른 방도가 없는거잖아요. ”

 “ 아흑~~~!!! 짜증나 !!! ”

 새삼 그런 현실이 자각이 되자 다래가 다시금 그와같이 내뱉고 그리고는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 나 진짜 도우너 그 사람이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어 !!!

 ”

 어차피 이들을 애초에 우주여행을 시켜주겠다며 꼬드긴 사람이 도우너였으니 그에대한 원망이 생기는것도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정환이 말한것처럼 어쨌든 우주선을 타겠다고 이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애초에 도우너는 막상 20광년 떨어진 항성계로 가게되면 거기서 지구로 못돌아오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미리 했었고 그래서 도우너와의 면담 과정에서 우주여행을 포기해버린 사람도 제법 있었다. 허나 이들은 그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도우너가 개발한 우주선까지 탄 것 아닌가. 그러니 적어도 도우너 입장에선 ‘이들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식의 해명이나 변명이 가능할것이고 무엇보다 여긴 지구가 아니니 지금 여기서 도우너에 대한 원망을 아무리 쏟아붓는다 해도 의미가 없다. 그러다 이번엔 수지가 술 한잔을 입에 머금은뒤 입을 연다.

 “ 유사...지구라고했죠 ? ”

 “ 그렇다잖아요. ”

 그 부분은 이미 다 인식하고 있는 사실인데 뭘 그걸 새삼스럽게 다시 묻느냐는 듯 다른 여자 두명이 동시에 그렇게 답했고 이어 수지의 말이 이어진다.

 “ 그럼 여기...‘유사 도우너’가 살고 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우리가 처음 그 양덕

  이란곳에 불시착했을 때...그곳에 ‘유사 박근혜’란 여자(옴페리아)가 살고 있었던 것

  처럼 또 백충국씨 그분이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나 그렇게 갑자기 사라져버린것처럼

  ... ”

 “ 뭐...그럴 가능성도 있겠죠. ”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지 어떤 과학적이거나 합리적 근거는 없는 것 아닌가. 여하튼 ‘유사 박근혜’도 있었고 백충국의 도플갱어도 있었으니 다른이들의 ‘또다른 나’도 존재할 가능성을 얼마든지 추론해 볼수 있는것뿐 꼭 그런게 있을거라 확신할 수는 없다. 물론 그런식으로라면 이정환,신수지,정다래,고예림의 ‘또 다른 나’도 이 유사지구에 존재할 가능성도 분명 있는것이지만, 그리고 그런 유사 누군가를 자신이 만나게 된다면 자신도 사라질 가능성이 분명 존재하지만 일단 ‘유사 도우너’는 이들 자신이 아니니 설사 그런 존재를 직접 마주대한다 하더라도 그런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일까. 신수지가 이번엔 피식 웃으며 말한다.

 “ 차라리 진짜 여기서 유사 도우너라도 만나면 그 도우너라도 붙들고 멱살잡고 따

  질까...어떻게 할까... ”

 생각해보니 좀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는지 다들 피식 헛웃음을 터트린다. 물론 ‘유사 박근혜’인 옴페리아는 지구의 박근혜와는 달리 대통령이 되기는커녕 시골구석에 조용히 숨어살고 있고 무슨 어린시절 ‘나이 40 넘어서 장가가게 될 것’이라는 점쟁이 예언을 듣기도 백충국은 그 도플갱어가 여관주인으로 있었던것처럼 그 ‘유사 도우너’도 이 유사지구에선 지구의 도우너와 분명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천문학 매니아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또 지구의 도우너처럼 그런 이상한 우주선을 개발했을 가능성도 아닐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그 유사 도우너가 얼굴이나 생김새가 지구의 도우너와 완전히 다르다면 이들이 그를 알아볼 방법조차 없다. 그러니 설사 심정같아선 이들일 유사지구로 보낸 지구의 도우너와 재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약 이 유사지구의 도우너라도 만나 따지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일이지만 그 역시 현실화 될수 있을련지는 미지수다. 또 그런 ‘유사 도우너’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자신들을 지구로 보내달라고 조를수도 없는일 아닌가. 그러니 그런 생각 해봐야 아무 소용도 의미도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이들은 절망스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술 한잔을 다시금 기울이고는 정환이 이들을 위로하는 말을 건넨다.

 “ 일단 그냥...이것도 어찌보면 우리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이곳에 적응하며 정착해

  나가도록 합시다. 그래도 우리 어느덧 이곳에서 산지 한달 가까이가 되어가고 있잖

  아요. 이렇게 정착하다보면 뭐...정착을 아주 못할만한 그런곳도 아닌데요 뭐. ”





 시간이 지나면서 정환등의 거처는 점점 사람사는 집의 모양새를 갖추어갔다. 그 사이 TV도 한 대 구비했고 컴퓨터도 구입했다. 유사지구에도 지구의 ‘인터넷’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그런 시스템이 있어서 그런 장치도 이미 깔아놓았다. 그렇게 점점 유사지구의 여느 일반인과 별반 다를바 없는 사는 모습을 갖춰가고 있을때쯤 정환은 서울시를 자주 오갔다. 아리수민국의 서울 중심가에도 지구 대한민국처럼 대형서점이 몇군데 위치해 있었는데 그곳에서 서책을 좀 살펴볼 참이었다. 아무래도 이 아리수란 나라와 인근 국가들의 지리,문화,역사 혹은 이 행성의 총체적인곳을 좀 파악하려면 그와 관련된 서책이라도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이들이 거처로 삼은 서울 위성도시에 서울 중심가까지를 오가는 지하철이 놓여있어 그 지하철을 이용 정환은 서울 중심가에 있는 대형서점을 평균 2-3일에 한번 들르곤 했다.

 처음 대형서점에 들렀을 때 정환은 의아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일단 서점에 들어서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보니 이른바 ‘대하소설’이나 ‘역사소설’같은 것을 쭉 진열해놓은 그런 매장이 있었다. 글자그대로 대하소설,역사소설이 진열되어있는 그런곳인데 얼핏 옴페리아의 집에서 처음 보았던 ‘수수께끼의 대하역사소설’과 비슷한 종류의 서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옴페리아의 거처에 머물렀던 것이 벌써 대략 한달여전이고 정환은 그곳에서 한 십여분정도 옴페리아의 집 방에 꽂혀있던 대하소설을 대충 훑어본게 전부니 내용이나 제목등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어째 무슨 고대 역사 같은 것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다는 것 정도는 짐작할수 있었다. - 그래서 처음엔 옴페리아가 무슨 대하소설이나 역사소설,회고록 이런것들을 좋아하는 그런 여자인가보다 짐작했던 것 아닌가.

 대하소설 매장에 ‘알렉스 4대기서’라고 붙여있는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동종(同種)의 대하소설이 여러종류로 시판되어 있는 것을 볼수가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그 ‘4대기서’라는 것은 그동안 아마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번역가나 작가등을 통해 여러차례 재출간된 그런 ‘대하소설’인가 본데 일단 ‘알렉스’가 바로 아리수민국등이 위치한 ‘삼수대륙’중 동쪽에 위치한 그런 대륙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대륙의 ‘4대기서’라 불린다는것인데 일단 그 네종류의 대하소설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그 하나는 ‘열국지’라는 대하소설인데 ‘카프로이스 왕공국’의 대략 2천여년전 역사를 소재로 다룬 대하소설이라는 것이 책자의 설명이었다. ‘카프로이스 왕공국’은 2천여년전에 ‘노나라’라는 통일왕조가 건립되어 있었는데 그 노나라가 4백년만에 쇠락하고 나라가 십여개의 ‘열국’으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노나라는 그 열국시대를 거치며 북방 유목민등의 침략을 받아가며 그 국가의 크기가 노나라 시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나 여하튼 그 시절에는 제법 광활한 영토를 지녔다는 것인데 그 시절 노나라가 수십개의 제후국으로 쪼개지고 심지어 북방 유목민들의 침탈을 받던시절 그 대략 2백 수십년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열국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소설은 ‘삼합기’라는 대하소설이었는데 ‘삼합기’는 카프로이스 왕공국 역사는 아니고 선미국,청하국,핫펠트국등 아리수 북쪽에 위치해 있다는 그 나라들의 천수백년전 있었던 ‘백년전쟁’의 역사를 다룬 소설이다. 당시 선미국,청하국등은 아직 정식으로 나라가 세워지진 못하고 다만 아리수와 카프로이스 북부지역 초원을 떠돌던 ‘유목민’들이었는데 그중 세 개의 유목민이 아리수 북부지역쯤에 위치한 ‘목단강’이란 큰 강과 그 인근의 평야지대를 놓고 세력다툼을 벌인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유목민 생활을 벗어나 나라를 세우려면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수 있는 목단강 일대의 너른 평야지대를 놓고 그런 세력다툼을 벌였던 모양이다. 헌데 그때는 지금과 같은 국명인 선미국,청하국등이 아니라 금진족,모란족,도흥족이란 유목민족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인데 금진이 오늘날 선미국, 모란이 오늘날 청하국, 도흥이 오늘날 핫펠트라 불리는 나라라고 한다. 금진,모란,도흥 그 세 유목민은 목단강 유역 일대를 놓고 백년전쟁을 벌이다 결국 화친을 맺기로 결심하고 목단강 유역 일대를 셋으로 나누어 나라를 세웠는데 그때 세워진 나라의 명맥을 오늘날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이 금진의 명맥을 잇는 선미국, 모란의 명맥을 잇는 청하국, 도흥의 명맥을 잇는 핫펠트국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절 세 나라의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이 ‘삼합기’인데 ‘열국지’와는 달리 작가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다만 오랜 세월을 거쳐 여러사람의 손을 거친 소설이다보니 판본만 수십종이라고 한다. 게다가 세 나라의 백년전쟁에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아리수와는 달리 선미국,청하국,핫펠트국등은 자신들의 고대 역사와 관련된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서로 자기나라에 유리한 판본을 골라 경우에 따라서는 자체적으로 왜곡,짜깁기를 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 때론 그런 문제로 서로에 대한 저작권 소송까지 벌어지기도 한다는게 ‘삼합기’라는 대하소설이다. 따라서 아리수 민국은 오히려 그 ‘백년전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제3자적 객관자의 위치에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아리수에서 출간되는 ‘삼합기’는 대개 자신들이 왜곡이나 짜깁기 없이 세 나라의 백년전쟁과 관련된 소설을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번역,출간하고 있다며 나름 자부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하나는 ‘백팔기’란 소설로 역사소설이라기 보단 어떤 개인의 모험담 같은 것을 다룬 소설이다. 배경은 역시 카프로이스 왕공국의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인데 노나라가 2백년 열국의 혼돈기를 거쳐 이후 ‘염나라’와 ‘문나라’라는 대략 2백년 정도 이어진 왕조가 연달아 세워졌는데 문나라때 다시 북방 유목민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둘로 갈라졌다고 한다. 헌데 그런 유목민의 침략을 받으며 더욱 피폐해져간 상황에서 황제는 무능하고 권신들의 부패와 횡포가 갈수록 심해져 뜻있는 의사,지사들은 벼슬길에 나아가기를 포기하고 초야로 숨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그런 문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진 중반부쯤 무렵. 원래는 잘 나가는 명문가의 자손인 ‘임무웅’이란 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역시 나라의 부패와 황제의 무능 게다가 어린나이에 결혼한 아내에게까지 배신을 당한뒤 세상에 실망 역시 벼슬을 버리고 혼자 천하를 떠돌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임무웅은 그때 문나라와 그 주변 방방곡곡을 떠돌며 천하에 존재하는 오만가지 기인,기재등을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세상에 존재하는 백수십명에 달하는 기인,기재들을 임무웅이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소설로 엮은 것이 ‘백팔기’라는 소설이다.

 또 하나는 ‘오수유람기’란 소설로 환타지성 소설이었다. ‘오수 유람기’란 글자그대로 다섯 짐승(오수(五獸)의 여행기)를 말함인데, 전생에 호랑이,사자,곰,용,원숭이였던 이들이 전생의 겁운을 벗고 이생에 인간몸으로 환생했는데 그 다섯짐승이 인간세상 이곳저곳을 떠돌며 겪는 모험기이자 여행기이다. 헌데 흥미로운 것은 ‘오수유람기’에 나오는 이런저런 나라라든가 인물,왕조들이 놀라울정도로 이 행성에 존재하는 각 대륙의 나라나 민족들의 사는모습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수유람기’는 그 원작자의 정체에 대해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다고 한다. 어찌보면 선미,예은,핫펠트의 백년전쟁을 다루었다는 소설 ‘삼합기’처럼 원작자가 분명치 않은 그런 소설임에는 분명한데 혹시 고대에 장사나 이런 것을 하며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던 이들이 저마다 자신들이 여행을 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적은 것들이 모아져 이런 소설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게 ‘오수유람기’의 만들어진 경위와 원작자를 추적하는 학자들이 가장 유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학설이라고 한다.

 여하튼 그런 ‘열국지’,‘삼합기’,‘백팔기’,‘오수유람기’ 네 개의 대하소설이 이 알렉스 대륙의 대표적인 ‘4대기서’로 손꼽힌다는 이야기다. 그러고보면 이정환등이 옴페리아의 집에 처음 머물렀을 때 이정환이 접해본 소설도 바로 이 ‘4대기서’에 해당되는 대하소설이었던 것 같은데 옴페리아도 아마 이 4대기서의 열성팬이었던 듯 하다. 하긴 ‘4대기서’란 이름까지 붙여져있을 정도로 알렉스 대륙의 대표적은 고전소설이고 그런 소설이 어느덧 수백년째 베스트셀러로 내려오고 있다면 이 일대에서 그만큼 가장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찬사를 받아온 그런 고전 명작임에는 틀림없는 작품들이다.

 역사 대하소설 매장을 돌아보다 정환은 또 한가지 흥미로운 소설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가만보면 ‘열국지’,‘삼합기’등 소위 ‘알렉스 4대기서’는 대체로 단행본 열권분량 정도의 대하소설인데 이 소설은 그런 4대기서보다도 훨씬 방대한 30권 가까운 분량의 초(超) 대하소설이었다. 배경은 금선왕조 초창기때의 일을 다룬 소설로 그러니까 바로 아리수민국의 역사를 다룬 그런 대하소설인 셈이다. 저자는 노관택이라고 아리수민국 초창기 시절 유명한 방송작가였다고 한다. 그 방송작가가 금선왕조 초창기 시절을 배경으로 그야말로 ‘알렉스 4대기서’에 버금가는 대하소설을 쓴적이 있는데 제목은 ‘야망의 전설’이라고 했다. 줄거리는 대략 이랬다. 금선왕조는 원래 500년 유씨의 화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씨들이 세운 나라인데 그 이씨가 세운 금선왕조가 초창기 30여년 정도는 대체로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헌데 금선왕조 4대임금이 재위 30년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4대임금의 장남이었던 세자는 병약했고 그 세자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 어린 세손이 즉위하게 된다. 헌데 그 틈을 타 4대 임금의 둘째아들이었던 이가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다. 헌데 이 임금마저 재위 20년만에 후사없이 세상을 떠나 이후 약 50년간 한바탕 난세가 벌어지는데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노관택이란 방송작가가 쓴 ‘야망의 전설’이란 소설이다. 여하튼 알렉스 4대기서보다도 방대한 분량인 이 30권 가까운 분량의 대하소설도 근래에는 아리수는 물론 인근 선미,예은,핫펠트국이나 카프로이스에까지 수출,판매되는 이 일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는게 이 책 서문에 나와있는 설명이었다.





 “ 혹시 역사나 철학쪽에 관심이 있으시오 ? ”

 그렇게 서울 중심가의 대형서점에 단골로 들르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때였다. 애초에 이 아리수와 인근 국가들에 대한 역사,배경등을 좀 알아보고자 들르기 시작한 서점이지만 차츰 그 ‘알렉스 4대기서’라던가 노관택이 썼다는 대하소설이 그런대로 재미있어서 푹 빠져들기 시작한 무렵이었는데 그런 정환에게 다가오는이가 있었다. 물어보는 투가 어째 지구 대한민국에서 이따금 보는 ‘도를 아십니까 ?’ 그런식으로 접근해오는 이 같다는 느낌마저 들어 경계하는 눈빛이 되었는데, 일단 그렇게 다가온이는 나이 50은 족히 넘어보이는 나이들어보이는 신사였다. 남자는 정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뭔가 좀 범상치않아보이는 느낌을 받았어요. 눈빛이 좀 강렬해 보인다고나 할까.

  나도 뭐 이따금 소일거리삼아 대형서점을 찾는 사람이기도 하오만...젊은이는 대체

  무슨일로 이렇게 대하소설 매장을 찾곤 하는게요 ? ”

 “ 아...저...전 그냥... ”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난감하기만 했다. 실제 아리수나 인근지역에 대해 알아보고자 이 대형서점을 찾은것이지만 만약 그렇다고 ‘역사나 문화 이런걸 좀 알아보고 싶어 대형서점을 찾는다’고 말했다간 방금 남자가 물은 ‘역사나 철학에 관심이 있느냐 ?’는 물음에 시인해버리는 모양새가 되는 것 아닌가. 게다가 평일오전이라서 매장에 손님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따금씩 장시간 죽치고 앉아 독서를 하는 손님들의 귀에도 대화내용이 들리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래서 좀 난감해하고 있는데 그런 정환에게 안심이라도 시켜주려는 의도인지 남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 내 이름은 도문계라고 하오. 그리고 원광시에서 ‘원광 향토문화대학 종합예술철학

  과’ 교수로 있기도 하죠. ”

 ‘원광시’가 어디있는 도시인지 정환이 알수는 없지만 일단 ‘교수’ 어쩌구 하는 말에 뭔가 좀 희망이나 기대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정환은 이와같이 답했다.

 “ 여기선 대화하기 좀 그러니 가까운데서 차라도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눌까 합니다.

 ”

 마침 대형서점 인근에 커피숍 하나가 있어 거기서 간단한 다과를 주문한뒤 이야기를 나눴다. 정환이 먼저 이렇게 물었다.

 “ 헌데...교수님이시라구요 ? ”

 “ 원광시라고 전상도 중남부지역에 있는 전상도 지역의 중심부 도시에서 교수로 있

  죠. 원광시는 예부터 예향의 고장으로 유명한곳이고...어쨌든 그 원광시의 향토문화

  대학 교수로 있는 몸이라오. ”

 교수라고 하지만 대학의 이름도 좀 야릇하다면 야릇했고 ‘종합예술철학과’라는 다소 복잡한 과명도 바로 신뢰가 갈만한 명칭은 솔직히 아니다. 허나 정환은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일단 이 도문계라는 이름의 교수와 마주앉았고 교수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에 대한 소개를 좀 더 이어간다.

 “ 교수라곤 했지만...원광 향토문화대학에서 부총장도 한 5년정도 역임했고, 하지만

  지금은 늙어서 현역에선 은퇴했고 지금은 가끔 특강같은게 있을때만 학교에 내려가

  고 평일엔 보통 이곳 서울에서 지낸다오. ”

 여하튼 현역에선 은퇴한 원로급 교수라는 말인데 그런 도문계 교수가 정환에 대해 여전히 의아한 듯 이와같이 물었다.

 “ 헌데 대체 어디서 오셨소 ? ”

 “ 저...저흰 아주 먼곳에서 왔습니다. ”

 “ 먼곳에서 왔다구 ? ”

 ‘저희’라고 복수형을 썼을진대 정환외에 일행이 결국 더 있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 도문계도 정환의 그와같은 말에 다른 의문이 드는지 이와같이 묻는다.

 “ 허면...얼음제국에서 오셨소 ? ”

 그러고보니 대체 ‘얼음제국’이란게 뭔데 이렇게 자신들을 보는 사람마다 묻는단 말인가. 애초 잠시 신세를 졌던 집주인인 옴페리아란 여인도 그랬고 예림이 잠시 일자리를 알아보러 간 편의점 주인 아저씨도 ‘얼음제국 난민’이냐고 예림에게 물어보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덕분에 일단 얼음제국이란곳이 고원국보다도 북쪽인 아리수에선 제법 떨어진 아주 북쪽 추운지대라는 지리에 대한 정보까진 얻게 되었지만 아직 그 얼음제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더 없는 셈. 따라서 정환은 이와같이 둘러댄다.

 “ 저흰...그보다 더 먼곳에서 왔습니다. ”

 “ 그보다 더 멀면 대체 어디 ? 패리스 ? 마카스 ? 프라이즈 ? ”

 도문계는 결국 다른 대륙의 명칭까지 언급하며 그렇게 먼 나라에서 혹시 온것이냐는 듯 묻고 정환은 결국 이와같이 둘러댄다.

 “ 설명하기 쉽지 않은 아주 아득히 먼곳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

 “ ??? ”

 “ 실은 저흰 이곳 아리수라는 나라라던가 또 그 인근 국가들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실은 저희가 여기에 정착을 하고 싶은데 아리수나 이 인근

  국가들에 대해 통 아는 것이 있어야지요. 방금 말씀하신 그 얼음제국이란 곳에 대

  해서도 아는바가 없고...그래서... ”

 “ 그래서요 ? ”

 “ 실은 제가 이따금 이곳 대형서점을 찾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아리수나 이 근방 국

  가들의 역사라던가 문화,지리 그런것들을 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서책을 찾아보려

  고 서점을 찾은것입니다. ”

 “ 허허...그래요 ? ”

 뭔가 정환의 처지가 좀 이해가 가기라도 하는것일까. 묘한 표정으로 도문계가 정환을 바라보며 이와같이 말하고. 그리고는 도문계도 좀 답답하고 난감하긴 한지 살짝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그러니까...뭐 아리수와 인근 국가들 역사,지리,문화 그 모든 것을 다 알고싶다 그

  말씀이신게요 ? ”

 “ 예, 그렇습니다. 실은 그래서 그와 관련된 전문서적이든 관련 전문가든 누구든 좀

  도움이 될만한 책이나 사람을 찾고 싶었습니다. ”

 “ 허허 참... ”

 그렴 결국 ‘원광 향토문화대학 종합예술철학과’ 교수로 있고 부총장까지 역임한 자신에게 도움이라도 받고 싶다는 의미인지, 무슨 운명처럼 여하튼 이렇게 마주하게 된 이정환과 도문계 교수. 도문계는 여전히 답하기가 난감한 듯 좀 한숨을 내쉬고 허공을 응시하는 듯 하기도 하더니 그러다 천천히 입을 연다.

 “ 그럼 ‘6국연맹’에 대해선 들어보셨소 ? ”
“ ‘6국연맹’이라니 ? 그게 대체 뭔가요 ? ”

 “ 6국연맹이란 바로 이 아리수와 아리수 북쪽에 있는 선미,청하,핫펠트국 그리고 선

  미,청하,핫펠트의 북쪽에 있는 고원국 그리고 고원과 핫펠트의 동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 영지국까지 그 6국이 맺은 동맹이오. 원래 고대에서 중세까지 이 여섯나라는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애증의 역사가 있긴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특히 카프

  로이스 왕공국이나 얼음제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맹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대략 한 40여년전쯤에 맺은 동맹이오. 그러고보니 그게 우리로선 옴페르트 대통령

  때이기도 하지만... ”

 “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 아리수와 그 선미니 청하니 하는 나라들이 동맹관계란 말씀

  이십니까 ? ”

 아리수 바로 북쪽에 인접한 국가가 바로 선미,청하,핫펠트 세 나라라는 정보는 예림이 일자리를 알아보러 간 편의점 주인에게 얻게 되었고 그 선미,청하,핫펠트등이 한때는 아리수와 카프로이스 북방을 떠돌던 유목민이었는데 그러다 천수백년전쯤 자신들도 스스로 나라를 세웠다는것에 대해 정환이 소위 ‘4대기서’를 읽어보며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이를테면 천수백년전 존재했던 금진이니 모란이니 도흥이니 하는 유목민들이 세운 나라 그 나라들의 명맥을 잇는 나라가 선미,청하,핫펠트국이라는 것. 그리고 그 북쪽에 있는 고원국과 동쪽에 위치한 작은나라 영지까지. 그 여섯나라가 카프로이스와 얼음제국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 ‘6국동맹’이라는 것. 이 여섯나라가 사실 중세때까지만 해도 여러 애증관계가 있는 나라들이긴 하지만 여하튼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른 이웃나라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그와같은 동맹을 맺었다는 것이다. 헌데 ‘카프로이스’는 어쨌든 그런 고대에 ‘노나라’로 존재했던 광활한 영토의 국가이고 헌데 북방 유목민들의 침탈과 내부분열로 세력이 지금은 많이 줄어든 대충 그런 나라라 치고 그럼 ‘얼음제국’은 대체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미 ‘얼음제국 난민’이냐는 소리를 이정환등이 지금까지 여러번 들었다. 따라서 궁금증은 ‘카프로이스’보다는 ‘얼음제국’에 더 쏠릴 수밖에 없을터. 그 얼음제국에 대한 궁금함을 도문계가 이와같이 설명해준다.

 “ 얼음제국은 고원국 북쪽 추운 얼음지대에 위치한 그런 나라라오. 글자그대로 춥고

  눈과 얼음투성이인 그런곳이라서 고대는 물론 중세까지도 아무도 거기까지 굳이 올

  라가 살 생각은 안 했다오. 다만 대충 그곳에도 적당히 추위를 견뎌내고 이기면서

  자신들끼리 문화를 이어가는 소수 부족이 좀 있다는 소린 들었지만...여하튼 한 2,3

  백년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은 그런 얼음땅이었다오. ”




사실 정환도 서점을 처음 찾았을적에는 아리수나 주변국들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 같은게 들어있는 도감(圖鑑)이나 보감(寶鑑)같은 형식의 책이 혹시 있나 그것부터 찾아보았기 때문에, 다행히 정환이 원하는 그와같은 정보가 들어있는 책자가 하나 있어 그 책을 통해 대충 아리수국이나 주변국들의 인구나 면적,통치체제 정도는 알아보긴 했다. - 정환이 접해본 서책에는 알렉스 대륙 30여개국, 패리스 대륙 30여개국, 마카스 대륙 50여개국 그리고 남프라이즈 40여개국과 북프라이즈 3개국 총 150여개국에 달하는 나라들의 개괄적인 정보가 지도와 함께 간략하게 수록되어 있었다.

 선미,청하,핫펠트 세 나라는 모두 아리수의 북쪽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나라로 면적은 아리수보다 약간 크고 인구는 대략 5천만에서 7천만 정도였으며 그 북쪽에 있는 고원국 인구는 그보다 적은 3천만 정도였다. 그리고 핫펠트와 고원 동쪽에 있는 아리수의 4분의 1정도 크기인 작은나라 ‘영지’의 경우 인구가 1천만 정도, 그리고 아리수 역시 인구는 5천만이었다. 그리고 정치체제는 아리수와 선미,청하가 모두 6년단임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었으며 핫펠트는 5년 단임제, 영지는 4년 중임제를 택하고 있었다. 한편 고원국은 대통령 임기가 약간 더 길어 8년 단임제였다.

 그리고 문제의 얼음제국은 듣던대로 역시 고원국의 북쪽에 위치해 있었다. 다만 정환이 찾아본 도감에는 고원국 북쪽지역은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으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어쨌든 낙타의 봉우리 모양을 하고 있는 ‘알렉스 대륙’의 그 가장 북쪽지역 면적으로는 대략 고원국과 엇비슷한 크기인 텅빈 공간이 소위 ‘얼음제국’인 모양이었다.

 “ 헌데 대체 그 얼음제국이란 나라는 어찌 생긴 나라인건가요 ? ”

 여하튼 계속 ‘얼음제국 난민’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왔던 이정환 일행. 헌데 그 얼음제국은 알렉스에서도 가장 북쪽의 얼음땅이라는 것 아닌가. 그리고 도문계 교수의 말에 의하면 2,3백년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얼음땅. 그에 대한 도교수의 설명이 좀 더 이어졌다.

 “ 그런곳에 대략 90년전에 어떤 이상한 자가 나타나 그곳을 통치하기 시작했소.

  그때까지만 해도 여하튼 나라의 형태는 이루어지지 않고 대략 수십여 부족이 여기

  저기 흩어져 살았는데 그래도 그 인구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천만 가까이 추산이

  되었다오. 헌데 그런 지역을 어느날 갑자가 루카스란 자가 와서 지배하기 시작했다

  오. ”

 “ 루카스요 ? ”

 “ 루카스가...가만 이건 사실 설명을 하려면 이건 ‘패리스대륙’의 전 역사를 처음부터

  쭉 설명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일단 최근세사만 간단히 설명하겠소. 패

  리스대륙에는 약 100년전에 큰 전쟁이 하나 있었소. 패리스가 모두 셋으로 나뉘어

  싸우는 그런 전쟁이었는데, 이후 역사적으로는 그 전쟁을 ‘패리스 세계대전’ 또는

  그냥 편의상 ‘세계대전’이라고도 부른다오. ”

 “ 세계대전이요 ? ”

 놀라서 순간적으로나마 눈이 휘둥그래진 이정환. 도문계의 설명이 계속된다.

 “ 그때 패리스에 모두 세명의 독재자가 나타났소. 그 하나는 독트린이라고 하는 자

  기네 민족, 자기네 인종이 세계에서 제일이라며 다른 민족,인종들을 모두 하급민족

  이니 멸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종주의자적 독재자였고 또 하나는 마칼린이라

  고 하는 노동자와 농민을 모두 해방시켜 평등한 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다소 몽

  상적인 이상적 세계관을 가진 그런 독재자였소. 또 한사람은 세린이라고 이 사람은

  인종주의나 몽상주의하고는 다른 그저 자신의 권세와 탐욕만을 바라는 그런 독재자

  였는데, 여하튼 뭐는 뭐끼리 통한다고 그 셋이 연합을 했지 뭐요. 그리고 패리스의

  다른 나라들은 그 세 독재자에 저항하게 위한 ‘연합국’을 꾸렸다오. ”

 “ 헌데요... ”

 “ 전쟁이 한 10년 가까이 지속되다 결과적으로 세 독재자 모두 패망하고 연합국이

  승리하긴 했다오. 헌데 그 이후의 여파가 알렉스에까지 미친 꼴이라고나 할까. 사

  실 그냥 ‘패리스 세계대전’이라고 하지 않고 ‘세계대전’이라고 하는 이유가 알렉스

  나 마카스에도 그런 패리스의 연합국이나 독재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계가 되어있

  는 나라가 많았기 때문이라오. 가령 아리수도 그 시절에 연합군의 의료나 후방,물

  자지원을 하며 연합군 편이 되기도 했지만...그러니까 아리수는 그때가 금선왕조 거

  의 후반부때였을거요.

 뭔가 역시 심상치 않게 들리는 도문계가 들려주는 패리스 세계대전 이야기. 그의 말이 계속된다.

 “ 문제는...원래 그 루카스는 연합국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공로자라오. 헌데

  어느날 갑자기 그 ‘루카스’란 자가 알렉스 북쪽 그 얼음지역에 나타나 그곳에 흩어

  져 사는 부족들을 하나로 규합 나라를 세운거요. ”

 “ 가...가만...그럼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자가 그런곳을 통치하기 시작했단 말입니

  까 ? ”

 허나 다소 놀란 눈빛으로 묻는 이정환의 물음에 도문계는 바로 가당치도 않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손을 내저었다.

 “ 얼음제국을 처음 세운이가 애초에 스스로를 ‘루카스’라고 주장했으나 그걸 믿는 사

  람들은 아무도 없소. 다만 얼음제국에 사는 부족들은 지리적 여건상 다른 국제정세

  에 대한 정보를 얻을길이 없었으니 (* 위치 자체가 알렉스 대륙의 가장 북쪽이고,

  패리스나 프라이즈 대륙도 모두 얼음제국에선 먼 바다 건너에 있는 대륙이다.)

  냥 루카스가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자라고 하니 곧이 믿었던게지. 허나 역사학자나

  전쟁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 얼음제국을 세운 루카스는 ‘가짜’라고 하고 있다오.

  ‘가짜 루카스’라는게 정설로 굳어진지 이미 오래요. 가령 루카스 장군의 실제 자손

  들은 패리스 대륙에 그대로 살고 있는게 이미 오래전에 확인이 되었으니 얼음제국

  을 세운 루카스가 가짜라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되는 셈이지. ”

 “ 그럼 그 가짜 루카스의 정체는 대체 뭔가요 ? ”

 “ 지금까지도 그 정체에 대해선 학설이 분분한데 일단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는게 아

  마 그렇게 패리스 세계대전때 패배한 독재자측. 가령 독트린이나 마칼린쪽에 있던

  잔당이 아닐까. 그런자들이 연합국에 의해 패퇴하자 자기네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알렉스 북쪽 얼음지대로 건너가 그런 사기를 친게 아닐까.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오

  . 현재 학계에서 얼음제국 루카스의 정체에 대해 가장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는 것

  은 독트린 밑에서 이런저런 잔꾀를 부리던 부르터스라던가 가가멜리아 혹은 마칼린

  밑에 아주 잔혹하고 난폭했다는 알렉터 장군이나 헬라박사 정도가 ‘가짜 루카스’의

  진짜 정체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오. ”

 “ 그래서 그 루카스를 사칭한 실제로는 독재자측의 측근이었다는 자가 그곳까지 가

  서 얼음제국을 세웠다는 말입니까. ”

 “ 이를테면 그런 셈이죠. ”

 도문계는 한숨을 내쉬었다. 얼음제국에서 그런 독재자 밑에서 핍박을 받는 일반 국민들의 한과 고통이라도 전이되어온것인지.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는 잠시 고개를 갸웃해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 헌데 지금까지도 수수께끼인게 과연 그런 독재국의 패잔병들이 어떻게 그곳까지

  건너갔을까 하는 점이오. 일단 그 시절 – 벌써 70-80년전 일이니 – 은 아직 비행

  기가 보편화되기 전이고 지금은 알렉스 북쪽지역에서 패리스 북쪽지역까지 비행기

  로는 대략 열시간 가까이 걸리고 바다를 통해 가려거든 – 알렉스와 패리스 사이에

  우물 또는 토기형태의 커다란 바다가 있다. - 가장 가까운곳은 거리가 100km도 채

  안되지만 거리가 먼 북쪽지역은 거리가 무려 6,000km도 넘는다오. 지금도 알렉스

  북쪽에서 패리스 북쪽지역을 배로 가려거든 2-3주가 소요되고 기차로 육로로 통해

  갈 경우에도 그 정도 시간은 소요된다오. 남쪽으로 기차를 타고 쭉 내려갔다가 다

  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그런 구조니까 말이오. (* 대략 한반도에서 인도까지를 남쪽

  으로 쭉 내려갔다 유럽까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그런 구조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러니

  육로를 이용했든 배편을 이용했던 그런 패잔병의 잔당들이 얼음제국 까지 가긴

  쉽지 않았을텐데 대체 세계대전때 패한 독재국의 잔당들이 어떻게 그 얼음제국

  까지 갔는지 그건 아직 학계에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문제라오. ”

 대체 어떻게 해서 패리스 대륙 세계대전에서 패한 패잔병들이 그 먼 알렉스 북쪽지역까지 갈수 있었을지는 학계의 의문으로 여전히 남아있다지만 여하튼 중요한 것은 그 얼음제국은 여전히 그 ‘가짜 루카스’의 후예들에 의해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다는 것이 도문계의 설명이었다. 도문계의 말은 조금 더 이어졌다.

 “ 그 ‘루카스’ - 계속 루카스로 사칭을 해왔으니까 얼음제국 백성들은 여전히 그자

  를 루카스로 알고 있지. - 는 40년 정도 얼음제국을 통치하고 그 뒤를 이어 루카스

  의 아들 되는이가 다시 20년 정도 얼음제국을 통치했다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는 루카스의 손자되는이가 얼음제국을 통치했는데 얼음제국 3대 통치자는 루카스

  아들의 막내아들이 된다오. 그 3대 통치자가 30년 정도를 더 집권하다 새상을 떠

  나고 지금은 4대째 통치자가 얼음제국을 다스리고 있다오. ”

 “ ...... ”

 “ 무엇보다 그 나라는 지금 이 행성 지성체들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민주주의나 공

  화정으로 바뀐지 오래인데 그 얼음제국은 왕조국가와 종교국가의 성격을 반씩 합한

  아주 이상하고 기묘한 독재국가가 되어있다는 점이오. 이 행성 모든 지성체들의 나

  라가 대개 민주주의나 공화정으로 바뀐지가 반세기 이상이 지났는데 그 나라만 계

  속 어찌보면 이 행성 지성체 인류문명사에 그 유례가 거의 없지 않나 싶을 정도의

  왕조국가이자 종교국가를 이루고 루카스 집안이 4대째 통치해오고 있다 이 말이오

  . ”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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