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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러블리즈 베이비소울 (2)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평행우주 이야기 – 2. 열국쟁패기

    



 “ 역적 동완의 무리를 제거하고 난 뒤 황제를 누구로 세울것인지를 생각지 못한 것

  은 제후들의 불찰이 틀림없소. 허나 아무리 황실종친이고 전국옥새를 확보했다고

  하나 불과 얼마전까지 유주의 일개 농사꾼에 불과했던자를 무작정 황제로 세울수는

  없소. 나라 다스리는일이 어디 어린애 장난이나 계집아이들 소꿉놀이 같은줄 아시

  오 ? 하다못해 일개 작은고을 현령을 해본 경험도 없는자에게 이 거대한 진대륙을

  통째로 맡겼다간 그날로 천하가 결단이 날것이오 !!! ”

 백승주는 거듭 유광식을 황제로 세우는 것이 불가함을 역설했다. 잔뜩 흥분한 백승주의 목소리가 워낙 쩌렁쩌렁 울려 이 일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을지가 걱정될 지경이었다.

 “ 게다가 소위 의군에 참여했다는 17로 제후들이 어떤자들인지 아시오 ? 말이 황실

  을 보호하고 역적을 토멸하며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겠다는 구실을 삼았을뿐...

  물론 개중 몇몇은 정말 순수한 충의에서 들고 일어난자도 있을것이나 솔직히 한 절

  반 이상은 이 혼란기를 틈타 자신이 천하를 도모해보고픈 야심에 불탄 그런 야심가

  들로 봐야할것이고. 그런자들이 여기 유광식이란 자가 전국옥새를 확보하고 그것도

  모자라 황제가 되려한다는 사실만 알게 돼 보시오 ! 그날로 다시금 동완의 난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천하대란이 일어나고야 말것이오. 그러니 부디 다른

  생각은 말고 그 전국옥새를 맹주인 나에게 맡기고 공들은 돌아가도록 하시오 !!! 대

  신 이 일은 불문(不問)에 붙이도록 하겠소 !!! ”

 “ 잠깐만요 나으리. 헌데 전국옥새를 맹주어른께 맡겨야 한다는 말씀이시오이까 ? ”

 “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 어쨌든 17로 의군의 대의명분은 결국 황실을 보위하기

  위함이니 난이 수습되고 새 황제가 들어서면 전국옥새는 마땅히 그때까지 의군의

  맹주가 보관하고 있다가 새로운 황제에게 바침이 마땅하고. 그러니 부디 어서 그

  옥새를 내놓으시오. ”

 “ 그건 불가합니다 !!! ”

 헌데 갑자기 그렇게 소리치고 나선 것은 여태까지 별다른 말이 없던 둘째 유하식이었다. 사실 유하식은 천성이 원래 그런것인지 아니면 미천한 신분으로 여러 제후들과 화려한 장수.책사들이 즐비한 그런곳에 있어 어렵고 힘들었던 탓인지 대체로 말이 없던 자였다. 그래서 대체로 유광식 3형제와 면식이 있던 제후와 장수들은 유하식은 본래 말수가 적고 과묵한 그런자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뜻밖에 그런 유하식이 나선 것이다.

 “ 불가하다니 ? 대체 그건 또 무슨소리요 ? ”

 당황한 백승주가 묻자 유하식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 이미 우리 형님께서 전국옥새를 손에 얻으셨고, 또 옥새가 난이 수습되고 나면 황

  실로 돌아가야함이 마땅하다면 논리와 당위성으로도 황실의 먼 종친인 우리가 보관

  하고 있는 것이 순리일것이오. 더욱이 나으리의 말씀처럼 제후들의 대다수가 실

  은 천하에 야심을 품은 또다른 야심가나 역적이나 다름없다면 그런자들에게 어

  찌 함부로 전국옥새를 넘길수가 있단말이오 ? 전국옥새를 맹주에게 넘기는 것은

  불가하니 그리 아시오 !!! ”

 당황한 유광식과 제갈선생이 일단 유하식을 만류했으나 이미 백승주는 격분하고 있었다.

 “ 이놈들이 이젠 대놓고 찬역의 뜻을 드러내는구나. 이 X들 !!! 세상만사가 다 마땅

  히 따라야하는 절차와 법도가 있거늘, 황실이 역적으로 인해 어지러워진 상태에서

  의군이 일어난것이라면 마땅히 사라진 전국옥새는 황실을 보위하기 위해 일어난

  의군의 총 본부가 잠시 보관하고 있다가 난이 끝나면 황실에 돌려드리는 것이 순서

  이지 아무리 전국옥새를 먼저 손에 얻었기로 어찌 한낮 촌부(村夫)에 불과한 네놈

  들이 갖고 있어야 한단 말이냐 !!! 어서 전국옥새를 내놓지 못할까. ”

 허나 이미 유하식과 유형식도 무기를 치켜들었다. 유하식은 큰 장도(長刀)를 유형식은 쌍도끼나 철퇴를 늘상 주무기로 들고 다녔는데 무엇보다 유하식은 수십리밖의 작은 과녁도 쏘아 맞히는 명사수고 유형식은 혼자서 백명의 병사도 때려눞힐수 있는 천하용장임을 이미 백승주도 지금껏 여러차례 전장에서 직접 목격하였다. 헌데 바로 그런 유하식과 유형식이 동시에 무기를 치켜드니 칠순의 노장 백승주도 결국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제갈선생이 유광식 3형제에게 ‘이만 돌아가자’고 하자 3형제는 일단 막사를 나왔고 백승주는 유광식 형제가 전국옥새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서도 눈앞에 뻔히 보고도 놓칠 수밖에 없는 통한의 감정을 맛보아야만 했다.

 한편 자기네 막사로 돌아간 유광식 3형제는 그들대로 백승주는 또 백승주대로 나름의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먼저 유광식 3형제는 제갈선생과 함께 다음의 문제를 의논하기로 했다.

 “ 제 생각엔 차라리 여기서 어영부영 시간을 낭비하느니 바로 황궁으로 들어가 즉위

  식을 전격 치르는게 어떨까 그 생각을 해봤습니다. ”

 “ 아니, 뭐라구요 ? ”

 제갈선생 답지않은 너무 황당하고 무모한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3형제가 모두 어이없어 하는데 제갈선생의 설명은 이어진다.

 “ 어차피 이제 황도의 대화재도 수습국면이고 이재민들의 구호도 마무리단계에 들어

  갔습니다. 그러니 이제 자연스레 그 다음의 일들이 논의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허나 현재 황제가 없는 상태에서 안타깝게도 의군의 총 본부는 이후 황제를 누구

  를 세울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둔바가 없고, 17로 제후들중 절반은 아까 맹주

  인 백숭주도 말했던것처럼 실은 천하에 다른 뜻을 품은 야심가들입니다. 역적 동완

  은 주멸되었고 황도의 대 화재도 수습되면 정말 순수하게 의군에 참여한 제후들은

  자기네 영지로 돌아가겠지만 야심가들은 어영부영 계속 황도에 머무르며 기회를 엿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그전에 우리가 먼저 전격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합니

  다. ”

 “ 허나 지금 황도는 불타고 황궁도 물론 불에 타다남은 전각이나 방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말이 황궁안이지 사실상 다 쓰러져가는 촌락보다도 못할 지경입

  니다. - 심지어 이미 어떤이들은 공공연히 저 불에탄 황궁을 다시 지으려거든 반년

  의 시간도 더 소요될것이라 말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 헌데 이미 반 이상이 타버

  린 황궁안에 아무리 전국옥새를 지녔기로 무작정 황궁안으로 들어가버린 허울뿐인

  즉위식을 치르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

 “ 게다가 17로 의군들이 그 사실을 알면 바로 반격해올것이니 설사 우리가 공희준

  휘하의 1천 병사를 모두 다 우리 소유로 한다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17로

  의군을 황궁에서 상대하기는 역부족일것입니다. 제 생각에도 무모한 계책 같습니다.

 ”

 유하식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덩치만 큰 힘센 용장일뿐 지혜는 별로 없어보이는 유형식조차도 그 정도 머리는 돌아가는지 거듭 무모한 계책임을 간했다. 허나 제갈선생이 그런 둘을 다시금 설득했다.

 “ 이미 백승주가 우리가 전국옥새를 손에 지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 또한 뭔가

  대책을 세우려 할것이오. 사람의 일이란 한번 입에서 나오면 그 다음부턴 더 이상

  비밀이 아닌게 된다는 것이 50년 넘게 인생을 살아온 내가 터득한 세상의 이치요.

  즉, 조만간 제후들에게 이 사실이 귀에 들어가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말이오. 그래

  서 내가 일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려고 하는것이오. 그나마 지금이니 공희준 휘하 1

  천의 병사라도 우리가 움직일수 있지, 만약 다른 제후들이 우리가 옥새를 가진 사

  실을 알게되면 그땐 그나마 공희준의 1천 병사를 활용하기는커녕 우리 달랑 네명이

  서 줄잡아 20만은 되는 17로 의군 전체를 상대해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르오.

  (* 17로 의군준 공희준처럼 1,2천 정도의 병사를 모아온 것은 세력이 적은 제후에

    해당되고 보통은 1만이나 2만, 조연남이나 원광호처럼 세력이 큰 제후중엔 3만이

    넘는 병사를 이끌고 온 경우도 있다.) ”

 제갈선생의 말처럼 사실 백승주도 이때 이미 대책을 의논하고 있었다. 백승주는 제후들중 그나마 평상시 자신과 친분이 있고 상대적으로 야심이 적은 미두리와 부대원을 불러 사태를 알렸다.

 “ 우리가 애초에 동완의 세력을 제거하고 이후의 일을 어찌 수습할지 대안을 마련하

  지 못한 것이 불찰이라면 불찰이오. 허나 이미 그 문제를 한탄만 할때가 아니오.

  이미 전국옥새를 손에 넣고 딴뜻을 품기 시작한 이가 생겨났다는 말이오. 애초에

  17로 의군이 결성되었을때부터 다들 걱정한 것이 제후들중 상당수가 야심가인데 바

  로 그로인해 일이 그르쳐지지 않을까 하는 문제였소. 헌데 심지어 제후는커녕 일개

  농사꾼 출신의 말단 부장급에 불과했던것들이 지금 찬역의 뜻을 내세웠다는 말이

  오. 그러니 빨리 이 문제를 처리해야하오. ”

 “ 맹주께선 어떤 대책이 있으시오이까 ? ”

 그와같이 물은 것은 미두리였다. 백승주가 대답했다.

 “ 일단 다시 사람을 불러 말로 잘 타일러 전국옥새를 내놓도록 해야할것이오. 허나

  말을 듣지 않을경우엔 반역의 죄를 물어 그들을 체포하고 전국옥새를 우리가 압수

  하는수밖에 없소. 문제는 그 유광식의 두 아우인 유하식,유형식이란 것들의 무예가

  보통이 아니라는데 있고. 그 둘이 이번 전쟁에서 만만찮은 전공을 세운 것은 공들

  도 지켜보시지 않았오 ? 그러니 자칫하면 한바탕 전투를 그것도 내부의 적을 제거

  하기 위해 벌여야하는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소. 무엇보다 그렇게 되면 전국옥새의

  일이 다른 제후들의 귀에 들어가는것도 시간문제. 그렇게되면 진짜 겉잡을수 없는

  대란이 일어나고야 말것이오. 그 전에 일을 처리해야하오. ”

 “ 허니 어떻게 하면 그 만만찮은 두 사람을 제거하고 유광식을 체포, 전국옥새를 확

  보한다는 말씀이시오이까 ? ”

 “ 밤에 몰래 날랜 자객같은 이를 보낸다던가...어쨌든 그쪽에서 뭔가 방심한 틈을 타

  서 일을 처리하는수밖에 없고...아니면... ”

 “ 아니면 ? ”

 “ 전국옥새보다 사실 진짜 큰 문제는 결국 우리가 동완의 세력을 제거한뒤 새 황제

  를 어찌할것인지 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데 있었던 것 아니오 ? 그러니 지금이

  라도 황실종친중 괜찮은 인물을 찾아 새 황제를 세우는 일을 의논해 본다던가 그

  방법을 생각해볼수도 있소. 어차피 이제 화재도 거의 수습단계이니 자연스레 그 문

  제를 공론화시킬수 있을것이오. ”

 “ 허나 그자들이 이미 전국옥새를 가졌다면 옥새도 없이 새 황제를 옹립할수도 없는

  일이 아니오이까 ? ”

 “ 전국옥새만 가지면 다 황제이오이까 ? 그런식이라면 아무나 옥새를 손에 넣은뒤

  ‘나 황제 하겠소 !’ 그러고 말게요 ? 옥새만 가졌다고 다 황제가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그 무모하고 철없는 애송이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줄것이오 !!! ”

 한편 옥새의 문제는 확실이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공공연하게 퍼져가고 있었다. 이미 백승주가 몇몇 제후를 불러 그 문제를 의논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유광식 3형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하루는 유광식의 진영을 찾아온 두 사람이 있었다. 제후들중 세력은 상대적으로 적은(병사는 5천 안팎 정도) 기노일과 이택행이라는 자였다.

 “ 유공, 단도직입적으로 한가지만 묻겠소이다. 요즘 항간에 누가 전국옥새를 가졌다

  더라 그런말이 돌고 있던데 혹시 유공은 들어보신적이 있소 ? ”

 사실 기노일과 이택행은 동완과의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유광식 3형제의 도움을 받은적도 몇 번 있고 그들이 위기에서 구해준적도 있어 그러는 사이에 친분이 생기기 시작했고 유광식 3형제에 대한 호감도 갖게된 그런 인물들이기도 했다. 따라서 유광식 3형제를 경계한다기보단 어떤 도움이라도 주고픈 마음으로 찾아온것같은 분위기였는데 제갈선생이 일단 유광식을 눈짓으로 만류한뒤 자신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 옥새문제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습니다. 허나 옥새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게

  있은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린 보다시피 아무런 힘도 없는 수많은 17로 의군

  휘하에 있는 한낱 소수의 장졸(將卒)에 지나지 않소이다. 옥새가 있은들 무엇을 할

  수 있겠소이까. ”

 “ 유공은 그럼 이런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그냥 당하실 생각이시오이까 ?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요 ? ”

 “ 17로 의군이 비록 동완의 무리를 제거하고자 일어났으나 동완의 무리를 제거한뒤

  뭘 어찌할지에 대한 대안을 세우지 않은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오. 무엇보다

  지금은 황제 자체가 없는 황제 부재상태. 어차피 황도의 화재를 다 수습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 문제를 공론화하는 단계에 이를것이오. 그럼 그때가서 전국옥새를

  갖고도 제후들에게 고하지 않은 공들이 어찌 될 것 같소이까 ? 자칫하면 어떤 죄를

  물어 공들을 추궁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그러니 그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단

  말이외다. ”

 그렇게 말하고 있는 이는 기노일이란 자였다. 이어 이택행이 말했다.

 “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성들의 민심이외다. 백성들은 결국 이 전란이 속히

  끝나고 자신들의 삶에 평화와 평온을 되찾아줄 그런 지도자를 원합니다. 헌데 전국

  옥새나 차후 황제를 새로 세우는 문제를 가지고 또다시 한바탕 전란이라도 일어나

  보시오. 황실을 구하고 역적을 몰아내 백성을 평안케 한다는 애초의 17로 의군의

  명분은 그날로 무색해질것이외다. ”

 “ 그래서 대체 어쩌자는 말씀이시오이까 ? ”

 “ 몰라서 물으시오 ? 하루속히 나라의 구심점을 새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외다. 덕망

  이 있는 자를 하루빨리 황제로 추대해야한단 말이외다. ”

 정말 이택행과 기노일의 말뜻을 이해 못한것인지 일부러 그러는것인지 유광식이 여전히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자 이번엔 제갈선생이 나섰다. 마치 양쪽을 모두 설득하듯이 그가 말했다.

 “ 세상에 황실의 종친이나 후손은 많습니다. 허나 역적을 토멸하는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그리고 민심을 얻으며 덕망까지 갖춘 그런 황실종친이나 후손은 그리 많지

  않을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대의명분이 있는지는 더 설명을 안 해도 될것이

  외다. ”

 사실 유광식 3형제는 황도의 대화재를 수습하면서 어느정도 민심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무리 대의명분을 내건 17로 의군이라 하지만 그 아래에 워낙 많은 장수며 병사,모사들이 있고 게다가 어중이떠중이 같은 이들도 있어, 비록 맹주 백승주의 지휘하래 권역별로 관할을 나누어 화재를 수습하고 백성들을 재난에서 구하고는 있었지만 되려 그러는 가운데 크고작은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백승주는 행여 민폐를 끼치거나 황실의 기물을 함부로 탈취,훼손하는자 특히 부녀자를 함부로 겁탈하거나 힘없는 백성의 재물을 갈취하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는 내규를 세우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17로 의군의 그 많은 장수,병사들을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사소한 말썽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래도 유광식 3형제의 도움을 받거나 보호를 받은 자들은 ‘유광식 3형제나 그 휘하 병사들이 뭔가 다르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런식으로 유광식 3형제에게 민심이 쏠리는 분위기가 일부분 있었다. 다만 어차피 유광식 3형제는 현재로선 공희준 휘하의 말단부장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제후들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허나 이젠 전국옥새까지 확보한 황실 종친의 신분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이래도 제 말이 무슨말인지 모르겠습니까 ? 이제 전국옥새를 우리가 가졌다는 말

  은 언제까지 비밀로 해둘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먼저 행동하지 않으

  면 야심만만한 제후들이 우리를 별르며 무슨짓을 벌일지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일을 처리해야합니다. 우리가 먼저 대의명분을 세우고 대세를 잡을수 있는 행

  동을 먼저 취하지 않으면 그땐 정말 아직 힘도없고 세력도 없는 우리가 저 열일곱

  승냥이나 늑대와 다를바 없는 제후들에게 당하고 말것입니다. ”





 유광식은 고민 끝에 결국 결단을 내려 황궁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유광식은 원래 공희준의 휘하였던 1천의 병사와 여기에 자신들과 뜻을 함께 하기로한 기노일,이택행의 병사 각기 오천 총 1만1천여 병사와 함께 어느날 새벽 기습적으로 황궁에 진입하였다. 원래 황궁의 화재진압 주무(主務)는 다름아닌 애초 17로 의군의 발의자였던 조연남과 원광호가 맡고 있었는데 황궁 화재가 어느덧 거의 진압되어가는 단계에 이르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황궁에는 경비,파수정도의 업무만 볼 수 있는 병사 몇십명 정도만 남기고 주된 전투병력은 황도 외곽쪽으로 빼버렸다. 황도의 화재가 진압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제 새 황제를 세우는 문제를 논의해야할 단계에서 다른 야심을 키우기에 꿍꿍이속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라서 17로 의군중에도 가장 세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 조연남,원광호의 전투부대는 모두 황도 외곽지역으로 빠진 상태에서 원래 공희준 휘하였던 유광식의 병사 1천과 기노일,이택행의 병사 1만이 전격 황궁안으로 진입해버린 것이다.

 처음에 황궁 경비,파수 업무를 보던 남아있는 조연남,원광호의 경비병들은 무슨일인가 의아해하고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이미 화재는 다 진압된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행여 남아있는 잔불이 없나 또는 도둑이 들지는 않나 그 정도만 살펴보는 상태인데 설마 그런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저렇게 많은 병사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지는 않을테고, 혹 화재가 다 진압된뒤엔 복구작업을 진행할것이라더니 이를 돕기위한 병사들인가 여전히 사태파악을 하지 못해 어리둥절해하고만 있을 뿐인데, 그렇게 넋놓고 1만1천 병사의 진입상황을 지켜만 보던 조연남,원광호의 경비병들을 더 경악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와같이 황궁안으로 들이닥친 유광식 3형제와 기노일,이택행의 휘하들은 본래 노나라 황궁에서 즉위식,혼인식등의 주요행사를 치르던 하지만 이제 전각은 다 타서 터만 남아있는 성례전(聖禮殿)터에서 전격 새 황제 유광식의 즉위식을 거행한 것이다. 유광식은 역적 동완을 주멸하고 이제 하루속히 새로운 황제와 함께 천하와 백성들을 안정케 해야할 이 시점에서 짐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황제의 지위에 오르노라는 내용의 조서를 반포했고, 아울러 오호대장(五虎大將)을 임명하였다. ‘오호대장’이란 글자그대로 다섯명의 호랑이처럼 용맹한 장수란 뜻으로 실은 최근 유유광식은 자신의 두 동생 외에 세명의 용맹한 장수를 더 얻을수 있었다. 그 하나는 기노일 휘하에 있는 이득봉이란 장수로 기노일이 유광식을 지지하기로 하면서 특별히 추천한 대장이었으며 또 하나는 안상용이란 장수로 원래 원광호 휘하의 장수였으나 원광호가 자신을 중용하지 않자 불만이 많던터에 동완과의 전쟁터에서 유광식 3형제의 용맹함과 특히 유광식의 인품에 반해 이를 흠모하여 원광호를 버리고 유광식의 휘하에 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황승환이란 칠순을 훨씬 넘긴 노장으로, 원래는 염제때부터 용맹을 떨치던 장수였으나 염제이후 세상이 혼란해지자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숨어버렸다. 헌데 17로 의군이 황도에 들이닥치고 황도엔 대화재가 벌어진터에 나름 백성과 남아있는 대신들을 몇몇이라도 구해야겠다면서 나름 재난구호작업에 자원하였다. 헌데 그 과정에서 역시 유광식의 인품과 그를 따르는 민심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그를 따르기로 결심한 것이다. 따라서 유광식은 유하식,유형식,안상용,이득봉,황승환 이들 다섯을 ‘오호대장’에 임명한 것이다.

 한편 옥새전달식은 어차피 옥새를 유광식에게 전해줄 선황(先皇)이나 황실의 어른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인지라 – 게다가 어차피 옥새 자체가 우물속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기적적으로 습득한것이고 – 제갈선생이 미리 준비한 연출에 따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옥새를 유광식이 극적으로 받아쥐게 되고 ‘황위에 올라 나라와 백성을 구하라’는 천명(天命)을 받드는 것으로 극적인 무대연출을 하였다.

 한편 느닷없이 들이닥친 만천여명의 병사들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멍때리고 있던 조연남,원광호의 경비병들은 경악하였다. 사실 그네들도 이제 역적 동완은 몰아냈고 화재도 다 진압되어가는 과정에서 이 다음의 일은 어찌될것인가 궁금하고 의아해서 자기네들끼리도 이런저런 말을 하던차에 생각지도 못하게 전격적이고 기습적으로 치러지는 새 황제 즉위식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된 것 아닌가. 대다수 경비병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속된말로 멍때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한 동작빠른 몇몇 병사들이 빠르게 말을 달려 자신들의 주군인 조연남과 원광호에게 알렸다. 소식을 들은 조연남과 원광호도 기겁하며 바로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더니 우리가 곰이 되고 난데없이 웬 농사

  꾼 출신의 하급무장 촌놈이 왕서방이 되고 말았소. 애초 17로 의군을 발의하고 모

  집한게 우리들이건만 황제자리는 엉뚱하게 얼마전까지도 듣도보도 못한 웬 농사꾼

  출신 촌놈에게 돌아간 것 아니오 !!! ”
사실 조연남과 원광호도 동완세력과의 전투때 유광식 3형제의 위용은 이미 보았던지라 그들의 능력은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었고 황실의 먼 종친이란 이야기도 대충 들어 알고는 있었다. 허나 황실과 20촌이 되건 30촌이 되건 지금은 그저 농사꾼 출신의 하급무장들일뿐인데 제놈들이 뭘 어쩌랴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터인데 그네들이 전격 황제 즉위식을 치러버렸다니 실로 기가막힌 일이 아닌가. 조연남이 탄식조로 원광호를 보며 말했다.
“ 사실 우리의 불찰도 없지 않지요. 사실 동완이 어린 황제를 유폐시켜 이후 행방

  불명이 된 상황이니 동완을 몰아내면 이후 바로 황제부재 상태가 된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그 사후 대책은 전혀 세우지 않았으니 말이죠. ”

 사실 백승주등도 이미 언급한바와 같이 굳이 노나라 황실의 종친이나 후예를 찾자면 진대륙에 널리고 널렸다. 다만 어느 한두사람의 독단으로 ‘누구를 황제로 세우자’고 하면 어차피 17로 제후의 상당수가 다 천하를 꿈꾸는 야심가임을 두 사람도 누구보다 잘 아는터에 자칫하면 그런 독선적 행위가 제후들의 반발을 살 우려도 있어 새 황제 추대 문제는 동완세력을 제거하고 난뒤 차분히 일을 의논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헌데 이런 황제공백기를 전격적으로 이용 기습적으로 황제 즉위식을 치러버리는 이가 나타날줄이야.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돌발사태라 조연남과 원광호는 그저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 탄식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바로 대책을 숙의합시다. 솔직히 어떻게보면 동완보다

  더한 역적질을 한 셈인데, 저들을 몰아내면 명분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수도 있어

  요. 허니 일단 우리끼리 다른 새 황제로 옹립할만한 인물을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

 “ ...... ”

 “ 일단 내 영지인 연주에는 염제와는 6촌뻘이 되는 유홍이란 이가 있소이다. 염제가

  승하하고 ‘3조카의 난’이 일어나면서 난을 피해 연주로 내려와 살고 있지요. 지금은

  내 영지의 한 현에서 훈장노릇을 하며 아이들에게 글과 학문을 가르치고 있는데 인

  품이 그런대로 순하고 다른뜻이 없으니 한번 말을 해보면 응해줄지도 모릅니다. 일

  단 내가 사람을 보내 설득해보기로 하겠소. ”

 먼저 그와같이 말한이가 바로 연주자사이기도 한 조연남이었다. 이어 하북총수 원광호도 안을 냈다.

 “ 나도 하북에 살고있는 충제폐하(후노 12대 황제)의 종손뻘이 되는 유돈이나 유남

  에게 사람을 은밀히 보내 뜻을 물어보겠소. 염제와는 8촌뻘이지만 나이가 이미 둘

  다 칠순을 넘긴 고령인게 문제이긴 한데 나이 때문에 어렵다면 그 아들이나 손자

  에게도 뜻을 물을수는 있는일이니 일단 사람을 보내보겠소이다. ”

 헌데 어느덧 2대전(代前) 황제인 염제의 6촌,8촌이나 되는 사람을 차기 황제로 생각하고 있다면 유광식이 아무리 염제의 20촌뻘이라 하나 그 황위오름에 굳이 딴죽을 걸만한 처지도 못될 것 같다. 여하튼 유광식에게 졸지에 황위를 빼앗기는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것이라 이들은 그와같은 대책을 논의한것이고 바로 그렇게 조연남과 원광호는 각자의 수하를 시켜 새로 황제로 옹립할만한 인물에게 은밀히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헌데 조연남과 원광호가 바로 이런 대책을 세우고 있을 때 원래 17로 의군의 맹주였던 백승주의 마음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원래 유광식 3형제의 전국옥새 습득 사실을 제일먼저 알았고 그때는 ‘현령경험조차 없는자들이 무슨 황제가 되겠다는 것이냐 ?’며 격노하며 반발했던 그에게도 유광식의 기습 즉위식 소식은 들려왔고 막상 사태가 이렇게 번지자 백승주의 마음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던 것이다. 애초 조연남과 원광호가 다른 야심가를 맹주로 세우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까봐 그것을 우려 가장 나이많은 백승주를 일종의 ‘명예직’처럼 맹주로 추대했던 것 아닌가. 허나 나름의 통솔력과 경륜을 보이며 지금껏 17로 의군을 그런대로 잘 이끌며 ‘반 동완 의군’ 승리를 이끌어온 셈인 백승주. 그는 자신의 영지 이웃지역 태수라 평상시 친분이 있고 별다른 야심도 없는 미두리,부대원을 다시불러 대책을 의논했다.

 “ 차라리 이렇게 된 것...생각을 달리 해봅시다. ”

 “ 뭘 어떻게 달리 하겠다는것이오 ? ”

 “ 비록 유광식이 농사꾼 출신의 하급무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황실 종친이고 무슨 하

  늘의 뜻인지 운명인지는 모르지만 전국옥새까지 손에 넣었소. ”

 “ 그래서요 맹주 ? ”

 “ 어쩌면 이 자체가 새로운 시대로 가는 흐름일지도 모른다는 소리구려. 게다가 말

  이 의군이지 17로 제후중 반이상이 야심가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그러니 차라리

  생각을 바꿔봅시다. ”

 “ 대체 어떻게 바꾸자는것인데요 맹주 ? ”

 사실 백승주의 생각은 이와 같았다. 사실 17로 의군중 현실적으로 가장 세력이 큰 이는 결국 조연남과 원광호고 자신은 그들에 의해 명예직처럼 맹주로 추대된것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사실상의 실권은 그들에게 있는것이나 다름없는 의군을 지금까지 이끌어온것인데 그 의군을 이끌고 동완세력을 몰아내니 난데없이 전국옥새를 습득했다는 황실종친인 유광식이란 자가 기습적으로 즉위식을 치렀다. 바로 그 유광식에게 ‘현령경험조차 없는자가 나라를 경영한다는게 가당키나 하냐 ?’며 꾸짖었던 자신이지만 만약 그런 유광식을 황제로 세우고 자신이 실권을 잡으면 그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 현령경험조차 없는 일개 농사꾼출신 하급무관이 황제가 되면 이건 어린아이가 황

  제가 된것이나 별반 다를것이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유광식을 옹립한뒤 내가 조정

  의 실권을 잡고 나를 따르는 미두리와 부대원을 내 측근으로 중용하면 일국을 경영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일은 아닐게야. 난 원래 난리속에서 내 영지나 제대로 보존

  하고픈 생각으로 의군에 뛰어든 생각인데 뜻밖의 기회가 내게 찾아오는 것 같구나.

 ”

 이렇게 해서 백승주는 사실상 ‘유광식지지’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다만 미두리,부대원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두 사람의 마음도 백승주의 거듭된 설득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렇게해서 사실상 백승주가 유광식과 손을 잡은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유광식은 추가로 또 한사람 제후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17로 의군에 가장 꼴찌인 열일곱번째(열여섯번째가 공희준)로 참가한 조홍이라는 인물이었다. 조홍은 서량(중원 서북방지역)과 촉국 사이의 작은 영지를 지키던 태수였는데, 동완의 역적질에 격분하여 조연남,원광호의 의군모집 밀서를 받고 동참의사를 밝혔다. 허나 조홍의 영지는 주변이 험한 산세로 막혀있는데다가 게다가 17로 의군을 주도한 조연남,원광호의 진지에 합류하려거든 지리상 자신은 천상 황도를 거쳐갈 수밖에 없는데, 그랬다간 동완에게 걸릴것이 뻔하므로 황도를 피해가느라 합류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찌보면 세력도 가장 약하고 겁도 많았던 그런 제후인 셈인데 그런 조홍이란 태수가 황궁 화재가 거의 진압되어가는 과정에서 기습적 황제 즉위식이 치러지는 것을 보고 지지의사를 밝혀왔던 것이다.

    


 한편 백승주가 유광식 지지를 선언하고 그 휘하에 들자 유광식은 그를 국정을 총괄하는 일종의 영의정격인 ‘장로대신’에 명했다. 한편 제갈선생은 내정을 담당하는 ‘내정대신’에 임명했고 국방대신의 경우엔 당분간 장로대신 백승주가 그 직을 겸임하도록 했다. 백승주가 바로 직전까지 17로 의군의 맹주이기도 했으니 다른 적임자가 나타날때까지 그가 국방대신을 겸임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한편 황궁과 황도의 화재진압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총괄할 ‘건교대신’도 필요했기에 그 자리에는 백승주의 휘하 측근중 한명인 오정욱이란 자를 임명했고 한편 백승주보다 먼저 유광식 지지를 선언한 기노일은 형부와 법무 업무를 총괄하는 형법대신에 이택행은 산업문제를 총괄하는 상공대신에 임명되었다. 한편 국가재정을 총괄할 재정대신에는 역시 새 황제 즉위소식을 듣고 달려온 염제시절 원로대신이 한명 있어 일단 그의 경륜을 활용하기로 하고 재정대신에 임명하였다. 이렇게 대충 국정 실무를 총괄할 장관급 인사도 어느정도 이루어진 상태에서 장로대신 백승주가 유광식에게 고했다.

 “ 폐하, 이제 각지에서 모여든 17로 의군을 해산해야할 단계이옵니다. 17로 의군은    본래 역적 동완의 난을 섬멸하게 위해 뜻을 같이한 의군이었으나 이제 동완은 섬멸

  되고 폐하께서 중심이 되어 국난을 수습중이시니 마땅히 정의롭게 일어난 의군은

  그 소임이 마무리된바 해산을 명하심이 마땅하십니다. 신이 이미 직전까지 17로 의

  군의 맹주였고 그 맹주의 합법적 권한은 아직 유효한바 신에게 명을 내리시면 신의

  직권으로 17로 의군 해산령을 내리겠나이다. ”

 유광식의 윤허로 백승주는 즉각 17로 의군의 해산을 선언하고 철군령을 내렸다. 다만 황실과 황도 복구작업에 당분간 혼신을 기울여야하니 17로 의군중 일부를 복구작업에 필요한 ‘복구부대’ 편성을 위해 차출하도록 했다. 복구부대는 황실 오호대장이 각 제후의 부장중 두명과 병사 백명정도를 직접 지명,차출하고 그와같은 복구부대 인선작업이 끝나면 나머지 의군들은 자동 해산되어 각 영지로 돌아갈 것을 명한 것이다. 마침 새황제 즉위소식을 듣고 난을 피해 잠시 달아났던 몇몇 환관과 궁녀들이 황궁으로 복귀해 부족한대로 이들을 활용 황제의 칙령을 각 제후들에게 이와같이 전하도록 하였다. 다만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를 대비 제후들에게 철군령을 전하러가는 칙사들에겐 호위장수 한명정도를 대동하게 하였다. 사실 17로 의군중 상대적으로 야심도 적고 세력도 별로였던 몇몇 이들은 사실상 화재진압작업이 모두 끝난 뒤에는 이미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영지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궁리하고 상의하는 중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야심가들이었다. 특히 애초 17로 의군을 발의하고 조직했던 조연남과 원광호는 그와같은 황제의 칙령이 장로대신이 되었다는 백승주의 손에 의해 작성되어 칙사를 통해 전달되자 불같이 노했다.

 “ 뭐...뭐가 어째 ? 철군 ? 해산 ??? 그 백승주 노인네가 망령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구나...이 늙은이가...옛날같으면 진작에 뒷방 늙은이로 내려앉았어야 하는 것

  이 그래도 의군에 가담한 그 용기가 가상해 기껏 맹주로 추대해주었더니만 주제

  도 모르고 우리를 배신 그 유광식인지 뭔지 하는놈에게 붙어먹더니, 그것도 모자

  라 뭐...철군을 명해 ? 게다가 뭐 ? 복구부대를 편성해야하니 장수와 뭘 차출해 ?

  네이놈 !!! 감히 누구마음대로 군대를 철군해라 해산하라 하느냐 !!! 그 늙은도적

  백승주한테 가서 전해라 !!! 내 팔다리를 혹시 그 노망든 늙은이의 칼로 직접 자

  를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 휘하 장수와 병사들은 단 한놈도 내어줄수가 없다고 !!

  ! 네놈도...한낱 환관놈 신세가 불쌍해서 봐주는것이지 한번만 더 이런 돼먹잖은

  황제놀음에 부하뇌동하는 꼴이 내 눈에 뜨였다간 그땐 그 자리에서 네 목을 베어

  버릴테니 그리 알아라 !!! ”

 그렇게 소위 칙사를 쫒아낸 조연남은 바로 원광호를 불러 대책을 의논했다.

 “ 그 유광식인지 뭔지하는 촌뜨기와 백승주 늙은이가 아주 제대로 미쳤구료 !!! 아

  주 작정하고 황제놀음을 할 생각인가보오이다. 이건 뭐...역적 동완을 몰아내니 새

  역적이 생겨난꼴 아니오. 안되겠소. 다시 대책을 세워야지. ”

 “ 그래서 조자사(연주자사)는 이제 어찌하실 작정이오 ? ”

 “ 어쩌긴 뭘 어째요 ? 어제까진 반 동완 의군이었지만 이젠 반 유광식-백승주 의군

  이 되는거지. 어제까진 역적 동완을 몰아내기 위해 조직한 의군이었지만 오늘부터

  는 새역적 유광식-백승주의 무리를 몰아내는 의군이란 말이외다. 그리고 이번 새

  의군은 내가 직접 총수를 맡을것이외다. ”

 애초 17로 제후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백승주를 맹주자리에 앉힌 것은 다른 야심가를 맹주로 앉히면 그가 다른뜻을 품거나 의군 자체를 자신의 정치세력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는데 오히려 그렇게 시작한일이 엉뚱한 결과를 낳아버렸으니 이젠 아예 자신이 주도해서 의군을 조직 총수를 맡기를 자처한 것이다. 허나 원광호가 바로 딴죽을 걸고 나섰다.

 “ 그건 아니될말이오 !!! 공이 비록 애초 의군의 첫 발의자라 하나 공은 아직 나이도

  젊고 대군을 통솔하기에는 부족한면이 있소. 반면 나는 노나라 황실에서 4대에 걸

  쳐 삼공(三公)을 거친 명문가의 장손이니 내게 더 명분이 있소. 정히 새 의군을 조

  직할양이면 그 의군은 명문가의 장손인 내가 맡아야하오. 우리집안이야말로 대대로

  내려오는 노나라 황실 충신의 가문이었으니, 황실을 복원하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정히 의군의 대의명분이라면 마땅히 충신의 가문 자제가 총수를 맡아야하오. 미안

  하지만 이번 새 의군 총수는 마땅히 내가 하겠소이다. ”

 “ 아니 뭐요 ? ”

 유광식을 토벌할 새 의군을 조직하자더니 그 총수 자리를 놓고 내분부터 일어난 셈이다. 조연남이 제법 일장연설로 명문가 자제이니 총수의 자리에 오르는게 당연하다는 원광호의 당위설에 반론을 제시했다.

 “ 닥치시오 !!! 공이야말로 순전히 명문가 장손이란 배경으로 공짜로 기주,병주,청주

  삭주등 하북 4개지역을 관할하는 ‘총수’자리에 오른것이나 공이야말로 공의 선대

  가 이룬공을 공짜로 물려받아 ‘하북총수’란 귀직(貴職)을 맡은것일뿐, 허나 나는

  조부가 미관말직에 있던 시절 사소한 뇌물시비에 연루되어 파직 가문이 몰락한후

  나 스스로 17세 나이에 과거에 합격 27세 나이엔 흑두건과 어황족(御黃族)의 난

  을 진압하고 28세 나이엔 간신 엄태호를 탄핵하는 명문의 상소로 염제폐하의 칭

  송을 듣고 세상에 명성이 알려진뒤 그야말로 나 스스로의 힘으로 연주자사의 지

  위에까지 오른 사람이오. 그간 연주지역내에 있었던 크고작은 변란 – 염제 이후의

  후노의 혼란기동안 진대륙 각주는 크고작은 반란이 잇달았고 이민족의 침임도 잦

  았기 때문에 연주의 사정도 다르진 않았다. 조연남의 말은 그러한 연주지역의 작

  은 반란들을 진압한 공이 자신에게 있다는 소리다. - 을 진압하고 지역을 안정시킨

  것도 나 스스로 한 일이오. 따라서 오로지 실력으로 이 자리에 오른 내가 단지 명

  문가의 장손이란 이유로 공짜로 하북총수를 맞게된 공보다 더 의군의 총수를 맡을

  자격이 있소 !!! ”

 “ 뭐가 어쩌구 저째 !!! ”



-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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