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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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러블리즈 베이비소울 (1) 걸그룹 팬픽 9 (러블,오마)




                                         평행우주 이야기 – 2. 열국 쟁패기





* ‘솔파행성’의 구체적 설정은 소설 ‘평행우주 이야기 – 1. 솔파행성의 세은공주님 (1)

  - ‘걸그룹 팬픽 – 여자친구 유주 (1)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안드로메다 은하 700번째 항성계는 모두 열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중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행성까지가 지적생명체 거주가 가능한 ‘골디락스 존’이다. 이중 네 번째 행성의 이름이 ‘솔파행성’으로 이 행성의 지성체들이 자신들의 행성을 그렇게 불러왔다. 솔파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2.5배 정도로 북반부는 총 세 개의 대륙, 남반부는 네 개의 대륙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대륙 사이는 커다란 대양(大洋)을 이루고 있다. 이중 솔파행성에서 가장 큰 대륙이자 북반부에서도 가장 큰 대륙인 ‘에이핑크’ 대륙은 굳이 지구의 거리,면적 단위로 비교해 계산하자면 지구의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합친 넓이보다 약간 커서 약 9천만㎢ 정도의 면적을 지니고 있다. 그 에이핑크 대륙 북동쪽에는 ‘아리수 반도’라는 작은 반도가 있고 그 반도 옆에는 ‘진대륙(陳大陸)’이라 불리는 지역이 있다. 진대륙은 실상 아리수 반도 또는 그 북부와 동부지역에 사는 여러 부족과 민족들이 고대부터 이 넓고 광활한 지역을 그런식으로 불러왔으며 진대륙 남부에 위치한 부족들도 그 지역을 그와같이 불러왔다. 진대륙은 에이핑크 대륙 전체를 놓고보면 약 6-7% 정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그 지역의 크기는 남북으로는 약 1,200km 정도, 동서로는 800km 정도의 넓이에 걸쳐 펼쳐져 있다.

 진대륙은 약 2천수백전까지는 수십개의 소수 부족국가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그러다 어떤이가 이 지역의 부족국가를 하나로 통일 ‘노(盧)나라’를 세워 최초의 통일왕조를 이루었다. 이후 노나라는 약 18대 250여년간을 이어져갔으나 그러다 왕서방이라는 간신배에 의해 일시적으로 황위를 빼앗겼다. 허나 왕서방이 약 20년간 전횡을 하다 이에 반발한 노나라 황실의 자손이 반란을 일으켜 다시 황위를 되찾아와 노나라를 부활시켰으니 후세의 사가들은 이를 구분하여 왕서방 20년 통치기간 이전의 250년간을 진노(眞盧), 왕서방 이후의 시대를 후노(後盧)라고 부른다. 후노는 이후 14대 약 200년간을 이어져갔으나 14대 염제(炎帝)때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태평성대가 이어져내려갔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염제가 후사를 보지 못함으로 인해 이후 후계구도가 불확실해져 다시 혼란기로 접어들었다.

 염제가 후사도 없이 후계 문제도 확실하게 해두지 못하고 재위 25년만에 세상을 떠나자 염제의 조카 유승,유평,유환등이 서로 황제가 되겠다며 골육상쟁을 벌여 한동안 나라가 어지러워졌다. 게다가 이들이 골육상쟁을 벌이는 동안 그 혼란상을 틈타 북방의 유목민들도 자주 후노지역을 침략해와 국력과 면적도 쇠퇴해가는 직면에 이르렀다. 게다가 나라가 이토록 어지러워지자 진대륙 사방에선 민란이나 반란도 끊이지를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무엇보다 황실이 이토록 어지러지자 서북방의 군벌세력인 동완이란 자가 갑자기 나타나 유승,유평,유환 ‘3형제의 난’을 진압 자신이 전권을 차지 14대 염제의 조부가 되는 12대 충제(忠帝)의 손자중 한명인 유공이란 자를 새로이 황제로 세웠다. 허나 동완의 도움을 받아 황제가 된 유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독살을 당하고, 이에 유공의 어린아들 유경이 새 황제자리에 오르니 그가 16대 일제(壹帝)다. 허나 일제가 나이가 어려 사실상 동완이 실권을 장악하고 전권을 행사하며 전횡을 일삼으니 나라는 다시 어지러워졌다. 그러자 다시 간신배들이 날뛰고 외적의 침탈도 잇따르고 심지어 반란과 민란도 거듭 일어나며 설상가상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워지자 ‘이제 지난 세상은 끝나고 새로운 구세주가 나타나 새로운 세상을 열게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하는 사이비 종교 세력까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런 사교집단은 대개 반란세력과 결탁한 경우가 많아 노나라 천하는 동완이 전권을 잡으면서 더더욱 혼란상을 거듭할 뿐이었다.

 한편 세상이 이토록 어지러운데 동완은 되려 어리석은 야심을 발동 어린 황제를 적당한 핑계를 대어 유폐시키고 자신의 아들인 동철을 새 황제로 세우려 했다. 사실상 후노(後盧), 진노(眞盧) 시절까지를 포함하면 무려 450여년간을 이어온 황실의 막을 내리고 새 나라를 세우려는 속셈이었다. 심지어 동완은 그런 야심을 품으면서 소위 ‘새로운 구세주가 온다’는 참언,요설을 퍼트리는 종교세력과도 은밀히 결탁 자신이 바로 그 ‘구세주 성현’이라는 논리까지 만들어내 자신의 찬탈을 합리화 시키려 했다.

 그러자 급기야 각지의 제후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후들중 가장 세력이 큰 조연남,원광호를 비롯 17개 주 자사,태수를 맡고 있는 제후,군벌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어 ‘반 동완’의 기치를 내걸고 17로 의군을 일으킨 것이다. 조연남과 원광호는 이미 각지의 자사,태수들에게 격문을 보내 의군에 합류할 것을 종용했고, 둘의 밀서를 받아 격동한 각지의 제후들은 결국 하나하나 의군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때 진대륙 북동부에는 ‘유주’라는 지역이 있었다. 진대륙은 원래 그 북쪽지역은 사막과 초원지대가 반반씩 뒤섞여있고 북동부 지역은 대체로 산맥과 초원,평야가 군데군데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지역, 서부는 가파른 산맥 동부는 바다를 끼고 있으며 바로 그 진대륙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곳이 ‘아리수 반도’다. 한편 남부는 대체로 평야지대나 남부에는 큰 강이 하나 흐르고 있어 그것이 노나라가 진대륙을 통일하면서도 그 이상 남쪽으로는 세력을 뻗치지 못한 이유가 되었다. 남부에는 역시 수많은 소수부족과 민족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으나 이들은 진대륙과의 사이에 흐르는 큰 강 때문에 노나라의 침략은 받지 못하고 대체로 평온하게 자신들만의 삶을 영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노나라는 이제 천하가 몹시 어지러워진때. 북동부 산과 평야가 반반씩 어우러진 ‘유주’라는 지역. 이때 이 지역을 다스리는 태수 이름은 공희준이었다. 공희준은 그 선대(先代)가 나라에 공을 세워 받은 유주 지역을 3대째 물려받아 다스리고 있었다. 그 공희준에게도 마침 ‘반 동완 의군’을 일으키려 한다는 조연남,원광호의 밀서가 도착 공희준은 측근들과 의논 마침내 의군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자기 지역내에도 격문을 뿌렸다. - 17로 의군에 참여한 세력들이 군사를 모은 방법은 각자의 지역적 사정과 형편에 따라 각양각색이었는데 본래 자신들 휘하의 군사들만을 모아 정예부대로만 의군에 참여한 제후도 있었고,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내에 방과 격문을 뿌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군을 모으는 이도 있었으며, 아예 강제적으로 일반 백성들을 군사로 징집 의군에 참여시키는 경우도 있었는데 공희준은 두 번째 방식을 택한 것이다. - 더러는 1이나 2 또는 3의 방식을 반반씩 혼합한 군대도 있었다. 어쨌든 공희준이 ‘반 동완 의군’에 참여하기로 결심 군사를 모으는 방을 붙였을 때, 이때 유주 북서쪽 ‘안길강’이란 마을에는 효심 지극하고 의좋은 3형제가 살고 있었다.

 ‘안길강’은 글자그대로 ‘안길강’이란 강이 지역을 경계삼아 흐르는 곳이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강이름을 따서 그대로 마을 이름을 ‘안길강’이라 불렀으며 대체로 농사를 짓기엔 수월한 평범한 논밭을 이루고 있는 농촌마을이었다. 이 마을에 유광식,유하식,유형식이란 3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어릴때부터 효심 지극하고 의좋은 3형제로 정평이 나있는 이들이었다. 다만 이들에게 한가지 아픔이 있는데 실은 3형제의 아버지는 오래전 북방 이민족의 침입때 그만 노예로 끌려가 생사를 알수없게 된 그런 상처가 있다. 3형제는 그렇게 어린시절 아버지의 생사를 알수없게 된뒤 홀어머니를 모시며 마을에서 감자,양파,호박따위를 심어 농사지어 철이되면 장에 내다파는걸로 생계를 유지하며 그렇게 효심좋고 의좋게 살아왔던 것이다.





 사실 유광식 3형제는 촌수로 따지면 후노(後盧)의 3대황제 상제(尙帝)의 10대손으로 14대 염제와는 20촌 정도가 되는 먼 친척으로 노나라 황실의 종친이다. 허나 3대황제 상제는 두명의 황후와 세명의 후궁 사이에서 열명이 넘는 아들을 두어 그 4대손때는 이미 직계자손만 백수십명선에 달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세상에 남겨둔 자손이 많아 그 촌수를 따지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지금은 대체로 몰락한 집안이고, 그 아버지마저 유광식 3형제가 어린시절 북으로 끌려가 소식을 알수 없게된 그런 결손가정의 자녀들이었을뿐, 노나라 황실과의 촌수관계나 종친 여부를 따지는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적어도 황실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는 어린시절부터 윗대와 어머니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므로 비록 지금은 농사를 지으며 한미하게 살고 있을지언정 황실 종친으로서의 품위와 품격만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그런 3형제였을뿐이다.

 허나 어쨌든 그런 유광식 3형제가 살고있는 유주 안길강 마을에도 공희준이 의군을 모집한다는 방문은 내걸렸고, 그 얼마나 지났을까 하루는 유광식 3형제중 가장 막내이면서도 덩치는 오히려 가장 큰 유형식이 그 큰 덩치에 제법 어울리게 헉헉거리며 한달음에 달려와 잔뜩 흥분된 목소리로 한참 농사일에 열중인 큰 형님 유광식에게 외쳤다.

 “ 형님, 형님. 이것 보셨어요 ? ”

 “ 그게 뭔데 그러느냐 아우야 ? ”

 흥분된 막내와는 달리 큰형은 침착하고 어찌보면 방문 내용 자체에 별 관심이 없는듯한 반응을 보였고 형식은 그런 큰형 광식에게 방문을 거듭 읽어주며 형을 설득했다.

 “ 형, 보세요. 공희준이 드디어 의군을 모집한다는 방을 내걸었어요. 노나라 황실

  을 핍박하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역적 동완의 무리를 물리치자며 깃발을 들은 제

  후들에 공희준도 드디어 합류하기로 한겁니다. 우리도 그러니 같은 황실 종친으로

  서 뭔가 해야하지 않겠어요 ? ”

 허나 잔뜩 흥분해서 마치 노나라 황실의 종친으로써 쇠락해져가는 노나라를 구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한다는 의지와 신념에 불타는 형식과는 달리 광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광식이 의군에 참여하는 것을 망설이는 것은 첫째 만약 3형제가 모두 의군에 따라나서면 혼자 남게되실 어머니는 어찌 되실것이며 둘째로 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북으로 끌려가신 아버지의 문제였다. 사실 지금까지 20년 세월 유광식은 오직 북방 이민족에게 끌려간 아버지의 소식을 알던가 혹 생사를 알게되어 살아계시다면 아버지를 구출 고향으로 모셔올 궁리에만 골몰했을뿐 중원이나 황실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든 별 관심이 없었다. 아무리 황실 자손이고 종친이라 하나 지금 황제등과는 그저 먼 친척일뿐. 자신들이 그렇게까지 과하게 신경쓸일은 아니라 생각했기에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유광식을 막내 유형식에 이어 둘째 유하식마저 설득했다.

 “ 형님, 그러지말고 먼저 의군에 참여 위기에 처한 황실을 구하는데 작은 병장기 하

  나라도 보태는데 일조를 합시다. 예부터 나라를 위해 하는 효는 큰 효요, 육신의

  부모에게 하는 효는 작은효라 하였으니 큰 효로써 작은효를 대신한다면 그 또한 아

  버님도 기뻐하실일이 아니겠습니까. 아버님 또한 노나라 황실의 종친이시니 어찌

  노나라를 돕는일이 가하다 하지 않으시겠으며, 또한 나중에라도 아버지의 소식을

  알게되어 고향으로 모셔오게 되었을 때 그때 아버님이 우리가 노나라 황실을 도와

  큰 효를 이루었다는 것을 알면 그 또한 무척 기뻐해하실 일이니 그것이야말로 진

  충보국(盡忠報國)하는 대효의 길이 아니겠습니까. ”

 허나 여전히 망설이는 유광식을 보며 어머니마저 설득했다.

 “ 이 어미는 걱정말고 의군에 참여하도록 하여라. 광식이 너는 북으로 끌려가신 아

  버지가 걱정된다 하였으나, 아버지가 북쪽 오랑캐에게 끌려가 소식이 끊긴지 20년

  세월이니 어쩌면 이미 불귀의 객이 되지 않으셨다 어찌 장담하겠느냐. 만의하나

  세월이 흘러 니 아버님 소식을 영영 알수 없게되거나 이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임

  을 안다면 그땐 아버지를 고향으로 모셔오지도 못하고 노나라 황실도 구하지 못하

  게 되니 그보다 더 불충불효한 일이 더 어디있겠느냐. 네 아우들의 말이 다 일리가

  있으니 이 어미의 일은 걱정말고 어서 다녀오도록 해라. 농사일은 이 어미 혼자서

  도 능히 감당할수 있는일 아니냐. 이미 광식이가 7살, 하식이가 5살, 형식이가 3살

  이었을 때 너희 아버지를 잃고 홀몸으로 농사를 지으며 너희 셋을 키워온 어미니라

  . 이 어미에게 농사일이라면 너희들보다 오히려 더 익숙한것이니 걱정말고 그만 다

  녀오도록 해. ”

 허나 유광식은 끝내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아우인 유하식과 유형식이 일주일 밤낮을 큰형 광식을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광식은 결국 공희준의 방대로 ‘반 동완 의군’에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이내 3형제는 출발하기로 한다.

 허나 이미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애초 공희준은 의군을 모집하는 방문을 열흘간 내걸었고, 그 방문을 보고 유주 각지의 장정들이 이미 7,8백여명이나 모여들었다. 공희준은 이쯤이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의군 모집기간을 마감. 헌데 애초 유형식이 방문을 처음 보았을때가 방이 나부낀지 이미 사흘째 되는 날이었고 그 다음날부터 일주일간을 두 아우가 망설이는 광식을 설득했으니 광식이 결심이 선 날에는 이미 의군 모집기간이 하루가 지나있었다. 이미 의군이 출발한 것을 안 유광식 3형제는 한시가 급하다 해서 이웃 마굿간에서 빠른 말을 빌려 잽싸게 공희준의 의군의 뒤를 쫒았다.

 “ 멈추시오 !!! 잠시만 멈춰주시오 !!! ”

 이때 공희준의 의군은 원래 공희준 휘하의 사병 백여명과 그리고 의군모집 방을 보고 달려온 7,8백여명의 장정들을 합해 천명이 넘는 병력이 되어 유주성 밖을 나와 50리정도를 더 가고 있었다. 허나 그 공희준의 군사를 한시바삐 막은 유광식 3형제.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앞을 막은 낯선 세 청년을 보자 당황한 공희준의 부장 정원석이 칼을 뽑았다.

 “ 너희들은 뭐냐 ? 뭐하는 놈들인데 감히 반 동완 의군에 참여하러 가는 길을 막느

  냐 ? ”

 “ 그것이 아니오라 장군. 저희도 의군에 참여하길 원합니다. 부디 거둬 주십시오 !!!

 ”

 “ 아니, 뭐야 ? 이런 멍청한것들을 봤나 ? 의군모집 기한은 분명 어제로 마감되었거

  늘 방문에도 모집기한이 그렇게 써있던 것을 이제와서 떼를쓰면 어쩌자는 것이냐 ?

 ”

 “ 부탁입니다 장군. 저희는 실은 비록 유주 안길강 마을 작은 촌락에서 농사를 짓는

  한미한 3형제오나 촌수를 따지면 머나먼 노나라 황실의 종친이 됩니다. 따라서 그

  어느때보다 황실이 위기에 처한 지금 황실의 먼 친척으로써 더더욱 보고만 있을수

  도 없어 나선것이니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장군 !!! ”

 “ 이런 딱한것들이 있나 !!! 진대륙 천하에 어디 노나라 황실 자손이 한둘인줄 아느

  냐 ? 노나라가 진노시절만 황제가 18대 250년, 후노도 어느덧 16대 200년 넘게

  이어왔다. 헌데 그 많은 황실 후손,자손들을 일일이 다 봐주고 특혜를 줬다간 아마

  황실이 아니라 나라가 결단날게 뻔하다. 그런데 직계 후손도 아닌 먼 친척에 불과

  하면서 일개 농사꾼 주제에 대장군과 제후의 앞을 가로막다니. 썩 물러서렸다 !!!

  제후의 앞길과 의군의 의기를 계속 가로막고 방해하려 든다면 그 죄를 물어 다스릴

  것이다. ”

 “ 부탁입니다 장군 !!! 제발 저희에게도 황실에 보은할 기회를 주시옵소서. ”

 실랑이가 계속 벌어지고 유광식 3형제의 애원이 너무 간곡하자 공희준과 그 휘하 측근 장수들은 모두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자신들끼리 뭔가 대책을 의논하려 수군대는데 그때 공희준의 책사인 제갈선생이라는 이가 나섰다. 제갈선생은 이때 나이 50이 넘은 군략가이자 책사였다.

 “ 잠시 제가 좋은 묘안이 있으니 맡겨 주시지오 주군. ”

 “ 뭘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시오 군사 ? ”

 “ 저 자들이 저토록 애원을 하는 것을 보니 분명 빼어난 무략이나 지혜같은 재주를

  갖추었을것이 분명합니다. 허니 저 3형제가 무략이나 지략으로 빼어난 재주를 갖추

  었는지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기로 하고 그 테스트를 통과하면 저희 군대에 편입시

  키고, 만약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때 주군을 기만하고 역적을 토멸하러 가는

  의군의 앞길을 가로막은 죄를 물어도 늦지 않습니다. ”

 “ 테스트를 해보시겠다 ? ”

 공희준은 최선의 방책일지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제갈선생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제갈선생이 곧 유광식 3형제를 불렀다.





 3형제를 불러세운 제갈선생은 먼저 유하식의 이름을 불렀다. 유하식은 큰 키에 마른체구였으나 그대신 뭔가 날렵해 보이는 면모를 갖춘면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들고있는 활과 화살에 제갈선생은 눈길이 갔다. 그래서 바로 유하식에게 명했다. 때마침 하늘에 새떼가 여러마리 날고 있었다.

 “ 너는 저기 날아가는 새떼중 다섯 마리를 연거푸 맞춰보아라. 다섯 마리를 모두 맞

  출시엔 의군에 참여시킬것이나 맞추지 못할 경우에는 중벌을 면치 못하리라. ”

 유하식은 제갈선생의 명이 떨어지자마자 자신의 강궁에 화살을 꽂았다. 그리고 재빠르게 연거푸 화살 다섯발을 새떼를 향해 쏘았다. 새 다섯 마리가 연거푸 명중 땅위에 떨어졌다. 공희준의 군사들이 모두 탄복하며 박수를 쳤다. 제갈선생은 이어 두 번째로 3형제중 막내인 유형식을 불러세웠다. 유형식은 막내이지만 3형제중 체구가 가장 컸고 무엇보다 호랑이도 단매에 때려죽일것만 같은 우람한 주먹에 웬만한 장사도 쉬이 상대 못할 것 같은 덩치가 눈길이 갔다. 제갈선생이 주위를 살피니 마침 밭고랑 저편에 큼직한 바위 다섯 개가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제갈선생이 가서 살피니 바위 다섯 개중 작은 것은 크기가 대략 무릎아래까지 오는 작은 소반만하고 큰 것은 성인 다리 중간부분까지 오는 책상정도 크기였다. 제갈선생은 유형식에게로 돌아와 명했다.

 “ 너는 저 바위 다섯 개를 한꺼번에 여기까지 옮겨와봐라. 바위 다섯 개를 다 옮겨

  올시엔 의군에 합류시킬것이나 실패할시엔 너 역시 큰 벌을 면치 못하리라. ”

 명이 떨어지자 유형식은 바로 쿵쿵거리는 발걸음으로 밭을 건너 바위 다섯 개가 있는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섯 개의 바위중 가장 큰 것을 가장 아래 내려놓고 순서대로 그 다음 큰 것을 가장 작은것까지 다섯 개를 연속으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다섯 개 바위를 양 팔로 있는 힘껏 들어 잠시후 공희준의 군사들이 있는곳까지 옮겨왔다. 병사들은 역시 그 가공할 용력에 탄복해 박수를 쳤다. 이제 마지막 장남 유광식의 차례였다. 허나 날렵한 장수같은 유하식이나 덩치큰 용장같은 유형식과는 달리 유광식은 장남이면서도 3형제중 오히려 키가 가장 작았고 분위기 자체가 마치 백면서생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골골한 몸으로 지금껏 어찌 농사를 지어왔는지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제갈선생이 그를 살펴보다 말했다.

 “ 너는 지금부터 지혜 테스트를 해보겠다. 지금부터 내가 내는 다섯 문제를 모두 맞

  춰야한다. 모두 맞추면 중용할것이나 맞추지 못할 경우 의군에 참여하는 행렬을 방

  해한 죄를 물을 것이다. ”

 “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

 “ 우선 첫 번째 문제, 아침에는 네발로 점심에는 두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짐승

  이 있다. 그게 무엇이냐 ? ”

 “ 그것은 혹시 사람이 아니오이까 ? ”

 “ 어째서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 ”

 “ 사람은 어린아이때는 네발로 기니 어린시절을 인생의 아침과 같다 비유한다면 이

  는 ‘아침에 네발로 걷는 짐승’이 되는것이요 자라서 성인이 되면 당연히 두발로 걸

  으니 인생에서 한참때인 성인시절을 한낮에 비유한다면 마땅히 사람은 ‘점심때 두

  발로 걷는 짐승‘이 되는것입니다. 허나 노인이 되면 힘이 빠지고 허리가 휘어 지팡

  이에 의지해 걷는 경우가 많으니, 이는 곧 세발로 걷는 이치가 아니오이까 ? 따라

  서 인생의 황혼기인 저녁때엔 세발로 걷는 것을 노인이라 할수 있으니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것은 바로 사람이옵니다. ”

 “ 허허...그녀석 제법 똘똘하구나. 그럼 이번엔 두 번째 문제. 허수아비에겐 세명의

  아들이 있는데 첫째가 허진, 둘째가 허탁이다. 그럼 셋째 아들 이름은 무엇이겠느

  냐 ? ”
“ 허수아비의 아들이 셋이라면서 첫째가 허진, 둘째가 허탁. 아직 ‘허수’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허수의 이름이 아직 안 나온채 ‘허수’의 아비라 하였으니 허수

  아비의 셋째 아들은 바로 허수가 맞사옵니다. ”

 “ 허허...그 녀석 제법 재치가 있구나. 이번엔 그럼 세 번째 문제. 어떤 고을에 참한

  규슈가 살았는데 혼기가 차 두곳의 혼처가 들어왔다. 헌데 한 남자는 못생기고 나

  이도 많지만 그대신 돈이 많은 홀아비였고 또 한사람은 잘생기고 젊은 청년이나 돈

  한푼 없는 백수건달이었다. 여자는 둘중 누굴 택했을 것 같으냐 ? ”

 “ 그 처자 혹시 낮에는 돈 많은 못생긴 홀아비를 만나고 밤에는 잘생긴 백수청년을

  만나지 않았을지요 ? ”

 “ 허허...그녀석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제법 아는구나. 그럼 네 번째 문제. 어떤 고을

  에 실력있는 대장장이가 있어 대장간에 취직을 하려 하였다. 헌데 한 대장간은 첫

  해 월급을 100냥부터 시작 1년에 10냥씩 승급이 된다고 했다. 허나 두 번째 대장

  간은 50냥부터 시작 1년에 20냥씩 승급을 시켜준다고 했다. 대장장이는 어떤 대장

  간에 취직을 했을 것 같으냐 ? ”

 “ 대장장이는 아마 50냥부터 시작 1년에 20냥씩 승급시켜주는 대장간을 택했을것입

  니다. ”

 “ 어째서 50냥밖에 월급을 주지 않는 대장간을 택했다고 생각하느냐 ? ”

 “ 100냥부터 시작 1년에 10냥밖에 승급시켜주지 않는 대장간은 30년이 지나봐야 고

  작 300냥밖에 봉급이 오르지 않아 400냥이 되지만, 50냥에서 시작 1년에 20냥씩

  승급시켜주는 대장간은 30년후엔 봉급이 600냥이나 올라 650냥. 따라서 세월이

  흐른뒤에 더 많은 노후를 보장받을수 있는 직장이 50냥부터 시작 20냥씩 승급시

  켜주는 대장간이라 그런 선택을 한것이옵니다. ”

 “ 허허...그녀석 제법 산술과 수완도 제법이로세. 그럼 이제 마지막 문제. 노나라에

  서 가장 훌륭하고 똑똑하고 지혜롭고 학식있고 덕망높은 대학자가 계시다. 그게

  누구라 생각하느냐 ? ”

 유광식이 빙긋이 웃으며 대답한다.

 “ 노나라에서 제일 훌륭하고 똑똑하고 지혜롭고 학식있고 덕망높은 대학자란 바로

  여기계신 제갈선생이 아니올지요 ? ”

 “ 허허...이 놈 이제보니 처세의 수완까지 있지 않은가. 좋다. 합격. 넌 내 밑에서

  군사(軍師)일을 배우도록 하라. ”

 이렇게 유광식 3형제는 둘째 유하식과 셋째 유형식은 장수로 장남 유광식은 제갈군사 휘하의 제자로 등용이 되어 공희준의 군대와 함께 17로 의군에 참여할 수가 있었다. 한편 공희준의 군대가 황도에 도착했을 때 공의 군대는 17로 의군중 16번째로 참석한 제후가 되었다.

 17로 의군은 곧 맹주를 추대했는데 애초에는 제후들중 가장 세력이 크고 이번 의군을 처음 발의하고 주도한 조연남이나 원광호가 물망에 올랐으나 자칫 세력이 큰 군주가 맹주가 되면 그 자체가 새로운 세력이 되고 자신의 야심을 키울 위험이 있다 하여 제후들은 17로 제후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백승주를 맹주로 세웠다. 일종의 명예직이기도 하지만 나이와 경륜이 많으니만큼 전국 각지에서 모인 17로 제후의 이해관계를 나름 조정하면서 통솔할수 있는 역량도 있을것이라 판단 가장 원로인 백승주를 맹주로 추대한 것이다.

 한편 동완은 애초 17로 의군의 반란에 당황했으나 동완의 휘하엔 서북방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민족들과 싸우며 무예로 단련된 장수와 병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초반엔 동완이 몇 번 연승하며 승기를 잡았다. 허나 전투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양하고 실력이 빼어난 장수와 책사들이 가득한 17로 의군이 승기를 잡아 동완은 차츰 밀리게 되었다. 각자 다양한 성격과 이해관계도 제각각인 17로 의군이 이와같이 조화를 잘 이루며 동완의 군대에 맞서 싸울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가장 원로이면서 나름 통솔력과 조정능력을 갖춘 백승주를 맹주로 택한 이유로 볼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전세가 차츰 불리해지자 동완은 대형 사고를 쳤다. 황도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기로 한 것이다. 황궁은 물론 오만 고관대작들이 살던 저택이며 민가에 모조리 불을 질러버리고 자신은 소수의 측근,가족들과 달아나버린 동완. 황도에 불이난 것을 안 17로 의군은 일단 맹주 백승주의 지휘하에 황도의 불을 끄고 이재민들을 구출,구호하며 사태를 수습하는데 힘썼다. 백승주는 17로 제후들을 황도의 각 지역별로 역할을 배분하여 화재진압과 이재민 구출,구호 작업에 힘쓰도록 했다.

 한참 그렇게 황도의 화재진압에 여념이 없던 어느날이었다. 유광식 3형제도 공희준의 휘하에서 맡은 관할구역에서 열심히 화재진압과 이재민 구호활동에 힘쓰고 있었다. 헌데 그러던 하루는 늦은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 병사가 달려와 아뢰었다.

 “ 저쪽 우물가에서 이상한 것이 발견되었사옵니다. ”

 “ 뭐가 발견되었다는것이냐 ? ”

 유광식 3형제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겼는데 일을 아뢰러 온 병사는 우물에서 궁녀로 추정되는 시신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해서 일단 따라가보았다. 우물가에 가보니 일단 확실히 병사들이 우물안에서 수습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의 시신이 있었는데, 복색을 살펴보니 병사의 주장대로 궁녀가 확실해보였다. 다만 여긴 워낙 황궁에선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이라 여기까지 궁녀가 화재를 피해 달아나다 목숨을 잃었단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수 없는 일이었는데, 유광식 3형제가 다시 시신을 살펴보니 그 안에서 이상한 것이 나왔다.

 제법 큰 도장이 하나 나왔는데 대충 봐도 빛깔이며 모양이 여간 고급스럽고 정성스럽게 깎고 갈아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느낄수가 있었다. 뭔가 범상찮은 느낌이 든 유광식 3형제는 일단 도장을 챙겨 막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은밀히 제갈선생을 불러 도장에 대해 알아보려 했다. 헌데 의문의 도장을 받아본 제갈선생은 충격과 공포 그리고 어떤 경이로움에 몸을 떨며 말했다.

 “ 이건...전국 옥새이옵니다. ”

 “ 뭐...뭐요 ? 전국옥새 ??? ”

 


 유광식 3형제가 우물속 궁녀시신에서 수습한 것이 ‘전국옥새’임을 알게된 제갈선생은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한뒤 궁리 끝에 3형제를 다시금 불렀다. 그리고 은밀히 말했다.

 “ 공, 어쩌면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

 “ ??? ”

 유광식 3형제는 원래 공희준의 휘하에 배치되면서 유하식,유형식은 말단 부장이었기 때문이 휘하에 십여명 안팎의 병졸만 거느리고 있는 수준이었고 심지어 유광식은 공희준의 책사인 제갈선생 밑에서 일종의 비서겸 서기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진 3형제를 아랫사람 대하듯 하던 제갈선생이었다. 헌데 갑자기 존칭을 쓰며 바뀌어진 제갈선생의 태도에 3형제도 어리둥절해질 지경인데 그런 3형제를 보며 제갈선생이 말했다.

 “ 공도 황실 종친이면서 먼 친척이라 하셨죠 ? ”

 “ 그렇소. ”

 그와같은 신분은 애초에 의군에 합류할때부터 밝혔고 무엇보다 어차피 현 황실과는 20촌뻘이나 되는 먼 친척인데다가 그런식으로라면 진대륙내에 노나라 황실 후손만 한둘이 아닌지라 그것을 굳이 내세우지도 않았던 유광식인데 이미 3형제를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져있는 제갈선생이 뜻밖의 제안을 하는 것이다.

 “ 어쩌면 이것은 정말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역적 동완은 자신의 몇몇

  측근만을 데리고 달아나버렸고 지금 황도는 불에 타 백성은 물론 귀족,신료들까

  지도 저마다 갈팡질팡하고 있는때. 난이 수습되면 어차피 나라를 통솔해야할 새

  황제를 세워야할판이니 공께서 이 옥새를 들고 황위에 오르시오. ”

 “ 아니...뭐...뭐요 ? ”

 17로 의군이 일어난 것 자체가 노나라 황실을 핍박하면서 자신들이 전권을 휘두르고 심지어 찬탈행위까지 자행하려는 역적 동완의 무리를 토벌하려는 목적 아니었던가. 헌데 그 의군에 말석으로나마 겨우 참가한 유광식 3형제보고 이제와 황제가 되라니. 아무리 동완이 일으킨 황도 대화재로 장안이 온통 난리가 나 버렸기로 실로 엄청난 소리라 3형제는 충격을 받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제갈선생은 그런 유광식을 거듭 설득했다.

 “ 사실 난 공들을 처음 봤을때부터 관상부터 그 위용까지 모두 범상찮은 인물들이라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게다가 여기 유하식,유형식 두 형제는 그 빼어난 무용으로

  이미 동완의 세력과 대결하는 전투에서 여러번 크고작은 공을 세웠고 이제 황궁 대

  화재를 진압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국옥새까지 얻었으니 이 어찌 하늘이

  주시는 기회요 천운이라 하지 않으리이까. 제갈선생의 명예를 걸고 권하노니 공이

  황위에 오르소서. ”

 제갈선생은 심지어 유광식에게 큰절까지 올리며 거듭 권하고 황망히 맞절을 올리며 제갈선생을 만류한 유광식은 막상 제갈선생의 거듭되는 설득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리는지 다음과 같이 물었다.

 “ 허면 대체 내가 어찌하면 좋겠소이까 ? ”

 “ 날이 밝으면 바로 공희준을 찾아가 뜻을 물어봅시다. 공희준이 우리의 뜻을 따라

  준다면 함께 일을 도모하면 되는것이요 만약 따르지 않은다면 그를 일시적으로 감

  금한뒤 바로 맹주인 백승주를 찾아갑시다. ”

 제갈선생은 이미 유주자사 공희준을 더 이상 ‘주군’이라 부르지 않고 있었다. 유광식을 ‘공’이라 부르며 이미 마음속으로 주군을 바꾼것같은 태도라고나 할까. 제갈선생의 권유대로 3형제는 다음날 공희준을 찾아가보았다.

 “ 대체 갑자기 날 왜 보자는 것이오 ? ”

 “ 장군, 실은 저희가 전날 우물가에서 시신 한구를 수습하다 전국옥새를 획득하였소

  이다. 이는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오이다. 여기 유광식 공은 황실 종친이며 이번

  동완과의 전투에서 세운 크고작은 공도 있으니 차라리 이참에 유광식 공을 새 황

  제로 추대하도록 합시다. ”

 “ 그 무슨 당치도 않은소리냐 ? 대체 우물가에서 수습했다는 그것이 전국옥새란 것

  을 어찌 믿으며 유광식을 황제로 옹립하라니 ? 날더러 역모를 꾀하라는 말이냐 ?

  전국의 제후들이 함께 뜻을 모아 동완을 몰아낼 의군을 모은 것 자체가 역적을 토

  멸하고 황실을 지키기 위함인터. 역적을 토벌하러 와서 역모를 일으키란 소리냐 ?

  당치도 않은 소리하지말고 썩 물러가라. ”

 공희준이 제갈선생의 안을 거부하자 유광식 3형제는 휘하 병사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바로 공희준을 한 막사에 감금시켜 버렸다. 17로 의군중 한 세력에 불과한 유주자사 공희준의 진영에서 일종의 작은 ‘소(小) 쿠데타’가 벌어진 것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소 쿠데타’에 성공 공희준을 감금시킨 유광식 3형제와 제갈선생은 바로 전국옥새를 들고 17로 의군의 맹주인 백승주를 찾아갔다. 백승주 역시 의아해서 물었다.

 “ 대체 공희준의 수하들이 날 왜 보자는 것이냐 ? ”

 17로 의군의 맹주면 그야말로 ‘제후들의 으뜸’이란 의미일진대 그런 자신을 일개 자사의 수하들이 보자고 한다니 뭔가 격이 맞지 않는 것 같은 자존심 때문일까. 이미 나이 칠순이 넘은 백승주 입장에선 손자뻘이나 되는 젊은 유광식 3형제를 직접 마주대하는것도 좀 불편하기도 하고 해서 거듭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는데 나이 이미 50대로 그래도 나이가 많은편인 제갈선생이 그런 백승주에게 다시 간했다.

 “ 저희가 전국옥새를 습득했습니다. 우물가에서 수습한 궁녀의 시신에서 나온것인데

  아무래도 하늘의 뜻 같사옵니다. 여기 유광식공은 바로 황실의 종친이라 하니 난이

  수습되면 바로 새 황제로 추대합시다. ”

 “ 그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리야 ? 역적을 토벌하러 온 의군이 새 황제를 따로세워 ?

  게다가 우물가 궁녀 시신에서 나온게 무작정 전국옥새라고 하면 그 말을 대체 내가

  어찌 믿느냐 ? 또한 아무리 황실 종친이라지만 의군에 참여하기전까진 일개 농사꾼

  에 불과했던자를 황제로 옹립한다면 그 자체가 세상의 웃음거리다. 말도 안되는 소

  리말고 썩 물러가라 !!! ”

 사실 유광식 3형제는 그간 동완세력과의 전투에서 크고작은 공을 세워 어느정도 명성이 알려지기도 했고, 따라서 백승주도 전쟁에서 공을 세운 장수와 병사들을 치하하는 자리에서 유광식 3형제를 이미 몇 번 본적있다. 그때 간략하게나마 공희준으로부터 소개를 받은적도 있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싸움에서 공을 세운 수많은 제후들 휘하의 장수,책사중 한둘 정도로 여겼을뿐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그런자를 황제로 세우라니 기가막힐 지경 아닌가. 다만 제갈선생은 전국옥새의 진위여부를 믿는 백승주의 의심을 매섭게 추궁했다.

 “ 나으리, 전국옥새가 어디 그렇게 아무나 쉽게 베껴 만들 수 있는것이랍니까 ? 게

  데가 난을 피해 달아나는 일개 궁녀가 가짜 옥새를 새길 겨를이 대체 언제 있었겠

  습니까. 그런데도 전국옥새의 진위를 의심한단 말씀이시오 ? ”

 “ 가짜옥새를 우연히 얻게된 궁녀의 시신이 발견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 ”

 “ 허먼 옥새의 진위여부는 그렇다치고 난이 수습되면 그 다음엔 어찌해야하는것입니

  까 ? 동완의 무리는 쫒아냈지만 난이 수습되어도 황제가 없는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

 사실 그랬다. 실제 동완의 무리는 원래 서북방 지역의 강력한 군벌로 바로 그 세력으로 황실의 난리때 이를 수습하며 전권을 잡은것이지만, 그래도 17로 제후가 한데뭉친 의군에는 역부족인지 이들과의 전쟁중에 세력의 반을 잃었고, 그런 상황에서 전세가 불리해진 동완이 몇몇 측근,가족과 함께 달아나버리고 황도엔 대화재가 발생하자 (절반으로 세력이 줄어든) 남은 동완의 잔당중 절반은 17로 의군에게 제각기 항복해 버렸고 나머지 반도 저마다 제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버렸기 때문에 일단 동완의 세력은 제거된바나 다름없었다. 허나 현재 노나라는 ‘황제부재(皇帝不在)’상태다. 원래 노나라(후노) 14대 황제 염제가 후사없이 세상을 떠났고 그런 상황에서 염제의 조카 세명이 자신들끼리 골육상쟁을 벌이다 자멸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난을 수습한 서북방 군벌 동완이 일단 염제의 조부인 12대 충제의 다른 손자를 일시적으로 15대 황제로 세웠던것이며 그 15대 황제마저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죽음을 당한뒤 그 어린아들이 16대 일제로 즉위한 것인데, 그 어린 일제를 대신하여 전권을 휘두르던 동완이 일제마저 유폐시키고 자기 아들을 황제로 세우려는것에 반발하여 17로 의군이 일어난 것 아닌가. 염제가 후사가 없었고 그 형제의 아들인 조카 3형제는 자기들끼리 난을 일으켰다가 자멸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염제에겐 4촌뻘이 될 염제 조부의 다른 손자를 동완이 새 황제로 즉위시킨것인데 그 황제마저 얼마안가 죽고 그 어린 아들을 동완이 ‘16대 일제’로 세웠다가 일제마저 유폐시켜버린 것이다. 헌데 바로 그런 동완의 찬탈행위에 반발한 17로 의군이 일어난 사이 동완이 유폐시킨 일제마저 현재소식을 알 수 없는 실종상태다. 따라서 17로 의군이 사실상 동완의 세력을 몰아내고 황도의 화재까지 모두 수습,진압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후에는 새로 황제로 세울만한 사람이 없는 무주공산이자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바로 그 정곡을 찔러 파고든 제갈선생의 추궁에 백승주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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