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whaedra.egloos.com

포토로그



기타 팬픽 - 장윤주 (11)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부제 : 화곡동에서 생긴일





 윤주는 다시 오대산을 찾아갔다. 윤주 입장에서야 모든 정황이 결국 오대산이 한짓으로밖에 생각할수 없고, 게다가 지난번에는 단순히 아이만 실종된 상태였지만 이번엔 그 실종된 아이가 열흘이나 지나 경기도의 한 야산에서 발견이 되었다하고, 아이는 이미 경찰에서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어떤 아저씨들이 자신을 기절시켰다’며 사실상 유괴,납치라고 봐야하는 상황을 증언했으니 이런 상황에서 윤주는 사태의 심각성때문에라도 오대산을 안 찾아갈수가 없다. 허름한 단칸방에 혼자 살고있는 대산을 아침부터 찾아간 윤주는 그를 보자마자 무조건 따져들었다.

 “ 바른대로 말 못해 ? 도대체 아이한테 무슨짓을 했었던거야 ? ”

 “ 아니, 근데 이 기집애가 정말 ? 요즘은 그러고보니 툭하면 날 찾아오네 ? 왜 ?

  오라버니랑 한때 나눈 옛정이 그리도 못잊겠고 그립더냐 ? 그럼 와라 ! 옛날처

  럼 이 오라버니가 화끈하게 안아줄터이니. ”

 “ 닥치지 못해 !!! 지금 농담할땐줄 알아 ? 사태가 지금 얼마나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

 실제로는 한 살많은 누나이기까지 한 윤주가 대산의 그 이죽거림이 더더욱 기가막혀 그와같이 말했고, 실제 6,70년대는 물론 80년대까지도 한국 사회는 금품등을 노리고 부잣집 아이를 납치하는 유괴사건이 잊을만하면 발생 많은이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충격에 빠트렸던 그런 시절이었다. 따라서 90년대 초,중반까지도 경찰에선 그런 ‘유괴사건’이라면 그 어떤 강력범죄보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수사를 할터. 이미 모든 정황히 확실하게 ‘유괴’이고 ‘납치’임이 밝혀진 이상 비록 아이는 무사히 돌아왔지만 아이를 유괴한 그 정황과 범인들에 대해선 여전히 강도 높은 수사와 조사를 계속 진행중에 있다. 따라서 그만큼 더더욱 불안하고 초조해진 윤주인지라 그녀 입장에선 심증이 가고도 남는 범인인 오대산을 찾아와 안 따질수가 없는데 오히려 대산은 괴상한 농담까지 입에 담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으니 윤주는 그저 기가막힐 따름이다. 일단 그 사태의 심각성이라도 인지시키려는 듯 이와같이 말한다.

 “ 지금 나도 우리신랑도 다 경찰에서 조사받았어. 물론 모두 참고인 자격의 조사였

  지만 말야. 지금 얼마나 경찰에서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수사하고 있는줄 알기나

  해 ? 지금 상황이 그런데 어디서 한가하게 농담따먹기나 하고있어 ? ”

 “ 그래서 뭐...내가 애를 납치한 범인이라는 무슨 증거나 정황이라도 있냐 ? 있냐

  구 ? ”

 “ 됐고...그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사람 지금 어디있어 ? ”

 “ 뭐라구 ? ”

 “ 당신이 지난번에 노인네 딸들 꼬셔낸 그 사람들 이름이 정선두와 장호연 아냐 ?

  그러고보니 나도 이번에 그 사람들 이름 처음 알았네. 당신이 또 그 사람들 시켜

  서 애 납치해갔던거 아니냐구 !!! ”

 “ 얘가 진짜...얘가 진짜...그 사람들 이름 정선두도 아니고 장호연도 아냐. 근데 무

  슨...그리고 아닌말로...뭐 지난번에 그 노인네들 딸들 꼬셔내서 밤늦게까지 데리고

  간일은 그렇다치고 그 사람들이 이번일 범인이란건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소릴 하

  는건데 ? 무슨 근거로 그 사람들이 이번일도 저질렀을것이냐고 짐작하냐구 ? ”

 하긴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이름 자체가 애초에 경희와 민희를 꼬셔낼 목적으로 임시방편으로 만든 가명이었으니 실제 경희,민희를 꾀어낸 두 사람의 이름도 그리고 이번에 용이를 납치한 주범의 실명도 지금 윤주가 언급하고 있는 (그리고 윤주조차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처음 알게된) 정선두와 장호연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대산은 마치 ‘자신이 뭐 거짓말 한거라도 있냐’는 듯이 되려 더 의기양양하게 나오고있고 윤주 입장에선 ‘오대산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뻔뻔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더욱 속이 터질 지경이다. 일단 사태를 어떻게든 수습을 하던 뭘 하든 해봐야할일이기에 대산과의 대화를 다시 진지하게 시도하려 하긴 한다.

 “ 당신 지난번에 나 찾아왔을 때 분명히 그랬잖아. 이번일은 당신이 혼자 알아서 할

  테니 난 빠지라구. 난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전력도 있고...당신 말마따나 머리도

  나쁜...돌머리니까 빠지라구 !!! 그렇게 해놓고선 뭐 정선두든 아니든 그 사람들 시

  켜서 다시 용이 납치하게 한거 아니냐구. 정말 아냐 ? ”

 “ 나 그런적 없어. ”

 “ 뭐라구 ? ”

 “ 나 그런말 한적 없다구. 아니 그리고 설사 그런말을 한적이 있다 치자. 혹시 내가

  괜히 홧김에 헛소리로 그런말을 한적이 있다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말한 그대로

  실행에 옮겼을거란 증거는 또 어디있냐구 ? 또...내가 뭐...아이률 유괴하겠다느니

  납치하겠다느니 그런말 입에 담은적 있기라도 했냐 ? 난 그냥 너 못 믿겠으니까 넌

  빠지라는 그 이야기 한게 전부일뿐야. ”

 “ 뭐라구 ? ”

 “ 야, 그리고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너도 어차피 이번 3차 모의는 니가 가담한

  적이 없으니까...넌 빠져나가고 싶은 그 생각인 것 뿐이잖아. 그래서 그런거잖아. 괘

  씸하네 그러고보니...이미 1,2차 모의때는 우리가 같이 했는데 3차 모의만 넌 안한

  걸로 빠지겠다고 ? 그렇게 너만 입 싹 씻고 빠져나가겠다구 ? 이게 그러고보니 진

  짜 괘심한 계집일세 ? 어차피 동업자였던 주제에 이제와서 아닌척 발을 빼겠다니

  뭐 이런 의리없는 기집애가 다있어 ? 야, 장윤주 !!! 너 정말 이렇게 의리없이 나올

  거야 !!! ”

 “ 오대산... ”

 한 살 누나인 자신을 마치 아랫사람이나 친구 대하는 듯 하는 대산의 말투에 대한 화까지 겹쳐져 윤주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하지만 대산은 대산대로 윤주에게 아직 할말이 남은 듯 말을 이어간다. 대산도 슬슬 부아가 치미는듯한 그런 표정이다.

 “ 그리고...너 그러고보니 마음 변한건 분명한 것 같다 ? 내가 원래 그때 분명히 이

  렇게 말했었지 ? 니 마음이 변한게 아니란걸 증명해 보이려면 아이를 해치우라고.

  처음에 그렇게해서 시작된일인데...이제보니 넌 가만보니 내 걱정보다는 영감이랑

  그 꼬맹이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어 ? 그러고보니 너 진짜 마음 변한거 맞잖아

  ? ”

 “ 뭐라구 ? ”

 “ 아닌말로 니가 만약 마음 변한게 아니라면 오히려 이렇게 나왔어야 정상 아니냐

  ? ‘오빠, 어떻게 해 ? 아무래도 경찰이 뭔가 냄새를 맡은거 같아. 그러니 빨리 대

  책을 세우던가 아니면 우리 어디론가 도망가자’ 이런식으로 나왔어야 정상인데 넌

  언제부터인가 점점 그 애 걱정부터 먼저 하고 있어. 아닌말로 그 애가 너랑 무슨

  관계냐 ? 니 새끼라도 돼 ? 노인네는 그렇다치고 그 애새끼가 너랑 무슨 관계냐

  구 ? 니가 애 엄마라도 돼 ? 아니면 하다못해 새엄마라도 돼 ? 가만보니까 이게

  진짜...갈수록 점점 그 애새끼만 싸고도는 의도를 모르겠네 진짜 ? ”

 “ 오대산 !!! ”

 대산의 이와같은 태도에 더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윤주는 다시금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헌데 이만 돌아간다 치더라도 지금 이 사태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할지 그게 쉽지 않아 여전히 윤주는 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다. 아닌말로 오대산과의 관계하며 지금까지 있었던 것을 모두 사실대로 밝혀야하는지 아니면 대산 말마따나 차라리 이번 유괴사건만 자신이 관계없음을 어떻게든 입증을 시켜서 빠져나와야 하는것인지. 마땅히 뾰족한 대책이 떠올려지는 것이 아니라 윤주의 답답함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한편 윤주는 용이와 대화를 한번 시도해보려고 했다. 윤주가 형준과 결혼 이 집에 살게되고 그리고 형준의 큰딸 상희가 용이를 맡기고 떠난지 어느덧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러고보면 윤주가 용이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려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어차피 윤주는 물론 다른 가족들이나 경찰 역시 용이의 유괴,실종사건 경위를 조사하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에 윤주 입장에서도 한번은 묻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 용아...나랑 잠깐 이야기좀 하자. ”

 그러면서 1층으로 내려오게 한 용이와 차분히 마주한 윤주. 그리고 묻는다.

 “ 용이 그런데 저번에...산에서 발견되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거기서 화곡동 윤주

  아줌마...그러니까 나한테 간다고 그랬다면서 ? ”

 헌데 용이 입장에선 윤주가 아직도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걸까. 겁난 눈매로 윤주를 바라보기만 한 채 별다른 대꾸가 없는데, 그런 아이의 심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일단 윤주는 자신이 묻고싶은 질문부터 이어간다.

 “ 그...지난번에 용이가 열흘간 없어지고... - 뭐 어떤 아저씨들이 용이 봉고차에 태

  우고 갔다면서 ? 그리고나서 한 열흘뒤에 어떤 산에서 발견된건데...그때 병원에서

  거기서 경찰아저씨들이나 의사선생님들한테 ‘화곡동 윤주 아줌마’한테 가야한다고

  그러면서 화곡동 집이랑 연락처 가르쳐주고 그럤던거잖아. ”

 “ 맞아요. ”

 그제서야 겁난 눈매로 가까스로 대답하는 용이. 어차피 그건 사실이니 부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것인지. 여하튼 이제 윤주 입장에서도 좀 아이와의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려나 싶은 심정으로 말을 이어간다.

 “ 그런데 그때 왜 그런거야 ? 엄마를 찾거나 그러지않고 ? 아줌마랑 살고 싶어서

  ? ”

 경찰이나 병원 관계자든 형준이나 경희,민희든 결국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갔던 부분이 바로 그 부분 아닌가. 상식적으로 아이가 엄마나 아빠를 먼저 찾는게 순리일텐데 – 아니면 경희나 민희 입장에서 볼땐 용이가 신촌 자기네들 집으로 찾아온적도 있으니 이모들이 사는 신촌 연락처를 가르쳐주던가 – 헌데 용이는 ‘화곡동 윤주아줌마한테 가야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바로 그 부분때문에라도 경찰관계자들도 조사를 하면서 이 상황을 쉬이 납득을 못했는데, 윤주도 그래서 거듭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 말해봐 괜찮으니까. 아줌마 나쁜사람 아냐. 그러니까 어디 솔직하게 용이 생각을

  이야기해봐. ”

 “ 그냥...요... ”

 “ 그냥 ? ”

 아무리 어린아이라 표현방식이 서툴고 부족하다고 해도 막연히 ‘그냥’이란 말이 어디 있을수 있는가. 그것도 무슨 친구나 동료들간에 딱히 무슨 특별한 이유나 용건이 없을 때 나누는 대화도 아니고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묻는데 ‘그냥’이라니. 윤주는 어이없고 더더욱 이해가 안간다는 듯 용이에게 묻는다.

 “ 그냥이란 말이 어디있어 ? 왜 ? 윤주는 그냥 화곡동에서 아줌마랑 살고 싶었던

  거야 ? ”

 “ 우아아앙~~~!!! ”

 헌데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용이. 윤주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 아니, 근데 얘가 울긴 왜 울어 ? 내가 뭘 어쨌다구 ? 아줌만 그냥 용이한테 궁금

  한거 물어본것뿐인데. ”

 “ 우아아앙~~~!!! 그냥 화곡동 집으로 가야해서 그런거에요. 화곡동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거에요. ”

 “ 뭐 ? ”

 “ 우아아앙~~~!!! 아니에요. 잘못했어요. 안그럴께요. 우아아앙~~~!!! ”

 “ 아니, 그런데 도대체 얘가 ? 울지마 !!! 뚝 !!! 나 원 진지하게 이야기나 좀 해보려

  했더니 무작정 울음부터 터트리고...도대체 무슨 애가...무슨 말을 못하게 만드네.

  울지말래두 !!! 뚝그쳐 !!! 뚝 !!! ”

 너무 당황한 윤주는 아이를 다그치기까지 하고,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며 일단 아이를 달래보긴 한다. 그리고 울음을 겨우 그친 아이에게 다시 차분히 물어본다.

 “ 그냥...여기서 살고 싶어서 그런거야 ? 아줌마랑 살고 싶어서 ? ”

 용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일전에 경찰이 물어보았을때는 용이 엄마 상희가 자신에게 ‘이제부터 여기서 살아야한다’고 말해서 그리고 엄마 상희가 떠났기에 그렇게 대답한것이라고 말하긴 했다. 여하튼 그럼 용이는 지금 현재 화곡동 이곳을 ‘자신의 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것인지. 윤주는 혼자 다시 뭔가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아이에게 질문을 건넨다.

 “ 용아...왕용. ”

 윤주가 부르자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는 용이. 윤주가 그런 용이를 바라보며 사뭇 타이르듯이 말한다.

 “ 어른이 물어보면 ‘네’하고 바로 대답을 해야지. 그리고 용아. ”

 “ ...... ”

 “ 아줌마...누군지 알지 ? ”

 “ ??? ”

 “ 용이한테 여기가 외할아버지 댁이잖아. 그래, 안그래 ? ”

 “ 맞아요. ”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별다른 거부반응이나 거리낌없이 짤막하지만 또렷한 음성으로 대답한 용이. 그제서야 윤주는 마치 무슨 희망이라도 본 듯 입가에 미소까지 띄며 말을 이어간다.

 “ 그럼 용이...외할아버지랑 아줌마 어떤 관계인지 알아,몰라 ? ”

 ‘관계’라고 하니까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괜시리 느낌이 이상하기도 한데 ‘어떤사이’라고 할걸 그랬나 살짝 후회도 되는데, 일단 윤주는 다시금 확인차 용이에게 방금한 질문을 반복해 입에 담기도 하는데 그러자 용이는 짤막하게 답한다.

 “ 알아요. ”

 “ 안다구 ? ”

 솔직히 지금까지 윤주는 물론 다른 식구들 입장에서도 용이에게 외할아버지가 되는 노형준과 함께 사는 윤주에 대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는데 여하튼 아이는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주가 재차 묻는다.

 “ 그래 ? 아줌마가 외할아버지랑 어떤 사인데 ? ”

 “ 외할아버지랑 결혼한...분이시잖아요...재혼... ”

 “ 하핫~~~!!! ”

 결혼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재혼’이란 단어까지 아이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라도 한지 어이없기라도 한지 묘한 웃음까지 터트리는 윤주. 괜시리 웃긴지 혼자 까르르 웃기까지 하고, 그리고는 용이한테 말한다.

 “ 그래, 그러니까...아줌마는 용이 외할아버지랑 결혼한 사람이 맞아. 그러니까 용이

  외할아버지가 여기 이 젊은 아줌마랑 재혼하신거지. 그렇지 ? ”

 용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윤주가 다시 말을 건넨다.

 “ 그럼...아줌만 용이한테 외할머니가 되는거네 ? 굳이 말하면 새외할머니(?)가 되는

  건가 ? ”

 “ ...... ”

 “ 근데 용이 지금까지 나한테 아줌마라고 불렀었잖아. 그리고 유치원에선 보니까 다

  들 아줌마보고 ‘용이엄마’라구 하더라. 유치원에선 다들 아줌마가 용이 엄마인줄 아

  나보다. 그렇지 ? ”

 조금전까지 또렷이 잘 대답하던 용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변엔 별다른 대꾸나 반응이 없는데, 허나 윤주는 윤주대로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호칭이나 관계정리는 해두자는 듯 말을 이어간다.

 “ 그래 뭐...솔직히 아줌마도...벌써부터 할머니 소린 듣고싶지 않다. 그러니 그냥 용

  이한테는 아줌마라고 하자. 유치원에는...음...유치원에다간 뭐라고 할까 ? “

 “ 애들도 다 아줌마가 엄마인줄 알아요. ”

 “ 유치원 애들도 아줌마가 용이 엄마인줄 안다고 ?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용이. 그러자 윤주는 차라리 그냥 이게 낫겠다는 듯 어떤 체념조가 보이기까지 하는 말투로 말을 이어간다.

 “ 그래 그럼 뭐...용이는 앞으로 아줌마...그냥 계속 아줌마라고 부르고...그리고 유치

  원에는 계속 애들이나 선생님들이...아줌마가 용이 엄마인줄 아는걸로 하기로 하자.

  우리 그렇게 할까 ? ”

 막상 이런말을 들으니 고민이 되는걸까. 여전히 대꾸가 없는 용이의 모습엔 살짝 어떤 진지한 고뇌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윤주는 살짝 한숨을 내쉬는 듯 하다 말을 이어간다.

 “ 그래 뭐...나중에 용이도 다 크면...이런 관계 어느정도 이해할날이 오겠지. 하지만

  어쨌든 당분간은...용이는 그냥 아줌마한테 아줌마라고 부르고 유치원이나 이 다음

  에 학교갈때도...아줌마가 용이 엄마인걸로 하자. 그렇게 할까 ? ”





 한편 얼마후 윤주는 출산을 했다. 윤주가 산부인과에서 임신 6주 판정을 받은 것이 2월말의 일이니 임신이 되었던 시기는 대략 1월 중순쯤, 그리고 그로부터 270일이 지난 10월 중순에 가서 아이를 낳은 것이다. 아이는 확실히 노형준이 학수고대하던 아들이었다. 형준 입장에선 이제야 가문의 대를 이을 3대독자 아들을 보게되었다며 뛸 듯이 기뻐할 일이었지만 윤주는 착잡한 심경에 사로잡혔다.

 한편 용이 유괴,납치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는 여전히 진행중이었다. 무엇보다 유괴사건 자체가 많은 이들의 치를 떨게했던 끔찍한 강력범죄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던 시기가 대략 80년대까지였으니 만큼 이 시기(90년대 초,중반)의 경찰도 여전히 유괴와 관련된 범죄는 적당히 덮어두거나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비록 다행히 아이는 돌아왔지만 아이를 납치했던 범인은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투지는 여전히 불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화곡동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던 만큼 이 일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수상한 사람이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하거나 같이가자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 것’이라는 유괴방지 교육을 새삼 다시 철저하게 시키고 있었다.

 한편 윤주가 자신의 집안의 대를 이을 3대독자 아들을 낳은것으로만 생각하고 그야말로 동네 잔치라도 한판 벌이고 싶은 그런 기세였던 노형준과는 달리 윤주의 심경은 다소 복잡해있었다. 그렇게 윤주의 머릿속이 다소 어지럽고 혼란스러울때쯤. 아니나 다를까. 오대산이 또다시 윤주의 집을 찾았다.

 “ 어디보자 우리애기...손가락이 닮았나...발가락이 닮았나. 한번 확인을 좀 해보자.

  정말 내 아기가 맞는지...내새끼가 맞는지 좀 보자. ”

 “ 미쳤어 !!! 무슨짓이야 ? ”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아이를 보며 정말 손가락,발가락 등등이 닮았는지 확인해볼 요량인것인지 아이의 손이며 발을 살짝 펴보이며 자신의 손가락 발가락과 비교까지 해보는 오대산을 보며 윤주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윤주는 대산을 만류하지만 그런 윤주의 행동을 대산은 오히려 더 이해할수 없다는 듯 나왔다.

 “ 에이씨~~~!!! 너 진짜 자꾸 왜 그러냐 ? 이 애 우리애 맞다며 ? ”

 “ 조용안해 ? 그러다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

 “ 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 애 벌써 유치원 방학이라도 다시 하기라도 했냐 ? 그

  애새끼놈은 유치원에 가 있고 지금 이 집엔 오직 너랑 나...그리고 우리애기... ”

 ‘철썩~!’

 대산의 이 능글맞은 행동을 더는 두고볼수가 없는지 윤주는 급기야 대산의 따귀까지 후려갈기고 말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그리고 생각지도 않게 윤주한테 따귀까지 맞고나니 대산도 결국 부아가 치미고 만다.

 “ 장윤주, 너 그러고보니 진짜 이상하다. 너 정말 왜 그래 자꾸 ? ”

 “ 행동거지좀 조심하라고 내가 몇 번을 말해 ? ”

 “ 오...가만있자. 너 그러고보니 이 애 아무래도 우리애 아닌 것 같구나 ? 우리애 아

  닌거지 ? 그렇지 ? 결국 노인네 아기인거지 ? ”

 “ 아니라니까 !!! 내가 몇 번을 말했어 !!! ”

 윤주는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억울하다는 듯 새삼 강조라도 하듯 소리치고 허나 대산 입장에선 그래서 더더욱 윤주의 태도가 이해가 안갈 따름이다. 어쨌거나 아이가 결국 오대산의 아이가 맞다면 윤주가 굳이 이렇게까지 나올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윤주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져만가는 대산. 그의말이 이어진다.

 “ 너 분명히 말하자. 아니, 나도...어차피 이렇게 된거 분명히 좀 짚고 넘어가야겠어

  . 너 마음 변한거 맞지 ? 기왕 이렇게 된거...그 노인네랑 그래도 한 1년 살맞대고

  살다보니 아무래도 그 노인네한테 마음이 끌렸던거지 ? 그렇지 ? 하긴 뭐...돈많고

  재산많은 그런 노인네 후처까지 되어...어쨌든 아들까지 낳았으니...차라리 이렇게

  사는게 너한테 더 득될 것 같다. 아무런 볼것없는 천하 백수건달에 빈털터리인 나

  한테 기대하며 사느니 그냥 돈많은 노인네 후처로...노인네 아들 낳아서 떵떵거리며

  사는게 낫겠다. 그 생각 하고 있었던거지 너 지금까지 ? ”

 “ 오대산... ”

 윤주는 정색을 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윤주도 이 마당에 대체 무슨 대꾸를 어찌 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찌보면 자신도 지금 자신의 마음 상태를 지대로 이해할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나 할까. 정말 오대산의 말마따나 노형준과 한 1년 넘게 살면서 그간 생긴 정 때문에 자신의 마음이 변하기라도 한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잊을만하면 찾아와선 능글능글 능청을 떠는 오대산에 대해 치를 떨다보니 – 무엇보다 자신과 대산과의 관계, 그리고 아이가 대산의 아이라는 점 등이 들킬 위험이 있어 불안하기도 하고 – 자연스레 오대산에 대한 오만정이 다 떨어져 나간것일까. 대체 지금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떤것인지 윤주 자신도 알 수 없어 그저 혼란스럽기만 한 가운데 대산은 눈빛을 번득이며 말을 이어간다.

 “ 이거 아무래도 안되겠다. 나 이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어. 만의하나...진짜 난

  지금껏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을거라 생각하고...이 애기 나 뱃속에 있는 지난 열

  달동안 그야말로 추호의 의심도 없이 내 아이일거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

 “ 무슨 니가 날 의심한적이 없어 ? 니 애 맞기는 한거냐구...혹시 노인네 아이 아니

  냐고 니가 추궁한게 지금까지 한두번이야 ? ”

 “ 그러니까 하는소리아냐. 니가 처음부터 그 애새끼놈 깔끔하게 없애버렸으면 내가

  왜 이런 의심까지 했겠냐 ? ”

 “ 뭐라구 ? ”

 “ 너 벌써 잊어버렸냐 ? 아무리 머리가 나쁜 기집애라도 그렇지. 원래 나...그래, 나

  원래 니가 날 대하는 태도가 아무래도 의심스러워서...그래서 나한테...니 마음 변한

  거 아닌게 맞으면...니 마음이 변한게 아니란걸 증명하려면...그 노인네 외손잔지 뭔

  지...노인네 큰딸이 맡기고 갔다는애...해치워버리라고 했던게 나였다. 니 마음이 변

  한게 아니라면 노인네 손자는 없애버리라구. 근데 그건 두 번씩이나 실패를 해...세

  번째는...내가 니가 하도 일을 시원치 않게 해서 결국 내가 다른놈들 시켜 일을 처

  리하려 했더니만... ”

 “ 지금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 ? 오...그러고보니 너 지금...세번째 유기사건은 결국

  니가 다른 사람들...아닌말로 그 장호연,정선두인가 하는 인간을 시켰든 아니면 다

  른 누굴 시켰든...지난번 용이 납치해서 경기도 야산에 버리고 간거...결국 당신네들

  이 한거 맞는거잖아. ”

 “ 아니, 근데 얘가 지금 누구 편을 드는거야 ? 거봐 !!! 너 마음 변한거 맞잖아. 넌

  지금 이 순간에도...정작 이 애는 노인네 애가 아니고 내 애 맞다고 바락바락 우기

  면서도 정작 걱정은 내 걱정은 하나도 하지 않고 노인네랑 용인가 뭔가 하는 노인

  네 손자 걱정만 하고 있어. 그런데도 니가 마음이 변한게 아니라구 ? 이게 마음이

  변한게 아니면 그럼 어떤게 마음이 변한거냐 ? ”

 “ 대산씨... ”

 윤주는 대산의 이런 태도가 안타깝기까지 한지 울상까지 되어 그를 이와같이 부르고 대산은 윤주와의 말싸움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라도 드는지 더는 무슨말을 하지않고 윤주를 외면한채 다시 아기한테 다가간다. 그리고 정말 아기가 자신이랑 닮았는지 확인해볼 심산인것인지 작은 거울을 하나 가져와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비교해보기도 하고 손가락 발가락을 다시 펴보이며 자신의 것과 비교해보려고까지 한다. 허나 윤주는 이런 대산의 태도를 더는 두고보지 못하겠는지 대산을 밀쳐내버린다.

 “ 저리 비키지 못해 !!! 이제 갓 태어난 아기한테 도대체 무슨 못할짓을 하고 있는거

  야 !!! 당장 내 아기한테서 떨어져 !!! ”

 “ 오, 이젠 슬슬 본색을 드러내시는구먼. 거봐 !!! 애기 내 아기 아닌거잖아. 결국

  노인네 아기인거 맞지 !!! ”

 “ 아니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어. ”

 “ 젠장...이건 뭐...확인해볼 방법이 있는것도 아니고 (유전자 감식 기술이 개발되기

  이전의 시대) 이건 뭐 그저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구만. 하지만 장윤주. 너 분

  명히 알아둬라. 나 이건 분명히 확인하고 넘어가지 얼렁뚱땅 그냥 안넘어간다. 아

  무래도 너 하는 행동 자체가 미심쩍어서 도대체가 내가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어.

  기껏 지난 열달 철썩같이 내 아이로 알고 살았는데, 알고보니 내 아이가 아니면 허

  무개그도 세상에 그런 허무개그가 어디있겠냐 ? 그러니 내 꼴 우스워지고 천하 바

  보병신되기 싫어서라도 이 애기 내 애기 맞는지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확인하고 넘

  어갈테니까 너 이건 분명히 명심해둬. 알았어 !!! ”





 윤주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정말 맞는지 무슨수를 써서라도 확인해 보겠다며 단단히 별르듯이 말하고 대산은 일단 그날은 윤주의 집을 나왔다. 허나 현재는 윤주의 아이와 대산의 친자관계 여부를 확인해볼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윤주는 대산의 한 이야기가 그냥 홧김에 한 헛소리 정도로 생각하고 그리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헌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뒤로 한 2-3주 정도는 대산은 윤주의 집을 찾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어찌보면 참으로 지성스럽다 할 정도로 꼬박꼬박 윤주를 찾아온 대산이었는데, 그런 대산이야말로 정말 마음이 변한것인가. 아니면 자신과의 사이를 정리할 생각이기라도 한건가. 윤주 입장에선 그런 방면으로 되려 서운할 지경까지 드는데, 여하튼 대산이 한동안 안보이자 윤주도 나름 속이 편해졌는지 어느정도 방심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 2-3주 정도. 대략 한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을때쯤. 헌데 다시 대산이 윤주의 집을 찾았다.

 “ 어, 또 어쩐일이냐 ? ”

 오랜만의 만남이긴 하지만 윤주는 별로 반가운 기색도 없이 되려 허를 찔린듯한 당혹스러운 모습까지 보이며 대산을 맞이하는데 대산은 그런 윤주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그녀를 밀쳐내며 집안으로 들어서려 했다.

 “ 뭐야, 무슨짓이야 ? ”

 “ 잔말말고 어서 비키지 못해 ? ”

 어이없어하는 윤주를 이미 밀쳐내버린 대산은 그대로 식식거리며 안방으로 들어서려 하고 있었다. 윤주가 순간 불안해져 황급히 달려가 방문앞을 막아서긴 하는데, 그런 대산의 손에 뭔가가 쥐어져 있음을 윤주는 그제서야 알수가 있었다.

 “ 안돼 !!! 방에 지금 애기 방금 잠들었단말야. 근데 대체 무슨짓을 하려구 ? ”

 그렇게 대산을 막아서는 윤주. 허나 대산은 그런 윤주의 태도는 아랑곳없이 오히려 그런 윤주의 태도가 더 이해할수 없다는 듯 나오고 있다.

 “ 뭐야 ? 대체 왜 막아서는거야 ? 당장 비키지 못해 ? 내가 내 새끼 만나러 왔는데

  대체 만나지 못할 이유가 뭐야 ? ”

 “ 미쳤어 이 남자가 정말 !!! 지금 대체 누가 누구 아이라는거야 ? 헛소리 하지말고

  당장 나가지 못해 ? ”

 “ 어어...그러고보니 이 X 하는소리 봐라 ? 그러고보니 내가 짐작한게 맞긴 맞나보

  네 ? 그 애 결국 내 애 아닌게로구나. 그렇지 ? 노인네 애였던거지 ? ”

 “ 무슨 헛소리야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고 당장 내집에서 나가지 못해 !!! ”

 “ 됐고...너랑 쓸데없는 입씨름 길게 하고픈 생각 없다. 지금 당장 확인해보면 되는

  데 무슨... ”

 그리고 이미 방문앞을 막아선 윤주를 거세게 밀쳐내고 벌컥 방문을 열고 이미 안으로 들어선 대산. 그리고 손에 쥔 뭔가를 들고 아기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편 이런 소란에 아기는 깨기라도 했는지 칭얼거리며 울음까지 터트리는데 윤주가 당황해서 아이를 달래기 위해 방안으로 일단 들어와 아이를 안는다. 허나 대산은 아이를 안은 윤주에게 사납게 달려들며 따져든다.

 “ 어서 비키지 못해 !!! 나 이거 오늘 분명히 확인해보고 갈거니까 어서 애기 내놔

  !!! 나 오늘 분명히 확인해볼거니까...애기 당장 이리 내놓으라구 !!! ”

 “ 뭘...대체 뭘 확인해보겠다는건데 ? ”

 “ 이거 내 어릴적 사진이다. ”

 “ 뭐...뭐라구 ? ”

 그제서야 대산은 지금껏 손에 들고있던것에 대해 그와같이 답변삼아 말하고, 그리고는 말을 이어간다.

 “ 나도 이거 어렵게 구한 사진이야. 그러니 잔말말고 비켜. 내 아기가 맞다면...내 어

  릴 때...내 갓난아기때 사진과 비교해보면 대번에 알수 있겠지. 나랑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갓난아기때 사진과 비교하면 대번에 알수 있을거아냐 ? ”

 “ 뭐...뭐라구 ? ”

 “ 어서 비키지못해. 당장 애기부터 내놔. 내가 이 사진을 얼마나 힘들게 구한건데...

  방해하지 말고 어서 애기 내놔. 나 이거 오늘 분명히 확인하고 가야겠으니...어서

  애기 내놓지 못해 !!! ”

 “ 미쳤어 이 남자가 정말 !!! ”

 그리고 일단 아기는 안전을 위해 다시 침대위에 올려놓고 그리고 잽싸게 대산이 손에쥔 사진을 빼앗아버린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북북 찢어버리는 윤주. 대산은 기가막힐 수밖에 없다.

 “ 야 !!! 이 미친X아 !!! 지금 대체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야 ? ”

 “ 말도안되는 짓거리 하지말고 당장 내 집에서 나가. 그리고 두 번다시 내 앞에 나

  타나지마. 한번만 더 이런짓 하는날엔 진짜 당신 경찰에 신고해버리던가 할테니까

 ”

 “ 야 !!! 이 미친X아...이 미친X아...이게 대체 어떻게 구한 사진인데...이게 어떻게

  구한 사진인데...이걸 도로 붙일수도 없게 북북 찢어버려 ? 이 미XX아 !!! ”

 어쨌든 아이와 자신을 비교해서 확인할수 있는 유일한 단서라서일까. 그걸 윤주가 형체도 알아볼수 없게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대산 입장에선 아이에 대해 확인해볼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소용없게 되버린것이라서 그런지 발악을 하듯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그리고 윤주의 몸을 붙잡아 흔들며 따져든다.

 “ 야, 이 미XX아 ? 내가 이 사진을 어떻게 구한건지 알기나 해 ? 이걸 내가 얼마

  나 어렵게 구했는데 이걸 갈기갈기 찢어버려 !!! 이 정신빠진 미XX아 !!! ”

 “ 나 당신 이야기 더 듣고싶은 생각 없어. ”

 “ 듣기싫어도 한번 들어봐 이 미XX아 !!! 너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가출한

  몸인건 알지 ? 그리고나서 쭉 떠돌이생활 했던 나야. 가족들과도 일절 연락끊고.

  가족과 절연하고 그렇게 유흥업소 전전하며 15년을 떠돌이생활을 한 나라구. 그러

  니 그런 나한테 지금 어릴 때 사진이 갖고있는게 있을턱이 있겠냐 ? 그래, 안그래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저 사진을 얼마나 어렵게 구한건지 알기나 해 ? ”

 “ 몰라, 내가 당신 그딴사진 어떻게 구했는질 알게뭐야. ”

 “ 알고 싶지 않아도 들어 이 미XX아 !!! 그래야 내가 지금 얼마나 복창터지고 미칠

  지경인지 그 심정 조금이라도 이해가 갈테니까...야...이 미XX아...그나마 연락이 되

  는 친척 형,누나들이 몇몇 있어서...그 형,누나들 집에는 어릴 때 같이 어울리던때

  찍은 사진이 몇장이라도 있을테니까...거기 어떻든 내 아기때 사진이 한두장은 있겠

  지...그래서 겨우겨우 연락을 취해 구해온거라구. 이 미XX아 !!!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집 나와서 가족들과 일절 절연하고 살아온 몸이...15년만에 연락닿은 사촌형,

  사촌누나들한테 애걸복걸 하다시피 하며...별의별 되도않는 이유,핑계 다 갖다 붙이

  면서...그나마 다행히...나 어릴때부터 예뻐해주시던 사촌형님 한분이...그래도 추억

  이라 생각하고 보관해 오셨는지...그분댁에 내 갓난아기때 사진이 한 장 있다고 해

  서...OO에 사시는 사촌형님댁까지 내려가서 어렵사리 구해온 사진이다. 오직 이 아

  이 내 아기 맞는지...나 아기때 사진이랑 닮았는지 그거 하나 확인해봐야겠다는 일

  념으로...근데 그 유일한 단서를...원본필름이 없어서 추가로 몇장을 더 뽑아달라거

  나 할수도 없는 그 사진을...그걸 니가 북북찢어 ? 엉 ? 니가 감히...내가 어렵사리

  구한...내 아이 맞는지 여부 확인할수 있는 그 유일한 단서를 이렇게 X판으로 만들

  어놔 ? 이 벼락맞을 미XX아 ”

 “ 당신이 그 사진을 어떻게 구했든...나 당신이랑 더 이상 상대하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러니 헛소리 그만하고 그만 집에 돌아가. 자꾸 이런식으로 나한테 행패부리면 나

  진짜 경찰에 신고해버릴거야. ”

 “ 가만...그러고보니...오, 너 그러고보니...이렇게 나오는게 진짜 저 아이 내 아이 아

  닌게로구나. 그렇지 ? 맞아...맞아...역시 내 짐작한게 맞았어. 애초에 난 그냥 니

  이용물에 불과했고...그냥 넌 돈많은 노사장 후처자리 꿰차서 애낳고 유산 물려받고

  그럴 생각밖에 없었던거야. 그러니 막상 그렇게 늙은 사장이랑 한 1년 넘게 살다

  보니까 정도 들고...애도 생기고...그러니 나같은 천하 볼것없는 백수건달은 뻥 차

  버리고 그냥 늙은이 후처로 살고싶다...그 생각이 든거였지 ? 그렇지 ? 저 아이 내

  아이 아닌거지 ? 노인네 아이인거지 ? ”

 “ 시끄러워 !!! 나 당신이랑 하고싶은 이야기 더 없으니까 좋은말로 할 때 꺼져버리

  기나해. ”

 “ 꺼져버려라 ? 오오...얘 점점 나한테 하는소리 봐라. 이게 적어도...지 애 아빠인

  정부이자 내연남한테 할 소린 아닌 것 같은데...너랑 그래도 수년간 한이불 덮고

  정분쌓은...그런 상대한테 할소린 아닌거 아니냐 ? 내가 정말 저애 아빠가 맞다면

  니가 최소한 나한테 이렇게 나와선 안되는거 아냐 ? 근데...거 봐. 넌 역시 내가 예

  상한대로...이미 나한테선 마음이 떠났고...그냥 노인네 후처로 편안히...노인네 소원

  대로 애나 하나 낳아주고 남은인생 편안히 잘먹고 잘 살자. 그 생각이었던거잖아 ?

  그렇지 ? 역시 넌 마음이 변했어 ? 내가 그래서 진작에 말했었잖아. 니 맘 변하지

  않은거 확인시켜주려면...저 노인네 외손자놈 없애버리자구. 헌데 넌 두 번이나 모

  의했던...그 애새끼놈 유기작전...다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잖아. 그래, 넌 역시 더

  이상 내 정부가 아니었어. 그냥 노인네 후처로 살고싶은 여자였던거야. 그래서 내

  가 그 노인네 애새끼...이름이 용이라고 했던가...뭐 이용이든 왕용이든 뭐가 되었

  든 간에...내가 그 용이란 애새끼 죽여버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넌 결국 그 애

  새끼 못죽이고 살려준거잖아. 그래 안 그래 !!! ”

 “ 이 남자가 미쳤어 정말 !!! 당장 헛소리 집어치우지 못해 !!! ”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어떻게든 자신을 붙잡은 대산을 밀쳐내려 하는데, 헌데 이미 그보다 더 경악스러운 사태가 벌어져 있었다. 한참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두 사람은 순간 거의 동시에 문쪽에 어떤 기척같은게 있는게 느껴졌다. 뭔가 이상해 거의 동시에 두 사람 다 문쪽을 돌아보긴 했는데, 어느새 유치원에서 돌아와 있었던것인지 용이가 방문앞에서 두 사람의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보고 서 있었던 것이다.



- 마지막회에 계속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