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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팬픽 - 장윤주 (10)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부제 : 화곡동에서 생긴일





 한편 용이는 이 무렵 혼자 산길을 걷고 있었다.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남자에게 납치되어 경기도에 있는 한 숲지대 근처에 버려진 용이. 그리고 깨어나서는 혼자 밤새 울다가 날이 밝아서 불현듯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난 용이. 그리고 방향을 틀어 걷기 시작한 것이 뜻밖에도 산길이었다. 상식적으로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해도 사람이나 민가가 보일만한 또는 차라도 다닐 것 같은 큰길쪽으로 가거나 할법한데, 용이는 무슨 생각을 한것인지 숲 뒤쪽으로 나있는 산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용이의 판단에 혹 저 산을 넘으면 서울이나 화곡동 집이 나올것이라고 생각한것인지, 아니면 산너머에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가 있거나 혹은 자신이 꿈에라도 그렸을법한 어떤 이상향이라도 있을것이라는 상상이라도 한것인지 엉뚱하게 산길쪽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산길은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 수준이라 일곱 살 어린아이가 걷기에 큰 무리는 아니었다. 게다가 간간히 개울같은것도 보여 용이는 그곳에서 물장구도 치기도 하고 더워서 그곳에서 몸을 씻기도 했다. 다만 집으로 돌아가든 엄마를 만나러 가든 어디론가 가야겠다는 생각(!)만은 잊지 않은것인지 그렇게 개울에서 간간이 휴식을 취하다가도 어디론가 다시 걷기 시작한 것이다. 어쨋든 용이의 생각으로는 이 산을 넘어야만 자신이 도움을 청하거나 어디론가 갈만한 뭔가가 나올 것 같다는 판단이 선 것인지 용이는 산길을 계속 걷고 또 걸었다.

 허나 산길은 생각보다 깊고 험한것일까. 아니면 그만큼 높거나 지형이 복잡했던것일까. 아무리 산길을 걷고 또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간간이 갈림길 같은곳이 나오기도 했는데 방향이나 지리를 알리없는 용이는 일단 그럴때는 무작정 아무곳이나 택해 그 방향으로 걸었다. 그러다보면 간간이 개울 같은곳이 나와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러나 근본적으로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 걸음걸이가 한계가 있고 산세가 대체 얼마가 깊고 험한지는 몰라도 아무리 걸어도 산건너 마을이라던가 산정상 이런곳은 나오지 않았고 용이는 오솔길 같은곳만 택해 한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날이 저물면 지쳐 쉬다가 인근 나무나 풀숲 같은데 숨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러다 잠이 들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이미 며칠이 지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용이는 이미 지쳐가고 있었고 용이가 가려고 한 마을(?)은 끝내 나오지를 않고, 처음엔 제법 씩씩하게 걸으며 개울에서 물장구를 치고 장난도 치던 일곱 살 어린아이는 점점 몸의 한계를 느끼며 지쳐가고 있었다. 그나마 9월이라 날이 그리 덥지는 않을때라 다행인것인지. 그러나 어린아이의 한계가 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용이는 오솔길 어느곳에서 그만 지쳐 쓰러지고야 말았다.

 “ 오빠, 오빠 저...저게 뭐야 ? ”

 그렇게 쓰러진 용이를 웬 젊은 남녀 등산객이 발견했다. 차림새나 분위기를 봐서 주말같은 시간을 이용 연인끼리 등산을 온 모양인데, 그점을 생각해보면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의 눈에 꽤나 깊고 험한 산길로 느껴졌을뿐 실제로는 그렇게 깊고 험한산이 아닌 어쩌면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나들이삼아 종종 놀러올수도 있는 그 정도의 작은 야산 수준일수도 있다. - 간간이 개울물이 그렇게 자주 발견된 것을 봐도 그렇고. - 어쩌면 용이가 같은길을 계속 삥삥돌아 헤맨것일수도 있다. - 허나 그것도 어쨌든 며칠이 지나다보니 한계가 있어 지쳐 쓰러진것인데 그것을 마침 지나가던 등산객 남녀가 발견한 것이다.

 처음엔 혹시 죽은 아이의 시신인가 싶어 여자는 물론 남자도 덜컥 겁이 났다. 다만 상식적으로 이런곳에 어린아이의 죽은 시신이 있을리는 없는데, 누가 아이를 살해 이런곳에 유기를 한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두 사람 다 오만가지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을 스치는 가운데 일단 그래도 남자가 제법 용기있게 아이 곁으로 다가가보았다.

 “ 얘...얘 꼬마야. 정신좀 차려봐. 꼬마야 정신차려. ”

 무엇보다 만약 정말 죽은 아이라면 어떻게하나 그걸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져왔다. 마을로 내려가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하는것인가 어찌해야하는것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것인지 판단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애인인듯한 여자는 너무 겁이 낫는지 ‘이제 그만 하라’는 듯 손까지 내젓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기왕 이렇게 된거 최소한 죽은아이인지 산사람인지는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맥박과 고동소리를 확인해보려 했다. 느낌에 숨소리,고동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고 살짝 흔들어보니 ‘으음...’하는 신음소리를 내는듯도 했다. 그렇다면 산사람이 맞는 것 아닌가.

 “ OO아, 넌 빨리 내려가서 경찰에 신고해. 난 여기서 아이를 지키고 있을테니. ”

 “ 응 ? 어...어...알았어.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 이런 경험은 없었을법한 그런 젊은 남녀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현명하게 대처를 잘 하는 듯 했다. 남자는 어설픈대로 인공호흡이라도 불어넣으며 아이 숨을 연장시켜보려 했고 간간이 흔들어 아이의 의식을 되찾게 해보려고도 했다. 자기 무릎위에 머리를 베게해보기도 하고. - 처음엔 정말 죽은 사람인줄 알고 겁이 났는데, 적어도 숨은 붙어있는게 확인이 되니 조금은 용기가 난듯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산 아래로 내려간 여자가 결국 경찰을 데리고 왔다.

 “ 얘,얘. 꼬마야. 정신차려봐. 괜찮니 ? ”

 “ 김순경, 일단 빨리 앰뷸런스로 아이부터 옮기자고. ”

 여기까지 차가 올수도 없고 헬기를 부를만한 여간이나 상황도 아니니 일단 아이를 업어서 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 일단 경찰들이 아이를 업고 빠른 걸음으로 산을 내려갔다. 산 아래엔 이미 대기시켜놓은 앰뷸런스와 경찰차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들은 일단 재빨리 앰뷸런스와 함께 대기중인 응급팀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 애 좀 빨리...응급처치부터 해봐요. ”

 “ 아깐 분명,..살아 있는 것 같았는데...숨을 쉬고 있었어요. 간간이 신음소리를 내기

  도 했고. ”

 일단 응급팀이 나름 즉석에서 확인해볼수 있는 확인을 해봐서 숨이 붙어있다는것만은 바로 확인이 되었다. 그리고 아이를 즉각 응급차에 태우고 차는 곧 인근 가까운 병원으로 속도를 내며 달렸다.

 “ 꼬마야...꼬마야 정신이 좀 드니... ”

 ‘ 우웅...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용이는 이제 확실히 의식을 되찾은 듯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이 웬 병원같은곳에 누워있는 것을 깨닫고는 ‘우앙~~!!!’ 하고 울음부터 터트렸다. 어차피 링겔까지 꽂은 몸이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긴 힘들고 그런 상태에서 누워서 울음소리만 계속 낼뿐이었다. 일단 이렇게 씩씩하게(!) 우는 것을 보니 살아있는것만은 100% 이상 확실해 경찰도 의료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일단 차분하게 아이한테 어떻게 된일인지 경위부터 알아보려 했다.





 “ 꼬마야...집은 어디니...그리고 부모님은 안 계셔 ? ”

 용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것일까. 일단 말이 없었다. 용이의 입장에서 산에서 발견되기 이전까지의 상황은 무슨 친척아저씨니 엄마를 만나러 왔다느니 하는 이상한 아저씨들이 집을 안내해 달라고 해서 나름 친절하게 아저씨들을 자신이 사는 화곡동 집까지 모셔다드리려 했는데 그때 웬 낯선 아저씨들이 자신의 입을 막으며 기절시켰다. 용이는 그때 정신을 잃은뒤 웬 숲 한가운데서 발견된것이고 깨어나서는 하루를 그곳에서 지내다 나름 집에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무슨 다른 생각을 한것인지 그때부터 산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 무엇보다 용이의 기억에선 자신을 기절시킨게 그 아저씨들이 맞는지조차 확실치 않다. 따라서 경찰아저씨의 ‘집이 어디냐 ?’느니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 ?’느니 하는식의 물음에 한참을 답을 못하다가 한참만에 가까스로 입을 열며 나온말이 이와같았다.

 “ 윤주 아줌마... ”

 “ 뭐 ? ”

 무슨 생각인지 용이는 윤주의 이름을 댔다. 그것도 ‘윤주 아줌마’라고. 적어도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간 상황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용이 입장에선 그런 부모님을 언급해봤자 아무런 소용 없을것이란 판단을 한 것일까. 아이가 장시간 아무런 말도 없자 새롭게 추가된 젊은 여경이 용이를 차분히 안정시켜가며 물은 질문에 나온 답이 그와같았던 것이다. 뒤이어 용이는 이와같이 말았다.

 “ 화곡동 살아요. 윤주 아줌마한테 가야해요. ”

 “ 윤주 아줌마라니 ? 윤주아줌마가 도대체 누군데 ? ”

 “ 화곡동에서...윤주 아줌마랑 같이 살아요. 그래서 윤주 아줌마한테 가야해요. ”

 사실 용이 입장에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신촌에 사는 이모들을 언급할수도 있을 것이다. 헌데 무슨 생각에서인지 용이는 화곡동과 윤주 아줌마를 계속 입에 담았고, 일단 경찰들 입장에선 화곡동과 윤주아줌마라는 사람에게서 어떤 단서나 실마리를 찾아보려 했다.

 “ 일단 화곡동 관할 파출소에라도 연락을 좀 취해봐. 그럼 혹시 어떤 실마리가 풀

  릴지 알아 ? ”

 “ 하지만 경장님, 이게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것과 뭐가 달라요 ? 무작정 화곡동에

  사는 윤주아줌마를 찾으면...화곡동쪽 파출소에선들 뭘 알겠어요 ? ”

 “ 뭐 어쨌든 7살짜리 왕용이란 꼬마아이의 보호자가 되는 윤주아줌마라고 한다면

  그런대로 찾기 힘든 단서는 아닐 것 아닌가. 그러니 일단 그쪽 협조를 구해보자

  구. ”

 적어도 ‘왕용’이라는 자신의 이름만은 또렷하게 댄 용이이기에 경찰은 일단 용이 입에서 나온 ‘화곡동’이란 동네를 중심으로 단서를 찾아보기로 했다. 허나 생각보다 단서는 아니 일 자체는 쉽게 풀리고 있었다. 처음에 난감하게 화곡동쪽 파출소에 협조를 구할겸 연락을 취해보니 그쪽에서 이와같이 답이 나왔다.

 “ 저기...그러잖아도 이쪽에도 한 열흘전쯤에 일곱 살짜리 꼬마아이 실종신고가 들어

  온게 있어요. ”

 “ 어 ? 정말이요 ? ”

 “ 네, OO 유치원에 다니는 7살 왕용. - 아마 듣기론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외할아버

  지 댁에서 살고 있다고 신고자측으로부터 들었습니다. 헌데 신고자쪽 세대주 이름

  은 노형준이라고 되어있는데... ”

 일단 용이의 실종이 장기화 되자 노형준이든 그 딸들이든 아이에 대한 실종신고를 했고, ‘보호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용이가 부모님이 이혼하고 큰딸이 친정인 노형준 사장의 집에 아이를 맡기고 갔다는 상황까지는 설명을 한듯하다. 다만 신고를 노형준 자신이 했든 그 딸들이 했든 그냥 세대주명인 노형준으로 등록을 하는게 더 찾기쉽고 자연스러울것이라 생각했는지 찾는사람 이름을 그냥 ‘노형준’이라 한 상태. 따라서 ‘윤주 아줌마’라는 이름을 화곡동 파출소측에서는 알수 없을터. 다만 왕용이란 이름이 맞고 실종신고자측에서 언급한 유치원 이름또한 용이에게서 확인을 해보니 역시 맞아 다행히 용이를 보호자에게 인계는 할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온 노형준과 그 딸 경희와 민희 입장에선 다시금 자연스럽게 윤주를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 바른대로 이실직고해요. ”

 노형준은 그렇다 치더라도 경희와 민희는 이 사태를 그대로 넘어갈수 없다는 듯 다시금 윤주에게 따져들었다. 이미 용이로부터도 실종될 당시의 상황설명도 들은뒤다.

 “ 어떤 이상한 아저씨들이...친척이라면서... ”

 “ 친척 ??? 무슨 친척 ??? ”

 “ 친척 아저씨라면서...설때도 보고 명절때도 봤다면서...엄마한테 데려다 달라고 했

  어. ”

 “ 엄마라니 ? 용이 엄만 지금 안 계시잖아. ”

 “ 몰라, 어쨌든 그 아저씨들은 용이 안다면서...용이 엄마 안다면서...용이 엄마 만

  나야 한다구 그럤어. ”

 “ 그 친척 아저씨란 사람들이 용이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구 ? 그러면서 용

  이를 집으로 안내해달라고 했단말야 ? ”

 일단 경희나 민희의 입장에서 볼 때 용이에게 ‘아저씨’가 될 그런 친척은 없다. 혹시 용이의 아버지쪽 친척 가능성이 있다면 또 모를까. 노형준 사장이 2대독자이니만큼 4촌은 물론 6촌급 친척까지도 존재하지 않는 경희와 민희. 그러니 사촌이 되었든 육촌이 되었든 용이한테 다짜고짜 나타나 예전 명절 때 본적있는 ‘친척 아저씨’라면서 그것도 용이 엄마를 보러왔다면서 지금 용이 엄마 상희가 살지도 않는 노형준 사장의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면 그건 더더욱 말이 안되지 않는가. - 혹 경희나 민희의 외가쪽 친척일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하더라도 그건 더더욱 말이 안된다. 경희,민희,상희등의 친어머니인 노형준 사장의 전처는 이미 10년전에 세상을 떠난사람. 물론 그렇다고 경희,민희등이 외가쪽 친척과 전혀 왕래가 없지는 않았지만 피차 지금은 다 돈벌고 일하느라 바쁜처지고, 그런 상황에서 경희,민희등의 외가쪽 친척들이 용이를 알리는 더더욱 없지 않은가. 따라서 ‘친척아저씨’ 어쩌구 한 말은 전적으로 거짓일것이라 판단, 무엇보다 일전에 자신들을 찾아와서 노형준 사장의 부탁을 받고 집을 사드리러 왔다고 한 수상한 사람들. 그런일들까지 겹쳐져 다시금 경희와 민희의 의심은 윤주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 당신 바른대로 이실직고 하지 못해 ? ”

 “ 뭐...뭘 도대체 이실직고 하라는거에요 ? ”

 “ 당신이 시킨짓 아냐 ? 당신이 그 무슨 친척아저씨니 뭐니 가당찮은 헛소리를 하

  면서 – 우리 아빠가 2대독자고 우리 엄마쪽 친척은 우리랑 왕래가 없은지도 이미

  오래되었는데, 무슨 우리한테 그것도 우리 큰언니(용이 엄마 상희)를 찾아오는 친

  척이 있어 ? 순 말도 안되는 헛소리들이지. 어, 그러고보니까 당신 친척일 가능성

  은 어쩌면 있겠네 ? 결국 당신이 시킨짓인거 아냐 ? 당신이 당신 친척이든...아니

  뭐 꼭 진짜 친척일 필요는 없을테니까 친척이 되었든 아님 아는 학교 후배나 뭐

  이런 사람들이 되었든...그런 사람들 시켜서 용이 납치 지시한 것 아니냐구 ? ”

 “ 아니, 근데 이 여자들이 정말 ? 이봐요. 정말 이번엔 난 아니라구요. 이번일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 ”

 “ 이번일이라니 ? 그럼 뭐 이번일 아니고 그 전에는 당신이 뭐 납치든 유기든 하

  려던짓이 있기라도 하던소리야 ? ”

 이런식으로 거듭 추궁하니 윤주도 말문이 막히지만 그녀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일단 정황상 윤주가 봤을 때 오대산이 또 누군가를 시켜서 아이를 납치,유기(遺棄)하려 한 것 같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지만, 적어도 이번일만큼은 자신이 가담한 사실이 없고, 무엇보다 그 수상한 정황을 자신이 짐작가는대로 말하려 하다간 결국 오대산의 존재는 물론 일전에 경희와 민희를 만나서 집을 사주겠다 어쩌겠다 한 그 이상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 실토해야할 판이다. 따라서 윤주는 점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리고 보다못해 결국 다시 형준이 끼어든다.

 “ 이제 그만들좀 해라. 정말 우리집안 콩가루로 만들 작정 아니라면 좀 자제들 하

  라구. ”

 “ 아빤 그렇게 겪고서도 아직까지도 이 여자 실체를 모르겠어요 ? 용이를 이 여자

  가 또 어떤 이상한 사람들 시켜서 납치,유기하려 한게 분명하다구요. 지난번에는

  뭐 아빠랑 사업상 아는 사람들이라면서 이상한 사람들이 우리한테 집을 사주겠다

  며 서울시내를 뺑뺑이 돌리지 않나, 이번엔 또 웬 이상한 사람들이 용이한테 친척

  아저씨라며 접근 용이 엄마한테 데려다달라지 않나. 안 그래요 ? 아닌말로 우리나

  언니한테 지금 찾아올 친척이 누가 있어요 ? 우리한테 무슨 사촌이나 육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외가쪽 식구들은 엄마 돌아가시고 난 뒤엔 거의 왕래 끊긴 상태고...

  근데 무슨 우리한테 용이를 찾아오는 친척아저씨가 있냐구요. 그것도 큰언니를 만

  나러 왔다면서. ”

 “ 그...그만들좀 해라. 어쨌든 그리고 병원에서 제일먼저 용이가 찾은게 우리 집사

  람이라잖야. 그러니까...너희 새어머니 말이다. 어쨌든 병원에서 제일먼저 언급한

  게 ‘윤주 아줌마’라며 ? 화곡동 사는 윤주 아줌마한테 데려달라고 한게 용이인데

  만약 정말 우리 집사람이 그런짓을 했다면 용이 입장에서 그런말이 나오겠어 ? ”

 “ 아빠 !!! ”

 형준 입장에선 그나마 자기 아내를 옹호해줄만한 빌미를 찾기라도 한것일까. 바로 그 부분을 언급하며 흡사 아내를 또다시 감싸도는 모양새이기까지 한데, 그 와중에 윤주를 ‘집사람’이라고까지 호칭하는 형준의 모습이 경희와 민희를 더더욱 울화통 터지게 만든다. 허나 형준은 대체 무슨 생각인것인지 일단 두 딸을 거듭 달래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형준은 형준대로 혼자 베란다에 나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다음날 형준은 직접 경찰서로 찾아갔다. 애초 아이에 대한 실종신고를 받았을때는 그저 단순한 미아신고 정도로 여겼던 경찰은 전혀 뜻밖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화곡동 윤주 아줌마를 찾는다는 아이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나서, 용이가 돌아온뒤 그곳까지 가게된 경위를 아이에게 물어보고 나서는 사실상의 ‘유괴사건’으로 판단 이미 그쪽으로 수사방향을 튼 뒤였다. 이미 형준이라던가 그 두딸 경희,민희등으로부터도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런저런 정황을 다 파악하게 된바. 그런 상황에서 형준이 경찰서를 직접 찾아간 것이다.

 “ 그저 모든 것이 다 제 불찰입니다. 그저 다 이 늙은이 탓이지 저를 책망해 주십

  시오. ”

 “ 그...그러니까 원래 선생님의 큰딸이 이혼을 하면서 자기 아이인 용이를 선생님

  댁에 맡기고 갔고, 그리고 선생님은 그때 지금 함께 사시는 장윤주라는 사모님과

  재혼 함께 사시는 중이었다 그말씀이시죠. ”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경희와 민희 그 두 아이는 제 집사람하고 사이가 워낙

  안 좋다보니 저렇게 따로 나가 살고있는 상황이고...그런 상황에서 이런일까지 벌

  어졌으니 그저 모든게 다 제 잘못이고 이 늙은이의 불찰입니다. ”

 70넘은 노인의 서른다섯살 어린 후처 – 게다가 어느덧 만삭이 되어가는 임산부이기도 한 – 헌데 그 노인의 큰딸이 이혼을 했다면서 아이를 맡기고 가는 바람에, 사실상 노인의 젊은 후처에게 맡겨진 외손자뻘이 되는 일곱살난 용이라는 아이. 경찰이 보기에도 너무 기가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혀를 끌끌 찰 뿐이었다.

 “ 어쨌든 저희로선 아이로부터 납치가 된 그 당시의 상황을 물어본바. 사실상 유괴

  나 납치로 보이는 상황이라 이미 그쪽으로 수사를 진행중입니다. 헌데 선생님께선

  혹시 뭐 짐작가시는 바가 없으십니까 ? ”

 “ 글쎄요...저도 참...그 저로선 누군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애한테 무슨 친척

  아저씨 뻘이니 어쩌니 하면서 그것도 지 에미(형준의 큰딸)를 만나러 왔다느니 그

  런 소리를 했다니 저로선 그저 기가막힌 이야기일 따름입니다. ”

 “ 선생님께서 2대독자이시기 때문에 따님들에게 4촌이나 6촌이라고 할만한 그런 친

  척은 없다는 증언은 이미 들은바 있습니다. 그리고 외가쪽의 친척일 가능성도 물론

  없는거죠 ? ”

 “ 죽은 제 전 안사람은 6남매중 둘째였기 때문에 애들한테 그쪽으로 이종사촌이나

  외사촌이라고 할 사람은 몇몇 있습니다만, 여하튼 그쪽 아이들도 제 전 안사람이

  죽고 난뒤엔 거의 왕래가 없었고...또 제가 재혼을 한뒤엔 더더욱 불편해져서인지

  일부러라도 찾아올일은 별로 없었고요. 무엇보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무엇 때문에

  저희 외손자를 납치하겠습니까. ”

 “ 그러니까 말입니다. 저희도 분명 아이를 유괴,납치하려는게 분명해 보이는데...일

  단 용이 증언으로는 그렇게 갑자기 어떤 아저씨들에 의해 정신을 잃은뒤 정신을

  차리고 난뒤 웬 숲속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엔 집으로 찾아가기 위해 어떤 산길을

  무작정 걷다가 그렇게 된거다. 그게 아이 증언이니... ”

 헌데 다른건 몰라도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가 그렇다고 무작정 산길을 택해 올라가 헤매기 사작했다니 정말 기가막힌 일 아닌가. 물론 아이 눈에 높은 산처럼 보였지 실제로는 그다지 높지 않은 야산일수도 있을것이고, 또 간간이 개울이나 그런곳도 있어서 그곳에서 목을 축이거나 몸을 씻기도 했다지만 열흘씩이나 그렇게 산길을 헤매다가 쓰러진채 등산객에게 발견되어 구조가 된것이니 실로 기적같은 일이라 할만하다. 허나 그 경위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가 실종될 당시의 상황은 아무리 봐도 납치가 분명한터. 경찰은 거듭 그 부분에 대한 경위를 형준에게 물었다.

 “ 그...저도 그렇고...그러잖아도 저희 딸아이들도 일전에 이상한 일을 하나 겪은적이

  있다고 해서 그 이야기도 좀 말씀드릴까 합니다. ”

 형준과 사업을 하면서 잘 아는 사이고 그런 형준의 부탁을 받고 집을 사드리려고 한다고 했다는 그렇게 경희와 민희를 만났던 이상한 남자들. 이미 그 두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경희와 민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들은바 있어서 경찰은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다. 형준은 형준대로 여러 가지 복잡한 감회를 섞어 말을 이어간다.

 “ 저희 딸아이들은 사실상 그 두 사람이 이번 사건하고도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뭐 그거야 지금으로선 확실한것도 아니고... ”

 비록 가명이긴 했지만 어쨌든 경희와 민희앞에서 소개한 이름인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이름도 확보해놓은 두 사람. 다만 그 둘이 용이를 납치한 사람과 동일한 인물인지는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일단 용이는 어린아이가 워낙 순간적으로 당한 일이라서인지 그 두 이상한 아저씨의 구체적인 인상착의까지는 기억나지 않는 듯 했고, 경희와 민희 역시 옷차림새 정도만 겨우 기억할뿐 그날 그렇게 사실상 하루종일 같이 다닌 사람임에도 외모에서 별다른 특색을 발견하긴 힘든 사람들이어서인지, 가령 키가 중간키였다는지 얼굴형태가 어땠다든지 하는 막연하기 짝이없는 그 정도의 인상착의로만 기억하고 있는 상태다. 혹 무슨 자료사진이나 화면 같은게 있다면 바로 기억을 떠올려볼수도 있겠지만 막연하게 기억하는 얼굴외양으로 작성한 몽타주만으로는 사람을 식별하기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용이를 납치한 그 두 사람도 경희와 민희를 찾아왔다는 그 이상한 두 사람도 지금으로선 찾아낼 단서가 막연하기 짝이없고, 다만 어쨌든 경찰은 ‘유괴사건’ 자체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할 생각이 있음을 밝힌채 형준을 돌려보냈다.

 “ 당신, 나랑 잠깐 이야기좀 하지. ”

 집으로 돌아온 형준은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윤주를 불렀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형준 입장에서도 윤주에게 할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윤주는 이미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겁부터 집어먹은채 형준 앞에 앉고 형준은 그런 윤주를 안심시켜주려는 듯 손수 물까지 한잔 따라줘 윤주에게 마시게 한뒤 말을 이어간다.,

 “ 그 생각을 한번 해봤어. 당신이 과연 서른다섯살이나 많은 나한테 시집왔을 때 그

  심리가 과연 어땠을지 하는... ”

 “ 여보... ”

 무슨 생각으로 이런말을 꺼내는지. 윤주가 아무리 단순무식한 성격이라 해도 일이 이미 이렇게까지 커진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남편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아니기에 더더욱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불안해하는 윤주를 바라보며 형준의 말은 이어진다.

 “ 당신이 날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건지...아니면 다른 목적과 의도가 혹시 있었

  던것인지까진 내가 파악하기 힘든 일이겠지만...어쨌든 돈만 많았지 나이많은 남편

  게다가 이미 장성해 당신과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딸들도 다섯이나 있는 그

  런집으로 시집오는 여자 마음은 어떤것일까. 그 생각을 해봤단말이야. ”

 “ 여보, 당신 도대체... ”

 ‘지금 날 의심하는거냐 ?’며 발끈하고 싶은 심정을 겨우 억누르며 윤주는 일단 남편의 말을 좀 더 들어보기로 하고 그런 가운데 형준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 솔직히 다 큰 장성한 전처소생 딸들. 정히 불편하면 따로 나가 살고 안보고 살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할수도 있었겠다. 그 생각도 해봤어. 헌데...그런 생

  각을 하고 있는데...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남편의 큰딸이란 여자가 이혼을 했다면서

  아이를 무작정 맡기고 떠났다 ? 생각해보니 당사자 입장에선 얼마나 기가막힌 일

  이었을까 그 생각을 해봤단말이지. ”

 “ 여보, 지금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 지금 그 말씀은 결국...당신도 제가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는거잖아요 ? ”

 “ 난 아직 그렇다고 말하진 않았어. 다만 당신 입장이라면 당신 심정이나 생각은

  어떨지 그걸 조금 헤아려보려 했다 그 말이지. ”

 “ 여보... ”

 여전히 뭔가 억울해하는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윤주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형준.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간다.

 “ 생각해보면 이게 다 내 불찰이라는 생각도 들어. 어쨌든 내가 출근하고 나면 집

  에는 당신과 어린 용이 달랑 두 사람만 남게 되는건데...그런 상황에서 당신한테

  애가 얼마나 부담스럽고 귀찮고 성가신 존재였을까. 그 생각을 해봤단 말이지. ”

 “ 여보 !!! ”



- 11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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