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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팬픽 - 장윤주 (6)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부제 : 화곡동에서 생긴일





 “ 그나저나 우리 산책이나 좀 할까 ? ”

 용이를 다시 유기할 작전을 의논하고 나서 대산이 윤주에게 다소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난데없이 산책이나 하자는 대산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하는 윤주에게 대산은 설명을 덧붙인다.

 “ 그냥 요 근처...주택단지 근처나 한바퀴 쭉 돌아보자고. 겸사겸사 현장답사도 좀

  해볼겸. ”

 “ 미쳤어 이 남자야 !!! 자기랑 내가 이 근처를 한바퀴 쭉 돌자구 ? 그러다 내 얼굴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 이 동네에 어쨌든 나 유부녀인거 아는 사람도 있고 유

  치원 학부모와 마주칠 가능성도 있는데...‘우리 알고보면 불륜관계요’ 하고 동네방

  네 자랑할일 있냐 ? ”

 “ 에이...그래도 설마 그런 의심이야 하겠냐. 그리고 그러고보니 우리 그동안 제대로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번 못해봤어. 맨날 이 답답한 집구석에 틀어박혀 있기만 했지

  . 그러니 우리 바람도 쐴겸 한바퀴 돌아보자구. ”

 “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위험해. ”

 자칫하다 정말 윤주의 얼굴을 아는 동네주민들에게라도 그 광경이 목격되고 – 혹 윤주가 나이많은 사장과 결혼해 사는 사실까지는 모른다 하더라도 – 그래서 자신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는걸로 의심하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그땐 정말 큰일 아닌가. 그래서 윤주는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자는 대산의 제안엔 거듭 난색을 표하는데, 허나 대산은 그런 윤주를 거듭 보채기까지 한다.

 “ 뭐 어차피 너 나이많은 사장과 사는 여자인것까진 아는사람 그리 많지 않다며 ?

  게다가 유치원 학부모나 선생들은 니가 그 용이란애 엄마인줄 알고있고...근데 설

  마 내가 너랑 부적절한 관계인걸 눈치채기까지 하겠냐 ? 그러지말고 그냥 데이트

  삼아 한바퀴 삥 돌아보기나 하자. 나도 기왕이면 겸사겸사 현장답사까지 해보려고

  그래. ”

 “ 아까부터 그리고 무슨 현장답사를 하겠다는거야 ? 애는 뭐 화곡동과 신촌집을 둘

  다 비워 애가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자면서...근데 무슨 이 동네에서 현장답사를

  해. ”

 무슨 신촌에 사는 형준의 딸들 집을 가보자는것도 아니고, 대산이 이번에 내놓은 계책은 화곡동과 신촌집을 모두 비워서 애가 어느쪽으로 가도 집에 사람이 없어 들어가지도 못하고 헤매게 만들자는 작전 아니었던가. 신촌집쪽은 일단 대산이 형준의 딸들을 밖으로 유인해낼만한 작전을 만들어보고 화곡동쪽은 윤주가 신촌 딸네집으로 간다는 핑계를 대고 집을 나오라고 했으니. 그럼 무슨 현장답사를 해보고 말고 할게 없다. 그런데도 자꾸 ‘현장답사’란 말을 입에 담으니 윤주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의아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설마 ‘현장답사’란 말의 의미를 대산이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닐테고.

 “ 그냥 혹시 몰라서 한바퀴 좀 삥 돌아보자는거야. 혹시라도 이번 계책마저 실패할

  경우엔 대체 어떤 방법을 쓰면 좋을지...그 대비책 정도는 세워야할 것 같아서...그

  러니 윤주야 겸사겸사 이 주택단지 근처 한바퀴 삥 돌아보기는 좀 하자. ”

 “ 가만 뭐야 그럼 ? 아직 실행에 옮기지도 않은 작전을 벌써 실패할까봐 그 대비책

  까지 세우잔 소리였던거야 ? 이 남자가 보자보자하니까...날 그렇게 못 믿냐 ? ”

 “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혹시 모르니까 만반의 대비책을 세워보자 이거지. “

 “ 됐어. ”

 결국 자신을 못 믿는다는 소리이니 윤주는 더 토라질 수밖에 없고, 대산은 그런 윤주를 겨우겨우 달래고 설득해서 일단 밖으로 나오긴 한다. 대산 입장에선 아무튼 이대로 그냥 윤주와 헤어지기도 아쉽고 해서 그런식으로 산책삼아 데이트삼아 단지 근처나 한바퀴 쭉 돌아보고 싶었던것인데 공연히 ‘현장답사’ 어쩌구 하는 소리를 해서 윤주의 부아만 더 돋군것같다. 그래서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선 거듭 사과하며 윤주를 달랜뒤 그녀를 데리고 나온 것이다.

 화곡동 주택단지는 설명한 바와같이 한 10여평 정도 규모의 서민형 주택과 그리고 대략 20-30여평 정도는 되는 중산층형 주택이 대략 5-6층 정도 규모로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그리고 간간이 노형준네가 사는 집과 같은 평수가 제법 큰 3층 규모의 연립주택이 위치해있는 그런 형태의 주택단지다. 단지 뒤쪽으로는 작은 야산이 있고, 정문 앞쪽으론 골목길 오른쪽으로 돌아 쭉 가면 큰길이 나오고 반대쪽으로 가면 시장이 있다. 오른쪽으로 가서 있는 큰길은 바로 용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나오는 그쪽 길이기도 하고 그 반대편으로 가면 초,중,고등학교가 각기 하나씩 나오기도 한다. 한편 정문을 나와 반대쪽인 왼쪽 시장방면으로 가면 시장을 거쳐 다시 큰길이 나오고 그쪽엔 이런저련 상가건물이나 빌딩등이 간간이 늘어선 그런 분위기고 그쪽에도 다른 학교라던가 교회건물이 보이기도 한다. 여하튼 대체로 주변이 그런식으로 단지를 에워싸고 있는 그런 형태. 어찌보면 서울에서 흔히 볼만한 그런 큰길있고 시장있고 학교나 교회있는 그런식의 동네이긴 하다. 따라서 주택단지 뒤쪽으로 작은 야산이 하나 있는 것을 제외하면 달리 큰 특징은 없는 그런 분위기의 주택단지. 다만 한바퀴 삥 돌아보다 대산은 거듭 아쉬운지 주택단지 뒤쪽의 야산을 응시한다.

 “ 난 아무리 생각해도 저 야산이 제일 적격인 것 같은데말야. ”

 “ 쉿~! 조용히좀 해. ”

 가령 시장이나 큰길같은 사람 많이 지나는데 애를 두고 가버릴 경우 그대로 사람들 눈에 뜨일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용이가 이미 제발로 버스를 타고 신촌 이모집까지 간적도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똑똑한 아이라면 단순히 집 근처 아무데나 내버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산은 주택단지 뒤쪽 야산을 아쉬운 마음에 계속 언급하는 것이다. 허나 윤주는 당황해서 행여 누가 들을세라 그런 대산은 만류하고, 대산은 일단 적당히 조금전 꺼낸말을 얼버무린다.

 “ 아니 난 저 야산이...가끔 등산하기엔 그런대로 좋을 것 같다는 그말좀 한건데...

  여하튼 산을 뒤로 하고있는 단지다보니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고... ”

 “ 쓸데없는 소리 그만좀 해. ”

 윤주는 거듭 그런 대산을 주의시키고 대산은 거듭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여하튼 주택단지 근처를 한바퀴 삥 돌아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안나는지 머리만 공연히 긁적이며 집으로 다시 돌아오긴 했는데, 한편 돌아오는길엔 빵집에서 빵을 한아름 사갖고 들어오기까지 했다. 바로 며칠전 용이를 길가에 내버리려 했을 때 ‘빵을 사오겠다’는 핑계를 대고 들어갔던 문제의 그 빵집에서.

 “ 너 근데 어차피 곧 점심시간인데 무슨 빵을 그렇게 처먹냐 ? 뭘 그렇게 많이 먹

  어 ? ”

 “ 나 임신중인거 몰라 ? ”

 평상시 윤주가 식사량이 그리 많은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그것도 밥때도 다 되어가는데 빵집에서 사온 빵을 너저분하게 늘어놓은뒤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곤 살짝 못마땅해져 대산이 핀잔을 준것인데 그러자 윤주가 발끈하며 한마디 했다. 헌데 그러자 대산도 그동안 깜빡하고 있었는지 새삼 머리를 한번 탁 쳐보기까지 한다.

 “ 아, 참 너 그러고보니 임산부였지. ? 아이구 그러고보니...이게 우리 애기까지 두

  몫이다 그 말이네 ? ”

 바로 용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기 직전쯤 임신징후가 느껴져 병원에가서 확인하고는 대산에게까지 알려주러 찾아갔던 윤주가 아닌가. 헌데 그 사이 시간이 한두달정도 지나다보니 깜빡 잊고 있었던것인지 새삼 대산이 그 일을 상기해내고, 윤주가 임신중이란 사실을 새삼 자각한 대산은 그런 윤주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중이다. - 헌데 그러고보면 지금 대산은 임산부이기까지 한 여자를 데리고 아이를 유기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아닌가. 두 사람 다 참 훌륭한(?) 태교를 하고있는 중이다. -.-;;

 


 얼마후 두 사람은 마침내 2차유기 거사를 계획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일단 윤주는 신촌 지하빌라방에 사는 경희와 민희한테 전화를 걸어보았다. 윤주는 그동안 너무 소원했던 것 같고 자신이 잘못한것도 많은 것 같으니 화해의 뜻으로 직접 두 사람이 사는 집을 방문 간단한 먹을것이라도 직접 만들어 대접할 생각이 있다고 뜻을 전했다. - 한편 신촌 빌라 연락처는 윤주가 남편 형준에게 물어서 알게된 것이다. - 그러나 경희와 민희는 애초부터 젊은 새엄마 윤주를 맘에 들어하지 않았었고 무엇보다 그녀가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한 행동때문에라도 그녀의 말을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윤주가 조만간 신촌집으로 찾아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거듭 사양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윤주의 주목적은 어차피 자신이 화곡동 집에 없을만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함이니 경희와 민희가 여전히 난감해하며 자신들의 생각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날짜까지 못박아 그날 찾아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그런 윤주와의 통화가 있고나서 이틀쯤 뒤엔 신촌의 경희,민희집에 좀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평소 노형준 사장과 사업관계로 잘 알고 있는 정선두라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선두라는 이의 용건은 아버님이 평소 따로 떨어져서 신촌 지하 빌라방에서 고생하는 두분 따님을 안쓰러워해서 두사람에게 좋은 집을 좀 마련해달라는 특별한 당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와같은 말을 전한 정선두는 자신의 직업을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했고, 노형준 사장의 신신당부때문이라도 조만간 찾아 뵙고 좋은집을 소개해드리고 싶다는 뜻을 거듭 전한 것이다.

 허나 정선두라는 사람은 실은 노형준 사장과 면식이 있거나 부동산 중개업자가 아니라 오대산의 지시대로 전화를 한 사람이다. 정선두라는 이름도 임시로 만든 가명이고, 오대산은 일단 경희와 민희를 신촌 집에서 밖으로 끌어낼 일을 만들어야겠기 때문에 평소 알고지내는 지인 두명을 시켜 윤주가 신촌집으로 가기로 한날 오히려 경희와 민희를 밖으로 꾀어내 최대한 장시간 데리고 다니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만약 오대산이 직접 움직이면 결국 경희와 민희가 자기 얼굴을 알게되고 그럼 일이 더 곤란해질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고 다른 지인을 시켜보낸 것이다. 그리고 20대 중,후반의 젊은 여성 직장인을 그것도 남자 한두명 정도가 장시간 데리고 다닐만한 핑계거리가 뭐가 있을까 궁리하다가 ‘집을 새로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을 하면 그런대로 그네들도 솔깃해하지 않을까 그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상대방이 성인여성 두명이니만큼 원만하게 그네들을 꾀어내어 장시간 데리고 다니려면 이쪽도 남자 혼자보다는 두명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선두라는 이가 장호연이라는 가명을 쓰는 또다른 남자 하나를 불러내어 정선두와 장호연 이 두 사람이 평소 노형준 사장과 면식이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하면서 아버님의 부탁으로 새 집을 구해드리려 한다는 식으로 두 여성을 꾀어내기로 한 것이다.

 사실 경희와 민희 입장에서도 젊은 새엄마가 싫어 집에서 나와 이렇게 신촌 지하빌라방에서 사는것이긴 하지만 바로 그 직전까지 잠시동안만이라도 화곡동의 그 평수넓은 연립주택에 살다 나와서 방도 달랑 하나인 10여평 정도 규모의 지하빌라방에서 사니 많이 불편하긴 했다. 그래도 어느덧 신촌으로 나와 따로 산지도 어느덧 열달 가까이가 되어가는데 갑자기 집을 새로 장만해주겠다는 이가 생겼으니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젊은여자와의 재혼이후 줄곧 불편했던 아버지와의 관계였음을 생각하면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새집을 사준다는 이야기가 좀 납득이 안가긴 했지만 어쨌든 새로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갈수 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귀가 솔깃해져서 경희와 민희의 고민이나 의심은 그리 크고 깊지가 않았다. 다만 공교롭게도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사람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짜가 화곡동에서 윤주가 먹을 것을 해주러 오기로 한날이긴 했지만 애초부터 그 점은 두 사람이 난색을 표했던데다가 그동안 불편했던 윤주와의 관계 때문에라도 그녀의 그와같은 제안은 이미 두 사람이 모두 그리 진지하게 귀담아듣지 않아 이미 그 문제는 선약의 순의에서 저만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여하튼 속는줄도 모르고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사람을 만나러 간 두 사람. 다만 두 사람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가 신촌에서 제법 먼데다가 두 사람이 가본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은곳이라 약속장소를 찾는데부터 시간이 제법 걸렸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게된 정선두와 장호연은 아파트며 빌라 분양광고며 모델하우스 광고 그런류의 책자며 전단을 잔뜩 싸들고와 경희와 민희에게 보여주었으므로 약속장소까지 찾아오는데 한 고생은 이미 깨끗이 잊혀지고 무슨 30평형이니 40평형이니 하며 쭉 늘어서있는 아파트 광고며 모델하우스 광고 책자에 잔뜩 눈이 쏠려있었다.

 한편 신촌에 먹을 것을 해주러 찾아가기로 한 윤주야 어차피 화곡동 집을 비울 알리바이를 만들기위해 한 짓이니 그걸 신경쓸 사람이 아니고 이미 다른곳에서 혼자 신선놀음을 하며 즐기고 있었고, 이렇게 되니 결국 유치원이 파할시간이 되어 난감하게 된 것은 역시 용이였다. 보통때 같으면 아이를 데리러왔을 ‘윤주 아줌마’도 이미 유치원이 파한지 시간이 꽤 지났고 웬만한 아이들은 이미 제 엄마나 보호자가 아이를 데리러와서 집으로 돌아갈때까지도 나타나지가 않자 유치원 선생님들도 걱정이 되는 듯 아이에게 물었다.

 “ 용아...너희 엄마...아니...저...윤주 아줌마는 아직 안오시니 ? ”

 처음엔 윤주란 여자를 그저 ‘용이 엄마’로만 알고 있었던 유치원 선생님들은 다만 이따금 용이가 윤주를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고 실제 다른 아이나 학부모들로부터도 그런 증언이 나오기도 해서 ‘혹시 친엄마가 아닌가 ?’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 다만 아이가 상처가 될까봐 ‘혹시 엄마가 아닌거니 ? 그냥 아줌마니 ?’ 이런식으로 물어보지도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여하튼 평상시 답지않게 윤주가 나타나지 않자 유치원 선생님들도 의아해하는 중이었다. 헌데 이미 유치원이 파하고 다른 아이들이 다 돌아갔을때까지도 윤주가 나타나지 않자 용이는 뭔가 갑자기 결연한 생각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께 말했다.

 “ 선생님, 전 그냥 혼자 집에 갈께요. 이만 안녕히 계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

 “ 얘, 용아. 괜찮겠어 ? ”

 어차피 용이가 다니는 OO 유치원의 원생 상당수는 화곡동 주택단지에 사는 아이들이었고 또 용이도 그쪽에 사는 것을 선생님들도 알고 있으니, 거기까지 거리가 유치원 아이들의 걸음걸이로 멀다면 멀고 그리 멀지 않다고도 할 수 있는 애매한 거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허나 어쨌든 ‘윤주 아줌마’가 나타나지 않자 자기발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아이를 선생님들은 걱정이 되어 붙잡고 만류하지 않을수가 없었고, 그래도 용이는 결국 한사코 고집을 피워 자기발로 걸어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선생님들도 어차피 퇴근을 해야하고, 또 평상시 지켜본 용이가 그런대로 똑똑한 아이니 주택단지까지 정도의 거리면 – 그것도 지금까지 집부터 유치원까지 이미 한두번 오간것도 아닌데 – 제 발로 잘 찾아가겠거니 하고 안심을 하고 일단 그쯤에서 용이를 배웅했다.

 허나 이미 그 시간 화곡동 집에 윤주는 없었다. 윤주는 지금 어디선가 모처에서 신선놀음중이고, 신촌의 경희와 민희는 아버지 노형준 사장의 신신당부로 ‘새 아파트’를 구해드리겠다고 한 장호연과 정선두라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혹해 지금 한참 그들을 따라 서울시내에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며 빌라 여기저기를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는중이다. 바로 그럴 시간에 화곡동 집앞에 도착한 용이. 벨을 누르면 윤주 아줌마가 나오겠거니 막연히 생각했는데 아무리 벨을 눌러도 안에서 반응이 없자 용이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허나 잠시 볼일이 있어 외출이라도 했나싶어 용이는 연립주택 앞쪽에 있는 의자에 가 앉아서 윤주가 돌아올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헌데 아무리 기다려도 윤주가 나타나지 않자 용이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결국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신촌 이모네로 찾아가보기로 했다. 허나 신촌 이모들이야 지금은 한참 새로 분양받을 아파트를 보러 돌아다니느라 정신없을 시간. 다만 그것을 알리 없는 용이는 신촌 빌라방으로 가면 그곳에 이모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난번처럼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 신촌으로 가려하는 것이다.

 허나 이번엔 신촌에선 결국 낭패를 보는수밖에 없었다. 신촌 지하빌라방 앞에서도 아무리 기다려도 이모들이 나타나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 용이. 한번 다른 빌라 벨을 눌러 ‘혹시 저희 이모 못보셨냐 ?’고 물어봤지만 그들 역시 아침일찍 장호연과 정선두란 사람을 만나러 간 그네들의 행방은 알턱없다. 다만 용이가 벨을 눌러 이모들의 행방을 물어본 집중 한둘은 지난번 이곳에 와서 이모를 기다리던 용이를 알아보는지 ‘너 혹시 지난번에 왔던애 아니니 ?’ 하는식으로 아는체를 하며 뭔가 심상찮은 직감을 하기도 했다. 허나 어쩄든 이번엔 신촌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이모들이 나타나지 않자 용이는 화곡동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이번엔 버스를 타고 화곡동으로 돌아온 용이는 다른 생각을 했다. 혹시 화곡동 집에도 아직 윤주 아줌마가 돌아와있지 않았을 생각을 하고 있는것인가. 발걸음을 다시 유치원으로 옮겼다. 사실 지금은 이미 늦은 오후시간이니 유치원 선생님과 관계자들은 다 퇴근을 했었을테고 유치원 문도 잠겨있을텐데, 다만 다행히 오늘은 유치원 선생님중 한분이 무슨 잊어버린 물건이나 일이 있는지 그 시간에 유치원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헌데 그때 유치원에 나타난 용이를 보고 선생님도 무척 놀랐다. 아까 유치원이 파한 점심때 아무리 기다려도 윤주 아줌마가 나타나지 않자 선생님들한테 폐가 되기라도 할까봐 그랬는지 자기발로 집으로 가겠다고 하던 그 똑똑한 용이가 아닌가. 헌데 그 용이가 유치원 원복도 가방도 갈아입거나 놓지 않은 아까 유치원을 나갈 때 복장 그대로 다시 나타난 것을 보니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는 선생님. 일단 용이를 유치원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 용아, 너 어떻게 된거야 ? ”

 “ 선생님, 저희집에 지금 아무도 없어요. ”

 “ 뭐라구 ? ”

 “ 집에도 아무도 없고요 신촌 이모집에도 아무도 없어요. ”

 화곡동 주택단지에 위치한 용이네 집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신촌 이모집’은 유치원 선생님도 오늘 처음들어보는 소리라 순간 의아해하기도 했는데, 일단 용이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선생님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단 화곡동 집에 아무도 없는것까진 그렇다치더라도 아직 유치원생인 어린아이가 제발로 버스를 타고 신촌에 산다는 이모집까지 가봤으나 거기에도 없어서 다시 화곡동으로 돌아왔다는 것 아닌가. 유치원생의 두뇌수준과 판단력으로 이게 가능한 일일까. 선생님 입장에선 놀랄 지경이기까지 한데, 일단 선생님은 아이 보호자한테 인계나 연락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화곡동 집으로 전화를 해보았다. 허나 그곳에는 아직 윤주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고 신촌 이모집 연락처는 용이가 가르쳐줘 혹시 그곳으로 한번 전화를 해보았지만 그곳도 연락두절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게되니 유치원 선생님 입장에서도 크게 놀랄 수밖에 없는일. 일단 친엄마건 새엄마건 이모건간에 –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직 용이의 정확한 가족관계 사항을 모른다. - 용이를 데려가야할 보호자들이 모두 연락두절 상태라는 것 아닌가. 그것도 한곳도 아니고 최소한 두곳 이상으로 봐야하는곳이 모두.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나. 유치원 선생은 적잖이 당황한 상태에서 다른 동료선생에게도 전화를 해보았다.

 “ O선생, 그게 무슨소리야 ? ”

 “ 말했잖아. 용이가 어쩄든 저희집에 아무도 없자 신촌에 사는 이모집까지 제발로

  가보았다는데 그곳에도 지금 아무도 없고, 용이 엄마도 지금 연락이 안되고, 그래

  서 아마 애가 다시 유치원으로 찾아온 모양이야. 세상에...아니 그러잖아도 내가

  오늘 유치원 잡무처리 밀린걸 좀 해결해야 할 것 같아서 중간에 다시 돌아왔길래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날뻔했지 뭐야. ”

 “ 그럼 어떻게 해 ? 지금 용이 보호자가 연락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소리야 ?

 ”

 “ 그렇다니까. ”

 어쨌든 자신의 유치원 원생 현재 상태가 그렇다니 연락을 받은 다른 선생도 크게 놀라 바로 유치원으로 돌아왔고, 신촌과 화곡동은 두곳 다 다시 연락을 취해봤지만 역시 여전히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윤주가 되었건 이모들이 되었건 그네들에게 현재 연락을 취해볼 방법이 없는 유치원 선생들로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눈앞이 캄캄해질 지경이었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는 동안 어느덧 해도 기울고 있어 애한테 저녁이라도 먹여야할 것 같아서 – 그러잖아도 점심도 먹지 않은 용이이기도 하다 – 일단 근처 식당에서 애를 밥부터 먹이기로 했다. 한편 그 시간까지도 경희와 민희 두 이모는 새 아파트를 사주기로 했다는 노형준 사장의 부탁을 받았다는 정선두와 장호연에게 혹해서 아직도 구입할만한 아파트가 없나 해서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단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중이었고, 오히려 윤주가 지금쯤은 깔끔히 용이가 제거되었겠지 하는 생각에서인지 집으로 돌아와있었다. 헌데 바로 그때 유치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 요...용이 어머니 ? 오늘 혹시 무슨일 있으셨어요 ? ”

 “ 네 ? 무슨말씀을 하시는거에요 ? ”

 윤주는 그 사이 머릿속에서 용이를 깔끔히 지워버리기라도 했는지 유치원 관계자등은 자신을 ‘용이 엄마’로 알고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 황당하다는 듯이 반응을 보였고 그런 윤주에게 유치원 원생들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 용이 어머니, 글쎄요...아마 용이가 오늘 집에 엄마가 없어서 신촌 이모집으로 제

  발로 버스를 타고 갔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신촌에도 이모들이 없자 글쎄 유치원

  으로 다시 돌아와있지 뭐에요. ”

 “ 네...뭐...뭐라구요 ? ”

 바로 그런식으로 신촌과 화곡동에 아무도 없으면 어린 아이가 두곳을 왔다갔다 하다가 지치거나 하는 상태가 되어 길을 잃거나 자연스레 그런 상황이 벌어지도록 일을 이와같이 꾸민 것 아닌가. 헌데 아이는 현재 유치원에 있다는 선생님의 전화. ‘바로 그걸 생각을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윤주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기까지 하는데, 유치원 선생은 그런 윤주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단 용이를 어서 데려가시라는 말만을 거듭 덧붙였다.

 “ 일단 오셔서 용이 데려가셔야 할 것 같네요. 용이 지금까지 저희가 데리고 있었어

  요. 화곡동 집에도 아무도 없고 신촌 이모집에도 아무도 없대서...지금 저희가 아이

  한테 방금 저녁까지 먹이고 했는데...어떻게 용이어머니...지금 저희가 용이 데리고

  집으로 갈까요 ? 아니면 직접 유치원으로 오시겠어요 ? ”

 어쨌든 오후 늦게나마 윤주와 연락이 닿은것에 유치원 선생들은 다행이라는 듯 그와같이 말했고 심지어 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는 말까지 입에 담는 선생들로 인해 윤주는 기겁하며 자신이 유치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다. 만약 정말 유치원 선생들이 집으로 찾아오기라도 하면 자연스레 가족관계의 이상한 점이나 그런것들을 눈치챌수도 있을테고, 그러다보면 혹시 무슨 이상한 낌새라도 느낄수가 있으니 윤주 입장에선 그건 더더욱 안될일이었다. 하는수없이 일단 다시 유치원으로 가서 아이를 데리고 온 윤주. 이렇게 ‘2차 아이 유기작전’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윤주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방 침대에 혼자 머리를 싸매고 누워 끙끙 앓고 있었는데, 진짜 큰일은 그 뒤에가서 벌어졌다. 밤늦게 노형준 사장까지 퇴근을 한 상태에서 윤주는 이번엔 또다시 경희와 민희의 항의방문을 받게된 것이다.

 “ 이봐요. 바른대로 말해요. 도대체 무슨짓을 벌였던거에요 ? ”

 “ 아...아니 이봐요. 이 밤늦은 시간에...아무리 아버지가 있는 집이기로 이렇게 무

  작정 찾아와서는...도대체 또 왜 이러는거에요 ? ”

 윤주는 일단 시치미를 뗄 수밖에 없기에 이와같이 나왔지만 상황은 이미 심각하게 돌아가는 중이었다. 형준의 넷째딸 경희가 이와같이 경위 설명을 했다.

 “ 우리도 방금 유치원 선생이 전화를 걸어 방금 알았어요. 용이 오늘도 또 저희 신

  촌 집으로 왔다면서요 ? ”

 유치원 선생은 아마 용이가 신촌과 화곡동을 왔다갔다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그쪽도 안심을 시켜야겠는지 정선두,장호연과 함께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밤늦게 돌아온 이모들에게 그제서라도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을 했던 것이다. 일단 경희와 민희는 용이가 자신들이 집에 없을 때 또다시 신촌 집으로 찾아왔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는데, 헌데 가만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무엇보다 아마 오늘은 원래 윤주가 무슨 자신들에게 맛있는 것을 해주며 화해를 하고 싶다며 집으로 찾아오기로 했던날 아닌가. 헌데 경희와 민희 둘 다 워낙 윤주를 불편해하고 싫어했기에 그런 화해의 의사표시 자체를 아예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그리고 다음날 정선두란 사람의 뜻밖의 전화를 받아 그네들을 따라 나선날이 아닌가. 그래서 이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 노형준 사장에게 그 점부터 확인을 하려 들었다.

 “ 아버지, 혹시 저희에게 누구 시켜서 집사주라고 하신적 있어요 ? ”

 “ 아니, 얘네들이 밤중에 느닷없이 찾아와선 이게 무슨 봉창두드리는 소리야 ? 내

  가 너희들 왜 집을 사줘 ? ”

 “ 없다고요 ? 그런사실 ? ”

 사실이 아니라면 대체 자신들은 오늘 하루종일 누구를 만나서 뭘하고 돌아다녔다는 소리인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이어 막내 민희가 다시 확인을 하려는 듯 물었다.

 “ 아버지, 그럼 혹시 정선두, 장호연이란 사람 아세요 ? ”

 “ 뭐 ? 누구 ??? ”

 “ 정선두, 장호연이란 사람 모르세요 ? 그 사람들 말로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사

  람인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알고 지내게된 그런 사람이라던데 ? ”

 “ 그...글쎄다...그리고 얘들아. 내가 사업을 한게 어디 어제오늘 하루이틀이며 사업

  을 하다가 알게되고 만나게 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냐 ? 내가 지금 운영하는 ‘OO

  실업’을 세운게 20대 후반때 일이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그 40년동안 만난 수두룩

  하게 만난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며... ”

 정선두,장호연이란 사람의 노형준과의 친분관계 진위여부는 둘째치고라도 형준은 나이도 어느덧 70 고령이라선지 지난 4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서인지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하진 못하는 듯 했다. 여하튼 정선두,장호연이란 사람은 모르는 것이 확실해보이는 노형준. 그럼 그 사람들 주장이었던 아버지 노형준 사장이 그 두 사람에게 당부하여 자신의 넷째딸과 막내딸인 경희와 민희에게 새로 좋은집을 좀 사주라는 이야기를 했다는것도 결국 모두 거짓이고 사기라는 소리가 되는 것 아닌가. 뭔가 모든 것이 확실해진다는 생각에 경희와 민희는 바로 장윤주를 멱살을 잡으며 그녀에게 따져들었다.

 “ 이봐, 당신 도대체 무슨짓을 꾸민거야 ? 용이한테 대체 무슨짓을 하려헀던거냐구

  ? ”





 사실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사람이 노형준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게 꼭 윤주와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확신을 할만한 근거나 증거는 되지 못한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눈치가 있어서 흐름을 파악할수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수 있었을 것이다. 우선 윤주가 애초에 전화를 걸어 그간의 일들과 관련 화해라도 할겸 맛있는 것을 해주고 싶다고 했고, 거기에 경희와 민희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상황에서 이번엔 정선두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노형준 사장을 아는 사람이라며 아버지 명으로 두분에게 좋은집을 사주려 한다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만나자고 한 날짜가 원래는 윤주가 맛있는걸 해주겠답시고 경희,민희의 집을 오겠다고 한날. 헌데 바로 그 날 오히려 신촌과 화곡동 집이 모두 동시에 비워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경희와 민희는 좋은집을 아버지가 사주겠다고 했다는데 홀라당 넘어가 앞뒤 재보지도 않고 하루종일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고 경희와 민희에게 사과와 화해겸 맛있는 것을 해주겠다고 했던 윤주는 그래서 일단 신촌집으로 찾아오긴 했었는지 그 점은 두 사람이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다. 허나 중요한 것은 그렇게 신촌과 화곡동 두 집이 모두 비워짐으로써 용이가 들어올수 있는 집이 없어지는 사태가 발생한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어린 용이가 혹여 신촌과 화곡동을 연거푸 오가며 헤매다 자칫 무슨 큰일이 벌어질수도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미 앞서 유치원 인근 빵집 근처에서의 용이에 대한 유기의혹 사건도 이미 있지 않았던가. 그때도 이미 신촌으로 찾아온 용이 문제에 대해 윤주에게 단단히 따졌던 두 사람이다. 헌데 만약 그렇다면 이번에도 윤주가 용이에게 무슨 해꼬지라도 하기위해 일을 벌인 것이 아닌가 그 의혹을 갖기 충분한 상황이다. 그래서 바로 윤주에게 달려들어 따지는 경희와 민희. 한편 형준은 형준대로 사태가 또 이렇게 치닫자 두 딸을 말리며 벌컥 화를낸다.

 “ 아니, 근데 얘네들이 ? 무슨 근거로 지금 니들 새어머니를 닦달해대고 있어 ? 대

  체 이게 무슨 버르장머리들이야 ? ”

 “ 아빠, 이게 지금 적당히 덮고 넘어갈일이에요 ? 잘 좀 생각해보세요 아빠. 하마

  터면 용이가 들어올수 있는 집이 없어져버리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거에요. 신촌

  과 화곡동 집이 둘 다 동시에 비워진거라고요 !!! 헌데 만약 그런 상황에서 진짜 용

  이가 길거리를 헤매며 돌아다니다 큰 사고라도 났으면 그땐 어쩔뻔했어요 ? ”

 “ 아니, 근데 얘네들이 보자보자하니까...니들 지금 뭘 잘했다고...지들 잘못한건 생

  각못하고...니들 새어머니를 모함하려 드는건데 ? 세상에 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극

  에 넘어가는 것들이 어디있어 ? 대체 어떤 정신나간X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그

  런 비싸고 좋은집을 느닷없이 공짜로 준다더냐 ? 그 뭐 정 뭐가 되었든 장 뭐가

  되었든...당장 이 애비한테 확인전화 한통화라도 해봤더라면 사기인거 금방 알수 있

  었을거 아냐 ? 헌데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서 정작 애비한테는 전화통화도 하나 하

  지 않은것들이 뭘 잘났다고 큰소리야 ? ”

 “ 아빠 !!! ”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듯 나오는 아버지를 보니 더더욱 억울한 듯 경희와 민희가 동시에 소리를 질러댔고, 한편 형준은 그런 이상한 사기극에 넷째딸과 막내딸이 홀라당 넘어갔다는 것이 생각해보니 진짜 기가막히고 화가나 그 일만을 거듭 추궁할뿐이다.

 “ 도대체가...무슨 대단한 미스테리 사건도 아니고...당장 이 애비한테 전화 한통화만

  했어도 그 정뭐고 장뭐고 그 이상한X들이 사기꾼이란거 대번에 알수 있었을거 아

  냐 ? 그런데 그런 간단한 확인전화도 안해보고 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극에 홀라당

  넘어가 하루종일 이상한데만 싸돌아다니고 온것들이 잘났다고 큰소리야 ? 엥이~~~

  !!! 쯧쯧~~~!!! 도대체가 아무리 여자가 세상물정을 모르기로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사기극에 넘어가 ? ”

 “ 아빠...이건 용이가 잘못될 수도 있었던 일이에요. 용이가 그래도 용케 유치원으로

  찾아가 선생님들 보호를 받고 있었길래 망정이지 아니면 진짜 큰일날뻔했던 일이라

  구요. ”

 “ 글쎄 용이가 뭘 어쨌든 그게 너희들 새어머니랑 대체 무슨 상관인건데 ? 그리고

  아닌말로 너희가 집을 그렇게 장시간 비워두지만 않았어도 용이가 지난번처럼 신촌

  집으로 찾아가 너희들과 그냥 있었을거 아니냐. 그렇게 되었을일을...세상에 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극에 홀라당 넘어간것들이 뭘 잘났다구... ”

 노형준 사장은 그 나름대로 자신과 친분이 있다는 사칭을 해서 딸들에게 그런식으로 접근하는 사기꾼이 있다는것만으로도 지금 잔뜩 기가막히고 화가나서 펄펄뛰는 것이다. 아무리 사업을 하면서 별별일을 다 겪게되기로 70 평생을 살아왔고 40년 넘게 기업체를 운영해온 형준 입장에서도 정말 처음 겪어보는 이상한 사기극이었기 떄문이다. 그것도 자신으로선 전혀 누군지도 알수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넷째딸과 다섯째딸을 찾아가 자신과의 친분을 사칭해서 아파트를 사주네 마네 그런 소리를 했다니 얼마나 기가막힌 일이겠는가. 헌데 그런일이 있었으면서 자신에게 전화 한통화면 확인해볼수 있는일을 확인도 안해보고 그런 사기에 홀라당 넘어간 딸들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해 참을수가 없다. 그래서 형준은 두 딸들만을 거듭 다그칠뿐이다.

 “ 그리고 상식적으로 애비가 지금 너희들한테 그것도 그렇게나 좋은집을 왜 사주냐

  ? 이 애비가 젊은 여자와 재혼해서 새어머니가 생긴게 싫다고 그래서 바로 집을

  나가서는 전화 한통은커녕 상냥한 인사말 한번 해본적 없는 니들한테 대체 내가

  집을 왜 사줘 ? 엥이~~~!!! 도대체 머리들이 얼마나 나쁘고 오죽 판단력이 없으면

  대체 그런 말도안되는 이상한 짓거리에 넘어가는거야. 엥이~~~!!! 쯧쯧~~~!!! ”

 한편 경희는 살짝 화제를 돌려보기로 한다. 아무래도 그 장호연과 정선두라는 이상한 사람들의 실체는 거듭 거론해봤자 ‘말도 안되는 사기에 넘어갔다’는 아버지의 역정만 더 북돋울 것 같아서 다른 의혹을 윤주에게 거론해보기로 한 것이다.

 “ 그런데 그쪽은 정말...우리한테 뭐 해주려고 찾아왔던거에요 ? 정말로 우리한테

  ? ”

 “ 네...네 맞아요. 그건 지난번에 전화해서 분명히 말씀드렸던 일이잖아요. 두분과

  화해하고 싶다고. ”

 일단 윤주 입장에선 애초부터 그 일이 음모의 시나리오에 포함되는것이니 준비된 답변이 될 수밖에 없고, 경희에 이어 민희가 거듭 의문을 제기한다.

 “ 그럼 최소한 용이는 집에 데려다 놓고 오던가 그랬어야죠. 용이 정도는 유치원에

  서 집에 데려다주고 저희집으로 울수도 있었던거잖아요. 그런데 왜 ? ”

 “ 아니, 그보다 정말 저희들 집으로 오려고 했던거에요 ? 대체 집에서 몇시에 출발

  했는데요 ? ”

 신촌에서 화곡동까지가 버스로 그리 오래 걸리는 거리는 아니니 만약 정말 윤주가 신촌으로 오기위해 집을 비운거라면 비록 경희와 민희의 오늘 귀가시간과는 비교도 안되게 빨리 화곡동 집으로 돌아온것이긴 하지만 신촌으로 갔었다고 생각하기엔 역시 상식적으로 너무 오랫동안 집을 비운 것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그러면서 전혀 용이를 챙기지 않았다는것도 이상한 점이고, 무엇보다 정말 경희와 민희에게 맛있는 음식이라도 해주려고 찾아온것이라면 간단한 식재료나 조리도구라도 준비를 해갖고 왔을 것 아닌가. 바로 그런식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의문점을 하나하나 윤주에게 집요하게 파고들려하는 두 사람. 허나 두 딸의 이런 태도에 형준이 결국 다시 불같이 화를 낸다.

 “ 아니, 근데 얘네들이 지금 대체 뭘하는게냐 ? 너희들 지금 아무런 근거도 없이 너

  희들 새어머니를 모함하는게야 ? ”

 “ 아빠, 이건 거듭말하지만 보통일이 아니고, 충분히 의심이 가는 정황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걸 물어보는 것 뿐이에요. ”

 “ 아니 근데 얘네들이 ? 아무리 젊은 새어머니가 싫고 마음에 안들기로 대체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모함을 하려들어 ? 너희 새어머니가 어린 용이한테 무슨 해꼬지

  라도 하려들려 했다는게야 ?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엄청난 모함을 해 ? ”

 “ 평소 사이도 좋지 않았던 우리한테 다짜고짜 화해하겠다며 맛있는걸 해주겠다고

  한 그 의도부터가 수상쩍지 않아요 ? ”

 경희와 민희는 오늘만큼은 절대 그대로 못 물러나겠다는 듯 이와같이 나왔고 형준의 분노도 그에 정비례해 더더욱 커져만 같다. 윤주도 윤주대로 이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형준을 살짝 만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허나 그런 윤주의 모습은 경희와 민희에겐 위선적으로 느껴져 역시 두 딸의 화만 더 북돋우게 했다. 한편 형준은 두 딸의 이와같은 행동을 더는 두고볼수 없다는 듯 못이라도 박듯이 이와같이 통보한다.

 “ 천하의 괘씸한것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그래도 너희들 새어머니는 그간의 일

  들이 미안해서 화해라도 하고싶어 맛있는 음식이라도 해먹이고 싶어 찾아갔다는데

  그런 새어머니를 모함하려 들어 ? 세상천지에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새어머니도

  분명 어머니거늘 어디서 그런 불효막심한 짓을 벌여 ? 못된것들 같으니...두번다시

  내 집에 찾아오지마라. 설사 새어머니가 설령 의붓딸을 모함하거나 해꼬지하려 들

  어도 그래도 딸이라면 ‘저희 새어머니는 그럴분이 아니세요.’ 하고 감싸드리는게 도

  리거늘 오히려 없는 죄를 덮어씌워 젊은 새어머니를 모함하려 들어 ? 못된것들 같

  으니. 두 번다시 내 집에 찾아오지마라. 너희같이 불효막심하고 버르장머리도 없고

  용렬하기까지 한 그런 딸들은 내 두 번다시 보고싶지 않으니 다시는 내 집에 얼씬

  거리지도 마. 용이도 찾아올 생각 하지말고. 둘 다 썩 내 집에서 나가지 못해 ? 너

  희같은 딸들은 꼴도보기 싫다. 당장 내집에서 나가 !!! 어서 썩 나가라는데두 !!! 두

  번다시 내 집에 찾아오지 마라 !!! ”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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