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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레드벨벳 슬기 (2) 걸그룹 팬픽 10 (레벨,블핑)




                                           부제 : 강화에서 생긴일





 강화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엔 그저그런 흔한 시골마을 같은 분위기일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90년대 중반만 해도 이미 도시와 시골의 한 중간정도 위치에 있는 그런 지역이었다. 가령 읍내마을만 해도 지방의 웬만한 중소도시 시가지 못지않은 분위기였고 읍내 근처의 마을도 오히려 서울의 서민형 주택 밀집지역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바로 그런 읍내에서는 조금 지나서 있는 한 주택가 마을에 이제 곧 ‘강화회관’이 되고 그리고 그전까진 대진교의 대표와 채무관계로 엮여있는 무당이 사는 집이 위치해있었다.

 점심시간 무렵이 되어 해당마을에 도착한 김호근등의 일행. 한편 이들의 길안내를 한 순도사의 경우엔 오늘은 직접 그 집안으로 들어가는일에선 빠지기로 했다. 일단 순도사의 경우에는 지난번 그 집을 이미 방문 그곳에 사는 가족들을 만난적이 있고 따라서 이미 ‘점잖은 나이많은 어른’이란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는 뒤라, 일부러 신체 건장하고 싸움 잘할 것 같이 생긴 청년을 세명씩이나 보낸 효과가 반감될수 있는 문제가 있어서였다. 다만 어차피 집근처까진 순도사가 계속 위치를 가르쳐주며 따라가주긴 해야하는데 약간의 문제가 좀 생겼다. 원래는 아예 차를 몰고 집앞까지 갈까 생각했는데 약간의 오르막길인게 문제였다. 이전에 순도사 두명이 그 집을 방문했을때는 대중교통을 이용 강화까지 갔고 주택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집까지는 도보로 걸어갔다. 그때 대충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10여분 정도가 소요되었다는게 순도사의 증언이었다. 헌데 막상 김호근 회장이 차를 몰고 와보니 그렇게까지 경사진 정도는 아니어도 어쨌든 약간의 오르막길로 되어있는 구조에 골목도 그리 넓지 않은편. 호근의 운전실력으로 무난히 올라갈수가 있을지 그게 고민이었다. 순도사의 경우엔 해당 무당의 집 근처에 오히려 좀 더 넓은 공간이 있으니 그쪽에 차를 세워도 무방할것이란 설명을 해주긴 헀지만, 어쨌든 호근이 직접 차를 몰고 거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자신없어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하는수없이 차는 큰길 인근의 주차할만한 공간에 세우고 순도사가 이들을 집근처까지 데리고 가는 것으로 하고 결국 50대 후반의 순도사가 김호근,정종현,김신영 이들 세명에게 무당이 살았던 집 근처까지 안내해주었다.

 순도사의 말대로 걸어서 10분정도 올라가 문제의 집에 당도했고, 이젠 김호근등 청년들이 서무국장 김진관에게서 지시를 받은대로 일을 진행해야한다. 순도사는 호근등 세명의 청년에게 ‘그럼 수고들하라’는 격려의 말을 남기고 차 세워놓은곳에서 대기하고 있겠다고 하고 일단 길을 내려갔지만 이제 집으로 들이닥쳐야하는 3인방은 어느덧 긴장이 되어 있었다. 사실상 원래 깡패도 아닌 사람들이 깡패행세를 해야하는 그런 상황 아닌가. 일단 그 문제의 무당집에는 지금은 해당 무당은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그 무당의 딸이라는 30대 후반의 여자가 그녀의 1녀1남 두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종단 관계자들이 알려준 정보였다. 어느덧 점심시간인 이 시간쯤 과연 집으로 들이닥치면 어떤 상황과 마주하게 될까. 예측하기 쉽지 않아 잔뜩 긴장하고 있는 세사람. 종현이 문득 무슨 좋은생각(?)이라도 난 듯 인근 가게에서 소주라도 한잔 하고 들어가자고 제안했으나, 호근은 굳이 그럴필요까지 있느냐며 그 제안은 거절했다. 게다가 자칫 정말 술기운이라도 오른 상태에서 들이닥치면 진짜 무슨 사고를 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그건 더 곤란한 일이었다. - 애초에 위협이 목적이지 폭력행사가 목적이 아니다.

 “ 계십니까 ? ”

 일단 살짝 열려있는 대문을 활짝열고 안으로 들어선 김호근 3인방. 일단 집안 전경이 눈에 들어오긴 했다. 대충 보니 일반주택과 크게 다를바는 없는 구조였고 다만 한쪽엔 아마 무당이 쓰던 공간이었는지 무슨 기도터 비슷한곳이 만들어져있고 그 건너편엔 다른 살림방과 부엌,화장실 정도로 느껴지는 공간이 보이기도 했다. 허나 일단 아무도 보이지 않는 상황. 무당이든 그 딸이라든 아주머니든 누구를 만나야만 해결되야 하는 일인것만은 분명하기에 일단 다시금 사람을 불렀다.

 “ 거...누구 안계세요 ? 아주머니든 할머니든 누구 여기 없냐구 ? ”

 살짝 건달기가 보이는 말투로 그와같이 말했을 때 갑자기 집안에서 부리나케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 순간 놀라긴 했는데 바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이어린 여자애였다. 아마 딸아이가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나이라더니 바로 그 아인가 짐작이 갈법하긴 했다. 다만 오늘이 평일이고 아직 점심시간이니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아이라면 아직 학교에 있어야할 시간인데, 순간 의아하긴 했지만 이미 그걸 따질 겨를도 없이 여자아이가 이미 세명 앞으로 와서는 양팔을 벌리며 막아서는 시늉을 하며 강단있게 외쳤다.

 “ 우리 민철이 아파요 !!! 그리고 여기 지금 아무도 없으니 함부로 들어오지 마세요

  !!! ”

 “ 뭐...뭐라구 ? ”

 무슨 채무관계가 있는 집을 찾아온 깡패나 건달같은 행세를 할 겨를도 없이 고래고래 소리까지 지르는 여자아이로 인해 오히려 3인방이 바로 기가 죽었다. 정말 괜히 자칫 손찌검이라도 잘못했다간 무슨 큰일이라도 벌일(하다못해 경찰에 신고라도 하던가)것만 같은 그런 기세가 아닌가. 바로 그런 기운을 잔뜩 느끼고도 남을 정도로 여자애는 다시금 소리를 질렀다.

 “ 여기 우리집이에요. 그리고 민철이 아프단말이에요. 지금 어른들 안 계시니까 아

  무도 없는 집에 함부로 들어오지 마세요 !!! ”

 그러고보니 여자애 밑으로도 아마 남동생격일 아이가 한명 더 있다고 했는데 민철이 어쩌구 하는 아이는 바로 그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인것인지. 여하튼 아직 미취학 아동정도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한명 더 있다는 말까진 이미 듣고온뒤라 대충 그렇게 1녀1남 남매가 사는집. 거길 제대로 잘 찾아온 것 같긴 한데, 여자애의 거듭되는 이런 카랑카랑한 기세에 3인방은 그대로 쑥맥이 되어버렸다.

 “ 어어...진정해. 진정하렴. 아저씨들은 나쁜사람 아니야. 우린 그냥...너희 할머니

  한테 볼일이 좀 있어서...어디 어쨌든 어른을 직접 만나야 할 것 같은데...할머니

  든 아주머니든 지금 댁에 안 계시니 ? ”

 “ 우리 할머니 여기 안 계시다구요 !!! 할머니 어디 사시는지 저희도 모른다니까요

  !!! 그리고 여긴 저희집이에요. 그리고 우리 민철이 지금 아프니까 함부로 이러지

  마세요. 만약 우리 민철이한테까지 해꼬지하는날엔 바로 경찰에 신고할거에요 !!!

 ”

 초등학교 5학년짜리 아이가 ‘해꼬지’란 말까지 알고, 여하튼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대번에 들게 만드는 여자아이다. 아마 제 엄마로부터 사전에 무슨 언질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짐작이 되기도 하는데, 여하튼 이렇게 당당하고 당차게 나오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로 인해 쑥맥이 되어버린 3인방은 깡패짓은커녕 더 이상 무슨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김호근 회장이 이러자 이번엔 유도부 출신인 정종현이 뭘 어떻게든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앞으로 나서는 찰나였다. 뒤에서 여자아이 못지않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저씨들 뭐에요 ? 뭔데 대낮에 남의집에 들어와서 행패에요 ? ”





 3인방이 놀라 돌아보니 어느덧 나이 30대 중,후반 정도 되어보이는 여인이 집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3인방이 집안으로 그리 깊숙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안에서 뛰쳐나온 초등학생 여자아이에 의해 가로막힌것이기 때문에 집안으로 들어선 여자와는 곧바로 코라도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되어버렸는데 그래서 되려 당황한 3인방이 뒤로 몇발자국 더 물러나야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여인의 정체는 조금전 그 여자아이가 쪼르르 달려들며 부르는 소리에 금방 파악할수 있었다.

 “ 엄마...이 아저씨들이... ”

 그러니까 이 여인이 여자아이의 엄마, 다시말해 무당의 딸이 되는 셈인데 여하튼 30대 후반 정도로 되어보이는 여인의 기세에 더더욱 기가죽은 3인방. 그런 상황에서 김호근 회장이 가까스로 입을 열어 해명의 말을 건넸다.

 “ 아...저 아주머니 죄송합니다. 저희는 뭐 어쩌려구 온 사람이 아니라...실은 사람을

  좀 찾으려고 하는데요... ”

 “ 어디서 왔어요 ? ”

 사람을 찾건 뭘하건 굳이 자신이 알 필요는 없다는 듯 여인이 오히려 그런식으로 묻고 그리고는 거기에 3인방이 대꾸할 사이도 없이 이어서 질문을 건넸다.

 “ 혹시 무슨 회관인가 뭔가 거기서 왔어요 ? ”

 일반적으로 대진교에 대해 약간 들어본적이 있는 사람들은 ‘대진교’란 종단 명칭은 워낙 생소해서인지 그 종단명보다는 종단의 집회시설인 ‘회관’으로 더 익숙하게 부르기도 하는데, 여하튼 말하는 것으로 봐서 여인도 대충 회관에 대해 들어본적은 있나보다 그런 정도의 상황판단은 되는 셈이었다. 이번엔 유도부 출신은 정종현이 궁금함을 덧붙여 물었다.

 “ 아주머니...회관에 대해서 아십니꺼 ? ”

 “ 그...저번에 나이많은 아저씨 두분이 찾아왔었잖아요. ”

 일전에 나이많은 순도사 두 사람이 찾아와 무당의 행방과 함께 10년전 채무관계에 대해 차분하고 점잖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하려 한적이 있으니 바로 그 일을 두고 말하는 듯 했다. 어차피 여인이야 순도사든 법사든 그런 명칭에 대해 잘 모를테고 – 그리고 솔직히 그런 명칭은 종단 내부 인사들끼리나 통할수 있는 표현이고 – 따라서 그런식으로 지난번 찾아온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와같은 언급을 한 것이다. 일단 다시금 김호근이 차분하게 말을 건넨다.

 “ 그...어쨌든 저흰 이금순 여사의 행방을 알아야겠기에 찾아온 사람입니다. 그분 지

  금 여기 안 계신다는 이야긴가요 ? ”

 “ 저희 어머니 지금 여기 안 계시고 저희도 연락 안 된지 꽤 돼요. 도대체 몇 번을

  말씀드려야 아시겠어요 ? ”

 “ 그러면 어쨌든 이금순 여사 따님은 맞으시다는 말씀이신거죠 ? ”

 무당의 실명인 ‘이금순’을 언급하며 그와같이 묻자 적어도 그 여인과 모녀관계인것만은 부인하지 않은 여자. 다만 여전히 자기네 엄마의 행방은 알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리고는 아마 아이들도 있는 상황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는 판단을 했음인지 조금전 그 여자아이와 그리고 방안에 있는 또다른 남자아이까지 불러내 이렇게 말한다.

 “ 유진아. 엄만 저 아저씨들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러거든 ? 그러니 일단 민철

  이 데리고...저기...은희네 아줌마 집에 좀 잠깐 가있어. 가서 한 두어시간 놀다 오

  던가 해. ”

 “ 엄마...괜찮겠어 ? ”

 어쨌든 지금 자신의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대충 짐작할만한 나이라서일까. 유진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꼬마아이가 거듭 걱정되는 듯 엄마한테 그와같이 묻고, 일단 여자는 아이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이와같이 말한다.

 “ 괜찮아. 별일 아닐거야. 그 왜...지난번에 나이많은 아저씨들 찾아왔을 때 그때와

  비슷한 일이야. 다만 이야기가 좀 길어질수는 있을 것 같으니까...그러니 그 사이

  에 은희네 아줌마 집에 가 있다와. 알겠지. ”

 아마도 평상시 친분이 있는듯한 이웃주민을 언급하며 딸아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여인. 일단 아이는 금방 수긍이 되는지 그 정도에서 제 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선다. 그러고보면 좀전에 아이는 제 동생 이름을 언급하면서 3인방에게는 ‘아프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일단 거동은 할수 있는 정도의 상태인것인지, 무엇보다 지금 집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진난만하게 누나를 쪼르르 따라 나선다. 깡충깡충 걸음걸이를 하는게 되려 씩씩함이 느껴지고 그 와중에 행여 누나에게 까까나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달라고 조르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봐야할 지경인 상황이다. 어쨌든 여자애의 경우엔 생각보다 참 똑똑하고 당찬 아이였구나 하는게 다시금 느껴지는 상황이긴 한데, 일단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뒤 여인은 3인방을 살림방으로 불러 간단한 다과라도 건네며 말을 건넨다.

 “ 근데...듣기로는 무슨 종교단체라던데...거기 요즘 돈 없어요 ? ”

 “ 예 ? ”

 사실 원래 3인방의 목적은 여자와 아이들에게 ‘여차하면 우리가 폭력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수준의 위협을 가하려고 찾아온것인데, 오히려 할말 못할말 안가리고 거침없이 쏟아붓는 여인의 태도에 3인방만 계속 당황할 지경이다. 당황해서 세사람 다 말문이 막혀 무슨말이든 잇지 못하고 있는데, 여인은 허점이라도 찾은 듯 계속 그 부분을 파고든다.

 “ 그런게 아니면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릴 찾아와 괴롭혀요 ? 도대체 10년전 채무

  관계 갖고 왜 지금까지 아무말 없다가 이제와서 새삼 이러고 나오냐구요 ? 그러니

  아닌말로 돈이 얼마나 없거나 절박하게 10년전 채무자를 찾아와서 이러는거냐구요

  ? ”

 “ 아...아니 저 우린 그런 의도가 아니라... ”

 솔직히 그래봤자 회관 열곳 신도를 총 합해봤자 신도 2,3백명 수준을 넘지 않는 군소규모 종단이 재정상태가 넉넉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허나 지금 이금순이란 강화의 무당과 종단대표와의 10년전 채무관계를 새삼 들고나와 이러는 것이 돈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진짜 본질적인 고민은 명색이 민족종교를 표방하면서 그런 맥락으로 지역적으로 상징적이기까지 한 강화에 회관하나 없는 것을 늘상 안타깝고 아쉬워서 궁리 끝에 이런 묘책까지 짜낸 그런 종단 고위 관계자들이다. - 솔직히 대진교에 대해 대충 들어본적 있는 사람들은 ‘명색이 민족종교라면서 강화나 계룡산 같은곳에도 시설 하나가 없냐 ?’고 핀잔주거나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니 어떤면에선 순전히 그와같은 종교적,신앙적 열정에서 나온 과잉행동인 셈인데 그것을 단순히 돈문제로 치부해버리니 3인방 입장에서도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수도 있을 것이다. - 물론 아직 대진교 신자나 청운회원으로 구분하긴 애매하고 그저 단순히 유도부 동료인 정종현을 따라나선것에 불과한 김신영의 경우엔 입장이 좀 다를수도 있겠지만 – 어쨌든 이금순 여사의 딸이라는 30대 후반의 여성은 길게 이 문제를 끌고 싶지는 않은지 처음에는 좀 고민을 하는 듯 하다가 나름 어떤 결단을 내린 듯 입을 연다.

 “ 저희가 그럼 어떻게든 어머님과 연락을 취해보고 연락을 드릴께요. 그러니 어머니

  와 연락이 되어서 상의가 되면 그때 엄마나 제가 그쪽으로 찾아가보던가 할테니 두

  번다시 여기 찾아와주진 말아주세요. ”

 “ 어머님과 연락이 안된다면서요 ? ”

 “ 그러니까 하는 이야기잖아요. 만약 연락이 돼서 저랑 상의가 이루어지면 그때 찾

  아간다구요. ”

 허나 이게 무슨 지나가다 인사치레나 예의상 해보는 이야기도 아니고 여하튼 중요한 채무관계를 해결하러 찾아온 사람들한테 막연히 할 수는 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엔 김호근 회장이 다시금 침착하게 사리를 따져가며 말한다.

 “ 그렇게 막연하게 말씀하지 마시고 그럼 언제까지 찾아오셔서 빚문제 해결을 해주

  실 것인지 확답을 해주시죠. 최소한 언제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말씀은 해주셔야

  저희도 돌아갈수가 있습니다. ”

 “ 한 석달정도만 시간을 주세요. ”

 “ 석달...이요 ? ”

 말하는 걸로 봐선 이금순과 이 딸이라는 여자가 현재 연락이 정말 되는 상태인지, 혹은 알고도 시치미를 떼는것인지 감을 잡을수는 없었지만 여하튼 무슨 근거로 내놓은 시간인지는 모르겠지만 ‘석달’이란 시간을 못박아 두는 것을 보고 호근의 눈이 살짝 빛났다. 그래서 이제 좀 일이 술술 풀릴 것 같다는 투로 다시금 말을 건넨다.

 “ 그럼 저희한테 간단한 각서라도 써주시던가 하시죠. 그...원래 채무관계기 빚을 갚

  지 못할시엔 집을 내놓아야 하는걸로 돼있는 것은 아실테구...그 법적효력이 아직

  유효하다는 변호사 자문은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그 문제가 정말 원만히 해

  결되지 않으면 저힌 정말 법적 절차대로 가압류 들어가는수밖에 없습니다. 아까보

  니 아이들도 있던데...이 집이 그런 상태로까지 가는건 원하지 않으시겠죠 ? ”

 “ 지금 저희 협박하시는건가요 ? ”

 여인도 지지않고 결국 이런식으로 나오긴 하는데, 이런 여인의 태도에 결국 3인방이 계속 움찔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호근이 다시 차분히 진정한 자세로 말을 이어간다.

 “ 협박이 아니라 저흰 정당하게 취할수 있는 법적 절차를 말씀드리는겁니다. 여하튼

  저희 종단대표님과 채무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계시는거죠 ? ”

 원래 앞서 이미 순도사 두명이 이금순의 행방을 찾을겸 해서 이곳을 찾아온적이 한번 있었고 그때 이미 그와같은 관계는 차분하게 다 설명을 해놓은터다. 그리고 종단 명의로 이금순의 행방을 찾는 문의서한도 이미 앞서 한차례 보낸바가 있고, 또 종단 사무 실무자선에서 역시 이금순의 행방을 찾는 전화도 몇 번 한적이 있었다. 따라서 그때 전화를 받고 편지도 받았을법한 이금순의 딸이 그 상황은 대체로 다 파악하고 있을터이고, 바로 그런 상황에서 어쨌든 석달만 말미를 달라는 여인의 요구에 일단 3인방은 각서를 하나 써달라는 요구를 하고 그 각서를 받아낸뒤에야 3인방은 이 집을 나올수가 있었다. 





 일주일여쯤 지났을 때 이금순의 딸로부터 종단 사무실에 전화연락이 왔다. 생각보다 꽤 빨리 연락이 온 셈인데, 일단 이금순의 딸은 어머니와 연락이 되어서 문제에 대한 결론을 냈다며 종단 사무실로 찾아뵈러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단측에선 일단 총무원 사무실이 소재하고 있는 송도회관 위치와 오는 교통편을 알려주었고 여인은 금명간 찾아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차피 강화에서 인천까지 오는것이니 두시간여 정도는 소요될 일이긴 했다.

 일단 송도회관이 있는곳까지 오는 교통편은 알려주었으나 어차피 초행길일 그녀가 못찾을수도 있겠으니 서무국장이 큰길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그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서무국장은 여인과 면식이 없으니 지난번 강화를 찾아간 3인방중 한명인 송도회관 청운회장 김호근도 긴급 호출 그와함께 버스정류장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송도회관은 창원이나 영월,옥천의 경우처럼 산 중턱을 깎아 시설을 지은 그런곳인데 따라서 많은 이들이 모일수 있는 집회장소로는 알맞은 곳이긴 하다. 따라서 종단의 대규모 행사나 청운회 수련회등 많은이들이 결집해야하는 집회나 행사는 보통 그런곳에서 치러진다. 송도회관도 인천의 한 작은 야산에 위치해 있는데 인천 모처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도보로 한 20여분 정도 소요가 된다. 어쨌든 그 큰길 버스정류장에서 서무국장이 김호근 회장과 함께 여인을 기다렸고 해가 중천에 떴을때쯤 여인이 시외버스를 이용 그곳까지 당도했다. - 휴대폰,삐삐등이 아직 보편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어떤 연락을 주고받는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어차피 이동중일때는 상대가 약속장소에 도착할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다.

 어쨌든 여인이 도착을 해서 서무국장이 그녀를 총무원 사무실까지 안내했다. 김호근 회장은 다른 볼일이 있어 그쯤에서 여인을 서무국장에게 인계하고 돌아갔으며 한편 여인은 여인대로 궁금한게 많은지 서무국장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 헌데 종단이 커요 ? ”

 여인 입장에선 그 사이 대진교에 대한 궁금함이나 관심이라도 생긴것인지 아니면 어쨌든 이런 문제로 엮인 관계이기도 해서 내부 사정을 좀 알아봐야겠다는 의도인것인지 이런식으로 물어봤고 서무국장 입장에선 솔직하게 답하기가 난감해 그런식의 질문은 빙빙 돌려가며 은유적으로 답을 해주었다. - 원래 종교단체와 정치단체의 대표적인 공통점중 하나가 실제 규모를 대외적으로는 과장하게 되어있다는 점에 있다. (* 굳이 예를 들자면 최근 창당한 모 군소정당이 실제로는 모 당에서 자기당으로 올 사람이 수십명은 될것이라며 허세를 떠는것처럼)

 “ 어서오세요. ”

 여하튼 총무원 사무실까지 여인을 안내한 서무국장. 그리고 어차피 여기서부터는 구체적인 실무를 총무부장과 원로법사 한분이 함께 상의를 하게되기 때문에 서무국장은 이쯤에서 빠지게 된다. 어차피 종단 창립 초창기때의 일이니만큼 총무원 사무실의 실무자들은 그때의 구체적인 내막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 어머님과 제가 최근 전화통화는 해봤는데요... ”

 그런식으로 운을 뗀 여인. 허나 그동안의 과정이 과정이었기 때문일까. 부장과 법사는 순간 실소까지 터트리며 답했다.

 “ 그...어머니 어디계신지 모른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니만... ”

 “ 뭐...최근에 연락이 닿긴 했어요. ”

 이런식으로 말하는 여인의 말을 100% 다 진실이라고 믿긴 힘들지만 여하튼 종단 관계자들 입장에선 문제의 채무 당사자인 이금순과 연락이 닿았다는것만으로도 일단 다행이라고 봐야할판. 여하튼 여인은 자신들의 입장을 이와같이 전했다.

 “ 여하튼 어머님께서...지금도 빚갚을 형편은 안 되는걸로 알아요. 저하고 통화할 때

  도 그렇게 말씀하셨고요. ”

 “ 어머님도 그 뒤로 무당일은 계속 하셨을거잖아요 ? ”

 “ 무슨...무당이라고 전부 다 떼돈이라도 버는건줄 아세요 ? 다 그렇진 않고요...신

  문이나 방송 같은데 나오는 유명한 무당쯤 되어야 떵떵거리며 사는거지 그 외에

  는 웬만한 경우는 다 거기서 거기에요. 사는 형편이야 그냥 다들 보통 사람들이

  죠 뭐... ”

 ‘보통사람들’이란 표현히 괜시리 웃기기라도 했는지 부장과 법사는 동시에 다시금 실소를 머금기까지 했고 여인은 자신들의 입장을 이렇게 전했다.

 “ 일단 석달정도는 말미를 주세요. 그래야 저희도 나갈 준비를 할수 있으니까요. 어

  머니 뜻도 어차피 빚갚을 형편이 못되니 애초에 계약을 그렇게 한 대로 집을 내놓

  자. 그 방법밖에 없다. 그렇게 입장을 말씀하시더라구요. ”

 “ ...... ”

 “ 하지만 그렇다고 저희가 맨몸으로 나갈수는 없는일이잖아요. 설마 저희 맨 몸으로

  내쫒으시려구요 ? 저희 와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애들도 있고... ”

 부장과 법사가 조용히 여인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가운데 여인의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 사실 저희도 애들 학교문제나 그런것때문에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까 그 생각

  은 하고 있었어요. 다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던건데...차라리 잘 되

  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

 헌데 말하는 것으로 봐선 여인네 집안의 재산관계나 경제형편이 대체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가 가늠하기 힘들다. 여하튼 빚은 갚을 형편이 못되니 애초 10년전의 약정서대로 집은 내놓겠다는것인데, 그러면서도 애들 교육문제로 집을 옮기는 문제는 고민을 해왔다는 것 아닌가. 헌데 일반적으로 교육문제로 이사를 갈때는 더 환경이 좋은 것으로 가기 마련이니, 그런곳으로 이사를 갈 형편은 또 된다는 소리같고. 다만 아무리 채무관계로 엮인 사이라고 해도 그런 구체적인 사안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실례이고 사생활 침해일수도 있으니 법사와 부장은 더 이상 그 문제를 캐지는 않는다. - 그러고보면 여인에게 남편은 존재하는지 그 부분도 좀 확실치가 않다. 일단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봐선 결혼은 한게 분명하고, 다만 그 남편이 지금 같이 사는지 또는 가족 생계(아내와 두 자녀 경우에 따라선 장모가 되는 아내의 어머니까지 모두 다섯식구다)를 책임은 지고 있는지, 또 그 외 별도로 종단에서 알고있는 여인쪽 정보에 의하면 어쨌든 여인에게 위로 오빠 한명 아래로 남동생 한명 그렇게 형제관계가 총 3남매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이금순에게 자녀가 총 3명이라는 소리다. - 어쨌든 그런 오빠나 동생과는 또 평소 연락을 취하거나 경제적 도움같은 것을 주는 사인지. 여하튼 이런 문제들을 종단에서 사생활을 캐거나 신상털이라도 하듯 꼬치꼬치 캐물을수는 없는 일이기에 결국 여인의 말대로 ‘석달안에 집을 비워주겠다. 빚을 못갚는 대신 애초 약정대로 그와같이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그렇게 받아내고 부장과 법사와의 면담도 그쯤에서 마무리했다.

 “ 근데 이 종단이 규모가 커요 ? ”

 헌데 여인 입장에서도 도대체 어머니와 채무관계로 엮였다는 종단의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지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은 버릴수 없었나보다. 일전에 김호근 3인방이 찾아왔을때도 되려 맞받아치듯 ‘대체 돈이 얼마나 필요하고 급한 사정이면 10년전 채무관계가 있는 사람까지 찾아다니고 그러냐 ?’고 물었던것처럼, 여인 입장에서도 마치 이참에 대진교란 종단에 대한 신상털이라도 해야겠다는 듯 그와같이 나오는 것이다. 허나 여인의 물음에 부장과 법사는 씨익 한번 미소지어보이고는 애매하게 답할뿐이다.

 “ 뭐...뭘 얼마나 알고 싶으시고...또 저희가 하는 말의 의도를 얼마나 이해하실려는

  지 모르겠지만... ”

 “ ??? ”

 “ 언젠가는 지구촌 55억 모든 영혼의 삼생(三生 : 전생,현생,내생)을 관장하는 그런

  종단이 될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아시고 언행 조심하는게 좋으실겁니다. ”

 이런식의 말을 만약 대진교 교리에 이미 푹 빠졌거나 단단히 세뇌라도 된 사람이라면 어떤 감동이나 또는 반면에 어떤 위압감이나 공포감을 느낄련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근본적으로 대진교 종단에 대해 처음 들어봤고 또 이런 문제로 엮이게 된 여인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로 들릴 것이다. 여인도 괜시리 묘한 미소를 한번 지어보이고는 일단 자신의 용무는 끝났으니 그쯤에서 총무원 사무실을 빠져나온다.



-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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