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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EXID 정화 (6)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2년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어느덧 이준도 고3이 되어 있었다. 한편 이준은 이때는 대학입시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방송활동을 잠시 쉬는중이었다. 우선 심야 라디오프로 보조진행은 애초부터 계약을 3년간 하는 것으로 체결을 했기 때문에 이때쯤에 자연스럽게 하차가 되었고 ‘김이장네 일기’의 경우엔 극중 이준의 배역인 순둥이가 김이장의 미국에 사는 먼 친척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으로 처리가 되었다. 한편 이준보다 두 살위인 주연의 경우에는 대학은 연극영화과는 아닌 다른학과에 진학을 한 상태에서 연기활동을 계속하는 중이었고, 한편 열다섯살 연상의 밤무대 연주자와 미국으로 가버린 주희는 무심한게 세월이라고 그래도 2년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차츰 연예계에서도 세인들의 기억속에서도 차차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물론 아직은 그래도 주희가 그렇게 미국으로 떠나버린지 그리 오래 지나진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가끔씩 그녀의 근황을 궁금해 한다던가 그녀의 한참 활동시기 화면을 방송에서 이따금 내보내며 언급을 하는일도 있긴 했지만 여하튼 한때 그렇게 톱스타로 인기를 누리던 여고생 가수 하주희의 존재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렇게 잊혀지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이준이 한참 대학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던 여름쯤에 그는 뜻밖의 소식을 접할 수가 있었다. 다름아닌 하주연의 결혼소식이었다. 한때 하주희-하주연-하이준 ‘3남매설’ 루머에 언급되기도 했던 그 주연이기도 했고 그러다 주희와 함께 ‘의남매 언약식’을 맺기도 한데다가 한때 이준과는 실제 ‘누나-동생’ 하면서 친한 사이로 지내기도 했던 그 하주연. 그녀가 갑자기 결혼발표를 한 것이다. 이때는 주연은 대학 2학년으로 나이는 이미 만 20세 성인이 되어있긴 했지만, 그녀 역시 불과 얼마전까지 한참 하이틴 스타로 주가를 올리던 청소년 연기자였고 이제 성인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나온 결혼발표라 방송,연예계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엔 충분한 뉴스거리이긴 했다. 이준은 그 소식을 그 무렵 주말 저녁시간때 방영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이준은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이종태 피디가 해당 연예정보 프로를 시청하다가 다소 놀랐는지 이준을 불러 그 소식을 전한 것이다. 이준이 주연과도 어느정도 친한 누나-동생 사이였던데다가 바로 주연은 자신이 조연출을 맡기도 했던 청소년 드라마에 다년간 출연했던 하이틴 연기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래저래 소식을 안 전해줄수는 없었던 것이다.

 “ 뭐...뭐라구요 ? 주연 누나가 결혼을요 ? ”

 하주희때만큼은 아니지만 주연의 갑작스러운 결혼발표 역시 이준에게 충격을 주기엔 충분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아직 대학 2학년으로 스무살인 주연의 나이는 이 시대의 통념으로도 한참 어린 나이인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그러고보면 어느덧 다사다난했던 80년대도 다 지나고 90년대로 접어든 시점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무렵의 통념으로도 이제 겨우 대학 2학년생인 하주연의 결혼발표는 너무 이른나이에 하는 결혼임이 틀림없었다. 그래서인지 하주연의 결혼소식을 보도하는 언론이나 연예정보프로도 그 점을 살짝 우려하는듯한 눈치를 보이기도 했는데, 여하튼 다른 것은 몰라도 주연의 결혼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결혼상대는 그녀가 청소년 연기로 활동하던 시절 오빠-동생 하며 알고 지내던 두 살위의 역시 청소년 연기자 출신 탤런트였다. 이준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해당 소식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 허허...그것 참... ”

 이종태 피디 역시 놀라기는 이준과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주연이 바로 자기가 연출하던 드라마 출연자인 문제도 문제거니와 아무리 방송-연예가가 요지경인 세상이기로 이제 겨우 스무살밖에 안 된 어린 연기자가 역시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두 살연상의 남성 연기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종태의 상식으로도 쉬이 납득이 가진 않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 혹시...무슨 다른 문제가 있었던건 아니겠죠 ? ”

 “ 다른문제라니 ? ”

 어느덧 이준도 고3이라 이젠 알건 다 알만한 나이인 그런 사춘기 후반부의 청소년. 따라서 나름의 어떤 의혹제기처럼 그런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허나 이종태 피디가 오히려 그런식의 의혹은 당치도 않다는 듯 손을 내젓는다.

 “ 예끼 이녀석아 !!! 아무렴... ”

 아무래도 소위 ‘속도위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혼전임신 같은것이라도 한 것 아니냐. 그런식의 의혹을 제기하려고 한듯한데 종태는 오히려 어느덧 되바라진 아들 이준이 기가막히기라도 한 듯 그런식으로 나오고, 그리고는 다시금 손을 내젓는다.

 “ 아니야...설마 그런건 아닐거야. ”

 “ 하지만 모르는 일이잖아요 아버지. ”

 “ 아냐, 내가봤을 때 이번 주연이 경우엔 그런건 아닌거 같아. 내가 이 바닥 생활이

  어느덧 십수년이지만 그러면서 느낄수 있는 감이나 느낌 같은게 있어. 여하튼 혼전

  임신 같은 것은 아닐게다. ”

 방송생활 오래하면 무슨 점치는 무당처럼 될리는 없겠지만 여하튼 별다른 근거도 없이 막연히 ‘감’이고 느낌이라는 이종태의 말을 들으며 오히려 이준이 다소 어이없어하고 한편 종태는 종태대로 아들 이준이 오히려 걱정된다는 듯 한마디 한다.

 “ 그리고 남 걱정 하지말고 너도 앞으로 처신 똑바로 해. ”

 “ 제가 뭘요. ”

 “ 너도 나중에 괜히 여자문제로 쓸데없이 스캔들 같은거 일으키고 그러지 말란말야.

  어린나이에 연기 한답시고 되바라져서 그런식으로 사고치는 놈들 내가 지금까지 한

  두 번 본줄알아 ? 내가 그래서 애초에 니 녀석 연기 하고싶다고 할때도 그렇게 만

  류한건데...여하튼 너도 처신 조심해 임마 !!! ”

 “ 에이 아버지. 전 아직 여자친구도 없어요. 그런데 무슨...그런건 아시잖아요. ”

 실제 이준의 경우엔 출연하는 프로가 또래 여성 연기자를 만날 수 있을만한 그런 프로는 아니어서였는지 – 하나는 농촌드라마 하나는 30대 중반 가수와 함께 진행하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 무슨 그런 인연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다던가 그런일은 아직 없었다. 물론 그대신 하주연이나 하주희등과 그런 인연등으로 알게되어 한때 누나-동생 하며 지내긴 했지만 그런경우를 제외하면 적어도 여자문제로는 지금껏 말썽은 일으킨적 없는 이준. 허나 여전히 종태는 그런 이준에 대한 우려와 근심을 떨치기 쉽지 않은지 말나온김에 잘 되었다는 듯 다시금 한마디 한다.

 “ 아닌게 아니라...너도 이제 이 바닥 들어와본지 어느덧 수년세월이니 알거아냐 ?

  이 바닥이 얼마나 무섭고 험한곳인지. 그러니 너도...정히 앞으로도 계속 연기활동

  할 생각 있거든 처신 조심하란말야. 다른건 몰라도 너 나쁜쪽으로 빠지거나 아니면

  공연히 스캔들 같은거 일으켜 문제 일으키고 그러는건 나 절대 못본다. ”

 바로 애초에 이준이 연기가 하고 싶다고 했을때도 그런식으로 충고하면서 가급적 아들의 연기활동은 만류하려 했던 종태가 아니던가. 허나 그때는 아직 이준도 철모르는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의 어린아이였을때고 지금은 어느덧 고3이니 그때와는 또 그와같은 말의 무게와 의미를 더 무겁게 받아들일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음인지 이종태는 더더욱 그러한 경계의 말을 입에담고 이준은 공연히 무안해지고 자존심도 살짝 상한 표정으로 ‘조심하겠다’는 말을 다시금 덧붙인다.





 헌데 스무살 주연의 갑작스러운 결혼발표보다 더 놀라운 소식은 그로부터 반년정도가 지났을 때 전해졌다. 바로 그렇게 갑작스럽게 청소년 연기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두 살 연상의 연기자와 깜짝 결혼식을 올린 주연. 한데 그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스포츠-연예 신문과 방송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해당 관련기사를 톱으로 전해왔는데, 불과 6개월전에 ‘핑크빛 결실’ 어쩌구 하면서 비록 충격적이고 놀라울지언정 적어도 결혼 그 자체만은 어느정도 축복하는듯한 기사를 쏟아내던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기사와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반년전 깜짝 결혼발표를 하고 심경을 고백하던 주연과 그 상대남의 경우와는 달리 이번엔 주연도 그리고 그녀와 반년정도를 함께산 남자도 모두 연락이 두절상태라는 것이다. 몇몇 언론사와 방송이 주연의 가족과의 연락을 시도해보긴 했지만 연락이 닿은 가족들도 ‘이런소식을 전하게 되어 유감이다’라던가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는 식의 원론적 수준의 답변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불과 반년전 깜짝결혼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더 큰 충격을 주는 파경, 즉 이혼소식을 하이틴 스타 출신 연기자 하주연이 전해준 것이다.

 이때는 이준도 어느덧 대학입시에 합격하고 학교 입학만을 앞두고 있는(1-2월경) 무렵이기도 했는데, 바로 그런때라서 대체로 한가롭게 집에서 TV 시청을 하다 접하게 된 이혼소식이라 그 놀라움은 한층 더 강도를 더했다. 그것도 불과 6개월전 자신은 한창 입시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 전해진 결혼소식이 불과 반년남짓한 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 ‘이혼’이란 결과가 나온 것 아닌가. 이준 입장에서도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노릇인지 영문을 알수 없는 노릇이라 그저 충격으로 혼란스럽기만 할 지경이었다.

 일단 구체적인 경위와 무엇보다 모처럼 주연누나와 전화통화라도 좀 하고 싶어서 그녀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허나 전화를 받은 그녀의 부모는 ‘우리도 아는 것이 없다’거나 ‘앞으로 전화하지 말아달라’는 식의 답변만을 반복할뿐이었다. 사실 이준이 주연과 친한 누나-동생으로 지내던 때 이준이 주연의 집으로 전화를 건적도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주연의 부모가 자신을 전혀 모르지는 않을터인데도 이렇게까지 냉담하게 대꾸하는데 이준은 내심 서운한 심정마저 들 지경이었다. 여하튼 주연의 파경소식은 반년전 결혼소식을 접했을때와 마찬가지로 다만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소식을 들을수 있을뿐 구체적으로 그녀의 입장이나 목소리를 들을수가 없어 이준으로선 그저 답답함만 더해질 지경이었다.

 정작 그 주연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그로부터도 두어달정도의 시간이 더 지났을때의 일이다. 이때는 어느덧 이준도 대학생 신분이 되어있기도 할때인데 – 한편 이준은 연영과에 아역배우 출신이란 경력이 감안되어 일종의 특채형식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가 있었다. - 헌데 이때는 이준은 방송활동은 더 이상 하지 않는때이기도 했기 떄문에 방송국에 나가보거나 할 일은 없었고, 그런 이준에게 뜻밖에도 주연의 거처를 알려준 것은 이준이 심야 라디오프로를 진행할 때 메인 DJ를 하던 남자가수였다. 그 가수 역시 이준이 주연과 누나-동생 하는 정도의 친한사이였음은 알고 있었기에 그 가수 나름의 아는 인맥을 통해 알고있는 주연의 근황을 이준이 혹시 걱정하고 있을까봐 그와같이 전해준 것이다.

 그 가수가 전해준 말에 의하면 주연은 먼 지방에 있는 한 별장에 있다는 것이다. 별장은 주연의 친척 소유로 되어있는 별장이기도 한데 주연의 할아버지가 국회의원까지 지내신 분이라더니 주연의 아버지의 다른 형제들도 대체로 그 정도의 경제적 여유나 사회적 지위는 갖춘 그런 사람들인 듯 했다. 여하튼 그런 주연의 친척아저씨 별장에 숨어 지내고 있다는 그녀. 소식을 전해준 가수는 혹시 전화를 하면 주연이 안 받을수도 있으니 직접 찾아가보는게 어떻겠느냐며 친절하게 그 위치와 갈 수 있는 교통편까지 알려주었다.

 가수가 알려준대로 찾아간 별장. 다만 그 가수도 별장이 위치한 지역까지 가는 교통편만 알뿐 정확한 별장 위치까지 아는 것은 아니라 이준은 그곳을 찾는데 애를 좀 먹었다. 여하튼 오후 늦게서야 가까스로 도착한 그녀가 있는 별장. 주연은 이준이 찾아온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고 당혹해하는 눈빛이었다.

 “ 니가 어떻게 알고 여길... ”

 “ OO이 형이 가르쳐줘서요. ”

 원래 이준이 라디오 프로를 진행할 때 그 메인 DJ와 ‘삼촌과 조카사이’란 꽁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또 실제나이도 그 가수가 이준보다 열다섯살정도 많은 사람이긴 했지만 평상시 이준은 그 가수를 이름을 따서 ‘OO이 형’이라 부르곤 했다. 무엇보다 한 3년정도 그렇게 한 라디오프로를 진행했으니 그러면서 그 정도의 친분은 충분히 생겼을수도 있을법하고. 다만 주연은 짜증스럽고 당혹스러운 눈빛을 한층 더해가며 한마디 했다.

 “ 그 아저씨는 도대체 무슨 그런 쓸데없는 짓을...그러니까 OOO 아저씨가 나 있는

  데를 말해주었다 이거지 ? ”

 주연은 나름 자신의 거처가 유출될법한 경위를 짐작할수 있을 것 같았다. 주연은 막상 그렇게 이혼하고 지방의 별장으로 잠적하면서도 혼자 있자니 쓸쓸하고 외로웠던지 평상시 연기활동을 하면서 친분이 있던 비슷한 또래의 동료 연기자 두어명 정도는 전화로 연락을 취해보기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신이 있는곳을 알려주기도 했다. 아마 그런 경로를 통해 아마 그 심야프로 DJ에게까지 주연의 거처가 전해진 듯 한데 그걸 또 이준이 알고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무리 가까운 친구기로 내가 그런것까지 말해주는 것은 아니었는데 하는 자책까지 들 지경이었다. 여하튼 대체로 주연은 이준의 이와같은 갑작스런 방문은 별로 달가와하지 않는 눈치였다.

 “ 뭐하러 쓸데없이 여기까지 찾아오고 그래 ? 여기까지 와서 대체 뭐 좋은거 볼게

  있다구... ” 

 “ 누나... ”

 이와같이 나오는 주연을 이준은 더더욱 안타깝다는 듯 불러보았지만 주연은 그런 이준을 더더욱 귀찮고 성가셔하는 눈치였다. 그녀의 말은 대략 이와같았다.

 “ 두 번다시 나 찾아오지 마라. 무엇보다 지금은 나 모든 것을 잊고 아무생각 없이

  그냥 혼자 있고 싶을뿐이거든 ? 그러니 두 번다시 나 찾아오지마. ”

 “ 누나... ”

 “ 나 그리고 일전에도 말했지만 그 하주흰가 뭔가하는 그 여자가...무슨 의남맨가

  뭔가 하자고 할때부터...한마디로 주접으로 보였고 다 못마땅하고 싫었던 사람이야.

  도대체가 의남매는 무슨...그러니까 하주희고 뭐고 다 잊어버리고 싶으니 나 찾아

  오지 말라구. ”

 왜 하필 그때 하주희는 주연과 이준 두 사람을 모두불러 ‘의남매’를 맺자고 한것인지 그 진짜 의도는 하주희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알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준의 입장에선 그런문제를 굳이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어쨌든 한때 주연과 이준도 누나-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야멸차게 나올 필요가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생길 지경이었다. 어떻게보면 지금 그렇게 갑작스러운 깜짝결혼을 하고 반년만에 다시 ‘깜짝파경’에 이른 그리고 이렇게 혼자 있는 주연의 모습은 지금까지 자신이 알던 그 하주연이 아닌 다른 사람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주연은 거듭 이준이 무슨 말을 더 덧붙일만한 여유조차 주지 않고 거듭 몰아치고 있었다.

 “ 나 애초부터 연예계 생활하면서...이 바닥 정말 믿을사람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고 그리고 그건 지금도 크게 달라진거 없어. 의남매고 뭐고 애초부터 그런거 다

  싫고 못마땅했고...그러니 쓸데없는짓 하지 말고 이만 어서 돌아가. ”

 “ 누나... ”

 “ 글쎄, 어서 돌아가라니까 !!! ”

 거듭 안타깝게 자신을 부르는 이준의 태도조차도 싫다는 듯 주연은 이제 소리까지 버럭 지르며 화를 내고 있었고 그런 주연의 모습을 보자 이준은 거듭 안타까움에 울상까지 될 지경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과 주연의 사이는 이렇게까지 냉담해질정도로 멀어질만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여하튼 한때는 이준의 간식거리도 종종 챙겨주곤 하던 ‘친한누나’ 같던 그 하주연이 아닌가. 헌데 지금은 그 사춘기 시절의 ‘마음씨좋은 누나’ 같은 이미지는 오간데 없고 어느덧 이혼경력까지 있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의 여인으로 변해있을 뿐이었다. 그런 주연의 야멸차고 차가운 모습에 이준은 결국 더 이상 무슨 말을 덧붙이지도 못하고 그저 아픈 마음으로 돌아올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하주희의 도미가 가져다 준 충격이 어느정도 가실 무렵에 그 뒤를 이어 가져다준 하주연의 충격은 이준으로 하여금 방송,연예가 생활 자체에 대한 회의와 불신마저 생기게 만들 지경이었다. 여하튼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한떄는 어느정도 친한 누나-동생 같은 사이기도 했고 의도야 어찌되었던 ‘의남매’를 맺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던 그 하주희, 그리고 ‘3남매설’ 소문의 당사자였던 그 하주희와 하주연. 하필 그런데 그 두 누나의 행보가 연거푸 이준에게 안겨다준 충격은 이준에게도 연예계 생활과 이곳 종사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생기게 만들기 충분한 것이기까지 했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여전히 주체하지 못한채 이준은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준은 한동안 술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주희 사건에 이은 하주연의 갑작스러운 결혼과 이혼에 이르는 사건이 가져다준 정신적 충격이 그만큼 컸던것일까. 사실 이준도 그간 한 몇 년 비록 아역배우이면서 라디오 프로 보조진행자일망정 어쨌든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이 바닥 생리라던가 속성등을 대충 들어 알게되거나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과 어느정도 친분도 있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가까이서 지켜본 이미지라던가 그런 것으로 봤을 때 그렇지는 않을것만 같았던 두 ‘누나’가 연달아 이런일을 벌였으니 그로인한 정신적 충격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하주희의 갑작스러운 도미도 그렇지만 하주연은 아예 대놓고 무슨 ‘의남매’니 뭐니 그런 것 처음부터 질색이었다며 그래도 한때나마 누나-동생 하며 지내던 사이였던 이준과도 계속 교류를 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대체 이 바닥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리나 본성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회의와 의문을 품지 않을수 없었다.

 한편 이종태는 그런 이준의 심정을 어느정도 이해는 하는지 한동안 술에 떡이 되어 보내는 이준을 일단 방관하는 상태로 놓아두고 있었다. 허나 그 정도가 점점 지나치다 생각이 되었는지 하루는 그쯤에서 제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준을 불렀다.

 “ 일어나봐 이 녀석아. ”

 그나마 오늘은 아주 곯아떨어진 것은 아니고 어느정도 정신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충 방바닥을 구르고 있던 이준을 그렇게 부른 것이다. 심지어 손수 간단한 해장국까지 끓여바치며 오랜만에 이준과 대화를 좀 시도해보려 하는 것이다.

 “ 대체 왜 그래 요즘 ? 무슨이유야 ? ”

 “ 그냥 좀... ”

 “ ??? ”

 “ 요즘 저요 아버지...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자들이... ”

 그래도 취기에선 조금씩 벗어나는 상태라 말투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는 상태이긴 한데, 그래도 나름의 힘든 심경때문인지 아직 맨정신으로 돌아오려면 좀 멀었음인지 약간 더듬는 말투로 말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 일단 결론적인 말로 매듭은 지어진다.

 “ 연예계에 있는 여자들이 다 괴물로 보일 지경이에요. ”

 “ 허...그 정도야 ? ”

 하주희의 도미에 이은 하주연의 이혼파동이 이준에게 안겨다준 정신적 충격. 그게 그 정도일줄은 이종태도 짐작 못했다. 사실 주희의 경우에는 진짜 애초 보이던 그녀의 대외적 이미지와는 너무 다르고 딴판이었던 갑작스러운 돌출행동이었기 때문에 종태도 적잖은 충격이긴 했지만 주연의 경우엔 연예계에서 종종 보는 갑작스러운 결혼과 이혼파동 정도로 여겨져서인지 그리 놀라지는 않았는데, 어찌보면 이준은 하주희건보다 하주연건에 더 충격을 받은듯한 모습이라 그 또한 종태 입장에서도 약간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 연예계에 종사하는 애들이라고 뭐 별다를 것 있는줄 알았냐 ? 걔네들도 다 똑같

  이 사랑하고 헤어자고 때론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그러는 보통사람들일뿐이야. ”

 “ 보통...사람이라구요 ? ”

 헌데 되려 냉소하듯이 종태의 그 표현을 곱씹어보는 이준. 하지만 열아홉살 나이에 열다섯살 많은 밤무대 연주자와 갑자기 미국으로 달아난 주희나 역시 스무살 나이에 갑작스러운 결혼발표와 그 6개월 정도가 지난 상태에서 갑자기 이혼을 해버린 주연이나 이걸 어떻게 ‘평범한 여자’가 벌이는 행동으로 볼수 있을까. 솔직히 이준 입장에선 그런 일들이 벌어진 이면에 자신이 모르는 또다른 어떤 내막같은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엇보다 자신이 한때나마 그런 여자들과 누나-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냈고 그저 가까이 지내는 ‘마음씨 좋은 이웃누나’ 정도로 생각하며 좋아했다는게 한탄스럽고 후회스러워질 지경이다. 어떻게보면 ‘내가 이렇게 사람을, 특히 여자를 볼줄 모르는 사람인가’ 하는 후회와 자책도 들고. 그런 이준을 바라보며 종태가 충고와 같은 말을 덧붙인다.

 “ 내가 처음에 너 연기하고 싶다고 할 때 반대했었지. 그때 한말 기억은 나냐 ? ”

 “ 연예계가 겉보기와는 많이 다른곳이라 하셨잖아요. 그리고 나쁜길로는 절대 빠지

  지 말라고요. ”

 농촌드라마 ‘김이장네 일기’에 막내인 아역으로 섭외제안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 종태가 반대의사를 내비치며 우려의 마음을 담아 했던말. 그게 이준이 초등학교 6학년때 일이니 벌써 수년전 일이고 이준이 어릴 때 일이기도 한데, 그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이준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이준을 바라보며 종태의 말은 이어진다.

 “ 어쩄든 이준아. 거듭 이야기하지만... ”

 “ ...... ”

 “ 알고보면 방송,연예가라고 해서 무슨 그런 대단하고 특별할 것은 없는 다 같은 사

  람 사는 공간일뿐이야. 거기서 사랑하는 사람도 생길수 있고 헤어지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미워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

  아가는곳일 뿐이야. 그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하주희나 하주연처럼 황당한 짓거리를 저지르진 않아

  요 !!! ”

 이준은 이제 그네들을 ‘누나’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지 그와같이 말하고 있고, 어찌보면 한때 그녀들에 대한 호감이 일정부분 있어서였는지 그런 그녀들에 대한 배신감이 더더욱 커서 이렇게 나오는 것으로 볼수도 있다. 무엇보다 주연은 불과 얼마전 그래도 걱정이 되어 찾아간 자신에게 ‘만나고 싶지 않다’며 특히 하주희와 함께 가졌던 의남매 언약식인지 뭔지는 처음부터 탐탁찮게 여겼다는 말까지 입에 담지 않았던가. 하긴 그 부분은 처음에 이준도 다소 이해가 안가게 받아들였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런 문제를 떠나서라도 최소한 자신과는 한떄 누나-동생 하며 지낸 그 정도의 인간적 정리는 있을줄 알았는데, 아무리 그와같은 갑작스런 결혼과 이혼의 상처를 거쳤기로 자신과는 상대조차 하고 싶지 않다는 식으로 어떻게 그렇게 야멸차게 내칠수 있는지. 그렇게 완전히 변해버린 하주연이란 여자에 대한 배신감이 이준으로 하여금 치를 떨게 만들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하주희에게 느낀 충격은 그야말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그녀의 대외적 이미지와 너무 다른 엽기적 행각 그 자체에 대한 충격이었다면 하주연에겐 어떤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끼는 그런 하이준인 것이다. 그래서 이 충격의 심리상태에서 벗어나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아보인다. 그래서인지 종태가 그런 이준이 걱정이 되어 말을 건넨다.

 “ 근데 넌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 ” 

 “ 네 ? ”

 “ 연기를 계속 할 생각이 있는지 그걸 묻고 있는거야. 어떻게 할거냐구 ? ”

 무엇보다 이미 연영과에 진학한 상태인 하이준이지 않는가. 애초에 이준이 연예계에 데뷔하는 것을 탐탁찮게 여겼던 종태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준이 중,고등학생이던 시절에는 여러차례 ‘이제 그쯤에서 연예계 활동은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하는게 어떻겠냐 ?’는 식의 충고를 하기도 했던 이종태 피디다. 허나 그때마다 오히려 연기활동,방송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망을 강렬히 내비치기까지 했던 그 하이준. 헌데 그 하이준이 지금 하주희,하주연 사건으로 인해 연예계 생활 자체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불신과 회의를 느끼고 있는 상태 아닌가. 허나 오히려 지금 현재 연영과에 진학해있는 상태이기도 한 아이러니한 모습. 그래서 더더욱 이준의 지금 생각이 어떨지 걱정되고 우려되기도 하는데, 일단 이준은 아직도 심경이 복잡해서 그런지 종태의 그 말에 쉬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 잘...모르겠어요. ”

 “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있어 ? 이게 어디 다른사람 문제니 ? 다른사람 문제가

  아니고 니 문제라구 !!! 그런데 모르겠다니. ”

 “ 당분간은 그냥...학교는 기왕 다니는 학교니 계속 다니면서 생각을 해볼 생각이에

  요. 지금 제가 어떤 마음의 결정을 내릴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네요. ”

 확실히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상태인듯한 이준의 심리. 차라리 이럴때는 그냥 놓아두는게 괜찮을 것 같아서인이 이종태도 이쯤에서 대화를 마무리하려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준에 대하여 걱정되는 부분이 쉬이 가지 않아서인지 다시금 이준에게 한마디 덧붙인다.

 “ 여하튼 기왕 하는 학교생활은 열심히해라. 그것도 누가 억지로 떠민것도 아니고

  니가 가고싶어 간 연영과인데 그 학교생활을 게을리하면 그걸 누가 책임질수 있겠

  니 ? ”

 “ ...... ”

 “ 어쨌든 니가 계속 방송활동,연기활동은 하고 싶어서 한 선택 아니냐구 ? 그러니

  잘 생각해서 잘 선택하란 말이다. ”

 지금 무슨말을 할수 있을지. 이준은 어차피 지금 종태의 그와같은 말에 어떤 대꾸를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아니라서 말없이 혼자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방바닥에 누와서 혼자 장시간 상념에 잠긴다.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심정에 이준의 머릿속과 심리도 많이 고통스러운것만은 분명하다.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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