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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EXID 정화 (4)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 누나, 무슨일이에요 ? ”

 “ 우리 좀 만날 수 없을까 ? 긴히 좀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

 주희가 그와같은 전화를 걸어왔을때까지만 해도 이준은 이른바 ‘3남매설’ 루머와 관련 기사를 보도한 신규잡지에 대한 대책을 의논하기 위해 만나자는것으로만 알았다. 어쨌든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고 비밀리에 만나 의논할 문제라서인지 주희는 자신의 친척 아저씨가 운전하는 봉고를 보낼테니 그걸 타고 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일단 주희는 아직 고등학생 신분이니 운전면허가 없고, 일반적으로 연예인의 이동때는 매니저의 도움을 받기 마련이지만 매니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보내겠다고 한걸보면 그만큼 중요하고 기밀스런 용건인 듯 했다. 주희는 차를 운전해서 갈 사람은 자신의 ‘친척아저씨’라고 했는데, 일단 주희가 기다리라고 말한 장소로 가서보니 실제 40대 정도로 되어보이는 남자 한명이 봉고차를 몰고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그 남자는 실제 주희 아버지의 남동생으로 실제 주희에게 삼촌이 되는 아저씨였다. 주희 아버지가 총 7남매중 셋째인데 바로 그 손아랫동생이었던 것이다. 여하튼 그러한 주희의 친척아저씨의 차에 타게 된 이준. 잠시후 그 봉고차는 주연의 거처 근처까지로 가서는 그곳에서 주연까지 태우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러고보면 이른바 ‘3남매설’ 루머의 당사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셈인데, 대체 주희는 무슨 대책을 어떻게 의논하고 싶어 그 당사자 두 사람을 모두 불러 긴밀하게 이야기를 하겠다는것인지. 일단 이준과 주연은 의아함을 간직한채 주희의 삼촌이라는 아저씨가 운전하는 봉고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주희 삼촌이 운전하는 차량은 강원도에 위치한 한 콘도에 당도헀다. 이곳의 한 방에 주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희 삼촌이 이 콘도를 이용할수 있는 회원이라는것도 이준과 주연이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기도 하다. 여하튼 그러한 콘도 방을 빌려 주희가 이용할수 있게 배려해준 삼촌. 그리고 그 방에 이준과 주연이 들어섰다.

 “ 누나... ”

 밤늦은 시간. 그리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니만큼 기자들이나 사람들 눈에 뜨이지않고 자신들끼리 은밀히 어떤 대책을 의논하기엔 안성마춤인 그런곳이기도 하다. 헌데 콘도안으로 들어선 주연과 이준은 더더욱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주희는 나름 신경써 차려입은듯한 정장차림을 하고 있었고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 따위를 정성껏 준비 테이블위에 차려놓고 있었다. 만나서 무슨 대책을 의논하든 뭘 하든 간식이라도 좀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런 무슨 대책의논 같은 것을 하기 위해 오라고 한것치고는 분위기가 좀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 실은 나... ”

 주희는 긴장한 이준과 주연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우리 의남매를 한번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 ? 그 제안을 하고싶어 부른거야. ”

 “ 네 ? ”

 “ 의남매요 ??? ”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소린가. 3남매설 루머와 특히 마치 그 소문이 사실이기라도 한것처럼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그런 기사를 실은 잡지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부른자리인줄만 알았더니 주희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너무 뜻밖이었다. 이준도 주연도 황당하기도 하고 얼떨떨한 감정으로 주희를 바라보고 있는데, 주희는 일단 콘도 거실 한가운데 두 사람을 편히 앉게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솔직히...나 어느덧 여고생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많이 힘들고 외로웠어. ”

 “ ...... ”

 “ 이준이한테는 일전에도 잠깐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사실 막상 이렇게 연예계에 발

  을 들여다놓고 보니 여기는 참 알면 알수록 알다가도 모를...그런 요지경같은 공간

  이로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

 확실히 주희는 여고생 가수로 1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힘든 마음고생이 참 많았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속내를 쉽게 토로할만한 상대도 마땅치 않았을수 있는 주희. 헌데 그 주희가 이런 속내를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 헌데 그러다 우연찮게 너희 두 사람을 알게되었고...그래서...어차피 이렇게 다 함

  께 10대 청소년의 몸으로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몸이기도 하고...또 그러면서

  각자의 마음고생 같은것도 분명 있을거야. 그러니... ”

 “ ...... ”

 “ 우리 차라리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활동하는 그런 ‘의남매’를 맺어보면 어떨까.

  그 생각을 한 끝에 두 사람을 부른거야. ”

 이런 사례가 그간 연예계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여고생 가수로 1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남모를 마음고생이 심했던 주희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처지인 10대 하이틴 연예인이기도 하고, 또 하필 공교롭게 성도 모두 ‘하씨’라 졸지에 ‘3남매설’ 루머에까지 휩싸인 상태에서 주희는 오히려 그 두 사람에게 이런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주희 나름대로의 정면돌파 방식이라고나 할까. 마치 세 사람이 친남매인게 사실인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할수 있는 그런 기사까지 난 상황에서 주희는 차라리 이럴바엔 아예 ‘의남매를 맺어버리자’는 그런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언니...그럼 혹시... ”

 헌데 주희의 그런 이야기를 듣자 주연이 살짝 불안하기도 하고 어떤 의혹같은것도 생겨서일까. 그런 의심의 눈초리로 주희를 바라보며 주연이 묻는다.

 “ 혹시 그럼 이 소문도 언니가 퍼트린거에요 ? 우리가 친남매라는 그런식의 소문을

  ? ”

 “ 아냐 그런건... ”

 주희는 일단 차분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건 사실이 아님을 말했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간다.

 “ 소문이야 나와 상관없이 그리고 전혀 사실과 다르게 나온거긴 하지만...솔직히

  두 사람을 보면서...한번 서로 친하게...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 서로를 의지하며

  그리고 서로 신뢰할수 있는 그런 관계로 살아가면 어떨까 그 생각은 실은 얼마

  전부터 막연히 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을 이렇게 부른거야.

 ”

 “ 그래서 우리랑 의남매를 맺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거라구요 누나 ? ”

 그렇게 긴장된 표정으로 질문을 건넨건 하이준이었다. 사실 이준은 이준대로 심경이 또 복잡해져 있기도 했다. 여하튼 이준은 고아로 자라나 고아원에서도 늘 늘상 말없이 혼자 외롭게 보내던 아이였고 그러다 자신을 눈여겨보던 이종태 피디의 양자로 들어온 그런몸이 아니던가. 그러다 졸지에 흔치않은 계기를 통해 연예계 활동까지 하게된 몸이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의남매’를 맺자는 자신보다 세 살위인 여고생 가수 하주희의 제안. 이준의 마음을 공연히 싱숭생숭하게 만들고 있었다.

 “ 왜 ? 이준이는 싫으니 ? ”

 “ 아...아뇨. 저...싫은건 아니지만... ”

 솔직히 주연이나 이준이나 이런 주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만 어찌보면 주연보다도 이준이 약간 더 싫은 기색을 내비친 것 같은 모양새이긴 한데, 다만 주희의 어떤 남모를 카리스마에 압도되기라도 한 것일까. 주연과 이준은 그렇게해서 자신도 모르게 주희의 제안에 응해 결국 ‘의남매’를 수락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간단한 언약식까지 치른다.

 “ 우리 세 사람 각자 태어난 환경도 다르고 다만 우연하게 성이 하씨라는 공통점

  외엔 다른점이 더 많지만... ”

 주희가 신앙생활 같은 것을 하거나 해본경험이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뭇 익숙해진 자세로 기도하는 모습까지 취해보며 하늘에 맹세의 기도문까지 스스로 읊조리고 있었다. (* 그리고 원래 교회든 절이든 기타 종교단체든 신도들끼리 개별적으로 의형제,의남매 같은거 맺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따라서 주희의 이런 행동은 어떤 종교적 영향을 받아서 하는것이라기보단 그냥 순전히 100퍼센트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 하는 행동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가령 삼국지 같은거 보고 흉내내는것일수도 있고 ^^;;)

“ 우리 세 사람 다 어린 10대 청소년의 나이로 연예계 생활을 하고있고 각자 그

  렇게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앞으

  로도 이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힘든일이 있을 때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의남매’로 살기로 맹세하오니 하늘에 신이 계시다면 굽어살펴주시옵소서. ”

 “ ...... ”

 “ 우리의 의가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될수 있도록 하늘이 굽어살펴주시옵고 오늘 이

  언약의 맹세를 어기는자가 있다면 하늘이 그 사람부터 벌해주시기 바라며 우리 세

  사람의 ‘의남매 언약식’에 갈음하여 이와같이 기원하나이다. ”

 어찌보면 아직 철없는 10대 청소년 나이에 맹세한 이런 언약식이 얼마나 오래갈지 다소 불안한면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세 사람은 이렇게 나름 분위기에 취했음인지 제법 진지하고 경건한 분위기속에서 ‘의남매 언약식’을 맺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밤이 깊어 스며들어오는 달빛을 맞아가며.





 갑작스럽고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진 ‘의남매 언약식’. 사춘기때의 어떤 철없는 감정에다 난데없이 생겨난 이상한 소문속에 그런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볼수도 있지만 여하튼 의남매 언약식은 나름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다만 주희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이런 자리를 만든 의도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아서일까. 그날 콘도 방에서 함께 보내면서 잠을 청하고 있는데 그럴 때 주연이 주희에게 말을 건넸다. - 한편 이준은 콘도의 다른 방에서 이미 혼자 쿨쿨 잠이 들어있다.

 “ 언니, 근데 왜 갑자기 이런 자리는 마련한거에요 ? 솔직히 전 아직도 좀 어리둥

  절해요. ”

 “ 왜 ? 주연이는 나랑 의자매 하는거 싫어 ? ”

 “ 아뇨...뭐 싫다기 보담도... ”

 주연의 이와같은 태도가 자신과 이런식의 의자매(또는 의남매) 언약식까지 맺은 것이 여전히 마땅치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 이와같이 주희가 물은것은데 막상 주희가 이와같이 묻자 주연은 애매하게 얼버무린다. 그리고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 솔직히 뭐...어릴때는 막연히 그런 생각도 했어요. 전 이전에도 이야기헀지만 다

  른형제 없이 혼자 외동딸로 자랐고...그래서 어릴때부터 언니나 동생 있는 다른 아

  이들이 부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

 “ 하지만 ??? ”

 “ 하지만 뭐...저도 이제 고등학생이니 클만큼 큰거고...또 지금은 연예계 생활하느라

  바쁘기도 하고...또 막상 이렇게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친해진 언니나 오빠 동생들

  도 많고 그러니...뭐 어릴 때 가졌던 그런 생각은 많이 없어진편인데... ”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주연을 주희는 바라보며 씨익 한번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주연의 손을 한번 꼭 잡아보기까지 하는데. 그리고 주희가 말을 이어간다.

 “ 나 같은 경우엔...나도 일전에 주연이한테 그런 이야기 한거 같긴 한데...난 아버지

  가 세탁소를 하시는...그리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고...게다가 난 5자매중 셋째

  라서...오히려 어릴땐 여러 형제가 비좁은 집에서 부대끼며 아웅다웅 사는 그런 환

  경이 오히려 싫기도 했어. ”

 “ 그런데 왜 ? ”

 그런 사람이 왜 이제와서 난데없이 무슨 의남매 언약식 같은 것을 맺자고 난리인지, 생각하니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 주연이 그와같이 묻고 그런 주연을 바라보며 주희의 말은 차분하게 계속된다.

 “ 하지만 오히려 딱히 무슨 형제간의 정은 느끼지 못하고 자란 편이라고나 할까. 오

  히려 그렇게 여럿이 함께 살며 아웅다웅 복잡하게 사는 집이다보니...오히려 혼자

  있는게 편했고...그래서 자라면 자랄수록 집에는 오래 붙어있지 못하고 적응도 못하

  고 밖으로 나도는 시간이 많았어. 어쩌면 연예계 데뷔도 그러다 한걸로 볼수도 있

  으니까... ”

 “ ...... ”

 “ 그러고보니...내가 어떻게 하다 여고생 가수로 데뷔하게 된건지 말을 한적이 있는

  지 모르겠는데...그러다보니 중학교때부터 대충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끼리 약간 날

  라리 비슷하게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그러며 지냈어. 그러다 한번은 그중 한 친구가

  무슨 가수 음반사 같은데서 오디션을 한다는 광고를 본적이 있나봐. 그러면서 같이

  한번 가자고 다른 친구 몇몇을 꼬드겼지. 근데 다른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좀 시큰

  둥해보이는 반응이었는데 내가 되려 호기심이 발동했나봐. 그래서 그 친구랑 같이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여하튼 그 음반사 관계자들이 보기에 내가 그 친구보다 재

  능이 더 있어보였는지...그것도 아예 한번 가수로 데뷔해보는게 어떻겠느냐 그런 제

  안을 하시더라구. 그래서 가수로 데뷔할수 있었던거야. ”

 “ 아, 그랬었구나. ”

 사실 이 정도의 연예계 데뷔동기 같은 것은 이 정도로 한참 뜨는 신인가수면 그간 인터뷰 같은 자리에서 여러번 이야기했던적도 있을턴데, 다만 주연은 자신의 연예계 스케줄이 바빴기 때문인지 딱히 그런 주희의 인터뷰 기사같은 것을 챙겨볼 기회는 없었나보다. 따라서 주희의 연예계 데뷔 과정과 내막은 주연 입장에서는 이제야 처음 알게된 셈인데, 그런 주희의 이야기를 듣다 주연도 자신이 연예계에 데뷔한 경위를 설명을 해준다.

 “ 저같은 경우엔...그렇게 오디션을 봤다기보단...주위에서 어릴때부터 그런 이야기

  를 종종 들었어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주위에서 친척들이나 아빠,엄마 친구분들

  같은 어른들이 집에 여자애가 이쁘면...‘어머 얘봐라 나중에 탤런트 해도 되겠네.‘

  ‘이 다음에 미스코리아 나가도 될거같아.’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는거. 저도 어릴 때

  부터 주위 어른들 보시기에 여자애가 그런대로 이쁘게 보였었는지 그런 말씀들 많

  이 하셨고...그런 이야기 많이 들으며 자랐거든요. ”

 “ 그랬었어 ? ”

 막상 주연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주희가 주연이 다시 보이기라도 하는지 그녀를 잠시 위아래로 훑어보기까지 한다. 물론 주연이야 이렇게 하이틴 연예인으로 데뷔하기까지 했으니 그만한 외모를 갖춘 여성인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어릴때부터 그런 찬사를 들었다는 소리는 주희는 경험해보지 못해서인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주연이 다소 달라보이기라도 하는 듯 그렇게 바라본 것이다. 주연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뭐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그때는 그냥 애가 어리고 하니까...주위에서 덕담삼

  아서 그런식으로 말씀하신 것 아닌가...그런 생각도 들지만...왜 있잖아요. 어릴때는

  심리가...주위에서 자꾸 그런 이야기 듣고 하면 공연히 붕 뜨고 하는거...그래서 진

  짜 나도 한번 탤런트나 해볼까. 그러다가 아역탤런트들을 키우는 그런 연기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어요. ”

 “ 그랬었구나. ”

 “ 하지만 사실 처음엔 저희 부모님은 막상 제가 탤런트가 되고 싶다니까 그리 탐탁

  히 여기진 않으셨어요. 사실 저희집은 보수적인 그런 분위기도 있고...이런말도 저

  일전에 한번 한적 있는 것 같지만...저희 할아버지께선 국회의원까지 지내신 분이

  세요. 그러다보니...꼭 뭐 잘살고 귀하게 자랐고 그렇기 때문이라기보단 나름 보수

  적이고 완고한 분위기때문인지 막상 제가 탤런트 되고샆다고 하니까 부모님께선 오

  히려 반대하셨어요. ”

 “ 그랬었어 ? ”

 “ 네, 하지만 제가 워낙 고집을 피우니까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 소원이나 한번 들어

  주자는 생각으로 연기학원에 등록을 시켜주셨는데, 뭐 제가 나름 그렇게 실력이 있

  었는지...또는 운이 좋았는지 연기학원에서 한 1-2년 수업을 받다 마침 청소년 드

  라마를 하나 기획한다는 방송사가 있어서 연기학원 추천으로 그렇게 청소년 드라마

  에 발탁이 되어 출연하게 된거에요. ”

 어떻게 보면 하주희,하주연,하이준 이 세사람 다 각기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또 연예계에 데뷔하게된 동기와 과정도 제각기인 셈이다. 세탁소집 셋째딸로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러다 어울리던 친구를 따라 덩달아 음반기획사 오디션을 보다 가수로 발탁이 된 하주희,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 집안의 손녀이자 집안에선 외동딸로 비교적 부유하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랐고 그리고 연기학원에서 직접 연기수업을 받다 청소년 드라마에 캐스팅이 된 하주연, 그리고 고아로 자라나 이종태 피디의 집에 입양이 되었고 바로 그 이종태 피디가 하필 연출하려던 드라마가 주인공 캐스팅이 여의치않자 급한김에 원래는 입양을 할 생각이었던 ‘준이’를 캐스팅하는 바람에 일종의 길거리 캐스팅이나 벼락치기 비슷한 과정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하이준. 그 세사람이 마침 ‘3남매설’이란 루머까지 나도는 가운데 이렇게 오히려 그 루머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나름의 대처방식인지 ‘차라리 의남매를 맺자’는 하주희의 제안대로 ‘의남매 언약식’까지 치르고 그리고 콘도에서 함께 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준은 얼마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나 또 맡게 되었다. 바로 이준이 아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이장네 일기’를 제작,방영하는 방송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이기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꽤 역사가 오래된 그리고 심야시간에 방송하는 10대-20대 대상의 청소년 음악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10대-20대들로부터 수년전부터 인기와 사랑을 독차지해온 남자가수가 이 프로그램 DJ를 2-3년전부터 맡아 해오고 있었는데, 바로 그 프로그램에서 가을개편을 맞아 새로운 코너 두 개를 신설했다. 그중 하나는 청소년들의 사연과 편지를 접수 읽어주는 내용의 프로고 또다른 하나는 ‘삼촌과 조카사이’란 주제의 코너로 바로 삼촌뻘 되는 나이의 성인과 조카뻘 되는 10대 청소년의 대화를 통해 요즘 세태와 사회를 풍자하는 일종의 시사풍자성이 담긴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여하튼 두 프로그램 다 청소년 연령대의 출연자가 함께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제작진측의 제안이 있어 여러 청소년 연기자를 물색해보다가 그때 이준을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이준은 심야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프로에도 청소년 사연을 읽어주는 코너(일주일에 두차례) 그리고 ‘삼촌과 조카사이’라는 코너에 조카역으로 출연하게 되어 역시 일주일에 1회 총 3회를 출연하게 된 것이다.

 다만 그로인해 이준은 약간의 부작용이 생겼다. 사실 ‘김이장네 일기’만을 출연하고 있을때만 해도 어차피 일주일에 1회 방송되는 프로그램 때문에 그 촬영 때문에 일상이나 학교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았었다. 헌데 새로 출연하게 된 라디오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심야시간대(밤 10시-12시)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이고 따라서 그 프로에 출연하고 뒷정리까지 마치고나면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 프로를 일주일에 한번도 아니고 세 번씩 출연하게 되니 자연스레 세끼 식사도 불규칙해지고 아침에 일어나고 잠자는 시간도 일정해질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자정을 훨씬 넘겨 귀가하는 날이 일주일에 세 번이나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다보니 적어도 ‘김이장네 일기’만을 촬영하던 시절에는 지각이나 결석도 거의 없던 이준이건만 이젠 아예 학교에 늦게 가거나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자정을 훨씬 넘겨 귀가를 하게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등교를 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해져서 결국 이준은 자연스레 학교를 빠지는 것을 어느덧 일상처럼 여기게 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허나 그보다 또다른 부작용이 생긴 것은 역시 불규칙해진 식사 문제였다. 일단 저녁은 심야방송에 들어가기전에 대충 저녁을 때우고 들어가는식으로 한 두어달동안 해왔는데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다음날 늦게 일어나 학교에 가기도 뭣하고 아침을 들기도 애매한 그런 시간이 되어버렸다. 그럴 때 어떨때는 방송사 피디로 일하면서 출근을 해야하는 종태가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놓고 먼저 출근을 하기도 했고, 어떨때는 (학교도 가지 않으면서) 간단하게 혼자 라면이라도 끓여먹으면서 일상을 보내곤 했는데, 그렇게 불규칙해진 식사가 문제를 일으킨것인지 소화불량으로 한 일주일정도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하루는 갑자기 이준이 위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지자 놀란 종태는 병원에 입원시키기까지 했고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이 방송활동을 계속 하게 놔두어야 하는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허나 이준은 기왕 시작한 방송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일주일 조금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중 절반정도가 지났을 시점에 밤늦은 시간 병문안을 온 사람이 하나 있었다. 다름아닌 하주희였다. 여고생 가수로 한참 톱스타로 주가를 올리고 있고, 허나 그런 상황에서 뜻하지 않게 퍼진 ‘삼남매설’ 소문으로 어이없어하던 주희는 정면돌파라도 하려는 의도에서인지 차라리 그 소문의 당사자인 주연과 이준을 직접 불러 아예 ‘의남매’를 맺자며 언약식까지 치렀던 그녀. 그리고 그 사이 한 두어달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이후 하주희,하주연,하이준 세 사람의 사이가 어땠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주희는 이준의 입원소식을 방송을 통해서야 뒤늦게 들어 알수가 있었다. 이준이 직접 주희에게 연락을 취하진 않았고 그래도 주연은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살짝 병문안을 다녀가기도 했다. 허나 주희는 워낙 바쁜 스케줄탓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밤늦게 귀가할 무렵 라디오를 통해서 이준의 입원소식을 알수가 있었다. 원래 이 심야프로를 진행하는 가수출신 진행자가 이준이 당분간 나오지 못함을 알리며 방송을 통해 그의 입원사실을 알린 것이다. 그래서 주희가 방송국에 연락해서 이준이 입원한 병원을 묻고 밤늦은 시간에 이렇게 은밀히 찾아온 것이다.

 “ 이준아... ”

 주희는 마치 이준의 친누나라도 되는듯한 감정으로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를 담아 그를 불렀다. 한편 이준은 대체로 담담한 표정으로 주희를 맞았다.

 “ 왜 말 안 했어 ? 몸은 좀 괜찮은거야 ? ”

 “ 그냥 뭐 간단한 소화불량이라는데요 뭐. 한 며칠 안정을 취하고 나면 괜찮아 질거

  래요. ”

 대수롭지 않은 일인데 뭐하러 찾아왔냐는듯한 말투로 말하고 있는 이준. 헌데 주희는 그런 이준을 보며 살짝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다.

 “ 이준아... ”

 그러면서 살짝 그의 손을 잡아보는 주희. 이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본다.

 “ 우리...누나,동생 하기로 한 것 맞는거지 ? ”

 바로 두어달전 그렇게 이준과 주연을 불러 의남매를 맺자며 ‘언약식’까지 치렀던 그런 사이가 아니던가. 허나 어찌보면 다소 유난스러워보이기도 한 그런 의식까지 치렀던 주희의 마음과는 달리 이준의 생각은 좀 다르기라도 했던것일까. 이준이 별다른 대꾸가 없자 주희는 그런 이준을 안타까이 바라보다 다시 말을 건넨다.

 “ 이준아... ”

 “ 네, 누나. ”

 어쨌든 이준은 주희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다. 사실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다소 어색한 사이라면 그런 누나-동생 같은 호칭을 붙이지도 못하고 ‘아무개씨’ 이런식으로 부르며 존대를 하는 거리감이 있는 사이일텐데, 그래도 주희를 ‘누나’라고 꼬박꼬박 부르는 것을 보면 그너에 대한 약간의 친숙함과 익숙함은 있는 듯 하다. 그런 이준을 바라보며 주희가 다시 말을 건넨다.

 “ 너...날 어떻게 생각하니 ? ”

 “ 네 ? ”

 이건 또 무슨소리인가. 이준 입장에선 주희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여전히 어리둥절하기만 한데 그런 이준을 바라보며 주희의 말은 다시금 이어진다.

 “ 니가 평소에 보는 나...뭐 연예계 활동을 하는 날 보는 느낌도 좋고 그냥 이런 일

  상에서 평범한 모습으로 보는 나라도 좋고 니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걸 좀 말

  해주었으면 좋겠어. ”

 혹시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평소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것을 의식하고 신경써오기라도 했던것일까. 다소 걱정스런 말투로 이와같이 말하는 주희를 보며 이준은 일단 평범한 말투로 말을 이어간다.

 “ 누난 뭐...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착하고...순박하고... ”

 “ 착하고...순박하다구... ? ”

 다소 의미심장하게 그와같이 묻고있는 주희. 그런 그녀의 눈빛에는 비애감이 깊이 묻어있었으나 이준이 지금 그것을 느끼고 있진 못하는 듯 하다. 눈물이라도 고이는지 살짝 고개를 돌려 그것을 닦아보려하고 그리고는 한숨을 살짝 내쉰뒤 말한다.

 “ 그래, 사람들이 보통 나에대해 그렇게 말하지. 방송에서 보이는 내 이미지에 대해

  서... ”

 “ ...... ”

 “ 그래...뭐 사람들은 보통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며 거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

  는 것 같아. 요즘 아이들 답지않게 참 착하고 순박한 그런 여자아이같다고... ”

 “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누나 ? ”

 말하는 투로 봐서는 마치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기도 한데 다만 무슨 의미인지 주희는 야릇한 미소를 잠시 지어보인뒤 고개를 살짝 가로젓는다.

 “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구... - 뭐 솔직히 내가 나 스스로를 ‘착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가 우습고 민망한 일이기도 하지만말야... ”

 “ ...... ”

 “ 하지만...그게 내게 독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언제부터인가.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누나 ? ”

 “ 어떻게보면 그만큼 내가 세상물정을 모르는거고...막상 그렇게 친구 따라서 음반기

  획사 가서 오디션보고...뜻밖에 내가 발탁되고...심지어 음반까지 내서 여고생 가수

  로 데뷔하게 되었을 때...그때까지만 해도...난 그저 ‘와, 신기하다. 내게도 이런일이

  생기는구나.’ 하는 그런 붕뜬 마음...들든 마음에...그냥 한동안은 정신이 없었었어.

 ”

 “ ??? ”

 “ 또 그렇게 방송가 들어와서는 어쨌든 방송사 관계자라든가 여러 가수나 연기자 선

  배님들이...주희는 참 착하구나...예쁘구나...노래도 잘 부르고...뭐 그런식으로 칭찬

  하는말...처음엔 참 듣기도 좋고 기분도 좋았는데...뭐 지금와 생각해보니까...막상

  그렇게 데뷔하고 한 1년정도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채 한참 들뜨고 붕뜬 기분

  으로 도대체 뭐가뭔지 정신을 못차리고 그렇게 1년 좀 넘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 ”

 “ 무슨 문제가 있는거에요 누나 ? ”

 이준이 결국 뭔가 걱정이 되는 듯 그와같이 묻고 주희가 그 말을 한번 곱씹어본다.

 “ 문제라... ”

 “ 왜 그러세요 누나 ? 도대체 무슨일이신데요 ? ”

 이렇게 밤늦은 시간에 이준을 병문안 오더니만 이준을 위로하러 온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위로받고 싶어 온것인지. 언뜻 좀 분간이 안갈 지경인 그런 한 장면이긴 한데 일단 주희는 어느정도 솔직한 자신의 내면이라 할수 있는 부분을 일정부분 고백한다.

 “ 너 혹시 내가 일주일에 방송을 몇 번 출연하는지 아니 ? ”

 “ 뭐...노래프로도 나오고...가끔 이런저런 오락프로나 인터뷰 같은데도 나오고...그러

  시잖아요. ”

 “ 그렇지 뭐. 웬만한 노래프로그램,오락프로그램, 심지어 어떨땐 코미디 꽁트나 드

  라마 특별출연까지도 뭐든지 출연하는 그런 존재가 나였어. ”

 “ 그게 뭐...어떤 문제가 있는거에요 ? ”

 “ 아까 니가 말했었지 ? 내가 참 순박하고 착해보인다구. ”

 “ 네, 누나. ”

 “ 사람들이 날 그렇게 본다면 뭐...나야 그 부분을 굳이 부인하고 싶지는 않은데...그

  대신 남 부탁 잘 거절 못하고 그러는 성격이란거...그게 오히려 내게 치명적 결함인

  것을 사람들이 왜 모르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특히 방송가 사람들

  은 남 부탁 웬만하면 거절 못하는 나의 그런 부분을 이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

  고... - 얼마나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면 가요프로는 물론 오락프로나 드라마,꽁트까

  지 물불안가리고 다 출연하겠냐 ? - 그러니...그런 성격이 나에게 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이 들어. ”

 어떻게보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쉬이 하지 못했던 그런 고백을 하고 있는 셈이긴 한데, 그러던 주희가 다시금 이준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한다.

 “ 이준아. ”

 “ 네, 누나. ”

 “ 우리 누나-동생 하기로 한거 맞는거지 ? 의남매 맺은거 맞는거지 ? ”

 허나 어찌된 영문인지 이준은 주희의 그 물음에 답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렇게 병실에 입원해있는 이준도 나름대로의 어떤 내면의 고민이 있을수도 있을터이고, 다만 이준은 주희의 저와같은 물음이 부담스럽기라도 했는지 쉬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처음엔 주희의 저런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적당히 얼버무리면 넘어갈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주희는 마치 어떤 확답이라도 받고싶은 사람처럼 두어번 거듭 그와같은 질문을 한다. 우리 의남매 맺은거 맞냐고. 누나-동생 하며 지내기로 한거 맞냐고. 주희가 거듭 그와같이 묻자 이준은 하는수없이 결국 ‘네’하고 대답한다. 어쩌면 그쯤에서 주희를 그만 병실에서 내보내고 싶었던 의도일수도 있다.


 “ 이준아, 아빠랑 잠깐 이야기좀 할수 있을까 ? ”

 이준은 일주일여만에 퇴원을 했는데, 그리고 얼마정도의 시간이 더 지났을때쯤 종태가 이준을 불렀다.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다.

 “ 이준이 혹시...아빠 모르게 뭐 한거 있니 ? ”

 “ 네 ? ”

 순간 공연히 뜨끔하면서도 이준은 여전히 종태의 의도를 알수가 없어 다소 의아해져 있었다. 일단 이준이 하주희,하주연과 3남매라는 소문은 종태도 방송관계자니 듣지 못했을리는 없을테고 다만 주희나 주연의 경우라면 몰라도 이준은 자신이 직접 입양한 아이니 그 소문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는것쯤은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허나 현재 그 3남매설 소문은 완전히 잦아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문이 더 확산된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그런 상태로 은근히 잔잔하게 계속 떠도는 중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소문과는 별개로 하주희나 주연등과 이준이 친하게 지낸다더라 하는식의 목격담은 이후에도 방송 관계자들의 눈에 종종 띄어서 혹시 그 소문과 별개로 저 세사람 사이에 뭔가 진짜 있는 것 아니냐는식의 이야기가 방송가에 나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소문이 한참 돌고 있을 때 오히려 비밀스런 모처에 모여 ‘의남매 언약식’까지 맺은 세사람. 다만 떠벌리고 다닐일은 아니었기에 그것은 당사자들끼리만 알고 있는 이야기일뿐 주위에 이야기하고 있진 않았는데, 여하튼 종태가 뭘 어떻게 어디까지 알고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것인지 이준은 가슴이 조마조마해져오기까지 하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원래 주연이 누난 방송사 오가면서 많이 친해진 사이인거 아시잖아요. 그리고 주

  희누나도...대충 그런 인연으로 좀 알게 된 것 뿐이에요. ”

 “ 정말...단지 그것뿐인거야 ? ”

 방송관계자들끼리 일하면서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알게되어 호형호제 하며 친하게 지내거나 하는 것은 흔히 볼수 있는일이고 그런일이야 방송가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같은일이나 분야에 종사하면서 친해질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일이니 그것을 그리 나무랄 문제는 못된다. 다만 종태는 소문이 소문이니만큼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준을 단속을 좀 시켜야겠다는 듯 종태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뭐 그냥 친한 누나-동생 사이라면야 누가 뭐라겠냐마는...여하튼 그런 소문도 한

  때 있었고 하니 주의를 좀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해보는거란다. 여하튼 방

  송가가 워낙 사람도 많고 입소문도 빠른곳이니 처신은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

 종태 입장에서 볼 때 일단 이준은 아직 어린 학생이고 하주희든 하주연이든 두 사람 다 이준보나 나이많은 누나이니만큼 설마 이성적인 문제로야 무슨일이 있으랴 그렇게 방심하고 있는듯했다. - 무엇보다 80년대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란 것 자체가 상식선에서 쉽게 생각할수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것도 사춘기 나이때 친한 누나-동생 정도로 지내는 것은 웬만하면 주위에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는 그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시절이다. 실제 하주희도 어디까지나 이준을 동생처럼 여기고 싶다고 한것뿐 그 이상의 별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고 이준도 그 문제만큼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적은 없다. 따라서 행여 이준과 주연이나 주희사이에 무슨 이상한 일이라도 벌어질까 경계하는 문제는 그렇게까지 크게 신경쓸 문제는 아니라 생각했는지 종태는 일단 이준을 그 정도선에서 단속을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하려는 듯 하다.

 “ 주희누나는...주연이누나도 마찬가지지만...그냥 그렇게 친한 누나-동생으로 지내

  는것뿐이에요. 그러니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

 “ 그래그래. 그건 아빠가 이준이를 믿으마. 하지만 여하튼 주위 시선이 시선이니만큼

  가급적 조심하고 삼갈 것은 삼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이야기야. ”

 종태도 일단 그 정도에서 대화를 마무리하려는 것 같은데, 허나 기왕 꺼낸 이야기 다른 문제도 좀 끄집어내고 싶어서인지 종태가 다시 이준에게 말을 건넨다.

 “ 헌데 이준아... ”

 “ 네, 아버지. ”

 “ 앞으로도 연예인 생활을 계속할참이냐 ? ”

 원래 애초에 이준은 이종태 피디가 단막극 배우 캐스팅이 마땅치않자 급하게 고아원에서 눈여겨보았던 이준이를 벼락 캐스팅을 했던것이도 다만 그때까지만 해도 종태가 이준을 연예인을 시킬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준을 정식 입양한후엔 아이가 가급적 공부하는 쪽으로 나가길 바랬었는데, 뜻하지않게 이루어진 ‘김이장네 일기’ 아역 캐스팅. 사실 그때도 이준이 워낙 강렬하게 그것을 열망해서 마지못해 허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종태는 ‘딱 거기까지만’ 했으면 하는 마음이 여전히 있었다. 헌데 이젠 한술더떠 라디오 심야프로 보조진행까지 맡게되고 게다가 그로인해 불규칙해진 식생활과 일상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 하이준이 아니던가. 그래서 더더욱 종태는 이준의 연예인 생활은 이쯤에서 멈춰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던 것이다. 허나 지금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면 아이가 되려 반발할까봐 우려되어 일단 종태는 이준과의 대화는 그쯤에서 대충 마무리한다. 허나 그러면서도 여전히 종태는 이준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 5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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