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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EXID 정화 (3)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결국 이준은 ‘김이장네 일기’란 드라마에 아역으로 출연을 하게 되었고 다행히 반응은 좋은편이었다. 애초 이 드라마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출연자를 일부 교체하면서 김이장댁에 업둥이로 어린 막내가 들어오는 것으로 아역을 하나 추가시키려고 한 과정에서 단막극 출연경험이 있는 하이준을 섭외하려 했던것인데, 바로 그러한 추가된 아역의 효과가 주효했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는지 드라마도 대체로 호평을 받으며 계속 방송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 2년정도 대체로 무난하게 이준은 계속 ‘김이장네 일기’에 막내아들 역으로 출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하루는 촬영 스케줄이 있는날이라 여느때처럼 방송국에 도착한 이준. 헌데 좀 일찍 도착을 한 것인지 다른 스텝이나 출연진도 도착을 하지 않은때라 휴게실에서 혼자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헌데 그때쯤 휴게실 안으로 들어서는 여성이 한명 있었다. 방송국이야 워낙 사람이 많으니 그 많은 방송관계자중 한명이려니 하고 이준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헌데 마침 휴게실안에 사람이 이준 혼자뿐이라서인지 여인이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

 “ 저기...혹시 OOO 피디님 어디 계신지 모르시나요 ? ”

 얼핏 이준도 들어본 기억이 있는 피디의 이름을 언급하며 여인이 그와같이 물었다. 일단 이준에게도 낯이 좀 익어보이는 얼굴이긴 했는데, 이준이야 그저 방송국을 오가다 만난 사람중 하나려니 생각하고 크게 대수롭게 여기진 않았는데, 다만 언급한 피디는 들어본 이름이긴 하나 자신이 지금 그 피디가 어디있는지는 모르므로 그렇게 대답을 했고, 그러자 여인은 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어...오늘 만나기로 한 날인데 왜 안오시지 ? 하는수없이...기다려야하나... ”

 그렇게 말하면서 휴게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는 여인. 여하튼 언급한 그 피디와 면담약속이 있긴 한데 아직 그 피디를 만나지 못한 그런 상황인 듯 했다. 그래서 일단 휴게실에서 기다릴 생각인것인지 이준이 앉아있는 테이블 바로 맞은편 테이블 의자에 앉은 여인. 그러고보니 일단 이준의 입장에서 여인의 나이가 바로 가늠이 되진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방송관계자중 하나에 불과할 그녀에게 이준이 뭐 그리 관심가질 이유야 있겠냐만 일단 정장차림을 하고있는 여인이 성인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주 어린 학생 같지도 않고 다만 얼굴이 낯익어서 ‘어디서 봤더라’ 하고 혼자 기억을 더듬어보려 하는중이었다. 헌데 그때였다. 그런식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이준이 신경이 쓰였음인지 바로 여인이 돌아보며 말을 건넸다.

 “ 얘 !!! ”

 “ 네 ? 저요 ? ”

 순간 공연히 화들짝 놀라 대답하는 이준. 헌데 여인이 이번엔 이와같이 물어왔다.

 “ 너 순둥이 맞지 ? ‘김이장네 일기’에 나오는 ? ”

 그러고보니 자신을 알아본 듯 한데, 그거야 뭐 드라마에 출연한지 2년정도 지나면서 이준에게도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일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은 이따금 겪어보는 일이긴 했는데, 다만 이준이 출연하는 ‘김이장네 일기’가 잔잔한 인기와 화제를 모으는 드라마긴 했지만 그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그런 정도의 드라마까진 아니었고 이준도 어디까지나 조연급인 아역을 맡고있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아주 그런 톱스타급 인기와 관심을 받는 수준은 아니고 그저 지나가다 가끔 연세드신 아줌마나 할머니들이 ‘아이고, 그 ’김이장네 일기‘ 거기 나오는 막내 맞는가보네 ?’, ‘ TV에서 봤을때보단 좀 더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 같은데, 난 아직 한 4학년이나 5학년쯤 되는 애려니 생각해는데...’ 그 정도로 자기네들끼리 한두마디 이야기를 주고받는 정도였다. 여하튼 그런식으로 자신을 알아보는 여성인가보다 하고 일단 짤막하게 ‘그렇다’고 대답을 하긴 했는데, 헌데 이어 나온 여인의 반응은 일반적인 시청자들이 순둥이를 알아보았을때의 반응과는 약간 달랐다.

 “ 그랬구나 니가 순둥이구나. 헌데 너 나 모르겠어 ? ”

 “ 네 ? ”

 이런식의 질문은 방송경험이 어느덧 2년 가까이가 된 이준(순둥이)이건만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것 같은데, 다만 이런식으로 묻는 것을 보면 ‘그럼 저 누나도 탤런트인가 ?’ 하는 직감이 바로 들기는 했다. 하긴 이준도 얼핏 낯익은 얼굴이란 생각을 하긴 했는데, 다만 아직은 긴가민가해서 조심스레 이와같이 물었다.

 “ 그럼 누나도 탤런트세요 ? ”

 “ 그럼. 그러니까 지금 여기있지. 어머, 근데 순둥이는 누나 진짜 모르는가보구나. ”

 그러면서 마치 자신을 몰라보는것에 대한 약간의 서운함까지 깃든듯한 말투로 말하는 여인. 허나 진짜로 이준은 여인에 대한 기억이 없어 결국 솔직하게 이와같이 물었다.

 “ 죄송해요. 전 진짜 누나 기억에 없어서...혹시 어떤 드라마에 출연하세요 ? ”

 “ 아, 누난 MOO에 출연하고 있지는 않고 옆 방송사 KOO에서 하는 청소년 드라마

  에 출연하고 있어. 그러고보니 순둥인 진짜 누나 몰랐나보구나. ”

 어차피 이 시절엔 TV 방송사야 달랑 두군데 뿐이었으니 ‘모 방송사’ 이런식으로 말하는것도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여하튼 여인의 말은 M 방송사가 아닌 다른 방송사에서 하는 청소년 드라마에 출연중인 연기자라는 것이다. 헌데 말하는 것으로 봐선 그럼 그녀 역시 아역이나 하이틴 연기지라는 뜻이란 것 같은데, 어쨌든 자신을 알아본 여인에 반해 자신은 몰라본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이름이라도 한번 여쭤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헌데 그런 생각을 하고 말을 건네기도 전에 여인이 다시금 이준에게 말을 건넸다.

 “ 헌데 순둥이 너 실제 이름은 뭐라고 했지 ? 극중 이름 말고 실제 이름말이야. 누

  나가 기억이 안 나서... ”

 “ 아, 이준이에요. 하이준. ”

 “ 아, 맞다 하이준. 이름이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긴가민가 해서...그러니까 이종태

  선생님네 양자로 들어온 아이잖아. ”

 “ 예 ? ”

 이준이 이종태 피디의 양자인 것은 사실이기도 하고, 또 방송출연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중 알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아직은 초면인 상대 여성 하이틴 연기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게 좀 뜻밖이라서인지 이준은 거듭 놀라고 당혹스러워 하는데 상대 하이틴 연기자는 그런 이준을 더 어이없다는 듯 보며 웃으며 말한다.

 “ 어머...얘좀봐.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가보구나 ? 이종태 선생님이 바로 내가

  출연하는 드라마 연출자인거 몰라 ? ”

 “ 네 ? 아아...맞아요 그건... ”

 이런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할수 있는것일까. 실제 이종태 피디는 이때 공영방송에서 방영하고 있는 청소년 드라마에서 ‘조연출’을 맡고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이야 이종태의 양자인 이준이 모를리는 없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드라마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던것인지 아니면 학교다니면서 방송활동까지 하려니 상대적으로 집에서 TV 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탓인지 해당 작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잘 알고있진 못했다. 헌데 상대 하이틴 연기자의 말로는 어쨌든 바로 그 이종태 피디의 작품에 출연하는 연기자라는 것 아닌가. 여인은 정식으로 이준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 내 이름은 하주연이라고 해. 어쨌든 만나서 반갑다. 이종태 선생님께서 연출을

  맡고 있기도 한 ‘하이틴 열정’이란 드라마에서 ‘승미’라는 역으로 나오지. ”

 “ 아, 네에 그러셨군요. 어쨌든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주연 누나... ”

 괜한 미안함에 그녀의 이름까지 한번 되뇌어보며 다시금 인사를 건네는 이준. 주연은 다가와서 반갑다는 듯 악수까지 청하며 마치 이준이 귀엽기라도 한지 머리까지 한번 쓰다듬어주는데 이준은 당황했는지 아니면 무안하기라도 했는지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며 발그레해지기까지 했다.





 무슨 인연이라도 되는것인지 그 이후에도 주연과의 만남이 몇 번 더 있었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준은 M 방송사 농촌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고 주연은 K 방송사 청소년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볼일이 있어 상대쪽 방송사에 가는일이 없는한 드라마 촬영의 일로 두 사람이 만날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사 인터뷰나 잡지사 화보나 광고촬영 같은게 있을 때 우연히 일정과 장소가 겹쳐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일이 이따금 있었던 것이다. 주연은 그런대로 이준을 귀엽게 보았는지 그런식으로 우연히 만날일이 있으면 촬영등의 공식 일정이 끝나고 쉴 때 가끔씩 간식따위를 사주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이때 중학교 2학년인 이준보다 주연은 두 살위인 고등학생이기도 했는데 어떨 때 보면 주연이 이준을 너무 어린애 취급을 하는 것 같다 이준이 살짝 짜증을 내기도 했다.

 “ 누나는...제가 무슨 어린애라도 되는줄 알아요 ? ”

 “ 어머, 얘 갑자기 왜 화는 내고 그래 ? ”

 “ 무슨 제가 국민 학교 다니는 어린애도 아니고...저도 이제 중학생이에요. 근데 맨

  날 무슨 사다주는게 아이스크림 아니면 과자,사탕,쵸콜렛... ”

 바로 그런식의 간식류를 이따금 챙겨주는게 ‘이 누나 날 너무 어린애 취급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화를 낸 것이고 새삼 자신이 ‘중학생’임을 밝히기까지 하는 이준이 다소 어이없어 보이기도 하고 되려 귀엽게 보이기라도 했는지 주연은 이준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말했다.

 “ 어이구 그러고보니 우리 이준이가 벌써 중학생이었구나. 누나가 실수했네. 그럼

  앞으로는 과자나 사탕같은건 안 사줄께요. 알았어요 ? 우리 중학생 아우님 ? ”

 마치 현실남매의 누나-동생 버전 같은 티격태격도 이따금씩 있으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그런식으로 가까워져갔다. 그리고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 때 이준에게 다소 뜻밖의 만남이 또 하나가 있었다. 실은 이때 갓 데뷔 한참 뜨기 시작한 하이틴 여고생 가수가 하나 있었다. 사실 80년대 중,후반은 이른바 하이틴 여고생 가수가 우후죽순처럼 데뷔하던 시기이기도 했는데, 바로 그 ‘여고생 가수 데뷔 1호’격인 하주희라는 가수가 있었다. (* 하이틴 스타가 줄줄이 생겨난것도 80년대의 하나의 트렌드이기도 했다.) 하주희는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청순한 이미지와 청아한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순박하고 순수한 이미지 때문에 10대-20대의 젊은 팬들은 물론 나이많은 아저씨,아주머니로부터도 사랑을 듬뿍받는 여가수이기도 했는데, 한참 뜨기 시작하는 톱스타가 대개 그렇듯이 이따금 방송사의 이런저런 오락프로는 물론 심지어는 코미디 꽁트나 드라마에까지 까메오출연하는일이 종종 있었다. 헌데 그러던 하주희가 이준이 출연하는 농촌드라마에까지 한회 단역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전체 스토리는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여고생 가수가 허나 연예계 생활에 다소 지치고 어떤 회의감을 느끼기도 해 자신을 알만한 사람이 없을법한 시골마을로 일탈행위를 꾀하는 그런류의 내용이었다. 허나 결국 나중에 매니저가 가까스로 찾아내 여가수를 설득 방송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그런식의 내용이었는데 어쩌면 하주희 당사자 내면의 갈등이 실제 일정부분 반영된듯한 내용 같다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여하튼 그런식의 내용으로 한참 뜨고있는 하이틴 여가수 하주희가 ‘김이장네 일기’에까지 특별출연하게 된 것인데, 그렇게 되면서 하이준과의 인연도 시작이 된 것이다.

 원래 ‘김이장네 일기’에서 하주희 특별출연편은 일탈을 꾀한 여고생 가수가 동네 청년과 약간의 로맨스 비슷한 감정이 싹트는 그런 스토리로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헌데 주희와 그런 스토리를 진행할만한 비슷한 연배의 출연자가 마땅치가 않은게 문제였다. 일단 김이장네는 원래 총 6남매 설정이었지만 이중 셋은 오래전이 이미 시집,이주등의 설정으로 출연진에서 빠져버렸고 나머지 3남매도 이미 극중에서 결혼을 했거나 연인이 있는 관계로 설정이 되어 있어서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한회 출연이기로 주희와의 로맨스 스토리를 만들기는 부적절한 면이 좀 있었다. 그리고 다른 동네 총각들의 경우엔 원래 이 드라마가 ‘농촌총각들의 결혼문제’를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다뤄왔던터러 극중 동네총각들은 이미 서른을 훨씬 넘긴 30대 노총각들로 설정되어 있는 상황이라 아직 10대 소녀인 하주희와의 로맨스 설정 역시 무리가 가는 측면이 있었다.

 결국 대본을 일부 수정 막내이면서 극중 아직 어린 학생인 순둥이가 원래 하주희의 열성팬인 순박한 시골소년인데 그 소년이 때마침 일탈행위를 꾀한 주희와 우연찮게 만나게 되면서 톱스타이지만 어두운 이면이 있는 스타의 고뇌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되는 그런류의 스토리를 만든 것이다. 어찌보면 순박한 시골소년 순둥이가 톱스타 여가수이면서 평상시 열성팬이기도 했던 하주희를 (실제 현실이라면 웬만해선 이뤄지기 쉽지 않을) 잠시나마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눠보고 심지어 식사까지 함께 하게되는 그런 ‘순둥이’에게 행운과도 같았던 일이 잠시나마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극의 중심 스토리로 만든 것이다.

 촬영은 늘상 그렇듯이 별탈없이 대충 무난하게 진행되었고, 다만 촬영도중 잠시 휴식시간. 주희는 잠시 이준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좀 있었다. 스토리 자체가 어차피 주희와 극중 순둥이를 중심으로 이어져갔기 때문에 극의 절반 가까이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촬영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중 한 씬을 마치고 휴식시간. 음료수 한잔을 나누며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있었다.

 “ 너...원래 이름은 이준이라고 했지 ? ”

 “ 네, 하이준이에요. ”

 원래 고아원에서 불리던 이름은 ‘준이’. 그리고 이종태 피디에게 입양이 되면서 새롭게 지어진 이름은 하이준. 그러나 ‘하’가 일종의 성처럼 되어버렸는지 보통은 그냥 방송관계자들은 ‘이준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여하튼 준이가 되었든 이준이나 하이준이 되었든 그러한 자신의 이름을 새삼 확실하게 주희의 뇌리속에 박아놓고 싶기라도 한지 이준은 또렷하게 그와같이 대답했고. 웬지 모르게 슬픈 눈빛이 느껴지는 주희는 이준에게 이렇게 물었다.

 “ 이준이는 데뷔한지는 누나보다 꽤 되었겠구나. ”

 “ 음...전 이제 한 2년정도 되었죠,. ”

 하주희가 가수로 데뷔 이제 막 톱스타로 뜬지는 1년의 시간이 채 안된다. 허나 아역배우들은 대개 어린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 중,고생 정도 되는 청소년 배우도 실제 연기 경력은 10년 가까이가 되는 경우가 제법 있다. 그래서 주희는 막연히 짐작삼아서 그와같이 물었고, 이준이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대답한 것이다. 헌데 그런 이준을 바라보며 주희가 그렇게 물었다.

 “ 이준아, 근데 누난 진짜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 ”

 “ 뭐가요 누나 ? ”

 하루종일 촬영을 진행하면서 그 사이 친숙해지기라도 한 것인지 이준을 정말 친숙한 동생이라도 대하듯 말하고 있는 주희. 다소 어리둥절한 듯 바라보는 이준을 보며 주희의 말은 이어진다.

 “ 누나도 벌써 가수가 된지 한 1년 가까이가 되어가지만 너같은 하이틴 연기자들을

  보면 비슷한 특징같은게 하나 발견되더라. ”

 “ 비슷한...특징...이요 ? ”

 “ 뭔가 알게모르게 다들 한두가지씩은 어떤 우울함이나 상처같은게 느껴지더라 그

  건 왜 그런거야 ? ”

 “ 우울...함이라구요 ? ”

 이준이 농촌드라마에 아역으로 출연하게 된지가 어느덧 2년이고 산재소년 이야기를 다룬 단막극에 출연한 경력까지를 포함하면 3년 경력이긴 하지만 이준은 아직까지 특별히 그런 것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 그와같이 되물었다. 물론 고아로 자라나 이종태 피디에게 입양이 된 이준도 삶에 우울함과 그늘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아이긴 하지만 – 심지어 고아원에 살던 시절부터 ‘얼굴이 많이 어둡다’는 소리를 듣던 그런 준이가 아니던가. - 다만 농촌드라마를 한 2년정도 하면서 자신은 아직 그런걸 못 느껴봐서 그런지 오히려 이해가 안간다는 듯 그와같이 물은 것이다. - 사실 이준의 경우엔 현재 출연작이 농촌드라마인 ‘김이장네 일기’가 유일하기 때문에 다른 청소년,아역배우와 교류할 기회는 그리 많지가 않았다. 만약 비슷한 연배의 청소년,아역배우가 출연하는 어린이 드라마나 청소년 드라마 같은데 출연했다면 또 다른 경험을 했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준은 다른 비슷한 처지의 청소년,아역배우와는 교류의 경험이 거의 없었다. 물론 드라마 촬영외에 언론사 인터뷰나 화보촬영 같은 스케줄이 있을 때 다른 하이틴 연기자나 모델등을 만날 기회가 더러 있기는 했지만 원래 이준이 붙임성이 별로 없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그네들중에서도 아직 그렇게까지 친해진 사람은 없다. - 굳이 있다면 그게 얼마전 방송국에서 우연히 본 인연으로 이후 친한 ‘누나-동생’ 같은 사이가 된 하이틴 연기자 하주연 정도. 한편 그런 이준의 구체적인 사연과 처지는 잘 알지 못하는 하주희는 어찌보면 극중 ‘주희’나 현실의 하주희나 별반 다를것이 없는듯한 묘한 목소리와 어투로 이와같이 물었다.

 “ 이 연예계라는곳은 참 알면 알수록... ”

 “ ??? ”

 “ 묘한 요지경 세상 같다는 생각이 들어. ”





 한편 그로부터 얼마후 연예계 주변에는 다소 이상한 소문 하나가 돌았다. 그렇다고 무슨 대형 스캔들쯤으로 번질법한 그런 소문은 아니고 주간지나 여성지 혹은 소위 ‘찌라시’라고도 불리는 증권가 사설정보지 같은데 두어줄 짧게 실릴만한 그정도 수준의 가십성 소문이긴 한데 다름아닌 하주희-하주연-하이준이 친남매간이라는 소문이었다. 일단 근본적으로 ‘하씨’라는 성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흔한성이 아닌데다가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하씨성을 가진 비슷한 연령대의 하이틴 연예인 셋이 한참 방송,언예가의 주목을 받으며 뜨는 분위기다보니 그런식의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듯 했다. 일단 하주연과 하이준의 경우엔 주연이 이준의 양부인 이종태의 드라마에 출연중이기도 했고 그런식의 인연이 다소 티격태격하는 현실남매같은 절친한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고 하주희의 경우엔 여고생 가수로 뜨면서 이런저런 연예,오락프로에 출연하곤 했는데 그때 역시 한참 청소년 연기자로 뜨는 하주연과도 함께 출연한적이 있었다. 사실 주희와 주연의 사이도 그런 인연으로 조금씩 친해져가고 있는 단계이기도 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설상가상으로 하주희가 하이준이 아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농촌드라마에 깜짝출연하기까지 했으니 ‘3남매 의혹(?)’은 자연스럽게 더 커져갈 수밖에 없었다.

 세 사람 다 귀동냥으로 얼핏 그런 소문을 듣기 시작할 무렵 세 사람이 함께 방송국에서 만날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3남매설’ 루머에 대한 대응을 위해 회동을 가진 것은 아니고 우연히 스케줄이 겹쳐져 세 사람이 다 한 방송국에 함께하게 된 것인데, 사실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세사람 모두 ‘친남매설’ 소문은 이미 듣고있던터라 묘한 기분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주연과 주희는 그들대로 또 주연과 이준은 그네들대로 또 주희와 이준의 경우 역시 주희가 이준의 드라마에 깜짝 출연하게 되었을때부터 약간의 친분이 생긴 상황인지라 그런 상황에서 셋이 함께 하는 상황은 피차 기분이 묘해지게 만들었다. 어찌보면 마치 소문을 기정사실화해주는 듯 3남매(?)가 다정하게 한자리에 모여있는듯한 그런 분위기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일단 세 사람 모두 떠도는 소문은 이미 들었던뒤라 자연스레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입에 올려지게 되었다.

 “ 헌데 주연누나와 주희누나와는 원래 아는 사이였던거에요 ? ”

 “ 아니, 그런건 아니고...일전에 내가 M방송사에서 하는 토요일 쇼프로그램에 출연

  한적이 있잖아. 헌데 그때 주연이도 그 프로에 잠깐 나왔었었고 또 다른 방송사

  퀴즈프로에도 한팀으로 나간적이 있거든. 그래서 알게된 사이야. ”

 “ 아, 그랬군요. 전 또 소문이 그래서 저야 아니지만 두분은 진짜 원래 친자매거나

  아니면 최소한 서로 원래 아는사이쯤 되나보다 그렇게 생각했었죠. ”

 “ 어머, 그럼 너도 그렇게 생각했던거야 ? ”

 원래 부모형제 없이 혼자 고아원에서 쓸쓸히 자라다 이종태의 집에 입양된 하이준 입장에선 그야말로 졸지에 팔자에도 없는 친누나가 둘씩이나 생긴 셈이니 기분이 묘해질 수밖에 없는 소문이었고 다만 자신 입장에선 굳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반박할 그런 성질의 소문은 아니라 소문이란게 대개 그렇듯 좀 돌다가 말겠지 하고 다만 주연과 주희의 경우엔 그럼 원래 알고지내던 사이였던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한편 주연의 경우엔 이준이 이종태 피디의 양자라는 사실은 알고있는 몸이었으니 3남매설 자체가 너무 해괴하고 이상한 소문이라 어처구니없어 하고 있었다. 다만 주희의 경우엔 두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시간이 짧고 따라서 이준이나 주연의 개인 가족사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니 자신이야 확실하게 주연의 언니도 이준의 누나도 아니니 그렇다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엔 정말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나보다 그렇게 궁금해하고 있기도 한 터였다. 주연은 주연대로 주희에게 너무 어이없다는 듯 적극 반박을 해댔다.

 “ 언니 전 진짜 아니에요. 전 그냥 집에서 외동딸이고 저희 할아버지는 오래전에

  국회의원까지 지낸 분이세요. 아무튼 이준이하곤 아무런 관계 아니에요. 그냥 방송

  가 오가다가 우연히 알게된 친한 누나-동생같은 사이일뿐. ”

 다만 이준이 이종태 피디의 양자라는 사실은 방송가에서 알만한 주변 사람들만 알고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일이기 떄문에 또 이종태나 이준도 그런일이 너무 널리 알려지는 것은 좀 불편해하는 것 같아 주연은 나름 이준동생에 대한 배려심에 그런일을 주희까지 알게 하는 것은 살짝 조심해가면서 일단 자신의 부분에 대해서만 그러한 해명을 하고 있었다. 여하튼 소문이 그렇다고 너무 불쾌하거나 적극 대응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어이없고 웃기기도 해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파안대소 하고 있었다.

 “ 근데 참 소문이 어떻게 나도 그렇게 다 나나 몰라. 세사람 다 성이 하씨다보니

  말이 그렇게 나온건지 원... ”

 그런식으로 떠도는 ‘3남매설’에 대한 어처구니없어하는 대화를 한참 주고받을때였다. 다가오는 누군가가 있었다.

 “ 어머...그러고보니 3남매가 모두 나란히 계시네요 ? ”

 “ 어머, 이건 뭐야. 누...누구세요 ? ”

 방송국 안이긴 하지만 낯선 사람이 이런식으로 말하며 다가오자 세사람 모두 순간 경계하는 눈빛이 되고, 실례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다가온 사람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며 명함을 건넨다.

 “ 안녕하세요. 다음주에 새로 창간되는 ‘주간연예’의 이희진 기자라고 합니다. 마침

  취재차 방송국에 들렀는데 이렇게 소문의 당사자 세분을 다 한꺼번에 만나게 되네

  요. ”

 연예정보지가 – 지하철이나 이발소 같은데서 보는 3류 저질 주간지가 아닌 –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것도 대략 80년대 중반부터 새롭게 생긴 유행이자 흐름이기도 했는데, 여하튼 자신을 소개한 기자의 말도 조만간 창간되는 그런 연예지의 기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연예지라면 새로운 독자층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특종급 기사에 혈안이 되어 있을터. 그런류의 연예지에 종사하는 젊은 여기자라면 더더욱 그래서 마침 특종급 기사가 하나 있었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기라도 했던것인지 소위 ‘3남매설’의 당사자이기도 하면서 요즘 한참 뜨고있는 하이틴 연예인 세 사람을 모두 한꺼번에 만난것에 대한 들뜬 마음으로 이와같이 말을 건넨 것이다. 다만 세 사람은 소문 자체는 사실이 아니기에 거듭 부인하는 말을 입에 올렸다.

 “ 참 진짜...이건 뭐 열애설도 아니고...물론 뭐 저흰 아직 무슨 열애설 기사같은게

  터질만한 나이도 아니지만...졸지에 3남매설이라니 저희 진짜 아니라니까요. ”

 이런식으로 부인한다고 이 젊은 여기자가 믿어줄지 그조차도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겠기에 거듭 소문은 진실이 아니라고 3남매 아니 세사람은 거듭 돌아가며 해명의 말을 입에 담는다. 여기자는 해명의 말은 대충 들은 듯 해서인지 다른말을 더 들을 것 까진 없다는 생각이 들어 느닷없이 다른 주문을 했다.

 “ 세분 일단 함께 포즈나 좀 취해 주시겠어요 ? ”

 “ 네 ? 무슨 포즈요 ? ”

 갑작스러운 기자의 요구에 당황한 세 사람이 어리둥절해하며 그와같이 묻고 기자는 설명을 덧붙였다.

 “ 뭐 꼭 다정한 포즈까진 아니라도 좋으니 그냥 여러분 평소에 일상같은 그런 모습

  으로 계셔주세요. 네, 맞아요.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

 그렇게 요구를 하고 일단 세 사람은 대충 원래 앉아있던 그대로 이야기 나누는 그대로 있긴 했는데, 그 모습이 모두 하나에 담길만한 거리에서 갑자기 기자는 사진기를 꺼내들어 사진 몇장을 찍었다.

 “ 어머, 뭐야 ? ”

 “ 아니, 이봐요. 뭐에요 ? 취재하는거 아니라면서요 ? ”

 너무 예기치못한 돌발상황이라 항의라도 하려 들었는데 허나 여기자는 ‘고맙다’며 사진은 나쁜데 안 쓰고 좋은데 잘 쓰겠다는 말까지 덧붙인채 어느새 저만치 사라져가고 있었다. 하주희,하주연,하이준 세 사람 모두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 그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헌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난감한 사태가 터졌다. 바로 그 문제에 조만간 창간한다는 그 연예지. 아주 톱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충 100페이지가 채 되지않는 그 정도 분량의 연예지에서 한 10분지1 이내의 분량이 될법한 앞부분 위치에 바로 세 사람에 관한 기사가 나버린 것이다. 그것도 바로 얼마전 방송국에서 찍힌 세 사람이 다 함께 있던 그때 갑자기 나타난 창간예정이라는 연예지 여기자가 찍은 사진 그대로. 다만 그 기사는 이른바 ‘하주희-하주연-하이준 3남매설’ 소문을 무슨 확인이라도 했다는듯한 ‘특종’ 보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3남매설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그런 기사도 아닌 다만 3남매(?)가 그렇게 다정하게 방송국에서 함께하고 있는 사진이 중앙에 커다랗게 찍힌채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 하주희-하주연-하이준. 3남매가 한자리에’

 제목은 이렇게 뽑아놓고 셋이 함께 있는 사진과 함께 그리고 기사 내용은 여고생 가수로 뜨고있는 하주희의 최근 활동하는 내용 청소년 드라마등에 출연하며 현재 청소년 연기자로 한참 줏가를 올리고 있는 하주연의 활동내용과 프로필 그리고 끝으로 농촌드라마에 아역으로 출연중인 막내(?) 하이준에 대한 설명까지 그렇게 세사람의 연예계 활동내용과 함께 근래 돌고있는 이들 세사람의 ‘친남매설’ 소문을 제법 장문으로 언급한 대략 그 정도 수준의 기사였다. 한마디로 ‘3남매설’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적극 해명해주는 기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3남매설을 단독 특종보도라도 해서 확인했다는 그런식의 내용도 아닌 어찌보면 소문의 진상을 확인한것도 아니고 확인해주지 않은것도 아닌 애매한 결론으로 오히려 소문을 백배천배 그 이상 증폭시켜줄 우려가 있는 그런 기사이기까지 했다. 세사람 모두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법적대응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3남매설 소문 당사자중 첫째격인 하주희가 이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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