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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청하 (2)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부제 : 수요일 파출부

  



 청하가 허민과 함께 살게된지 한달은 채 안되었고 2-3주 정도가 지난 어느날이었다. 아침부터 날씨가 좀 흐린 듯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는데, 다만 일기예보가 좀 애매하게 나와서 감을 잡기 쉽지 않은 그런날이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는 태식을 좀 불안하게 지켜보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후가 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청하는 태식이 걱정되어 바로 우산을 챙겨서 태식의 학교로 찾아갔다.

 “ 태식아... ”

 아니나 다를까. 비가와서 어쩔줄 모르며 학교 현관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태식을 보게 되었다. 이미 비가와서 아이가 걱정된 엄마등이 학교로 우산을 챙겨와서 아이를 데려가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긴 했는데, 청하는 태식을 보고는 바로 반갑고 다행이라는 생각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 태식아, 이리와. 엄마가 우산 가져왔어. ”

 자신도 모르게 (혹시 아이가 거부반응을 보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채) 스스로를 ‘엄마’로 칭하며 다가간 청하. 태식은 일단 다른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새엄마가 생긴 사실을 아이들에게 인식시키고 싶지 않았는지 일단 별다른 군소리 없이 청하가 씌워주는 우산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따랐다. 사실 이럴때면 태식은 보통 우산을 챙겨온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해서 그렇게 집으로 가곤 했었는데, 오늘따라 그런 마땅한 친구도 보이지 않았는지 일단 청하가 씌워주는 우산을 쓰고 집으로 가게 된 것이다. 헌데 그런 모습을 본 평상시 태식과 어울리던 반 친구 몇몇이 자기네들끼리 이렇게 수군거렸다.

 “ 어 ? 저 아줌마는 누구지 ? ”

 태식에게 엄마가 안 계신다는 사실을 반에서 알만한 아이들은 다 알고있고, 따라서 처음보는 낯선 아줌마에게 우산이 씌여져 집으로 돌아가는 태식의 모습이 아이들 눈에는 자연스럽게 의아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사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고 엄마가 아닌 할아버지,할머니가 아이를 돌봐주거나 좀 부유한 집이라면 파출부나 가정부 아줌마가 대신 가줄수도 있긴 하지만 – 허나 어쨌든 태식의 경우엔 이전까진 주로 이럴 때 우산을 챙겨온 다른 아이들 도움을 받거나 – 또는 그 아이 집안 식구나 도움주는이가 우산을 챙겨오면 – 그 우산을 친구와 함께 쓰고 귀가하거나 이런식이었는데 그런 태식에게 웬 낯선 아줌마(?)가 찾아와 우산을 씌워주고 함께 가는 모습. 아무래도 의아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는 한 장면에서 반 친구들은 이와같이 수군거렸다.

 “ 아마...태식이네 수요일 파출부 아줌마일거야. ”

 뭔가 짐작가는게 있기라도 한지 한 아이가 이런식으로 답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일단 이해 안간다는 듯 묻는다.

 “ 수요일 파출부 ? ”

 “ 내가 말했지 ? 태식이네 집 되게 부자라고. 파출부 아줌마가 매일 바뀐다니까. 아

  마 그러니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수요일에 오는 파출부 아줌마일거야. ”

 헌데 그런식으로라면 이전에도 태식이가 비오는날 파출부 아줌마가 우산을 챙겨주러 왔을수도 있을터인데, 하지만 아직 아이들이라서인지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을 하거나 의문제기는 못하고 그냥 자기네들끼리 노닥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중이다. 청하는 이미 태식과 저만치 멀어져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날은 아이들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일은 그로부터 며칠후 청하가 시장을 봐야할 것 같아 마트에 들렀을때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야 이때쯤 학교가 파했을테니 자기네들끼리 인근 마트나 공터 같은데서 노닥거리는 모습이 가끔씩 보이기도 하는데, 헌데 그런 아이중 몇몇이 청하를 알아봤는지 이쪽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건넨다.

 “ 어, 이 아줌마 며칠전에 봤는데...안녕하세요 ? ”

 청하는 얼마전 태식이 학교에 그렇게 찾아간적도 있으니 그래서 알아보나보다 생각하고 그냥 이대로 ‘태식이 새엄마’임을 밝힐까 잠시 망설이고 있었는데, 헌데 싱긋이 웃으며 뭔가 화답을 하려 하는데 순간 인사를 건넸던 아이 입에서 황당한 소리가 나왔다.

 “ 태식이네서 일하는 파출부 아줌마 맞죠 ? 어...근데 오늘은 수요일 아닌데 오늘

  도 일하세요 ? ”

 “ 뭐...뭐라구 ? ”

 “ 저번에 비오는날 태식이한테 우산 씌워주러 오신거 봤어요. 그날 수요일이었잖

  아요. 그래서 수요일 파출부인줄 알았는데... ”

 “ 우와...아줌마, 그럼 태식이네는 정말 요일마다 일하는 파출부가 따로 있는거에

  요 ? ”

 순간 도대체 이게 무슨 기가막히고 황당한 소리인가 싶어 청하는 충격과 동시에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일단 그 자리에선 ‘아니다...사람 잘못봤나봐’ 하고 적당히 얼버무리고 빠져나오긴 했는데, 듣고보니 너무 기가막히고 황당한 소리 아닌가. 그것도 그냥 파출부도 아니고 ‘수요일 파출부’라니. 일단 애한테 좀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학교에서 무슨말을 어떻게 하고 다니면 이런 황당하고 해괴한 소리가 나오는지 청하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솔직히 태식이가 자신을 바로 새엄마로 받아들이고 ‘새엄마’나 ‘엄마’라고 부를거라는 기대는 거의 하지 않았다. 당분간은 ‘아줌마’나 ‘누나’ 정도로 불릴 각오는 어느정도 하고 있었는데, - 게다가 누나까진 몰라도 ‘아줌마’란 소리는 청하 입장에서 어느정도 자존심이 상하는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 헌데 파출부도 그냥 ‘파출부’가 아니고 수요일 파출부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를 어떻게 하고 다녔길래 이런 소리가 나온단말인가. 들으면 들을수록 기가막혔다.

 “ 허태식, 너 잠깐 나좀보자. ”

 본래 청하가 다소 발끈하면 욱하는 기질이 좀 있는 성격이긴 했지만 어쨌든 오늘은 더더욱 이런 기가막힌일까지 당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 수밖에 없었다. 새엄마고 뭐고 이런 문제를 떠나서 애한테 따져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라도 하는지 아니면 혼자 그냥 노닥거리는지 대충 제방에 있던 태식은 그런 청하의 불같이 화는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 너 도대체 학교에서 애들한테 무슨소리를 하고 돌아다니는거니 ? ”

 “ 네 ? ”

 허나 적어도 청하가 태식이네집 ‘수요일 파출부’라는 오해를 반 아이 몇몇이 하게된 원인 제공자는 정확히 따지면 태식이 아니다. 태식의 경우엔 어쨌든 아빠가 재혼하기 전까지 이따금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는 정도로 붙임성이 있는 그런 아이였고 그때는 아버지 허민의 사촌여동생들 즉 태식의 ‘당고모’들이 이따금씩 교대로 태식의 집에 들러 아이 저녁을 챙겨주거나 태식의 친구들이 오면 그 아이들까지도 저녁을 대접해주기도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다만 요즘아이들은 그런 복잡한 친족간 호칭을 잘 몰라서인지 – 게다가 요즘은 아이를 그리 많이 낳지도 않고 이전에 비해 친척간 왕래도 많이 줄어들었으니 아이들이 삼촌이상 친족간 호칭은 잘 모를수도 있고 – 태식이의 ‘고모’라고 하는 사람들 – 허민의 사촌여동생이 모두 네명 – 을 그냥 태식의 집에서 일하는 ‘파출부 아줌마’ 정도로 인식했던 것이다. - 게다가 예전에는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나 파출부 아줌마를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인식시키기 위해(또는 가정부라고 무시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위해) 이모나 고모 또는 누나,언니등으로 부르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따라서 비오는날 학교에 우산을 씌워주러 온 낯선 여인을 태식의 친구들은 태식의 집에서 일하는 ‘여러명의 파출부’중 한명쯤 되려니 생각했던것이고 그날이 마침 수요일이었으니 ‘수요일 파출부’로 안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태식은 그런말을 한적도 없는데 청하는 그 ‘수요일 파출부’ 소리를 듣게 만든 원인제공자가 태식인 것으로 생각하고 이와같이 따지고 있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또 나름대로 무척이나 억울한일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어서 바른대로 말하지 못해 !!! 도대체 무슨이야길 어떻게 했냐구 ? 나...참 진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도대체 애들한테 무슨말을 어떻게 했길래 애

  들 입에서 내가 니네집 무슨...뭐 수요일 파출부 ? 그래...무슨 수요일 파출부란 소

  리가 나오냐고 ? ”

 차라리 자신이 허민의 집에 일주일에 한두번쯤 몸팔러 오는 콜걸이나 창녀로 오해 받았다면 이보다 덜 억울했을까. 허나 파출부. 그것도 마치 일주일에 한번 요일을 정해 오는 것 같은 ‘수요일 파출부’란 소리를 들었으니 그게 청하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분하고 기가막힌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중규모 정도의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한 허민의 어엿한 안주인이 된 몸인데 그런 자신을 보고 ‘수요일 파출부’라니. 도대체 아이가 학교에서 애들한테 무슨 이야길 어떻게 했길래 – 그리고 청하 입장에선 정황상 허민의 아들인 태식이 애들한테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학교 반 아이들이 그런식으로 아는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것이고 – 이런 말도 안되고 황당한 소리가 나오나. 그리고 바로 그런 소리가 나오게 만든 그 근본 원인 제공자가 태식이라면 어쨌든 엄연히 자신의 새엄마가 된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면 그런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말을 그런식으로 지껄이고 다녔나. 그걸 생각하니 더 분하고 기가막힌 것이다. 게다가 이런 아이를 불과 며칠전에는 그래도 엄마잃고 지금껏 엄마정을 모르고 살아온 딱하고 불쌍하고 가엾은 아이란 생각에 측은지심의 눈물까지 한밤중에 흘리면서 아이를 안아주었다는 생각을 하니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허나 어차피 태식 입장에선 생판 영문모를 소리가 될 수밖에 없기에 이런식의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저...전 모르는 일이에요. ”

 원래 말투가 이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뭇 퉁명스러운 말투로 이와같이 답한 태식. 사실 청하가 아이를 처음 보았을때는 여하튼 처음 대면하는 자리다보니 어색하고 어려워서 그렇게 나왔던것일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아이를 순하고 착한 아이로 여겼었었다. 헌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청하는 더더욱 기가막히고 화가나 미칠 지경인데, ‘자신은 모른다’는 말을 거듭 입에 담는 아이를 추궁하고 다그쳐봐야 소용없겠다는 판단을 한 청하는 하는수없이 이 일을 남편에게 말하기로 했다.

 “ 그게 대체 무슨말이야 ? 태식이가 뭘 어쨌다는건데 ? ”

 “ 세상에 날더러 수요일 파출부래. 그것도 애 학교 반 아이들이...아까 마트에서 날

  우연히 보더니 ‘태식이네집 수요일 파출부 아줌마죠 ?’ 이런식으로 말하는거 있지.

  세상에...내가 정말 살다살다 이런 소린 처음 들어봐. 도대체 애가 학교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돌아다니면 이런 소리가 다 나와 ? ”

 스물여섯살 청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물론 아직은 젊은 여성이 분명하다. 허나 20대 중반의 나이면 여하튼 신체적으로는 완전히 성장한 성인이 분명하고 나름 사춘기도 성장기도 모두 거쳤다고 판단하고 있을 그런 청하가 적어도 지금까지 들어본적 없는 말. ‘수요일 파출부’라는 오해를 아이들로부터 받았으니 그 황당함과 기가막힌 심정은 정말 당사자가 이나고는 이해하기 힘든 그런 성질의 것이 될 것이다. 청하는 거듭 화가나고 분해 남편에게 따져들었다.

 “ 정말이지 나...나 솔직히 당신이 애딸린 이혼남인거 처음 알았을때는...당황도 좀

  되고...고민도 잠시나마 했었어. 근데...솔직히 요즘 세상에 그런거 일부러 따지는

  것도 유치해보이고 – 사실 당신 만나기 전까진 애딸린 남자와의 결혼 문제를 그렇

  게 심각하게 고민해본적도 별로 없지만 – 무엇보다 아직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아

  이라니 – 아닌말로 옛날같으면 그 정도 나이차이 나는 부모자식 사이도 있었을수

  있는 나이차니 – 그 정도면 내가 그냥 어린아이 돌보듯 잘 대해주면 잘 지낼수도

  있겠다 그렇게 막연한 생각도 헀었어. 헌데 막상 겪어보니 그게 아니잖아. 대체

  이게 무슨소리야 ? 대체 어떻게 날두고 수요일 파출부란 소리가 다 나오냐구 !!!

 ”

 “ 허허...그것 참... ”

 솔직히 허민으로서도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돌발상황이라서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제대로 판단이 서지 않았다. 사실 청하도 대체 어떻게 해서 애들한테서 이런말이 나오게 된 것인지 그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판에 하물며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밤늦게 퇴근한 허민이 그 진상을 제대로 알기는 무리였다. 허나 거듭 이렇게 남편인 자신을 닦달해대는 어린 새 아내를 보니 이대로 그냥 넘어갈수는 없는 일이라 판단했는지 다음날 아이를 조용히 불러 말해보기로 했다. 다른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일단 사태의 정확한 진상은 알아야 그 다음 해결책을 찾아보던가 할수 있는 것 아닌가. 다음날은 허민이 일부러 일찍 퇴근을 해서 아들 태식을 불러 물었다.

 “ 태식이 아빠 얼굴 똑바로 볼수 있겠어 ? 아빠 얼굴 똑바로 보면서 잠깐 몇가지

  이야기 좀 하자. ”

 허민이 평상시 아들 태식에게 그렇게까지 무서운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 게다가 허민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엄마없이 자란다는 점 때문에라도 더더욱 안타깝고 불쌍해서 한층 더 잘해주는 면도 있었고 – 이런일의 진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이런식의 대화방식을 사용하는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일단 아이가 심리적으로 거짓말을 하긴 쉽지 않을 그런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러나 음성만은 더 차분하고 침착하게 아이한테 물었다.

 “ 태식이 새엄마가 생긴거 싫으니 ? ”

 “ 아...아뇨,.. ”

 허나 이 물음에는 이런식으로 대답한 태식. 생각해보면 막상 허민이 아이한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재혼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을때는 별다른 거부반응이 없었고 그리고 실제 결혼을 추진할때는 물론 막상 결혼하고 청하와 함께 살게되고 나서도 한 몇주정도는 별다른 말썽이나 문제없이 그런대로 잘 지내왔던 상황이 아니던가. 허나 그렇게 별 문제가 없던 흐름이 갑자기 이런 예기치 않은 사태에 부딪히니 이런 상황에서 허민도 아들의 이와같은 답을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공연히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 태식이...근데 새엄마 생긴것에 대해 학교에선 뭐라고 말했니 ? 무슨 파출부나 가

  정부 아줌마가 새로 생겼다고 말한거야 ? ”

 헌데 허민은 그전까지 이따금 돌아가면서 자신의 집에 들러 아이의 밥을 챙겨주던 사촌동생들을 태식의 학교 아이들이 ‘파출부 아줌마’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여태 모르고 있었다. 일단 태식은 아빠 허민의 사촌동생들을 자신의 ‘고모’라고 말하긴 했지만 애들이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 눈치였고, 태식의 집에는 ‘매일 파출부가 바뀐다’는 식의 오해가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그런일 자체를 태식이 아빠한테 말했을리는 없지 않은가. 일단 태식의 친구들이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리는 말이니 그것을 태식이 모를수도 있는것이고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이가 아빠한테 일부러 전할 이야긴 아니다. ‘아빠, 애들이 고모들을 우리집 파출부 아줌마인줄 알아요’ 이런말을 아이가 굳이 아빠한테 일부러 할 까닭이 있을까. 따라서 이런 상황 자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청하가 ‘수요일 파출부’라는 오해를 받게된 경위를 허민은 더더욱 이해하기도 어렵고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다만 태식은 나름대로 이상한 오해를 자신이 받고있는 점에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버지의 거듭되는 추궁에 결국 울음까지 터트렸다.

 “ 저...전 진짜 몰라요. 진짜 모른단 말이에요. 우와아앙~~~!!! ”

 “ 우...울지마 태식아. 진정해. 아빠는 일단 태식이를 믿을께. 그러니 울지말고 진정

  하렴. ”

 다른건 몰라도 적어도 아이가 거짓말은 하지 않을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인지 허민은 아이를 달랬고,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수요일 파출부’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경위의 진상은 허민은 물론 아내 청하도 알기 쉽지 않은 미궁속에 빠지는 일이라 두 사람 모두 답답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말았다. 청하는 그녀 나름대로 보통 아니게 자존심이 상해있는 상태다.

 “ 수요일 파출부라니...아니 도대체 애들한테 무슨말을 어떻게 하고 다니면 그런 소

  리가 다 나오냐구 !!! ”

 따지고보면 그것은 아이들 눈에 태식의 집에 조카 저녁을 가끔 챙겨주러 오는 태식의 5촌고모(당고모)들이 청하와 동급(?)으로 보였기에 빚어진 오해로 볼수도 있는데, 사실 허민의 네명의 사촌동생들은 현재 나이 40대 초반인 허민과는 나이터울이 가장 적은 동생은 30대 후반으로 태식과는 3-4세 정도 차이가 났고 가장 어린 막내사촌동생은 아직 30대 초반으로 태식과는 열 살정도 차이가 났다. 그러고보면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네명의 사촌동생들이 모두 현재 30대 나이인 셈인데, 어쨌든 청하와는 30대 후반인 가장 나이가 많은 사촌동생과는 십여살 정도 차이, 그리고 30대 초반인 가장 어린 막내사촌동생도 청하보다는 5-6세 정도 많은 그런 사람으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 헌데 그 30대 연령대인 태식의 당고모 다시말해 허민의 사촌동생들과 청하가 비슷한 나이의 ‘파출부 아줌마’로 보였다니. 물론 청하가 비슷한 또래의 여인에 비해 다소 성숙하고 나이가 다소 들어보이는 그런 느낌의 여자이긴 했지만 여하튼 아직 나이 스물여섯살인 청하가 아이들 눈에 현재 나이 30대인 태식의 사촌동생들과 비슷한 연배의 그런 ’아줌마’로 보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청하로선 이런 진상을 알면 알수록 더더욱 화가나고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는 그런일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초등학교 4학년인 태식도 일의 진상을 알아보려 할 수밖에 없었다. 여하튼 태식입장에선 아버지의 재혼으로 생긴 새엄마에게서 그야말로 날벼락과도 같은 소리를 들은 것 아닌가. 대체 그것도 자신이 무슨 ‘수요일 파출부’라는 소리를 했다니. 아이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길래 그런말이 나왔는지 알아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다만 일의 진상을 알아보는게 태식 입장에서도 적잖이 난감한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새엄마 청하가 아이들 눈에 뜨인 것은 바로 며칠전 비오는날 우산을 챙겨갖고 청하가 학교로 찾아왔을때가 사실상 처음 아니겠는가. 허나 그때의 일부터 파악해 진상을 알아보려 한들 그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고 진행시켜야할지 그 부분이 난감한 숙제였기 때문이다. 가령.

 “ 그럼 그 아줌마가 파출부 아줌마가 아니라구 ? 그럼 도대체 누구야 ? ”

 이렇게 반 친구들이 물어봤을 때 대답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것 역시 태식 입장에선 난감한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단 태식은 아직까지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엄마가 생긴 사실을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다. 우선 원래 태식에게 엄마가 안 계신다는 사실은 아이들이 알고있는 사실이고 집에 교대로 찾아와서 자기 밥을 챙겨주고 또 때에따라선 태식이 데려온 친구들까지 챙겨다주는 고모를 그냥 고모가 아닌 ‘파출부 아줌마’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다 쳐도, 그 뒤에 태식의 집에 어떤일이 벌어졌는지, 한마디로 새엄마가 생긴 상황을 이쯤되면 애들한테 밝히지 않을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 따라서 태식 입장에선 ‘도대체 어쩌다 수요일 파출부’ 어쩌구 하는 소리가 나왔는지의 진상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

 한편 이건 사실 허민과 청하 부부 입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봐야할 수밖에 없는 일인데 실은 허민과 청하가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사실 태식은 애초에 아버지 허민이 청하한테 말한것처럼 대체로 그늘도 없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그런 아이였다. 허나 막상 아빠가 재혼하고 새엄마가 생긴뒤로는 오히려 성격이 의기소침하고 말수도 적어졌으며 이전까지는 종종 어울리기도 하고 심지어 때로는 집에도 데려오기도 하던 반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 역시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한마디로 민이 청하와 재혼해서 함께 살게된지가 어느덧 한달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그때까지도 태식은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한다던가 하는일도 없고 심지어 이전처럼 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이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청하의 경우엔 처음 태식을 봤을 때 대체로 말도 없고 조용한 것이 대체로 얌전하고 수줍음도 좀 있는 그런 아이일것으로 막연히 짐작했다. 어른 입장에서 그것도 처음보는 아이가 대체로 말수도 적고 조용하면 그냥 좀 ‘얌전하고 차분한 아인가보다’ 그렇게 막연히 짐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 헌데 사실 그런 아이일수록 오히려 속으로 곪고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 그래서인지 태식의 성격이 자신이 집에 들어오기 전과 이후로 바뀌어져 있음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심지어 아버지인 허민조차도 아무래도 아침일찍 출근해 밤늦게나 퇴근하고 그러는 몸이다보니 아이의 그와같은 성격변화를 파악하기는 더더욱 무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있었다.

 사실 태식 입장에선 아빠가 재혼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을 때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은 그야말로 ‘아무런 생각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는게 정확한 심리상태일 것 같다. 어쨌든 자신이 엄마없이 자란 아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점이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구김살없이 학교에서도 애들과 잘 어울리고 심지어 친구들을 집에 때론 데려오기까지 하는 그런 아이였다. 다만 아버지의 재혼이나 새엄마가 생기는 문제에 대해선 이전까지 별다른 깊은 고민이나 생각같은 것을 안해봐서 그런지 막상 그렇게 아버지가 재혼의사를 밝히자 그야말로 ‘아무생각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아버지가 재혼을 전제로 사귀는 청하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때도 그리고 그렇게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었을때까지도 태식은 ‘별다른 생각이 없어서’ 딱히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던것이고 다만 그렇게 새엄마와 함께 살게된 이후로는 대체로 이전과는 달리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한 그런 아이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렇게 변해가는 성격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일의 진상은 알아봐야 할것이기 때문에 대충 조심스레 반 아이들에게 물어보긴 했다. 그래서 ‘수요일 파출부’라는 말이 비오는날 청하가 자신을 데리러 왔을 때 웬 낯선여자가 와서 태식을 데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렸단 말임을 뒤늦게 알수는 있었다. 다만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을 태식이 아이들에게 할 수는 없는지라 다만 새엄마 청하에게 진상은 밝혀야할 것 같아 시간이 좀 더 지난뒤에 청하에게 사실을 밝히긴 했다.

 “ 저어...새엄마... ”

 “ 왜 ? ”

 조심스레 묻는 태식에게 청하는 사뭇 퉁명스러운 말투로 반응했는데, 태식은 일단 꺼내기로 한 이야기. 용건을 말했다.

 “ 그...이야기 제가 했던 것 아니에요. 그냥 반 애들이 모르고 자기네들끼리 수군거

  렸던거에요. ”

 “ 뭐라구 ? ”

 “ 그날...새엄마가 저 데리러온날...애들이 누군지 몰라서...아마 우리집에 새로 생긴

  파출부 아줌만줄 알았나봐요. 그래서... ”

 그렇게 일단 진상은 밝혀졌고 청하도 자신이 태식을 오해했음을 알게된것이긴 하지만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난뒤의 일이라서인지 그녀는 허탈한 실소를 머금을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마트에서 만난 자기보고 동네 꼬마아이들이 ‘태식이네 수요일 파출부’라니. 그때 그 당혹스러웠던일은 지금 다시 머릿속으로 떠올려봐도 그저 어이없고 기가막힌 일이었을 따름이다.

 “ 먹어라 저녁. ”

 이게 아이에게 엄마가 저녁을 차려주고 먹으라는 말투인지 아니면 애완견이라도 키우는 집주인이 화가 좀 났을 때 기르는 강아지한테 먹을걸 던져주며 하는 말투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그 정도로 퉁명스러운 말투로 청하는 태식에게 말하곤 했다. 아무리 그렇기로 태식이 무슨 청하에게 정말 몹쓸짓이라도 했거나 부모죽인 원수지간도 아닐진대 청하가 아직까지 태식을 그렇게까지 미워할 이유는 없고, 일단 수요일 파출부 어쩌구 하는 문제의 오해는 풀렸을지언정 청하에게서 이제 태식을 진심으로 아끼고싶은 마음은 일어나지 않는지 그야말로 파출부 아줌마가 주인집 아이한테 밥 챙겨주는듯한 말투와 분위기로 그렇게 말하곤 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허민과 결혼해서 아이의 새엄마가 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천진하고 귀여운 얼굴을 보며 순간 어떤 모성본능이나 측은지심같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났던 그때의 순간과는 딴판으로 청하는 퉁명스럽게 아이를 대하는 모습으로 변해있던 것이다. 그리고 하루는 남편에게 이런말을 하기도 했다.

 “ 우리...아이 가져요. ”

 “ 뭐 ? ”

 원래 처음 청하와 결혼직후 그 이야기를 허민이 먼저 꺼냈을때는 ‘모르겠다’며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던 그녀가 아니던가. 그리고 그때로부터는 어느덧 두어달정도의 시간이 지난 것으로 봐야할텐데, 하루는 방에 혼자 웅크리고 앉아 뭔가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듯한 모습을 보이던 청하가 대뜸 이런말을 꺼낸 것이다. 결혼직후의 반응도 그랬거니와 그후로도 두어달은 별 그런 이야기가 없었던 아내 청하인데 지금와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니 허민도 적잖이 당혹스럽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질 지경이었다. 조심스레 그 이유를 묻는 남편에게 청하는 이와같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 솔직히 태식이가 저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고...이런 상황에서 제가 그냥 당

  신 아내로만 사는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런식으로 가다보면 제가 아이도 없이 그

  렇게 살다...아무래도 저보다 나이도 열다섯살이나 많은 당신이 세상을 떠나도 먼저

  떠날텐데 그때가서 저 돌보고 모셔줄 아이도 없는...그런 처지로 늙으면 어쩌나...그

  고민을 했어요. ”

 “ 여보... ”

 “ 태식이하고 사이라도 좋으면 모를까...그러면 저도 그런대로 감수하려 했는데...하

  지만 보다시피 지금 이건 영 아니잖아요. 그러니 저 당신 아이 갖고 싶어요. 아무

  리 그래도 나중에 저 늙었을 때 저 모시고 보살펴줄 아이는 하나쯤 있어야지...저

  아이 갖게해주세요 여보. ”

 청하는 그런식으로 허민을 계속 보채고 있었다.



-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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